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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돈다

by 아도비야 2021.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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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지구는 돈다 { 프롤로그 }



나에게... 내게 오지 않을 사람을 사랑해 본 적..... 있어....?
기다린적 있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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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속에 움직임이 있다....

뭘까...... 가까이 다가가보자....



한 아이가 쪼그려 앉아 바닥에 무언가를 열심히 쓰고 있다...

아니........... 그리고 있다.

무엇을 그리기에 저리 다양한 표정을 짓는것인지....

싱긋 웃기도 하고,

금방이라도 울것같은 표정도 보이고....

잠깐이지만 섬뜩한 얼굴을 하기도 했다....

아직 채 7살도 안되보이는 어린 아이인데....





이때 누군가가 그 아이 곁으로 다가왔다....

보이지는 않지만 실체가 느껴진다...

내 말이 맞다는걸 증명이라도 하듯 그 아이가 고개를 들어 쳐다본다.

잠시 아이의 몸이 붉은빛으로 둘러 쌓이는가 싶더니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와 동시에 보이지 않는 실체는 사라졌다....



아이는 다시 바닥에 손을 가져가 그림을 그리는데 열중했다...

그림이 다 완성됐는지,

만족스런 표정을 짓더니 아이도 사라져버렸다...




난 아이가 그림을 그리던 그곳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아이가 그린 그림들을 보게되었다.....


그곳에서......

난 믿을 수 없는 그림을 보았다.....

아이가 그린 그림은 바로.........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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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지구는 돈다 { 1편 }



나에게... 내게 오지 않을 사람을 사랑해 본 적..... 있어....?
기다린적 있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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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항상 부러웠다.
사랑에 아파하고,
사랑에 행복해하는 사람들이...


난 항상 바래왔다.
멋진 남자와 사랑에 빠지기를...


난 항상 꿈을 꾼다.
그 남자와 영원히 행복하길...


난 항상 기도한다.
그 남자가 내 앞에 나타나기를...


그리고
나는 느낀다.
이러한 나의 꿈들이
꿈으로 끝날지도 모른다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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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어래!! 손 똑바로 못 들어?"





발죽선생이 날 확 째리더니 다시 수업을 시작한다.


내 18년 인생동안 '학원 땡땡이'는 그저 모두 시도에서 그쳤다.
물론 학교 땡땡이라고 예외일순 없겠지......ㅡㅡ;



다정이놈은 언제 잽싸게 튀었는지 흔적조차 없다.
같이 쫄면먹기로 했으면서 혼자서 잘도 튀셨단말이지~이~


근데!! 근데 왜 매일 나만 저 선생한테 걸리냐구!!!!!
나도 학원 땡땡이라는것 좀 까보자........ㅠ.ㅠ




1시간 내내 노동의 시간이라는 무시무시한(?) 벌을 받은 난
다시 발죽을 따라가야만 했다.
차라리 노동의 시간을 2시간....아니 4시간 하는게 낫지....
그 좁아터진=.=; 상담실에서 발죽과 단둘이?????


아~ 오늘 나 취한다~




발죽이 어떤 인간이더냐!!!
우선 발죽이라는 어원에 대해 말해보도록 하겠다.



발죽이란?!



'발냄새 죽인다'의 줄임말로서
단 10초만으로도 모든이의 후각을 마비시키는 무서운 힘을 가진 존재!


별명에 걸맞게 사계절 내내 알 수 없는 세계로 이끄는 그 냄새를 발에 달구 다닌다ㅠ.ㅠ




난 벌써 그 냄새에 15분이나 취해있다.
발죽이 말은 안하고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기 때문이다.


멋있는 남자였다면 가슴이 두근거릴텐데 지금은 속이 울렁거릴뿐이다.





"산어래... 다음에 또 튀다가 걸리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그걸 제가 어찌알겠습니까......
학원이니까 짤려도 상관은 없고... 배째라!!




내가 대답이없자 나에게로 가까이 얼굴을 들이미는 발죽이었다.





"너 한번만 더 탈출을 시도하면......."





시도하면...........?





"나.... 울어버릴꺼야..."






...
.....
........
...............



으~악!!!!!!




그 자리에서 난 굳! 어! 버! 렸! 다!




난 발죽의 닭살 돋는 설교를 더 듣고나서야 상담실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10시면 끝나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오늘은 11시를 훌쩍 넘겼다.
그것도 여자 혼자서 밤길을......ㅡㅡ;
항상 다정이와 걷는 길목인데 오늘따라 낯설고 무섭다.


그 기지배같은 놈이 왜 하필 이럴때 그리워지는거야!!


다정아..... 원다정......




"헤이~ 걸~!!"





어둠 속에서 남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그것도 바로 뒤에서....



혹시.... 이것이 말로만 듣던!!
치한??? 변태??? 아니면..... 바바리 코트 사나이????!!!




자.....산어래.... 침착하고.....냅다 뛰자!!!!!!




달라붙는 치마를 치켜올리고 집으로 죽어라고 달렸다.





"야!! 산어래~~"





현관앞에서 숨을 고르고 뒤를 돌아봤다.
아무도 없다..... 나의 계획은 성공적이다.ㅡㅡ+



자고 있을 부모님을 생각해서 살금살금 내 방으로 기어들어갔다.







다음날, 아침....




난 다래와 단둘이 아침을 먹었다.


워낙에 분위기 잡는 놈이라 잘못하다간 밥이 목에 걸리기 쉽상이다...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절대!! 먼저 입을 열지 않는다.





"엄마랑 아빠는 벌써 나갔나봐?"


"..........."





내 말과 밥을 잘도 씹어대는군!!
가만.... 자세히 보니 눈썹 위가 찢어지고 피멍이 들어있다.





"산다래! 너 또 싸움했어? 엄마가 알면 어쩌려구!!
엄마 쓰러지는 꼴 또 보고 싶은거야??"

"조용히 해!!"





저봐..... 누나에게 못하는 소리가 없는 놈이라니까!!
허구헌날 반항한답시고 싸움이나 하고, 담배피고, 술마시고......





"뭐가 조용히해야 임마! 싸우다 큰일이라도 나면 어떡해? 니가 깡패야?"

"너나 잘해."





다래가 날 가리키는 수식어는 오직 2개뿐.....




야.......


너.......






"누나한테 너가 뭐야?"

"너 어제 12시 쯤에 들어온 것 같은데?"

"야!! 그건 학원에....."

"아....됐어! 누가 변명듣고 싶데? 난 너 상관 안하니까 너도 내 인생에서 좀 빠져."





이렇게........


다래와 난 1년 동안 나아진게 하나도 없다.


내가 너무 조급하게 구는걸까.......?
1년이라는 시간은 짧은걸까........?



우린 언제나 그 자리에서 맴돌뿐이다.....
나라도 친해지려 노력하면 좀 변할줄 알았는데....



나쁜자식!!!





씩씩거리며 집을 나오니 다정이놈이 보인다.
아무렇지 않게 웃는 얼굴을 보니 화가 더 나네!!



난 놈의 앞을 무심히 지나쳤다.





"아침부터 저기압이네?"

"말 시키지마, 이 배신자야!"

"어제 나 혼자가서 그러는구나?"





알면서 왜 묻냐!!





"그러게 걸리지 않게 빠져나왔어야지...
참... 어제 밤에 내가 너 불렀는데 왜 그냥 뛰어갔어?"





그럼 그 변태가....이 놈??

괜히 쫄았네...-_-;





오늘도 난 친구들의 야유와 부러움을 사며 등교를 했다.



다정이 이놈........
몰랐는데 인기가 꽤 있는 남자(?)였다!


말도 안돼.......ㅡㅡ^






학교 수업을 마친 난 친구들과 아이쇼핑을 즐겼다.
그리고 친구들은 집으로.... 다른 학원으로.....

난... 발죽이 기다리는(?) 학원으로 향했다.



다정이 놈은 오늘같은 날은 놀아야 한다며 또 학원 땡땡이다!
그래서 난 어제처럼 홀로 집으로 와야만 했다.





상가를 벗어난 곳에서부터는 발자국 소리만이 내 귓가로 울려퍼졌다.




무서움을 떨쳐보려 노래를 부르며, 이곳 저곳을 둘러보던 나의 눈에.......



5층짜리 건물 난간에 올라서서
아슬 아슬하게 걷는 사람의 형체가 보였다.





저 사람이 미쳤나?


지금 이 시간에 저런곳에 올라갔다는 말은 즉.......




안돼!!!






내가 무슨생각으로....


어떻게 5층 옥상까지 올라갔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저렇게 죽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되었다.....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행동이다.





옥상 문을 열고 바라본 그곳에는.........






한 남자가 아래에서 본것처럼 위험하게 난간에 서 있었다.





난 그곳에서 아슬 아슬하게........




너무나도 슬프게...... 또 불안하게.......





외줄을 타는 그를 만났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2편 }



나에게... 내게 오지 않을 사람을 사랑해 본 적..... 있어....?
기다린적 있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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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나 사이엔 수억 년의 차이가 있다.
달은 언제나 우리에게 한쪽면만 보여준다지.
우주선을 타고 가기 전에는 절대로 볼 수 없다지.
우주는 실험해 볼 수 없다.
단지 관측만 할뿐.........

우주가 깜깜한건 별들이 짝사랑을 하기 때문이다.
아무도 그 빛을 받아주지 않기 때문에.
난 정말 달인가보다.
내 안에서는 노을이 지지도 않으며, 그에게 미치는 내 중력은
너무 약해 그를 당길수도 없다.
난 태양빛을 못 받아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 불쌍한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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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 남자를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지금 뭐하는짓이야? 그렇게 죽고싶어?
죽고 싶으면 사람이 안 보이는 곳에 가서 죽든지!! 왜 사람 놀래키는거야?"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잠시 정적이 흘렀다.




"푸하하하~ 하하하~"





여전히 난간에 아슬하게 서 있는 남자가 웃기 시작했다.



뭐.....야.... 저것이 미쳤나? 아니면 진짜 미친놈인거야?





"쟤 뭐냐? 너희들 방금 한 말 들었지?
나보고 죽고 싶냐고 하는데 뭐라고 대답 해야 하냐?"


"미친놈아, 그만 내려와!"





어두워서 몰랐는데 어둠에 익숙해지고 보니 난간에 미친놈을(?) 제외하고,
남정네 2명이 옥상 바닥에 앉아 있었다.



있으면 있다고 말을 할 것이지......ㅡㅡ;



다행스럽게도 난간에 있던 놈이 그곳에서 내려와
친구로 추정되는 그 두 남정네 옆에 앉았다.


사건이(?) 해결되니 괜히 어색했다...(-- )( --)



난 어둠 속에 앉아있는 세놈을 은근슬쩍 훑어보고 입을 열었다.





"다시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지마!
그게 곁에 있는 사람을 얼마나 고통스럽게 하는지 알아?
네 곁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




나름대로 멋있는 말을 했다고 생각하고, 뒤돌아 서는 나에게.......





"사과해"





이렇듯 건방지고 싸가지없는 말을 세 놈 중 한 명이 했다.




"지금....무슨소리야? 사과라니?"


"당장 사과해!"





너무나 황당하고 기가막혀서 말이 안 나왔다.


사과라니...... 내가 왜??!!!




"로하에게 사과 안 하겠다 이거지?"





가운데 앉아 있던 놈이 나에게 무섭게 달려들었다.




빠르다.........





나에게 가까이 다가오자 술 냄새가 진동을 했다.



그리고 내 앞에 있는 놈의 모습은 참으로.....
가관도 아니었다....
탈색한 머리에 귀는 물론이고, 코도 뚫어 코걸이를 하고 있었다.

패션 또한 죽였다.....
난생 처음보는 호피무늬 비슷한 모양의 조끼에 화려한 프릴바지....ㅡㅡ;



이 놈...... 여....자?????





"너 자꾸 사람 말 씹을래?"





갑자기 주머니로 손을 가져간 놈이 꺼낸건 다름 아닌....
날이 번쩍 거리는 칼..........




설.....마..... 날 죽이지는 않겠지......




하지만 내 머리속에는 며칠 전에 뉴스에서 본 10대 살인 이야기가 맴돌았다.






순식간에 칼이 내 목을 스치고 지나갔다.



뜨거운게........
목을 타고 교복 안으로 흘러 들어왔다.



발을 움직여 달아나려 했지만 땅에 달라붙었는지 꼼짝도 하질 않는다...
목소리 또한 막혀버렸다.





"그만둬!"

"그래도....."

"됐어! 재미있던 파티를 망친 댓가는 그 정도로 해....가자"





난간에 서 있던 놈이 일어서자 그 옆에 조용히 있던 놈도 일어섰다.


놈이 내 옆을 지나가며 내 블라우스 쪽으로 손을 뻗었다.
무엇을 하는지 살필 겨를따윈 잊어버린지 오래다.



그들이 사라지고 나는 그곳에서 아무생각없이 서 있었다...


정신을 가다듬고 떨려오는 몸을 감싸며, 집 앞까지 간신히 걸어왔다.




현관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 다래를 보자,
다리에 힘이 풀리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안되는데..... 나 이대로 쓰러지면 안되는데....


다래야..........






타는듯한 고통이 찾아오자 감겼던 눈이 떠지며, 정신이 돌아왔다.


침대에 누워있는데 내 방은 아니다.





그럼..........?





책상 앞에 앉아서 날 바라보는 다래가 보인다.




내가 언제부터 저 놈에게 의지했다고 안심을 하는거지?


그래도......그래도 다행이야.... 날 버리고 가지 않아서....





"무슨일이야?"





평소보다 더 무겁고 낮은 음성이다.



화난걸까........?





"엄마랑 아빠는?"

"알면 지금 니가 여기에 있겠냐? 어떻게 된건지나 말해!"

"별거 아냐... 이거 비밀이다... 알았지? ^_^"





고통을 뒤로하고 미소를 지었다.

내가 봐도 어색한 웃음이였다.....=.=;




"말 안하고 싶은 모양인데, 베인 자국을 보니 풋내기가 아니야.
다시 그놈을 만나면 무조건 도망쳐.... 알았어?"




어떻게 저렇게 잘 아는거지?


역시, 산다래..... 넌 수상해.....





"고마워... 만약 다음에 위험한 일 있으면 말할게"

"아침에 엄마한테는 너 일찍 학교 갔다고 하고, 학교에는 아프다고 전화할테니 푹 자!"

"다래야........"

"착각하지마! 넌 나한테 빚 진거니까..."





잠시나마 착각에 빠졌던 날 일깨워줘서 정말 고맙다!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다 난다!




"그래!! 나도 확실한게 좋아... 너도 그만 가서 자"





화난척 고개를 돌려 누우려 했지만 고통이 먼저 날 찾아왔다.




제길.........





목을 움직이는건 포기하고 눈을 감았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한참을 감고 있던 눈을 떴다....




생각해보니 다래의 방은 처음이다.
방은 블루계통으로 시원하고 산뜻한 벽지가 발라져 있었다.




책상으로 어렵게 눈을 돌렸다.
많은 책들과 교과서들이......... 보이질 않는다-_-+
다 어디로 사라진거야?? 원래 없었나.....



옷장에 침대, 책상이 전부인 다래방은 깔끔해 보이는 반면, 외로움이 느껴졌다.




다시 눈을 감자 1년 전, 다래의 모습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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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이제 내 누나라고?"





다래가 날 보자마자 나에게 처음으로 한 말이다.





모든게 나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는 눈빛으로......
다래는 그렇게 날 원망하고 있었다.



그땐 나도 힘들고, 혼란한 상황이였는데.......





"누가 결혼하지 말랬어? 하필이면 왜 자식있는 남자야? 왜?!!"





우리집으로 들어와 살기 시작했을때,
아빠와 이젠 나의 엄마이기도 한.... 엄마를 번갈아 바라보며
소리지르던 다래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다.




아빠와 엄마가 합친다는 사실이 그렇게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것일까?





나도........나도 참고....이해했는데.......
그것이 하늘에 있는 엄마가 원하는 내 모습이였을테니까......









몇 시간을 잤는지 모르겠다...

일어나서 시계를 확인하니 밤 9시다.....



19시간동안 한번도 깨지않고 잠을 자다니.....
다래가 수면제 먹인건 아닌지......ㅡㅡ;



그런데 집이 조용한걸 보니 아무도 없는것 같다.




내가 혼자있는거 싫어하는거 알면서 아무도 안왔단말이야?




난 조용하다 못해 무서운 정적이 흐르는 집을 빠져나와 다정이네 집으로 걸어갔다.
우리집에서 불과 100m 떨어진곳에 다정이네 집이 있다.



놈의 집 뒷문에서 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시끄러운 잡음소리가 목소리와 함께 들려왔다...


또 어디서 술 마시고 있나보군.....





"어디냐?"

"누구야?"

"죽고싶지?"

"아....어래구나...."





감히 내 목소리를 못 알아들어? 잠시후에 보자, 원다정.....





"어디냐니깐!!"

"친구들이랑 술먹고 있어... 일루 올래? 성 알지?"

"누구랑 있는데?"

"오면 알아.... 빨리와~ 뚝!!"





아니, 이자식......


이젠 전화까지 먼저 끊어?
그래.... 오늘이 니 놈 제삿날이다.



난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술집 성으로 향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 둘러보니 1층엔 놈이 보이지 않았다.
2층으로 올라가 놈을 찾았다.....



유독 놈의 목소리가 튀어 금방 다정이를 찾을 수 있었다.
난 조용히 다가가 놈의 뒷통수를 세게 쳤다.





"아.....뭐야? 어? 어래구나... 앉아^.^"





칸막이가 있어 몰랐는데......



10명이 넘는 남자들이 테이블에 앉아 먹던 술을 내려놓고....




불청객인.....


그것도 다정이의 뒷통수를 세게....
아주 세게 친 나를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3편 }



나에게... 내게 오지 않을 사람을 사랑해 본 적..... 있어....?
기다린적 있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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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요...
난 지금 그대의 마법에 걸렸단걸...
사랑이라는 무시무시한 마법...
사랑이라는 행복한 마법...

나중에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이 있다면...
그때....
마법을 풀어주고,다른 마법을 걸어주세요...

이별이라는 아픈 마법...
이별이라는 기억을 잃게 하는 마법...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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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나 되는 눈들이 날 쳐다보는 느낌이란......
쪽팔리다ㅡㅡ;



다정이를 죽여놓겠다던 나의 다짐들은 이미 사라졌고,
조용히 자리에 앉거나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뭇거리는 날 다정이가 자기 옆에 앉히고 입을 열었다.





"내가 말한 산어래야.... 말한대로 좀 거칠지?"





원. 다. 정.
지금은 상황이 불리하니 참겠다.





"어래야, 인사해... 이 놈은 나랑 제일 친한 한세윤이야"





다정이가 자기와는 모든게 달라보이는, 내 앞에 앉아있는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처음보는 얼굴인걸 보니,
다정이가 우리학교로 전학오기전에 다니던 학교 친구인 모양이다.
친구라면서 어쩜 이렇게 틀릴까.........



다정이는 170정도 키에 귀여운 마스크를 하고 있다.
중요한건 나에겐 절대~!!!!
남자로 느껴지지 않는 존재라는 것이다.



반면 친구라는 한세윤은...
180이 넘는 키에 남자다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또....얼굴도 잘생겼다.....ㅡㅡ^



난 세윤이라는 친구를 보며 인사했다.





"안녕~"





짧고도 간단한 인사!!!

좋다~





"그래, 반가워^-^"





미소까지 날리니 꽃미남이 따로없다....


저렇게 잘생긴 친구가 있었으면서 소개 한번 시켜주지 않았다니.....
뭐 놈과 친구한지 불과 반년 밖에 되질 않았으니 봐준다~



한세윤외에 그곳에 있는 모든 남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동갑도 있고, 후배들도 2~3명 있었다.


보아하니 학구파와는 거리가 아~쭈 먼 듯했다.....





"어? 어래야.... 목이 왜 그래? 다쳤어?"





다정이가 내 목을 감고 있는 붕대를 본 모양이다...


귀찮아.....





"그냥 좀 삐끗했어"

"여자가 칠칠치 못하다니까......"





이게 아까부터 참았더니 아주 기어오르네....



팔을 들어 놈을 때리려던 나의 손은
공중에서 멈추고,
서서히 내려와 얌전히 내 무릎 위까지 오게 되었다.


다정이 후배라고 소개된 인상 안 좋은 놈이 날 노려보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_-+




내가 겨우 저 눈빛에 쫄다니....



주먹을 불끈 쥔 내 주먹 앞에 잔이 놓여졌다.





"한잔 받아"

"나 조금만 마셔도 얼굴 빨개지잖아!! 안 마셔!!"

"그래도~ 한잔만~^0^"





이게 오바이트 쏠리게 왜 애교를 떨고 난리야?

그래도..... 마시자!!! 오늘 왕창 취해보는거야!!




다정이의 잔을 시작으로해서 그곳에 있는 남자들의 잔을 모두 받았다.




새벽 1시가 넘고 나서야, 술자리가 끝이 났다...
난 다정이에게 의지한 채 술집에서 나왔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냥 여기에서 자고 싶어.....



놈이 바닥에 주저 앉으려는 날 잡아 당겨....안았다..




뭐야, 이거...... 기분....... 괜찮네.....


보는 눈들이 많았지만,
취한 난 쪽팔린게 없는 무적파워레인저였다-_-;




그냥 그렇게 있는게 편하고 좋았다.





"잘가라... 다음에 보자"





친구들을 향해 소리치는 다정이의 목소리 울림이.......
놈의 품안에 안겨있던 내 귀에 울려퍼졌다.





"산어래...괜찮아? 걸을수 있어?"

"어?? 엉....그럼~@^^@"





난 똑바로 걸었는데 자꾸 발이 꼬였다.
혼자서 걸어갈 수 있다며 가던 난 기어코 바닥에 몸을 던졌다.





"괜찮아?? 그러게 그만 고집 부려!! 가자..."





낑낑대는 꼴이 참으로.....
안타까웠다-_-^

사내 자식이 여자하나 들어올리지도 못하구 말이야....





"어래야...."

"응? 왜?"

"........아니다"

"뭐야? 불렀으면 말을 해야지...싱겁게시리...."





평소에 다정이네 집까지 10분이면 오는데 오늘은 20분도 더 걸렸다.





"그럼 들어가라...내일 늦게 나오면 주~거"

"내가 데려다줄게"





난 놈의 손을 뿌리치며 힘차게 걸었다.





"됐어!! 나 멀쩡해... 벌써 술 다 깼어... 그리고 집이 코 앞인데 무슨....잘자라~"

"산어래!!!"





등 뒤에서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난 뒤도 안 돌아보고 손을 흔들며 가던 걸음 그대로 갔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뒤에서 날 보고있는 다정이의 모습이 느껴진다...





원다정...... 오해하는 행동은 하지 말아라.....



나 오해하게 만들지마........









아침에 예상대로-.-; 난 엄마와 아빠에게 한 소리 들었다.





"여자가 밤 늦게 다니면 안돼~
어래처럼 예쁜 여자일수록 위험하단말야...엄마는 정말 걱정돼"

"날 예쁘게 보는 사람은 엄마뿐이라니까! 알았어~ 나 어제 다정이랑 있었다니깐~"

"그래도 다정이가 혹시라도 널......"

"엄마!!! 엉뚱한 상상은 그만하세요~ 그럼 나 학교간다~ 안녕"





10분 만에 엄마한테서 빠져나왔다.

최단기록이네^^



다정이네 집 앞까지 갔지만 녀석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ㅡㅡ^



또 늦네, 또 늦어..... 원다정!! 너는 말로해서는 안되는 놈이야!!!





바닥에 쪼그려앉아 놈을 기다린지 5분........
현관에서 사복을 입은 여자와 다정하게 나오는 놈의 모습이 보였다.



저 여자는 누구지??



내 옆으로 온 놈이 같이 나온 여자를 소개했다.





"우리 누나야.... 누나, 내가 말한 산어래"





이 자식은 온 동네 내 얘기만 하고 다니나?





"안녕하세요^ㅡ^"





난 최대한 공손하게 머리숙여 인사했다.
내가 좀 싸가지없게 생긴 관계로 첫인상을 좋게 남겨야 했다.





"니가 어래구나... 다정이한테 많이 들었어.... 생각했던거랑 많이 틀리네?"

"네???"

"동생이 좀 터프하다고 해서 덩치가 있을줄 알았거든...기분 나빴니?"

"아니요....."





난 웃으면서 옆에 있는 놈의 팔뚝을 꼬집었다.





"아야~"





다정이의 누나는 의아한 눈빛으로⊙_⊙
나는 살기어린 눈빛으로-_-^ 다정이를 쳐다봤다.





"아...니야... 아무것도^^;"





원다정....오래 살고 싶기는 한 모양이구나....



다정이의 누나와는 버스정류장에서 헤어졌다.




학교에 도착한 우리는 1동 건물에서 헤어졌다.
반이 달랐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는 기숙사까지 총 7동으로 나뉘어서 불려진다.



1동 건물에는 1,2,3학년 홀수반.
2동 건물에는 1,2,3학년 짝수반.
3동은 여자 기숙사 건물, 4동은 남자 기숙사 건물.



그리고 5동은...... 재미교포 2세나 유학생들.....
주로 한국말을 못하는 외국물을 좀 먹은 아이들이 공부하는 곳이다.

간혹 진짜 외국인이 있을때도 있다!
적응을 못해 금방 나가거나,
나쁜짓을 많이 해 쫓겨나는 경우가 있어 거의 그 수가 드물지만.....


6동은 도서실과 열람실, 마지막 7동은 학생들의 적성을 위한곳!




교문을 기준으로 정 가운데에는 1동건물이,
왼쪽에는 6동건물, 6동건물 뒤에는 3동 여자기숙사.



교문에서 오른쪽은 7동건물, 그 뒤에는 4동 남자기숙사.......
그리고 1동건물 뒤에는 2동과 5동이 나란히 있다.




다정이는 2학년 1반이였기에 1동 건물로 들어갔고,
난 2학년 10반이였기에 1동 뒤에 있는 2동 건물로 걸어갔다.



1동 뒤에 있다지만 걸어서 10분도 넘는다.......-_-;




학교가 이렇게 크고 넓어도 되는거야?
역시 우리나라 5대 그룹 중 한곳에서 지원을 해주고,
일본학교와 자매를 맺으니까 다르구나........



또 잘생기고, 이쁜 여자들이 많아
해마다 우리학교에 들어오려는 애들로 인해 경쟁률이 대단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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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옆으로 나란히 심어져 있는 나무들 사이로 걸어가던 난.......
그 자리에 멈추어 아무생각도 못할만큼 머릿속이 하얘졌다.






난......




2동과 5동 사이에 있는 벤취에서.......





날 노려보고 있는 그 남자애를...... 보았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4편 }



나에게... 내게 오지 않을 사람을 사랑해 본 적..... 있어....?
기다린적 있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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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있는 걸 그리워할 순 없어.

정말 견딜 수 없이 그리운건 가까이 있는거야.

저렇게 닿을 듯한 거리에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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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다 아물지 않은 상처가 따끔거렸다.



이틀 전에 옥상에서 만났던.......
내 목에 상처를 낸 놈이 의자에 앉아 내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때는 밤이였고 사람들이 없어 나에게 그런짓을 했지만,
지금은 낮이고 학교니까 괜찮겠지......



하지만.... 다래가 도망가라고 했는데.....



맞아!! 저 놈 내 얼굴 기억 못할꺼야....
그때 술에 많이 취해 있었으니까.....




애써 시선을 외면하고,
모르는척... 아무렇지 않은 척 걸었지만 내 걸음은 어느새 경보수준이였다.ㅡㅡ;



빨리 가야한다는 초조한 마음때문에 놈이 내게 다가오는걸 느끼지 못했다.





"죽어라 뛰어도 나한테 잡힐텐데 그렇게 늦게 걸어가는 이유는 뭐야?"





놈이 내 앞을 딱 가로막고, 날 비웃었다.


정말 최악의 상황이였다...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 둘외엔 아무도 없다.....ㅜ.ㅜ
또 여긴 나무에 가려져 있어서 건물에서 이곳을 내려봐도 잘 보이지 않는다.



살인 당하기 딱 좋은 상태가 되어버렸다.



어쩌지........어쩌지.....





"이런....떨고있네? 추워? 내가 따뜻하게 해줄까?"





놈이 팔을 벌려 날 껴안으려는걸 잽싸게 피했다.





"너....소리지른다? 비켜!!"

"진짜 죽고싶은 모양이군...난 니가 소리지르기 전에 널 없앨수 있어...한번 해볼까?"





보지도 못했는데 놈의 손에 칼이 쥐어져 있다.


교복이 아닌 사복입은걸 보니 5동 학생같은데.....
놈은 이틀 전보다 훨씬 쇼킹한(?) 옷을 입고 있었다.
오늘은 완전히 레이스를 위한 날인 것 같다......ㅡㅡ;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같지 않은데 한국말 끝내주게 잘한다!



혼혈아인가..........?





"내가 너한테 뭘 어쨌다고 이러는거야?"

"로하 앞에서 한번만 더 죽음이라는 단어, 자살이라는 단어 꺼내면....."





꺼내면?? 꺼내면 뭐, 이....... 여장남자야!!!





"정말 죽여버릴꺼야"





아무리 강심장인 나였지만 놈의 눈빛에 몸이 떨려왔다.



놈의 눈빛은 정말 다른사람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정말........
날 죽일수 있다는 눈을 하고 있었다....



다래 말대로 이 녀석은... 무슨일이 있어도 피해다녀야해......





"이데...여기서 뭐해?"





이데라면.......

투 페이스라는 별명을 가진 우리 학교 최고의 칼잡이 이데????
아니야..... 이름만 같을꺼야....





"얘 기억나지? 옥상!!"





난 조심스럽게 새로이 나타난 남자를 살폈다.



아.....그때 그 말없던 놈이다!!
산어래.... 너 오늘 아주 재수 옮 붙은날이구나....




하지만 이놈.....
굉장히 잘생기고, 키도 크고, 몸대 또한 죽인다.
이 상황에서도 미소년을 밝히는 내가 정말이지.........


밉다ㅜ.ㅜ





"이데, 너 수업 안 들어가?"

"안 들어가... 난 얘랑 좀 놀아야겠어!"





뭐라고?? 나랑 놀겠다고?? 난 놀기 싫은뎅.......ㅠ.ㅠ





"얜 그냥 보내... 수업 들어야하니까...."

"너...아무리 너라해도 날 막겠다면 용서 안 해!"

"오늘 신학기 시작이잖아... 로하 온다."

"뭐?? 정말이야? 별일이네....."





이데라는 놈의 얼굴이 갑자기 어린애처럼 해맑게 변했다.


저 놈....진짜로 투 페이스 맞나????





"그래.... 그러니까 들어가라... 너 또 수업 빠진거 알면..."

"너까지 잔소리 아줌마로 변신했냐? 지금 당장 교실로 간다....이따 보자...
그리고 너!!!!"





놈이 손가락으로 날 가리켰다.



윽!! 깜짝이야...... 수명 3년 단축이다ㅡ.ㅡ;





"내 앞에 다시는 나타나지마! 그럼 죽어."





생긴건 정말 귀여운데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살인무기 그 자체!!


정말 정말 깬다........



놈이 사라지자 주위가 무척이나 조용해졌다.
어찌되었거나 이놈이 날 구해준셈이니까 고맙다는 인사라도....





"고마워.... 니가 아니였으면 난 저...."

"그런 인사 필요없으니까 안해도 돼.... 이데 소문은 들어서 알겠지?
그 자식 여자라고 봐주지 않는다."





그 놈이 그 놈 맞구나......+.+
2학년 된 첫날부터 이런 재수없는 일이 생기다니......ㅡㅡ;


불길하다.........




그런데 조용한 이 놈도 짝수 반인가 보다.
같이 서먹서먹하게 2동까지 왔다.....



놈이 2층에서 멈추었다...


어라??? 얘도 2학년인가???




나보다 앞서가는 놈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뒷모습 또한 정말 예술이네~ 모델해도 되겠다!




앞으로 나의 반이 될 10반 표지판이 보였다.
그리고 그 앞에 멈춘 녀석의 모습도........




설마...........



이런!! 설마가 사람 잡았다.



놈이 10반으로 기어들어 갔다.....
이데랑 친구인 쟤랑 같은반이라면
앞으로 이데랑 마주 칠 가능성이 많다는 뜻!!!



교실로 들어 온 난 나의 친구 순미를 찾아 옆으로 다가가,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가스나야, 아퍼... 오늘은 또 무슨일이야?"

"있잖아.... 저기 맨 뒤에 앉은 잘생긴애 혹시 누군지 알아?"

"어디?"





순미가 의자에서 일어서 눈동자를 이리~ 저리~ 굴렸다.





"이 눈치없는 지지배야!! 좀 앉아봐..... 저 창문쪽에 앉아 있는 애!"

"너 모르니? 어쩜 어쩜!!! 쟤 1학년때 부터 유명했어!!"





학교도 크고, 학생도 많은데 내가 어찌 알겠니.....-_-;
난 그런거 몰라 몰라~ >.<





"그럼 쟤 1학년때 싸운것도 모르겠네... 싸움이라기 보다는 일방적으로 산이가 때린거라고 할 수 있지"

"산이??"

"쟤 이름이 반 산이야... 너 진짜로 모르는거야? 아님 내숭이야?"





내가 내숭떠는거 본 적있냐..........-_-+
그리고!! 모르니까 지금 물어보는거 아니냐, 최순미.....





"그런데 맞은애가 하필이면 부녀회장 아들과 그 똘마니들인거야...
퇴학당할뻔 했는데 어떻게 된건지는 모르겠지만 간신히 정학으로 그쳤어..."





이 뇬은 아는데 난 왜 모를까.....
나 이 학교 헛 다닌거 아니지.........? ㅡㅡ;




이름이 반 산이라구? 얼굴만큼이나 이름도 예쁘네^ㅡ^




근데 내 시선이 왜 이렇게 산이에게로 가는걸까.....



잘생겼으니까.....
맞아.... 잘생겨서 자꾸 보게되는거야.....





"맞다!! 한가지 빼먹은게 있다"

"뭔데?"





하지만 대답은 안하고 이것이 내 얼굴만 쳐다본다.





"뭐야? 뜸들이지말고 빨리말해... 밥 다 타겠다"





나의 재미있는(?) 유머에 순미의 얼굴이 이렇게 변했다..... =.=^





"내가 죽을죄를 지었다! 그러니까 어서 말해봐...."

"너 그러면....."

"그러면 뭐?"

"그러면 너 오늘 나 100일인것도 모르지?"





뭐시라??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이게 지금 남자친구 없다고 날 놀리나?



나의 구타맛사지에(?) 순미가 백기를 들었다.







"미안.... 내가 아픈곳을 건드렸구나....."





소개팅 한번 안 해준 것이.......-_-^






"벌써 소문이 쫙 퍼졌는데.... 그 녀석 다시 학교 다닌데....
바로 우리가 있는 이 2동으로 온다더라......."













그래도 지구는 돈다 { 5편 }



나에게... 내게 오지 않을 사람을 사랑해 본 적..... 있어....?
기다린적 있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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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해 그대가 있기에
나에게 돌아올 그대가 있기에
정말 행복해 내맘 알아주렴
다신 그날처럼 나두고 가지마 부탁이야
늘 너만 볼거야 세상누구도 부럽지 않아

말해요 너도 나처럼 마지막까지 나와 함께 간다고
나는 행복해 그대가 있기에
나에게 돌아올 그대가 있기에
정말 행복해 내맘 알아주렴
다신 그날 처럼 날 두고 가지마 부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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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있는 2동으로 누군가가 온다......???


도대체 그 누군가가 누구냐고...... 누가 온다는거야...
그러고보니 오늘따라 2동이 술렁술렁했다.





"최순미!! 누가 오는데? 오늘 분위기 정말 이상해...."

"애가 생긴건 눈치 빠르게 생겼는데 왜 이렇게 뒷통수만 치냐...
나 니 친구 그만할래"





이게 증말....
나랑 친구하고 싶다고 쫓아다닌게 누군데 그러시나....



하지만 난 궁금한건 못 참는 성격이라서....





"우리 이쁜 순미야~"





윽...... 울렁거려...그래도 조금만 참자-_-^





"어서 나에게 말해주렴... 넌 모르는게 없는 아이잖아~"





공부 빼구.....-.-;





"니가 이렇게 부탁하니 거절할 수가 없구나"

"헤헤~~"

"싸움의 신이라고 불리는 애는 알지??"





들어봤다......
그 놈이 다니는 학교는 항상 피바람이 분다고 하던데.....-_-'





"그 싸움의 신 아로하가 온데...."





아로하..... 아로하....

어디서 많은 들어본 이름이란 말이야....
근데 중요한건 기억이 안 난다는 말씀!!



오늘에서야 내 머리가 장식용이라는걸 깨닫는 순간이였다.
아마 나처럼 기억력 딸리는 애도 없을꺼야....ㅜ.ㅜ



이 돌대가리.....




내가 머리를 마구 쥐어뜯자 순미가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





"산어래....너 왜그래? 혹시....머리에 진드기 있는거 아니야?"

"죽을래?"

"너 정말 진드기 있구나?"




순미의 팔을 잡으려 했지만 요것이 0.01초 빨랐다.





"어머~ 어머~ 가까이 오지마!! 내 몸에 손대지마!"





아예, 방송국에 들어가라~

순미는 온갖 생쇼를 다해가며 교실을 나갔다...




젠장!! 오늘 온다는 그 아.......뭐더라?



.........
정말이지, 죽고싶다.ㅡㅡ;





그건 그렇고 오늘은 다정이랑 뭘 먹을까? 떡볶이? 쫄면? 아니면 자장면??



음....맛있겠다^^; (어래 뇌는 어떻게 되어 있길래 저 모양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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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려는 날, 순미가 잡았다.





"왜 그러시나, 친구? 나 집에 갈꺼야"

"니가 언제부터 집에 일찍 들어갔다고 생색이야?"




.........=.=^




"오늘 진수 선물사는데 같이 가장~*^^*"




이럴때만 애교 날리지.....




"싫어! 니 남자친구 선물사는데 내가 왜 가?"

"그래? 진수가 요번주에 너 소개팅 해준다는데 취소해야겠네~"

"뭐시라? 정말이야? 진수가 그랬단말이야? 자, 어서가자!!"

"안 간다며? 가지마~"





소개팅..... 소개팅...... 소개팅.....




"내가 이쁜거 골라줄게~ 자, 갑시다~!!"





순미가 못 이기는척 날 받아줬다(?)



하교시간이라 그런지 많은 학생들이 버스안을 채우고 있었다...


낑겨서 가기 싫은데.....



억지로 인파를 후벼파고-_-; 자리를 잡았다.



순미랑 신나게 얘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엉덩이에 이상한 감촉이 느껴졌다.



모야........



내가 가만히 있자 강도가 더 심해졌다ㅡㅡ+




이 변태xx!!!!! 너 오늘 잘 걸렸다!!!



난 얼굴을 돌려 내 뒤에 있는 사람에게 소리쳤다.





"이 xx야~ 어디 만질게 없어서 여자 엉덩이를 만져!! 너 상습범이지?
부모님이 그렇게 가르쳤냐?"





차 안에 있는 모든 시선이 나에게로 쏠리는걸 느꼈다.



너........너무 크게 소리쳤나?
아니야... 이딴놈은 쪽을 좀 당해야해....




난 날 성추행(?)한 남자의 얼굴을 쳐다봤다.


키가 좀 많이 컸기에 목이랑 눈이 아파왔다.....





음...... 잘생긴 얼굴이군....



잠깐!! 이게 아니잖어....-_-"
근데 낯이 익단말이야.... 보아하니 우리학교 학생같은데...


.......누구더라??





"또 너냐?"





내 엉덩이를 만진 놈이 입을 열었다.



또 너라니..............??





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녀석을 노려봤다.
놈이 검지손가락으로 내 이마를 툭~ 툭 쳤다.


재수없는 짓만 골라서 하네, 이놈.....





"나처럼 잘생긴 남자를 금방 잊어버리다니....섭섭한걸?"

"우리가 언제 만났는데?"

"난 머리가 빈 여자는 싫은데..."





지금 맞선보는 것도 아니고....
누가 지 이상형 듣고 싶다고 했나??





"됐어!! 지금 이 상황을 모면하려고 연극하는거지? 내가 그럴줄 알았어.
성추행범들의 뻔한 수법이지.... 안되겠다!! 경찰서 가자"

"푸 히히히~ 하하하~"





놈이 갑자기 아주 크게-_-; 웃었다.



이젠 미치기까지 했나?? 아예 자기 무덤을 파는구만.....





"얘 진짜 웃긴다... 안 그래, 반산?"





산이........???



그제서야 난 놈 옆에 산이가 있는걸 발견했다!




oh my God~!!!!!!




왜 여기에 산이가 있는거야....
그것도 이 성추행범이랑 아는사이???
난 몰라... 산이가 날 뭐라고 생각할까?



혼자서 별 별 생각을 다하며 당황하고 있을때, 산이가 입을 열었다.





"아로하, 그만웃어라... 애들이 다 쳐다본다"

"어차피 우린 잘생겨서 다 쳐다보게 되어있어!"





어머머머.......


이제보니 성추행범에 지독한 왕자병까지 있는 정신이상자....ㅡㅡ;





잠깐..... 이 놈이 아로하??? 그럼 혹시.....
이틀 전, 옥상 난간에 서 있던 그 놈??
어쩐지.... 이 재수없는 기운..... 낯이 익는다했어.....




그리고..... 순미가 말한 오늘 2동으로 온다던 그놈???





난 애절한(?) 눈빛으로 어느새 나와 멀리 떨어져있는 순미를 바라봤다.


내 눈빛의 의미를 잘 파악했는지 배신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엄마야.......
내가 그 아로하를 건드린거야..........??





"너....날 변태로 몰아넣었는데말이야... 이건 명백한 명예훼손이야"





ㅡㅡ^


아무리 싸움의 신이라 하지만!!! 순결한=_=; 내 엉덩이를 감히.....





"니가 내 엉덩이 만졌잖아!! 왜 오리발이야?"

"증거있어?"

"..........."

"없으면서 그렇게 큰소리 치면 안되지~"

"뭐야?"

"도저히 말로해서는 안되겠군"





놈의 목소리가 변했다.



지금 그 말은 폭력을 사용하겠다는 뜻???





잠시 후, 벨이 울리고 뒷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순간, 놈이 나의 손을 덥썩 잡았다.


그리곤 뻥 뚫려있는(언제 다 피했을까요?) 곳을 지나
나도 모르게 얼떨결에 놈을 따라 버스에서 내렸다.




이제서야 상황 파악이 된 나였다!!!






"야!! 뭐하는거야?? 여기서 왜 내려?"

"너 돈 많아?"





ㅡㅡ;


내 꼴을 좀 보고 그런소릴 해라.....





"그럼 몸으로 때워야지... 반 산!! 먼저가라"

".........그래"







그렇게......




버스는 나와 놈을 뒤로하고 멀어져갔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6편 }



나에게... 내게 오지 않을 사람을 사랑해 본 적..... 있어....?
기다린적 있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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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다 잊으려 하면...
끌까지 가보려 하면...
어느새 제자리에 돌아와있겠지 뭐...
잊으려 애쓰다 애쓰다 어느순간 잊게 되서...
다시 그리워하게 될때
그리고 정말...막다른 골목까지...
끝까지 가게 되서....
다시 돌아오고 싶어질때
그때까지 난 아마 방황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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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멍하니 순미와 산이가 타고 있을 버스를 쳐다봤다.





"가자!"





놈이 그렇게 말하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 그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내가 니 놈을 따라갈줄 알았다면 큰 오산이야!!




그렇지만 이건 나만의 생각이였고......-_-;



놈이 내 가방을 잡더니 날 어디론가로 질질 끌고 갔다.....





"어디가는거야? 나 친구랑 약속도 있고, 학원에도 가야한다구!!!"

"놀게 생긴게 무슨 학원이야?"





놈의 입에서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나왔다.....



내가 저번에도 말하지 않았던가.... 나 싸가지없게 생겼다고.....



이런 내 얼굴때문에 중학교 입학 첫날부터
일명 일진이라는 애들한테 많이도 불려다녔다.



써클에 가입하라고 부른거냐고?




아.....아니지.......ㅡㅡ;




내가 재수없게 생겨서 마음에 안 든다나 뭐라나....
누군 이렇게 생겨먹고 싶은줄 알아?



나도 남자들이 좋아하는 청순가련형이 꿈이란말이야......ㅠ.ㅠ





"야, 아로하!!!"





드디어 이름 외웠다^ㅡ^





"내가 어딜봐서 놀게 생겼어? 어? 말해봐!"

"흥분하니까 니 콧구멍 벌렁벌렁 거린다"





헉!!!

난 손으로 재빨리 얼굴을 가렸다.....





"진짜 반응한번 빠르네...."

"뭐? 지금 날 가지고 노는거지? 그렇지?"

"어? 이번엔 콧털 보인다"





뭐시라????

난 또다시 붉어진 내 얼굴을 가렸다.





"하하하~ 너 진짜~ 진짜 웃긴다"





녀석이 길 한복판에서 배를 움켜잡고 웃었다.




아로하.... 사람들 시선 받는게 그렇게 좋냐......




좀 쪽팔렸지만-.-; 로하의 웃는 모습을 보니 왠지 마음이 놓였다.
옥상에서 처음 봤을때의 그 불안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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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40분 정도를 걸어 도착한 곳은 어느 고급스런 빌라 앞!!!





여기 굉장히 비싸보이는데.... 이 놈 집인가??



로하가 경비아저씨랑 친근하게 인사를 나누고 이상한 카드를 받아들었다..
그리고 그 카드를 들고 현관문에 장착된 카드 긁는 곳에 대고 긁었다.
그러니까 신기하게도 문이 열렸다.



아무나 막 들어갈 수 없겠네.....-_-+
이런 곳이 정말 존재했단 말인가......



빌라 안으로 들어선 놈이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날 불렀다.




이거....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이것이 문제로다.ㅡㅡ;
놈이 좀 위험스럽지만.....
저곳에 한번 들어가고 싶다....ㅠ.ㅠ



난 이번만큼은 알량한 자존심 따윈 과감히 버리기도 했다.


경비 아저씨에게 꽃미소를 날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외관도 정말 때깔났지만 빌라 안은 더 끝내줬다.
바닥은 반질반질한 대리석으로 쫙 깔려있었고,
벽은 기형학적인 그림이 그려져 있는 타일로 장식되어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맨 꼭대기인 7층에서 내렸다.
서로 마주보며 있는 4개의 문이 보였다....



너무 좋게 되어 있어 일을 다물지 못했다.
녀석이 이런 날 보며 비웃었다.




우씨~ 그럼 이런 곳은 처음인데 우째!!!




로하는 맨 끝 오른쪽에 있는 704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난 조심스럽게 문고리를 돌려 안을 들여다 보았다.





뜨아!!!!!


이곳이 정녕 집이란 말인가.......
여기에 비하면 우리집은 그야말고 쓰레기수준 밖에 되질 않았다...-_-^



집은 White & Blue 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너무나 깨끗하고, 비싸보였기에 감히 들어 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





"안 들어올꺼야?"

"나..... 들어가도 돼?"





참말로..... 구차하다ㅜ.ㅜ





"5초내로 들어와라... 1,2,3....."





결국 들어왔다.



집은 방 1개와 화장실.....
그리고 40평도 더 넘어보이는 넓은 거실과 주방으로 되어 있었다.



거실에는 무지 크고 좋은 파란색 쇼파와 유리로 된 탁자가 있었고,
쇼파 바로 앞에 있는 벽에는 말로만 듣던 아주 아주 큰
대형 평면 벽걸이 TV가 걸려 있었다......



영화관 안 가도 되겠다.... 부러버~*




그런데 가족이 모여 살만한 집은 아니다.


그럼 이 놈 혼자 사나??? 이 큰 집에서???




아까 몸으로 때우라고 했는데 그 소리가 그럼???? ⊙.⊙




난 그것도 모르고 촐랑대며 따라 왔으니....
녀석이 방에 들어간 지금이 도망 칠 절호의 기회다!!



숨까지 죽이며 뒤돌아 한발짝 떼려는 순간,
뒷통수에서 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기는 현관뿐이다! 화장실은 저쪽이야.."

"하하^^; 그래..? 집이 너무 커서... 근데 여기에서 너 혼자사는거야?"

"아니"

"그....럼?"

"내 애인이랑 같이 살고 있지"

"아....그렇구나...."





가슴 한쪽이 욱씬거렸다.



왜........그러지?




근데 애인이랑 같이 산다면서 날 데리고 온 이유는 뭘까....
가만.... 18살에 여자랑 남자가 동거???



oh~ 말도 안돼!!



실눈으로 놈을 노려보는데
노란 병아리가 그려진 앞치마가 내 얼굴을 덮었다.





"넌 어떤 음식 잘하냐? 내 애인은 카레랑 라면밖에 못하는데...."





여자가 되어가지고 카레랑 라면뿐이라고??
니 놈 몸이 부실해 보이는 이유를 알겠다.





"재료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최고의 요리사지!"

"그럼 카레랑 라면만 빼고 아무거나 만들어"

"내가 왜?"





놈이 나에게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어느새 앞치마가 내 목에 보기좋게 걸려져 있었다..... >.<
여전히 날 주시하는 놈을 곁눈질해가며 주방으로 향했다.



지 애인한테나 해달라지, 왜 나한테 해달라는거야!!
하긴.... 내가 요리를 좀 하지^ㅡ^




양쪽으로 여는 무지 큰 냉장고가 눈에 들어왔다.



우와~ 이게 도대체 얼마짜리야?




기대를 하며 연 냉장고엔 우유와 오렌지쥬스, 인스턴트 카레....
그리고 김치와 계란만이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



애인이라는 여자는 안봐도 뻔하다~
이런 여자랑 살다니......
아로하, 너 여자보는 눈도 제로고 여자 복도 없다.




냉장고에 김치랑 계란뿐이니 김치볶음밥이나 해야겠군.
근데 밥은 있으려나???



역시나...... 밥통은 썰렁했다.



도대체 뭘 먹고 사는건지...





"야!! 쌀 어딨어?"

"............"





대답이 없어 거실로 나와보니 욕실에서 물소리가 났다.



샤.......워하나?





어렵사리 쌀을 찾아 밥을 하고, 김치와 계란을 볶았다.


넓은 접시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을 담고,
그 위에 볶음 김치와 계란을 올려놓으니 일품요리가 따로 없었다^^







로하가 촉촉히 젖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아주 잠깐이지만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러고 보니....


녀석 무지하게 잘생긴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나에겐 산이만한 남자는 없어...^^ (병이 깊어지고 있군요-_-;)




놈이 자리에 앉자마자 걸신걸린 사람처럼 급하게 밥을 먹기 시작했다.





"천천히 먹어라.... 체하겠다"

"맛 없어서 빨리 먹는중이다!"





맛 없다면서 그렇게 열심히 먹는 이유는 뭐냐........ㅡㅡ;



난 바로 앞에서 놈을 구경(?)했다.
열심히 밥을 먹던 놈이 고개를 들어 날 쳐다봤다...





"그렇게 나 쳐다보다가는 나한테 빠져들껄? 우리 애인 질투 많고, 무섭다."

"누......누가 너같은 놈한테 빠진데??"





툭하면 지 여자친구 얘기나 하고.....


뭐야....... 누가 듣고 싶다고 했나!!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로하가 먹던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우리 애인 왔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7편 }



나에게... 내게 오지 않을 사람을 사랑해 본 적..... 있어....?
기다린적 있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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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누군가를 누군가에게 젖어들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 서로가 서로에게 젖어드는 것.

그래서 서로 섞여 하나가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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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인 왔다"





벌떡 일어난 로하가 현관문으로 달려갔다.
난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서서히 열리는 문을 쳐다봤다.



로하의 애인은 어떻게 생긴 여자일까?
키도 크고, 몸매도 멋지고, 얼굴도 예쁜 여자겠지?



문이 열리고 로하의 애인이 들어왔다.




타이트한 까만색 바지에 뾰족구두, 하얀색의 나풀거리는 블라우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잘 빠진 몸에.... 화려한 옷을 좋아하는 여자.....




이번엔 얼굴로 눈을 돌렸다.





"으헉!!"





로하 애인의 얼굴을 확인하고 내 입에서 나온 비명소리다.ㅡㅡ;



저 녀석은....... 저 녀석은......





"아로하... 쟤가 왜 내 집에 있는거야?"





투 페이스가 눈에 불을 켜며 날 노려봤다.


내 집이라면...... 여기가 투 페이스 집이구나....=_=;





"배가 고파서 데리고 왔어... 왜?"

"왜라니? 몰라서 물어? 왜 저딴년이랑 놀려는거야?"





아무리 싫다지만 내가 바로 앞에 있는데.......ㅜ.ㅜ





"이데....머리 아프니까 소리지르지마"





로하가 머리를 감싸며 쇼파로 가 앉았다.



투 페이스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로하... 괜찮아? 미안해...."





투 페이스에게 저런 모습이 있다니.... 별명을 따지면 그렇기는 한데...
그래도 믿기지 않는다.





"괜찮으니까 그런 미안한 얼굴같은거 하지마"

"정말이야? 정말 괜찮아?"

"보면 모르냐? 너 배고프지?"

"응^ㅡ^"





둘이 노는걸 보니 애인사이 맞네......ㅡㅡ;





"쟤가 김치볶음밥 해놨다"





투 페이스가 날 째려봤다.
그리고 난 그 눈빛에 쫄았다....-_-;



아무래도 간 떨려서 안되겠다.... 빨리 집에 가야지....





"나 그만 갈게... 안녕"

"잠깐!!!"





로하가 날 불러세웠다.





"니 핸드폰 꺼내봐"

"내.......꺼?"

"그래, 빨리!!"





난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 놈에게 건냈다.
내 핸드폰을 한참 만지작 거리더니 다시 내게 돌려줬다.





"내 이름 뜨면 바로 받아라"





이게 지금 뭐라고 하는거야.....??





"대답 안 할래?"





무섭게 변한 놈의 얼굴에 심장이 벌렁 벌렁 뛰었다.-_-;





"알......았어"

"그럼 가봐"





ㅡ.ㅡ;


왜 갑자기 냉정하게 변했는지 모르겠지만 약간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윽!!! 왜 놈에게 이런 감정이 생기는 거얏 >.<






찝찝한 기분을 뒤로하고 집으로 걸어갔다....
학원 가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였다.




"띠 띠ㅡ"




오늘 처음으로 문자가 왔다.....-_-;





'너 왜 학원에 안와? 발죽이 너만 찾는다...언제 그런 사이가 됐냐?'





다정이, 이놈!! 감히 소름끼치는 발죽과 날 연결시키다니....





'칼 갈고 있으니까 어서 와라~'

'-_-; 니가 없으니까 심심해~ 지금 어디야?'

'집에 가는길이야'

'그럼 잘 들어가고, 내일 보자! 내 꿈 꿔~♥'





별꼴이야....




놈의 느끼한 문자에 닭살이 돋았다.





집에 도착하고 보니 8시 30분이였다....
그리고 왠일인지 집에 불이 켜져있었다.



다래가 이 시간에 집에 있을리 없구.... 엄마랑 아빠가 벌써 왔나?






"캬악~!!!!"





집으로 들어간 난 바닥에 묻어 있는 피를 보고 비명을 질렀다.





왜........ 왜 여기에 피가 묻어 있는거야?





설마!!!!!!!!!!!!!!!




이상한 느낌에 벌컥 문을 열고 들어간 다래의 방에는.......
다래가 피를 흘리며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다래야!!!"





난 바닥에 쓰러져있는 다래 곁으로 가 다래의 몸을 일으켜 세웠다.





"다래야.....정신차려!! 무슨일이야? 응?"

"괜..........찮.........아"

"야!! 이게 괜찮은거야? 배에서 피가 계속 나오잖아........"





내 얼굴은 어느새 눈물로 범벅이 되었다.





"조금만 참어....... 병원에 전화할테니...."





핸드폰을 꺼내려던 내 손은 피 묻은 다래의 손에 잡혔다.





"너....... 나한테 빚 진거 있지.........? 그거...... 지금 받을꺼다......"

"안돼!!! 지금 사람이 죽게 생겼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어?
나......... 너 죽게 내버려 두지 않을꺼야"






어디에서..... 어디에서 다치고 들어온거야....



누가 널 이렇게 만든거야........ 어떤 자식이야!!!!!




눈물샘이 터졌는지 멈추지않고 눈물이 나의 얼굴을 적셨다.





"너..... 엄마가....나..... 다친거 알게되면.... 다신 니 얼굴..... 안 본다.... 명심......해"

"산다래!!!!!"

"나.......졸려.......나가줘......."






이 바보같은 자식!!!!




어쩌지........이대로 두면 죽을꺼야......


안돼......... 내 눈 앞에서 죽게 내버려 두지 않아!!!
절대 내 앞에서 죽게 하지 않아........




죽으려면..........


죽으려면 내가 안 보이는 곳으로 가서 죽으라구!!!!!






난 다정이에게 전화를 했다.
폰이 꺼져있다는 안내가 나왔다.....




제기랄!!!



방금 전까지 문자 주고 받았는데 어째서 폰이 꺼져있는거야!!!





다래의 안색이 점점 창백하게 변해갔다.



폰으로 주소록을 뒤지다 로하의 이름을 발견했다.




아까 폰 달라고 하더니 자기 번호를 저장시킨건가?
지금 이걸 따질때가 아니야!!!




통화버튼을 누르고 로하가 전화 받기만을 기다렸다.....





제발.........제발...........





20번도 넘는 신호가 갔지만 받질 않았다.
막 전화를 끊으려할때 로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로하? 아로하 맞지?"

"누구야?"

"나 어래....어떡해.... 나 이제 어떡해....."

"무슨 일이야?"

"내 동생이..... 칼에 찔린 것 같아..... 피가 너무 많이 나와.....
죽으면 어떡해..... 내 앞에서 죽으면...... 흑 흑...."

"그런소리 하지마!! 지금 거기 어디야? 주소 불러"





난 우리집 주소를 불러주고 전화를 끊었다.




아로하..... 빨리와..... 우리 다래 죽으면 너 용서하지 않을꺼야.....





10분 후에 로하가 도착하고, 우린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다래는 응급실로 들어갔다.



난 떨리는 몸을 부여잡고 응급실 앞에서 초조하게 다래의 소식을 기다렸다.
로하 역시 걱정스런 얼굴로 내 곁에 있어주었다....




우린 아무 사이도 아닌데..... 고작 얼굴만 아는 사이인데.....
아로하....... 그런 내 부탁을 들어주다니....




너 소문만큼 나쁜놈은............아니지...............?






30분이 흐르고 간호사 언니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산다래씨 출혈이 너무 심해서 혈액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희귀한 RH- AB형이라서...
혹시 가족 분들 중에 같은 혈액형 가지신 분 없습니까?"





다래가 그 희귀한 RH- AB형이라고???


난 B형인데..........





하지만 중요한건...........
다래와 난........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사이라는 것......






그럼 이제 ............




우리 다래는......... 죽는건가...................??








"제가 RH- AB형 입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8편 }



나에게... 내게 오지 않을 사람을 사랑해 본 적..... 있어....?
기다린적 있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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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누구나 받기를 꿈꾸고, 모두가 주고 싶어하는 감정..
그러나 그 감정이 끝나는 순간,
아픔은 상상조차 하지 못할 만큼 깊다.


그래서 사람들은 소망한다.
이별하지 않기를...


사랑의 이름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행복도, 슬픔조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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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돌아보니 투 페이스가 서 있었다.





"그럼 빨리 절 따라오세요"





간호사 언니는 다시 서둘러 응급실 안으로 들어갔다.





"아로하..... 정신없이 나간게.... 여기 오기 위해서였냐?"





집에서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였다.



아까는 로하에게 저렇게 남처럼 대하지 않았는데.........





"이데.... 어떻게 알고 왔어?"

"비켜"





투 페이스의 차가운 말투와 행동에 나뿐만이 아니라 로하도 놀란 눈치였다.
우리를 냉정히 스치고 지나간 투 페이스는 응급실로 들어갔다.






내가........


내가 둘 사이를 저렇게 만든건가.........?





겨우 나라는 애가 저 둘을 저렇게 만든거란 말이야?






다행히 다래는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똑 똑"





노크소리가 들리고 로하가 들어왔다.





"동생은 괜찮냐"

"응....덕분에... 정말 고마워... 수술비랑 병원비는..."

"됐어"

"아니야... 난 빚지고는 못사는 성격이라... 어떻게든 갚을꺼야"

"맘대로 해"





난 살며시 투 페이스의 이야기를 꺼냈다.





"이데는 안 보이네? 어디 있는줄 알아?"

"바로 옆 병실"

"그럼 여기 좀 잠깐 지켜줘... 나 이데한테 갔다올게"





일어서 나가려는 날.... 로하가 막았다.





"왜? 무슨 할 말 있어?"

"가지마"





아로하.....


그거.... 무슨 의미 있는 말이야? 아니지?
나 착각 잘하는거 모르지?


그런 말...... 아무한테나 하는거 아니야...... 알잖아.....





"이데가 아니였으면 다래..... 죽었을지도 몰라....
나 빚지고는 못사는 성격이라고 그랬지? 비켜줘"





로하의 옆을 지나칠때 녀석의 긴 한숨소리가 들려왔다.



이데..... 무섭지만.... 다래의.... 생명의 은인인걸....




투 페이스가 있다는 병실 문을 조용히 열었다.
침대에 걸터 앉아있는 놈의 옆 모습이 보였다.



인기척을 느꼈는지 내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내가 자신의 옆으로 갈때까지 녀석은 날 계속... 쳐다봤다.




민망하게시리......ㅡㅡ;




어떤 말부터 꺼내야할까?



손가락을 주물럭거리며 망설이고 있는데 투 페이스가 먼저 입을 열었다.





"넌 처음 만났을때부터 재수없었어"





그.......그랬냐?



그래서 날 볼때마다 재수없다는 눈빛을 했던거였군.....
나도 너 싫다, 이눔아!!!





"그때..... 그때 왜 나타났냐..... 왜......"





그때라니?? 우리가 처음 만났을때를 말하는건가?




난 얌전히 투 페이스의 말을 경청했다.=_=;





"지금 나한테 고맙다는 인사하러 왔지?"

"그래... 나도 니가 싫지만... 오늘은 정말 고마워...잊지 않을게"

"그래....?"





놈이 불안하게......ㅡㅡ+ 미소를 지었다.
눈치 빵인 나도 녀석에게 꿍꿍이가 있다는걸 느꼈다....





"피가 너무 많이 빠져 나갔더니 어지럽다"





이 자식.......
멀쩡하게 잘 있다가 왜 이런다냐.....-_-^




놈은 아픈척을 하며 침대에 누웠다.




얼씨구? 그래... 어디까지 가나 보자....





"야!! 가서 물 떠와"

"누구한테 명령이야?"

"생명의 은인한테 이런 대우를 하다니....뻔뻔한거야, 아님 돈이 많은거야?"





로하나 이놈이나 허구헌날 돈 타령이네......



부자 주제에 나같은 거지에게-_-; 돈 얘기를 하다니....
내가 다른건 몰라도 돈 얘기에 무지 약하다......ㅜ.ㅜ




난 억지 웃음을 지으며 녀석에게 물을 대령했다.
이번에는 놈이 안마를 주문했다.



참자..... 이 놈은 다래를 살려준 재수없는ㅡㅡ^ 인간이니까.......



팔이며 다리, 어깨, 등을 있는 힘껏 주물렀다.
말라서 뼈만 있을줄 알았는데 온 몸이 근육덩어리였다.



안마를 시작하고 20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제..... 됐지?"





헥 헥~ 나 죽는다......ㅠ.ㅠ





"아직 남았어"





땀을 닦던 나의 행동이 순간 멈추었다.




저 녀석..... 또 어떤 죽노동을 시키려구 저럴까.....




차라리 돈을 달라고 그래라, 이 자식아!!!!

라고 크게 소리치고 싶었지만...... 난 그지였다.....-.-;





내가 멍하니 있는 사이, 순식간에 일이 벌어졌다.




투 페이스가 날 안고 내 입술을 덮쳐왔다.....





윽..... ⊙⊙? 뭐........야?




완전히 맛이 간-_-; 나는 무방비 상태가 되었다.




잠시 후 입 안에서 물컹물컹한게 느껴졌다.



이게 모야...... 혹시.....

엄.......엄마야~!!!



난 이리저리 발버둥쳤다.




안돼!!! 내 첫키스.... 내 첫키스......




놈이 날 놓아주면서 입술을 뗐다.





"나도 미쳤지...... 너같은 애한테 키스를 하다니....."





⊙⊙


지금 누가 누구한테 뭐라고 하는거야?




너무도 황당해서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다.





"내 키스가 그렇게 황홀했냐?"





이........ 이 자식!! 미친거 아니야?





"너 내 첫키스 물어내!! 누가 너한테 키스해달라고 했어?
그리고 니가 했으면서 왜 불만이야? 화를 내야하는거 니가 아니라 나라구!!"





너무 흥분한 상태였기 때문에 말 하면서 침이 좀 텼다....ㅡㅡ;





"니가 언제 나같은 멋진남자랑 키스해보겠냐? 나도 후회하고 있으니까
지금 이 순간부터 그 얘기 꺼내면 목숨 내 놓은줄 아마"





평소의 투 페이스 모습으로 돌아왔다.



로하랑 둘이 친구 사이라더니.... 둘이 아주 미쳤어....


왕자병이 심한 정신이상자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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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에게 보기좋게 완패를 당하고, 그곳에서 나왔다.



난 화장실로 달려가 몇번이고 입안을 깨끗하게 헹구었다.




정말.... 정말 나쁜놈......

멋진 남자친구랑 노을지는 해변에서 첫키스하는게 나의 꿈이였는데.....ㅠ.ㅠ





병실을 너무 오래 비운것 같아 서둘러 갔다.
로하가 병실 앞에 서 있었다.





"내가 좀 늦었지... 미안....근데 왜 나와있어?"





녀석이 말은 안하고 병실을 가리켰다.



뭐라는거야........ 다래 깨어났나??




문을 열고 들어간 병실에는 아빠와 엄마가 와 있었다.



어떻게 알고 여기에 온거지........?





"엄마.....아빠...."





엄마는 다래 옆에 앉아 눈물을 닦으며 다래의 손을 꼭 붙잡고 있었다.





하........



자기가 배 아파서 난 자식은 다른거구나....
당연히....... 그렇겠지?


내가 고열로 아파서 며칠동안 누워있을땐 물수건이 전부였는데.....





아빠가 말 없이 내 앞으로 걸어왔다.
화가 무척 많이 난 것 같다.


이런 아빠의 모습....... 처음이다.





나의 왼쪽 뺨이 '쫙'하는 소리를 내며 오른쪽으로 돌아갔다.








"아.........빠........."














그래도 지구는 돈다 { 9편 }



나에게... 내게 오지 않을 사람을 사랑해 본 적..... 있어....?
기다린적 있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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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해

널 이해해..


나도 이제는 알아
사랑에 빠지기는 쉬고
사랑을 하기엔 너무나 힘들고
사랑을 떠나가기는
죽음보다 고통스럽다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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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맞아서 얼얼한 뺨이 아닌 아빠의 싸늘한 눈빛에 마음이 아파왔다.



내가 아무리 나쁜 짓을 하고,
말을 듣지 않아도 나에게 한번도 손댄 적이 없었는데......




엄마가 죽고 난 후..........


방황할 때도 야단 한번 치지 않은 아빠였는데.....




난 나오려는 눈물을 입술을 꽉 깨물며 참았다.





"산어래!! 아빠가 이렇게 가르쳤냐? 동생이 죽을 지경까지 가도
부모한테 연락 한번 하지 말라고 가르치더냐!!"

"난.... 나는......."





이게 다래가 원하는거였기에..........


아빠에게 연락 할 생각 같은거 못할만큼 나도......
나도 무서웠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말이 목구멍에서 걸려 나오지 않았다.





"다래가 잘못되었으면.... 잘못되었으면 어쩌려고 그랬어? 대답해봐!!"





아빠가 점 점 더 크게 소리쳤다.





"그래!! 내가 잘못했어!! 이젠 됐지? 다시는......
아빠, 엄마 그리고 다래 앞에 나타나지 않을거니까 걱정마!!!"





참고 참았던 말들이.... 눈물과 함께 쏟아져 나왔다.





"나 때문에 이렇게 됐으니까 나만 사라지면 되는거지?"

"어래야......."





엄마가 당황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렀다.



필요없어.....

어차피 난 당신 자식이 아니니까 어떻게 되든 상관 없잖아!!!




그동안 힘들었어..... 웃고 살아가는게 힘들었어....





내가 병실에서 나올때 뒤에서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무작정 병원에서 뛰어 나온 거리는 이미 자정을 넘긴 시간이였지만
화려한 네온 불빛들로 환했다.




이렇게 밝으면..... 울 수가 없잖아......


이젠........어디로 가지......?






거리에는 술에 취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
진한 화장에 야한 옷을 입고 있는 여중생들로 복잡했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하필이면...... 그 애가 눈에 들어왔다.




까만 양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산이가 너무나도 선명하게 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산이의 옆에 바짝 붙어서 웃고 있는 여자의 모습까지도.......





산이의.... 여자친군가.... 그렇겠지....


근데 내가 왜 힘이 빠지지.......?




산이와 마주치지 않게 뒤돌아 반대쪽으로 걸어갔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가 내 어깨를 잡았다.


돌아 본 곳에.... 산이가 서 있었다...........




마주치지 않으려고 일부로 반대 방향으로 온건데........





"밤 늦게 여기에서 뭐하는거야?"





반 산..........



넌......
너만은 날 걱정해주는거지? 그런거지?




약해질대로 약해진 내 마음은 산이의 한마디에 완전히 무너졌다.



얼굴만 딱 2번 본것 뿐인데 내 마음이 왜.... 이러지......



산이 앞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왔다.





"야.... 왜 울어...."

"걘 누구야?"





상당히 귀에 거슬리는 여자 목소리에 눈물을 닦고 산이 뒤쪽을 쳐다봤다.



산이랑 같이 있던 여자다.......





"갑자기 사라져서 놀랐잖아.... 말이라도 하고 갔어야지"





여자가 산이에게 팔짱을 끼며 날 노려봤다.


그만 째려봐라..... 눈 찢어질라.........-_-^





"오늘은 안 되겠어... 다음에 봐"

"뭐? 무슨소리야? 안돼!! 내가 오늘을 얼마나 기다렸는 줄 알아?"

"미안.... 그렇지만 오늘은 정말 기분이 안나"

"싫어.....제하.... 왜 그래... 혹시 얘 때문이야?"





제하.........? 그건 누구야......


그리고 이번에도 내가 문제야?? 내가?????





"그만해!! 한마디만 더 하면 나 못 볼 줄 알아"

"제하.........."





반 산..... 너 얼굴값 하는구나... 저런 예쁜 여자가 매달리다니.....





"그만 가자"





녀석이 내 손을 턱하니 잡고,
그 여자를 버려두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뒷통수가 따가웠다.




안 봐도 뻔하다......
질투에 눈이 먼 여자의 눈빛은 질리도록 많이 봤으니까.....






여자가 보이지 않을때 쯤 산이가 잡았던 손을 놓았다.



아쉽다...... 따뜻한 손이였는데.....





"저기 반 산....."





담배에 불을 부치던 놈의 손길이 멈추었다.


잘생긴 남자는 뭘해도 멋있구나.... 잠깐.... 이럴때가 아니지.....





"아까 그 여자가 널 제하라고 부르는 것 같던데....."





산이가 웃었다.

그리고 서글픈 눈동자로 날 바라봤다.......





"내가 제하든 반 산이든 무슨 상관이야? 난 그냥 나 아니야?"

"하하.... 그렇지^^; 니가 그렇게 말하면 내가 할 말 없지..."

"그런데 넌 여기 왜 있는거야? 이 일대는 다 유흥가 뿐인데...."

"........."





절~대 맞아서 뛰쳐나온거라고 말 못해.... 아니 안해!!





"말하기 싫은 모양인데 그럼 하지마"





하얀 연기가 내쪽으로 불어왔다.
담배 연기와 냄새에 약한 나였지만.... 참았다.



사랑은 참으로 힘든거구나............ ㅡㅡ^





복잡하고 시끄러운 곳을 벗어났다.



이거....어디까지 같이 가는거지......





"너... 우리집에 갈래?"





????

산이가 지금...... 왜.......





"나 믿지 못하면 오지 말고"

"아.....아니야"

"그래? 그럼 가자"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어차피 갈데도 없었는데 잘된거야.....
산어래...... 이상한 상상 하지 말자.....>.<





택시를 타고 20분 정도를 달렸다.



산이가 자기집이라고 날 데리고 간 곳은......
상당히 어둡고, 우울하고, 서늘한.....아주 비좁은 집이였다.



여기가.........산이가 사는 곳??




원룸 형태로 된 집은 10평도 안되보였다.



혼자 사는건가......





"많이 지저분하지?"





집은 깔끔했다.
분위기 때문에 그리 보였으리라.......





"아니.... 너 혼자 사는거야?"

"거의 그렇지"





그..... 대답은.....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건데.....




궁금했지만 묻지 않기로했다.



아까 산이도 나에게 더이상 묻지 않았잖아......





"난 배고픈데, 넌?"

"이왕 신세지는거 왕창 신세져볼까?"

"그럼 조금만 기다려"





윗옷을 벗은 산이가 싱크대로 가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난 녀석의 뒷모습을 유심히 살폈다.
보기와는 정말 다른 녀석........



살림 잘하는거 보니까 결혼하면 사랑받는 남편 되겠다^ㅡ^





잠시 후, 내 앞에 멋진 상이 차려졌다.





"와~ 맛있겠다! 나 남자가 해 준 음식 처음이야....잘 먹을게~"





난 왼손에는 그릇, 오른손에는 젓가락을 들고 라면을 시식했다.


면발은 적당히 익고, 국물 맛은 죽~였다....





"반 산!! 라면 끝내준다.... 이렇게 맛있는 라면 난생 처음이야"





내가 생각해도..... 오바가 좀 심했다.^^;
그래도 산이는 웃어주었다.



아침에 퉁 퉁 부을 얼굴과 눈은 뒷전인체 국물에 밥까지 말아먹었다.ㅡㅡ^

얻어먹었으니 설거지라도 하려했으나 산이가 극구 말렸다.




어쩜 좋아.....나 산이가 점 점 좋아져......>0<







불을 끄고 우린 서로 떨어져 누웠다.





지금쯤........ 다래는 깨어났을까.....
깨어났으면..... 날 원망하고 있겠지.....



이젠..... 내 얼굴 따윈 보려하지 않겠지?


엄마가 알아버렸으니 이젠...... 다 끝난거야......







조용한 가운데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내껀 밧데리가 없어서 꺼졌으니까 산이 폰이겠지...





"여보세요"





산이가 전화를 받았고, 반대편에서 여자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뭐라고 하는지 들리지 않았다......




이 시간에 여자에게 전화가 온다라는건.........





"알았으니까 그만해!! 지금 갈게"





이렇게 전화가 끊겼다.



이 시간에 어딜 간다는거야...... 혹시.... 아까 그 여자??


아.... 내가 왜 이러는거야.... 신경쓰지 말자.... 신경쓰지 말자...





불이 켜지고 옷을입은 산이가 나갈 준비를 했다.





"깨워서 미안.... 나 기다리지 말고 자...
안 들어 올수도 있으니까.... 아침에 갈땐 그냥 문 열어놓구 가고"







말을 마친 산이는 서둘러 나갔다.........






그렇게 뒤 한번 돌아보지 않은 채 산이는 내 앞에서 사라졌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10편 }



나에게... 내게 오지 않을 사람을 사랑해 본 적..... 있어....?
기다린적 있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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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으려고 하지 말아라.
생각을 많이 하렴.
아픈 일일수록 그렇게 해야 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면 잊을 수도 없지.
무슨 일에든 바닥이 있지 않겠니?
언젠가는 발이 거기에 닿겠지.

그 때, 탁 차고 솟아오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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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가만히 앉아서 시계만 뚫어져라 쳐다봤다.
산이가 나간지 1시간이 넘었다.



정말 안 들어 올 생각인가?



새벽 4시까지 산이를 기다리다 쏟아지는 잠을 주체하지 못하고,
바닥에 꼬꾸라져 잠에 빠졌다.





"야.... 그만 일어나"





누군가가 내 몸을 마구(?) 흔들었다.



우씨........ 잘 자고 있는데 누구야!!!




슬금슬금 눈을 떴다.=.=



헉!!! 산이가 웃으며 날 내려다 보고 있었다.@_@





"반 산.... 안 들어 온다더니..."

"여긴 우리집이다.... 너 보기 흉하니까 얼른 씻어라"





안~ 돼~!!!



산이에게 자다 일어난 나의 흉칙한 몰골을 보이다니......ㅜ.ㅜ





얼굴을 가리고 재빨리 화장실로 들어왔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나조차 눈 뜨고는 봐줄수 없는 지경이였다.-_ㅠ



산발이 된 머리는 기본이였고, 퉁 퉁 부어버린 눈에 눈꼽........



이제 산이는 날 여자라고 생각하지 않을꺼야......ㅠ.ㅠ




씻고 나오니 아침상이 차려져 있었다.


역시 일등 신랑감이야^ㅡ^





"아침 먹고 학교 가야지... 너 집에도 들려야하고"

"나 안가!"





산이가 들고 있던 수저를 내려놓았다.





"학교 안 간다고?"

"그래! 학교도 안가고, 집에도 안 들어갈꺼야"





짧은 한숨소리가 들렸다....




반 산..... 나 한심하지? 그래도 어쩔 수 없어...
이젠 아빠도.... 엄마도.... 다래도 날 싫어하니까......





"집에 안 들어가면? 어디 갈데나 있어?"

"............"

"너 그렇게 안봤는데 실망이다! 난 너같은애 이젠 몰라"





산이야..... 너도 역시 나 같은애는 싫은거지......?



다들 내가 싫었으면서 좋은 척 웃었던거야.....
씨........ 그럼 난 살 필요같은거 없잖아?




벌떡 일어나 나가려던 날 산이가 붙잡았다.





"비켜!! 비키라구!!! 나 같은거 어떻게 되든 상관 없는거 아니야?"

"너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사람은 누구나 아픔이 있는거야....
너무나 슬퍼서.... 그래서 그게 밝은 모습을 간직하게 할 수도 있는거고....
웃는다고 해서 행복한게 아닌거잖아..."





나 산이에게 안겨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안 그래도 라면 때문에 부은 내 눈은 이제는 아예 형체를 잃어버렸다...





이 꼴로 어떻게 학교에 가누................ㅜ.ㅜ





그렇다!! 난 학교에 가기로 결심을 했다!


산이가 우리 학교 교복을 내밀었다.





"어? 이거 누구 교복이야? 너..... 여자 교복 모으는 취미 있는거야-_-^"

"그냥.... 아는 친척꺼야... 어서 입기나 해"

"오케이~!!"





교복을 입고 산이네 집에서 나오는데 기분이 묘했다.
학생 부부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나 때문에 1시간이나 지각인데 어쩌지...."





최대한 미안한 표정으로 산이를 바라봤다.





"상관없어....넌 가방 없는데 괜찮겠어?"

"뭐 어차피 수업시간에 장난만 치는걸....."

"그래.... 그럼 가자"





버스를 타고 15분 만에 학교에 도착했다.
수업 중이라서 그런지 학교는 매우 조용했다.....




1동을 지나 2동으로 가던 도중 우리는......



로하랑 마주쳤다.





녀석은 7명정도 되는 패거리들 속에 있었다.

놈은 꽤 건방진 자세로 우리 앞으로 걸어왔다.





"야!! 너..... 이 자식 집에서 자고 온거냐?"





친구에게 이 자식이라니........
그리고 저 재수없는 표정은 뭐다냐.....ㅡㅡ^





"그렇다면?"

"반 산! 너 이 년한테 관심있어?"





내 말 씹혔다.......-_-+



씹을꺼면서 왜 물어본거야!!!


그리고 나보고 이년?????





"아니.... 관심없어"





응??? 산이가 지금......



가슴이 뻥 뚫린듯 허전해졌다.




관심없어......... 관심없어......




산어래!!


사랑과 동정과 우정도 구분 못하는 한심한 인간.......
산이 같은 남자가 너 따위를 좋아할리 없잖아.....




알면서....... 알면서도 왜 난 자꾸 기대를 가졌던거지?


그러면 안되는거 아는데...... 너무도 잘 아는데......




"산이 말 똑똑히 들었지?"





지금 저게 상처 받은 사람에게 감히........





"그래, 이 자식아!!! 난 사오정이 아니라서 아주 똑똑히 들었다!
그래서? 그래서 뭘 어쩌려구?"

"착각 속에서 빠져나오라고~ 이제 너한테 볼 일 없으니까 꺼져!"





하.......


웃겨..... 정말 웃겨!!!
내가 왜 저 놈에게 저런 소릴 들어야 해?





"반 산.... 넌 나 좀 보자"

"1시간이나 지각했어"

"그래서?"





이거..... 분위기가 험학해지고 있다.....



아로하, 저자식...... 오늘따라 왜 저러는거야.....
기분 안 좋은 일이라도 있는거야, 뭐야?





"너도 어서 수업 들어가라"

"이 새끼가!! 너 지금 나한테 명령했냐?"





로하가 산이의 멱살을 잡았다.



엄마야....... 이러다 정말 싸움나겠다....





그때 로하랑 같이 있던 놈들이 우리쪽으로 뛰어왔다.



그래.... 너희가 말리러 오는구나..... 다행이다....



안심을 하고 그 녀석들을 쳐다봤지만,
서로 눈치만 보며 가만히 서 있었다...




저것들 뭐야....... 왜 싸움을 안 말리는거야........-_-"





"반 산..... 대답 안해? 나한테 명령했냐고 물었잖아!!"





로하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소리가 너무 크다..... 이러다 선생님들 오면 어째.....





"산아.... 가자... 우리 수업 늦었잖아"





난 산이의 팔을 잡아 끌었다.....
그리고 멀뚱하게 서 있는 로하 패거리들에게 눈치를 줬다.




너희는........ 빨리 로하 잡아!





"너..... 죽고싶냐? 끼어들지마! 죽는다"





맘대로 해라~-_-b 어차피 사람은 다 죽는단다......-_-



난 멈추지 않고 선이를 끌고 걸었다.
우리에게 뛰어오려던 로하는 나의 눈빛을 받은 놈들에게 붙잡혔다.





"이 자식들!! 너희도 죽고싶은 모양이지? 그래~ 원대로 해주마!"

"형..... 제발 진정하세요...."





실컷 얻어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얘들아.... 미안하다.... 내가 이 은혜는 정말 잊지 않으마....-_-;;







우린 조용히 교실 뒷문으로 들어갔다.



오늘따라 정말 재수 드럽게-_-+ 없네.....

담임이 수업을 하고 있었다......





"너희 둘!!! 따라오너라"





담임이 수업은 뒤로 하고, 교실을 나갔다.
반 아이들은 수업을 안하게 되어 좋다고 소릴 질렀다.



지금 누군 죽게 생겼는데.........-.-^




난 순미에게 살아서 돌아오겠다며 손을 흔들고 산이와 교무실로 갔다.



한바탕 매타작을 할 것 같았는데 담임은 우리에게
2동과 5동 주위에 있는 잡초를 뽑고, 휴지를 주우라는 벌을 내렸다.



오늘 수업 들을 생각은 하지 말라는 협박(?)과 함께.........





산이는 나와 멀리 떨어져서 풀을 뽑기 시작했다.



뭐라고 한마디라도 할 것이지..... 괜히 내가 미안해지잖아....
내 잘못으로 인해 이렇게 된 것같잖아..... (너 마져....-.-;)





난 산이에게 슬금 슬금 다가갔다.


막 입을 열고 말을 하려는데 그림자 하나가 우리 앞에 드리워졌다.





고개를 들어 그림자의 주인을 바라봤다.



무지 예쁜....... 인형같은 여자가 서 있었다.o _ o





"반 산! 오랜만이야.... 근데 지금 니 모습... 그게 뭐니?"





어???? 산이랑 아는사이????



이제보니 반산.... 너 바람둥이였어ㅡㅡ^




난 그 여자는 듣지 못하는 작은 목소리로 산이에게 물었다.





"너 모르는 여자가 없다? 저 여자앤 또 누구야?"






잠시 후 들려온 산이의 대답에.........




가슴이 뛰면서....... 현기증이 일어났다.








"로하 여자친구"













그래도 지구는 돈다 { 11편 }



아무 것도........
아무 것도 변한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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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은 흔들려 보는 거야.
흐르는 눈물을 애써 막을 필요는 없어.
그냥 내 슬픔을 나에게 보여 주는 거야.
자신에게까지 숨길 필요는 없어.

물이 고이면 썩어 들어가는 것처럼
작은 상심이 절망이 될 때까지 쌓아 둘 필요는 없어.
상심이 커져 가 그것이 넘쳐날 땐
스스로 비울 수 있는 힘도 필요한 거야.

삶이 흔들리는 건
아직도 흘릴 눈물이 남았다는 건
내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증거니까.
가끔씩은 흔들려 보는 거야.

하지만 허물어지면 안 돼.
지금 내게 기쁨이 없다고
모든 걸 포기할 필요는 없어.
늦게 찾아온 기쁨은 그만큼 늦게 떠나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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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인형같은 여자가...... 로하의 여자친구?



아로하..... 저렇게 예쁜 여자친구가 있었구나.... 둘이 정말 잘 어울리겠다....



나같은건..... 나같은건 정말 호박이로군....... ㅡㅡ;

세상은 불공평해~!!!! -o-





"근데 산이야... 옆에 있는 여자는 누구야?
여자친구? 드디어 여자친구 생긴거야? 축하해~"





이 여자.... 생긴거완 다르게 이쁜말 하는군^ㅡ^





"지각해서 같이 벌 받는것 뿐이야....."

"아....그래? 난 또 여자친구인줄 알았네....안녕? 난 강새아야....넌?"





갑자기 로하 여자친구가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난 얼떨결에 악수를 했다....





"그래... 난 산어래라고해... 너 로하 여자친구라고?"

"너 우리 로하랑 아는사이야? 별일이네...."





우리 로하라........

씁쓸한 기분이 드는건 왜일까......



근데 별일은 뭐다냐-_-+
얘 은근히 사람 기분 나쁘게하네....=.=;





"아, 미안... 로하는 지금까지 나 말고 다른여자를 가까이 한적이 없어서...."





그래서 지금 자랑하냐??


점점 기분이 나빠졌다......





"강새아... 말이 좀 지나쳤다"





나의 흑기사~ 산이가 등장했다^0^





"아니, 난 그저....."





강새아의 쩔쩔매는 모습은 볼만 했다.





"산어래.... 2동은 대충 된것 같으니 5동으로 가자"

"응? 으...응"

"반 산!! 로하 학교에 왔지? 어디 있는지 알아?"

"니가 모르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미안.... 그럼 나중에 보자~"





서둘러 돌아선 강새아는 2동 건물로 모습을 감췄다.



근데 산이가 강새아를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단말이야...
한번도 새아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어!!


둘 사이에 뭔가가 있는것 같은데........-_-^







나와 산이는 담임에게 철저한 검사를 맡고 나서야 학교에서 풀려-_-; 날 수 있었다.





"정말 집에 안 들어갈 생각이야?"

"아....아니... 들어가야지..."

"잘 생각했다.... 그럼 들어가라"





왜 이럴까......
가슴이 답답해진다....




산이야....


너 괜찮은거야? 가끔은 니가 너무 위태로워 보여....
내가..... 내가 널 잡아주고 싶지만 자신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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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걸어 학원 앞까지 왔다.


다정이는 오늘 학원에 왔으려나.......




난 계단에 쪼그려 앉아 놈을 기다렸다.
1시간 후, 계단을 내려오는 시끄러운 발소리가 들렸다.




다정이가 날 보더니 소리부터 질렀다.





"너 연락도 안되고 어떻게 된거야? 니네반에 가보니까
너 벌 받는다고 하고.... 오늘 아침에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줄 알아?"





이 놈이 지금 어디서 큰소리야?

누구 때문에 내가 지금 이 고생인데......-_-^




난 있는 힘껏 주먹에 힘을 주고, 녀석의 배를 강타했다.





"윽.... 너.... 죽을래?"





요즘 날 죽이고 싶어하는 인간들이 줄을 섰네.... 줄을 섰어!!!





"너 어제 나랑 문자 잘 오고가고 했으면서,
왜 5분 후에 전화하니까 전화기가 꺼져있었어? 대답해!!"

"그때 마침 밧데리가 없었어"

"정말이야?-_-^ 거짓말하는거 아니지?"

"정말이야....=_=; 나한테 전화했었냐?"





그래, 이 인간아!!!!



필요할때 어김없이 돌아서 있는 이 웬수같은 인간.....
내가 너 때문에 로하에게 연락해서.... 지금 이렇게 되구...어쩌구.....-_ㅜ





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떠오를때마다 다정이를 구타했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집까지 와 버렸다.....





"원다정.... 오늘 나랑 밤 새자-_-;;"

"⊙_⊙.... 추워 죽겠는데 무슨소리야?"

"나 집에 들어가기 싫다는 소리다!!"

"왜.........?"

"몰라....말하기 싫어.... 그럼 혼자 잘 들어가!!"





난 뒤돌아 우리집 쪽으로 걸어갔다.



의리....... 의리 따지던 놈이....


나에겐 의리가 겨우 이거냐?? 추워서 싫다고??
난 여자라서.... 너에게 남자들의 우정따윈 느낄수 없는거냐!!!





"산어래~ 집에 들어갈거지? 꼭 들어가!! 알았지?"

"내일부터 나 아는척 하지마!!! -_-ㅗ"

"뭐라고? 안 들려~"

"이렇게 크게 소리지르는데 뭐가 안들려, 이 재수없는 인간아!!!
혼자 잘 먹고 잘 살아라~!!!!!!"

"알았어~ 니 꿈 꿀게~"





ㅡㅡ^

정말이지.... 살인 충동 일으키게 하는 놈이였다.....





난 현관 앞에서 망설였다.
이대로 들어가자니 자존심이 상했다.....



가출한지ㅡㅡ; 24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들어갔는데 왜 들어왔냐고 하면.....

그래..... 들어가지 않는게 나아......ㅜ_ㅜ




집에 들어가지 않기로 결심하고 뒤 돌았다.





"으아아~"





요즘 왜 이리도 깜짝 놀라는 일이 많은거야....-_-;



어둠 속에서 다래의 두 눈이 번뜩였다.+_+




병원에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안 들어가고 뭐해?"





왜......
화를 안내지? 내 얼굴 다시는 안 보는거 아니였나....



놈이 문을 열고 날 안으로 밀어 넣었다.ㅡㅡ^




어? 이럼 곤란한데.......
나 집에 안 들어가기로 결심했는데.....





"신발 안 벗어?"





녀석의 호령에 신발을 벗고 결국 집으로 들어갔다.
가출 결심 1분도 안되어 벌어진 일이였다.....





"산다래.... 왜 벌써 집에 왔어? 병원에 좀 더 있어야 하는거 아니야?"

"나 병원 체질 아닌거 몰라?"





이놈아!! 그럼 병원 좋아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딨냐.....=o=
내 말은 아직 다 낫지도 않았는데 왜 집에 왔냐는거지.....=_=;;





"병원에 있으면 학교도 안 갈텐데...."

"집에서 쉴꺼야"





ㅡㅡ;

그럼 그렇지~





"나 배고프니까 밥 좀 차려"





내가 그렇게 만만한가...... 아니면 나 밥순이????? ㅜ_ㅜ


니가 아프니까 내가 밥 차려준다!!!




최대한 기름기 없는 음식을 만들어 놓고, 난 방으로 들어왔다.





역시 집이 최고야~
가출 안하길 잘 한것 같다.......^0^




핸드폰을 꺼내 밧데리를 바꿔 끼웠다.
어제 병원에 도착했을때부터 꺼져있던 핸드폰이 켜지는 순간.....





음성과 문자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들어왔다.




헉!!!!

음성 10개에 문자 22개..........ㅡㅡ;





핸드폰을 이용한지 4년이 넘었건만 이렇게 많은 문자와 음성은 처음이였다.
문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음성은 1년동안 딱 2번 왔었나??





9번째 음성까지 들어 본 결과........


모두 아빠의 목소리가 담겨져 있었다.



왜 안들어오냐구..... 다래는 어디있는거냐구.....
빨리 집으로 연락하라는둥..... 대충 이런 말들이였다.




핸드폰에 밧데리만 있었어도 아빠가 그렇게 화를 내진 않았겠지?






마지막 음성도 아빠일 것 같아 삭제할까하다가 통화버튼을 눌렀다.





"나야........."





침대에 벌렁 나 자빠져 있던 난 스프링에 튕기듯 벌떡 일어났다.







마지막 음성의 주인공은 아빠가 아닌..............














그래도 지구는 돈다 { 12편 }



아무 것도........
아무 것도 변한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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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몰랐을까.
이렇게 그리울 줄
왜 모르고 보냈을까.

이미 떠난 당신이
돌아올 수 있을까.

망설임 속에
하루가 떠나간다.
당신은 하루만큼
더 멀리 사라지고
상심의 깊이는 깊어만 간다.

이별을 맞은 것은
알량한 자존심.
자존심은 버리기보다
지키기가 어려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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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음성의 주인공은 로하였다.



로하가 왜...........?





"나야... 핸드폰 꺼둔거냐? 아님 밧데리 없는거냐?"





밧데리가 없었다, 이놈아.........ㅡㅡ^





"괜찮냐... 사람이 부르는데 그냥 뛰어나가다니.... 너 만나면 가만 안둔다"





날 부른게 이 놈이였군.......





"어디서 방황하는지 모르지만... 빨리 집에 들어가라...."





날 걱정했나.......?


설마......
아까 학교에서 그렇게 재수없는 짓을 했는데 그럴리 없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녀석이다.





"내 음성 듣는대로 연락해라... 안하면 죽음이 널 기다리고 있다는 걸 명심하고"





얼씨구~ 혼자서 잘도 떠드네.... (그럼 음성인데.....-_-;)





"니가 울면서 뛰어 나갈때 나....... 띠 띠 띠......"





여기에서 음성이 끝났다.
난 핸드폰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아로하, 이자식....... 음성 남길줄도 모르는 인간이였어.....- o -
이씨~ 궁금하잖어!!!!!



그 다음 무슨 말을 하려고 했을까?
아..... 궁금해서 미치겠다...




난 궁금함을 참지 못해 침대에서 이러저리 뒹글고 있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고 다래가 들어왔다.



노크라도 할 것이지.....-_-;;



날 한심하게 쳐다보던 놈이 전화기를 침대에 던졌다.





"나한테 전화왔어? 누구야?"

"받아보면 알텐데 왜 물어?"





싸갈탱이 없이 말한 놈이 문을 닫고 나갔다.



나..... 그래도.... 자기를 살려준 사람인데.....
이렇게 무시를 해도 되는거야!!!





"여보세요!!"





화가 난 상태였기때문에 내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낮았다.



진짜...... 남자같다......ㅡㅡ;





"기분이 영 아닌 것 같다... 담탱이한테 왕창 깨졌냐?"

"순미구나... 왠일이야? 니가 전화를 다하고.....-_-^"

"어머머머~ 누가 들으면 내가 친구에게 전화 한 통 안하는 앤줄 알겠다"





남자가 있으니까 지금 이것이 이런 쌩쑈를 하는거겠지?





"너 지금 진수랑 같이 있지?"

"어? 어떻게 알았어?"





너의 가식적인 말투와 웃음...... 너무 티 났다...........ㅡㅡ+





"전화 한 용건이나 말해, 이 기지배야"

"너 어떻게 친구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니?"

"ㅡㅡ^ 그만해라~ 저번에 너 미팅한거 진수한테 다 말하는 수가 있다"

"아잉~ 왜 그래~ 너 내일 소개팅 해주려고 그러는데...."





잊고 있었다.



그렇지~ 나에게 소개팅이 있었지~
근데 내일 학교에서 말해도 될 것을 이 늦은 밤에......





"내일 말해도 되는데 왜 전화까지 했어?"

"혹시 모르잖아... 너 약속 생겨버리면.... 근데 있잖아...."

"뭐??"

"너랑 소개팅 할 애.... 지금 같이 있다~"

"정말? 어때? 잘생겼어? 키 커? 몸매 죽여?"

".............."





난 좀 따지면 안되냐....... T.T





"그건 내일이면 알게 되니까 너무 궁금해마라... 그럼 잘자~ 내일 봐~"

"야!!!"





순미는 한치의 기다림도 없이 전화를 끊었다.



이게 나 잘되라고 전화한거야, 약 올리려고 전화한거야?
폭탄만 나왔단봐라!!!



설마.......?
진짜 폭탄이라서 말 안해준건 아니겠지?





난 제발 폭탄만은 피해가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잠이 들었다.







아침에 다정이를 20분이나-_-^ 기다리던 난 놈을 저주하며 학교로 향했다.



어제 의리를 배신한것도 모자라서 오늘 나를 바람맞혀? ㅡㅡ;


감히 날 20분이나 기다리게 하셨겠다? 폰도 꺼놓구.....
원다정...... 너랑 정말 끝이다!!!




난 다정이 덕분에 10분을 지각했다.



2학년부터 학교에 좀 충실하게 다닐려고 했건만.....
으.... 원다정......




뒷문을 최대한 조용히 열었지만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로 쏠렸다.





"하하^^; 죄송합니다..."

"어서 자리에 앉아라"

"네......."





괜히 멋쩍어 미소를 지었던 내 얼굴은

로하녀석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굳어버렸다.....




어째서...........

어째서 저 놈이 여기에 있는거지.......?
이틀 동안 교실에서 보지 못했는데.......



로하 옆에 앉아있는 산이도 보였다....
그리고 강새아까지도......



로하의 음성이 마음에 걸리지만 어제 나에게 한 행동을 생각하면....




머리 정리를 좀 하냐고 뒷문에 서 있던 난
선생님의 째림에 얼른 자리로 와 앉았다.





"너 지각에 맛 들렸냐?"





순미가 내게 속삭여왔다........-_-;





"다정이자식 때문에......"

"너희 사랑에 드디어 이상전선이 왔구나.."





내가 말을 말자.... -_-;
최순미...... 연애소설 열심히 써라.....



로하랑 산이는 같은 반이였지만 내게 아는척을 하지 않았다.




로하가 그러는건 아무렇지 않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지만 산이는.....


내 시선마져 외면하는 산이를 보자 마음이 아파왔다.




내가.......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
아니면 로하 때문인가.....?
로하가 날 싫어해서 너도..... 너도 그런거니?





대답해줘, 반 산........







수업을 마치고 곧바로 순미와 약속 장소로 갔다.


오늘 또 학원 땡땡이군......



이틀정도 학원을 안갔더니 발죽이 그리웠다.....ㅡㅡ;
내가 벌써 발죽의 향기에 중독되었다는 뜻인가.......



약속 장소에는 이미 진수랑 나와 소개팅 할 남자가 와 있었다.
난 남자의 얼굴을 확인하고 순미에게 고맙다고 눈빛을 보냈다.


오늘 따라 최순미, 니가 이뻐보이는구나........^.^



어느정도 분위기를 띄워준 순진커플(순미+진수)은
잘해보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이거.......
소개팅이 처음이라 그런지 나 답지않게 심장이 뛰었다.





"내 이름.... 기억하지?"





아.... 어쩌면 좋아... 사람 얼굴이랑 이름 외우는거...
나에겐 정말 못할 짓이다........-_-;


바보도 아니고 이게 무슨 망신이란말인가........ㅠ.ㅠ





"미안.... 내가 좀 긴장을 해서...^^;"

"특이한 내 이름을... 그럼 다시 말해줄테니 잊으면 안돼~ 왕수치"





난 나오려는 웃음을 허벅지를 꼬집으며 간신히 참았다.



맞다, 맞어!!!! 왕수치......
절대 안 잊어먹게 생겼다.....



수치는 얼굴도 괜찮았고, 매너도 좋고, 재미도 있었다.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문에 달린 종이 울리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보고 싶지 않았는데 나도 모르게 시선이 갔다.






아로하.... 투 페이스.... 반 산.....






로하의 입꼬리가 서서히 올라가는게 보였다.






안돼..... 학교에선 절대 아는척 안하더니....


왜 하필 소개팅 하는데 나타난거야!!!!!!!!! -0-













그래도 지구는 돈다 { 13편 }



아무 것도........
아무 것도 변한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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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될 수 없는데,
당신이 아니고서는
아무도 내 마음을 가질 수 없는데
머물지 못하고 가신다니요.

모질게도 돌아서 가실 것이면
눈웃음이나 보이지 말 지
이미 주어버린 내 마음은 어쩌라구요,
돌이킬 수 없는 이내 순정을 어쩌라구요.

당신이 아니라면
누구에게도 줄 수 없는 이내 사랑을
당신이 없는 세상에서 어찌 하라구요.
그래도 부득부득 가셔야 한다면
부디 한 조각도 남김 없이 가져가세요.

피지도 못할 사랑이 남지 않도록..
조금만 더 기다려 모두 가져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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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로하에게서 눈을 뗐다.




내쪽으로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 발소리와 함께 심장이 뛰었다.



속으로 그렇게 기도했건만 녀석이 내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_-;



갑자기 나타난 로하로 인해 수치가 조금 놀란 눈치다.





"이런.... 내가 오늘 좀 냉정하게 굴었다고 바람피는거야?"





나는 물론이고 수치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



더 이상한 소리를 지껄이기 전에 놈의 입을 막아야해....





"하하하...^^ㆀ 너 웃긴다.... 난 너 모르는데.... 너 누구야?"





어색한 연기.........


놈이 비웃었다......-_-;





"바람 핀것도 모자라서 이젠 날 모른다고........?"





수치가 굳은 얼굴로 날 쳐다봤다.



윽!!!
아니야...... 사실이 아니야......





"그러게 말이야...... 너 이러면 안되는거다"





어느새 투 페이스까지 합세했다.=o=



수치가 벌떡 일어서더니 내게 소리쳤다.





"진수가 해주는거라 믿고 있었는데.... 어쩐지...
날나리같이 생긴게 어디서 거짓말이야? 다시는 사람갖고 장난치지마"





뭔가 딱딱한 것이 내 머리를 치고 지나갔다.



그러는 사이 수치는 사라지고 없었고,
로하와 투 페이스가 마주보며 웃고 있었다...




너희도...... 너희도 내가 재수없게 생겨서.......
그래서 괴롭혀주고 싶은거니....?
내 얼굴이 그렇게 맘에 안드냐!!!




너희가 뭔데......
너희가 뭔데 내 얼굴이 맘에 안든다고 이러는거야?


너희 따위가 왜!!!!!!!!





난 앞에 있는 반쯤 남아버린 키위 쥬스를 로하와 투 페이스에게 부었다.





"다시는..... 다시는 내 일에 상관하지마!
나도 너희 따위 신경 안 쓰니까..... 그리고......
너희는 우선 정신병원에나 가봐라"





자리에서 일어서 나오려는데 로하가 내 머리를 잡아당겼다.





"다시한번 지껄여봐"





로하의 눈이.... 빨갛게 변했다.


이건..... 정상적인 사람의 눈이 아니야......




그때........
산이가 로하손에서 날 꺼내주며 말했다.





"빨리가"

"산이야....."

"반 산!! 죽여버린다"





무서워........
내가 왜 그런말을 했을까.....


하지만..... 하지만 난 정말..........





"빨리 가란소리 안 들려? 가!!!!"





가게 안이 쩌렁쩌렁 울릴정도로 크게 산이가 소리쳤다.
안에 있는 손님들이 우리 눈치를 보며 서둘러 가게를 나가는게 보였다.






산이야.....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후둘거리는 다리를 간신히 부여잡고 밖으로 나왔다.





"씨발!! 너 이새끼!!! 죽여버리겠어!!!"





로하의 울부짖음에 가까운 소리가 그곳에서 멀어질때까지 나의 귀에서 윙윙거렸다.




집에 도착한 난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산이는 항상 내가 위험할때마다 도와주는데 난 도망치기나하고......
하지만 정말...... 로하가 무서웠어......





그때의 기억을 다시 떠오르게 할 만큼.........




정신이 아득해질만큼 무서웠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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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날 밤에.....



잊었던...... 아니 잊고 싶었던 그 악몽을 다시 꿨다.




다 잊은줄 알았는데..........


이젠 벗어났다 생각했는데 다시 조금씩 조금씩 깨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네 식구가 함께 아침식사를 하게 되었다.



다래일 이후 아빠는 내게 미안하다 했고, 난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그때부터 난 아빠에게마저 나의 마음을 닫아버렸다.



엄마 또한 예전보다 훨씬 내게 잘해주지만........
나에겐 그것이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악몽 탓에 밥맛이 없어진 난 조용히 일어섰다.





"어래야... 한 숟가락도 안 먹었는데..."

"괜찮아요...."





난 엄마의 시선을 외면하고 집을 나왔다.



이젠....... 싫다.........





"너 때문에 나까지 밥맛 없어졌다... 책임져"





나오는 소리도 못 들었는데 어느새 내 옆에 다래가 서 있다.





"미......안해"





내 입에서 나온 소리였지만 나 자신도 놀랐다.



내가 이렇게 순순히 놈에게 항복(?)하다니..........-_-;


하지만..... 이게 원래 내 모습 아닌가?
씩씩했던건 이런 날 감추기 위한 방어벽이 아니였을까......





"어... 디 아프냐?"





그래도 다래녀석..... 내가 걱정이 되긴 되나부네^^





"나 건강하잖아! 근데 너까지 아침 못 먹어서 어떡하지?"

"됐어!! 원래 밥 안 좋아하는데 뭘....."





치..... 밥 없으면 못사는 식충이인거 다 아는데........-_-a
너도 거짓말에는 약하구나....... 얼굴에도 다 나타났다.





"오늘 일찍오면 내가 맛있는거 해줄게....어때?"

"몰.......라"

"일찍 들어올꺼지? 6시까지다~"





계속 바래왔어.....
다래와 이렇게 같이 학교가고, 얘기하게 될 오늘을....



다래야....... 나 아직은 안되겠지만 그래도.......
1% 희망은 가져도 되는거지?






갈림길에서 우린 헤어졌다.



교실에 도착하고 보니 로하랑 산이는 아직 오지 않은 모양이였다.



오늘부터 어떻게 되는걸까.......
분명히 로하자식은 날 보자마자 달려들텐데.......



내 앞에 앉은 여자애들이 자기들끼리 속삭인다고 얘기하고 있었지만
다 들렸다........ㅡㅡ;




그때 그 여자애들의 입에서 로하와 산이의 이름이 나왔다.
나도 모르게 귀가 쫑긋해졌다.





"우리반에 로하랑 산이가 있다니.... 이게 왠 행운이냐"

"좋기는한데 애들도 막 패고.... 무섭잖아"

"아니야~ 남자들한테는 그럴지 모르겠지만 산이는 여자들에게는 정말 잘해준다더라"

"그럼 로하는?"

"로하 인기 많은거 어디 하루 이틀이니? 하지만 걘 여자는 거들떠보지 않는다고 하던데......"

"정말? 우와..... 로맨틱하다.... 딱 한 여자만 좋아하는 남자라....."





아로하가 로맨틱??


그 놈 정체를 알고나 그런소리 해라!!!




그래...... 로하나 산이, 겉모습이 화려한건 사실이지......
산이는 아니지만 아로하는 얼굴빼면 잘난게 하나도 없는 놈이지....-_-^





"산어래~ 너 잠깐 나와봐"





뒷문에서 내게 나오라는 손짓을 하는 다정이가 보였다.
오늘 다래랑 오냐고 놈을 잠시 잊고 있었다....-_-;



다정이는 내가 가자마자 잡아먹을듯 달려들었다.





"오늘은.... 왜 혼자가셨나....."

"다래랑 데이트 좀 했다!!"

"난 뭐야......"

"뭐가 뭐야?"

"너........"

"잠깐!!"





저 멀리 걸어오는 산이가 보였다.



오늘은 혼자네........




산이와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산이의 얼굴이 또렷하게 보였다.




로하 이자식!!!!!!!!!






"산이야... 로하가 그런거지? 니 얼굴 그 놈이 그렇게 만든거지?"





나 때문에...... 나 때문에........




하지만 산이는 날 외면했다.





내가........... 내가 너무 뻔뻔한거니..............?






"산이야.... 미안해......"






산이가 나와 다정이 사이를 지나 교실로 들어서며
감정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는척 하지마"













그래도 지구는 돈다 { 14편 }



아무 것도........
아무 것도 변한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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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둔 마음에 뜬 별 하나.


너는 내게 가장 큰 희망이지만
가장 큰 아픔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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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척 하지마"






너...... 여자에게는 친절하다며.......



어제 날 도와줬잖아....
니 얼굴에 그런 상처 낼 만큼 날 생각해서......


그래서 날 도와준거 아니였니........?





"너 미움 받을짓 했냐? 살벌하다"

"사람 성질 건들지말고 이제 가!!"

"무슨일.... 있는건 아니지?"

"있으면? 너 싸움도 못하잖아"

"내가 이래보여도 얼......"

"자~ 자!! 수업 시작하겠다... 얼른가라~ 학원에서나 보자"





난 억지로 다정이의 등을 떠밀었다.



괜히 내 일에 너까지 끌여들일 생각없어......
내가 시작했으니까 내가 끝을 내야지......





산이에게 다가가는 새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난...... 새아처럼 너에게 다가갈 수 없겠지?
난...... 친구로라도 이제 너에게 갈 수 없는거겠지......?




수업이 끝날때까지 로하는 오지 않았다.




어제.......

로하랑 산이 사이에 싸움이 일어난건 확실한데.....
산이는 학교에 왔는데 로하는 왜 안 왔을까....



또 나 때문에 두 사람이 싸웠어.....
나 때문에 둘이 싸울 필요까지는 없잖아.......
나 때문에 로하랑 싸워서 아까 산이가 내게 그런말을 한건가?



아로하.......

산이가 나 때문에 너랑 다시 예전처럼 지낼수 없다면.....
니 앞에서 무릎꿇고 빌께......
나 하나만 너에게 빌면되지.........?



너 정말......
사람 비참하게 만드는 재주 있다........







학교 끝나고 집에 가서
다래에게 맛있는-_-; 오징어볶음밥을 해줬다.


고마워..... 다래야......^-^




오랜만에 간 학원에는
다정이의 말대로 발죽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ㅡㅡ;
너무 오랜만에 발죽의 향기를 맡아서인지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산어래... 그동안 학원에 나오지 못할 큰 일이라도 있었나?"





도대체!!! 몇번이나 같은 대답을 해야하는거야!!!





"저 사정이 있어서......."

"무슨 사정?"

"동생이 아팠어요"





왜 동생이 아팠냐구..... (그럼 내 동생은 무슨 천하무적이냐? -_-^)
그럼 학원에 전화했어야 하는거 아니냐구.....



숨도 안쉬고 말한다.



이거....... 발죽이 정말 나 좋아하는거 아냐?!!


오~ 생각만해도 소름이 돋는다....
스승과 제자와의 사랑은 금지라구~!!!
발죽선생님 절 잊어주세요....... (오버 그만해라-_-;;)





다정이와 집으로 가던 도중, 난 내 눈을 의심했다.



저건 새아랑 다정이 친구 세윤이 같은데......


둘이 이 야밤에 만나서 뭘 하는거지......?
어떤 사이일까..........?


로하는..... 로하는 알고 있을까.......?



다행히 다정이는 못 본것 같다.





"원다정.... 세윤이 여자친구 있어?"

"그건 왜? 관심있어?"





또 놈의 특유의 말투가 나왔다....-_-;;
내가 다른남자에게 조금이라도 관심보이면.....=_=^



원다정..... 사람 혼란하게 만들지 말라니까!!
너와 난 그냥 친구로 지내는게 나을꺼야...... 안그래?





"세윤이 잘생겨서 좋다! 됐냐?"

"여자친구 없어.... 정말 세윤이 좋아해?"





이젠 얼굴까지 감정이 드러났다.=_=;



질투의 화신 원.다.정.



너..... 나 좋아하는거 아니잖아.....
제발 그런말과 그런 얼굴 하지마....-0-





"그냥 친구로 좋아.... 이젠 됐지?"





놈이 고개를 돌려 내 시선을 피했다.



정말 애다, 애.............ㅠ.ㅠ
중학교때 소문은 이렇지 않았는데.......




내가 다정이를 만난건 작년 여름......



중학교때 다정이의 친구가 내 친구를 좋아해서 그때 잠깐
다정이의 얼굴을 본적 있다.
하지만 그냥 스치는 식이였기 때문에 서로 인사같은건 없었다.



그때 다정이는 좀 노는아이였기때문에
순진했던ㅡㅡ; 나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다 작년 여름방학때 같은 학원을 다니면서
다정이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이때까지 다정이는 나의 이름은 물론, 얼굴도 모르는 상태였다.









(( 작년 여름 ))




처음으로 학원 간 날.........


이미 학원에 다니던 아이들이 학원에 처음 왔으면
자기소개랑 장기자랑을 해야한다고 했다.



쪽팔리게 이게 무슨일이야.........-_-;



먼저 내 옆에 있던 남자애가 입을 열었다.





"내 이름은 원다정이야.... 중서고등학교 다니고 있어"





뭐시라??????? 원다정???? ⊙_⊙
중학교때 좀 놀았던... 내 친구 좋아하던 놈의 친구 원다정???
이게 왠일이라니........ㅡㅡ^





"노래 한번 해봐~"

"그래, 그래!!!"





참...... 적극적인 애들이군^^:



다정이는 멋지게 노래 한곡을 뽑아냈다.



이럼....... 내가 빠져나갈수가 없잖아........ㅜ.ㅜ



노래가 끝나자 모든 시선이 나에게로 쏠렸다.



뭐.....라고 해야하지?





"안....녕.. 난 산어래야... 한일고등학교다녀"

"다정이는 노래 불렀으니까 넌 춤 춰라~"

"휘익~"





여기저기서 환호성과 휘파람이 들려왔다.



춤??? 이거 환장하겠네.....
좋아하는 하지만 여기서 출 수는.....





"얘 당황해하잖아.... 그냥 나처럼 노래 어때?"





난 옆에 있는 다정이를 쳐다봤다.



얘...... 날나리 아니였나?
날 위해 변호하고, 학원에도 다니고........ㅡㅡ;



난 노래도 싫다고 했는데 결국 부르게 되었다.
음치인 나의 생라이브를 들은 아이들이 하나둘씩 교실을 나갔다.-_-;



그래서 안 부른다고 했거늘....... 차라리 춤을 출껄 그랬나?
새로운 친구들에게는 내가 음치인 사실을 정말 숨기고 싶었는데....ㅜ0ㅜ





집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다정이와 마주쳤다.



이 놈.....
아까 내가 노래 시작하자마자 교실을 나갔었지.....-_-^





"어? 너 이 근처에 살아?"





아무렇지 않게 내게 아는척을 하다니......

얄미워~ >.<





"응..."

"같은 학원에 다니고 같은곳에 살다니... 정말 신기하다"





짜식 오버하기는.......=.=





"그럼 우리 학원갈때 같이가자, 어때?"

"마....맘대루"





솔직히 나에게 친근하게 다가올줄은 몰랐다.



먼저 다가와 친구가 되어준 다정이......
원다정........ 고맙다..........








(( 회상 끝 ))








이젠 한심해보이기만-_-; 한 다정이와 헤어지고, 집으로 들어왔다.
엄마, 아빠가 왠일인지 쇼파에 앉아 있었다.





"왔구나.... 이리와서 앉아보거라....."





무슨일이지...........?




내가 자리에 앉았는데도 아빠는 망설이고 있었다.





"아빠, 무슨얘기하려고? 빨리말해.... 나 피곤해...."

"아... 미안하다... 그러니까 저......"





갑자기 아빠가 내 왼손을 덥썩 잡았다.
그리고 오른쪽에 있던 엄마는 나의 오른손을 잡았다.....⊙⊙




이 이상하고, 불안한 느낌은 뭐야..........ㅡㅡ;





"어래야... 아빠랑 엄마가 두달동안 호주에 가게 되었단다.
우리가 돌아올동안 다래랑 사이좋게 지내야한다"

"그래, 어래야.... 다래가 까불면 혼내주고.... 부탁해"





난 엄마와 아빠를 번갈아 바라봤다.





갑자기 왠 호주???????





그것도 두달씩이나??!!!!!!!!!














그래도 지구는 돈다 { 15편 }



아무 것도........
아무 것도 변한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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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있었다.
늘 혼자서 가야하는 길이었기에
쓸쓸했다.

길이 있었다.
늘 흔들리며 가야하는 길이었기에
눈물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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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동안 이 큰 집에서 다래랑 단둘이 살아야 한다??




앞이 깜깜해졌다.=o=;



자신 없어...... 내가 다래를 어떻게....





"일 때문에 가야한단다... 정말 무책임해서 미안하구나..."

"언제... 떠나는데?"

"내일 아침 비행기란다"

"뭐?? 내일 아침???"

"일주일 전에 결정이 났었는데 그동안 다래일도 있었고....
생각해보니 말 할 시간이 없었구나...."





세상에...... 정말 무책임해!!!
내일 당장 떠나면..... 난 뭐부터 해야하는거야?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단다... 아빠가 잘 아는 아저씨한테
말해놓고 가니까 무슨일 있으면 그 아저씨한테 전화하고..."

"알았어......"

"이해해줘서 고맙구나...."





내가..... 내가 막는다고 될 일이 아니잖아...
막아야 할 이유도 없고....
우리를 위해서 가는거니까....




난 방에 들어와 누웠지만 쉽게 잠을 이룰수 없었다.





다래와 본의 아니게 두 달 동안 같이 살게 되었네.....o_o


안 그래도 집에 붙어있기 싫어하는 녀석인데
아빠, 엄마가 없으면 아예 가출할지도 몰라......-∇-;


족쇠라도 채워둘까.........? -_-;





토요일 아침,
정말로 아빠와 엄마는 떠났다.
자식들을 버려두고(?) 가는 얼굴치곤 꽤 행복해보였다.



하긴..... 같이 살고부터 단둘이 있어본적이 없었으니.....
어쩌면...... 회사에 자청해서 호주로 떠나는건지도 몰라......ㅡㅡ;





역시나 학교에 안 가려는 놈을
온갖 협박과 애교-_-^를 다 해 간신히 보냈다.




다래가 집에 안 들어와도 난 모르는 일이야......ㅡ,.ㅡ^
나에게 다래를 책임지는 일따위 시키지마~!!!





오늘은 로하뿐만 아니라 산이까지 결석했다.



무슨일 있는건가?
안돼....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산어래!!! 정신차려...... 니가 왜 그놈들을 걱정하는거야?



처음부터.... 우린 만나지 말아야했어.....
만났어도 그때 바로 끝냈어야 하는건데......




인연이라는 끈이 정말 있을까?



있다면...............


로하와 산이와의 끈은 어디가 끝일까?
하....... 나도 모르게 또 기대를 해버렸네....
이미 끝났을지도 모르는데........ 산어래, 이 바보!!! 바보-_ㅠ





배신녀 순미는 진수와의 데이트가 있다며 날 뒤로하고 가버렸다.
다정이도 약속이 있다며 먼저 갔다.



오늘따라 토요일이 싫어진다..........ㅡ0ㅡ;



외로버~ㅠ.ㅠ




혼자 노래방 가는걸 무척이나 청승맞게=0=" 생각한 나였다.
그런데 그런 내가 지금 외로움을 달래려 혼자 노래를 부른다.



안 올라가는 음 따라잡다 삑사리나고-_-;;
안되는 랩 하다가 박자 놓쳐서 노래 망치고....ToT




재미없어.......-∇-^ 그냥 집에가서 잠이나 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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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가까워지고 현관문 앞에 섰을때,
안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게 무슨 소리지......?
다래녀석 벌써 왔나? 지금 겨우 3신데......-_-;;




문을 열고 들어간 집은.......
그야말로 남자들의 천국..... 아니.... 늑대들의 소굴로 변해 있었다.o _ o






안을 쭉 훑어봤다.
다래까지 합해 남자가 모두 12명!!!!!!!!!!!!



산다래.... 이거 너무하는거 아니야?
도대체 이 많은 인간들은 어디서 델꾸 온거야......ㅠ.ㅠ





"왜 이렇게 늦게 왔어? 너 기다리다 굶어죽는건 아닌가했다.. 빨리 밥 차려"





밥이라...... 설마 이 인간들꺼는 아니겠지.....-_-^


얘네들도 양심이 있지....... 암...... 그렇고 말고......+0+




난 12명이나 되는 남자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음식을 준비했다.
밥 한공기까지 완벽하게 떠놓고 녀석을 불렀다.





"벌써 다 했어? 빠르네... 어? 이게 뭐야?"





다래가 내가 차린 밥상을 보더니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_=





"니가 좋아하는 음식만 했는데 뭐가 불만이야? 먹기 싫음 말어!!!"

"왜 밥이 하나야?"

"응.......?"

"너 시력 검사 좀 해봐야겠다... 우리가 1명으로 보이냐?"





설마 설마 했는데.........ㅜ.ㅜ



양심도..... 예의도 없는 뻔뻔한 놈들!!!
저 놈들..... 다래 친구 될 자격이 있는 놈들이였어.....-_ㅠ



난 슈퍼에 가서 재료를 더 사오고 다시 음식을 준비했다.
놈들은 여유롭게 거실에서 TV를 보며 웃고 떠들었다.
간간히 빨리하라는 소리도 잊지 않았다.



들고 있던 칼을 도마에 찍고 이를 갈았다.+_+



산다래...... 오늘은 완벽한 너의 승리다!
다음에.... 다음엔 난 20명 데꾸온다-_-;; 기다려라.....





12인분의 음식을 만드는건 설거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였다.
씽크대 양쪽에 수북히 쌓여있는 저 웬수같은 그릇들.......-_-^



밥을 다 먹은 놈들은 방에 들어가서 뭘하는지
1시간째 꿈쩍도 하지 않고 조용했다.




그 좁은 방에서 자는건 아닐테구.........




갑자기 남자들끼리 있으면 뭘 하는지 궁금해졌다...+o+





난 고무장갑을 벗어 던지고 다래의 방으로 조심조심 걸어갔다.
그리곤 숨을 죽여 문을 조금 열어보았다.


모두 컴퓨터 쪽에 몰려 있었다.



게임하나??
근데 게임하는거 치고는 너무 정숙하고, 방안의 공기가 뜨거워.....-_-;



좀 더 문을 열자 모니터에 나타난 화면이 보였다.





"캬악!! 너네 뭐하는 짓이야?"





너무나 충격적인 장면에 소릴 지르며 문을 벌컥 열었다.=_=


놈들이 날 한번 쓱 보고는 아무렇지 않게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뭐....................야?


왜 아무렇지도 않은거야?
너넨 12명이라 나 따위는 전혀 무섭지 않다 이거야? -_-+





"당장 그만해!! 산다래.... 컴퓨터 끄지 않으면 다 말하는수가 있어"

"사춘기때는 다 이러는거 몰라? 방해하지 말고 나가!!"

"너.... 정말 못하는 소리가 없다? 당장 꺼!!"





저런 다래의 모습......


정말 정말 징그러워........*>_<*





"지금 이럴때 여자가 있으면 흥분되는데......"






///o///




어떻게..... 어떻게 저런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 뱉을수 있지?
산다래, 너 정말 저질이야!!!!!




난 문이 부셔지도록 닫았다.
얼굴은 붉어졌고, 심장은 미친듯 뛰어댔다>.<;;





"산다래, 이자식.... 누나를 여자로 생각하는거 아니야?"

"하하하~ 그러게 말이야... 수상하다~ 그건 그렇고 너희 누나 몸매 죽이던데~"

"쟤가 얼마나 많이 먹는줄 아냐? 보기엔 괜찮을지 몰라도
똥배는 물론이고, 살 안 튀어나온 곳이 없어"





저것들이 지금 나 들으라고 하는거야, 뭐야!!!!!




그리고 산다래!!!
너 내 몸 본적도 없으면서 뭘 안다고 떠들어!!!





저질........ 변태.........-_-;;




나 변태동생은 싫어......>_<













그래도 지구는 돈다 { 16편 }



아무 것도........
아무 것도 변한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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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의 첼로 소리 같기도 하고,
맑은 날의 피아노 소리 같기도 한 너의 목소리.
들을 때마다 노래가 되는 말.
평생을 들어도 가슴이 뛰는 말.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감칠맛 나는,
네 말 속에 들어 있는 평범하지만 깊디깊은 그리움의 바다.


보고 싶은데......


나에게도 푸른 파도 밀려오고,
내 마음에도 다시 새가 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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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들은 장장 3시간동안 그 암흑같은-_-;; 곳에서 성교육(?)을 하고,
밤 9시까지 자다 다시 일어나 밥을 먹었다.=_=+


그리고 거실에 쭉 둘러앉아서 술판을 벌였다......-_-;




산다래.... 엄마, 아빠가 집 떠나기를 기다렸던것 같다....-_-^



잠을 자려고 누웠지만 시끄럽게 떠드는 놈들때문에
눈이 말똥말똥해지고, 귀가 아파왔다.-0-



저 자식들 자기 집에나 갈것이지....
다시 또 이런일이 일어나면.... 집 나갈테니 알아서 해라, 산다래!!





"야~!! 좀 나와봐"





다래가 날 부르는 것 같은데.....ㅡㅡ;


저게 친구들 있는데 야 라니!!!
또 무슨 꼬봉짓을 시키려고 날 부르시나....
자는척이나 해야지....=_=





"산어래! 빨리 안 나와?"





하........ 산어래??
반말하는것도 모자라 이제는 내 이름까지??
너 오늘 죽었어!!!!!! +ㅇ+"



난 이불을 박차고 거실로 나갔다.
거실은 담배연기와 냄새로 숨쉬기가 힘들었다.=o=;





"콜록~ 너 누가 담배 피래?"

"가서 담배랑 음료수 좀 사와"





ㅡ_ㅡ^
아까부터 내가 지 꼬봉으로 보이나??


제발 한번만이라도 좋으니까 누가 대접 좀 해주라......-_ㅠ





"아까 12인분 밥하고 안주 만들어 줬으면 됐지, 뭘 바래?"

"니가 가서 담배사면 민증까라는 소리 안할꺼아냐... 1분 내로 갔다와"





말을 마친 놈이 다시 술을 들이켰다.



중3짜리가 술먹고, 담배까지.....
엄마가 알면 기절할 일이다.....
착하고, 순수한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_-;





신발을 신고 집을 나서는 내 모습이 정말이지... 미웠다....ㅜ_ㅜ
알코올을 들이킨 다래에게 내 말이 통할리 없다.





"나.... 내일 당장 집 나갈꺼야... 진짜 나갈꺼야....>_<"

"뭘 그렇게 궁시렁거려?"





갑자기 뒤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래 친구들 중에 제일 잘생겨서 내가 찜 해놓은-_-; 아이였다.





"넌 왜 나왔니?"

"바람 좀 느낄까하고... 다래에게 누나가 있는줄 몰랐는데..."

"그래? 놈이 내 얘기 안했구나......."





섭섭하기는 하나, 굳이 말 해야 할 이유도 없지....가 아니라-_-;;
산다래.......... 나중에 보자-_-^





"다래랑 닮은 구석이 없던데... 다래, 주워 온 자식이지? 맞지?"





이놈 참...... 똑똑하군........=_=;;





"다래 엄마랑 우리 아빠 재혼했어... 남남이니까 안 닮은게 당연하지"

"아.... 몰랐어.... 미안해....."

"사과할줄은 아네?"

"무슨 소리야?"

"다래 친구라서 건방질줄 알았는데... 넌 다행히 놈을 닮지 않았구나.."

"하하^^; 그 자식 자존심빼면 시체잖아"





오늘 처음 만난 연하의 남자인데 편했다.......-_-^



처음으로 담배를 사는건데 다래 말대로 민증검사 없이 살 수 있었다.


내가 정녕 늙어 보인다는 말인가........ToT





"누나.... 남자친구 있어?"





다래에게 그토록 듣고 싶었던 누나라는 단어가
다래 친구인 잘생긴 이놈 입에서 나왔다.

그래도 좋다............^0^





"없어... 그냥 친구는 있지... 넌?"

"난 아무 여자나 안 사겨!!"





내가 남자친구가 없지만
어째 난 아무 남자나 다 사귄다는 소리로 들린다.....ㅡㅡ;





"다래는? 다래는 여자친구 있어?"





난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o+


친구니까 알겠지...........^.^





"누나라면서 몰라?"

"니가 나의 아픈곳을 건드리는구나...-_-; 다래가 그런걸 나에게 말할리 없지..."

"흠.... 쫓아다니는 여자는 많아... 특별한 여자는.... 있나? 없나?"





대답이 영 시원치 않네......-.-"
다래랑 별루 안 친한가?
아까 엄마랑 아빠가 재혼한것도 모르고 있었고....(-- )( --)





"어떤 여자 좋아하는데?"

"난 좀 작고 아담한 여자가 좋아... 내 품에 쏙 들어오는 그런 여자"

"너 말루 다래-_-;;;;"

"=_=^ 딱 한번 여자에게 관심 보인적이 있었어.... 아무래도 그런 여자를 좋아하는것 같은데..."





여자에게 관심을 보였다구???
좋았어~ 이걸루 다래는 나한테 잡힌거나 다름없어!! (과연 잘 될까...)





"어... 떤 여자야? 아직도 그 여자 좋아해? +_+"

"왜 그렇게 궁금해하지? 갑자기 말하기 싫어졌어... 다래에게 직접 물어봐!"





뭐.......야!! 성격 참 별나네...-_-;;
다래 약점 잡을 수 있는 좋은기회였는데....





손으로 뭘 막 가지구 놀던 놈이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윽!!! 깜짝이야......
안 그래도 어두워서 무서웠는데.....-_-;





"왜......그래?"

"내 십원........T.T"

"⊙⊙ 십원이 뭐??"

"난 몰라....ㅠ.ㅠ 내 십원이 없어졌어...."





ㅡ_ㅡ;

녀석이 십원을 외치며 울기 시작했다.




뭐....... 뭐 이런 놈이 다 있다냐?
생긴건 멀쩡한게........=.=^
그리고 돈을 무시하는건 아니지만-_-; 겨우 10원가지고....




지갑에서 10원을 꺼내 손에 쥐어주며 놈을 겨우 겨우 달랬다.
그제서야 놈이 활짝^ㅡ^ 웃었다.



무.......무섭다...........ㅡoㅡ"





집에 도착해 다래에게 담배를 던지고 내 방으로 기어들어왔다.






밤에 좀 뒤척였더니 오후 1시에 일어났다...ㅡㅡ;
기지개를 켜고 하품을 하며 방에서 나왔다.



엉망진창일줄 알았던 거실이 깨끗했다.= 0 =



나에게 치우라고 할 줄 알았는데........-_-


그나저나 친구들은 다 간 모양이네?
다래는 아직도 자나?





"따~ 따라라라~ 라라~"





다래의 방으로 가던 난 내 핸드폰 벨소리에 멈춰 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나 다정이... 뭐해?"

"뭐하긴.... 그냥 있지... 넌 뭐해?"

"심심해~"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구........-_-;
지금 집에 아무도 없겠다, 오랜만에 비디오나 한판 때릴까? good~





"야!! 우리집에 놀러올래? 아무도 없는데....."

"정말? 알았어~"

"올때 재미있는 비디오 빌......"





난 다래의 방에서 나오는 십원때문에 말을 잇지 못했다.
어제밤에 그 십원사건...... 도저히 잊혀지지가 않는다.-_-^


이름을 모르기에 난 놈을 십원으로=_=; 부르기로 했다.





"산어래!! 지금 간다~"

"야..... 안돼!!"





하지만 전화는 이미 끊어졌다.
다시 전화를 하려했지만 핸드폰이 소리를 내며 꺼졌다.....-_-;



밧데리........ 이런!!!



십원이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벌컥벌컥 마셨다.



완전히 자기 집이네.......=.=+


아.... 이제 다정이 녀석이 올텐데 어쩌지.....
저 놈이 다정이가 집에 놀러오는거 알면 다래에게 말할테고,
그러면 다래는 나에게.......-ㅇ-




난 십원에게로 다가갔다.





"다른애들은 다 갔니?"

"응......."

"다래는 아직도 자나?"

"약속 있다고 아까 나갔어... 아~ 머리아퍼...."





어린놈이 술이나 퍼마시니까 그렇지-_-^





"넌 약속없어?"

"없어!"





놈이 쇼파로 가 TV를 켰다.





"저기..... 나 아이스크림 먹고 싶은데 좀 사다줄래?"

"어제 사다놨어... 냉장고 봐봐"





ㅡㅡ^

십원의 뒷통수를 때리고 싶은걸 참았다.




이 눈치없는 놈....... 어쩌지? 아.... 어쩌지?






"띵동~"





저 놈 고집 있어 보이는데.......
어제 십원사건만 해도 그러니까......=_=;



어? 방금 띵동이라는 소리가 들렸는데......
뭐?????? 띵동???





현관문으로 눈을 돌렸을땐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였다.
십원이 문을 열고 있었다.




오............ 안돼..............-▽-;;;




잠깐~!!!!!!!!!




STOP!!!!!!!!!













그래도 지구는 돈다 { 17편 }



아무 것도........
아무 것도 변한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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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주위의 사람들이 나에게 묻습니다.
아직도 사랑의 감정이 마르지 않았느냐고...
그러나 나의 대답은 한결 같습니다.
그저,
사랑이라는 단어가 존재하는 한
나는 영원히 그리워 하고 있을 것이라고...


내 가슴에 영원히 담겨 있는 그대이기에
아직도 나는
소년같이 얼굴이 빨개져버린 가슴으로
사랑을 노래하는지 모릅니다.


그대가 나를 잊엊다고 고개를 돌려도
나를 버리고 돌아서더라도
이 세상에 사랑이란 단어가 존재하는 날까지
그대에게 향한 나의 마음은
언제나 용광로처럼 펄펄 끓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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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리고, 까만 봉지를=_=;; 들고 있는 다정이가 보였다.



십원과 다정이는 서로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약 10초간의 정적이 흘렀다.....



난 십원을 옆으로 치우고-_-; 다정이를 맞이했다.





"빨리 왔네.....^.^;"

"너 남자랑 단둘이 있었냐? 난 왜 부른거야?"

"저 놈 있는줄 몰랐다"

"나 갈게"

"가긴 어딜가... 쟤 다래 친구야... 너보다 좀 많이 커도 아직 중학생이야... 어서 들어와"





키 얘기 때문에 안 그래도 삐져있던 놈이 더 삐져버렸다...ㅡ.ㅡ^
그런 놈을 억지로 달래 방으로 끌고 들어왔다.



비디오는 포기하고,
다정이가 사온 과자랑 음료수로 배를 채우며 이야기 꽃을 피워나갔다.





"나 어제 여자 소개 받았어"





여자를...... 소개 받아?
나도 받았었는데 완전히 박살 났지....-_-;





"그래? 누가 소개시켜줬는데?"

"그냥 친구가... 2살 어린애다"

"그럼 중3?? 도둑놈이구만..... 이쁘냐?"

"그런건 잘 모르겠고, 착해...."





나도 착한데............=0=


다정이가 여자 소개받았다는 사실이 왜 이렇게 화가날까?
다른여자에게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아니야... 이건 단순히 친구로써의 감정이야.....-_-



다정이에게 여자친구가 생기면 좋은건데.....
그동안 지겨웠는데 잘됐지, 뭐......-_ㅜ





"그 어린애랑 잘해봐라"

".........넌?"

"나?? 나 뭐???"





다정이가 대답을 할 무렵, 방문이 벌컥 열렸다.





"누나... 나 왜 불렀어?"





ㅡ_ㅡ;;;
저 놈이 지금 뭐라고 떠드는거냐.... 부르긴 누가 불렀다고....=_=





"내가 언제? 안 불렀어... 나가봐"

"이상하다... 분명히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렸는데...."





십원이 다정이를 째려보며(내 눈엔 그렇게 보였다-_-;) 문을 닫고 나갔다.
난 음료수를 한모금 마시고 다정이를 쳐다봤다.





"나보고 아까 뭐라고 그랬는데,뭐야?"

"그게 말이야....."





벌컥!!!!!!!


또 다시 문이 열리며 녀석이 나타났다.-0-





"누나 뭐 먹고 싶은거 없어?"

"다정이가 사온걸로 충분해... 괜찮아... 그만 나가줄래?"

"알았어..... 잼있게 놀아*^^*"





놈이 나가자 다정이가 물었다.





"쟤 왜 자꾸 들어오는거야? 왜 저래?"

"낸들 아나.... 나도 어제 처음봤는데... 좀 이상하긴해....-_-; 그나저나 말해봐"





난 침대에 누우며 말했다.



다정이가 입을 열기도 전에.........

십원이 세번째로 우리를 습격(?)했다.-_-;;





"진짜 궁금한게 있는데.... 다래는 언제 들어와?"

"-_-^ 너 지금 사람 인내심 테스트하지?"

"절~대 아니지!!!"

"니가 직접 전화해서 물어보면 되잖아!!!!!!"

"아.... 그렇구나....^^; 그럼 난 이만~"





아.... 혈압이야....ㅜ_=
저 놈 분명히 일부로 날 골탕먹이기 위해서....=.=;;



다정이가 일어서 옷을 챙겼다.





"어디 가려고?"

"나 간다"

"......왜?"

"저 중학생이 너랑 놀고 싶은 모양이다... 내일 보자"

"야.... 원다정!!"





결국 다정이는 삐쳐서 들어왔다, 삐쳐서 나갔다......ㅡㅡ;



저 삐돌이를 누가말려......=o=





몸의 열을 시킬 겸 물을 마시고 있는데,
십원이 실실거리며-_-^ 내 옆으로 왔다...





"누나... 내가 누나 늑대에게서 지켜준거야... 고맙지?
고맙다는 인사는 내 볼에 뽀뽀 한번만 해주면 되는데^ㅡ^"





내게 얼굴을 들이민 놈을 걷어차며 소리쳤다.





"나가~!! 우리집에서 당장 나가!!!!!!!!"





녀석을 집어 쫓아내고 음악을 크게 틀었다.
스트레스 해소용 락음악이 귀를 찢어놓을 듯 크게 울렸다.








저녁때가 되자, 쫙 빼입은-_-; 다래가 들어왔다.



모든 짐이란 짐은 다 나에게 던져놓고, 자기는 신나게 놀다와??



다래의 뒤에서 얄미운 십원이 얼굴을 빼꼼히 내밀었다.-_-++





"누나~ 안녕~^0^"





난 십원이 집에 들어오려는걸 막았다.





"너희집으로 가!! 부모님이 걱정하실텐데?.....-_-^"

"괜찮아....*^^*"





........=_=^ 내가 안 괜찮아서 그렇다!





"좋게 말할때 가!!!"





하지만 십원은 다래 손에 이끌려 집으로 들어오게 되었다.O_O





"뭐니....... 산다래-_-^"

"남자랑 단둘이 방에서 뭘 했을까?"

"뭐.....뭐? 니가 다정이 모르는것도 아니잖아!!"

"얼굴만 아는데~ 그리고 남자 아니야? 아빠가 알면..."





산다래...... 너 언제부터 그렇게 치사해졌냐?.....-_-



난 우리의 눈치를 살피는 십원을 가리키며 말했다.+_+





"저 놈이랑 같이 있었는데 뭘? 야!! 너 말해봐"

"그게.... 다래야... 누나가 나보고 둘만 있게 나가라고....
흑...흑...ㅠ0ㅠ 갈데도 없던 날.... 무서웠어...."





-_-; 저건 또 어느나라 쑈라냐......





"증인이 이렇게 있는데 더이상 변명 하지말아라"





⊙⊙


난 멍하니 다래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리고 ^.^V자를 그리며 다래 뒤를 따라 방으로 들어가는 십원의 모습도 보였다.




저........ 천사의 탈을 쓴 악마같은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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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같았던=_=; 주말이 지나가고, 새로운 한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교실로 가던 난 잔뜩 화가 나 소리지르는 목소리에 걸음을 멈추었다.



이 목소리는............=o=




발걸음이 나도 모르게 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했다.



로하와 까만색 조영남 안경을 쓴.......-0-"
범생스타일의 남자애가 서로 마주보며 서 있었다.



얼굴 표정에 변화가 없던 놈인데........
지금은 무슨 이유에선지 많이 흥분된 모습이였다.=_=



내가 왜 여기까지 왔을까...........?
겨우 로하 목소리가 난다는 이유만으로???



더이상은 안돼......>_<




아로하...... 오랜만에 보는 얼굴인데.... 왜 울상이냐.....
그러면 내가 불안해서 맘 잡을 수가 없잖아....
처음 만났을때처럼 불안하게 있으면 안되잖아.....





"누가 학교에 나오라고 했지? 그렇게 나한테 맞고도 정신 못차렸어? 진짜 죽고 싶냐"





저런 착해 보이는 애를 구타하다니........-_-;
아니야.... 내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_ㅠ



뒤돌아 가려는데 맞는 소리가 들렸다.





"퍽....퍼퍽"





그 아이는 신음소리조차 내지않고 로하에게 계속 맞기만 했다.




그냥 맞고 있는거야.......?
반항이라도 해야지.... 저러다 크게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려구.....-_-;;


저런 바보 같은 자식!!!!!





"아로하.... 더 때리다간 걔 죽을지도 몰라!!"





로하가 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놈의 눈빛에 찔끔했지만 물러서지 않고 눈싸움에 집중했다.....¤_¤



으....... 눈 아퍼.....-_-;





"이 자식이 죽는다고? 하하하~"





뭐야............=_=


왜 웃는거지..........?





"너 말이야....."





놈이 불안하게 내게 걸어오며 말했다.



그..... 그냥 거기에서 말해도 되는데.........-0ㅠ





"자꾸 내 주위에서 얼쩡거리는게..... 신경 거슬린다"





누군 뭐 참견하고 싶은줄 아러!!!
이 놈의 참견병이 너만보면 도지니까 그렇지......ToT




놈이 바로 코 앞에까지 다가왔다.
두근거림인지, 두려움인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었다.-_-





"다시는 내 일에 끼어들지마... 정말 가만 안둔다"





놈이 드럽게=_=^ 침을 뱉고는 사라져갔다.





난 바닥에 쓰러져있는 조영남에게=_= 걸어갔다.



꼴이 이러니 저놈에게 맞구 살지........=_=a
그래도 안경은 무사하구나......-_-"





"너 바보야? 왜 저딴놈에게 맞고 반항도 안해? 자!!!"





난 조영남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놈은 나따위는 철저히 무시하고 일어서 2동으로 걸어갔다....=ㅇ=




모야!!!!! >.<


고맙다는 인사도 못하는 벙어리야?
으.......-_ㅜ 괜히 도와줬잖아!!!!!!






조영남.........



재수없어......... 재수없어.......... -_-;













그래도 지구는 돈다 { 18편 }



아무 것도........
아무 것도 변한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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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사랑하고
무엇을 미워해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현명한 사람이겠지요.

사랑으로 아파해야 할 사랑으로
혼자 눈물 지어야 할 그런 밤은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사랑을 해보지 않은 사람보다는
사랑을 하고 그 사랑으로 하여
눈물지을 수 있는 사람이 나는 아름답습니다.

때로 나의 잃어버린 사랑으로 하여
사랑을 잊지 못함으로하여 수 많은 밤들을 그리워
눈물로 지새우지만
나의 아픔은 사랑하였기에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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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없는-_-; 기운을 떨치고 교실로 들어왔다.




헉!!!!!!
조영남이 떡하니 책상 하나를 차지하고 있었다.



우리반이였나.......?
존재감이 없으니 있는줄도 몰랐네.........ㅡㅡ;





지루한 오전 수업시간이 지나가고 즐거운 점심시간이 돌아왔다^0^



순미랑 밥을 먹으려 도시락을 꺼냈는데.....
로하가 조영남에게 걸어가는게 내 눈에 포착됐다...+_+



로하가 조영남 책상에 10원 하나를 던졌다.


갑자기 그 십원이 다래 친구인..........
얼굴만 빤지르르한-_-+ 십원을 생각나게 했다....-_-'





"가서 딸기우유 2개랑 빵 2개 사와"





정말........
유치해서 못 봐주겠네....
아직도 저런걸로 약한 애들을 괴롭히는 놈이 여기 있었다니....-_-^



조영남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을 나갔다.


잠시 후 딸기우유 2개와 빵 2개가 로하 책상앞에 놓여졌다.





"다시는 내 눈에 띄지말라고 했을텐데... 교실에서 꺼져"





반 아이들 모두가 숨을 죽이고 로하와 조영남을 주시했다....(__+)



자기 자리로 간 조영남이 가방을 챙기기 시작했다.



설마......... 아직 수업이 2개나 남았는데.......=_=;;





하지만 조영남은 가방을 메고 교실을 나갔다!!!
갑자기 아이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난 자리에서 얼른 일어나 조영남의 뒤를 쫓아갔다.



내가 왜 그런 한심한 놈을 걱정하는거지.......?
하지만 죽는 한이 있어도 같이 싸워야 하는거 아니야?
치사하게 도망이나 치고...... 그딴 놈들 정말 싫어!!!!




난 조영남의 팔을 잡고 다시 교실로 끌고왔다.
교실이 다시 한번 어수선해졌다.-_-



로하의 가늘어진 눈을 뒤로하고 조영남을 자리에 앉혔다.





"도망부터 가는게 어딨어? 너 진짜 바보야? 저딴놈 뭐가 무섭다고 그래?
내가 같이 싸워줄테니까 다시는 이런 바보같은짓 하지마"





말을 마치고 내 자리로 가려는데,
어느새 내 앞에서 로하가 날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0-



니가 노려본다고 내가 무서워할줄........... 어떻게 알았냐....-_-;





놈의 손이 올라가고 빠르게 내 얼굴로 다가오는게 보였다.



으악!!!!!!!!!


난 차마 눈을 뜨지못하고 감아버렸다.>.<



맞았으면 벌써맞고 통증이 느껴졌을텐데 아무런 감각이 없다....
살며시 눈을 떠보니 조영남이 로하의 손을 막고 있었다.




하하^^; 살았다......


근데 아무리 내가 도망가지 말라고 했지만
갑자기 로하에게 이렇게 강하게 나오면........ㅡ_ㅡ;





"하.... 이제서야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이거냐?"





무슨....... 소리지?



난 로하와 조영남을 번갈아 쳐다봤다.
하지만 조영남은 역시나 아무런 대꾸도 안하고 교실을 나갔다.




로하의 몸이 부르르 떨리는게 보였다.



정말 화난 것 같다........
이럴때는 안보이는곳으로 피하는게.....-_-'





"산어래"





낮고 무겁게 깔린 목소리에 난 멈춰설 수 밖에 없었다.





"잠깐 나 좀 보자... 도망 갈 생각따윈 버려라"





놈이 날 지나쳐 교실을 나갔다.
왠지 따라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_-^



놈이 날 끌고 간 곳은 2동건물 뒷 골목(?)이였다.



여긴........ 무서운 애들의 아지트라고 들었는데....+.+





로하는 벽에 기대에 담배에 불을 지폈다.



저 놈.........
은근히 사람 가슴 떨리게 한다.......=_=;



한 10분을 아무말 없이 어색하게 있었던 것 같다.
점심 시간이 끝나고 5교시를 알리는 수업종이 울렸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저기......"





난 어울리게ㅡㅡ; 분위기를 잡고 있는 놈에게 말을 걸었다.
놈이 상당히 섹시한(나 미쳤나봐ㅜ_ㅜ) 눈빛으로 날 바라봤다.


콩당콩당........ 또 가슴이 뛰었다.@_@





"수업 종 쳤는데..."

"분위기 깨기는........"

"=.=^"

"너..... 그 놈 어때?"





응?????


무슨 소리야......⊙⊙





"그런 표정 좀 짓지마! 키스하고 싶어지니까..."





/// 0 ///



윽!!! 왜 얼굴이 빨개지는거야!!!
분명히 날 놀리는걸텐데.......-▽-;;;


그래도 기분이 좋아져..... 어떡해......ㅇ>_<ㅇ





"쿡~"





이번엔 놈이 살짝 웃었다.





"야.... 왜... 웃어!!"

"귀여워서"





뭐야!!!!!!! 뭐야!!!!!!!!!





"아로하!! 할 말 있으면 빨리 해!! 난 수업 들어가야해"

"고백하려는데 눈치없기는....."





아로하.... 그만해.........>_<
아무리 농담이라도 내 심장은 터질 것 같다구!!!!





"그럼 대답해라...... Ok?"





나한테 사귀자는 고백을 한건가............?
어쩌지...... 분명히 거절하면 상처받을텐데....(ㅡ_ㅡ;)




성격이 좀 모났지만 얼굴은 잘생겼잖아~ >.<


허락...........할까?





"좋.....아... 니가 이렇게까지 나오는데....-_-;;"

"그럼 앞으로 그자식 사람 만들어놔"





당연하지.... 내가 널 꼭 사람으로 만들........응????
그 자식이라니.........!!!!





"무슨.....소리야?"

"왜? 벌써 하기 싫어졌냐? 이래서 난 여자가 싫은거라구...."





그래..... 니가 여자보다 남자에게-_-; 관심많은거 알고 있어....
이데와의 동거를(?)보면 알수 있듯이....





"나보고 누굴 사람으로 만들라는거야?"

"너 그럼 모르면서 OK한거냐? 뭘로 생각하고 OK했냐?"





어???? 모야.......


난 로하랑 사귀는걸로 알고 한건데.....-_-;;
그럼 그게 아니라는거야?????
혼자 착각 속에 빠져던거였어............ㅠㅇㅠ



내가 지랑 사귀는걸로 알고 OK한거라고 말하면
분명히 날 비웃겠지......???





"내가 뭘!!! 누군지 알아야 그 놈을 바보로 만들든지,
사람으로 만들든지 할꺼 아니야!!!!"

"갑자기 왜 신경질이냐?"

"몰라!! 대답이나 해!! 누구야?"

"분명히 약속 지키는거겠지? "





속고만 살았냐-_-^





"사천이자식.... 사람 만들어 놔"

"그게 누군데?"

"아까 봤을텐데....?"





혹시..... 그 조영남?????


아닐꺼야.........=_=





"까만.... 안경 쓴 애는 아니지?"

"맞어"





oh~!!!! 말도 안돼!!!





"너 걔 싫어하잖아!! 근데 왜 이런 부탁을 하는거야? 무슨 꿍꿍이라도 있는거야?"





로하의 눈이 촉촉하게 젖어보이는건.........


단순한 나의 착각인가..........?





"그 자식 죽여도 시원치 않아"





그런데.......... 왜.............=_=;;





"하지만 그렇게 죽은사람마냥 사는건 더 보기 싫어졌어.....
처음으로 너로인해 그 자식이 반응했다.... 그러니까 니가 책임져"

"니가 지금 무슨말하는지 모르겠어.....ㅜ0ㅜ"

"알 필요없어.... 넌 그 놈 원래대로 만들어놓기만 하면돼"

"어떻게.......?"

"그건 니가 알아서 해야지"





그런...........

그런 무책임한 말이 어딨어, 아로하!!!!!!!!





"기간은 한달이다"

"뭐라구?!!!"

"너무 빠른가? 그럼 두 달로 하지.... 두 달이 지나도
그 자식 지금처럼 병신같으면 그때는 너도 사천이도 죽는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19편 }



아무 것도........
아무 것도 변한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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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런 진리를 잊어버렸어.
하지만 넌 그것을 잊어선 안돼.
네가 길들인 것에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어.
넌 네 장미에 대한 책임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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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이 지나도 조영남이 변하지 않으면 날 죽이겠다고-_-;;;



나 때문에 반응했기때문에 내가 조영남을 책임(?)져야 한다???



이건 또 무슨소리냐.........=_=





"그런데 궁금한게 있는데.... 나 때문에 반응보였다고 했는데 그게 무슨뜻이야?"

"모르는게 약이라는 속담 알지? 넌 그냥 내가 하라는대로 하면된다"





치사한 자식.......=_=^


좀 말해주면 지구가 박살나냐!!!!!
도와달라는 자식이 자세가 엉망이야......>.<





"마지막으로 딱~ 한가지 물어볼게 있는데^.^"





난 놈을 깜찍-_-;하게 올려다봤다.





"그 엉망인 면상 좀 치우고 말하면 안되냐?"

"=_=;"

"얼굴 찡그리니까 더 못봐주겠다"

"그래!! 니 잘 생겼어!!"

"당연한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는건 질투 때문인가?"





아..... 내가.... 내가 말을 말자.......ㅡㅡ;





"우리 얼굴 얘기는 그만하고.......-_-;;
내가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데? 외형적으로???"





로하가 갑자기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뭘..............하는거지?



그리고는 지갑에서 사진 한장을 꺼내 내게 내밀었다.





"이렇게 만들어 놔"





사진을 받아든 난 한동안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이게......... ⊙⊙




사진에는
상당히 엽기적인(?) 로하와 로하친구로 보이는 놈이 웃고 있었다.
머리하며, 옷, 악세사리가 상상을 초월했다.....





"이거.....처럼 만들라구? 미친사람처럼?"





놈이 또 내 머리를 툭 툭 쳤다.



우씨~ 안 그래도 머리 나빠서 고민인데........ㅜoㅜ





"그게 바로 멋이라는거다! 촌스럽긴.... 아무튼 그렇게 만들기나 해!"





내가 조영남을 이런 타락의 청소년으로 만들순 없어.....ToT





"그리고........."

"또 있어?"

"그자식 말고 다른남자랑 어울리지마! 사천이자식만 바라봐... 알았어?"

"........왜......?"





난 놈의 눈빛에 쫄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넌 그럼 니가 좋아하는 남자가 여러 여자에게 잘해주는게 좋은가보지? 명심해"





이건 또 무슨소리야.....
내가 조영남을 변신시키는거랑 그거랑 무슨 상관이야....-0-



로하는 나의 이런 답답한 마음을 몰라준 체 뒤돌아 걸었다.




갑자기 주변에 을씨년스러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잠시 여기가 어딘지 잊고 있었다......-_-;



아로하!!! 나만 두고가면 어떡해!!!





"야~ 같이가!!!!!"





짧은 다리로 열심히 놈의 뒤를 쫓아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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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와의 은밀한(?) 계약이 이루워진 그날부터
난 열심히 조영남을 쫓아다녔다.



알고 보니 이 놈......... 전교 수석이였다.....-_-^
그래서 공부도 물어보고.....
밥 먹을때도 순미를 버리고(?) 조영남과 같이 먹었다.





그렇게 한달이라는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시간이 흐른만큼 우리에게...... 아니 나에게 변화가 찾아왔다...ㅡ_ㅡ;



홀쭉해진 얼굴에 눈밑은 푹 파여 검게 변하였고,
눈은 충혈되어 붉은 레이저를 내뿜고 있었다........=0=



한달 동안 하루가 멀다하고 조영남을 쫓아다니며
좋게 타일러보기도 하고, 애원도 해보고, 협박도 해보고......


애교도-_-^ 부려봤다.






하지만!!!!!!!!!!




놈이 날 무시하는건 기본이고,
진짜 말 같은거 할 줄 모르는 벙어리마냥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나만 혼자 떠들고, 혼자 흥분하고, 혼자 체념하고.......ㅜ_ㅜ








오늘도 조영남의 뒤를 밟는데는 실패했다.....T.T
도대체가 수업 끝나고 어디로 사라지는지 매번 실패다.



내일은 꼭 성공하리라+_+ 굳은 결심을 하고 혼자서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는데
투 페이스가 킥보드를 타고 내 옆으로 붙었다.-_-^




아마 우리학교에서 이렇게 특이한 놈은 이놈 뿐일꺼다.....


우선 머리와 의상이 죽이니까..........ㅡ.ㅡ;





"어디가?"





날 싫어하는 놈이 왠일로 먼저 말을 걸지.....?



로하가 조영남을 부탁하고 나서 조금은 나아졌지만
그래도 투 페이스는 날 거부했다.-_-;





"집에가"

"오늘은 그 쪼그만 놈 안보인다?"





여기서 쪼그만 놈이란....... 다정이를 말한다.ㅡ_ㅡ;





"너 로하한테 사주받았지? 나 감시하라고....."

"나, 너 감시할만큼 한가하지 않아"





그럼 왜 자꾸 킥보드 가지고 내 옆에서 알짱거리는거야......




난 눈을 찢어ㅡㅡ^ 투 페이스를 살폈다.


놈은 달라붙은 9부 청바지에 분홍색 꽃 블라우스....-ㅇ-
그리고 파란색의 깜찍한 핸드백(?)을 메고, 팔은 요란한 팔찌들로
장식을 하고, 입에는 막대사탕을 물로 열심히 킥보드를 타고 있었다.



진짜........ 특이한 놈이다........-_-;



내 시선을 느꼈는지 투 페이스가 얼굴을 돌렸다.





"힐끔힐끔 쳐다보지마! 내가 아무리 잘생겨서 보는거라해도 기분 나쁘니까...."

"희안해서 쳐다본거니까 착각하지말어~ >.<"

"내숭은~ 너 시간 널널하지?"

"(__ )( --)(__ )( --)"





난 아니라고 부정했지만 투 페이스에게 아이스크림 가게로 끌려갔다.



이 추운(?) 4월에 무슨 아이스크림이야.....-_-^




우리가 가게로 들어가자 모두의 시선이 투 페이스에게로 꽂혔다.
놈은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신나게 아이스크림을 골랐다.




점원여자.......... 놈에게 반한 모양이다.-_-;

아이스크림을 아예 바가지로 퍼주고 있으니.....



투 페이스 두번왔다간 가게 거덜나게 생길지도 모르겠군...=_=;





놈이 두 손 가득히 아이스크림을 가져와 먹기 시작했다.



맛있겠다^0^




아이스크림을 먹으려 손을 뻗는 순간,

내 숟가락은 투 페이스 숟가락에 의해
아이스크림 근처에는 가보지도 못하고 공중에서 멈추었다.





"왜...... -_-+"

"니껀 니 돈 내고 먹어"

"ㅡ_ㅡ^"

"불만이야?"





나 돈 없는데.......-_ㅠ
그러면 왜 날 이곳으로 끌고 온거야!!!!!



놈은 다시 아이스크림 먹는데 집중했다.
하지만 난 여기서 굴하지 않고-_-; 다시 슬금슬금 숟가락을 가져갔다.





"아이스크림이 그렇게 먹고 싶어?"

"(__)(--)(__)(--)"

"그럼 딱~ 한 숟가락만 먹어"

"고마워...........ㅠoㅠ"





난 정말 딱 한 숟가락만 얻어 먹고ㅡㅡ;
투 페이스가 그 많은 아이스크림을 다 먹을때까지 침을 삼키며 지켜봐야했다.




돼지.......돼지...... 돼지새끼.........>.<






"잘 먹었냐?"






욕 나오려는걸=o= 삼키고 말했다.





"배가 덜 차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먹지, 뭐^o^"





헉!!!!!

5명이 먹고도 남을 양이였는데.......-_-;
더구나 점원여자가 바가지로 퍼줬는데.........ㅡ0ㅡ





"나 이제 가도 되지?"

"아직까지 사천이..... 그대로던데....."





아...... 조영남......
투 페이스는 로하 친구니까 조영남에 대해 잘 알겠네...... 찬스다.+_+





"너 그럼 예전의 조영.... 아니 사천이 모습 알겠구나, 그지?"

"몰라"

"정말? ㅡ.ㅡ^"

"만약..... 사천이가 예전모습으로 돌아오면..... 어떻게 할꺼야?"





투 페이스 얼굴이 심각하게 변했다.
이것이 변신 전의 모습이다.=.=;
변신 후의 모습은 아까 봤던 아이스크림 먹을때의 모습... (유치하다...-_-;)





"예전으로 돌아오면? 그럼 로하가 좋아하겠지...."

"로하가 문제가 아니라 너말이야... 지금처럼 사천이를 아무렇지않게 대할 자신 있어?"

"무슨말인지 모르겠어.........ㅜ.ㅜ"





놈이 길게 한숨을 쉬었다.



그럼 말을 알아듣게 하란말이얏!!!!!!!
온통 수수께끼야.... 스무고개 하는것도아니구......-_-;





"하나만 약속해라"

"뭔데..........?"





난 너무도 뜨거운-.-; 투 페이스의 눈빛에 숟가락을 응시하며 대답했다.





"모든게 변해도 너.... 절대 맘 변하지마! 그냥 지금처럼만 해.... 알았지?"

"아......알았어"





내 대답에 투 페이스가 웃었다.*^^*






뭐야...... 뭐야 이거...........o_o





투 페이스........ 너무 귀엽잖아.........>.<












그래도 지구는 돈다 { 20편 }



아무 것도........
아무 것도 변한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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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일어나자 고통이 일어났다.
사랑이 주저앉자 고통 또한 주저앉았다.
사랑이 눕자 고통도 누웠다.
사랑이 살며시 일어났다.
고통도 살며시 일어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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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오늘도 조영남의 변신을-_-; 위해 화이팅을 외치며 학교로 향했다.



한달동안 다정이를 챙기지 못한 탓에 놈은 이제 나와 함께 등교를 하지 않는다.
자기말로는 삐졌으니까 이젠 말도 시키지말라나, 뭐라나? ㅡ_ㅡ^




교실로 가던중 난, 우연치 않게 다정이를 만났다.


놈의 옆에는 1학년때 내가 다정이랑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날 싫어한 뇬이-_-+ 가식적인 미소를 짓고 있었다.



원다정...... 내가 싫어하는거알면서 어떻게 저럴수 있는거지!!!





"원다정!! 일루와봐"





놈이 날 보더니 반가운 얼굴은 고사하고 귀찮은 듯 건들건들 걸어왔다.



어쭈....... 간이 배 밖으로 소풍 나왔네-_-^





"지금 오냐?"

"너 왜 쟤랑 같이 있는거야? 내가 저것이랑 그렇고 그런사이라는거 몰라?"

"내가 좋다는데 어쩌겠어..."





헉!!!!

너도..... 왕자병 있었냐........=_=;





"그럼 맘대로 해!! 맞아... 내가 상관할 일이 아니지...."

"나도 쟤 별로야..."

"그...그러면서 왜 웃으면서 잘해주는건데?"





왠지.....
여자친구가 다른여자때문에 질투를 느끼는 대사같다...-_-;





"그건........"





으.... 남자가 정말!!! 답답해~ >.<



난 놈을 뒤로하고 2동으로 걸어갔다.





"산어래~"

"알아서 해!!!!!!"





내가 왜 다정이 일에 이렇게 민감한건지...... 정말 바보같아.....





난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조영남을 찾았다.



놈은 언제나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곧은자세로 머리를 푹 숙이고 열심히 연필을 굴린다.....ㅡ.ㅡ;





"안녕~^^"





옆으로 가 조영남에게 인사를 건냈다.





"오늘은 기분이 어때? 공부는 잘돼?"

"............."





놈은 내가 있든 말든 상관없이 책장만 죽어라 넘겼다.-0-


그래..... 지금은 여기까지하고 이따 2단계로 착수해야지....-_-;



내 자리로 걸음을 옮기던 중 로하놈이 날 향해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저 놈의 손가락을 뿐질러 버릴라............ㅡㅡ^



난 투덜대면서도 혹시라도 맞을까-_-; 얼른 놈 옆으로 갔다.
그러자 놈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부터 내가 무슨말을 하든 가만히 있어!"

"뭐..... 왜?"

"저 자식을 위한거다!! 알아 들었냐?"





로하가 조영남을 가리키며 말했다.
난 고개를 끄덕였다.





"너 저 놈이랑 같이 산다며? 야~ 이거 고등학생이 벌써부터 이래도 되는거냐?"





내 대답을 확인하자마자 로하가 무지 크게-_-^ 말하면서 조영남을 가리켰다.
반 아이들 모두가 동그란 눈으로 조영남과 나를 번갈아 쳐다봤다.



나 또한 로하의 충격적인 뻥에ㅡ_ㅡ; 눈이 커졌다.
로하에게 지금 무슨짓이냐는 눈빛을 보냈지만 놈이 다시 입을 열었다.





"소문으로는 아기도 가졌다던데.... 몇 개월째냐? 계속 학교 다닐수 있는거야?"





그러면서 놈이 내 배에 손을 가져다댔다.



윽....... 지금 힘 안 주고 있었는데.....-_-;
그리고 이게 무슨 조영남을 위한거야!!!!!!!!!



아이들이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교실이 너무도 조용했기에 내 귀에 착착 와 닿았다.





"그럴줄 알았어... 산어래 생긴것만 봐도 뻔하지.... 안그러냐?"

"그러게 말이야... 쟤가 여자망신 다 시킨다...학교에서는 아직 모르겠지?
저렇게 뻔뻔하게 다니는걸 보니... 아니면 돈이라도 받친건가?"





여기까지가 뇬들의-_-+ 목소리였다.



날.....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단말이야.......?
내가 좀 놀게 생겼다는 이유가.... 이런 반응을 만들어 낼수 있는거야.....?



이번엔 놈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쟤 남자면 다 좋다는건가? 저런 병신같은놈이랑 같이 살 정도면....."

"하루만 같이 자자고 해볼까? 돈도 필요한가?"

"같은반이니까 인심 좀 쓰겠지... 아니면 써비스가 더 좋던가...ㅋㅋ"





저........저런 더러운 새끼들!!!!!!!!



자꾸 눈물이 나려는걸 이를 악물고 참았다.




아로하!!!!! 너 때문에...........





"너 저딴 놈 때려치우고 난 어때? 나 정도면...."

"쾅!!!!!!!!"





조영남이 책상을 걷어차고 일어섰다.
그때 난 로하 놈이 살짝 웃는걸 볼 수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선 조영남이 로하와 내가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아이들은 공부벌레에 왕따인-_-; 조영남이 싸움의 신이라는 로하에게
어떤 행동을 할지 숨을 죽이며 지켜봤다.



주먹으로 로하 책상을 친 조영남이 드디어............





"유치하긴~"





입을 열었다.ㅡ0ㅡ



처음으로 듣는 조영남의 목소리는 상당히........
들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조영남......... 너 벙어리는 아니였구나......ㅠ_ㅠ




로하는 조영남을 바라보기만 할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여전히 유치하고 바보같은 자식......."





아로하........ 너 설마........
아까 조영남을 위한 거라고 하더니...



로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려는데
조영남이 내 손을 잡더니 교실을 나왔다.




⊙⊙
지금 내 손을 잡은게 조영남이........맞나?



조영남은 복도 끝으로 가서야 잡았던 손을 놓았다.



근데 이 놈이 왜 날 여기로 끌고온걸까......+_+





"왜 가만히 있었던거지?"





조영남이 드디어......드디어 나에게 말을 걸었다.....>.<





"나한테는 당당하게 싸우라더니... 말이 앞,뒤가 안 맞는다"

"그건.........."





로하가 조영남을 위해 일부로 그런말 한거라고 말 못해!!!





"날 알에서 깨웠으니 이제 각오해라"

"............응?"

"이제부터 보면 알꺼다... 먼저 교실로 가"





왠지 내가 이상한곳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다. @.@
착하고 순진해 보이던 조영남이 이제는 두려워진다.......ㅡ_-;



그래도 아직 조영남을
사진의 미친놈(?)으로 만들지 못했으니까 끝난게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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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교실 문을 연 순간, 아이들이 우르르 달려들었다.





"산어래~ 우릴 감쪽같이 속이다니....^.^"

"그렇다면 그렇다고 진작에 말하지~ 그럼 우리가 힘이 되어줬을텐데...."





이것들이 갑자기 왜 웃으면서 나한테 달라붙는거야......-_-^
아까는 욕할꺼 다 하더니...... 속보인다.....





"야.... 어래 힘들겠다.... 우선 자리에 가서 앉자"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내 몸은 년, 놈들에 의해 옮겨졌다....ㅡㅡ;
난 날 빙 둘러싸고 있는 것들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왜들 그래....? 내가 또 잘못한거 있어? 있음 말해!"

"어유~ 잘못은 무슨...... 로하에게 다 들었어"

"뭐........뭘???"





로하 이자식!!!!!!
또 무슨 짓을 저지른거야.......+0+


날 그냥 좀 내버려두면 안되냐..........ㅜ_ㅜ





"로하가 그러는데 너 이데랑 사귄다며.... 정말 힘들겠다....."





⊙.⊙


난 내 귀가 잘못된건가 싶어 귀를 후벼파고-_-; 다시 물었다.





"지.......지금.....뭐라고 했어?"

"괜찮아.... 그 무서운 이데랑 사귀면 좋은점도 있을거야....
누구도 널 건들지 못할테니까...."







내가........ 내가 날 재수없어 하고......




매일 패션쇼에, 치사하게 혼자서 아이스크림 다 처먹는-_-^




그 투페이스랑 사귄다구??!!!!!!!!!












그래도 지구는 돈다 { 21편 }



행복한 거겠죠..... 그래요..... 그래야해요......
눈부신 그대를 사랑할 자격 없는 나인걸 잘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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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번 널 단념하려고 했어.
내 하루는 온통 너뿐이지만
누군갈 혼자 사랑해봤던
사람은 내맘 다 알꺼야.


듣고싶어 너를 기다려 달란 말.
조금씩 내게 마음을 열어.
지금 이런 슬픔 괜찮아 내가
너의 마지막 사랑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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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날 위로하는-_-; 아이들을 제치고 로하 놈을 찾아나섰다.



아로하...... 내 눈에 띄면 각오해랏!!! +.+


지금 조영남만 해도 머리가 복잡해 죽겠는데
투 페이스랑 그런사이로 만들어 놓으면 나보구 어쩌라구......ㅜ_ㅜ




나의 레이다에 로하와 투 페이스가 정확히 잡혔다.


놈들 앞으로 갔지만
내 분을 내가 이기지 못해 말은 못하고 놈을 째려보기만 했다....ㅡㅡ;





"너 또 흥분했냐?"

"그.....그래!!! 너 자꾸 나한테 왜 그래? 내가 왜 이놈이랑 사겨야하는데?"





산이로 해줬으면 내가 평생 아로하 널 이뻐했을텐데......-_-;



투 페이스가 물고 있던 오징어 다리를 잡아빼며 놀란 눈을 했다.



투 페이스........ 너도 몰랐구나........
하긴 방금 전에 저 웬수같은게 벌인 일이니까.......ㅡ.ㅡ;





"사천이놈이랑 동거하는게 낫냐, 이데랑 사귀는게 낫냐?"

"그거야....... 하지만!!"

"나한테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하는거 아니야?"

"그래도 니가 벌인 일이자너....>0<"

"그 놈, 입 열었던것 같은데-_-^"





그렇지..... 이놈으로 인해 조영남이 조금 변하긴 했지....=.=;
우씨..... 그래도 투 페이스랑 사귀는건..... ㅜ.ㅜ





"로하..... 너 날 팔아 먹은거야?"

"넌 어차피 여자도 없잖아"

"나 쫓아다니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얼굴도 한참 딸리고"





...........-_-^





"남자같은애랑 사귄다고 소문나는거 싫단마랴~>ㅁ<"





투 페이스....... 누군 좋은줄 아냐......-_-^





"쟤가 남자랑 동거한다는 소리가 선생들 귀에 들어가면 귀찮잖아....
니가 조금만 참아라... 어차피 진짜 사귀는게 아니니까...."

"우~ >.< 그럼 나 초코 아이스크림 사줘~^.^"

"이따 집에 갈때 사가자"

"와~ ^0^ 역시 로하가 최고야"





난 더이상 둘의 닭살돋는 애정행각을-_-^ 볼수 없었기에 교실로 돌아왔다.
자리에 앉자마자 순미뇬이 내 등을 마구 때리며 호들갑을 떨었다.



아우~ 등짝 떨어지겠다.........ㅠ.ㅠ





"너..... 너......."

"이것이 왜 이래...... 숨 넘어가겠네~"

"어쩜 기지배!! 나까지 감쪽같이 속일수있어? 난 그것도 모르고 소개팅도 준비하고....."

"뭔소리여?"

"너 투 페이스랑 사귄다며!!! 내가 다른 사람에게 그런 소릴 들어야해? 진짜 섭섭하다...."





아...... 이 뇬 아까 교실에 없었지.........ㅡㅡ;
아니라고 하면 분명히 이 수다쟁이가 소문내고 다닐게 뻔하고.....



저번에 소개팅 사건만 해도.....-_-^


수치가 뭐라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수치를 아주 비참하게 찼다고 소문내고 다닌게 이뇬이다.....=_=+





"그냥 어쩌다 그렇게 됐어"

"부럽당~!! 투 페이스 얼굴 캡 귀엽게 생겼고, 옷도 정말 잘 입고....
돈도 많다고 하더라~ 싸움도 잘하고, 로하랑 산이랑도 친구사이지~"





부러우면 니가 사겨라!!!
투 페이스가 널 받아줄지가 의문이지만......ㅡ_ㅡ;



놈이 돈이 많다구???
그런 집에 사는게 의심스러울 정도로 치사한 짠돌인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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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만에 간 학원엔 다정이가 없었다.
오늘도 안 온건가 싶어 다정이랑 친하게 지내던 마귀할멈에게-_-; 말을 걸었다.


다정이 이자식......... 학원에서 여자랑만 친하다=.=;





"다정이 요즘 학원에 잘 안나오니?"

"너 친구 아니야? 다정이 학원 때려친지 일주일정도 됐어"

"뭐????? 왜???"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마귀할멈이 신경질을 내더니 교실을 나갔다.



저 마귀할멈을 그냥 확ㅡ.ㅡ^
오늘도 내가 참으마...........-_-;



근데 다정이 나한테는 아무말 없었는데........


정말 나랑 친구사이 끝낼 셈인가?
나쁜자식!!!!!!
내가 잘못한게 있으면 차라리 속이라도 편하지......




남자와도 우정이란게 존재할꺼라 생각한 나의 믿음에 살짝 금이 갔다.



평소에도 수업에 집중을 하지 못했는데 오늘은 더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다정이 때문에........ 라는 핑계로 내 자신을 합리화 시켜며...ㅡ_ㅡ;





학원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나의 캔디폰이 울렸다.


다정이였다.





"너 오랜만에 나한테 전화했다~ 학원은 어떻게 된거야?"

"귀찮아서..... 넌 지금 집에 가는 중이겠지?"





말이 약간씩 꼬이는걸 보니 오늘도 술 한잔 걸친것 같다-_-;





"어래야........."

"왜?"

"나 좋아해........?"





갑작스런 다정이의 질문에 가슴이 울렸다.



지금....... 이 기분은 뭐지............?





"당연하지!! 넌 좋은친구잖아...."

".......그래........"





뭘까.........?
기운빠진 다정이의 목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아파왔다.




원다정....... 나도 모르겠어......
니가 다른 여자에게 잘해주고,
나보다 친하게 지내는거 보면 화가 날때도 있어........



하지만 이건....... 사랑이 아니겠지.....?





"산어래.... 정말 나 안 좋아하냐........?"

"안 좋아하긴~ 친구로써 좋아한다니까.... 너 취했지? 그만 집에 들어가서 자"

"알았다"





애써 웃으며 말했지만 무심히 끊어지는 전화에 마음이 또 한번 아파왔다.



괜찮아........ 산어래, 잘했어..........
다정이에 대한 지금의 내 감정은 우정이니까........



다정아........ 미안해........ 하지만 난 널 잃고 싶지 않아.....
이기적이라고 생각해도 좋아........
널 친구로 영원히 내 곁에 두고 싶어....




확신 없는 마음때문에 너에게 해줄수 있는 대답이라곤 이것뿐이다.....





괜찮다고 내 자신을 위로했다...... 잘했다고 내 자신에게 말했다......



근데...... 근데 왜 내 마음이 이렇게 아플까.............?
아주 뾰족한게 자꾸만 내 심장을 찌르는것 같아........







우울해지려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잊으려 빠른걸음으로 걸었다.
그때 시뻘건-_-; 오토바이 한대가 급정거를 하며 내앞에 섰다.



으악.....깜짝이야........ 이 사람이!!!!!!



난 헬멧을 쓰고 있는 사람에게 소리쳤다.





"뭐야? 죽으려면 너나 죽지, 왜 나까지 죽이려해!!!!"

"항상 그렇게 힘이 넘치나? 그럼 나랑 같이 힘 쓰러가자"





⊙⊙

날...... 아는 사람인가?
난 저런 폭주족친구 없는데......ㅡㅡ;





"타라"

"미쳤니? 모르는 남자는 무조건 무시하라는 말씀이 있다"

"누가 그랬는데?"

"우리 아빠......-_-;"





지금까지 계속 헬멧을 쓰고 있던 사람이 헬멧을 벗었다.
그리고 날 향해 미소를 지었다.



잘생겼지만........ 난 모르는 얼굴인데........
가만..... 그러고보니 뭔가 생각이 날듯~ 말듯~





난 나의 돌머리를 쥐어짜며 기억해내려 애를 썼다.







헉!!!!!!!! 기억났다!!!!!!!!!!!



그............그 미친남자다-_-;





로하 옆에서 웃고 있던 그 사진속의 주인공.......




그 주인공이 지금 내 앞에 나타났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22편 }



행복한 거겠죠..... 그래요..... 그래야해요......
눈부신 그대를 사랑할 자격 없는 나인걸 잘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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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알아야지만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사랑을 하면서 알아나가는 거지요.
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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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놈이 어떻게 날 아는거지.............?



놈은 날 간단히 오토바이에 태우더니 시동을 걸었다.





"벌써 나한테 반하면 재미없지.... 꽉 잡아"





갑자기 오토바이가 미친듯이-_-; 달리기 시작했다.



으악~!!!!!!
제대로 자세를 잡지 않은 난 하마터면 뒤로 나가 떨어질뻔했다....ㅡㅡ;



무서워서 눈을 꼭 감고, 놈의 허리를 부여 잡고는 냅따-_-; 소릴 질렀다.





"이놈아!!! 나 이런 무서운거 못 탄단 말이야~"

"뭐라구???"

"으앙.......ㅠㅠ 내려줘!! 내려줘!!! 나 바이킹도 못 탄다구....."





하지만 놈은 내 말이 들리지 않는지
위험한 곡예를 10분동안 한 다음에야 어느 골목 안에서 멈췄다.



놈이 오토바이에서 내렸지만 난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다리에 힘이 쫙 풀렸기 때문이다.......-_-;





"너...... 울었어?"





놈의 말에 얼른 주머니에서 거울을 꺼내 얼굴을 살폈다.
바람결에 맞추어=_=; 귀쪽으로 두줄의 자국이 선명하게 뻗어있었다.





"내가 무서운거 못 탄다고 그랬잖아!! 가슴이 터질것 같은 느낌 니가 알기나 해?"

"진작 말하지......."





놈이 미안했는지 딴청을 피우며 말했다.



날 오토바이에 태우고, 막 달리고-_-;
내가 무섭다고 소리질러도 멋대로 행동한게 누군데~ >.<





"너 계속 거기 앉아 있을꺼야? 내 귀염둥이 힘들겠다"

"ㅡ_ㅡ^"

"오토바이말이야.... 어서 내려와"

"나도 내려가고 싶어!! 하지만 다리 풀렸단말이야........ㅠ.ㅠ"

"푸힛~"





놈이 웃었다.



쩍팔리게 왜 웃고 난리야.........=o=;




놈이 아까 오토바이에 태울때처럼 내 허리를 잡고 날 들어올렸다.





"너 생각보다 가볍고, 생각보다 약하다"

"그게 뭐야.....-_-^"

"말 그대로다..... 늦었다... 얼른 들어가자"

"어......어딜......-_-;;"





놈은 대답대신 날 이상한 곳으로 끌고 들어갔다.



안에 있던 사람들이 우리쪽으로 걸어왔다.
거의 대부분이 여자였다........-_-;





"사천~ 왜 이렇게 늦었어? 우리가 얼마나 기다렸는줄 알아?"

"정말 사천이 얼굴 보기 힘들다... 근데 이 중딩은 뭐야?"





폭탄머리에 쥐 잡아먹은-.-; 입술을 한 여자가 날 꼬라보며 말했다.



나보고 중딩?????



분했지만 난 참아야했다........


원래 인생이 이러니까가 아니라........-_-;
내가 봐도 내 키는 중학생으로 밖에 보이질 않으니까....ㅠ_ㅠ





아!!!
이 여자들이 방금 내 손을 잡고 있는 놈에게 사천이라고 했는데....


그럼 이 폭주족 날라리가......... 조영남????


설........마.........





"한달동안 날 쫓아다닌애야.... 정성이 갸륵해서 여자친구 삼으려구^^"

"사천, 너무해~ 난 1년동안 사천이만 사랑했는데......"

"어머~ 겨우 1년? 가서 엄마젖이나 더 먹고 와라... 난 2년이야"

"여기 사천이만 3년동안 바라본 내가 있는데 무슨 소리들이야?"





야한 옷차림의 늙은 여자들이 서로 자기들이 잘났다구-_-; 싸웠다.





"야, 조영남!! 너 정말 사천이야? 아니지? 그렇지?"

"내가 사천이 맞다면*^^*"





놈이 웃었지만 소름끼치도록 차가웠다.





"저..... 정말 니가 안경낀.... 그 놈이야?"

"니가 날 알에서 깨웠잖아~ 이제와서 도망가려고?
그리고 나보고 조영남이라니!!! 그 안경은 어쩔수 없이 낀건데......"





어지러웠다.


난 빈 테이블에 가서 앉았다.
조영남이-_-; 쫓아오더니 내 옆에 앉았다.



그러니까........ 정리해보자......
조영남이 사천이고..... 사천이가 로하가 말한........
로하랑 같이 웃으면서 사진 찍은 그놈?!!!



사진에서는 둘이 친해보였는데 지금은 왜........




그리고 조영남은 왜 사진속의 모습이 아닌 완전 범생스타일로 지내는거지?
아..... 머리아퍼......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어.......-_-;





"식은땀까지 흘리고.... 어디아파?"





옆에 있는 조영남을 쳐다봤다.



아무리 봐도 이 얼굴이 그 얼굴이라는 생각이 안 들어........ㅜ.ㅜ
조영남은 날 이렇게 걱정하지 않는다구.......





"그냥 다 아퍼.....ㅜ_ㅜ"

"그럼 쉬고 있어... 나 춤추고 올게.... 내게서 눈 떼지마~"





아프다고하면 보내줄것 같아 그렇게 말했지만 씨도 안 먹혔다.
무대로 나간 놈은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놈에게 달라붙는 뇬들이 거슬렸지만-_-^ 조영남에게 계속 시선이 갔다.


춤을 좋아하는 나에게 놈은........ 존경의 대상으로 비춰졌다.
춤이 끝날때까지 내 시선은 여전히 조영남에게 머물러 있었다.




춤을 다 춘 놈은 여자들과 알코올을 흡수하며 30분을 웃고 떠들었다.



난.......... 왜 여기에 있는걸까............=_=;



자리를 박차고나가고 싶었지만 중요한건!!!!
여기가 어딘지 모른다는 사실......-0-




집과는 반대방향으로, 꽤 멀리 왔다는 것밖에 난 몰라.......-_-;









얼마나 마셨는지 놈이 비틀거리며 내 옆으로 왔다.



윽!!! 술냄새~ >.<
술냄새가 진한 여자향수와 섞여나서 속이 더 울렁거렸다....@_@





"어래야~^.^"





혀가 참 잘도 돌아가는군........-_-;



난 조영남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정신차려!!! 나 집에 데려다 줘야지!!!"

"아.....맞다.....그럼 가자~"





손을 위로 뻗는=0= 이상한 행동을 취하며 일어서는 놈을
잡아서 다시 자리에 앉혔다.-_-+





"음주운전 하겠다고? 이 꽃다운 나이에 연애 한번 못해보고 죽을순 없어!!
그리고 죽어도~!! 두번 다시는 오토바이 안 타~!!!!"

"아무래도 안되겠지^^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





놈이 어디론가로 전화를 걸어 몇마디 하고는
내 어깨에 그 무거운 머리통을-_-; 얹었다.





"사천~ 무거워!! 빨리 인나!!! 나 집에 보내줘~ ToT"

"음.... 좀만 있으면 내 친구들 올꺼야.... 음냐....음냐...."





이제는 놈이 내 무릎에 누워
내 허리를 감싸안고는-_-; 잠을 자기 시작했다.





"이 변태야!! 어딜 만져!!! 당장 일어나~!!! 자는척 하지 말란말이야~ *>_<*"





손바닥으로 놈의 몸을 마구 때렸다.
꿈쩍도 안한다............ㅡ.ㅡ;



이번엔 주먹으로 놈의 등을 사정없이 마사지했다.
역시나 한치의 미동도 없없다.



그럼 간지럼은 어떨까..............-_-+




놈의 옆구리를 간지르려는데
쫙~ 달라붙는 까만색 섹시-_-;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가 날 향해 소리쳤다.





"너 사천이가 아무 여자한테나 잘해주고, 그렇게 안기는줄 알아?
사천이랑 말 한번 해보는것도 하늘의 별따기야......
감히 그런 사천이를 차지하고도 모자라서 이젠 몸에 상처까지 내?"





참으로 무서운.......언니-_-;였다......ㅜ_ㅜ




그로부터 난 조영남의 친구들이 올때까지 꼼짝도 못하고,
숨 한번 제대로 쉬지 못하고 그렇게 앉아있었다.



편히 숨을 쉬었으면 놈이 나의 물컹한=_=;; 뱃살을 느꼈으리라......





난 조영남의 친구 2명이 끌고 온 외제차를 타고 얼어붙은 체로 집까지 왔다.
친구들 또한 범상치 않았고, 말 한마디 없었다.



인사를 하는둥 마는둥 차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왔다.




어휴~ 숨 막혀서 죽는줄 알았네.....-_-;
조영남이 깨어만 있었어도 친구 녀석들의 눈빛에 쫄 일은 없었을텐데.....ㅡㅡ;







내 방문을 여는 순간,



안에서 열심히 무언가를 보고 있는 십원의 뒷통수가 보였다.






저 자식이 우리집에....... 아니 내 방에 왜 들어와 있는겨~!!!!!!!!












그래도 지구는 돈다 { 23편 }



행복한 거겠죠..... 그래요..... 그래야해요......
눈부신 그대를 사랑할 자격 없는 나인걸 잘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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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지 내 가슴에 눈물로도 말할 수 없는
추억을 꺼내도 불 수 없는 아름다운 그대가
매일 매일 그리움에 지치고 지쳐서 꿈을 꾸면
이별의 늪에서 그대 찾아 헤매이다 눈을 뜨네

울지마 사랑 끝나진 않아 그 누구도 우릴 막지못해
기억의 끝에서 살아있는 이름아 쉽게 우리 지치지마
그대 주위 모든 건 내 무거운 발걸음 자꾸 멈추게 해
내 가슴속에서 늘 소용돌이 치는 말


그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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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을 침대에 내던지고-_-;
십원 앞으로 걸어가 놈이 보고있던 것을 빼앗았다.



내 사진첩이였다..........=_=;;


여기에 맛이 간 사진이 조금..... 아니 많이 있는데........-_ㅠ





"여자가 이렇게 늦게 들어오면 안되지~"

"너야말로 왜 남의 집에.... 그것도 여자방에 함부로 들어와 있는거야?"

"나같은 꽃미남이랑 같이 살고 싶지 않아?"

"=_=+ 당장 내 방에서 나가~!!!!!"





조용히 일어선 십원.......
얌전히 나가는가 싶더니 뒤돌아 내게 걸어왔다.



그리곤 몸을 숙여 내 볼에 뽀뽀를 했다.........-0-





"누나~ 잘자~♥"





십원은 윙크까지 날리고 방을 나갔다.



가슴이 뛰고, 얼굴까지 빨개진 내자신을 자책하며*>_<*
베개로 침대를 패는=.=^ 이상한 쇼를 벌였다.



침대의 먼지와 함께
십원이 다래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까지 날아가길 바라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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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밝았다........
오늘따라 밥하기가 싫다.........=0=



아~ 귀찮아...........-_-;;;


그냥 굶자............=_=;;;




더 자려고 이불을 얼굴까지 덮었는데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모야........-_-+



금방 일어난듯한 다래가 보였다.


귀여븐 놈^0^





"밥 안할꺼야? 배고파"





허스키한 목소리가 듣기 좋았다.
아무래도 잠이 덜 깬 듯 싶다-_-;





"지금 새벽 6시야.... 나 졸려... 잘꺼야"

"너 원래 6시전에 일어나잖아... 빨리 밥 안해?"





저놈의 식충이...........ㅡㅡ^





"오늘은 안할꺼야!! 그냥 굶어... 아님 니가 하든지~ 왜 맨날 내가 해야하는데?"





말을 하다보니 점점 잠에서 깨어났다.



줵일..........-_+





"내가 이럴줄 알았다.... 야!! 시작하자"





다래와 갑자기 나타난 십원이 침대로 오더니
나의 이불을 잡아당가기 시작했다.



안돼~>_<
절대 빼앗기지 않을꺼야~!!!!



이불만큼은 목술을 걸고=_=; 지키려했지만
건장한(?) 두 남자의 힘을 당해낼수 엇는 난 연약한-_-^ 여자였다.




다래가 이불을 던져놓고 실실 웃었다.



아...... 진짜 얄밉다~>.<




다래놈을 째려보냐구 십원이 내게 다가오는걸 감지하지 못했다=_=;;
십원이 내 어깨에 손을 두리고 내 볼에 입술을 가져다댔다.





"누나, 잘 잤어?"

"너....너!!!!! 모야? 죽고싶어?"

"모닝키스야~♥"





난 손으로 십원의 입술이 닿은 볼을 닦아내며 놈을 향해 베개를 던졌다.





"나한테 한번만 더 이런짓하면 매장시킬테니 각오해-_-+"





내가 방을 나와 주방으로 향할때
뒤에서 다래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남의 불행을 행복해하다니..........


산다래 이 얄미운 놈.... 재수없는 놈...... 망할 놈........-_-;;;





내일부터는 정말 정말 밥을 안하리라 결심을 하고 쌀을 씻었다.



난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며-_-^ 밥을 헤치우고 집을 나왔다.





"같이 가자니까 왜 먼저가?"





뚱한>.< 얼굴의 십원과
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 똥씹은=ⅴ=+ 얼굴을 한 다래가 내 뒤를 따라왔다.



십원이랑 같이 가기 싫어서 밥 빨리 먹었던거였는데......ㅠ_ㅠ
아예 밥 먹지말고 나올껄..........-_ㅜ




내 양 옆으로 놈들이 달라붙었다.
지나가는 같은 또래의 가시나들의 부러움과 질투의 시선이 느껴졌다.



이것들 얼굴 잘난게 쓸모있을때가 있구나^0^



괜히 내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실실쪼개긴.... 하긴 넌 이런 시선은 처음일테니"





다래놈이 머리를 쓸어올리는 느끼한-_-;; 짓을 했다.
그 모습을 본 여자애 3명이 코피를 흘리며 쓰러졌다......=0=



쯔쯔......-_-;;; 불쌍한 것들........
이 놈이랑 5분만 같이 있어봐라.....정이 한 솥으로 떨어질게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는 우리 학교 가는길,
오른쪽으로는 이놈들 학교 가는길...........





"너희 수업 땡땡이치지말구 잘 들어!! 그리고 넌 제발-_ㅠ 우리집에 오지말아라~"





뒤돌아 걷는데 왠지 뒷쪽이 찝찝해왔다.
무시하고 계속 걸었지만 그 찝찝함이 더욱 강해졌다.



눈을 찢어-_-^ 돌아보니 놈들이 어술렁거리며 내 뒤를 밟고 있었다ㅡㅡ;





"너네 학교가는길을 이쪽이 아니라 저쪽이다!!"

"우리 오늘 누나 보디가드 해주려고~^.^"





십원이 아양을 떨며-_-;; 내 옆으로바짝 붙었다.



으~ 닭살돋아*>o<*





녀석때문에 잊고 싶은 별왕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으악!!!! 싫어..............ㅜ_ㅜ
난 이제 그 녀석에게 벗어난거야.... 그래.... 그 녀석은 잊는거야....





우리 학교까지 나와 함께 가겠다는 십원과
오지말라는 나의 실랑이는 20분이 넘도록 계속되었다.


다래는 조용히 우리를 한심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_-^



그러면 니가 이 진드기 같은놈을 끌고가면 되잖아~ >.<




난 십원에게 쫓아오면 알아서하라는 협박을 던지고
무지막지한 힘을 내뿜으며 학교로 달려갔다.




하지만 기어코 학교앞까지 날 따라온 진드기십원과 다래녀석....
십원은 이해하겠는데 다래 너는 왜 따라온거냐.....-_-;;



목까지 차오르는 숨을 밖으로 내뱉으며 놈들을 향해 말했다.





"이제... 헥 헥....-_ㅜ 그만 가... 알았지?"

"누나~ 수업 잘 듣구 내 생각 많이 많이 해~ 이따봐~♥"

"이따 보긴 뭘 봐!!!
우리 인연은 여기에서.... 헥~ 헥 -_-a 마무리 하자...."

"너 저딴게 뭐가 좋다고 이러냐? 그만 가자"





다래가 안 가겠다는ㅡㅡ;; 십원을 억지로 끌고 사라져갔다.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다........@_@





이마에 흐른땀을 닦고 학교로 들어가려고 몸을 돌린 순간,
난 바로 코 앞에 있는 씨꺼먼 물체 때문에 떠나가라 비명을 질렀다.





"캬아악~!!!!!!!!"





주위에 있는 모든 아이들의 걸음이 정지되어 있는게 보였고,
날 향한 여러의미의 눈빛들을 읽을수 있었다........-_-;;





"너 공포특집할때 가봐라... 목소리 쥑인당"





이제서야 순미가 눈에 들어왔다.+_+
난 그것의 귀를 잡고 아무도 없는 구석으로 갔다.





"아....아... 진짜 귀 떨어지겠다... 너 빨리 손 안놔?"





내가 이것때문에 아침부터 정신나간 애로 찍히고......-_-^



아무도 없는걸 확인하고 순미를 자유로이 풀어줬다.





"산어래!! 왜그래? 내 귀 찢어지면 책임질꺼야?"

"니 잘못은 생각안하냐, 아그야.....=_=^"

"내가 뭐.....?"

"사람 놀라게 왜 바로 뒤에 서 있는거야!! 내가 얼마나 놀랐는줄 알아?"

"너랑 같이 온 꽃미남들을 구경하냐구.....ㅡㅡ;"





다래랑 십원?????


언제 또 봤다냐......... 귀찮아지게 생겼다-0-





"어래야~ 나 때문에 놀랐다구? 어머~
너처럼 심장 약한애가 놀랐으면 병원이라도 가봐야하는거 아니야?"





ㅡㅡ^ 나만한 강심장은 없다며?





"괜찮아?"

"됐으니까 교실로 가자"

"그래^^ 근데 아까 그 꽃미남들 누구야? 중딩같은데....."

"나한테 첫눈에 반했다고 하더라!!!"





순미가 전혀-_-;; 믿지를 않았지만 난 끝까지 오리발을 내밀었다.
남자친구가 있어도 당당하게 바람피는게 순미의 특기다....=.=



내 동생과 동생 친구라고 말했다간 무슨일이 일어날지 장담못해...-_-
그리고 순미에게 하나뿐인 내 동생을 줄수는 없어~>0<



십원이나 팔아버릴까..............?





앞문을 열고 내 자리로 가다 로하와 새아가 다정하게(?)같이 있는걸 보게 되었다.



난 정말 나쁜애 맞나보다..........ㅜ_ㅜ
둘이 같이 있지 말라고 속으로 소리쳤으니.......-_-;;





"로하야... 엄마가 너 요즘 왜 안오냐구 했어... 오늘 우리집에 가자~"

"..........."

"피곤해? 그럼 내일은 어때?"





자세히 보니 로하는 새아를 외면하고 있었다.
새아는 그런 로하의 팔을 잡아당기며
자기를 바라보게 하려고 무단히도 애를 썼다...........-_-;





"씹....자꾸 귀찮게하지 말고 꺼져"

"아.....알았어....."





로하가 무서워서 그러는건가..... 아니면 로하말이라면 무조건 듣는건가.....



그건 그렇게 둘이 사귀는 사이 맞나?
여자친구에게 꺼지라니.............-_-/~




풀이 죽어 자기자리로 돌아가는 새아에게
안타까움보단 고소한^0^ 기분이 들었다.





내가 언제 이렇게 악녀가 되었을까.............=0=





창밖을 바라보던 로하가 얼굴을 돌리자




우린 눈이 마주치게 되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24편 }



행복한 거겠죠..... 그래요..... 그래야해요......
눈부신 그대를 사랑할 자격 없는 나인걸 잘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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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우연한 계기로
만나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가 되기도 한다.
..그들은...
친구일 수도 있고....
가족일 수도 있고..
그리고....


만약에 소중한 그들이
지치고 피곤한 모습으로
우리앞에 서면
어떤 장황한 위로의 말도
필요 없을 것이다.


오로지..
'돌아와서 기뻐요' 이
한마디로도
그들의 가슴을
따뜻해 질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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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날 바라보는 시선에 온몸이 뜨겁게-_-;; 달아올랐다.
벌거벗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로하의 시선은 강렬했다.....¤.¤



순미를 방어벽으로-_= 내세워 간신히 자리에 와 앉았다.




왜 그런 눈으로 날...... 바라봤을까.......



로하는 미안하면서도 원망하는..... 그런 눈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어제의 일이 떠올랐다!!



조영남!!!!


놈의 자리로 눈을 돌렸다.
어제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평소의 조영남으로 앉아있었다.



학교에서는 범생으로,
밖에서는 폭주족-_-;으로 이중생활을 할 생각인가?





점심을 먹고, 순미와의 내기에서 진 난..... 매점을 향해 걸어갔다.
1동건물 옆에 있었기에 가는데 10분도 넘는다-_-;;



내 다리 알통의 원인은 바로 이 넓어터진 학교가 문제였어=_=;;



매점에 도착해보니 많은 인간들이 줄을 선 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왜 이렇게 인간들이 많은겨~!!!!!
점심시간이 끝날때까지 기다려도 내 차례는 돌아오지 않겠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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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단팥빵은 단념하고 다시 2동으로 가다 다정이와 마주쳤다.


어제 다정이의 말이 떠오르자 괜히 어색해졌다.
다행히 놈이 웃으면서 내게 말을 걸어왔다.





"밥은 먹었어?"

"응.... 넌?"

"먹었어.... 저기....나 여자친구 생겼어"





다정이가 지금............
아닐꺼야....어제 나한테 그런말까지 했는데.......





"짜식~ 뻥이지? 그렇게 심심하냐?"

"왜 안 믿냐..... 저번에 소개팅했다고 했지? 걔랑 사귀게 됐어"





원다정......... 사실이구나..........





"그래? 축하해..... 잘해줘......"

"당연하지^^ 너도 빨리 좋은남자 만나라... 알았지? 그럼 나 갈께"

"그.......그래"





다정이는 행복한 얼굴을 하더니
이제는 내 앞에서 잡히지 않을만큼 멀어져갔다.



왜.....왜 넌 아무렇지 않은거니.........?
왜.....왜 웃는거야.......? 왜 행복해하는건데?
내 마음에는 깊은 울림만 만들어놓고 넌 그렇게 돌아서면 그만이니....?



난......... 난 지금 아파죽겠는데......



억지로 걸음을 옮겨 근처에 있는 벤취에 앉았다.
오늘따라 밝은 햇살이 얄미웠다-_-+



괜찮다고...... 잘된거 아니냐고 내 자신에게 말했지만,
볼위로 눈물이 떨어져 내렸다.



어? 왜 눈물이 나지?? 먼지라도 들어갔나.......?



원다정....... 이 나쁜놈!!!!!!!
이럴꺼면서 왜 어제 그런말은 한거야?
너 정말 나쁜놈이다........ 알지.........?




아.....-_- 근데 신경질나게 왜 자꾸 눈물이 나는거야!!!!!!!!





고개를 숙여 숨죽인체 눈물을 닦고 있는데,
꼬깃꼬깃한-_-; 정체 모를 천이 내게 다가왔다.
살짝 눈동자만 들어올렸다.




줵일-_-^


로하에게 우는 모습을 보이다니...........-o-



분명히 또 놀리겠지?
그래!!! 맘대로 하라고 그래!!!!
난 지금 엄청나게 슬프니까...........ㅜ_ㅜ





"손수건 필요없냐?"





그......그게 손수건이였냐?
난 걸레인줄=_= 알았다.......



놈의 마음 씀씀이가 갸륵해서 걸레를ㅡ_ㅡ;; 받아 코를 풀었다.





"윽!!! 드러워.... 너 여자맞냐?"

"상관마!! 그리고 코 풀라고준거 아니였어?"

"나같은 미남앞에서 그런 추한모습을 보이다니... 정말 이해안되는군"





너한테 잘보이고 싶은 맘 추호도 없으니까 가능하지-_-;;;;
산이였다면 절~대 있을수 없는 일이지.....-_-^




놈이 내 옆에 앉자 향긋한 냄새가 내 코를 자극했다.



향수 뿌렸나...........??



남자한테도 이런 좋은냄새가 날 수 있다는걸 오늘 처음 알았다=0=;;





"청승맞게 왜 우냐?"





아로하....... 위로를 하려거든 좀 제대로 해라.....-_+
넌 항상 시비조다-_-^





"이유가 있으니까 울지~>.<"

"뭔데?"

"내가 대답할꺼라 생각해?"





놈이 어울리지않게=.=;; 도리질을 했다.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얼굴이였기에 진짜 안 어울렸다.......-0-




그래도 기분이 한결 좋아지는걸 느꼈다.





"오늘 정말 제정신이 아니고 싶다"

"언제는 제정신이였냐?"





저놈의 주둥이를 그냥-_-^





"오늘 10시까지 집 앞에 나와있어"

"응?????"

"이 씨.... 귀파고 잘 들어!"





난 정말로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후볐다......ㅡㅡ;





"띨하긴~ 10시까지 집 앞에 나와있으라구"

"왜???? ⊙⊙"

"싫음 됐어!!"





한번 튕겨볼려고 한건게 성질하고는......=_=





"아니야..... 10시까지 나오면 되지? ^^;; "

"다시 귀나 파라"





아, 예............-_-;;;;



서로 어색하게 앉아있다가 함께 교실로 돌아왔다.




새아가 날 흘기더니 로하에게 꼬리를 살랑거리며-_- 다가갔다.
하지만 놈은 새아를 무정히 뿌리치고(기특한놈^^) 교실을 나갔다.



난 로하의 옆 자리로 눈을 가져갔다.
산이는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아까 점심도 안 먹는것 같았는데.......
어디 아픈건가...............?



로하 자리에 앉아 산이의 팔을 살짝 흔들었다....
감겨있던 눈이 조금씩 떠졌다.



음마야........=0=/~ 넘 섹쉬해~>.<



산이는 눈을 떳지만 여전히 책상에 누운체로 입을 열었다.





"왜........."

"아.... 어디 아픈것 같아서...."

"괜찮아^^"





너의 미소에 나 뻑가게 생겼다.........-_-;;





"니가 저번에 새아가 로하 여자친구라고 했잖아... 정말이야......?"

"그건... 왜?"

"아니 그냥 아닌것처럼 보여서...^^;"





산이의 맑고 깊고 이쁜 눈동자에 내가 보일만큼
산이는 날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렇게 자세히 보면 얼굴에 넓어진 모공이 보일텐데....=_=





"하하^^;; 아니면 됐구.... 그럼 더 자"





도저히 산이의 눈빛을 마주 할 자신이 없어 내 자리로 돌아왔다.



나 정말 미쳤나봐..............ㅜ_ㅜ
산이를 보면 볼수록 산이의 모든걸 내꺼로 만들고 싶어하다니....-0-/~



산이는 나같은 애한테는 관심조차 없을텐데........

아~ 외로운 사랑이여........(-_-)y






수업을 마치고 순미와 교문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데
소리를 지르며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미친-_( 것들이 보였다.



쪽팔림을 모르는 천하무적 나의 친구들인 엽쌍걸.........


엽기적인 쌍둥이 자매다=_=b
둘이 똑같이 생긴건 물론이고 하는짓도 정말 똑같이 엽기적이다.



엽쌍걸과 순미는 서로 얼싸안고 덩실춤을 췄다.....-_-^
지나가는 아이들의 안타까운 시선은 내가 다 받아야했다.





"어래야~"





엽쌍걸이 이젠 나로 타겟을 바꾸었다.





"너 반이 틀리다고 우릴 찾아오지도 않구...."

"마져~>_<"





이것들은 5반이라 1동에서 서식한다........ㅡㅡ;





"그동안 바빴다..... 미안^^"

"그건 그렇고..... 너 소문이 장난이 아니더라-_-^"





쌍둥이 중 30초 먼저 태어났다고 언니 행세를 하는 오새콤이
눈을 반짝이며 내 옆구리를 찔러왔다.





"무슨 소문? =0="

"투 페이스 이데랑 사귄다며?!!!"





학교 전체에 다 퍼진것인가...............-_-;;


이러다 나한테 고백하려는 남자들이 모두 날 포기하는 일이
생기는거 아니야?





"그런데 우리는 믿을수가 없어~ 이데가 너같은애랑 사귈리 없잖아"





30초 늦게 태어난게 억울하다는 오달콤양이다=_=+





"나같은 애라니? 내가 어때서?"

"성격도 포악하고, 힘도 세고, 배도 나왔고......-0-
아무튼 우리 눈으로 이데랑 니가 키스하는걸 봐야지만 믿을수 있어+.+"





투 페이스랑 키스를.........???



으....... 저번에 당한걸 생각하면..... 자다가도 이가 갈리는데.....
보아하니 엽쌍걸이 쉽게 물러설것 같지는 않구.......


어쩐다...........?





"너희가 정 못 믿겠다면 보여주지 뭐... 지금은 투 페이스 없으니까
나중에 보여줄게....... 됐지?"

"어??? 저기 로하랑 산이랑 이데다!!!!!!!!"






새콤이의 손을 따라 바라본 곳엔 정말로
놈들이 이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게 보였다!!!!!!!!!!




엽쌍걸은 두눈을 번뜩이고+_+ 사악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냥 이 순간을 넘기려고 한 말인데...........
내가....... 내 무덤을 판 꼴인가..........?





아........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나지............?













그래도 지구는 돈다 { 25편 }



행복한 거겠죠..... 그래요..... 그래야해요......
눈부신 그대를 사랑할 자격 없는 나인걸 잘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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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날 때마다 말을 교환한다고 하지만,
우리가 주고받는 것은 영혼이다.
(We way we exchange words when we meet.
What we exchange is sou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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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들이 우리와 점점 가까워질수록
심장이 빠른 가속도로-_-; 뛰며, 현기증이 일어났다.



엽쌍걸과 순미가 놈들에게 넋이 나가있는 동안
몰래 도망가려는 자세를 취하는 순간!!!!!!!!





"어이~ 못난아!!! 어디가냐?"





아로하, 저 웬수같은 넘~~~*>.<*
내 언젠가 널 한강에 내던져 버릴것이야.........-ㅅ-



달콤이가 내 팔을 꽉 잡고 미소를 지었다.
이럴때만 눈치 빠르지.........=_=^



로하가 떡하니 내 앞에 섰다.





"안녕*^^* 우린 어래의 젤 친한 친구들이야"





엽쌍걸과 순미뇬이 침을 닦으며 로하에게 인사를 했다.
하지만 놈은 그것들은-_-;; 무시했다.



그래도 뭐가 좋은지 실실거리는 바보같은뇬들........ㅡㅡ^





"어디가냐고 물었잖아!!!!!"





놈이 버럭 소릴 질렀다.



윽!!!!!!! 깜딱이야.........⊙⊙





"집에가지, 가긴 어딜가!!! 그리고 왜 소릴 지르고 난리야!!"

"넌 지금 소리 안 지르냐?"

"니가 지르니까 지르지~>_<"





그때 투 페이스가 뒤에서 로하를 껴안았다.





"유치하게 왜 말싸움이야?"





나도 그렇고 엽쌍걸과 순미는 동그래진 눈으로 투 페이스를 쳐다봤다.
징그럽기도 했지만 워낙에 잘난 인물들이였기에 그림이 됐다....-_-;;



오새콤이 내게 달라붙으며 투 페이스에게 말을 했다.





"저기... 어래랑 사귄다고 했는데 우리가 영 믿지를 못하겠어"

"맞아.... 그래서 방금전에 어래가 이데 너랑 키스해서
사귀는걸 증명한다고 했는데........"





왜 내 주위엔 입 싸고, 눈치없는 것들만 있는건지......-_ㅜ



황당해서 입을 벌리고 날 바라보는 로하와 투 페이스를 보라.....=_=;;;




산이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내가 잠시 산이를 보고 있는사이 옆구리에 이상한 감촉이 돌았다.-_-^
투 페이스가 내 허리를 감싸더니 웃으며 말했다.





"안 믿는 인간들이 많네.... 어래가 나랑 키스하고 싶었구나...^-^"





엽쌍걸과 순미의 얼굴이 조금씩 붉어졌다.......



왜........왜 니들 얼굴이 붉어지는거야!!!





"좋아... 우리가 정말 사귄다는걸 증명하지"

"⊙⊙"





투 페이스가 오른손으로 내 얼굴을 감싸더니 내 입술에 입술을 가져다댔다.



윽!!!!!! 뭐야~!!!!!!!!



난 입을 꾹 다물고 놈을 밀어내려 용트림을 했다....ㅡ.ㅡ;;;
하지만 놈을 떼어내기는 커녕 오히려 놈이 내 입술을 깨물고-0-/~
내 입이 벌어지게 만들었다........-_-;;;;



따뜻하고 부드러운 혀가 능숙하게=0= 들어왔다.
초콜렛을 먹었는지 놈에게서 초코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놈이 입술을 떼고 날 소중한 보물 다루듯 조심스레 안았다.



이미 불타는 고구마가 된 내 얼굴........///0///


그리고 싸하게 변해버린 주변............-_-;;




차마 고개를 들 용기가 나질 않았다.



난 잘못한게 없는데 왜 죄인처럼 고개를 떨구고 있어야하지.......?
산이와 로하가 날 뭐라고 생각할까........



이런 걱정까지 하는 내 자신이 참으로 한심스러웠다.....-_=





"얘 내꺼라는거 이젠 믿지?"

"그....럼^.^;;"





엽쌍걸의 목소리가 떨렸다.
왠만해선 놀라는게 없는것들인데.........-_-)y





"이데, 그만 가자"

"엉^^ 내일 보자~ 쪽~♥"





투 페이스가 내 볼에 옵션으로-_-;; 뽀뽀를 하고는 로하를 향해 뛰어갔다.
산이도 내 옆을 스쳐 로하와 투 페이스를 따라갔다.



산이야..........................................주루룩ㅠ_ㅠ



어쩌면 좋아..... 산이 앞에서 저 놈이랑 키스를 하다니........ㅜ_ㅜ



투 페이스....... 나쁜 놈..... 나쁜 놈.......
날 싫어하면서 왜 자꾸 이런짓을 하는거얏!!!!!!!





난 천천히 순미와 엽쌍걸에게로 눈을 돌렸다.
아직도 멍한 눈과 벌어진 입을 유지하고 있었다......ㅡ_ㅡ;;





"산어래, 너 정말 나뻐~ㅠ~ㅠ"





새콤이가 갑자기 내 엉덩이에 똥집을-0- 해왔다.



윽!!!!!!!!! 아프다.......-_-a
누가 엽기적인애 아니랄까봐.......





"오새콤!! 아프고-_-;; 드럽게 이게 무슨짓이야?"

"이데랑 정말 사귀는거야? 진짜루 키스두하구.....ㅜ_ㅜ"

"왜 질질짜? 니가 확인받고 싶어했잖아....-_-^"





순미랑 달콤이가 새콤이를 위로하더니 날 째려봤다.



어쭈~ 이중공격...........-_-+





"왜들 그래?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어?"

"너 정말 몰라? 어쩜 둔해도 이리 둔하냐......"

"둔탱이!! 새콤이 이데 조아하잖어!!!!!!!!!"





응???? 새콤이가 투 페이스를?????????


몰랐어.................ㅡㅡ;
왜 그런 이상한 놈을 좋아하는거냐.......



지금와서 사귀는게 아니라고하면
로하와 투 페이스 입장이 난처해질테구....



아........ 머리통이야........=_=;;




난 최대한 불쌍해 보이고,
미안한 얼굴로 변신을 하고-_- 새콤이를 바라봤다.





"새콤아.... 나 정말 몰랐어.... 미안해.....
하지만 이데가 자기랑 사귀지 않으면 날 죽이겠다고...... 흑흑"





난 나오지도 않는 눈물을 억지로 짜냈다.
다래에게 당한 일들을 생각하며............-_-;;;;





"나 말은 안했지만.... 이데한테 맞기도하고... 엉엉....ㅠㅠ
죽고싶을때도 한 두번이 아니였어........"

"어래야.....난 괜찮아.... 너야말로.... 이데 이제보니 몹쓸놈이잖아!!!"

"감히 우리 어래를 건드려? 우리가 복수해줄테니 겁 먹지마"





엽쌍걸이 두손을 맞잡고 투 페이스를 물릴 칠-_-; 투지를 불태웠다.



이만하면 내 연기도 쓸만하군........-0-
근데 졸지에 투 페이스가 여자 때리는 파렴치한놈이 되버렸네...





미안하구나, 투 페이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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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미와 엽쌍걸과 헤어지고 학원으로 가는 대신 집으로 향했다.



무슨일인지는 모르지만 로하가 10시까지 집 앞에 나와있으라고 했으니까^0^
뭐 맛있는거라도 사주려나......?



온갖 맛있는 음식들을 떠올리며 걷다 내가 내 발에 걸려 넘어졌다.



우띠........ 쪽팔려................-_*



난 우선 실눈으로 주위를 살폈다.
다행히 나의 뒤집어진=_=; 치마속을 본 인간은 없었다........-_-"



내 발에 걸려 넘어졌으니 어디 화풀이 할 곳도 없고........
그러던 중 내 눈치를 살살 살피며 지나가는 x개 한마리가 보였다.



오호라~ 빙고^0^



내 의도를 눈치챘는지
놈이 꼬리를 내리더니 슬글슬금 뒷걸음질 치지 시작했다.





"착하지~ 왜 도망가지? 난 널 이뻐해주려고 하는데......."

"멍멍~"





녀석이 목청높여 짖어댔다.



으흐흐흐~/-0- 아무리 짖어봐라..... 누가 너같은 x개를 신경쓰겠냐....





녀석에게 점점 다가가고 있는데 땅의 울림이 심상치않았다.


지진이라도 일어나려나?????



하지만 그건 지진이 아니였다........

뿌연 먼지가 흩날리며 어디서 굴러왔는지-_-;; 셀수도 없는
미친 개xx들이 날 향해 돌격해오고 있는 진동이였다.



허걱!!!! 저것들은 모야..........ㅡㅡ+



개들이 뭐가 무섭냐고 맞서 싸우려했지만 100 : 1이였다.
불가능이다............-_-;;;



누렁이 x개놈아........ 너 두고보자.........+_+




난 뒤돌아 있는 힘껏 도망가기 시작했다.
한 1시간은 넘게 놈들이 날 쫓아온것 같다......=0=




지독한것들........ 헥 헥......-_ㅠ




산발이-_- 된 머리를 정리하고 주위를 살폈다.(" )( ")
어느새 옆 동네까지 진출해 있었다.



줵일......... 걸어서 집까지 2시간은 족히 걸리는 곳이다.



날도 저물어가고,
이 일대는 범죄가 많기로 소문이 자자하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하지만 놈들에게 나의 온 에너지를 다 빼앗긴 후라
굴러가는게 더 빨랐을것이다.........-_-;;;;;



눈 앞에 모락모락 김이 나는 통닭과 시뻘껀 떡볶이가 아른거렸다.
이와함께 배가 우렁차게 울어댔다...........-0-/~




빨리 집에가서 원기 보충해야겠다........+0+





초 저녁인데 벌써부터 저러다니.......쯔쯔.......
당신 아내와 자식들이 참으로 불쌍합니다........ㅡㅡ;



난 쓰레기 주변에 자기집인냥 벌렁 누워
잠을 자고 있는 아저씨를 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번엔 잘 차려입은 커플의 키스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윽..........!!!!! 부럽당~~>0<


역시 젊은것들은 원기가 왕성해서 좋아......-_-;;;;;;;;;





찐하게 키스를 나누던 커플이 지쳤는지=.= 입을 뗐다.
여자가 남자 주머니에 무언가를 넣고는 인사를 하고 금방 사라져갔다.




여자때문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남자의 얼굴이 여자가 사라짐으로써
자세히 보이기 시작했다.






저건............












그래도 지구는 돈다 { 26편 }



행복한 거겠죠..... 그래요..... 그래야해요......
눈부신 그대를 사랑할 자격 없는 나인걸 잘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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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낼수 없어.
절대.
다시 오게 할 방법이 있을거야.
지금은 생각할 수가 없어 미칠 것만 같아.
내일 생각해봐야겠어.
하지만 생각해봐야 해.
어떻게 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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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가슴이 칼로 도려내는듯 아파왔다.




반 산..........
넌 왜 항상 여자랑 같이 있는 모습을 내게 보이는거야......?



니가 일부로 그러는거 아니라는거 아는데..........
자꾸만 니가 미워지려해.........



내가 정말 왜 이럴까........
너만보면 가슴이 답답하고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시작해........
무슨 병이라도 걸린걸까?



내가 왜 이러는지 알면 제발 가르쳐줘..........




정말 가슴이 아파 미치겠어...................







피곤때문인지, 술에 취한탓인지 산이가 벽에 몸을 기대었다.
그 모습에 또 다시 가슴이 뛰었다.



역시...... 산이는 뭘해도 멋져........>.<



그냥갈까......? 아니면 인사라도.......? 어쩌지.......
아....... 고민때리네........-_-;;



의문의 사건을 처리하는 형사처럼 턱을 괴며 고민을 하던 난
진한 술냄새에 코를 막았다.



욱.........-0-


이게 어디서 나는 냄새여.........=_=




갑자기 내 머리 위에 무거운 것이 올라왔다.





"어라?? 산이야........"

"이런곳에서 또 만나다니"

"그러게....^^; 근데 너 술 많이 마신것 같다?"

"별로 안 마셨어"





말은 그렇게하고, 혀도 꼬이지 않았지만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중심을 잡기 위해 내 머리에 손을 얹은것 같다...-_-;;;;;





"산이야... 집에 안 들어가?"

"아~ 들어가야지.....가야지....가야지...."





앗-ㅅ- 산이의 이런모습 첨이야~>_<
두고 두고 기억 해야지...........^.^





"혼자서 집에 갈 수 있겠어?"

"그럼!! 내가 누군데!!!!"





아이구..... 놀래라......-ㅅ-;; 평소엔 말도 잘 안하는 놈인데.....





"그럼 난 간다~ 너도 빨리 집에 들어가....
그리고 또 다시 이런곳에서 마주치면 알아서 해!! 여자가......."

"오케이~!! 조심해서 들어가구 낼 보자~^^"





반 산....... 너도 취하면 변하는구나........-_ㅠ



뒤돌아 가는척 몇발자국 걷다 살며시 몸을 틀어 산이를 바라봤다.


내가 안보일때까지 날 지켜볼줄 알았는데,
역시나 나의 환상은 너무도 컸다.ㅜ_ㅜ



잘 걸어가는가 싶더니 발이 꼬이며 넘어지는 녀석의 모습을 보게되었다.



이럴줄 알았다니까.......-∇-;;




놈의 옆으로 가서 우선 놈의 오른쪽팔을 내 어깨에 걸치고
나의 왼쪽팔은 산이의 허리를 감쌌다.



이제 영차하면서-_-;; 일어서기만 하면 된다!!!



영~차~!!!!!!!!!!!



하지만 원기보충이 필요한 나였기에 괴력을 쓸수 없었다....-0-/~
다시 한번 자세를 바로 잡고 산이에게 말했다.





"산이야..... 나 힘들어 죽겠다...ㅜ_ㅜ 어여 일어나~"

"응??? 너 왜 안가고 여기있어??"

"너 집에 데려다주려고...."

"됐어!! 나 혼자 갈수 있어"





왜 취한 사람들은 왕고집이 되는건지.......-_-^
그렇다고 산이를 버리고 갈수는 없는 일+_+





"나 너희집에 놀러가고 싶어서 그래~ 가도되지?"

"그래!!! 아무도 없으니까 우리 둘이 신나게 놀자*^^*"





어렵사리 놈을 들쳐업구-_-;; 택시를 타고 산이네 집까지 왔다.



택시비가 어마어마하게-0- 나온지라
그지였던 난 산이의 주머니를 뒤져 택시비를 계산했다.



이래서 술취한 사람들이 지갑이 잘 털리는거구나......=_=;





한번 와 봤기 때문에 집은 쉽게 찾을수 있었다.
어두운 방에 불을 켜니 저번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 날 맞아하고 있었다.



이거......... 진짜 돼지우리다.........-_ㅠ



산이를 바닥에 내 던지고 방을 치우기 시작했다.
치우면서 괜히 착한척-_-;; 놈을 챙긴것을 후회했다.........ㅜ.ㅜ




깨끗하게는 아니고=_=' 대충 정리만 했는데도 9시가 넘었다=0=



맞다!!!!!!

로하가 10시까지 집 앞에 나와있으라고 했는데.....
옷도 갈아입어야하고, 씻고 치장도 좀 해야하는데.....ㅡㅡ;



여기에서 집까지 얼마나 걸리지.........?
안되겠다.... 빨리 가야지........





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서려는데
갑자기 치마가 밑으로 당겨지는 바람에 엉덩방아를 찧었다......>_<



으아........ 엉덩이야.......ㅠ_ㅠ



찔끔나온 눈물을 닦으며 옆을 보니 자빠져-_-;; 있던 산이가
내 치맛자락을 꽉 잡고 있었다.




자는것 같은데 어떻게 알고 잡았을까..........ㅡㅡ^





난 있는힘껏 치마를 내 쪽으로 잡아당겼다.



으....... 왜 이렇게 안빠지는거야..........-_-a




산이는 돈 떼어먹고 도망간 놈을 간신히 잡은 사랑마냥
내 치마에 강한 집착을 보였다........-_-;;;



우씨....... 벌써 9시30분이다.



난 안되겠다 싶어 산이의 손목을 자르는-_- 대신 놈을 깨웠다.





"산이야..... 반 산.... 좀 일어나봐~"





하지만 아무리 흔들고 꼬집고, 때려도 일어날 생각을 안했다.


물을 뒤집어 씌우고 싶어도
놈이 내 치마를 부여잡고 있으니 주방까지 갈수는 없었다.




그때 기막힌=_= 방법이 생각났으니.......


이름하여 잡초뽑기^ㅡ^




산이의 팔에 가지런히 자란 잡초 하나를 잡고 힘을 가해 뽑아냈다.
중간에서 끊어졌다.......-_-;;;



다시 시도~>.<




7번째 잡초를 뽑았을때 산이가 잡고 있던 치마를 놓고,
잡초가 뽑혀 붉어진 팔을 문질렀다....=.=



쬐끔 미안하군..........-∇-;;



하지만 내 치마가 처참하게 구겨져 있는게 눈에 띄었을땐
미안한 마음이 깨끗히 사라졌다.




이거..... 다림질해도 정상적인 모습을 되찾을것 같지 않다.-_ㅜ




풀린 눈으로 날 올려다 보는 산이가 보였다.



그래...... 참자.... 참아야해..... 나의 산이니까.......ㅡㅡ;





"여기가........어디야?"





목소리 죽인당~*>_<*





"너희집이야.... 그럼 난 갈께... 내일 일찍 일어날수 있겠어?"





녀석이 대답은 안하고 내 얼굴만 빤히 쳐다봤다.
하하하-∇- 그렇게 바라보면 나한테 빠져들텐데.....=_=;;;;;





"내 폰번호 알아?"

"응???????"

"내 폰번호 말이야"

"(-- )( --)(-- )( --)"





가르쳐 준적도 없으면서 묻기는 왜 묻는지........-_-;;





"016-2xx-xxxx"

"뭐? 한번만 다시 불러줘.....-0-/~"





난 얼른 핸드폰을 꺼내 입력시킬 준비를 했다.





"016-2xx-xxxx"

"그런데....왜 번호를 알려주는거야?"





나야 좋지만........^.^;;





"모닝콜"

".....⊙⊙....."

"왜 대답이 없어?"

"아???? 으응......."

"나 잔다"





그러더니 산이는 다시 완전하게 꿈속으로 빠져들었다.



술 취해서 그렇다해도
설레고 기쁜 마음은 쉽게 진정이 되질 않았다.




이러니까 꼭........ 사귀는 사이 같잖아......>_< 몰라~ 몰라~





혼자서 별 상상을 다하며 흐믓해하는 사이 10시가 넘었다.


큰일났다!!!!!!!
그 놈 성격에 1초라도 늦으면 아주 난리를 칠텐데........=0=



있는 돈 모조리 털어-_- 택시를 타고 집으로 출발했다.
택시안에서 전화를 걸었지만 받질 않았다.



화나서 안 받는건가.....?



집에 도착했을땐 개미 한마리 보이지 않았다.



분명히 엄청 화를 내며 돌아갔겠지.......

과연 그 화풀이를 누구에게 할런지............ㅡㅡ;



다시한번 로하에게 전화를 했지만 놈은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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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교실로 가던도중 여자애들이 우리 반에 우르르 몰려
교실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저것들이 아침부터 남의 반에서 뭐하는거야...... 쌈이라도 났나.....+_+



가까이 가보니 엽쌍걸도 있었다-_-;;





"산어래!! 정말 부럽당~>.<"

"아침부터 왠 호들갑이야? 뭐가 부러워?"

"너희반에 킹카가 3명씩이나 있다니........"





킹카???????



학교에서, 학생들에게서 인정받은 인물되는 놈은
우리반에서 산이랑 로하뿐인데......=_=





"산이랑 로하빼고는 없는데........"

"넌 그 두명만 보고 다니냐? 자, 저길 똑똑히 봐!!!
저렇게 섹쉬~하고 아름다운애가 앉아있잖아!!!"





달콤이의 손가락을 따라 교실을 들여다봤다.



정말로 처음보는 멋진 남자가 열심히 책을 넘기고 있었다.





오홋........+ⅴ+



전학생인가.................?







그래도 지구는 돈다 { 27편 }



행복한 거겠죠..... 그래요..... 그래야해요......
눈부신 그대를 사랑할 자격 없는 나인걸 잘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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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어도

나비가 보이지 않는다.

사라진

티라노사우르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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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로 들어가면서도 계속 그 전학생을 살폈다.



어라.........? 저긴 조영남 자린데.......?!!!



그때 얼굴을 든 전학생과 눈이 마주쳤다.
놈이 날 보며 웃더니=_= 자리에서 일어서 내게로 걸어왔다.



보자마자 나한테 반했나.......-∇-;;




내 앞에 선 놈이 갑자기 내 볼을 쭉~하고 잡아당겼다.
흠칫 놀라는 소리들이 교실 안과 밖에서 들려왔다.



여전히 복도 창문에 매달려있는 가시나들.....


엽쌍걸의 모습도 보인다....-_-;;





"왜 이젠 날 안따라 다니는거야? 내가 벌써 싫증났어?"





웃고는있지만 차가운 이 느낌~!!!!




조~ 영~ 남~!!!!!!!!!!!




어머 어머~>_< 이게 왠일이야.........-_-





"너 안경은 어디갔어? 지금 이게 무슨꼴이야? -_-;;"

"왜? 맘에 안들어?"





그 얘기가 아닌데........=_=





"나 이제 완전히 알에서 깨어났어.... 그것뿐이야"

"그게 무슨말이야....-_-;;;"

"이게 원래의 내 모습이야... 이게 사천이의 모습이라구!!
어때? 니 남자친구 자격으로 충분하지?"





=_=;; 여기 저기에서 난리가 났다.



조영남을 아는 우리반 아이들은 놀라움으로........
조영남을 모르고 사천이의 제대로 된 모습을 보게된
창문에 붙어있는-_- 기지배들은 질투의 목소리로......





"조영남...... 너 갑자기 왜 이러는거야?"

"조영남이라니? 그리고 니가 날 깨운거잖아.... 잠들어 있던 왕자를 깨운셈이지^^"





갑자기 복도에서 여자애들의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목청도 좋다............-_-'
쥐라도 나타나셨나............



뒷문이 열리더니 얼굴에 나 무지 열받았음이라고 써있는 로하가 나타났다.



아로하.... 니가 쥐였구나......-0-




놈이 날 보자마자 무섭게 달려들다 내 옆에 있는 조영남을 보고는 멈춰섰다.
순간 묘한 분위기가 조성됐다.......ㅡㅡ;



로하는 입꼬리가 올라간 웃음을, 조영남은 차가운 느낌을 풍기는 웃음을 지었다.
조영남이 로하 앞으로 걸어갔다.





"안녕*^^*"





조영남이 먼저 입을 열었지만 로하는 아무말없이 조영남을 노려봤다-_-+





"사천이가 아주 오랫만에 인사하는데 안 받아주나?"

"이제.... 가면을 벗는거냐?"

"당연하지~ 공주가 깨워줬는걸....."





말하면서 놈이 날 가리켰다.



그러고보니.... 조영남이 원래모습을 찾았으니까 내 임무는 여기에서 끝난거네...
로하에게 죽을일은 없겠다............-_-;;;



로하가 날 보면서 입을 열었다.





"넌 이제 이 자식 옆에 있을 이유가 없다... 내 말 뜻 알지?"

"(__)(--)(__)(--)"

"무슨소리야...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는 처음 본것을 어미로
생각한다는데... 어래는 영원히 내 옆에 있어야 돼"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ㅡㅡ;;


그럼 내가 조영남 엄마라는거야?
윽!! 또 다시 별왕이가 생각나버렸다............ㅠ_ㅠ





"산어래!!! 어쩔꺼야?"





목소리에서 로하가 상당히 흥분되어 있다는걸 느낄수 있었다.





"뭐......뭘? -_-;;;"

"이 자식 옆에 있을꺼냐고!!!"

"왜 소릴 지르고 난리야~>.<"

"넌 뭘 잘했다고 말대답 하는거냐"





=_=;;;

이때 교실 밖이 상당히 시끄러워졌다.



아...... 밖에 관중들이 있었지-_-^





"저 년 뭐니? 정말 재수다"

"사천이라는 애는 몰라도 왜 로하가 저 애랑 아는거야? 기분나빠!!"

"원래 저런년들은 남자 꼬시는데 도가 텄지... 쟤 꼴을 좀 봐라~"

"누가 감히 내 친구를 욕하는거야? 나와!!! 내가 입을 확 찢어놓겠어!!!!"





말이 좀 거칠었지만 나의 엽쌍걸......... 무지 고맙다ㅜ.ㅜ







점심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산이가 왔다.



왜 이렇게 늦었을까..............?


헉!!! 이제서야 기억이 나다니......
이놈의 건망증....... 그냥 죽자..........-_ㅜ



난 산이에게 미안하다고 문자를 보냈다.





'괜찮아'

'내가 건망증이 좀 심해서....ㅡㅡ;'

'*^^*'

'내일은 정말 모닝콜 해줄께!! 정말이야!!!'

'고마워'





난 살짝 얼굴을 돌려 산이에게 웃어보였다.



미소로 답해주는 착한 산이......아..... 정말 천사표야.....ㅠ~ㅠ







수업이 끝나고 가방을 메고 복도를 나가니 엽쌍걸이 나와 순미를 기다리고 있었다.


새콤이가 내 치마를 보더니 폭소를 터뜨렸다....=0=





"산어래~ 이게모냐.... 화장실에서 치마를 너무 꽉 잡고 있으면 안되지~ 히히히"





어제 산이가 만들어 놓은 작품...........-_-'
죽어라 다리미질을 했지만 치마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지 못했다.



불쌍한 내 치마...... 아직 1년은 더 입어야하는데.......
오늘 집에가서 또 다려야겠다.+_+



건물을 빠져나오다 우리 앞에 로하와 투 페이스가 걸어가는게 보였다.
모르는척 놈들의 뒤를 따라가려는데,





"어래 남자친구다!!!"





진짜 크게 엽쌍걸이 외쳤다.
그 소리에 로하와 투 페이스가 뒤돌았다.



둘 다 막대사탕을 입에 물고 있었다......-0-
부부는 닮는다더니............ㅡㅡ;




엽쌍걸과 순미가 양쪽에서 내 팔을 잡고 놈들 앞으로 뛰어갔다.



난 저놈들과 마주치기 싫다구~>0<



새콤이가 투 페이스에게 눈웃음을 치며-_- 인사했다.





"안녕^^ 나 알지?"

"몰라!! 너 누군데?"

"=_=;;;;"





오새쿔..... 너 수상하다-_-^
친구를 위해서 투 페이스 혼내준다는 사람이 그 미소는 뭐냐.....



이번엔 순미와 달콤이가 로하에게 말을 걸었다.





"어머~ 로하 너도 이런 사탕 먹을줄 알아?"

"와~ 나도 내일부터 딸기사탕 먹을꺼야>ㅁ<"





으아....... 닭살이야~>_<



엽쌍걸과 순미는 놈들에게 바짝 붙어서 온갖 아양과 애교를 떨기시작했다.




내 친구들이지만 정말......... 쪽팔리다.........-_-;;;;;




이것들을 뒤로하고 앞서 걷기시작했는데 로하가 내 옆으로 왔다.-.-^





"짜증나니까 앞으로 너 혼자다녀"

"뭔소리야????"

"니 친구들 입에 모터달았냐? 그리고 왜 콧소리내면서 달라붙는거야?
내가 아무리 잘생겼었도 그렇지.... 재수없고 짜증나"





난 니가 더 재수없고 짜증난다............ㅡ.ㅡ^





"아까 내가 한말 명심해"

"혼자 다니라는 말? 나 왕따 아닌데.........-_-"

"왜 헛소리하냐?"

"그럼 뭐? 니가 처음부터 알아듣게 말해!!
너랑 나랑 텔레파시 통하는것도 아니잖아!!!"





또 신경질을 냈다.........-.-;;;
놈이랑 있으면 이성이란것은 사라진다.





"이젠 사천이자식이랑 어울릴 필요없다고!! 알아들었냐?"





난 또 뭐라고......... 근데 이놈 왜 이렇게 조영남에게 민감한거야....






그때 많이 보던 오토바이가 우리 앞에 섰다.





"산어래!! 데려다 줄테니 타"





조영남........
학교까지 오토바이를 끌고오다니......
이제 정말로 타락의 길을 가는구나.......=_=



내가 가만히 있자 조영남이 오토바이에서 내려 내 손을 잡았다.





"오늘은 아주 천천히 몰테니까 걱정말구 타"





난 옆에 있는 로하에게 눈을 돌렸다.
놈의 안면근육은 이미 굳어 있었다.



조영남도 날 보며 웃고 있지만 로하를 견제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희생을 해야될듯 싶다........ㅠ_ㅠ


오토바이가 정말~ 정말 무섭지만........ㅜ.ㅜ






오토바이쪽으로 몸을 돌릴때
로하가 조영남이 잡은 손과 반대되는 내 오른쪽 손을 잡았다.=0=





"아야~>ㅁ<"





너무 세게 잡는 바람에 눈물과 함께 비명이 나왔다......





내 왼쪽팔은 조영남, 오른쪽 팔은 아로하......
그리고 조금만 더 잡아당기면 팔이 찢겨질 위기에 놓인 나.......-_-;;;;;;











그래도 지구는 돈다 { 28편 }



행복한 거겠죠..... 그래요..... 그래야해요......
눈부신 그대를 사랑할 자격 없는 나인걸 잘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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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까지 고독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사랑이란 감정이 두려워 우린 늘 떨어져 있었다.
사업에 감정이 개입돼선 안된다.
가끔 고의로 그녀에게 단서를 준다.
내가 원하는 곳에 나타나도록.
그 동안 우리는 거리를 두었지만
그녀는 내 삶의 지울 수 없는 일부이다.


그러나 지금은 떠나야 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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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팔이 찢겨질-_-;; 위기에 놓였을때 날 구원해줄 구원자들이 나타났다.



투 페이스, 순미, 엽쌍걸...........



평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것들이 지금따라 이뻐보인다+.+


투 페이스가 조영남을 노려보고ㅡㅡ^ 로하 옆으로 왔지만........
날 구원해 줄 구원자가 될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0=



난 엽쌍걸과 순미를 쳐다봤다.





"아!! 학원가야지"

"나 약속 있다!! 어래야, 먼저 갈게~"

"나도 볼 일이 있었구나^^;; 그럼 우리 내일보자~"





최순미....... 너 언제부터 학원다녔냐? -_-^

초등학교때 태권도장 다니다 하도 남자애들을 패서=.=;;
쫓겨난거 빼면 학원 근처에 가지도 않았을텐데......



그리고 엽쌍걸!!!

너희 시간 널널한거 온 국민이 다 아는사실이거늘.......;;;;





이젠 나와 조영남, 로하와 투 페이스만 남게 되었다.



양쪽 팔이 저려왔다........=0=





"저기...사천아... 나 팔 아프니까 놔줘...-_ㅜ"

"노~ 난 어래가 좋아*^^*"





이번엔 로하를 쳐다보며 애절하게 말했다.





"아로하....너라도 내 팔을 자유롭게 해주라....ㅠ_ㅠ"

"조용히 해!"

"너도 내가 좋아서 계속 잡고 있는거야? -_-^"

"농담이 나와?"

"그럼 놔!! 피 안통해서 죽겠단말이야~>_<"





하지만 두 놈 다 내 말을 무시한 체
날 자기들쪽으로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싸우려면 지들끼리 싸우지, 왜 날 잡아당기구 G랄이야~!!!!!!



그때 로하가 손을 놓았다.
그러자 내 몸은 조영남에게로 쏠렸다.-_-;;;





"어디 실컷 연기해봐! 그래야 관객이 신나지... 안그러냐,이데?"

"상대 할 가치도 없는 자식이잖아... 그만 가자"





로하와 투 페이스가 조영남을 증오하는 눈빛으로 쏘아보더니 우리를 지나쳐 걸어갔다.




내게 한말이 아닌데 내 가슴이 아프다.



조영남이 저 둘에게 용서받지 못할 짓이라도 저질렀나?
도대체 세사람 사이에 무슨일이 있었던거지?



갑자기 조영남이 불쌍하게 느껴졌다.



난 맘이 약해서 탈이야..............-0-;;;;;





"조영남..... 괜찮아?"

"내 이름 잊었어? 다른 사람이 날 뭐라 불러도 상관없지만
너만은 날 사천이라고 불러줬음 좋겠어"





목소리에서....... 알수없는 슬픔이 묻어나왔다.





"미안해.... 이제부터 사천이라고 부를께"

"고마워......"





아무렇게 않게 다시 웃는 조영.....아니 사천이.....
놈이 오토바이에 타더니 날 빤히 쳐다봤다.



........................................................주르룩ㅠ_ㅠ



얼굴을 찡그려 울상을 지었지만 놈도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정말 천천히 운전해야해.... 알았지?"

"응^^"





못미더웠지만 도망 갈 처지가 아니였기에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난 놈의 등뒤에 바짝 붙어 놈의 허리를 단단히 잡았다.+.+





"지금처럼 이렇게 내 옆에만 있어라"

"응????"

"꽉 잡으라구.... 그럼 간다"





1시간을 달린것 같다.


조영남, 이 나쁜자식!!!!!

천천히 달린다고? 천천히 달리긴 뭐가 천천히 달려야!!!!!!
저번보다 빠르면 빨랐지, 절대 느리지 않았다.....-_-^



이번에는 눈물+콧물이였다.........-_ㅠ



놈이 오토바이를 세우고 내렸다.
난 그때와 마찬가지로 놈의 귀염둥이를 무겁게했다.=)_(=



놈이 가만히 내 얼굴을 보더니 손으로 내 눈물과 콧물을 닦아냈다.



드러울텐데..............-_-;;;;;;;;





놈이 날 납치(?)해서 끌고 온곳은 강과 들과 산뿐인 한적한 곳이였다.
강물은 서서히 서쪽으로 지는 해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이쁘당........+o+





한동안 사천이가 말없이 강만 바라봤다.



아............썰렁하다........-_-;;





"산어래......."

"어??? 왜?? ⊙⊙"

"로하랑 어떻게 아는거야?"





뭐라고 해야하나.......-_- 친한것도 아니잖아.......=_=





"그냥 우연히 알게됐어... 별로 안 친해^^;;;"

"그래? 정말이지? 로하 좋아하는거 아니지?"

"뭐~!!!!! 내가 그딴 제멋대로인 놈을 왜 좋아해?!!!!!!!"

"다행이다.... 그럼 나.... 너 좋아해도 되겠다"





지금......... 나 고백받은건가?


말도 안돼......... 한번도 고백이란거 받아본적 없는데.......
나같은앨 좋아해주는 남자는 없으니까..........-_ㅜ





"너..... 좋아해도 되지..........?"





바람결에 휘날리는 머리때문에 사천이의 눈이 가려져 보이지 않았지만.....
날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는게 느껴졌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0-
놈이 오토바이에 앉아있는 내 앞으로 걸어올때마다 내 얼굴은 땅으로 곤두박질쳤다=_=;;;




내 앞에 선 녀석이 두 팔을 벌려 날 껴안았다.....⊙⊙
사천이의 심장소리가 고스란히 나의 귀로 전해졌다.
난 가만히 그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왜 이렇게 답답할까...............?


애틋한 감정이..... 이런 느낌을 말하는건가.........





"넌...... 넌 내곁에 있어줄꺼지?"

"......으......응............."





너무..... 간절한 목소리였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대답을 했다.



내가 왜 이러지.......?


나도 모르겠다...
그냥....... 사천이의 슬픔이 느껴질뿐이다.



안타까운 슬픔이...................





사천이가 얼굴을 숙여 입술을 내 입술에 가져다 대려는 찰나 난 얼굴을 돌렸다.///.///



안돼........ 분위기에 휩쓸리면.........-_-



놈이 무안했는지 내 머리를 실컷 망가뜨리고는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로하가 아닌 날 선택해줘서 고마워"

"선택은 무슨........=_="

"오늘 내 키스 거부한걸 후회하게 될꺼다"

"=0=;;;;;;;;;;;"

"다음엔............"





오토바이에 시동이 걸렸다.





"다음엔 뭐?"

"아니다......."

"뭐야~>0< 더 궁금하잖어!!! 말해봐......"

"싫어"





놈은 내가 뭐라 반박하기도 전에 귀염둥이를-_-;; 출발시켰다.



제발 콧물만은 나오지 말아라................................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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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다래와 같이 나오는데 사천이가 집 앞에 서 있었다.



어????? 왠일이지..............ㅡㅡ;





"잘잤어?"

"우리집엔 왠일이야?"

"같이 등교하려구^^"





내가 사천이와 얘기를 하는사이 다래가 앞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니 동생이야? 중학생인가보네?"

"응^^ 잘생겼지?"

"=_=^"

"산다래~ 같이가자~"





하지만 다래는 내 말을 쌩까고-_- 뒤도 안 돌아보고 무지 빠르게 걸어갔다.



우띠......-_ㅠ 다래랑 조금이나마 친해질수 있는 기회였는데.......







사천이와 2동 건물로 가는 길에 새아와 친구들로 보이는 남자 3명을 만났다.





"사천.... 너 예전모습으로 돌아왔네?"





강새아.... 로하랑 산이도 모자라 이젠 사천까지 알다니......ㅜ_ㅜ
부러버............................=0=





"너야말로 아직까지 로하 뒷꽁무니만 졸졸 쫓아다니더라?"

"뭐........뭐라구?!!!!"

"평생 쫓아다녀도 넌 안돼"

"이 자식이!!!!!!"





새아랑 같이 있던 남자가 사천이에게 달려드려는걸 새아가 막았다.





"그만둬..... 그건그렇고 산어래!!!"





왜 갑자기 불똥이-_-;;; 나한테 튀기는것이냐.............





"이데랑 사귄다면서 보란듯이 다른남자랑 등교를 하다니... 어떻게 된거니?"

"니가 상관할 일 아니야!!"

"그렇지~ 너같이 남자 밝히는 여자가 뭘하든 나완 상관없지"





ㅡ.ㅡ^

아우~>.< 단둘이 있었으면 나의 강펀치로 넌 쭉~었어!!!!!!!





그때 언제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로하가 새아 옆으로 왔다.
금새 여우의 탈로 바꿔 쓴 강새아........





"어머? 로하야.... 지금 오는거야?"

"강새아.......뭐하는거야?"

"오랜만에 사천이랑 얘기했어^^ 참!! 로하 너에게 할말이 있어.
우리 다른곳으로 가서 단둘이 얘기하자"





새아는 온갖 콧소리를 내며 로하 팔에 팔짱을 끼고 우리 앞에서 사라져갔다.



얼렐레??????????


평소 같았으면 새아를 쳐다보기는커녕 무시를 하고도 남을 놈인데....-_-^




그건 그렇고 날 모르는 사람인듯 바라보는 로하의 눈빛이 자꾸 마음에 걸린다.
놈에게 바라는건 없지만.............-_-;;





"띠리리~ 띠리리리리리~"





단음짜리 내 핸드폰이 울렸다.
내 핸드폰 벨소리 음악이 무언지는 나만 안다=0=





"여보세요?"

"안녕...... 오랫만이지?"

"어머, 야!!!!!!!!!!!!!!!!!"





흥분해서 나도모르게 크게 소릴 질렀다.




사천이가 가슴을 쓸어내리며-_- 토끼눈으로 날 쳐다봤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29편 }



행복한 거겠죠..... 그래요..... 그래야해요......
눈부신 그대를 사랑할 자격 없는 나인걸 잘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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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고독이 두렵다.
그러나 홀로 남겨지는 것보다 더 두려운 것은
잊혀지는 것이다.

비가 계속 내렸다.
이 폭우 속을 어떻게 가야하나.
비옷이 절실할 때 그가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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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에 걸려온 전화......





"너무해.... 왜 이제서야 연락하는거야?"

"미안.... 잘지내지?"

"응....... 넌?"

"나도 잘있어... 오늘 만날수 있을까?"

"뭐??? 정말?? 어디에서 볼까?"

"내가 너희 동네로 갈께.... 5시 어때?"





난 전화를 끊고도 한참을 폰을 잡고 있었다.
이번에 만나면 2년만에 얼굴을 보는 셈이다......





"누구길래 그래?"

"아... 제일 친한 친군데 오랫만에 연락이 왔어"

"혹시 남자야.........?"

"아니...."





굳어져있던 사천이의 얼굴이 풀렸다.


우....... 쑥스럽다..........-_-;;;
어제 놈이 한 말이 자꾸 생각났다.





나 너 좋아해도 되지.........?



좋아해도.........되지...........?







교실로 들어갔을때 로하가 우리에게 걸어왔다.





"내일 토요일, 강새아 생일이다... 걔네집에서 파티하는데 참석해"

"나??? 사천이랑 같이??"





로하가 날 보면서 말했기에 내가 대답을 했다.-_-;;





"아니!! 너, 혼!자!"

"나만?? 근데 내가 왜 강새아생일파티에 가야하는데?"

"이데가 가는데 안가겠다고?"





반 아이들의 뜨거운=_= 시선이 느껴졌다.





"아우~>.< 안가긴..... 가야지......-_-;;"

"내일 8시에 이데가 데리러갈꺼야... 약속 지켜라"

"걱정마^-^;;"





로하가 교실을 나가고, 사천이가 자기 자리로 가 앉았다.



어색한 공기.........ㅡ_ㅡ;;
사천이에게로 가려다 내 자리로 왔다.



모든게 나 때문에 틀어지는 느낌이 든다.
내가 요즘 너무 예민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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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끝나고 지원이와 만나기로 한 커피숍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선 가게안에는 진한 화장과 야한옷을 입은 지원과
까만색 정장에 검정 선글라스를 낀 건장한 남자가 지원의 옆에 앉아있었다.



저 험상궂게 생긴 남자는 누굴까.........+_+





"어래야~^^"

"지원아~"





우린 서로 부등켜 안고 상봉의-_- 눈물을 흘렸다.
내가 지원 옆에 있는 남자를 힐끔거리며 쳐다보자 지원이가 입을 열었다.





"내 보드가드야... 잠깐 자리 좀 비켜줘"





그 남자는 잠시 망설이더니 우리와 조금 떨어진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난 거의 속삭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보디가드????"

"말만 보디가드.... 날 감시하기위해 붙여진거야"





지원이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잘 알기에 마음이 아파왔다.





"학교 다니는건 잼있어? 나도 학교 다니고 싶다"

"그냥 그래.... 넌 그동안 잘 지냈어?"

"응.... 니가 너무 보고싶었어"

"나도 그래......"





한 30분을 얘기했나...........?
터미네이터가-_-;; 우리에게 걸어왔다.





"시간됐다"





진짜 터미네이터다......=0=





"알았어... 딱 5분만 더 얘기할게... 부탁이야"





터미네이터는 곤란한듯 시계를 보더니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정말 지옥이야......"





의자에 등을 기댄 지원이는 담배를 꺼내고는 불을 지폈다.



지원아......
아무도움도 주지 못하는 내가 너의 친구가 될 자격이 있는거니.....?
미안해........ 나만 행복한것 같아서 정말 미안해........





"어래야? 남자친구 있니?"

"아니... 없어^^;; 넌 있지?"

"짝사랑중이야"

"정말?? 누구야?? 몇살이야???"





지원인 여자인 내가봐도 뻑갈만큼 섹시하고 이쁘다....-_-
길거리를 지나가면 모든 남자들이 한번씩 뒤돌아볼 정도로....


그런데 그런 지원이가 짝사랑??!!!!!!!!





"나이는 같아... 학교도 다니구....."

"그..........래?"

"근데 고백했다가 차였다-_-;;;"

"뭐?? 왜??"

"좋아하는 사람이 있데... 여러 여자를 만나고 다니지만 마음만은 안주더라..."

"그 남자 그렇게 잘났어? ㅡㅡ^"

"남자들도 그냥 두지 않을정도로 예뻐"





남자가 예뻐서 뭐에 써먹나..........-_-;;;
난 그런 기생오라버니처럼 생긴것들은 밥맛이야-0-





"나 이제 가봐야겠다... 이거 내 연락처야... 연락 자주해~"

"당근이지!! 몸 건강하고.... 담에 또 보자"

"그래.... 나 간다..... 안녕"





터미네이터와 멀어져가는 지원이...........



야!!! 공지원!!!! 다시는 내 곁을 떠나지마.....
우린 친구잖아....... 안그래?



내가 어떤 모습을 하건 너에게 난 산어래 맞지?
나에게도 넌 공지원이야.....
그러니까 다시는 내 앞에서 말없이 사라지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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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의 짧은 수업을 마치고 바로 집으로 기어들어왔다=_=



강새아 생일 파티에 간다고는 했지만 마음에 걸리는게 한두가지가 아니였다.



생일엔 친한 친구들과 어울리는것인데........
내가 새아뇬이랑-_-^ 친한건 둘째문제고
그것이 날 싫어하는게 분명한데 왜 초대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난 어느새 준비를 다 마치고
투 페이스를 기다렸다.ㅡ_ㅡ;;



8시가 조금 넘은 시간 핸드폰이 울렸다.



여보세요라는 말을 하기도 전에
반대편에서 투덜거리는 투 페이스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집 앞이니까 빨리 나와!! 1초라도 늦으면 그냥 갈꺼다...뚝!!!!"





-0- 예의도 모르는 놈......-_-



거울 앞에서 다시 나의 상태를=_=;; 점검하고 밖으로 나갔다.
아이스크림을 홀짝거리며 먹고있는 투 페이스를 보자마자 입이 떡하고 벌어졌다.=0=



오늘의 의상 컨셉은 red..........? 붉은악마당+o+



붉은 건빵모자에 깃털로 이루어진-_- 붉은 스웨터, 요란한 무늬의 바지.....
그리고 귀엽게 생겨먹은 빨간신발.........




누가보면 연예인인줄 착각할정도로 화려했다.-_-;;;;;;;;;
같이 가는게 쪽팔려~>_<





"내가 여자를 마중오다니.... 있을수 없는일이야....그것도 한참 얼굴 딸리는 너를...."

"그만 궁시렁거려라-_-^ 누군 너랑 같이 가고 싶은줄 아러?"

"그래? 그럼 혼자 알아서 와"





내가 2시간동안 열심히 꽃단장한게 아까워서라도 자존심을 구긴다....ㅜ.ㅜ





"아니야~ 너랑 같이 가는거 너무 너무 영광이야~>ㅁ<
우리 초코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갈까?"

"*^ㅡ^*"





초코 아이스크림이라면 껌뻑 죽는구나.......
투 페이스........ 너 나한테 딱 걸렸어+.+




40분을 택시를 타고 갔다.
부자들만 사는곳으로 가더니 강새아의 집이라며 내린곳은.......
넓은 정원과 2층으로 된 집에 세워져 있는 무지 좋은 주택이였다.



여기가 강새아네 집이란 말이야............??


생긴거나 행동하는게 서민적인ㅡㅡ; 나의 모습과 다르다 했더니
부자집 딸이였군....=.=;;



내가 강새아보다 나은게 하나라도........ 없구나.......-_ㅠ





투 페이스가 초인종을 누르자 굳게 닫혀있던 철문이 소리를 내며 열렸다.



오~ 좋은데? -_-;;;;;;;;



정원을 지나 현관 앞에 섰다.
안에서 시끄러운 음악과 웃고 떠드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가는 투 페이스를 따라 나도 조심스레 안으로 발을 집어 넣었다.







으허허허헉!!!!!!!!!!!!!!!






도대체 지금 이 광경은 뭐야???!!!!!!!













그래도 지구는 돈다 { 30편 }



행복한 거겠죠..... 그래요..... 그래야해요......
눈부신 그대를 사랑할 자격 없는 나인걸 잘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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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결국
이 세상에서 잠시 머물러가는 영원한 이방인(stranger)이라고
아무도 너의 친구가 돼주진 못해.
어느 곳도 너의 진짜 고향은 아니지....
의지했던 것들은 모두 떠나가 버린다.
결국 내 곁에 남아 있는건 아무도 없어.
젠장!
내가 있을 곳은 하나도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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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기 전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기는 했지만......


100평도 넘는-0- 거실에는 정말로 많은 인간들이-_-^ 술을 마시고,
담배도 피고, 춤을 추고, 이리저리 뒤엉켜 키스를-_-;;; 하고........



애들 또한 다 꽃미남에 꽃미녀들뿐.........
나만 호박덩어리=_=;;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 말도 안돼~>0<



학교에서완 180도 다른 모습의(요염하고 섹시한모습-_-) 강새아가
나와 투 페이스를 가운데로 끌고 가더니 모두의 시선을 우리에게로 집중시켰다.+0+





"너희 이데는 알지? 이데 옆에 있는 여자가 바로 이데 여자친구야"





조용해진 집안이 웃음소리로 바뀌었다........-_-^





"이데, 보는 눈 독특하다~"

"어떻게하면 저런 여자랑 사귈수 있는거지?"

"그만 그만~ 오늘이 내 생일이라는거 잊었어? 주인공은 나야!! 나만 주시해!!!"





강새아는 요상한=_= 웃음소리를 내더니 한 무리속으로 파 묻혔다.



이거야말로 난장판이네............-_-;
아.... 오지말껄...... 아로하 그자식 때문에........>_<



옆으로 눈을 돌리니 투 페이스가 보이질 않는다.
하지만 워낙에 튀는놈인지라 금방 찾아낼수 있었다+.+



고급 호텔에서나 볼수 있는 음식들이 부페식으로 차려져 있었다.
투 페이스는 그곳 구석에서 열심히 아이스크림만=0=;;; 집중 공략하고 있었다.



아이스크림 돼지...........-_-b





로하랑 산이도 왔겠지........? 근데 어디 있는거야.....?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년, 놈들을 피해가며 놈들을 찾았다.



나의 귀여운 꽃돌이들아........-_-;; 어디있는거니.....




하지만 인간들이 많아서 찾을수가 없다ㅡ0ㅡ
그때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였다.



살글살금 올라가보니 1층과는 달리 무척 조용했다.
그곳엔 5개가 넘는 방문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호기심이 발동된 난 첫번째 문을 열어보았다.
아무도 없다.................=_=;;;;;;;


두번째방 역시 사람의 흔적이 없었다.
난 세번째 방을 열려다 안에서 나는 소리에 멈춰섰다.





"한번만 더...... 응?"





헉!!!!!!!!! 간드러지는 여자목소리였다.


심장이 발딱발딱 뛰었다.



이거 미성년자 관람불가 같은데.........-_-^
아........ 그래도 궁금해~>0<


아주 살~짝만 보는건 괜찮겠지......-_-




정말 정말 천천히 문을 열었다.
침대에 앉아있는 남자와 여자의 다리가 보였다.


둘 다 미끈했다..........ㅡ_ㅡ;;;;;



조금 더 문을 열었을때 심장이 얼어붙는걸 느꼈다.





산이가...... 상체를 드러낸 여자를 안고 키스를 하고 있었다.



왜 자꾸....... 왜 자꾸 이런모습만 보는거지? 왜??!!!!!!



싫어....... 정말 싫어.........
다른 여자랑 있는거.... 특히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있는거
이제는 더이상 이해하기 싫어............



난 산이의 그 무엇도 아닌데 왜 이럴까.......
그래......... 우선은 친구니까......-_-;;;
아..... 그래도 위안이 안된다........ㅠ.ㅠ




산이의 품안에서 산이의 키스를 받는 저 여자가 나였으면 하는-_-;;
말도 안되는 생각을 떨쳐버리고 문을 닫고 돌아서다 난 숨이 멎을뻔했다.



바로 뒤에서 로하 놈이 눈에 불을키고+_+ 서 있었다.



발소리 듣지 못했는데 언제 왔지..........-_-;;;
내가 너무 집중을+0+ 했나........ㅡㅡ;





"실제로 보니까 어때? 흥분되지 않아? 내가 해줄까?"





으........ 정이 뚝뚝 떨어진다.......-o-


보아하니 술을 한잔..... 아니 한짝은 들이킨것 같다......=_=;;
이럴땐 무시하는게 최고지.......



녀석을 무시하고 가려는데 손목을 붙잡혔다,o_o



우띠.............. 힘 무지 세다......ㅠ.ㅠ





"씹.... 왜 항상 날 무시하는거야?"

"내내내내............내가 언제??"





말 더듬이 탄생-_-;;;;;;





"겨우 너 따위가 날 무시해?"





또 눈빛이 붉게 변하기 시작했다.



지금 술까지 취한 상태인데......
그리고 산이를 방해하면-_ㅠ 안되겠지......?





"우리 자리 옮겨서 얘기......"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놈이 맨 끝방으로 날 끌고갔다.....



옴마야....... 이러면 내가 도망갈수가 없잖아........ㅠ_ㅠ



놈이 무서웠기에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놈은 비틀거리면서도 계속 날 쫓아왔다....-_-



무서워....... 무서워..........>_<



내 등과 창문이 맞 닿았다.... 더이상 도망 갈 곳이 없다-0-





"너 정말 죽고 싶냐?"

"(__ )( --)(__ )( --)"





벌써 죽으면 안되지........-_-/~





"내가.... 내가 사천이놈이랑 다시는 어울리지 말라고 했을텐데?"





혀가 꼬여서 발음이 부정확했다...... 겨우 알아들었다....=_='





"그게......."

"그게 뭐?!!!!!"





내 앞으로 바짝 다가온 놈때문에 숨쉬는것조차 자유롭지 못했다.
술을 얼마나 퍼마셨는지 냄새가 장난이 아니다.....=0=



나까지 취하는것 같아-ㅅ-





"니가 그 자식이랑 같이 있는거 보면.... 속이 울렁거려....알아?"

"응..........-_-;;;"





이럴땐 그냥 비위맞추는게 살길이다......ㅜ_ㅜ


근데 속이 울렁거린다는건...... 내 얼굴이 울렁거릴 정도로 아닌가....=_ㅠ







로하가 내 앞으로 푹 쓰러지는가 싶더니 두 팔로 내 허리를 감싸안았다.
너무 빠르게 뛰는 심장소리가 놈에게 들리는건 아닌지 걱정이 됐다.



젠장.......-_-;;; 기분이 이상하다......


자꾸만 기분이 좋아지려고 한다.........-_ㅜ





"들이가..........."

"으....응.....???"

"들이가 보고싶어........"





그렇게 애타는 목소리로.... 그리움 짙은 목소리로 다른여자 이름 부르지마.....
가슴이 찢어지는것 같단말야...... 정말 마음이 아파와......



들이라는 여자는 너에게 어떤 여자니.......?
궁금하다....... 그 여자가 너무 궁금해진다....





보고싶다는말...... 왜 이렇게 내 가슴을 아프게 하는거지?




아로하.........
왜 지금 나에게 그런말을 하는거야?
보고싶으면 가서 보면 될거아니야!!!!!!



니가 이렇게 힘들어하는거 어울리지도 않고,
보고싶지도 않으니까 나에게 그런말 제발 하지마.......


니가 자꾸 이러면 내 마음 흔들리는거 아니............?






눈물이 날것 같아 놈을 밀쳐내고 방을 나왔다.
정원 나무아래에 있는 벤취에 앉아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여기에 괜히 왔어...... 괜히 왔나봐.........ㅠ_ㅠ



현관문이 열리고 밖으로 나오는 투 페이스가 보였다.


아이스크림 다 거덜내고 이젠 먹을게 없어서 나오는건가........-_-^



내 옆에 앉은 놈이 입을 오물오물거렸다.





"뭘 그렇게 먹냐, 이 돼지야~>.<"

"초콜릿.... 그리고 나처럼 귀엽고 깜찍한 돼지 봤어?"

"됐다..... 농담할 기분 아니다....-_-"

"이유 물어봐도 돼.................?"





오랜만에 진지버젼으로 나오는 투 페이스.........


들이라는 여자..... 투 페이스도 알까........?




이놈의 궁금병 또 도졌다....-_-+





"너 혹시..... 들이라는 여자 알어?"

"다시 한번 말해봐"

"들이라는 이름 가진 여자 아냐구~~o(>o<)o"

"너..... 그 이름 어디서 들었어?"





무섭게 깔린 목소리........약간의 미세한 떨림도 느껴졌다.....





투 페이스......


얼굴까지 굳어져서 날 차갑게 노려봤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31편 }



울고 싶어도 못 우는 너를 위해
내가 대신 울어줄게..... 마음놓고 울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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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난 알고 있어 많은 만남과 이별 속에서
이런 아픔도 곧 추억이 된다는 걸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더 이상 붙잡을 순 없었어
이젠 영원히 날 잊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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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페이스가 내 몸을 잡고 마구 흔들었다~@@@@@@@





"그 이름 어디서 들었냐고 물었잖아!!!"

"방금 전에 로하가......."

"로하? 로하가 왜??!!!!"

"나도 몰라.... 술에 많이 취했어....=_="





나쁜 아이스크림 돼지시끼.....>.< 속 울렁거리잖어!!!
들이라는 이름에 왜 이렇게 흥분-_-)하는거야?



난 놈이 진정될 때까지 기다리다
내 특기인 남 눈치 살피기를 펼치며-_-;;; 놈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말이야........."

"ㅡㅡ^"

"그 여자 누군지 물어봐도 돼?"

"안돼!!"





그렇게 딱 잘라 말하면 내가 할말이...... 많지.....-_-;;;
내가 이럴줄 알고 생각을 해뒀지^-^





"로하가 내가 그 여자 닮았다고 해서 궁금해서 그래~ 응?"

"말도 안 되는 소리마라"





우.......>_<
그래...... 나 같은 애가 또 있으면 큰일나지...-0-





"정말.... 정말로 로하가 그랬어?"

"엉^^ 덩말이야!!"

"바보같아"

"나도 느꼈다.....-_-"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는 놈이
잠시 후에 입을 열었다.





"들이........ 산이 동생이야"





⊙⊙

산이 동생??? 나의 시누이^ㅡ^


아!! 그 교복!!! 저번에 내가 가출을-_- 했을때
산이가 나에게 우리학교 교복을 줬는데 그게 울 시누이꺼였구나.....-_-



근데 그때 산이는 아는 친척꺼라고 했는데..... 왜 거짓말을 했을까....



그럼 로하가 산이 동생을 좋아하는건가........?
그런건가............? 그......그렇겠지.........?
그리움 짙은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으니까........





"그렇구나... 그럼 몇살이야? 우리학교 다니지?"

"더이상은 안돼!!"

"왜~ 왜~>0<"

"알 필요 없으니까... 그리고 들이라는 이름 입 밖에 내지마!!
특히 로하앞에서 입 조심해라... 안 그러면 넌 나한테 죽어"





너무 궁금해서 더 물어보려 했지만 놈의 눈빛이 무서웠다.ㅡ_ㅡ;
녀석이 일어나더니 내 손을 잡고 다시 그 감옥속으로=_= 날 끌고 들어갔다.



가시 시른데.........ㅠ_ㅠ



안으로 들어가 추기 싫은-_-^ 춤을 추고, 마시기 싫은=_=^ 술도 마셨다.


아~ 오늘 술 한번 잘 받는다@^^@





새벽 3시가 되서야 1부 파티가 끝났다는 강새아의 외침이 들렸다.
2부는 누드 파티라나 뭐라나..........=0=



그곳에 있는 아이들이 강새아를 시작으로 옷을 벗기 시작했다....⊙⊙



두눈을 번쩍이고 보려다..... 참았다.
왜냐하면....... 산이가 집에 데려다 준다고 했으니까^0^




강새아에게 잡혀있는 로하와
그 파티에 참석하겠다는 아이스크림 돼지를-_-;; 간신히 구출(?)했다.



아림돼지......... 이제보니 꽤 밝히는군.......ㅡㅡ^



술에 뻗은 로하를 아이스크림 돼지가
(이제부터 난 투 페이스를 아이스크림 돼지라 부르기로 했다-_-;;;)
부축해 산이가 끌고 온 무지 좋은 차 뒷자석에 타고, 난 운전하는 산이 옆에 앉았다.



이게 왠 떡이냐...............^-^γ



먼저 강새아네 집에서 가까운 아림돼지네로 출발을 했다.




난 차 안에서 아림돼지와 함께 로하를 부축하며 집으로 들어간 산이를 기다렸다.



이제 우리집까지 단둘이 가겠구나.....+0+



5분 뒤 산이가 돌아왔다.





"로하는 괜찮아?"

"오늘따라 왜 그렇게 많이 마셨는지.... 넌 괜찮아?"

"응^^ 근데 이거 산이 니 차니?"

"아니"

"그럼.........?"





대답이 없다.
산이에게마저 무시를 당하다니...........-0-/~



우린 정말 적막한 상태로 30분을 달렸다.



집 앞에 도착하고 내가 내리려는 자세를 보여도 산이는 아무 말도 없었다.-_ㅠ
날 바라봐 주지도 않았다.........ㅠ0ㅠ



그래...........반 산!!
니 주위엔 항상 이쁘고 잘난 여자들 있으니까 나같은건-_- 눈에 차지도 않는다 이거지?





"고마워!! 잘가!"





퉁명스럽게 말하고 차문을 열었다.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는 산이........



아....... 너무해........ㅜ_ㅜ



차에서 내려 문이 부셔져라-_-;;;;;; 닫았다.



산이, 나뻐~ 나뻐~ 나뻐~o(>o<)o



뒤돌아 걸어가는데 차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



산이가 차에서 내려 날 바라봤다.





"내일... 뭐할꺼야?"

"어?????"

"놀이동산 가자"

"응???? ⊙⊙"

"아침 10시에 집 앞에서 기다릴게.... 잘자"





다시 차에 탄 산이는 빠르게 사라졌다.



뻥져있는 내 모습이 보이나요~



와........>_< 산이에게 데이트 신청 받았다~!!!!!!!
어쩜 좋아....... 너무 행복해서 가슴이 터질것 같아~*>.<*



근데 놀이동산이라니............-_-

나 놀이기구 못타잖아~!!!!!!!!!
회전목마 아니면 탈 줄 아는게 하나도 없는데.....=.=



그래서 난 놀이동산을 저주-_-)=b 한다.



하지만 산이가 데이트 신청했는데 거절할 수는 없지^-^
도시락 싸가면 나한테 뻑 가겠지?


음................. 좋았어!!!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난 곧장 슈퍼로 달려갔다.
김밥 재료와 샌드위치 재로, 과일 몇가지를 사니 거금-_-;; 4만원이 깨졌다.



그래....... 우리의 사랑을 위한건데 4만원이 문제겠냐+_+





집에 들어온 시간이 새벽 4시 20분.........



도시락 준비 시작~>0<
여차여차해서 사랑의 김밥 완성*^^* 샌드위치 완성~
그리고 디저트 발가벗은=_=;;; 과일들 완성!!!!!



헉....-0- 벌써 7시다.........



졸린 눈을 비벼가며 씻고보니 8시였다.
이제 2시간만 있으면...... 근데 눈꺼풀에 쇠라도 얹어져있나....-_-
자꾸만 눈이 감긴다.......



그래.... 잠시만....... 아주 잠시만 누워있는거야........





무언가가 자꾸 내 몸을 흔들고 있다.



우띱......... 나 졸려......>_<



안 떠지는 눈을 손을 이용해 억지로 떴다.
한쪽으로 솟아있는 헤어스타일을 연출한=_= 다래가 날 내려다 보고 있었다.





"배고파"





배에 거지 100명은 키우고 있는 놈같으니......-_-Δ





"니가 알아서 먹어!! 나 졸려 디져"

"김밥이랑 샌드위치 먹었는데도 배고파"





뭐??? 김밥이랑 샌드위치?!!!!!!!





"산다래!! 너 식탁 위에 있는거 먹은건 아니지?"

"마져"





망했다..........ㅜ0ㅜ
아차차..... 그나저나 지금 몇시지?



창밖으로 눈을 돌리니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_-)v





"지금 몇시야?"

"11시 40분"





말도안돼.......이건 꿈이야.... 1시간 40분 초과다......



대충 챙겨 입고 집을 나왔다.
집 앞에 어제 본 검은색 차가 세워져 있었다.



운전석 쪽으로 걸어가 꺼멓게 세팅된 유리창을 두드렸다.
지잉~하는 소리와 함께 눈부신 산이가 나타났다.



내가 산이를 1시간 40분이나 기다리게 하다니......


그건 그렇고 지금까지 날 기다린건가?
겨우 나 따위를....................?





"피곤할텐데 내가 괜히 놀러가자고 했나봐... 미안해"

"아.....아아니야!! 니가 왜 미안해해? 내가 미안하지....
지금까지 나 기다린거야? 그냥 가지.........-_-;;;"

"저기..........."

"응????"





산이가 손가락으로 내 얼굴을 가리켰다.



백미러를 통해 바라본 내 얼굴엔.....
어디서 굴러왔는지=_= 얇게 채 썬 당근이 참 이쁘게도 달라붙어 있었다.-0-



난 몰라.....
자꾸 이런 추한 모습만 보이면 어쩌겠다고 난 이리도 칠칠맞은지...-_ㅜ





"배고프다... 안 타?"

"탈꺼야!!"





우린 비빔밥으로 배를 채우고 놀이동산으로 go~go했다.



난 못 탄다는 말 못하고 청룡열차 2번, 혜성특급 1번, 고공파도타기 3번을 탔다가
결국......... 거품을 물었다.-_-;;;;;;



다른 사람이였으면 반죽음, 산이니까 봐줬다.=_=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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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가 조금 지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난 멀어져 가는 차를 보며 힘차게 손을 흔들었다.



차가 안 보일때쯤 나의 단음 벨소리가 경쾌하게 울렸다.





"여........"

"지금 당장 텨와"

"여보세요?"

"5분내로 와라"





전화가 끊겼다.
불과 10초 만에 벌어진 일이다.=0=



아로하, 이 미친자식!!!!!
나 피곤한데.......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난 아림돼지네로 가........는 대신 집으로 들어와 누웠다.



잠이 들 무렵 내 폰이 또 울렸다.
폰을 귀에 가져다 대기가 무섭게





"당장 일어나"





라고 소리를 지르는 로하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자는줄 어떻게 알았을까........-_-





"내가 왜 거길 가야하는데? 시러~>.<"

"그럼 내가 니네집으로 갈까?"

"=0=/~"

"늦게오면 없다."

"어?? 뭐가 없다구??"

"5분이다.... 뚝!"






제발 좀 알아듣게 설명 하란말이야!!!!!!!!!





우띠......... 나 궁금한건 못 참는데.........-_-ㆀ














그래도 지구는 돈다 { 32편 }



울고 싶어도 못 우는 너를 위해
내가 대신 울어줄게..... 마음놓고 울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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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다시오면 이제는 그렇게 휘둘리지 않고,
놀라지도 않고, 아프지도 않아야지.
깊은 한숨과 함께하는 말이라는걸 인정해야지.

외로웠지만 사랑이 와서
내 존재의 안쪽을 변화시켰음도,
사랑은 허물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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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림돼지네로 가는 도중 1분에 한번 꼴로 로하놈에게 전화가 왔다.
난 버스에 있는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차에서 내릴때까지 받아야했다.



택시타고도 20분이 넘는 곳인데........ㅡㅡ;
버스로는 40분이나 걸린다지, 아마-_-



두번째 방문이여서 그런지 경비아저씨와 사적인-_- 얘기도 나누고,
농담도 주고받으며 7층으로 올라왔다.



놈의 집이 보이고 초인종을 아주 시게=.= 눌렀다.
아무리 기다려도 인기척이 없다.




모야..................-_-+




오락실에서 스트리트 파이터를 하듯 벨을 쉬지않고 눌렀다.



나와라.......나와라....... 열려라 참깨-_-)~/~



10초 후 귀여운 줄무늬 티에 청바지를 입은 로하가 나왔다.



인물도 되고 몸매도 되니까 무슨옷을 입어도 부티가 나는구나....-_-;;;
기분 나쁜 놈................





"내가 5분이라도 했을텐데? 너 때문에 30분 늦었으니까 책임져!"





내가 널 책임지고 싶지만 나에겐 산이가.............=0=





"우리집에서 여기까지 빨라야 20분이야!!!"

"난 5분이라고 말했다. 날아서라도 왔어야지!! 하긴 넌 뚱뚱해서 뜨지도 않겠구나"





내가 뱃살이 조금-_-;;;; 나오긴 했지만 뚱뚱한건 아닌데.....ㅠ0ㅠ





"뭐해!! 빨리 들어와서 시작해!!!"

"뭐......뭘????"





어버버버하며 여전히 밖에 있던 난 놈에 의해 집안으로 들어갔다.



허거걱.............⊙⊙
이게 뭐다냐........



그렇게 깨끗하고 깔끔했던 집은 자취를 감추고,
대형 쓰레기 매립장이 들어서 있었다.



내 앞에 앞치마, 청소기, 걸레, 먼지털이개가 나란히 놓여졌다.





"나랑 이데는 나가봐야하니까 우리가 올때까지 완벽하게 치워놔"

"뭐?? 무슨소리야?"

"야!! 이데!! 멀었냐?"





놈이 날 쌩까고 방문을 두드렸다.



1분 후 나타난 아이스크림 돼지............-_-;;;;;;;;
오늘은 왠일인지 너무 단정해서 놀랐다-0-



하얀색 티에 검정색 반바지..... 팔찌가 좀 튀는구나.
그리고 가까이에서 봐야만 알수 있는 코찌두........=_=





"가자, 로하야^0^"

"야!! 사람 불러놓고 뭐하는거야? 너희 지금 어디가?"

"참....... 밥도 차려놔"

"아로하~!!!!!!!!!!"





놈이 문을 닫고 나갔다.
난 아림돼지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돼지야....... 지금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한거니........ㅜ_ㅜ





"일하는 아줌마가 그만뒀어... 우리 새벽에나 올꺼야... 그럼 열심히 치워~^^"





돼지놈마져 싱글거리며 집을 나갔다.



쓰레기 매립장에-_- 홀로 남겨진 나........
버려진 느낌........ 이제야 알겠다........



뭐야~>.< 뭐야~>_< 청소시키려고 날 불렀단말이야?



발에 채이는 것들을 걷어차며 화풀이를 대신하고, 집을 나오려는데.....
그것들이 내게 간절한 눈빛을 보냈다.



악!!!!!! 마음이 약해져선 안돼!!!!!!!!!
저것들은 악마야!!!!! 안돼....... 안돼........



난 안된다고 부정하면서도
널려있는 옷들을 집어 세탁기에 집어 넣고 있었다.



그래........ 불쌍한 놈들-_-;;; 도와주는 셈치자.......





쇼파 뒤쪽과 주방에서 50병이 넘는 술병들이 나왔다.
우와~>0< 전부 양주였다............ㅡㅡ;
이렇게 술 퍼마실돈 있으면 나한테 기부 좀 하지.....=_=



청소기를 윙윙 돌렸다.
거실과 주방을 치우는데 3시간이나 걸렸다.



시계는 어느새 9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빨리 마지막으로 남은 방을 치우고 가야지.....



처음으로 들어가 본 돼지와 로하의 방.
부부-_-;;; 침실은 첨이야~>ㅁ<



옅은보라색과 흰색으로 꾸며졌는데....... 더러웠다.....-_-^


졸린눈을 비벼가며 침대에 널브러진 옷과 신발.......
신발???? 신발은 왜 여기에 와 있는거냐.......ㅡㅡ^



침대........ 무지 푹신푹신하다^0^
내 침대와는 비교도 안되게 엠보싱이 죽인다.



잠깐 침대의 기능만을 살피려 누웠는데 잠이 들어버렸다.





이상하다.......
무언가가 내 몸을 스치고 지나가는 느낌이 들어 번쩍 눈을 떴다.



로하가 내가 누워있는 바로 옆에 앉아서 날 지그시=_= 내려다 보고 있었다.
난 눈을 가늘게 바꾸고-_-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너.......나한테 이상한 짓 한건 아니겠지? 그렇지?"

"청소하다가 머리 다쳤냐?"





오우~ 술냄새 예술!!! 또 술 마시고 왔나보다.





"아이스크림 돼지는? -_-^"

"그게 뭐냐?"

"이데 아이스크림 돼지잖어!! 놈은 어딨어?"

"버렸어"





-0- 버렸다니.................ㅡㅡ;



갑자기 놈이 윗옷을 벗었다. 미끈한 상체가 드러났다.
난 팔로 내 몸을 보호했다.........=.=;;;;





"기분나쁘게 왜 쳐다보고 지랄이야? 꺼져"

"누구보고 꺼......."

"거실에 니가 찾는 돼지새끼 있으니까 가봐"





놈이 바지까지 벗으려하는 동작을 취하기가 무섭게 난 방을 빠져나왔다.



나도...... 나도 여잔데...........-_-/~
아무렇지 않게 옷을 벗다니....... 에이, 눈 버렸다=_=



아림돼지는 쇼파에 간신히 달라붙어 있었다.



저놈은 저기에서 뭐하는거지?



가까이 다가가보니 한쪽 볼이 볼록했다.
개구리처럼.................ㅡ_ㅡ;



호기심에 볼록 나온 볼을 눌렀다.



딱딱하다................-_-
입에 뭐라도 들어있나............?




좀 더 힘을 가해 누르자 녹색 알사탕이 쏙하고 빠져나왔다.=_=;;;;;;;;




익!!!!! 디러............ 괜히 눌렀잖어.



쇼파에서 떨어질 것 같은 놈을 안전하게 해주고 집으로 왔다.








침대에 눕자마자 잠에 풍덩 빠진 난 녹색 알사탕이 점점 개구리로 변하는
징그럽고 요상한 꿈을 꾸며 월요일 아침을 맞이했다.



찝찝하다..........-_-;;; 오늘 몸 조심 해야지ㅡ_ㅡ^



학교에 도착했을때 내게 쓰레기통이 쥐어졌다.





"최순미...... 이게뭐냐?"

"나 지금 급해.... 내 대신 쓰레기 좀 버려줘~"

"내가 왜?!!!!!!!!"

"친구잖아.........-_-;;;;;"

"우리가??? 언제부터???"





얼굴이 점점 누렇게 뜨는 순미를 보자 급한일이란게
화장실인걸 이제야 눈치채는 나였다.-ㅅ-





"어서 가봐라.... 얼굴 누렇게 떴다"

"고맙다, 친구야.........^^;;;"





휴지를 들고 잽싸게 교실을 나가는 순미를 지켜보고
드러븐-_- 쓰레기통을 들고 소각장으로 향했다.



어제부터 정말 내가 꼬봉이 된 듯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아니야.... 난 꼬봉이 아니라 착한거야..........-_-;;;;;;





쓰레기통이 더러워서 새끼손가락으로 간당간당하게 들고 가던 난
코너를 돌다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과 부딪힐뻔했다.



그 사람을 피할때 내 손에서 쓰레기통이 탈출을-0- 했다.
쓰레기통이 붕~ 뜨더니 그 속에 있던 쓰레기들이 꽃잎 날리듯 멀리 퍼져나갔다.



오~ 마이~ 갇~!!!!!!!! 내 쓰레기들.........ㅠ_ㅠ




난 부딪힐뻔한 사람보다 처참히 나가떨어진 쓰레기와 쓰레기통을 안타깝게 바라봤다.





"젠장..... 이 시궁창 같은 냄새는 뭐야?"





그제서야 난 그 남자에게 눈을 돌렸다.
남자 머리 위에 하얀색 액체가 조금.....아니 조금 많이-_-;; 묻어 있었다.



누가 다 먹지도 않은 우유를 쓰레기통에 버렸나부다....ㅡㅡ





"어? 너 산어래 아니야?"





응????? 산어래면 난데........=.=



앞에 있는 남자가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자 얼굴이 나타났다.




⊙⊙ㆀ 저 놈은..........





"산어래 맞지? 너 이 학교 다니냐?"





소름으로 인해 몸이 떨려왔다.





싸이코 저 놈이........ 왜 우리학교에 있는거야!!!!!





싸이코만은 절대!!!! 다시는!!!!!!!!
마주치지 않게 해달라고 졸업과 동시에 하늘에 열심히 기도했는데.......ToT












그래도 지구는 돈다 { 33편 }



울고 싶어도 못 우는 너를 위해
내가 대신 울어줄게..... 마음놓고 울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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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결코 여러 번 오는것이 아닌데,
그걸 놓치는 건 어리석은 일이야.
아주 작은 행복 하나를 부여잡기 위해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면서
사는 줄 너는 아니?

진짜 허망한건 제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휩쓸려가 버리는 거라구.


모든 존재는 저마다 슬픈거야.
그 부피만큼의 눈물을 쏟아내고 나서 비로소
이 세상을 다시 보는 거라구.



너만 슬픈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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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 중학교시절 내가 처음으로 사귄놈이다.....-_-^
아니야!! 그건 절대로 사귄게 아니야~>0<
저 싸이코놈이 지멋대로..........ㅡ_ㅡ;;



어라? 근데 싸이코가 왜 우리학교 교복을 입고 있지?
내가 저놈이랑 같은학교 안가려고 뻥까지 쳤었는데.....=_=;;;





"산어래.... 너 봉산여고 간다고 하지 않았냐?"

"하하^^;; 전학왔어.... 근데 넌 어쩐일이야?"

"나도 전학왔다"





아........난 몰라............ㅜ_ㅜ
설마 같은반은 아니겠지?





"너.... 몇반이야?"

"12반"





헉......... 바로 옆반이다.





"이 학교에 아로하라고 있지?"

"응...... 근데 왜?"

"몇 반이야?"

"10반...........-_-;;"

"옆반이군"





아침부터 재수없는 일만 일어나더니만 싸이코를 만나기 위한 징조였어.
그 개구리 꿈도 딱 맞아 떨어지는구나.......ㅜ0ㅜ



난 대충 쓰레기통만 집어들고 싸이코에게서 벗어나려고 했다.


그러나.........





"나 오랫만에 보는데 벌써 가려고?"

"나 바뻐..........ㅡㅡ;;"

"거짓말인거 티난다"

"아니야!! 정말~ 정말~>.< 바뻐!!!"

"오늘은 내가 특별히 널 안아주려고 하는데...."





-0- 미친 싸이코같으니...... 여전해....



난 놈을 무시하고 뒤돌았다.
그때 뒤에서 달콤한 향과 함께 두 팔로 날 안고 있는 싸이코가 느껴졌다.





"아직도 쑥스러워하네? 귀여워라"

"미친놈아!! 지......지지금 무슨짓이야?"

"사귀는 사인데 뭐가 어때서"





-0-/~ 사.....사귀는사이??
중학교때 두달정도 사귀긴 했지만 난 그때 분명히 끝을 냈단말이야!!!





"북두칠성... 너 지금 뭐하냐?"





헉!!!!!!!
아로하 저 놈은 또 언제 온거야...........ㅠ.ㅠ



그리고 북두칠성???
싸이코가 로하를 알고 있는걸 보면 둘이 아는사이????
싸이코 별명이 북두칠성이였구나..........-_-;;;;




싸이코가 팔을 풀어 내 옆으로 오더니 자연스럽게 어깨에 팔을 둘렀다.



이 싸이코자식 왜이래...........=_=





"불뚝칠성!!"





로하가 날 보며 소리쳤다.





"아로하.... 지금 나한테 하는소리야?"

"아...씹... 존나 짜증나네"





무서버............>_<





"저놈이 아로하군! 소문대로 얼굴은 봐줄만하네"





싸이코.... 로하랑 아는사이 아니였어?
지금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거야?





"얼굴을 확인했으니 오늘은 여기까지하지... 산어래, 내일보자~"





싸이코가 혼자 중얼거리더니 사라져버렸다.



로하가 긴 다리를 자랑하며-_-^ 어느새 내 앞까지 진출했다.
놈이 양손으로 내 귀를 잡더니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악!! 아퍼!! 너 왜그래?"

"귀 처먹었냐? 왜 매번 두번씩 말하게 하는건데?"

"난 니가 태노한테 하는 말인줄 알았단말이야"

"태노?? 아까 그 새끼 이름이 태노냐?"

"(--)(__)(--)(__)"

"그놈도 불쌍하군... 너 같은걸 여자친구로 두다니"





...................?????



놈이 뒤돌아 앞서 걸어갔다.





"불뚝칠성!! 교실에 안가냐?"

"나 싸이코랑 아무사이도 아니야!! 그리고 내가 왜 북두칠성인데?"

"불.뚝.칠.성.이다"

"=_=;;; 불뚝칠성????"





갑자기 놈이 내 배로 손을 가져왔다.



변...............태...............ㅡ_ㅡ;;;;





"니 배에 점 7개 있으니까 불뚝칠성이지"

"너......-_-^ 내 배에 점 있는거 어떻게 알았어?"

"어제 퍼질러 잘때 보였다"





헉............-_-)~/~ 응큼해라....
산이에게도 안보인 내 속살을 저놈에게 먼저 보이다니.....ㅠ_ㅠ





"근데 북두칠성도 아니고 불뚝칠성이 뭐다냐?"

"너..... 배 튀어나왔잖아"





흠........ 그렇군..........이 아니라 내 똥배.......-_-;;;;;




로하는 교실에 도착할때까지 날 불뚝이라 놀려댔다.
유치해서 죽는줄 알았다......=.=;;





내가 의자에 앉았을때 사천이가 내 앞 책상에 와서 앉았다.



아...... 사천이도 정말 잘생겼어.
반항적이면서 섹시하단말야........ㅅ_ㅅ





"파티.... 재미있었어?"

"그냥 정신없었어....^^;;;"

"그래.........."





오늘따라 기운이 없어보이네.....





"불뚝칠성!! 이리와"





모두의 시선이 아로하에게 꽂혔다.



애들 많은 교실에서 그렇게 부르다니.........
안가..... 아니 못가~>0<





"5초내로 와라... 1,2,3,4....."





5초가 되기 전에 로하놈 옆으로 가 있는 나의 몸뚱아리....ㅜ0ㅜ





"가서 딸기사탕 사와"





놈이 책상 위에 만원+_+을 올려놓으며 말했다.





"먹고 싶은 사람이 사다먹어"

"그래? 그럼 내가 애들한테 무슨말을 해도 상관없지?"

"무.......무무무슨말 할껀데?"

"보면알아"





저놈의 주둥이에서ㅡㅡ;; 또 무슨말이 나올까....? 불안해......



난 결국 만원을 집어 들었다.-0-





"딸기사탕 1개면 되지?"

"너도 사탕 하나 사먹어"

"난 어린애 아니야......=_=;;;"





날 노려보는 놈을 뒤로하고 수업시작 10분 전에 매점으로 힘껏 뛰었다.



걸어가면 왕복 20분이나 걸린다.
그래서 난 짧은다리로-_- 열심히 뛴것이다......



딸기사탕을 위해 매점을 모조리 뒤졌지만..... 없었다.
꼭 딸기사탕이 아니여도 괜찮겠지......=.=




돼지가 제일 좋아하는 초코맛 사탕을 사서 교실로 돌아왔다.
심부름값을 제하고(-_-)y 남은돈과 사탕을 로하책상에 던졌다.



사탕이 데굴데굴 굴러 바닥으로 떨어졌다.....ㅡ_ㅡ;;;





"씨발.... 내가 거지야?"





놈이 발로 책상을 걷어차자
천원짜리와 동전들이 우르르 바닥에 나뒹굴었다.-0-



순식간에 교실이 싸해졌다.


그냥 얌전히 책상에다 갖다 받칠껄......ㅜ0ㅜ





"또 내 말 까냐? 어?"





이번엔 놈이 벌떡 일어서 내 앞에 섰다.





"아로하.... 그만해라"





슬금슬금 고개를 돌려보니 사천이가 내 뒤에 있었다.





"넌 꺼져!! 그 재수없는 면상 치워"

"아직도 그때 그대로군... 언제까지 그렇게 원망만하며 살 생각이냐?"

"너 이 새끼!! 죽여버린다"





로하가 사천이의 멱살을 잡았다.=0=





"따라나와... 말해줄게 있다"





사천이가 로하의 팔을 뿌리치고 이렇게 말하며 교실을 나갔다.
로하도 뒤이어 사천이를 따라 교실을 나갔다.



반 아이들이 웅성거릴때 1교시를 알리는 종이 울렸다.





둘 사이에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던걸까..........?



내가 너무 참견하는건가? 그래도 알고 싶다.
무슨일이 있었기에 로하가 사천이를 미워하고....
사천이가 조영남으로 지낸건지.........






운 나쁘게도-_-;; 1교시는 담임의 수업이였다.





"거기 빈자리 사천이자리 아니야? 사천이 어디갔어?"





담임이 교실을 둘러보며 물었다.



아로하랑 산이 자리도 비었는데........-_-;;;;;



아무도 대답을 안하자 담임이 다시 소리쳤다.





"사천이 안온거야? 사천이랑 제일 친한 사람 누구야?"





담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반 아이들의 시선이 모두 나에게로 쏠렸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34편 }



울고 싶어도 못 우는 너를 위해
내가 대신 울어줄게..... 마음놓고 울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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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모르는 자는 아무것도 사랑하지 못한다.
아무일도 할 수 없는 자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자는 무가치하다.

그러나
이해하는 자는 또한 사랑하고 주목하고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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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이들의 시선을 외면하고 열심히 책장을 뒤적였다.



몰라.......... 난 몰라..........-_-;;;
사천이랑 로하랑 심각하게 나갔는데.....





"산어래... 니가 사천이랑 친하다고?"





담임이 전혀 믿을수 없다는 시선을 보냈다.



난 놈이랑 좀 친하면 안되나...........





"그냥 조금....."

"사천이 오늘 왜 결석이야?"

"저기... 결석이 아니라 잠깐....."

"잠깐 뭐?"

"제가 나가서 데리고 올게요!!"





난 벌떡 일어서 담임에게 소리쳤다.
담임이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가보라는 손짓을 보냈다.



이렇게 수업을 땡땡이 치는거구나^0^ 앗싸^-^/~



순미에게 수업 열심히 하라고 약을 좀 올리고=_=v
사천이와 로하를 찾아나섰다.


음...... 이놈들이 어디에 숨어있을까?
내가 이미 말하지 않았던가....... 학교 무진장 크다고.....-_-;;;





20분 동안 헤매이다 사천이의 목소리를 포착했다+_+



5동 뒤에 진짜 큰 나무가 있는데 그곳에 로하와 사천이가 있었다.
난 담벼락에 숨어 놈들을 엿봤다.



로하는 가만히 나무에 기대고 있고 사천이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난 사천이가 뒤돌아 가기 전, 로하에게 하는 말을 들을수 있었다.





"아직도.... 날 원망할 생각이면.........마음대로해....
하지만 엄마는.... 항상 날 보면서도 널 찾았다"





로하랑 사천이....... 형제야..............?
말도 안돼...... 사천이는 성이 없는데.......둘이 전혀 닮지도 않았고....



사천이가 사라지고 로하혼자 나무 아래 남게 되었다.





잠시 멍하게 하늘을 바라보던 로하는 미친놈처럼 웃기 시작했다.
하지만...........웃는데.............운다.........
혼자 몰래 울고 있는 로하가 보인다...........



얼굴을 가린 손 아래...........
흘러내리고 있는 저건......... 눈물이야.............



울고있어.........로하가................
왜....................................?




왜 우는지도 모르면서 로하의 눈물을 본 순간 내 가슴이 아프고......
나도 따라 울고 싶어진다..................



쓰러질 듯 위태로워 보이는 로하 옆으로 가 놈을 위로해주고 싶어진다....





아로하............... 나 불안해..........
니가 그런 나약한 모습 보이면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두려워져.......



내가 느끼는 이런 기분.... 그냥 나의 과대망상이지.....?
그런거지.....................?



울지마....... 울지마라.........
그렇게 죽고 싶은듯 울지말란말이야!!!!!







로하는 끝내 교실에 돌아오지 않았다.



어디로 갔을까? 놈이 다 울때까지 기다렸다가 끌고 오는건데......


사천이도 점심시간 이후 보이질 않았다.





수업을 마치고 순미와 걸어나오는데 아림돼지가 내게로 전력질주 했다...-_-^


펄펄나는 슈퍼 돼지................-_-;;;;;;;;;





"로하는? 전화해도 안받네... 로하 어딨어?"

"몰라!! 아까 교실 나가더니만 아예 수업 제끼셨다"

"웅~>.< 오늘 새로운 피치맛 아이스크림 나와서 같이 가기로 했는데......"





돼지의 눈빛을 읽은 난 재빨리 순미의 팔을 잡아당겼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돼지가 아니였다-0-





"시간만 많은 어래야^0^"

"시러~>0< 너 혼자 다 먹을꺼잖아!! 혼자 가!!"

"오늘은 한턱 쏠 껀데......."

"정말..........?"

"피치 아이스크림 정말 끝내주게 맛있을텐데...달콤하면서도 약간 새콤한게...."





아.......먹구 싶다.....ㅜ_ㅜ





"정말... 정말 사주는거지?"

"*^^*"

"좋아.... 가자!!!"





난 아림돼지의 팔짱을 끼고-_-;; 신나게 걸어갔다.





"야!!!!"





아차차차..... 순미를 깜빡했다....=0=
난 조그맣게 돼지에게 속삭였다.





"쟨 어쩌지? 같이가면 너 그지될텐데....-.-;;"

"그럼 안되지.... 따 시키자"

"그......그그래....."





아림돼지와 협상을 하고 순미에게 말했다.





"우리 데이트하는데 끼어들려고? 눈치없는 지지배"

"=0="

"넌 진수나 만나.... 그럼 내일봐~^.^"





마지막으로 손을 흔들고 돼지와 화이팅을 외치며 아이스크림 가게로 향했다.



난 우정보단...... 먹는게 우선이다.........-_-);;;
더군다나 공짜라는데...... 거절 할 이유가 없지~^0^



저번에 갔던 그 아이스크림 가게로 갔기에
배터지도록 아이스크림을 먹을수 있었다.



돼지야.......... 고맙다..........ㅡ_ㅡ




돼지와 집으로 가던 중 멀리 버스정류장에 있는 다정이가 보였다.
옆에는 얼굴이 별로인=_= 여자가 있었다.
사귄다는 그 중딩인것 같다.





"어? 너랑 다니던 그 쪼그만 놈이다!!"





아직도-0- 초코아이스크림을 먹는 돼지가 다정이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녀석이 다정이쪽으로 가려는걸 가까스로 잡았다.





"친구한테 인사 안해?"

"안 해!!!"

"왜?"





왜일까...... 모르겠다.....
놈은 여자친구 생겼다고 한 그날부터 점점 날 멀리했다.



연락 안하는건 물론이고-_-;;
이젠 서로 기다렸다 학교 가는일도 없어졌다.



나쁜 놈......>_< 그래...어디 잘 살아봐라......ㅜ.ㅜ







집에 도착했을때 한통의 편지가 와 있었다.
아빠였다.
아마 나와 다래를 깜빡(?)했을 것이다.


이놈의건망증........ 유전인가보다.......-_-/~



사랑하는 우리딸로 시작하는 편지..... 불안감이 엄습했다.





"으아악~!!!!!!!!!"





난 펴지를 다 읽고 인정사정없이 찢어서 휴지통에 버렸다.
신발을 벗다 날 불쌍하게=0= 쳐다보는 다래가 보였다.





"정말 같이 살고 싶지 않다"

"=.="

"얼굴 펴!! 안 그래도 얼굴 딸리는게....."

"아빠랑 엄마 안온데"

"뭐???"

"편지에 7월이나 8월에 온다는 말만 써 있어"





난 다래가 웃는걸 놓치지 않았다.
괜히 말했다.................ㅡㅡ^








다음날 아침, 눈꼽을 떼며 나오던 난
집 앞에 서 있는 두 남정네로 인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사천이랑 싸이코녀석.........



사천이는 저번에 온적 있으니까 이해하지만
싸이코 저 자식은 뭐야?


참...... 우리집 이사같은거 간적 없지....;;;;;;




난 싸이코를 쌩까고 사천이 옆으로가 말을 걸었다.





"어제 점심시간 이후로 어디갔었어?"

"몸이 좀 안좋아서 조퇴했어"

"지금은 괜찮아?"

"산어래!! 그 자식은 누구야? 설마 바람피는건 아니겠지?"





-0- 싸이코 뭐라는거야.....





"황태노... 우린 2년 전에...아니 처음부터 사귄적 없어"

"이 황태자가 사겨준다고 좋아할땐 언제고......"





이게 사천이 앞에서 나의 과거를........-0-;;;



사천이의 팔을 잡고 빠르게 걸었다.





"저 놈 제정신 아니니까 신경쓰지마"

"신경 안쓰고 싶은데 쓰이는걸? 누구야?"

"같은 중학교 나왔어"

"산어래!!! 너 자꾸 이러면 우리 사귀는거 고려한다?"





여전히 헛소리하는 싸이코를 버려두고 학교에 왔다.



5분 뒤 싸이코가 우리반으로 왔다......-_-;;;;;
놈이 이리저리 눈을 굴리더니 로하에게로 걸어갔다.





뭘하려는거지.........? 로하 성질 드러운데.........-.-^




로하 책상에 사탕을 내려놓은 싸이코가
팔짱을 끼고 거들먹거리며 말했다.





"아로하!!! 도전이다!!!"





우리는 조용히 싸이코와 로하를 번갈아 바라봤다.





"아침부터 재수없게 뭐야?"

"그 사탕!! 난 1분이면 먹을수있다"

"그런데?"

"너 나보다 빨리 먹을수 있어?"





=0= 싸이코..... 변한게 하나도 없어.......T0T
유치하고 싸이코적인 저 모습..... 옛날 그대로야.........







아로하...... 너 싸이코의 황당한 도전을 받아들일꺼냐.....











그래도 지구는 돈다 { 35편 }



울고 싶어도 못 우는 너를 위해
내가 대신 울어줄게..... 마음놓고 울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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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하기 때문에 좋아하는건 사랑이 아냐.
좋아하기 때문에 필요로 하는것이 진정한 사랑이라 생각해.
사랑은 대상이 아니라 방법이니까.

만약 그가 어떤것에 기뻐한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그것을 할 수 있다면,
무엇보다 큰 보상을 받게 되는거야.
그를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기쁨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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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하는 싸이코를 1분동안 노려봤다.



대단한 기술을 선보이는구나...........-_-;;;
눈 한번 깜빡이지 않다니.....





"이젠 별게 다 와서 기분 잡치게 하네"

"역시 넌 내 상대가 안되는 놈이야...하하하"





아......ㅡㅡ; 같은 학교 나온게 쪽팔리다.....
아니, 중학교때 잠시나마 저 놈을 보며 가슴 설레였던 내가 저주스럽다...=_=



싸이코가 웃는사이 로하가 앞에 있던 사탕을 입에 집어 넣었다.
설마 저 녀석의 도전을 받아들이는건가......(-_-)~/~





"정확히 35초!!"

"뭐야? 너 그냥 삼켰지? 그렇지?"





싸이코......... 흥분했다.
정말 얼굴은 미소년 그 자체인데.............-_ㅠ





"그럼 다시 해볼까?"





주머니에서 딸기사탕을-0- 꺼낸 로하가 다시 사탕을 입에 넣었다.



잠시 오물 오물~





"29초!! 너야말로 내 상대가 아니니 꺼져"

"오늘은 너의 승리다... 하지만 아직 끝난게 아니야!! 두고보자, 아로하"





아로하... 너 어쩌려구 싸이코를 상대하는거냐..
싸이코 무지 끈질긴데...... 그리고 무지 유치뽕짝인데....=_=;;;







점심시간이 돌아왔다.


밥을 싸오지 않아
순미의 밥을 빼앗아먹으려 했지만..... 이뇬 어느새 튀었다.



매점에나 가야겠다 생각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는데,
싸이코가 내 이름을 크게 외쳤다.=0=





"산어래!! 나와"





반 아이들이 날 희안하게 쳐다봤다.



저런 싸이코랑 아는사이구나...... 잘 어울린다.....
역시 친구는 닮는다더니........ 등등의 눈초리.....



너네..... 다 기억했다-_-^ 아림돼지한테 이를꼬야+0+



내가 자리에서 일어선체 움직일 생각을 안하자 싸이코가 다가왔다.



윽........ 다가오지마..............ㅠ_ㅠ





"오늘 아침에 잠시 한눈 팔았던건 용서하지... 점심이나 같이 먹자"

"시러~시러!!!"

"내가 니 도시락까지 싸왔어.... 가자"





싸이코가 내 손을 잡았다.





"이 손 놔!!"

"언제까지 부끄러워할꺼야? 지금부터라도 익숙해져야지"





아이들의 이상한 눈빛도 있고하니 내가 포기한다.


사실은.... 도시락의 유혹에 넘어가버렸다ㅠ0ㅠ
싸이코 어머니 음식솜씨.......... 죽인다.....-_-;;;



우린 따가운=_= 햇살을 정면으로 받으며 밥을 먹었다.
아.... 이게 얼마만에 먹어보는 엄마표 정성 도시락이란 말인가~ㅜ.ㅜ





"엄마랑 아빠랑 할머니가 너 보고싶데"

"커커컥"





허겁지겁 밥을 먹던 난
음식물이 목에 걸리는 바람에 잠시 극락세계를-_-;; 다녀왔다.





"괜찮아.....?"





싸이코가 내 등을 두드려주며 말했다.



괜찮냐고??
그럼 너도 극락세계 구경시켜줄까?



싸이코네 부모님이랑 할머니가 날 왜 보고싶어하는거야!!!


안돼~>.< 다시 그 집안으로 발을 들여놓으면
난 영원히 싸이코에게서 벗어나지 못할꺼야....-_ㅜ





"오늘 우리집에 가자"

"아... 오늘은 약속이 있어서 안돼... 다음에 갈께^^"

"무슨 약속인데? 나보다 중요해?"

"중요해!! 아주 중요해!!! 됐지?"

"흐흐흑.........."





아..... 울고 싶은건 나라구......ㅠ0ㅠ
난 질질짜는 싸이코를 버려두고 교실로 돌아왔다.






어쩐일인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로하..........



뭔가 조용하고 허전하다 했더니 강새아가 안보이는구나....ㅡㅡ;;
항상 로하 뒤를 졸졸 따라다녔는데........
며칠째 안 보이는것 같다...



난 편안히 퍼질러 자고 있는 로하 뒤로 가서 놈의 등을 톡톡쳤다.


너무 약하게 했나...........-_-^



난 놈의 양 겨드랑이를 살금살금 간질렀다.
놈이 부르르 떨며 몸을 일으켰다.





"씨발... 어떤 새끼야?"

"나야, 나"





뒤에 있던 난 놈의 머리를 툭툭 쳤다....



오호호~^0^ 잼있다~





"너 뒤지고 싶냐?"

"(-- )( --)"

"그럼 맞고 싶냐?"

"(-- )( --)(-- )( --)"

"썅!! 벙어리야? 말로 안해?"





헉!!! 빨간 눈으로 변하기 전이다....
장난은 그만치고 본론으로 들어가볼까?





"요즘 강새아 안보인다?"

"그게 뭐?"

"항상 니 옆에 있었는데 안보이니까 궁금해서...-_-"

"신경꺼"

"어떻게 신경을 끌수 있니? 같은반인데...."





로하의 의심스런 눈초리..........ㅡㅡ^
그래!!! 강새아가 안보여서 속이 후련하다~





"걔 얼굴보기 힘들꺼다"

"왜?"

"너 레즈냐? 여자한테 왜 그렇게 관심이 많냐?"





나 여자 좋아하는데..........-0-;;;





"여기 산어래라는 년 있지? 누구야?"





뒷문을 보니 까맣게 살을 태운 뇬들이 날 찾고 있었다.



무서워보이는데 날 왜 찾는거지?



내가 산어래가 아닌척-_- 로하 뒤에 숨으려고 하는 순간





"얘가 산어래야"





내 앞에 있는 인간이 정확히 날 가리키며 말했다.



아로하........ 나 지금 죽기 싫단말야....ㅜ.ㅜ





"니가 산어래라고? 따라와"





대빵으로 보이는 여자가 내게 도전장을+_+ 던지고 뒤돌아서자
나머지 쫄따구들이 대빵을 따라 나섰다.



저쪽은 5명........ 난 1명.....



예전에도 써클 애들을 상대한적이 있지만
그땐 별왕이가 도와줬는데.................ㅠ0ㅠ



도망가는게 좋겠지..........?
내 이 아리따운 얼굴에 흠집이라도 나면...........=0=





"야.... 안가?"

"조용히해!! 내가 미쳤다고 따라가냐?"

"그~~래-_-^ 야!! 산어래가"





난 재빠리 로하의 입을 틀어막았다.



이 재수없는 인간아...........-_ㅜ







결국 난 그 까만년들의 호위를 받으며 2동 건물 뒤로 끌려갔다.



아..... 여기가 나의 무덤이 되겠구나.....





"난 블랙로즈의 회장 주현이다...니가 우리의 이데님이랑 사귀는애라고?"





-_-;;; 블랙로즈??? 이데님?? 이것들 뭐야.......





"이데님이랑 사귀는것도 용서받지 못하거늘!!
사천이도 꼬시고 새로 전학 온 태노랑 양다리를 걸쳐?"

"우리가 이데님이 널 정말 아끼는것 같아 용서하려고 했는데 더이상은 안되겠다"





-0- 혹시 얘네들 돼지를 무지 무지 좋아하다는 그 애들인가?
아.... 언제 한번 돼지가 블랙어쩌구 저쩌구 한것 같다....



괜히 이런 애들 건드리면 골치아프다.





난 블랙로즈를 바닥에 앉히고 차근차근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사실 아림돼지를 스토커하는 애가 있어서 사귀는척하는거라고.......
우린 진짜로 사귀는게 아니라고 하니까 너무나 안심하는 블랙로즈....-_-;;





돼지를 스토커하는 뇬이 누구냐는 질문에 난..............



강새아라고 대답했다................=.=;;;





어차피 학교에 잘 나오지도 않아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런일이 벌어질줄은 꿈에도 몰랐다.









작가- 혀니신부(hyunisinbu@hanmail.net)



그래도 지구는 돈다 { 36편 }



울고 싶어도 못 우는 너를 위해
내가 대신 울어줄게..... 마음놓고 울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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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향기를 지니고 산대요.
그리고 그 향기를 피우며 살고요.
그 향기가 다 날아가면 그때 사람은 죽는가봐요.
그런데 어떤 사람은 죽어도 향기가 남아있는 사람이 있대요.
그리고 그 향기를 다른 이에게 옮기는 사람이 있고요.
그럼 그 좋은 향기가 영원히 퍼질 수 있겠죠.

난 그 사람의 향기를 알아요.
언제 어디서고 눈을 감으면 맡을 수 있어요.
그 사람 나,
우린 분명 같은 감정으로 살아요.
같은 슬픔, 같은 기쁨, 같은 향기를 지니면서
그렇게 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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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래가 날 깨우지 않고 자기 혼자 가는 바람에
난 9시를 넘기고 일어났다.



산다래......... 이 배신자...........-_-^



간단히 씻기만 하고 학교에 가니 벌써 2교시가 시작되었다.
2교시가 끝나고 선생님이 나가기가 무섭게 순미가 내 귀를 잡아당겼다.





"강새아, 병원에 실려간거 모르지?"

"뭐?? 강새아가 왜?!!!"

"아까 1교시 전에 블랙로즈라는 애들이 왔었어"





블랙로즈..... 설마 내가 어제 한말 때문에?????





"그래서? 강새아한테 무슨일이라도 일어났어?"

"잘아네-_-^ 어떻게 그렇게 잘 아냐?"

"병원에 실려갔다며.....=.="





순미의 얘기인 즉,

내가 집에서 잠을 자고 있을 시각 우리반에 나타난 블랙로즈......
때를 잘 맞춰 학교에 나온 강새아...........



블랙로즈는 강새아를 보자마자 때리려고 하는데,
혼자 알아서-_- 기절한 강새아는 병원에 실려가고 블랙로즈는 튀고.....=_=;;;



때리지도 않았는데 기절하다니.......
약한거야, 아니면 쇼야...............-_-;;;



어라?? 사천이 자리가 깨끗하다.





"최순미... 사천이 오늘 안 왔어?"

"어? 안왔나?? 가방 없는거 보니까 안왔네"





=_=;;; 꽃미남이라면 사죽을 못 쓰는게 오늘은 왜 이런다냐....
사천이도 정말 잘난 인물인데...........ㅡㅡ



근데 이놈은 왜 안왔을까? 아파서 못 오는건가.......?
밥이나 챙겨먹었을까? 가족들이 잘 보살펴주겠지....?



그러고보니 난 놈에 대해 아는게 아무것도 없다.
가족도......... 집도..........







종례를 마치고
순미와 교문을 빠져나오자 끝내주게 좋은 외제차가 앞에 서 있었다.



우와~ 디빵 좋다..........+o+
한번만이라도 타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_-;;
누굴 기다리는걸까? 갑부집 자식을 마중나온 기사일까?



차문이 열리고 정장을 쫙 빼입은 남자가 나왔다.



저 남자가 내 이름을 부르면 얼마나 좋을까..........





"산어래........"





남자가 내 앞으로 걸어오며 말했다.



⊙⊙ 소원이..... 소원이 이루워졌어.....>.<


그럼 이번에는 어디.......
저 잘생긴 남자가 내게 키스해라.........-0-;;;;



눈을 감고 기다렸다.
볼이 아주 후끈거린다..........-_-^




순미가 내 볼을 꼬집고 있었다.





"정신차려!! 너 부르잖아"

"산어래... 갈곳이 있으니까 타라"





아무리 내가 이뻐도 그렇지......=0=
이런식으로 납치하면........... 너무 행복하잖아~>ㅁ<





"야!! 너 언제 저런 킹카를 잡았냐?"

"나도 첨 보는 사람이야"

"근데 니 이름을 어떻게 알아?"

"그야.......나도 모르지.........-_-"





그러고보니 내 이름을 알고 있잖아? 누구지?



그 남자가 차 문을 열고 날 기다리는 듯 서 있었다.
차도 좋고 남자도 잘생겼지만 첨보는 사람인데..........





"사천이말대로 정말 기억력이 딸리는군"

"사천이??"

"기억안나? 저번에 너네집까지 태워다 준게 바로 난데..."





아.......... 그때 그 공포분위기 조성한 놈중 한 놈이구나....

그땐 무서워서................=_=;;;;
얼굴도 제대로 못 봤는데 이제보니 잘생겼네+_+





"근데 어디가려고?"

"가보면 알아... 시간없으니까 얼른 타"









이놈의 시끼......... 죽고 싶어 환장한놈이였다......-0-
시속 150km는 훨씬 넘는 스피드를 자랑하며 달렸다.



난........ 아마도 제 명에 살지 못할것이여..........ㅠ_ㅠ





도착한 곳은 어느 원룸 빌라....
돼지네 집에 비하면 좀 떨어지지만 여기 또한 예술이다...-_-;;



놈이 303호 문을 열고 들어갔다.
나도 뒤를 따라 들어갔는데.........





"어디 갔다 오는거야? 내가....."





침대에 누워있는 사천이가 날 보더니 입을 다물었다.



꼴을 보아하니 어디를 다친듯 싶다.....
그래서 학교를 빠진거구나..............-_-^





"진!! 어래는 왜 데리고 왔어?"

"보고싶어 했잖아"

"내....내내가 언제?"





말을 더듬으며 얼굴을 붉히는 사천이.........
의외로 귀엽다^^





"나 오늘 안 들어오니까 걱정마라^^ 산어래...사천이 잘 부탁한다"

"이 자식아!! 어디가? 윽!!!"





친구라는 진이 놈이 집을 나갔다.
그리고 사천이는 배를 움켜지고 고통스러워 했다.



가방을 내려놓고 녀석에게 다가갔다.





"다쳤지? 왜 다쳤어?"

"뭐 그냥........."

"밥은 먹었어?"

"아직.........."





집에 오기전 진이가 산 재료들을 가지고 죽을 만들었다.
맛은......... 죽맛 밖에 안 난다...............=_=;;;;




3시간정도 죽치고 앉아 있자니 어색하고 할말도 없어 일어서며 말했다.





"내일까지는 쉬고 금요일엔 학교에 나와"

"오늘 와줘서 고마워"

"쌈질이 뭐가 좋다고 하는거야? 그런거 하지마...."

"어래가 싫어하면 안할께........^^"





우띠..... 가슴이 두근거린다.............-_-;;



뒤돌아 나가려는데 사천이가 날 잡았다.





"산어래..............."





돌아보기가 두렵다.





"나....너 좋아해.... 설마 내 맘 모른다고 하지는 않겠지?"





자꾸......... 자꾸 가슴이 두근거려........>.<





"저기....그러니까 내가 하고싶은 말이 뭐냐면....."

"띠리리~ 띠리리리~"





내 핸드폰이였다.





"여보세요?"

"이번엔 10분을 주마! 텨와"

"아로하........"

"딱 10분이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그대로 전화가 끊겼다.



난 핸드폰을 바닥에 던지려다 참았다.....-_-;;;
핸드폰이 부셔지면 나만 손해잖아........-_-/~



이놈의 시끼 또 청소시키려고 부르는걸꺼야.....
안가!!! 내가 그때 얼마나 힘들었는데 사탕하나 안 사주고....=_=





"로하가 뭐래?"

"어? 아무것도 아니야^^;;"

"로하랑 연락 자주하나봐?"

"아냐!!! 얘 나 부려먹을대만 전화해..-_-"

"핸드폰 줘봐"





사천이가 내 핸드폰을 만지작거릴때 전화가 왔다.
잠시 핸드폰 액정을 쳐다보던 사천이가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아로하일텐데.....................-_-;;;;;



다시 벨이 울렸을땐 놈이 아예 밧데리를 빼버렸다-0-





"그거 내 핸드폰인데.........."

"사귀자"

"⊙.⊙"

"대답은.... 다음에 다시 내가 사귀자는 말할때 해줘....
그때까지 내가 어떤 놈인지 너에게 보일테니까 나만 바라봐"





저기.........사천아.......



나같은거..... 아무것도 보잘것 없는 날 왜 좋아하는거야.......?












그래도 지구는 돈다 { 37편 }



울고 싶어도 못 우는 너를 위해
내가 대신 울어줄게..... 마음놓고 울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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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잃는다는건 과거를 잃는것이고,
과거를 잃는다는건 등 돌리며 걷는 길 위에
배경을 잃는것과 같습니다.

이제, 그저 이리 휑하니 앞만 보이는
길 위에서 혼자 섰습니다.
웃음이 나옵니다.
당신의 얼굴이 지워지기 전에
이 길 어디쯤에선가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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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핸드폰을 켰다.
문자가 10개나 와 있었다...-_-;;;





'연락안해? 죽고싶은 모양이군'

'죽을준비해라'





다 죽고 싶냐는 로하의 문자였다.
마지막 문자는 사천이였다.





'오늘 내가 한말 너무 신경쓰지마'





사천이네 집에서 나올때까지 난 말한마디 못하고,
사천이 얼굴 한번 못 쳐다봤다....=_=


그런 직접적인 고백은 처음이니까........-0-;;;;





집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시끄러운 잡소리들이 들려왔다.



모야 이거........-_-^



현관문이 열려져있고 무수히 많은 신발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0=



설마 산다래........ 아니지?? 너 또.......





이리저리 날뛰는 놈들하며, 뻐끔뻐끔 담배를 피는 놈들......
냉장고를 뒤적이며 나의 양식을-_- 거덜내고 있는
십원의 모습까지 내 눈에 너무도 선명하게 들어왔다.



난 차근히 머리통의 숫자를 세었다.
한놈, 두놈, 세놈, 네놈, 다섯놈........ 모두 합해 20개의 머리통들이 있었다.



그때 다래의 방에서 다래와 무지 귀엽게 생긴 놈이 나왔다.
22명이다..........아니...... 23명........-0-

내 방에서 나오는 씨꺼먼놈을 포착하게 되었다.




이놈들....... 나중에는 가겠지? 그..........그그럴꺼야......=_=
집 없는 놈들도 아닐테구.......



내가 집안으로 들어서자 제일 먼저 십원이 날 반겼다.





"누나~>.< 왜 이렇게 늦게 오는거야?"

"야.... 좀 떨어져"





내 팔에 달라붙어 있는 놈을 떼어내고 다래에게 걸어갔다.





"산다래....... 너 친구 많다? -_-^"

"그래서?"

"부러워서......=.=;; 근데 니 친구들 좀 있다 가는거지?"





다래의 눈빛에 금방 소심해진 난 놈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며칠동안 있을 예정이니까 니 나가라"

"뭐?????"

"그럼 너 이 많은 남자들이랑 같이 자겠다고?"

"그건말이지.........-_-"

"그동안 남자가 그리웠냐?"

"누.......누누가!!!!!!!"

"저능아처럼 더듬거리기는.... 빨리 집에서 나가"





놈은 더이상 말하기 귀찮다는 얼굴을 하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지 누나를 아무렇지 않게 쫓아내다니..........ㅜ_ㅜ





"누나.........."





십원이 내 옆으로 왔다.





"오늘 나랑 같이 잘까?*^^*"





그냥 집 나가는게 낫겠다........-_-;;;



난 간단히 짐을 싸고 십원의 배웅을 받았다.





"내일 놀러와.... 알았지?"





다래의 다른 친구놈들은 나같은건=0=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산다래....... 니 친구놈들도 다 한 싸가지하는구나.....
암....... 그래야지...............ㅡㅡ;



난 순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미안해....지금 친척왔다"





이번엔 엽쌍걸에게 전화했다.





"우리할아버지 편찮으셔서 병원왔어...."





갈곳없는 나........


어디가지.........? 나 이제 어디루가..........ㅠ_ㅠ
사천이한테 전화해볼까? 아니야.......사천이 얼굴 볼 자신이 없어.....



아!!! 지원이......... 하지만 받질 않는다.
나 그냥 이대로 거리에서 자야하나........





그때 조용하고 음침한=.= 골목에서 나의 일화음 벨소리가 무식하게 울렸다.



으아........ 깜딱이야...........-0-


전화의 주인공은 돼지였다.





"돼지야...... 왜?"

"어?? 뭐야?? 불뚝이 폰 아니야?"





아로하, 이 자식을 그냥............-_-^





"나 불뚝이 맞다!! 왜 전화했어?"





잠시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데 전화는 받고, 내 전화는 피하시겠다?"





로하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뭘........=.=;;;"

"지금이라도 오면 용서하겠다"





용서 안해도 되는데...... 아니지...... 나 지금 길거리에서 자게 생겼잖아...
아....... 역시 신은 날 버린게 아니였어........ㅠ.ㅠ





"알았어!! 지금 당장 갈테니 조금만 기다려~"






흥분 한 난 거의 거들떠 보지도 않는 택시를 타고 아림돼지네로 출발했다.
정확히 10분 후에 도착.



초인종을 누르자 상반신 나체의 돼지시끼가 나왔다.





"왜 옷을 벗고 있는거냐......-_-^"

"근육 죽이지?"





놈이 온갖 포즈를 잡아가며 얼굴에 맞지 않는 근육들을 뽑냈지만,
난 놈을 밀치고 안으로 들어갔다.



돼지가 내 뒤를 따라오며 물었다.





"그 가방은 뭐야? 가출했어?"

"오늘만 신세지자..... 괜찮지? *^^*"





나의 깜찍한 애교에 넘어와라~ 넘어와라~





"불뚝칠성, 지금 뭐라고 했냐"





뽀샤시한 얼굴에 촉촉히 젖은 머리를 쓸어올리는 로하가 욕실에서 나왔다.



저 입만 막아버리면 정말 정말 완벽한데........=.=;;





"얘가 오늘 여기에서 자고 싶다는데 어떻게 하지?"





돼지가 로하를 보며 말했다.
그러자 로하가 내 행색을 쭉하고 훑었다.





"여기 처음 왔냐? 왜 멍청하게 서 있어? 청소 시작해"

"아........응^^;;"





저번보다는 집 상태가 양호했다.
그래서 2시간만에 청소를 완료시켰다.



나 아무래도 청소아줌마로 취직해야할까봐............=.=





깨끗해진 거실에 셋이 어색하게 앉아있었다.
이런 어색함을 달래주려 텔레비젼이 무진장 애를 썼지만 돼지가 순식간에 입을 다물게 했다.



벌써 12신데 안자나.............?





"저기.... 너흰 몇시에 자?"

"자고 싶을때"





하하^^;;; 명답이로다~ 당연히 자고 싶을때 자야지.....-.-;





"나 잔다... 이데 넌 불뚝이랑 놀아줘라"

"걱정마^^ 잘자~"





아....... 면역이 안된다.
돼지의 저 닭살스런 말투와 표정.........



로하가 방으로 들어가자 거실은 더욱 침묵에 휩쌓였다.
돼지의 숨소리만이 간간히 들여왔다.



갑자기 벌떡 일어난 돼지가 주방쪽으로 걸어갔다.


냉장고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두 손에 아이스크림을 들고 나오는 돼지...........-0-





"자, 먹어"





내게 99콘을 내밀었다.


난 돼지가 다른손에 들고 있는 쿠키콘이 탐이 났지만 99라도 어디냐.....ㅡㅡ;
돼지가 자신의 양식인 아이스크림을 나눠준다는건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니까.....





"고마워.... 맛있게 먹을께"





홀짝거리며 아이스크림을 먹는 돼지가 오늘따라 귀여워보인다.
저 작고 앵두같은 입술도 탐이난다=0=



아이스크림에 집착하는거 빼면 돼지도 쌔끈한데.....-_-;;





"악!!! 커헉!!!!!!!!"





아이스크림을 다 먹을때쯤 방안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아로하..............





돼지가 벌떡 일어나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나 또한 방으로 들어가려고 일어섰는데...... 초인종이 시끄럽게 울렸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38편 }



울고 싶어도 못 우는 너를 위해
내가 대신 울어줄게..... 마음놓고 울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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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너무 가득 차 있는 너였기에
더욱더 내 마음 꺼내기가 힘들었나봐.


애타는 마음으로 너무 크게 부른 이름이였기에
더욱더 너에겐 들리지 않았었나봐


속으로 수없이 되풀이 한 말이었기에
더욱더 쉽게 나오지 않는 "사랑해"였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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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가 있는 방과 현관문을 번갈아 바라봤다.
다시 한번 초인종이 울렸다.



결국 현관으로 가기로 결정을 하고 발을 떼는데,
이데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산어래!! 빨리 냉장고에서 하얀병 가져와!!!"





이데는 어디로 가야할지 망설이던 나에게 다시 소릴 질렀다.





"썅!!! 내 말 안들려? 빨리 가져오란말이야!!!!!"





난 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냉장고로 달려가 하얀병을 찾아 방으로 뛰어갔다.



침대 위에 부르르 떨고 있는 로하를 이데가 껴안고 있었다.
난 온 몸이 마비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로하......... 왜 그래..........? 응.............?
무슨일이야....... 나 무서워....... 그러니까...... 그러니까.........





"뭐해!! 그거 이리 던져"





난 가까스로 병을 놈에게 던지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데가 병에서 분홍색 알약을 꺼내 로하 입에 넣었다.



잠시 후 부들부들 떨던 로하의 몸이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그제서야 굳어있던 이데의 얼굴이 풀렸다.



방안이 조용해지자 초인종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왔다.
현관으로 가려고 일어서는 날, 이데가 잡았다.





"나가지마"

"왜......?"

"집주인이 누구지?"





확실하게 내 입을 막아버리는 녀석........
은근히 머리도 비상한것 같다........-_-;;;



난 고르게 숨을 쉬며 누워있는 로하를 보고 다시 이데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로하....... 왜 그런거야......?"

"....................."

"말하기 곤란하면 하지마"

"곤란해"





왜..... 왜....... 섭섭한 마음이 드는걸까........





놈이 내게 이불을 내밀며 말했다.





"거실에 있는 쇼파 잡아당기면 침대되니까 거기에서 자"

"고마워........"

"침 흘리면 죽어"

"-_-^"

"빨랑 나가"





이젠 돼지가 사람도 친다.......=.=;;;



놈의 발길질에 거실로 튕겨져 나온 난 옷을 갈아입고,
쇼파를 침대로 변신시켜 그 위에 누웠다.





얼마 잔것 같지 않은데 돼지가 날 깨웠다.





"뭐야........-.-^"

"아침밥 차려"





난 이불을 푹 뒤집어 썼다.
남의 집에 와서까지 밥순이가 되고싶지 않아.............ㅠ.ㅠ





"배고파~>.< 배고파~>0<"

"시끄럽다"

"너.......후회할꺼야"

"맘대루~"





잠시 후 주위가 조용해진게 수상해 이불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
로하와 돼지가 팬티만 입은 나체의 모습으로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뭐야~>ㅁ< 변태~ 변태~!!!!!"

"밥을 안하겠다고? 답답한데 팬티도 벗을까?"





아로하...........너 노출증변태환자였냐.........=0=



팬티에 손을 가져다 댄 로하와 돼지가 내게로 걸어왔다.
로하의 팬티가 점점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불을 박차고 일어선 난, 후다닥 주방으로 들어가 아침밥을 준비했다.



변태시끼......... 노출증 변태시끼..............ㅡ_ㅡ;;





"콩나물국 얼큰하게 끓여"

"난 소세지볶음^0^"





로하와 돼지에게 빠져있는 불쌍한 여자들을 꼭 구원할꺼야!!









돼지와 로하와의 첫 등교길.....
수많은 여자들과 그녀들의 시선, 선물등을 구경하게 되었다.



난 싱글거리는 돼지의 팔을 잡아당겼다.





"매일 이렇게 등교하냐?"

"응^^"

"정말 이 많은 선물들을 받는다고?"





난 내 손에 가득 쥐어진 선물보따리를 들어올리며 말했다.
선물이 하도 많아서 나의 손이 필요했다.......-_-


나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아림돼지........




우린 교실에 도착해서야 여자들에게서 해방될수 있었다.
나는 자신의 모든 선물을 내게 맡긴-_-^ 아로하에게 그것들(선물)을 던졌다.





"내가 니 짐꾼이야?"

"아직도 갖고 있었냐? 버려"

"뭐?? 선물이잖아!!!"

"선물은 주는 사람이나 받는사람이나 기분이 좋아야하는 법이야"





그렇기는 하지만...... 학생이라서 얼마 안되는 용돈으로 산 선물들일텐데.....
정성이 담긴 편지도 있고..........





"간직해!!"

"왜?"

"넌 니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 줬는데 그 사람이 그걸 버린다면 기분 좋겠어? 마음 아프잖아"

"난 선물같은거 안주니까 상관없어"

"아로하.... 정말 실망이다......."





내가 언젠 놈에게 실망을 안했었나?
하지만 지금은....... 지금만큼은 정말 로하가........



놈의 책상에서 다시 선물들을 집어들고 내 자리로 오려고 턴을 하는 순간,
로하가 내 손에서 그 선물보따리를 낚아챘다.



내가 뻔히 쳐다보자 로하가 시선을 돌린체 말했다.





"니가 여기까지 들고 온 노력이 가상해서 받는거야"

"정말? -_-^"

"말꼬리 잡지마"





짜식........ 진작에 그럴것이지........^0^



그때 씩씩거리는 숨소리가 들렸다.
강새아가 나를를 노려보다-_-;;; 로하 앞에 섰다.





"아로하, 너 어제밤에 어디갔었어?"





로하는 강새아라는 존재를 완전히 무시하고 책상에 얼굴을 박았다....ㅡㅡ;





"내가 어제 너네 집 앞에서 1시간 넘게 초인종 누르고 기다렸는데...."

"시끄러"





로하의 이 한마디에 금새 입을 다무는 강새아가 신기하다.



그럼 어제 그 초인종의 주인공이 강새아????
문 안열어준게 다행이였어..........=_=;;;



강새아가 로하 옆에서 아무말 못하고 망설이고 있을때 강새아의 똘마니년들이 왔다.





"새아야~ 퇴원해도 괜찮은거야? 나 어제 너무놀랬어"

"괜찮아......."

"감히 널 때리려고하다니.... 블랙로즈 그냥 둘꺼야?"

"나.......무서워......"





어이구? 저게 로하 앞이라고 약한척하네.........-_-^
저 가면을 벗겨내고 싶다+_+





"그런애들 그냥 두면 다시 그런짓하는거 몰라? 절대 그냥 넘어가면 안돼!!"





친구들이 제대로 물 들었구만......
근데 나때문에 벌어진 일인데 어쩌지.....-_-





"그래도.........."

"그냥 퇴학시켜"

"그래!! 너희 할아버지 우리학교 후원자시잖아...
그딴것들 퇴학쯤은 아무것도 아닐꺼 아니야... 우리도 무서워서 학교 못다니겠다"





내가 보기엔 블랙로즈보다 네뇬들이 더 건강해보인다......=_=^



강새아의 할아버지가 우리학교 후원자라고??
그럼 진짜로 퇴학같은건 아무것도 아니잖아.......
블랙로즈가 강새아를 때린것것도 아니고, 그냥 기절한것 뿐인데.......



내가 사실대로 말하면 블랙로즈는 괜찮아지겠지.........?
혹시 내가 퇴학당하는거 아니야?
날 싫어하는 강새아라면 충분히 가능한일이야........-_-





아............... 어쩌지................





말하냐, 마느냐 고민하는 사이 강새아는 블랙로즈를 퇴학시킬 결심을 했다.
그러자 자는줄 알았던 로하가 몸을 일으키며 입을 열었다.







"그럼 나도 퇴학이겠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39편 }



울고 싶어도 못 우는 너를 위해
내가 대신 울어줄게..... 마음놓고 울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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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것은
설레임을 주지만 불안하다.

낯익은 것은
무덤덤하지만
편안함을 주고
신뢰감을 주고
따뜻함을 준다.

그래서
낯선 것보다 낮익은 것이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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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나도 퇴학이겠네?"





아로하....... 무슨 소리야.....? 니가 퇴학이라니.......!!!





"로하야... 니가 왜 퇴학이야?"

"기억 안나? 작년에 내가 너 기절시켰잖아"

"그건........"





강새아..... 아무말도 못한다.
작년이면 우리가 1학년인데..... 무슨일이 있었던거지?





"널 기절시킨게 퇴학이라면 난 벌써 퇴학 당해야 하는거 아니야?"

"그때랑 지금은 다르잖아"

"다르다고? 뭐가 다른데? 넌 나한테 맞기도 했을텐데?"





어느새 조용해진 교실..........



로하가 강새아를 때렸다고...............?





"그건 니 실수였잖아.... 내가 잘못하기도 했고..."

"난 실수같은거 안해... 그건 니가 더 잘 알텐데...."





침 삼키는것조차 허락되지 않은 숨죽임.........
이러다 숨막혀 저세상 가겠다.........=_=





"블랙로즈 퇴학건은 없었던걸로 하면 되지? 알았어!! 알았다구!!"





신경질을-_- 내며 교실을 나가는 강새아를 그 똘마니들이 뒤따랐다.



휴...... 다행이다...........

절로 안심의 숨소리가 나왔다.



그때 로하놈이랑 눈이 마주쳤다.





"한턱 쏴"

"뭘......?"

"데이트 해주는 댓가"

"누가 너랑 테이트하고싶데? 필요없어!"





싸이코랑 한번 놀더니 싸이코를 닮아가는 아로하......



어라?
갑자기 뒷문에서 광채가 났다.
이 눈부신 광채는......... 그렇다!! 나의 산이였다.



일요일 놀이동산에 놀러가고 난 후 처음보는 것이다.
꼬박 사흘만이야..........ㅠoㅠ



난 눈물을 닦고 산이를 맞이했다.





"산이야... 그동안 학교에도 안나오고... 어떻게 된거야?"

"걱정했어...?"

"당연하지!!!!!!"

"근데 왜 전화 한통 없었을까?"





윽!! 정말루 내가 연락한번 안했구나.........ㅜ_ㅜ
분명 난 사흘동안 귀신에게 홀려있었던거야.....
내가 산이를 버려두다니.........





"농담이야^^ 나 전화기 고장나서 했어도 못 받았어"

"하하^^;;; 어쩐지~ 계속해도 안 받더라.... 너무 걱정했어"





선의의 거짓말은 건강에 좋다는 속담이 있다.
들어본적 없다구? 당연하지.......-_-;; 내가 만들었으니까.....-0-



양심이 마구마구 찔렸지만
내가 연락한번 안했다고 하면 산이........ 상처받을꺼야........





"더 놀다오지, 왜 벌써왔냐?"





저 싹퉁머리 없는 말뽄세보소.....
아로하.......넌 산이 따라오려면 한참 멀었어......-_-





"귀가 간지러운게 니가 날 부르는것 같아서"

"얼굴 좋아보이네? 무슨 좋은일 있냐?"

"나한테 무슨 좋은일이 있겠어..... 그냥 니 얼굴 보니까 반가워서...."





산이가 저런말을 하기도 한단말이야? =0=
술 취한것 같지는 않은데..............-_-;;;



난 산이를 더 보고싶었지만 로하와 즐겁게 얘기하는 산이를 보자
그 자리에 더이상 있을수 없었다.



여자라서......난 여자라서 둘 사이에 끼어들수 없는거겠지.......?
다정이때와 마찬가지로......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말이야.......








오늘따라 수업이 왜이리도 짧게 느껴지는지.......ㅡㅡ;
아마도 갈곳이 없어서 그런게 아닐까.......



아직도 친적이 있는 순미집은 안되고,
엽쌍걸도 집안 분위기가 안 좋은것 같다.


제일 만만하게 돼지네 집이지만
가면 난 밥순이나 청소아줌마로 전락하게 될꺼야.......ㅠ_ㅠ
내일이면 집에 갈수 있으니까 오늘만 어떻게 넘어가자.....-_-




방향감각을 상실한 사람처럼 이리저리 떠돌던 난 산이와 마주치게 되었다.
밤이 아니였지만 또 유흥가에서 만났다.



이런걸보고 흔히들 인연이라도 부르던데.........^0^





"오늘은 또 왜 이런곳에 있는거야?"

"나 버림받았어.........ㅜ.ㅜ"

".....차였어..........?"

"동생한테 버림받았어"





내 사연을 들은 산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오늘 갈곳 없겠네?"

"(__)(--)"

"여자가 자꾸 남자집에 들락날락거리면 안되는데...."





난 아주 불쌍한 눈빛으로 산이를 올려다봤다.



그냥 잠만잘께.....
널 위해서라면 난 평생 밥순이가 될수도 있어......





"나 늦게 들어가니까 먼저 가 있어"





산이가 열쇠를 내밀며 말했다.





"어디가는데? 나도 같이가면 안될까?"

"지금 그 차림으로?"





나....... 교복차림 그대로다.
그래도 가고싶어>_< 또 여자만나면 어떡해.......-_-^





"우리집에 가기 싫어? 그렇다면 난 그냥 간다"





무심하게 뒤돌아 선 산이............



결국 열쇠를 받아든 난 산이네 집으로 향했다.
올때마다 느끼는거지만 너무 외로워보이는 집이다.



혼자 살아서 그런지 오늘도 약간 지저분했다......=.=
침대를 정리하다 바닥에 무언가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뭐지............?



바닥에 떨어진건 액자였다.
뒤집어진 액자를 집어 사진을 확인했다.




누구지? 이 여자 누구야????????




평소에 내가 바래왔던 그런 청순가련형의 여자가 웃고 있는 사진이였다.



나이는....... 15살에서 16살로 보이는데........
산이의 여자친구??? 첫사랑????



잠깐........ 자세히 보니 산이랑 닮았다!!!
그럼 산이 동생이라는 들이라는 앤가?? 그런건가?? 그런것같다...-_-;;;





증말........증말 이쁘다...........ㅜoㅜ
하긴 산이도 이쁜데.......



아로하...... 너 이런여자 좋아하는구나....
그래.......나같아도 이런 여자 안 좋아 할 자신이 없겠다....
부럽다........부럽다....... 부러워~>0<



근데 이 앤 어디있는거지? 돼지가 절대로 입밖에 내지 말라고 했는데....
그럼 더 궁금한 법인데말이야...........=_=





액자를 탁자 위에 넣고 마무리 청소를 하려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귀여운-0- 내 동생이였다.



처음으로...... 처음으로 나에게 전화를 했어ㅠ0ㅠ


플립을 열고도 감격으로 인해 말을 꺼내지 못했다.ㅡ.ㅡ





"야!!!!!"





놈이 소리를 지른 덕에 정신을 차릴수 있었다.





"어..... 무슨일이야?"

"너 지금 어디야?"

"그건 왜..... 날 내쫓았으면서...."

"집에 들어오기 싫은모양이군... 끊으마"

"다래야.............ㅜ0ㅜ"

"오늘 집에 안들어오면 정말 안 들어오는걸로 안다"

"나 집에 가도 돼? 니 친구들은.......?"





제발.......... 제발 모두 꺼져라........=_=;;





"오기나 해!! 뚝"





드디어..... 드디어 집에 가는구나^0^



산이에게 집에 가게 되었다고 전화 하려는데 문이 열리면서
술취해 비틀거리는 산이와 그런 산이를 부축하며 들어오는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보이는 꽤 지적이고 세련되어 보이는 여자........









반 산......... 너....... 이 여자 만났는거니..............?












그래도 지구는 돈다 { 40편 }



울고 싶어도 못 우는 너를 위해
내가 대신 울어줄게..... 마음놓고 울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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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좋은 일 보다는
짜증나는 일이 더 많은 세상에서

가까워질 수 없다 해도
이루어질 수 없다 해도

눈물이 날 만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건
참 행복한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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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는 산이를 침대에 눕히고 나서야 내 존재를 인식했다.





"넌 누구야? 제하는 혼자살고 있는걸로 아는데...."





또 내가 모르는 제하라는 이름!


제하는....... 저 여자에게 제하는 어떤 존재일까......?
내가 아는 산이와 같을까.........?





"친군데요....-_-;;"

"이 시간에 왜 여기에 있는건데?"





무작정 반말로 날 쏘아붙이는그녀.





"볼일 다 봤으면 가!! 제하는 내가 챙길테니까"





난 그 여자에게 떠밀려 집 밖으로 내쫓겼다.



저 여자가 산이에게 무슨짓을 하려고+_+



난 발로 현관문을 걷어찼다.
잠시후 문이 열리고 그 여자가 나타났다.





"뭐야?"

"저기...제 가방이..."





눈빛에 쫄은 나...............-_-;;;;
가방을 받아 든 난 그 여자의 독기서린 눈빛을 받으며 뒤돌았다.



반 산....... 너 설마 저런 여자 좋아하는건 아니지........?
난..... 난 안되니.........? 나 같은건 안돼...............?




이틀 만에 돌아온 집은 깨끗했다.





"배고프다"





날 보면 밥 생각 밖에 안 나는지
다래는 내가 신발을 벗기도 전에 배고프다는 말로 날 맞이했다.



그래......... 밥순이라도 좋으니까 다신 날 내쫓지말아줘.....ㅜ0ㅜ



다래와 밥을 먹고 TV 앞에 앉았다.
들어가서 자려고 했는데 녀석이 비디오를 빌려왔다며 같이 보자신다.



다래 이녀석....... 생긴거와 다르게 멜로 영화를좋아한다.-0-
난 이런거 정말 취향에 안 맞는데.........


분명 보다가 잘것이다.


역시 지루한 대사와 장면에 눈이 감겼다.
꿈에서 내가 주인공 여자가 되었는데 멋진남자와 키스를하게 되었다.
내 입술에 살짝 닿은입술이 떼어지면서 꿈에서 깨어났다.



주위를 둘러보니 옆에 있던다래는 안보이고 TV는 지지직거리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새벽 3시였다=0=



영화끝났으면 나도 좀 깨우지...........-_-;;;







다음날 아침 하품을하며 나오던 난,
집 앞에 서 있는 사천이를 보다 혀를 깨물었다.



윽.......아프당....ㅜ0ㅜ
사천이.......왜 또 우리집에 온거지.........





"몸은 다 나았어?"

"누가 간호해줬는데 안 나겠어"

"우리집에 안와도 되는데......."

"부담스러워..........?"





내가 그렇다고하면 섭섭해할것 같은 표정......





"아니야....가자"

"가방줘"

"응???"

"내가 들어줄테니줘....무겁잖아"

"괜찮아...^^ 도시락만 들어서 하나도 안 무거워"





만화책보며 항상 바래왔던 일이건만 막상 현실로 닥치니 쑥스럽다.
다정이라면...... 그 녀석이였으면 난 어떻게 했을까.......?



3교시가 끝나고 학교에 온 산이가 내 옆으로 걸어왔다.
내가 산이에게 갔으면 갔지, 산이가 나에게 먼저 다가온 적은없었다.



달아오르려는 얼굴을 감싸쥐었다.





"어떻게 된거야?"





산이는 내 옆자리..... 즉 순미의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아우~>_< 심장 떨려!!!!


난 질투의 눈으로 날 노려보는것들을 뿌리치고 산이만 바라봤다.
술때문에 약간 초췌했지만 그 인물이 어디가랴^0^





"왜그래....? 내 얼굴에 뭐 묻었어?"





내가 너무 빤히 쳐다봤나봐..........///.///





"아니야^^;; 근데 아까 뭐라고 한거야?"

"어떻게 된거냐구... 아침에 일어나보니까 너 없더라?
설마 혼자 학교에 온건 아니겠지?"

"아...동생 친구들이 집으로 돌아가서... 니 오기전에 집에갔어"

"그럼 누가 날 집에 데려온거지? 난 넌줄 알았는데........"





어제 일을 기억 못하네......
하긴,거의 끌려오다시피 왔으니......





종례시간, 담임의 한마디에 교실이 숙연해졌다.





"일주일 후에 중간고사 있는거 다들알고 있지?"





전혀~ 전혀 몰랐는데...........=_=;;;;





"이제 너흰 2학년이다!! 내년이면 고3이야!!! 정신 바짝 차리고 공부해"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세상과 어른들에게 씨도 안먹히는 소리.





"5월 7,8,9일이 시험날이니까 지금부터 피터지게 공부하도록!!이상 끝"





시험얘기 때문에 기분 다운이다.



평균 85점이상, 반에서 15등안에 들어야한다는 아빠의 엄포령!

사실 예전부터 약속을 했는데 내가 지키지 못했다.....-_-;;
이번에도 안되면 난 아마도 유학이나 과외선생이 따라붙을지도....-0-



나에게 심각한 표정이 안 어울렸는지순미가 장난을 걸어왔다.





"무슨 고민있어?"

"넌 시험걱정 안돼? 나 정말 큰일이야"

"이 언니가 도와줄까?"





나보다 한수 아래인 주제에.........-_-;;
말이라도 고맙게 받으마, 불쌍한 친구야......





"으악!!"





갑자기 누가 뒤에서 내 가방을 잡아당기는 바람에 몸이 휘청거렸다.
그 인간을 죽일 각오로 돌아보니 사천이였다.





"뒤에서 보니까 꼭 죽은사람같아... 무슨일 있어?"

"아니야....아무것도"

"아니긴!! 얘 시험때문에 죽을려고 그래"





최순미..........-_-^ 나 죽을정도는 아니다!!





"시험?시험이 왜?"





난........잊고 있었다!
사천이가 전교 1등이라는사실을..........=0=





"어래, 성적이 바닥에 붙어있거든...오죽했으면... 아야!!"





난 더이상 참을수 없어 순미의 팔을 꼬집었다.


이게 증말!! 전교 1등앞에서 쪽팔리게.....ㅡ.ㅡ;





"어래야... 내가 도와줄까?"

"맞다!! 사천이 전교 1등이잖아.... 산어래,땡잡았네~ 좋겠다"





사천이가 도와주면 조금이라도 오르겠지?
전교 1등하는 놈인데.........ㅡ.ㅡ^





"도와줘!! 부탁해!!!!"

"좋아!!"

"어? 그럼 나도 도와줘"

"미안하지만 어래말고는 누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서...."





아~^^ 속이 다 후련하다...
난 완전히 삐진 순미를 보며 속으로 나이스를 외쳤다.



이번 중간고사에서 나의 실력을 보여주겠어+0+



순미와 헤어지고 사천이와 우리집으로 향했다.





됐다고..... 싫다고 해도 녀석은 꼭 날 데려다주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이럼 내가 너무 미안하잖아........-.-
난 해주는거 하나없고,잘해주지도 못하는데....





"이제 나 안 데려다줘도 되구,우리집 앞에서 기다리지마"

"내가.... 내가 어떤놈인지 너한테 보여준다고 했잖아....기회조차 주지 않을셈이야?"

"아....난 그냥......"

"정말 잘할테니까 기회를 줘...... 그리고
아까 얘기한다는걸 깜빡했는데 세상엔 공짜 없다"

"응?? 그게 무슨......."

"내가 아무댓가없이 공부 가르쳐준다고 했을것 같아?"





⊙⊙
사천아......... 지금 너 너무 얄미워보여.........-_-;;;





"그럼..... 뭘 원하는데? 돈만 빼고 말해....=.=^"

"시험끝나면 말할께......."





뭘까.....................?





밤새 사천이가 원하는게 무엇인지를 생각하다 잠이 든 탓인지
내가 사천이의 하인이 되어 놈이 날 무지막지하게 부려먹는 꿈을 꾸었다.




내 꿈은 다 개꿈이니까 이번에도.... 이번에도 그럴꺼야...................-_-;;;;;












그래도 지구는 돈다 { 41편 }



쓸쓸하게 웃는 너의 아주 작은 몸짓에도 예민 할 만큼......
나는 많이 울고...... 또 많이 고민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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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너무 멀다.
바라보면 별 같지만, 생각하면 눈물이다.
떨어진 꽃잎을 밟는다.
그러나 밟는것은 꽃잎이 아니라
그대의 떠난 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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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토요일이건만.....비가 와서 분위기가 안났다.



비오는날...... 너무 싫어.....
그 질퍽한 땅의 느낌도 싫고, 모든 소리를 잡아먹는 그 빗소리도 듣기 싫다....



그리고 이렇게 비오는데 밖에 나가는건 제일 싫다!!
그런 내가 지금 밖에서 서성대고 있다..........-_-;;



갑자기 사라진 아로하.........
놈을 찾아오라는 영어선생!!!
왜......왜 하필 나한테 놈을 찾아오라는거야.......ㅠ.ㅠ



비오는날은 교실에서 얌전히 수업받고 싶은 나라구.........





빗살때문에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체육창고로 들어가는 로하의 뒷모습을 보게 되었다.



아로하......땡땡이치려구? 하지만 너 나한테 딱 걸렸어+_+



난 우산을 접고 창고로 뛰어들어가 소리쳤다.





"너!! 누가 땡땡이치래?"

"넌 여기에 어떻게 온거야?"

"영어샘이 나보고 너 체포해오라고 명령내리셨다!
내가 너때문에 흙탕물에 신발 젖구........"





그때 열려있던 문이 닫히면서 창고는 암흑으로 변했다.





"캬악~!!!!!!!!!!"

"뭐야?"





로하가 문고리를 잡고 열려고 애를 썼지마 문은 굳게 잠겨있었다.



이게..........어떻게 된거야........
나 이런거 싫어........ 무섭단말이야.......





"어떤새끼야? 어떤새끼가 장난치는거야?"

"아로하...어떠냐!! 이번엔 나의 승리다...어디 거기에서 빠져나와보시지"





이 목소리는...... 이 목소리는.......



난 문에 매달려 소리쳤다.





"황태노!!! 나 어래야... 빨리 꺼내줘"

"너까지 갇힌건 유감이야"

"나 무섭단말이야!! 빨리 문 안열어?"

"..................."

"황태노!!! 황태노!! 이 싸이코같은 자식아~!!!!!"





내 목소리가 창고 안에서 크게 울려댔다.





"야!! 귀 아프니까 소리 그만질러.. 저 새끼 미친놈아니야?"





지금이라도 알았으면 됐다...........=_=;;



갑자기 천둥이 우리는 바람에 난 바닥에 주저 앉으며 소릴 질렀다.





"엄마야... 어떡해.... 우리 이제 어떡해... 무서워......."





로하가 내 옆에 안더니 날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로하의 심장도 나만큼 빠르게 뛰고 있었다.
조금은.......................안심이 됐다.





"아로하....우리 오늘 못나가면 이틀동안 여기에 갇혀있어야돼.... 어떻게 좀 해봐"

"나도 생각중이야........"





벌써 1시간째 생각만 하고계신 우리의 아로하님-_-^



벽에 등을 기대고 편히 쉬고 있는 놈을 때리려는 찰라 어디에서 전화벨 소리가 났다.
주머니를 뒤적이던 로하가 꺼낸건 다름아님 핸.드.폰.



아!!! 왜 진작 생각하지 못했지?
이 바보!!! 바보탱이들.................-0-





"여보세요? 나 불뚝이랑 창고에 갇혔다"





창고안이 조용했기에 상대편 목소리가 들려왔다.



돼지야....... 우리를 어서 구출해줘...........ㅜ0ㅜ






얼마 지나지 않아 요란한 소리가 나더니 굳게 닫혀있던 문이 열렸다.
돼지와 산이가 우리에게 걸어오는게 보였다.



산이가 날 일으켜 세우고 먼지를 털어주었다.





"괜찮아? 다친곳은 없고?"

"응...고마워 산이야.....ㅠ0ㅠ"





진짜 매너짱이란 말이야~>.<



싸이코의 엽기적인 쇼는 1시간 30분만에 막을 내렸다.



이 사건 이후로 싸이코는 우리학교를 떠났다.
돼지말로는 로하가 싸이코적인 일을 벌였다는데 자세한건 말해주지 않아서 모른다.




앞으로 화창하고 평화로운 학교생활이 펼쳐지리라 믿는다.......-_-;;;;








오랜만에 뭉친 패밀리......-_-
엽쌍걸의 큰 목소리에 지나가는 아이들의 시선은 모두 우리의 몫이였다.



막 교문을 빠져나오는데 앞에 사천이가 오토바이에 기대어 폼을 잡고 있었다.=0=;;
나와 눈이 마주치자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날 불렀다.



난 오토바이를 견제하며 말했다.





"....왜........?"





놈은 대답대신 오토바이에 올라타고는 뒷자리를 두들겼다.





"나 오토바이 싫어하는거 알면서 왜 또 타라는거야? 때려죽여도 싫어!!!"

"오늘부터 과외시작하니까 타"

"뭐?? 아직 일주일 남았잖아... 시험 전날에 공부하면 안될까?-_-;;"





사천이는 내가 한심하다는듯 머리를 흔들고 날 억지로 귀염둥이에 앉혔다.



엽쌍걸과 순미의 배웅을 받으며 오토바이는 힘차게 출발을 했다.
두번의 경험탓인지 오늘은 콧물은 안나왔다.........-0-;;;




며칠전에 처음으로 와봤던 사천이의 집........



사천이도 혼자 살거나 진이라는 친구와 같이 사는것 같은데........
왜.... 집을 나와서 사는걸까.......?
이런 좋은곳에 살려면 돈이 엄청 많이 들텐데.........



난 밤 10시까지 엉덩이를 바닥에 꼭 붙이고 있어야만 했다.
공부를 가르치는 사천이는 그 어떤 선생님보다 무섭고, 차가웠다.
나의 애교에도 넘어오지 않았다........=.=;;





집에 돌아온 난 내일까지 외워오라는 수학, 과학공식과 영어단어가 적힌 노트를 침대에 던졌다.
노트엔 난생 처음 보는 것들이 적혀있었다.



잠잘시간도 모자란데 이걸 외우라구?



안외워오면 무시무시한 벌이,
외워오면 달콤한 상이 주어질거라는 녀석의 말이 자꾸 날 괴롭혔다.



새벽 4시까지 무작정 외운 난 난생처음 책상에서 잠이 들었다.





두번째 맞이하는 과외수업에서 난......... 완벽했다^-^



사천이가 내게 준 달콤한 상은 놈이 직접 만든 음식이랑 약간의 휴식이였다.
휴식 중에 난 평소에 녀석에게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원래 이름이 사천이야.....? 성은 없어?"

"없어^.^"

"가족은? 혼자사는거야?"





사천이의 얼굴이 약간......아니 조금 많이 굳어졌다.



내가...... 괜한걸 물었나봐.....



미안함에 다른얘길 꺼내려는데 놈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런거 없어.... 나에겐 성도, 가족도, 행복도 없어.....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딱 한가지가 생겼어......"





난 나도 모르게 침을 삼키며 물었다.





"뭔데........?"

"그건........."

"띵동~ 띵동~"





사천이의 말을 자르는 초인종 소리가 집안을 울렸다.



하지만 사천이는 누가 벨을 누르는지 관심조차 갖지 않은체
오직 내 얼굴만을 응시했다.





내 눈을.......나를....... 잡아먹을듯이 말이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42편 }



쓸쓸하게 웃는 너의 아주 작은 몸짓에도 예민 할 만큼......
나는 많이 울고...... 또 많이 고민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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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사랑 안에서 쉬고 싶습니다.
그대가 전해주는 사랑의 눈빛 하나 의지하고
편히 쉬고 싶습니다.
지난날들은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이제 나 그대를 만났으니 무거운 짐 내려놓고
그대의 사랑 안에서 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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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천이의 시선을 피하며 허둥지둥 일어섰다.





"니 친구 온거 아니야?"





내가 문열기가 무섭게 무언가 쌩하고 내옆을 지나갔다.





"오빠~!!!!!!!!"





이 괴성의 여자목소리는...........?



뒤를 돌아보니 긴 파마머리에 늘씬한 여자가 사천이의 목을 끌어안고 있었다.
사천이는 그 여자를 떼어놓으며 놀란 얼굴을 했다.





"너...어떻게 된거야?"

"오빠가 보고싶어서 왔지~ 오빤 나 안보고 싶었어?"

"보고싶었지... 진이는 너 온거 알고 있어?"

"아니^^ 놀래켜주려고 말 안했어"





난 사천이 옆으로 가 물었다.





"누구야?"

"아.... 진이 알지? 진이 동생이야...영국 유학중인데 또 도망쳐 나온모양이네"

"오빠!! 누가 도망쳐 나왔다는거야?"

"원래 가을에 오기로 했잖아"

"오빠 너무해... 난 그냥 오빠가 보고싶어서 온건데......"

"미안........"





놈이 우는 진이동생을 달래주었다.
자꾸 내 맘속에 나쁜마음이 들었다.



설마......내가 질투를???





"어래야, 오늘은 여기까지하자... 내가 바래다줄테니 가방 챙겨"

"으응......."





우리가 집에서 나오려는데 진이 동생이 사천이를 붙잡았다.





"저 언니 혼자 못가? 왜 오빠가 데려다주는거야?"

"신정금!!!"

"싫어!! 난 오빠가 나말고 다른여자한테 잘해주는거 싫단말야"





이 애....... 사천이를 좋아하나........? 그럼 사천이는???





"진이한테 내가 연락할테니 여기 꼼짝말고 있어"





사천이의 얼굴색이 변했다.
정금이라는 애 역시 쫄아서-_- 얌전히 집으로 들어갔다.



우리 집에 도착했을때 난 다시 진이 동생에 대해 물었다.





"17살인데 영국에서 공부한다고? 진이네 부잔가봐..."

"아니...... 그 녀석 정금이랑 단둘이야..."

"그럼 유학비는.........?"

"*^^*"





그래.... 곤란하다구.......? 그럼 묻지 않을께......





"진이동생이 너 많이 좋아하는것 같던데..."

"그런데?"

"아니 난........-_-;;;;"

"나에게 정금인 친동생이나 마찬가지야....왜? 걱정돼?"

"거......거걱정은 무슨!!!"





내가 왜 말을 더듬는거지?
이거 영락없이 사천이를 좋아하는것 같잖아...





"오늘 숙제는 국어책이랑 국사책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뭐??? -0-"

"안해오면 더이상 과외는 없는거야.....잘자"





그....그 많은걸 지금 나보고 하라는거야?


내가 망연자실해 있는사이 오토바이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골목길을 빠져나갔다.



꼬박 날을 세 공부를 하고 학교에서까지 책상에서 꼼짝하지 않았다.
이를 수상히 여긴 우리의 최순미양,





"너 설마 공부란걸 하고 있는건 아니겠지?"

"공부하는거 맞어"

"거짓말~"

"순미야....고려가 어떻게 성립되었는줄 아니?"

"(-- )( --)"

"왕건이 송악지방의 정치적·경제적·군사적 기반 위에서 후삼국을 통일하고 고려를 건국했어.
고려 전기에는 호족통제책, 왕권강화정책, 민심안정책 등의 여러 정책들을 통해........"





난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자리에서 일어서 교실을 나가는 순미의 뒷모습을 만족스럽게 쳐다봤다.



역시 난 천재야^0^
하루사이에 국사를 완벽하게 외우다니............ㅠ0ㅠ




사천이가 오늘은 소원 하나 들어준다고 했는데 뭘로할까.........?

더이상 공부하지 말자고할까? 아니야... 안될것 같아.....
그럼 어디 놀러가자고 해볼까? 이것도 아니면 돈을..........-_-;;;;;






사천이와 함께 들어간 사천이 집에는 어제봤던 진이동생 정금이가
앞치마를 두르고 한손에는 국자를 들고 있었다.





"오빠~ 배고프지? 어? 어제 그 언니네"

"안녕"





맑은눈으로 뚫어져라 날 바라보는 그애의 눈빛에 나도 모르게 인사를 했다.
하지만 그것이 내 인사를 무시하고 사천이에게로 뛰어왔다.





"너 여긴 어떻게 들어온거야?"

"비밀^^ 근데 이 언니 왜 자꾸 여기에 오는거야? 여자는 나 하나만으로 충분하잖아"

"헛소리 그만하고 가...진이가 또 너 사라졌는줄 알고 경찰에 신고하면 어쩔꺼야?"

"편지 써놓구 왔어... 나 오늘 오빠집에서 잔다고......"

"뭐라구?!!!!"





나와 사천이 입에서 동시에 비명이 새어나왔다.





"따라와"





사천이가 진이 동생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현관문에 귀를 기울여봤지만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10분정도가 지났을까........?





"난 인정못해!! 아니 안해!! 오빤 내꺼란말이야!!!"





진이동생의 앙칼진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왔다.
그리고 집으로 들어오는 사천이의 모습이 보였다.





"무슨일이야? 진이동생은?"

"갔으니까 신경쓰지마"

"무슨.... 얘기했어?"

"숙제 다 해왔지? 그럼 시작하자"





굳어버린 얼굴........ 차가워진 목소리........



마음이 아프다.... 차갑게 날 대하는 사천이의 모습이 낯설다.....
날 좋아한다 말해놓고 내곁을 떠날것 같은 얼굴에 자꾸 한쪽 가슴이 메여왔다.....





일주일동안의 과외.......
그리고 그 결과를 알수 있는 중간고사....



난 옆에서 호들갑을 떨며
열심히 커닝페이퍼를 만드는 순미가 참으로 안타깝게 느껴졌다.




3일간 치뤄졌던 중간고사가 끝이나자 학교가 들뜨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다음주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학교축제가 있기 때문이다.
비록 이틀밖에 안되는 시간이지만 이때 많은 커플들이 탄생한다+0+



나도 산이랑 커플이 되어 여자들의 부러움을 사봤으면......
아니야....... 맞아 죽지만 않으면 다행일꺼야.........=_=;;;;;;




교실을 나가던중 산이가 날 불러세웠다.





"어래야.... 잠깐만....."

"어?? 왜???"

"오늘 시간 괜찮아?"





또 데이트 신청????????





"시간 많아^0^"

"그럼 부탁 좀 할게"

"뭐든지 말해!





산이의 부탁을 받은 난 슈퍼에서 장을 좀 보고 산이네 집으로 갔다.
난 우선 청소부터 하고 음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8시까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달라는 산이의 간곡한 부탁...........





시계가 8시 20분을 막 가리킬때 문이 열리고 산이가 들어왔다.



그리고 산이의 뒤를 따라 들어오는
비쩍말라 금방이라도 쓰러질것 같은 여자...........












그래도 지구는 돈다 { 43편 }



쓸쓸하게 웃는 너의 아주 작은 몸짓에도 예민 할 만큼......
나는 많이 울고...... 또 많이 고민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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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사랑이 아름다운건
덧없이 어두운 이 세상을
빛에 비유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지나간 사랑을 들여다볼 때마다
그 속에 아직 남아있는 연인들의 희미한 박수소리.
사라져버릴 나날들의 반짝거림 때문이 아닐까?
다시는 맛볼 수 없는 어제의 찬란했던 빛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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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가 내 앞으로 와 말을 걸었지만 난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어래야.... 산어래!!"

"반 산.... 나한테 왜 이런부탁을 한거야?"

"그게 무슨소리야?"

"저 여자!! 저 여자를 위해서 나보고 음식 하라고 한거 아니야? 나 바보아니야...."





그때 고개를 숙이고 있던 여자가 고개를 들어 날 바라봤으니......
상당한 미인이였지만 늙었다.





"소개할께... 여기는 같은반 친구 산어래...내게 많은 도움을 준 친구야...
그리고 이쪽은......... 우리 엄마........."





지금 산이가...... 저 여자가 산이네 엄마.......??
이런.....내가 실수했잖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소릴 버럭지르다니....-_-;;



난 서둘러 인사를 했다.





"아...안녕하세요.... 몰라뵈서 죄송해요...."

"반가워요.... 우리 산이 학교에는 잘 다니나요?"

"그럼요~ 인기도 얼마나 많은데요"





내 대답에 미소를 짓는 산이 엄마.......



편안해 보이는 얼굴이다.
그 모습에 왜 내 마음이 찡한걸까............?



내 할일은 다 했기에 집에 가려는데 산이가 내 앞을 가로 막았다.





"오늘 우리엄마 생신이야..... 같이 생일파티하자..."





거절할수가 없었다.
산이네 엄마에게 잘 보일 기횐데........-_-;;;



밥을 먹고나니 밤 10시가 훌쩍 넘었다.
이젠 정말 집에 가려고 인사를 하려는데........





"자고가면 안되니......?"





산이네 엄마가 내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날 바라보는 저 간절한 눈빛...........
갑자기 엄마가 그리워졌다.





"엄마.... 어래 곤란하게 왜그래? 어래야...신경쓰지마"

"아니야.... 나 오늘 자고 갈래^^"

"응??"

"어머니, 제가 안마해드릴게요"





어리둥절한 산이를 지나쳐 산이엄마의 어깨를 주물러 드렸다.
너무.....말라서 조금만 힘을 줘도 부셔질것만 같았다.





산이엄마와 같이 누워 잠을 자려했지만 몇 시간이 지나도 눈이 말똥말똥해졌다.





"잠이 안와?"





윽!! 깜짝이야........

화장실 갔다 다시 자리에 누으려는데 산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야....이제 자려고...."

"우리 엄마 어때?"

"고우셔........."

"왜 같이 안사는지 안 궁금해?"





궁금하지....... 하지만 그런거 물어보면 니가 곤란하잖아......
그럼 마음이 아프잖아........너도.......나도.........





"우리 엄마....병원에 있어...오늘은 생일이라서 특별히 외출허가 받은거야"

"어디... 아프신거야? 많이?"

"응........많이 많이........"





산이가.......산이가 운다...... 속으로 슬픔을 삭이며 울고 있다.....
그 슬픔을 달래주고 싶지만..... 난 방법을 모른다.....
산이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난 몰라...........



나 처럼 마음의 문을 꼭 꼭 닫아두고 있으니까........







다음날 산이는 엄마를 데려다주고 학교에 간다며 날 먼저 보냈다.
산이 엄마는 아무말없이 날 쳐다보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시고는 뒤돌았다.





"우리 산이....불쌍한 아이니까 상처주지마......"





내가 산이를 상처줄 만한 존재라도 되나..........?
내가 받으면 받았지.... 산이가 내게 상처받을 일은 없을꺼야.......





교문을 막 지나 교실로 올라가려는 내 앞에 사복을 입은 여자가 나타났다.
천천히 살펴보니 전이 동생 정금이였다.





"학생이 학교에 일찍 와야지!! 지금이 몇시예요?"

"8시 50분인데.........-_-;;"

"제가 얼마나 기다렸는줄 알아요?"

"얼마나 기다렸는데?"

"무려 5분이나 기다렸다구요!!!"





양미간을 찡그리며 날 내려다보는 이 아이.........
왠지 친해지면 나랑 잘 맞을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근데 왜 날 기다렸어?"

"전 절대 인정 못해욧!!!"





뭔가 찜찜하다 했더니 아이들이 우릴 구경하고 있었다.
자리를 옮기고 정금이에게 물었다.





"뭘 인정못하겠다는거야?"

"사천이 오빤 제꺼란말이예요!! 언니, 사천이 오빠랑 아무사이 아니죠? 그렇죠?"

"아.....응......."

"언니가 오빠 쫓아다니는거죠?"

"그래........."

"거짓말!!!





갑자기 소리 지르는 정금이의 목소리에 하마터면 들고 있던 핸드폰을 떨어뜨릴뻔했다.





"거짓말이라니......."

"자기가 짝사랑하고 있는거라고.....오빠가....오빠가 그랬단말이예요....."





정금이의 눈에서 기다렸다는듯이 눈물이 떨어졌다.
진심이구나.... 진심으로 사천이를 좋아하는구나.....





"미안해........."

"언니!! 사천이 오빠 좋아하는거 아니면 오빠곁에서 떠나주세요....
저 오빠 아니면 안되요....지금까지 내가 버틸수 있었던 이유가 뭔데!!!!"





그래.......사천이 곁엔 나보다 니가 더 잘 어울려........





"알았어... 대신 사천이 잘 부탁해"

"약속해요!! 확실하게 오빠에게 언니가 마음이 없다는걸 말해야해요"





난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왜 목이메여 말이 안나오는거지.......
난 사천이에게 아무감정 없는데........





정금이와 헤어지고 2동으로 걸어가던 난 사천이와 마주쳤다.
꼭 누군가가 장난을 치는것처럼 마주쳐버린 사천이와 나........



사천이가 날 보더니 내게로 달려왔다.





"학교에 오자마자 널 보다니... 오늘 좋은일이 있으려나^^"

"..............."

"왜그래? 혹시 시험걱정때문에 그래?"

"나.......니가 곁에 있는거 부담스러워....."

"뭐......라고........?"





사천이의 얼굴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 다른곳으로 시선을 돌려 말했다.





"니가 싫어!! 싫다구!!! 그러니까 이제 우리......"

"진심이야?"





사천이가 내 얼굴을 돌려 자신과 눈을 마주치게 했다.
흔들리는 녀석의 눈동자가 보인다.



하지만........ 마음 단단히 먹어야해.......
난 어차피 사천이의 마음을 받을수 없으니까.......





"그래...진심이야.... 나 정말 니가 싫어.... 귀찮다구......"





사천아....... 미안해......
나 이런말 할 자격없는거 내가 더 잘아는데.....




얼굴 위로 흐르는 내 눈물을
상처투성이인 손으로 닦아주던 사천이가 천천히 뒤돌아 섰다.





"나 싫다는 사람이 왠 눈물이냐.......
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우는거 끝까지 못본다....먼저 갈께........."





멈추지않고 흘러내리는 눈물때문에 시야가 흐려져
사천이의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지 못했다.




사천이는 내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는데...........
그저 내가 친구가 되어주면 되는거였는데 내가 왜 그랬을까.........?





내가 왜 그런 심한말을 했을까...............??












그래도 지구는 돈다 { 44편 }



쓸쓸하게 웃는 너의 아주 작은 몸짓에도 예민 할 만큼......
나는 많이 울고...... 또 많이 고민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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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사랑을 만들기 위하여
하나의 아픔에 아파하고 눈물 지었으며
또 하나의 그리움에 목이 메어 눈물 지었으며
또 하나의 외로움에 목이 메어 눈물 지었으며
또 다시 찾아올 사랑에 나는 기뻐 할지도 모른다.

그래 언제나 그랬듯이
당신이 그랬고 내가 그랬듯이
아픔과 그리움은 잊은채...
아니 알면서도 이 사랑 떠나가면
다시 아파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또 사랑하고 또다시 아파하고
또다시 그리워 하는지도...

나를 위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없어서
하나의 사랑을 하지 못하는지도...
어딘가에 있을...
그 하나의 사랑을 갈구하는지도
그래 어쩜 당신과 나는
언제간 만날 인연으로
하나의 사랑을 만들기 위해
이렇게 서로 방황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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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례시간까지 교실에 나타나지않은 사천이....



사천.....어디간거야....... 왜 다시 내 앞에 나타나지 않는거야......
정말 이대로 니가 날 떠날것 같아.......
그래서 불안해....... 나 너무 너무 불안해.............





그 다음날도, 그 다다음날도 사천이는 학교에 나오지않았다.
수차례 전활 해봤지만 받지않거나 꺼져있을뿐이였다.



토요일 수업을 마치고 바로 사천이네 집으로 향했다.
문 앞에서 열심히 초인종을 눌렀지만 인기척이 없었다.



사천이가 올때까지 기다리자............
이건 같은반 친구로써의 의무야......



책가방을 깔고 앉아 무작정 녀석을 기다리기로 했다.
밤 10시까지 무려 8시간을 기다리던 난 저린 다리를 주무르며 일어섰다.




헛탕인가.................?




바닥에 완전히 빈대떡이 되어버린 가방을 들어 먼지를 터는 순간,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이틀사이에 너무많이 변해버린 사천이의 모습에 잠시 넋이 나갔다.
그러다 날 모르는사람마냥 지나치는 놈을 붙잡았다.





"너 어떻게 된거야? 지금 이꼴은 도대체......."

"나 이런놈인거 몰랐어?"





날 대하는 말투까지 변했다.





"학교엔 왜 안나오는거야?"

"다니기 싫으니까!! 그만 가"

"사천아............"

"내가 곁에 있는게 부담스럽고 귀찮다며..... 니가 이러면
기대하게 되니까 다시는 나 찾아오지마..... 잘가........"





문이 열리고 닫혔다.
사천이가 사라졌다.



차갑고 따가운 빗방울이 얼굴위로 쏟아져 내렸다.



비가와서 다행이야....... 밤이라서 다행이야........
혼자울면 정말 청승맞아 보이잖아........



하늘아........너도 지금 내 맘과 같은거지.........?
그래서 이렇게 많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거지......? 그런거지........?





I'll never let you see
The way my broken heart is hurting me
I've got my pride and I know how to hide
All my sorrow and pain
I'll do my crying in the rain

If I wait for stormy skies
You won't know the rain from the tears in my eyes
You'll never know that I still love you so
Though the heartaches remain
I'll do my crying in the rain

Raindrops falling from heaven
Could never take away my misery
But since we're not together
I pray for stormy weather
To hide these tears I hope you'll never see

Someday when my crying's done
I'm gonna wear a smile and walk in the sun
I may be a fool
But till then, darling,
You'll never see me complain
I'll do my crying in the rain







비를 맞으며 집까지 걸어온 난
집에 들어오고 나서야 추위를 느낄수 있었다.


비에 흠뻑젖어 벌벌 떨고 있는 내곁으로 다래가 다가왔다.





"너 남자한테 버림받은애같다......."

"으흐흐흑........"

"뭐야? 진짜야?"





다래 앞에서 울면 꼬투리 잡히는데........
그래도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언제 수건을 가지러 갔는지 다래의 손에 큰 수건이 들려져 있었다.
놈이 수건으로 내 머리부터 발끝까지 묻어있는 물기를 닦아주었다.





"감기들기 전에 얼른 옷갈아입고 침대에 누워있어...
5분 뒤에 갈테니까 다 갈아입고 누워있어!! 알았어?"





벌벌 떨리는 몸을 부여잡고 방으로 들어와 옷을 갈아입었다.
이불을 꽁꽁싸매고 누웠지만 추위는 더 강해졌다.



잠시 뒤 뜨거운 물과 수건을 들고 들어오는 다래가 보였다.
날 걱정하는 다래의 모습에 아픈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다래....... 너 이젠 날 니 누나로 인정할꺼지.................?





마음이 약해진 상태에서 2시간동안 비를 맞아서인지 약을 먹어도,
시간이 지나도 열은 내려가지 않고 계속 올라갔다.



내 곁에서 이틀이나 날을 센 다래가 내가 눈을 뜨자 말을 걸어왔다.





"어떤 자식때문에 이런거야?"

"(-- )( --)"

"차여서 비맞고 들어온거잖아!!"

"(-- )( --)"

"그럼뭐야?"

".........."





말할 힘도 없었지만 누구의 잘못으로 이렇게 된게 아니니까......





"젠장!! 이젠 니가 어떻게 되든 몰라"





의자를 거칠게 걷어차며 나가는 다래.......


학교 안가고 날 간호하겠다는 녀석을
어떻게 학교에 보내나 걱정했는데 오히려 잘됐네.........



학교엔 아파서 못간다고 전화해서 걱정할껀 없지만 사천이....
오늘은 학교에 나왔을까.............?



난 옆에서 식어가는 미음을 먹고, 약을 먹고 잠이 들었다.





자꾸 내 얼굴에서 뭔가가 꼼지락거린다.


간지러워............



눈을 뜨자 얼굴 가까이 무언가 바짝 다가와 있었다.





"으악~!!!!!!!!"





어디에서 이런 목소리가 나올수 있었을까.....
난 어지러움을 뒤로하고 몸을 일으켜세웠다.



그때 와락 나를 껴안는 이놈........
오랜만에 보니 반가운 마음마져 드는 십원이였다.





"누나.....많이 아프다며......어때? 지금은 괜찮아?"





아무래도 니 놈때문에 나을병도 심해질것 같다.......-_-;;
근데 얜 어떻게 알고 온거지?





"너 학교는?"

"누나가 아프다는데 지금 수업이 중요해? 난 사랑이 우선이야^^"

"헛소리 그만하고 누구한테 들었어? 혹시 다래??"

"(__)(--)"





산다래.......
왜 하필 이놈에게 말해가지고 날 더 힘들게 하는거냐....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아침 일을 복수하는것 같아.....-_-^





"나 혼자 있어도 괜찮으니까 가"

"안돼!! 다래가 무슨일이 있어도 누나를 지키라고 했어"

"설마............"

"자~!! 어디 열은 내렸나? 어?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네...."





날 다시 침대에 눕힌 놈이 의사가 되어 날 진찰하기 시작했다.
귀찮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날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찡해왔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겠다며 자는 날 억지로 일으켜 세운 십원.....


한시간, 두시간이 지났는데
그 재미있는 얘기는 언제 나오는거냐.......



십원의 말소리를 자장가삼아 눈을 감으려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와~ 손님이다!!!!"





십원이 끌어안고 있던 쿠션을 내 머리위로 내 던지며 현관으로 뛰쳐나갔다.



완전히 자기집이네......... 그래, 니 멋대로 하거라.......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뒤이어 낮게 깔린 십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이 여긴 어떻게............"





누구지? 십원이 아는사람인가?
근데 우리집에는 왜? 누굴까.........?


아..... 궁금해서 도저히 못 참겠다+.+
내가 나가서 확인해봐야겠어........




땅이 자꾸 빙글빙글 돌았지만 정신을 모아
간신히 내 방 문턱까지 걸어올 수 있었다.



눈부신 햇살에 눈쌀이 절로 찌푸러졌다.
그래서 난 한 손으로 햇빛을 가리며 현관쪽을 쳐다봤다.



2개의 그림자가 보였다.





하나는 십원이였고, 나머지 하나는..............












그래도 지구는 돈다 { 45편 }



쓸쓸하게 웃는 너의 아주 작은 몸짓에도 예민 할 만큼......
나는 많이 울고...... 또 많이 고민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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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할땐..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
그사람의 아픔까지도 함께할수 있는.
그런 사랑을 해야 해요.

세상엔..
말로도 표현할수 없는
아픔이 너무도 많아요.
표현 하지 않는다 해서..
모든 아픔이 아문것은 아니거든요.

한번쯤...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 ..
그 아픔을 느껴보세요..
함께 아파하세요..
그것보다 더 좋은 위로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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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다른 하나의 그림자 주인공은 뜻밖에도 아로하였다.



아로하가 어떻게 우리집을....... 그리고 십원이랑 아는사이라니.....





"넌 어떻게 여기 있는거냐?"

"친구네 집이야......형은?"

"나도다... 어이, 불뚝이~"





아픈대도 웃음이 나는 이유는 뭘까.....?





쇼파에 앉아 서로를 쳐다볼뿐 아무말 없는 우리 세사람.....
집주인이 나인만큼 내가 먼저 입을 열어야겠지?





"궁금하게 있어... 너네 어떤사이야?"

"아는사이"





아로하가 쥬스 한 모금을 들이키면서 말했다.

그걸 누가 몰라......-_-;;;





"니가 대답해봐"





난 손가락으로 십원을 가리켰다.





"로하형이랑 나..... 사촌이야"

"뭐??

"누나가 로하형을 알고있었다니....형, 취향이 많이 바꼈네?"

"누가 저딴걸 좋아한다고 그래?"

"그럼 어래 누나네는 왜 온거야?"





잠시 정적이 흐르고............





"할말이 있어서 왔으니까 로마 넌 그만 가"

"좋아^^ 누나~ 잘해봐~*.^"





내게 의미심장한 윙크를 날린 십원이 금새 집을 나갔다.



십원 이름이 로마였구나..... 아로마라......아로마.......





"아프다더니 멀쩡하네"

"아니야....많이 아파....근데 내가 아픈건 어떻게 안거야?"

"알 필요없어! 괜찮은것 같으니 난 간다"

"저기... 수업까지 빠지면서 왜 온거야....?"





난 일어서 나가려는 로하를 잡았다.


놈이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천천히....그리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픈거 따윈 싫으니까........"





날 바라보고있지만 다른사람을 그리워하는 이 느낌....

언제 한번 이런 느낌을 받아본것 같은데........
그게........그게 언제더라................?





다음날이 되었을때 내 상태는 양호해졌다.
집에서 더 쉬고 싶었지만 날 그냥 둘리없는 다래놈.



학교에 가면 당연히!! 날 반겨줄줄 알았던 친구들이 모두 날 외면했다.
믿고 믿었던 순미까지............



아이들은 스승의날 기념으로 담임을 깜짝 놀래킬 준비를 하냐고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사천이의 자리는 여전히 비어있었다.





"순미야... 사천이 어제는 학교 왔었어?"

"아니... 들리는 소문으론 학교 그만둔다고 하더라"

"뭐? 정말이야? 그거 누구한테 들었어?"

"흥분하지마.... 침튄다"

"나 지금 심각해!! 사천이 학교 그만둔다는거 사실이냐구!!"

"그냥 소문이야.. 자세한건 나도 모르지...."





소문............?
소문이라는것도 어떠한 사실을 바탕으로 생기는거 아닌가?



사천.....너 정말 왜그래........?
겨우 나라는 애 때문에 널 망칠셈이야?





스승의 날이라 오전 수업만 받은 아이들은 가방을 집어던지며 환호했다.
이들 사이에 나처럼 무표정인 로하와 산이가 보였다.



내가 다가가자 놈들은 교실을 나가려던 걸음을 멈추었다.





"아로하...어젠 고마웠어"

"됐어"

"뭐가 고마운데?"





옆에 있던 산이가 끼어들었다.





"응.... 어제 로하가....."

"조용히 해라! 그리고 산이 너는 상관없는일이니까 신경쓰지마...가자"

"어? 나 산이한테도 할말 있는데...."





하지만 로하는 재빨리 산이를 끌고 교실을 나갔다.



설마 아로하가 부끄러움을..........???









난 빵으로 배를 채우며 저번과 마찬가지로 사천이네 집 앞에서 놈을 기다렸다.
시계가 밤 10시를 가리켰다.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무슨일이 있어도 만나서 얘기해야해!!



11시가 될 무렵, 무식한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번호 표시 제한......... 누구지........?





"여보세요?"

"........"

"여보세요?"

"가......"





혹시 사천이????





"사천!! 어디야? 나 할말있으니까 빨리 집으로 와"

"다시는 찾아오지 말랬잖아!! 내 말은 들을가치도 없는거야?"

"우리 전화로 이러지말고 만나서 얘기해! 너 지금 나 보고있지?"

"나.... 너 보면 그냥 보내지 못할것 같으니까 가.... 이번이 마지막이다...
다시는 내가 연락하는일 없을꺼야....만날일도.... 나 기다리지마"

"야!!!!!!"





이미 끊어져버린 전화.......
주위를 둘러보며 녀석을 찾아보려 했지만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바보같은 자식!! 그렇게 숨어버리면 모든일이 해결되는줄 아니?
말해봐!!! 이게 니 방식이냐구!!!!





난 다음날도 비워져 있는 사천이의 자리를 보며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내가 어떻게 해야만 사천이가 다시 돌아올까......?
이대로 학교에 안나오면 퇴학당할지도 모르는데........



그때 종이비행이가 내 앞으로 날아와 책상 밑으로 떨어졌다.
종이 비행기를 주워 펴본곳엔 돼지를 닮은 그림과 '나 멋있지?' 라는 글자가 써 있었다.



뒤를 돌아보니 돼지가 여자들의 시선을 즐기며 웃고 있었다.
녀석이 내게 걸어와 옆자리에 앉았다.





"로하 아직 안왔는데....."





난 로하 자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로하가 아니라 너 만나러 왔다"

"나? 왠일이야? 니가 날 만나기위해 이쪽으로 왔다고?"

"감격할 필요없어"





어라? 그러고 보니 돼지 이놈, 피어싱했다!!!!
눈썹에 2개, 귀에 무려 4개..........-0-;;;;





"야.... 이거 안 아프냐?"

"응^^"

"이쁘다...나도 하고 싶다"

"해!! 내가 자주가는곳 소개시켜줄께"

"나 학교 짤리면 니가 나 먹여살릴꺼야?"





돼지는 5동이라서 모든게 자율이다.
그래서 항상 옷이 그 모양이지.........-_-;;





"요즘 사천이 학교 안나오는 모양이지?"

"어? 어...근데 왜 갑자기 사천이 얘기야? 너 사천이 싫어하잖아"

"나랑 한 약속....잊지 않았지?"

"무슨 약속?"





돼지가 내 볼을 쭉~하고 잡아당겼다.
눈물이 핑 돌았다.





"아프게 왜이래..."

"아이스크림 앞에서 한 약속을 잊다니... 너 사천이에게 아무감정 없는거지?"

"감정...? 무슨.....감정?"

"좋아하냐구..........."





한 순간이지만 가슴이 두근거렸다.



내가 왜 이러지......?



난 달아오른 얼굴을 감추기위해 괜시리 책장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그 자식한테 좋아하는감정 있으면 지금이라도 접어"





돼지가 나한테 왜 이런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대답해"

"왜? 니가 무슨권리로 내 감정까지 간섭하는건데?"





잠시 내 얼굴을 응시하던 놈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사천이가 로하의 모든걸 빼앗아 갔으니까.....
하지만 이제 더이상은 안돼..... 내가 그냥 보고만 있지 않을꺼야"






그래도 지구는 돈다 { 46편 }



쓸쓸하게 웃는 너의 아주 작은 몸짓에도 예민 할 만큼......
나는 많이 울고...... 또 많이 고민했어......
.
.
.

죽은 척은 할 수 있어도
죽을 만한 용기는 없다.
대단한 척 큰소리를 칠 순 있어도
대단한 그릇은 아니다.
혼자인게 좋다고 말해도
실은 둘이길 바라고 있다.
무관심을 가장해 가장 큰 관심을
감추고 있다.
.
.
.
.
.
.

사천이를 바라보던 로하의 눈빛과 행동들이 눈 앞으로 스치고 지나갔다.



사천이가 정말 로하의 모든것을 빼앗아간걸까......?
무엇을........? 왜...........?



좀 더 구체적인 이유를 물으려할때 로하와 산이가 교실 안으로 들어왔다.
돼지놈은 산이와 로하를 보자 다시 밝은표정을 짓고는 내 옆을 떠났다.



사천이가 학교에 나오지 않은지 일주일되는.....축제 전날이기도 한 오늘.....



아이들은 벌써부터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고백할지 준비중이였다.
진수가 있는 순미년도 부산하다.
며칠전에 자신의 이상형을 만났다더니 그 놈에게 고백할 심산인것 같다.




"야!! 넌 누구한테 고백할꺼야?"

"가슴 한쪽이 안 쑤시냐?"

"왜? 멀쩡한데........."




불쌍한 진수....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말해봐~ 너 찍어놓은애 없어?"

"없어!"

"정말?"

"그래!"

"시시해...."




순미는 이내 뒤돌아 다른무리에게로 뛰어갔다.



고백이라.......
산이를 좋아하지만 그런거 생각해본적 없어....
거절당할게 뻔하니까...........



수업을 마치고 가는길에 로하,산이,돼지를 만났다.




"토요일에 축제 끝나고 우리집에 올래?"

"왜......?"

"우리끼리 노는데 끼워주려구^.^"




돼지네 집에서 산이랑 놀수 있다?!!!!!




"몇시에?"

"9시까지 학교 후문으로 와"

"좋아^.^"

"와~ 우리학교에 저런 미인도 있었나?"




갑자기 돼지가 호들갑을 떨며 로하의 등을 때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결국 한대 맞고 조용해진 아림돼지........



어? 저 앤.........



정금이가 천천히 내게 걸어왔다.




"시간있어요? 얘기 좀 해요....."

"더이상 만날일 없을줄 알았는데... 무슨일이야?"

"여기에선 곤란해요"




정금이가 말하면서 내 뒤에 있는 놈들을 쳐다봤다.
내가 정금이를 데리고 장소를 옮기려할때 뒤에서 로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낯설지 않은데......"




아로하.... 진이 동생을 알고 있나?
그렇다면 상황이 더 복잡해 지기 전에 피하자....


난 2동 옆에 있는 정자로 정금이를 데려갔다.




"이제 됐지? 얘기해봐"

"언니!! 사천이 오빠한테 무슨말을 한거예요?"

"니가 원하는대로 됐잖아....그럼 된거 아니야?"

"내가 사천이 오빠곁에서 떠나라고했지, 누가 오빠 삶을 망치라고 했나요?"




난 목구멍에 뭐라도 막힌듯 아무소리도 나오질 않았다.
정금이를 쳐다보는것 조차 힘이 들었다.




"요즘 오빠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기나 해요? 학교는 안나가고,
술과 도박.... 심지어 여자한테 빠져있다구요!!
오빠..... 한번도 이런적 없었는데.....이러지 않았는데......"




정금이의 눈물을 보자 내 눈시울도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까지 울면...........




"오빠한테 무슨말을 한거예요? 네?"

"그냥 귀찮다고.....싫다고했어....."




내 대답이 끝나자 정금이는 아무말 없이 울기만했다.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잠시 후 내 앞에 쪽지가 놓여졌다.
이게 뭐냐는 나의 눈빛에 정금이가,




"오빠 있는곳이예요... 가서 오빠 데리고 7시까지 집으로 오세요"

"응???"

"데려오지 않으면 저 정말 죽어버릴꺼예요!!"




크게 소리지른 정금이가 뒤돌아 걸었다.
어깨가 들썩이는걸 보니 또 울고 있는것 같다.



미안해.............





집으로 돌아온 난 옷을 갈아입고 정금이가 적어 준 곳으로 찾아갔다.



들어가기 망설여지는 간판과 입구.
숨을 크게 한번 내쉬고 안으로 들어갔다.



시끄러운 음악과 흰뿌연 담배연기, 화려한 조명아래.......
어떻게 된일인지 사천이가 제일먼저 눈에 들어왔다.
여러 여자들 사이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모습으로.....



난 당장 녀석에게 달려가 들고있는 술병을 가로챘다.
잠시 멍하니 내 얼굴을 보던 놈이 다시 술병을 입으로 가져갔다.





"가자!!!"



난 녀석의 손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놔....상관하지마!"

"너 일부로 이러는거지? 왜그래, 정말!!"

"내가 왜.........?"

"이러지마...학교에 다시 나오고...집에 들어가란 말이야...."




사천이의 얼굴이 흐물흐물거린다.
무언가가 내 눈앞을 가로막아 사천이를 가리기 시작했다.




"왜 울어... 니가 왜 울어......"




거칠지만 길게 잘 뻗은 사천이의 손이 내 얼굴을 감쌌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너에게 상처 줄 생각 없었는데.....
내가 왜 그랬을까...... 누가 뭐라건 넌 내게 소중한 사람인데......
넌 이렇게 따뜻하기만한데.........




"가자....응?"

"나... 안 귀찮아?"

"귀찮기는..... 전혀"

"나 싫어하잖아....."

"아니야.... 싫어하지않아..."




사천이의 웃는모습이 천천히 내 눈에 들어왔다.



그래... 항상 그렇게 날보면서 웃어줘.........




"다시... 다시 니 곁에 있어도 돼......?"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놈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가지말라는 여자들을 뿌리치고 나와 함께 사천이의 집으로 향했다.



집 앞에는 정금이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사천이를 보자 많이 놀란듯한 정금이의 얼굴......




"하.... 정말 난 안되는거야, 오빠.....?"

"대답했........"

"그래도 포기안해!! 내 성격 알지? 그리고 어래언니!"

"어? 어........"

"다시한번 오빠한테 상처주면 각오해요!! 그러면 그땐 정말....정말로...."




그녀가 울먹인다.
아무렇지 않게 뒤돌아서려했던 그녀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어래야 미안....."




사천이가 내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정금이를 안았다.
그렇게 정금이는 사천이를 다시 내게 주고 영국으로 떠났다.



신정금...... 내가 다른여자들이 사천이한테 접근하지 못하게
단속 잘할테니까 니 말처럼 멋진 여자가 되어서 돌아와......






축제가 시작되는 금요일 아침,
난 교실로 들어오며 일주일만에 자리를 채우고 있는 사천이를 볼수 있었다.


우리가 서로 눈빛을 주고 받을때 담임선생님이 들어왔다.




"오늘 아주 즐거운 날이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린 초롱초롱한 눈으로 선생님을 바라봤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축제........ 축제가 돌아왔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중간고사 성적표가 나왔다"

"=0=(반 아이들의 통일된 표정)"

"1번부터 차례대로 나와서 성적표 받아가"




성적표를 보자 가슴이 떨려왔다.




"35번 산어래"




드디어.......... 내 차례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47편 }



쓸쓸하게 웃는 너의 아주 작은 몸짓에도 예민 할 만큼......
나는 많이 울고...... 또 많이 고민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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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사랑을 하게 될까...
순수를 다하여 생명을 다하여...

그리고 영혼을 다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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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 두 눈을 뜨고 성적표를 펼쳤다.



제발............ 제발.............



2학년 10반 35번 산어래......
총점 850점..... 평균 94점......



펴.....평균이 94점??? 내가???



그리고 반등수는 40명중 8등!! 전교에선 600명중 111등!!



믿을수없어 다시한번 내 이름을 살폈다.
내 성적표가 확실했다.




"푸하하하~"




너무 기쁘고 황당한 나머지 웃음이 나왔다.
다행히 담임이 나간후라 난 반 아이들의 시선만 받을수 있었다.


순미가 내 손을 잡더니.......




"너 혹시......"

"그래......."

"정말 꼴찌했어? 어쩜 좋니..."

"이게 날 뭘로보구!! 자!"




순미는 내가 내민 성적표를 보더니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는 충격이였는지 아무말도 안하고 교실을 나갔다.



순미의 모습을 지켜보던 난 사천이와 눈이 마주쳤다.



사천아........... 고마워.............ㅠ0ㅠ



내 눈빛의 의미를 알아차렸는지 놈에게서 문자가 왔다.




'약속 잊지않았지?'

'응!!'

'내일 9시까지 스팅으로 와'

'거기가 어디야?'

'내가 첨으로 너 데리고 간곳.... 혼자올것'

'알았어'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다음날에 있었기에 처음날은 약간 썰렁하게 지나갔다.


축제 두번째날이자 마지막날인 5월 19일 토요일은
다른학교 학생도 출입이 가능했기에 어느곳을 가든 발 디딜틈이 없었다.



해가 짧아서인지 6시에 주위는 금새 어둑어둑해졌다.



저녁 7시!!!!!!
드디어 모두가 기다리던 축제의 하이라이트가 돌아왔다.




'고백성사'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고백하는 시간........
공개적인 프로포즈를 위한 무대도 마련되어 있었다.



저런곳에서.... 사랑고백받으면 어떨까.........?
좋을까..........? 아님 쪽팔릴까............?



많은 사람들로인해 친구들과 헤어져 혼자가 되어버린 난,
무대위로 뛰어 올라오는 여자애를 쳐다봤다.



우와!! 우리학교 교복이 아닌데...........




"사랑하는 사람이 이 학교에 다닙니다.. 가끔 버스에서 마주치는데
제가 가까이 다가갈수 없는 존재여서 눈조차 마주치지 못했어요.
하지만 오늘 용기를 내어 고백하려구요"




다른사람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조용하게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반 산!! 넌 내 이름은 물론 얼굴조차 모를꺼야...
하지만 나...... 너 사랑해!!! 내 마음을 받아줘"




산이............? 내가 알고 있는 그 반 산..........??



사회자가 나오더니 산이를 찾았다.
잠시 후 아이들의 손에 이끌려 무대위로 올라오는 산이를 볼수 있었다.





"우리학교의 꽃미남 반 산군을 좋아하고 계신 숙녀분,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고유정이요........"

"유정양... 반 산군 어디가 좋으세요?"

"그냥 다..........."




순간 주위에서 작은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러자 유정이라는 여자아이의 얼굴이 빨개졌다.




"반 산군.... 여자친구 있습니까?"




사회자가 산이에게 마이크를 가져가자 주위가 다시금 조용해졌다.




"없는데........"

"아니 이런 미남에게 여자친구가 없다니.... 그럼 유정양의 고백을 받으시겠습니까?"




귀는 멍멍해지고, 입술은 타 들어가는것 같아......
심장은 또 왜 이렇게 날뛰는거야~>.<




"죄송합니다"

"혹시... 좋아하는 여자가 있습니까?"




하지만 산이는 대답하지 않고 무대를 내려갔다.
차인거나 마찬가지인 그 여자애도 친구들로 보이는 무리의 도움을 받으며 무대를 내려갔다.



상처받은 그 여자가 불쌍했지만 나도 산이를 좋아하니까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이번엔 특별한 순서를 마련했습니다"




사회자가 크게 소리쳤다.




"우리학교는 물론 타학교에서도 이름을 떨치고 있는 2학년
아로하군을 무대 위로 모시겠습니다"




뭐??? 아로하가 고백성사 무대에????


말이 안된다 생각했더니 역시 억지로 끌려나오는 녀석의 모습이 보였다.


갑자기 기지배들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내 옆에 있는 것들도 서로의 손을 맞잡고 좋아서 어쩔줄을 몰라했다.



교복을 보니 다래와 같은 중학교......



앞으로 너희들의 미래가 걱정이다.... 저런놈을 좋아하다니.....




"많은 여학생들이 우리 로하군에게 궁금한게 많아서
특별히 준비한 순서입니다. 자 그럼 첫번째 질문!! 로하군, 이상형은?"

"잘먹는사람"

"하하.... 지금 이시간부터 다이어트하는 여자들이 없어지겠는데요?"




그래서 돼지랑 같이 사는걸까.........-_-;;




"두번재 질문 나갑니다.. 첫사랑은 언제였고, 상대는 어떤 여자였죠?"

"................"

"없었나요? 아니면 감추고 싶은 비밀?"

"대답하기 싫어!! 다음질문으로 넘어가"

"아... 그러죠....."





듣고싶었는데 아쉽네.........



몇가지 질문이 더 나오고 마지막 질문이 나왔다.





"로하군도 여자친구가 없다고 하던데 그럼 좋아하는 여자는 있나요?
반 산 군처럼 대답안하시면 안됩니다"

"없어"

"정말 없습니까?"

"있으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저절로 침이 넘어갔다.





"....갖고싶은게 생겨버렸어....."

"네? 그게 무슨....."





놈은 더이상 말을 잇지 않고 무대를 내려갔다.


약간 떨리던 놈의 목소리가 귀에서 쟁쟁거렸다.




갖고 싶은게 있다는 소리는 관심있는 여자가 있다는 말.....?
나에겐 그런 의미로밖에 안 들리는데....



아직까지 내 옆에 있는 중학생 꼬마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로하오빠..... 좋아하는 여자 있나봐....."

"좋겠다... 저렇게 잘생긴남자가 좋아하다니....."





역시 로하의 말은 그런의미겠지.......?
나도 궁금해진다... 누굴까...................?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을때쯤 순미에게서 문자가 왔다.





'나 지금 고백했는데 성공했다^^v 부럽지?'





아..... 불쌍한 진수.........


연달아 문자가 와 순미인줄 알았는데 사천이였다.





'약속시간까지 1시간 남았어. 지금출발해야 시간맞출텐데....'

'지금 출발한다~'





순미에게 먼저간다고 말하려다 지금쯤 그 남자애랑 신나게
놀고 있을테니 나같은건 안중에도 없을것이다.



그냥 가자............=_=;;








사천이와의 약속장소까지 걸린시간은 40분.



문을 열자 딸랑거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이 시간이면 손님이 제일 많을 시간인데 어둡고 조용하다.



종업원도 없고 주인도 없고.....
내가 잘못들어왔나 싶어 나가려는데.....





"왔어? 뭐해? 이리와...."





바에서 잔을 들고 나오는 사천이가 보였다.





"오늘 여기 장사 안하는것 같다... 쉬는날이야?"

"하루 빌렸어"

"정말? 니가? 무슨돈이 있다고..."

"여기 앉아"





파란색초가 일랑거리는 테이블에 있는 의자를 빼내며 녀석이 말했다.
테이블에 가까이 다가가자 향긋한 냄새가 코를 자극해왔다.





"이거 향초구나? 와~ 좋다"





웃는 내 얼굴과는 달리 사천이는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화가 난 것 같기도 하다.



녀석이 들고 있던 리모콘을 누르자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지금부터 아무생각도 하지마.... 내 생각만 해... 나만 생각해.......
.............그리고 날 위해 춤 춰.........."












그래도 지구는 돈다 { 48편 }



쓸쓸하게 웃는 너의 아주 작은 몸짓에도 예민 할 만큼......
나는 많이 울고...... 또 많이 고민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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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만 본다는것,
돌아오는 것이 없다는것,
그건
큰 슬픔입니다.

누군가 말하죠.
'사랑이면 곧 고독이고
사랑이면 곧 괴롭고
사랑이면 곧 슬품이라'
그건
사랑을 알기 때문이겠지요.

어느 순간 부턴가
세상에서 오직 한 사람....
오직 한 사람만 바라보고 있는데...
내가 당신의 눈에 비춰지길 원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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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아무생각도 하지마.... 내 생각만 해... 나만 생각해.......
.............그리고 날 위해 춤 춰.........."





나보고 지금 춤을 추라고...........?





"저기 무대 위에 올라가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춰..... 날 위해서....."

"야... 춤이라는건 feel을 느끼면서......"

"내가 원하는게 뭔지 궁금했지? 이거야...
내가 원하는건 지금 니가 날 위해서 춤을 추는거....."





맨 정신으론 춤을 출수 없을것 같아
앞에 놓인 칵테일을 원샷으로 들이켰다.



그래도 정신이 멀쩡하다!!!
한 세잔을 쉬지않고 마시고 씩씩하게 무대로 걸어나갔다.



묶은 머리를 풀어헤치고 음악에 귀를 기울였다.
긴장이 풀리면서 몸이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사천이의 시선이 신경쓰였지만 춤을 추면서 아무생각도 들지 않았다.


춤을 추냐고 느끼지 못했는데 어느새 사천이가 내 옆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정말 몸짓 하나하나가 타고난 춤꾼이다.





그때 음악이 조용한 곡으로 바뀌었다.
노래도 바뀌고 쉴겸 무대를 내려오려는데 사천이가 날 잡고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춤으로 인해 거칠어진 사천이의 숨소리가 고스란히 들려왔다.





"선물 고마워...."

"고맙기는.... 내가 더 고맙지... 근데 나 목말라...."

"할 얘기가 있으니까 잠시만 이렇게 있자....."





결국 난 사천이의 품에 안겨 녀석의 리듬에 맞춰 발을 움직였다.
갑자기 녀석이 날 더욱 세게 안았다.





"나......... 고아야........ 엄마가 누군지도.......
언제 태어났는지도 모르는 고아.... 난 내 이름조차 몰라......."





녀석을 바라보려 얼굴을 빼내려는데 놈이 내 머리를 꽉하고 잡았다.





"그냥 들어.... 사천이라는 이름은 고아원에서 지어준거야...
니가 저번에 왜 성이 없냐고 물었잖아... 그때 솔직하게 대답하지 못해서 미안해...."

"아니야... 내가 곤란한걸 질문한거잖아...."

"너.... 내가 로하랑 무슨사인지 궁금하지?"

"아......아니....."

"날 안으면 말할께......안아줘......"





아니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듣고싶다.



난 두 눈을 감고 녀석의 허리를 안았다.
작은 떨림이 느껴진다.
그리고 따뜻함이 전해져왔다.





"어렸을때..... 잠시 로하네 집에서 살았었어..."





그랬구나.... 그런거였어.............





"고아원을 가출해서 방탕한 생활을 하고 있던 날 로하엄마가 구해주셨어"





무슨말을 해야될지 모르겠다.


듣기만 하는 나도 이렇게 맘이 아픈데,
아픈 과거를 말해야하는 사천이는 얼마나 괴로울까........?





"근데..... 근데말이야.... 아직까지 날 미워하는 로하를 보니까
미안하기도하고 화가 나.... 이런 내 맘 알아? 모르지?"

"로하가 왜 널 미워하는건데........."





전부터 묻고 싶었던 얘기.........





"내가......... 로하 엄마를 죽였거든........"





왜....... 왜 이데가 칼로 내 목을 긋던 일이 생각나는거지...?



내가 떨고 있다는걸 느꼈는지 사천이가 날 안고 있던 팔을 풀었다.





"내가 무서워?"





아니라고 머리를 흔들었다.





"그럼 왜 떨어? 진짜로 내가 죽였다고 생각해?
세상엔........ 날 믿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네....."

"사천아......."

"사실은 로하 엄마......."

"따라라라~ 라라라~"





분위기를 왕창 깨는 내 벨소리.......


이런 중요한 순간에 누구야!!!





"여보세요?"

"너 학교 후문이 어딘지 까먹었냐?"

"아로하?"





난 사천이의 눈치를 살피며 작게 말했다.





"좋게 말할때 후문으로 와라"

"저기 그게......"

"불뚝아~ 빨랑와~ 나 초코 아이스크림 먹고싶단말야"





옆에서 궁시렁 거리고 있을 돼지모습을 떠올리니 웃음이 나왔다.





"알았어....한 30분만 기다려"

"미쳤냐? 5분내로 안오면 그냥 간다. 뚝"





뭐래..........-_-^



전화를 끊고보니 사천이는 다시 테이블에 가 있었다.
가야한다고 말하려는데 녀석이 먼저 입을 열었다.





"늦기전에 가야지...."

"들었어.........?"

"들렸어"

"미안....저번에 약속했거든... 같이 놀기로"





사천이에게 왜 이렇게 미안하지....? 왜 이렇게 맘이 아픈거지........?





정말 괜찮다고 녀석의 귀염둥이를 거부했지만 난 힘이 없었다.
최대한 빠르게 달려갔는데도 20분이나 걸렸다.



당연히 날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던 놈들은 보이지 않고,
그곳에 있었다는 흔적만을 남긴 담배와 드러븐 침만이 날 반겼다.



정말 5분만 기다리다 간거야?
으....... 이 쫌생이 같은 놈............







다음날인 일요일 오후, 지원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오늘 밤 9시쯤에 만날수 없겠냐고......
30분정도 시간있으니까 자신이 있는곳으로 오라는 전화.....



지원이를 만난다는 기쁨도 있었지만,
이렇게 만날수 밖에 없는 지원이의 상황이 마음 아팠다.




나가기 전에 낮잠 한숨 자려는데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다래는 아까 나갔는데.........



불길한 기운이 감도는걸 느끼기도 전에 십원이 내 방을 습격했다.





"너 이번엔 어떻게 들어온거야?"

"문이 아주 활짝 열려있던데? 나 기다린거 아니였어?"

"다래없으니까 가!!"

"누나 만나러 온거야..."





이 놈이 불안하게 왜 날 찾아왔지...........?





"나는 왜...?"

"로하형 말인데......"





갑자기 얼굴 표정과 목소리가 바뀐 십원.





"로하형 좀 잡아줘"

"뭐...? 그게 무슨....."

"안 좋아하면 좋아하는척이라도 해서 로하 형 맘 잡게 도와줘...제발...."





지금 십원 이 녀석 무슨말을 하고 있는거야?!!!





"로하한테 무슨일 있어? 왜그래?"

"그건... 나중에 말해줄께....꼭 형을 붙잡아줘...."

"뭘 어떻게 붙잡으라는거야? 야!!!"





자기 할 말만하고 급하게 뛰어나가는 십원의 뒷모습을 보며
소릴 질렀지만 녀석은 돌아보지 않고 사라져갔다.





로하에게 무슨일이 일어난걸까..................?











그래도 지구는 돈다 { 49편 }--------------------------------------------------------------



쓸쓸하게 웃는 너의 아주 작은 몸짓에도 예민 할 만큼......
나는 많이 울고...... 또 많이 고민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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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많은 흔한 분위기에도
아무렇지도 않은척 해봤으면...
한번쯤은 마음을 돌보지 않아도 될 것을
괜한 고민으로 울먹이지 않았으면...
거짓말이라도
사랑한다고 들려줄 이가 있다면, 하고
피식 웃어나 봤으면...

한번쯤은 사랑해선 안될 사람을 사랑해 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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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이를 만나러 가는도중 산이를 만났다.
이젠 이런곳에서 낯선모습으로 있는 산이가 익숙해질만도 됐는데
아직은 마음 한구석이 쓰려온다.





"잘 차려입은거 보니 오늘은 약속있나보네?"

"친구 만나기로 했어.... 산이, 넌?"

"여기는 내 집이나 마찬가지니까... 근데 어제는 왜 안왔어?"

"가보니까 없더라.. 조금만 더 기다리지...."

"로하.....기다리는거 익숙하지 않거든......"





그럴줄 알았어.... 정말 지멋대로라니까!!!



산이랑 얘기하면서 걸었더니
지원이가 말한 장소에 금방 도착하게 되었다.





"난 여기에서 친구 만나기로 했어"

"여.....기?"





놀란만도하지.... 보통의 술집과는 다른곳이니까......
하지만 난 부끄럽지 않아.........





"산이 너도 볼일 있는것 같은데 가봐"

"그래...내일 학교에서 보자"

"응....잘가~"





바람으로 인해 헝크러진 머리를 쓸어올리며 뒤돌아 가는 산이.
알싸한 향수냄새가 퍼져나왔다.



지금 내가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지조차 관심없는 바보.......
내 마음따윈 신경 쓸 시간이 없지.....? 넌 항상 다른곳만 바라보잖아.....



산이가 사람들에게 묻혀 보이지 않을때쯤 뒤에서 누군가가 내 어깨를 쳤다.





"너.... 떠나간 님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여자같아"

"지원아...언제 나왔어?"





산이를 바라보다 지원이가 왔다는걸 눈치채지 못하다니....





"지금.... 근데 같이 있던 남자..... 누구야? 애인...?"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리고 심장이 뛰는 이유는 뭐지?





"애인은 무슨.... 그냥 같은반 친구야"

"눈빛이 심상치않던데....."

"눈치 한번 빠르네...."





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산이얘기를 하게 되었다.





"사실.... 나 그 애 좋아하고 있어..."

"정말? 그 사실을 그 앤 알아?"

"모르지!! 산이 주위에는 예쁜 여자들이 많아서 나같은건....."

"잠깐!!!"





약간 흥분한 듯한 지원이가 내 말을 끊었다.





"왜 그래....?"

"니가 좋아한다는... 아까 같이 있던 그 남자 이름이 뭐라고?"

"난 또... 깜짝놀랐잖아!! 산이야... 반 산.... 이름 이쁘지? 얼굴을 더 이쁘지만...."

"산.... 반 산.... 진짜 이 이름 맞아?"





뭔가를 믿을수 없어 확인하려는 모습.
지원이가 왜 이러지.................?





"맞아... 같은반인데 그것도 모르겠어? 그리고 나 산이 엄마도 만났었는데..."

"아...미안... 이름이 특이해서....."





이때 갑자기 지원이가 바닥에 주저 앉았다.
난 가방으로 짧은 치마를 입고 있는 지원이의 다리를 가리며
지원이를 일으켜세웠다.





"지원아!! 왜그래? 괜찮아?"

"으응.... 너무 많이 마셨나봐...."

"바보.... 주는대로 마시니까 그렇지..."





지원이가 희미하게 웃는다.
세상에 대한 원망을 쓸쓸한 웃음으로 대신하는 내 친구 지원이.....





"어래야... 너 그 남자 많이 사랑하니...?"

"사랑은 모르겠고 그냥 보면 막 떨려... 산이랑 있으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그게 사랑이야... 나 이제 들어가야겠다...여기까지 오라고 했는데 이런 모습 보여서..."

"뭐가 어때서!! 근데 괜찮겠어?"





난 일어서 옷 매무새와 머리를 정리하는 지원이를 바라봤다.



그곳에서 나올수 없냐고 말하고 싶은데......
안된다는걸 아는데도 자꾸 미련이 생긴다.





"괜찮아..."

"근데 저번에 니가 좋아하는 남자 있다고 했잖아"

"어? 어....."

"언제 보여줄꺼야? 내가 어떤사람인지 봐줄께"

"떠났어......"

"떠났다고....?"

"사랑하는 여자곁에서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봤어....
그런모습 처음봤어.... 나 이제 그 남자 정리했으니까 쉿!!!!"





진심으로 좋아했구나...........





"조심해서 가.... 그리고 고백해!!"

"응?? 뭘....."

"그 남자에게 니 마음 솔직하게 말....."





지원이가 잡은 내 손을 놓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들릴듯말듯한 목소리로 마지막 말을 남긴 채......





"말해...... 그리고........."










축제의 후유증이 사라지지 않은 월요일 아침,
싱글벙글거리는 순미를 외면하고 교실을 나왔다.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어찌나 자랑을 하던지....
진수에게 헤어지라고 말해야겠다.
저놈의 바람끼가 잠들줄을 모르니 진수만 불쌍하지.....




화장실로 가 힘을 주며-_-;; 앉아있는데 여러명이 들어와 시끄럽게 떠들어댔다.
그러다 내 귀를 솔깃하는 얘기가 들려왔다.





"너네 그거 알아?"

"뭐??"

"산이 여자친구 없잖아...."

"근데? 근데, 근데~"





호들갑 떨기는....................=.=;;





"자기 좋다는 여자.... 거부하지 않는데!!"

"그게 무슨소리야? 자세히 좀 말해봐"

"원하는거다 들어준데... 내 친구가 산이한테 키스해달라고 했는데
그 자리에서 바로 해주더래...."

"정말? 정말 산이랑 키스했어?"

"사실이야!! 이 소문 듣고 산이한테 간 애들이 꽤 있는데 다...."

"쾅!!!!!!!!!!!!!!!"





내가 문을 열었지만 정말 나도 놀랄만큼 소리가 컸다.
말도 안되는 소리를 더이상 듣고 있을수 없었다.



난 우유를 들고 있는.... 제일 만만해보이는 여자애 앞으로 가 섰다.





"나 산이랑 아~쭈 친한사인데 그런 소문 누가 퍼뜨리라고 시켰어? 말해봐!"

"별꼴이야... 니가 산이랑 친하다고? 난 한번도 니가 산이랑 같이 있는거 본적없는데?"





같이 있던적 몇번있는데......... 못봤구나.......-0-;;;





"아무튼!! 산이는 그런애 아니니까 괜한 소문 퍼뜨리지마"

"친하다면서 모르나봐? 지금 우리반 어떤애가 체육관 뒤로
산이 불렀는데 가봐... 소문인지 아닌지는 보면 알테니까....."





뭐라고........? 정말 사실이야.........? 그런거야..........?


반 산...... 나 지금 달려가서 내 눈으로 똑똑히 확인할꺼야!!
내 기대......... 져버리면 알아서 해!!!!!





숨도 쉬지않고 달려간 체육관 뒤..........



그 애 말대로 그곳에서 마주보며 서있는 산이와 여자애가 보인다.


심장이 빠르게 뛰는 이유가 뛰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믿고 싶지 않은 사실이 퍼즐처럼 맞춰져가서 그러는건지..... 잘 모르겠다.



여자가 뭐라고 말하자 산이가 여자에게 다가가 천천히 입을 맞추었다.



뾰족한게 자꾸 내 가슴을 찔러온다.
숨쉬는게 이상할 정도로 불편하다.



키스가 끝나자 여자는 얼굴을 가리고 빠르게 뛰어갔다.



난 벽에 기대어 서 있는 산이를 한참동안 바라봤다.
그리고..... 산이 앞으로 걸어가 녀석을 올려다봤다.





"아니라고.... 아닐꺼라고 생각했는데..."

"여긴 어떻게...."

"왜...... 왜 아무여자랑 키스하는거야?"





비스듬히 서 있던 녀석이 자세를 바로잡아 당황한 얼굴로 날 바라봤다.





"봤......어?"

"왜 했어!!! 도대체 몇명이랑 한거야?"

"나 원래 이런놈이야...."

"그럼 널 좋아하는 여자들이 키스해달라고 하면 다 해줄꺼야? 대답해봐"

"내가 좋다는데..... 거부할 이유가 없지...."





뭐...........라고?

내가........ 내가 처음으로.... 진심으로 좋아한 남잔데....
그랬는데......... 이 나쁜자식!!!!!!!!!





"그럼 나도 너 좋아하니까 키스 받을수 있겠다? 맞지?"





눈썹이 꿈틀거리고, 눈동자가 흔들리는 산이가 보인다.



더이상 내 마음 숨기지 않을꺼야....
사랑해.......... 나도 산이 널 사랑한단말야..........





"내게도 키스해줘"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들려오는 둔탁한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로하가...... 차가운 시선으로 우릴 보며 서 있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50편 }



쓸쓸하게 웃는 너의 아주 작은 몸짓에도 예민 할 만큼......
나는 많이 울고...... 또 많이 고민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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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는 나의 마음 헤아려 잊어주기를
그런 여린 마음으로만 살지않기를

시간이 지나면 모두 나아질 거야
내 이름조차도 넌 모를테니까

날 잊을때쯤 미워하는 맘으로
방황하는 모습을 보이진 말아줘

아무말없이 살아가다보면은
나의 모습들이 지워질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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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떨어진 초코우유와 딸기우유를 거칠게 걷어찬 로하가 뒤돌았다.





"로하야~ 잠깐만"





난 다급하게 로하를 부르며 가려는 산이를 붙잡았다.





"내 얘기 아직 안 끝났어!"

"놔.... 로하한테 가야돼...."

"지금 로하가 무슨 상관이야? 왜 가야하는데?"

"난 더이상 할말 없어"





사실 나 조금은 기대했는데............
니가 나 좋아할꺼라 생각했는데 아니였어?



눈시울이 뜨거워지더니 뚝하고 눈물이 떨어졌다.





"미안해.... 니 맘 받을수 없어... 먼저 갈께...."





고개를 떨구고 있어 산이의 뒷모습을 지켜볼수 없었다.
난 바닥에 주저앉아 소리내어 울었다.



그래........ 내 마음 말했으니까 됐어.....
후회하지 않아...... 미워하지도 않고..........


근데......근데 왜 자꾸 마음이 아픈거야....... 왜 눈물이 나는거야.......



산이야...... 나 때문에 많이 당황했지?
미안.......하지만 나 너 정말 좋아했어.
니가 나한테 잘해줘서 기대도 했고..........



하지만 이제 니 마음 알았으니까.......그러니까...........





수업을 알리는 종이 울렸지만 난 교실에 들어가는 대신 돼지에게 연락했다.





"야!! 지금 당장 후문으로 와!"

"불뚝이? 수업은 어쩌구......"

"니가 어제부터 수업 들었다고... 아이스크림 사줄테......"





언제 전화가 끊어졌는지 모르겠다.
아마 아이스크림이라는 단어가 나오자마자 제정신이 아니였으리.....



아이스크림을 다섯그릇이나 비운 돼지녀석이 이제서야
내게 관심을 돌렸다.





"어? 울었어? 누가 우리 불뚝이를 울렸어?"





내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아이스크림 그릇을 빼앗으려하자
놈이 잽싸게 그릇을 가져가 끌어안았다.



아이스크림이 그렇게도 좋을까............





"돼지야....나 우울해....... 기분 풀어줘~"

"너 답지않게 왜그래?"

"나 답지 않다? 나 다운건 뭔데....."





가만히 날 바라보는 녀석의 시선이 느껴진다.



니 친구 산이가......... 날 찼어...........
니 친구니까 니가 책임져......... 상처받은 내 맘 니가 위로해줘.....



아까 일이 떠오르자 또 다시 눈물이 났다.





"무슨일이야? 사천이 때문이야....?"





아니.... 사천이가 아니야..... 산이야.... 반 산때문에 그런거야.....
잘난 니 친구 때문에.................





"사천이 이 자식을 그냥!!!"





돼지가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치는 바람에 그릇이 땅에 떨어져 깨졌다.





"아니야... 사천이는 아무 상관없어"

"그럼 왜 우는데? 니가 울 정도면....."

"됐다!! 그냥 눈물이 난거야...... 엄마, 아빠가 보고싶어서........"





내 거짓말이 너무 티가 난걸까...........?
돼지가 창밖을 바라보며 평소엔 피우지 않던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띠리리띠~ 띵띵띠~"





발랄한 벨소리........ 돼지의 폰이였다.





"어.... 왜그래.....? 알았어"





전화를 끊은 돼지가 피어싱한 귀를 만지막거리며 중얼거렸다.





"오늘따라 다 왜 이러는거야....."

"누군데....?"

"혹시 로하한테 무슨일 있어? 목소리가 장난 아니다"





아......아까 나랑 산이가 같이 있는거 봤지.......
그리곤 무서운 얼굴을 하고는 뒤돌아 갔지.......



산이가 쫓아갔는데 무슨 얘기 했을까............?





"우울하면 이따 우리집에 와....난 로하한테 간다"

"으응.........."





날 두고 먼저 가는 녀석을 지켜보다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무표정으로 걸어가는 남자...... 친구와 웃으며 가는 여자....
다정한 연인들..... 걷는게 힘겨워 보이는 할머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기분은 어떨까?
기쁠까? 아니면 나처럼 슬플까............?










가게 안에 흐르는 발라드를 따라부르는데 주머니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사천이의 전화였다.



받을까.......? 아니다.... 지금은 누구랑도 통화하기 싫다.



하지만 녀석은 30분이 넘도록 쉬지않거 내게 전활했다.................





"왜........"

"어디야?"

"나 지금 전화받을 기분 아니야... 미안해.... 끊을께"

"어디냐니까!!!!!!!!!"





이렇게 화내는 사천이모습 처음이다.



사천이를 보면 눈물이 날것 같은데........
간신히 간추리 내 마음 다시 무너질것 같은데........





10분도 채 안됐는데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천이가 보였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는 걸음으로 내 앞으로 걸어와 내 팔을 잡아당겼다.





"야......아퍼"

"일어서"

"명령하지마! 니가 뭔데 나한테 명령하는거야?"

"가자!!"





사천이가 더욱 세게 나의 팔을 잡아당겼다.





"싫어....혼자있고 싶어... 혼자있게 해줘......."

"나 더이상 화나게 만들지마...지금도 미쳐버리기 직전이니까"

"니가 왜? 미칠것 같은건 나라구!! 바로 나야!!"





우는거 딱 질색인 내가.........
그것도 차였다고 질질짜는 여자들을 한심하게 생각하던 내가.....



평생 흘리고도 남을 눈물을 사천이 앞에서 흘리고 있다.





"내 앞에서 다른 남자 때문에 울지마....."





설마.......거기엔 나랑 산이.....그리고 로하밖에 없었는데.....





"니가 내 마음 알아? 지금 내 심정 아냐구!!
정말.... 정말 좋아했는데..... 마음이 아프다구.....시릴정도로 아프단말야....."

"그럼 난? 널 바라보고 있는 난 뭐야!!
내가 널 사랑하는 마음은 무시해도 상관없고 니 사랑은 그러면 안된다고?"

"내가 언제 무시했........"

"너.... 날 조금이라도 좋아하려고 노력해봤어....?
내가 뭘 좋아하고, 어떤것에 관심있는지 알기나해?"





붉어진 녀석의 눈시울이 보인다.



녀석의 눈동자를 보면 왠지 마음이 아파와..........
알수없는 깊은 슬픔이 밀려온다.............



사천이가 천천히 몸을 숙여 가까이 다가왔다.
눈물로 엉망이 된 내 얼굴을 손등으로 닦아주고 볼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나도 모르게 눈이 감겼다.



잠시 후 내 입술에 녀석의 입술이 닿는게 느껴졌다.
조심스럽게 입을 맞추던 녀석이
어느순간 입안으로 들어와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숨쉬기 힘들정도로 놈은 내게 강하게 키스해왔다.
입술을 떼고 날 안은 녀석이 나지막히 귓가에 속삭였다.







"사랑해................."











그래도 지구는 돈다 { 51편 }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상처받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나 사랑하고 아무에게나 상처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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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 버리고 싶지는 않은데
점점 내게서 멀어지는 너는
목이 말라 칼칼히 부서지도록
불러도 불러도 대답이 없는 너는
내 가슴 속에 까만 재가 되어
사라지지 않고
차곡차곡 쌓여만 가는 너는
이미 멀어진 사람

내가 원해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사람
지난 시간의 골이 너무나 깊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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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교실에서 마주친 산이는 나의 시선을 외면했다.
숨이 탁하고 막히는것 같다.



내가 원한건 이런게 아니였는데.....
내 마음을 말해도 예전처럼 지낼수 있을꺼라 생각했는데....



수업시간에도 난 수업에 집중할수가 없었다.
자꾸만 어제일이 떠올랐다.



살며시 고개를 돌려 뒷자리를 바라보니
엎드려 자고 있는 산이와 비어있는 로하 자리가 보인다.



로하는 오늘 왜 안 나왔을까?
십원이 로하를 잡아달라고 하더니 진짜 무슨일이 있는건가......



순미가 팔꿈치로 날 쳤다.





"야...어제는 수업빠지고, 오늘은 멍하고...무슨일 있어?"

"아니........."

"근데 왜그래?"





순미야, 미안.. 지금은 도저히 말을 못하겠어.......
나중에....나중에 말해줄게.......





"기지배야!! 기운내....니가 이러니까 나까지 살맛안나잖아..."





내 머리를 살짝 쥐어박은 순미가 칠판으로 눈을 돌렸다.



누구보다 내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친구.
오늘따라 순미의 옆모습이 예뻐보인다.



학교를 나오다 교문앞에 서 있는 다래와 십원을 보게되었다.





"누나~"





십원녀석이 날 향해 달려왔다.





"우리학교엔 무슨일로...."

"누나 보러 왔지^^"

"왜....? 그리고 다래는 어떻게..."

"다래가 오자고 했어"





다래가 먼저.......? 그것도 나한테...........??
혹시 어제 내가 울고 들어간것 때문에....?



난 십원과 다래에게 이끌려 정신없이 돌아다녔다.
다른 생각 할 틈조차 주지 않은체............
그렇게 날 즐겁게 해주려고 노력했다.



헤어질 무렵, 십원이 내게 귓속말을 해왔다.





"저번에 말한거 잊지 않았지?"

"뭐?"

"로하형을 잡을수 있는건 누나뿐이야!! 누나라면 해낼수 있을꺼야...."

"둘이 뭘 그렇게 속닥거려?"

"비밀~^^ 나 간다"





십원이 손을 흔들며 버스를 탔다.



정말 알수 없는 말만 한다니까...........
나라면 로하를 잡을수 있다고........?!!!




서로 말없이 어색하게 집으로 걸어가는길에 다래가 담배를 꺼내물었다.





"끊어!! 몸에 안좋은거......"

"오랜만에 잔소리하네?"

"그....래? 이게 아니지!! 담배 끊어~>ㅁ<"

"끊으면? 끊으면 뭐 줄껀데?"

"음.... 가만..... 내가 꼭 뭘 줘야돼?"

"동기가 있어야지"





그래.... 뭐든 줄테니 담배 좀 끊어라....





"갖고싶은거 말해봐.....너무 비싼거 말구"

"돈 안 드는거야.....줄꺼야?"





돈이 안들면 당연히 ok이지~





"줄께.......뭔데?"

"..............."

"뭐야~ 말해봐...준다니까!!"

"정말........?"





왠지.......느낌이 심상치않다.
준다고 했는데 다시 아니라고하면 화내겠지........?





"응....갖고싶은게 뭔데..."

"유........."

"유? 그게뭐야?"

"YOU"





다래쪽에서 보면 너....... 내쪽에서 보면 나.......
날 갖고싶다고.........????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





"준다며..... 싫어?"

"날 갖고싶다는거야.....?"

"그래.....널 갖고싶어......"





동생인데.....내 동생인데 왜 가슴이 두근거리는거야!!!





"산다래!! 장난치지마"

"장난? 장난이 아니라면 어쩔건데?"





녀석이 걸음을 멈추고 날 잡고 마주바라보게 했다.
어두운탓인지 다래가 무섭게 느껴졌다.





"왜그래..... 넌 내 동생이고, 난 니 누나야.... 알아?"

"알아...그래서 이렇게 위로해주잖아.... 진짜로 내 말을 믿은거야?"





그럼.............. 거짓말????





"니 기분 풀어주려고 농담했다"

"이 나쁜자식!! 놀랬잖아.... 장난이라도 이런장난은 하지마"

"왜.......?"





실망한듯한 다래의 목소리가 마음에 걸리는 이유는 뭐지?





"왜.....왜기는!! 안되니까 안되는거지.."

"그래?"

"그래!!"

"다음부터 밖에서 울고 들어오지마"





역시.......걱정하고 있었구나..........
이젠 날 인정하는거지.................?





"왜 대답이 없어?"

"응.......고마워"

"엎드려 절받기네"









다음날엔 산이마져 결석이였다.



점심시간, 순미는 축제때 사귀게 된 남자랑 같이 밥을 먹는다며
날 혼자두고 교실을 나갔다.



혼자먹는것도 나름대로 멋있다고 내 자신을 위로하며
도시락을 꺼내 밥을 먹으려는데 사천이가 순미자리에 앉았다.



사천이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수가 없어.........





"혼자 밥 먹으면 결혼 못한데"

"결혼 안해도 상관없어......."

"같이 밥먹자...... 영원히......"





이 놈의 심장이 또 두근거린다.
난 수저로 죄없는 밥만 열심히 쑤셔댔다.



아이들의 시선이 따가웠지만 시천이와의 점심시간은 즐거웠다.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는길에 마트에 들렸다.


오늘은 오무라이스 좀 먹어볼까?


다래가 들어오기전까지 음식을 만들어야했기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요리를 시작했다.



저녁 6시가 지나고 7시가 되었는데도 다래녀석,
들어올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놈에게 전화하려고 수화기를 들었는데 방에서 내 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모르는 번호............. 누구지.............?





"여보세요?"

"어래....산어래 맞지?"

"맞는데 누구....?"

"나 다정이 친구 세윤이야....한세윤....기억나?"





가만......다정이 친구 한세윤....?
아....... 다정이완 전혀 달랐던 그 멋있던 친구....
근데 얘가 왜 내게 전화를 했지? 내 번호는 어떻게.........?





"내 번호는 어떻게 알았어?"

"다정이친구니까 아는건 쉽지....저기 급한일이 생겼는데 지금 나올수 있어?"

"급한일...? 무슨일인데 날......."

"다정이에 관한거야.... 급하니까 지금 당장 xxx앞으로 와."





다정이에게 여자친구가 생기고 나서부터 놈이 어떻게 지내는지 전혀 모른다.



근데 다정이한테 무슨일이 있길래 친구가 연락을 다 했을까.......?
먼저 날 떠난 사람이였지만 그래도 조금은 정이 남아있나보다.



난 식탁위에 편지를 써놓구 세윤이가 말한 곳으로 출발했다.



택시를 타시 10분도 안걸리는 곳이였다.
그리고.......... 내가 산이와 자주 마주치는곳이였다.





"오랜만이야....."

"응...근데 다정이한테 무슨일있어?"

"들어가서 얘기하자"





세윤이가 들어간 곳이 단란주점이여서 망설여졌지만
다정이 친구였기에.... 다정이에 관한 일이였기에 믿고 따라들어갔다.



세윤이가 그곳에서 일하는 웨이터들이랑 인사를 나누더니
어느 빈 룸으로 날 데리고 갔다.





"앉아"

"으응....여기 자주오나봐?"

"뭐 그렇지... 한잔 해"

"아니야... 다정이 얘기나 해봐"





내가 술을 거부하자 녀석은 혼자 마시기 시작했다.
그 많은 양주 1병이 금새 없어졌다.



붉어진 눈동자에 뚜렷하지 못한 시선...........
뭔가가 아니다싶어 나가려는데 놈이 날 잡아당겨 쇼파에 눕혔다.



순식간에 벌어진일이라 난 눈만 동그랗게 뜬 체
내 위로 올라오는 놈에게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순진하긴..... 아직까지 다정이를 좋아하는거야?"

"왜그래? 나 집에 갈꺼야...."

"가긴 어딜가.... 여기올때 각오쯤은 하고 왔을텐데?"





무서워........ 누가 좀 도와줘.........





"이거 놔!!! 싫어!!!"

"내가 상대해주는걸 감사히 여겨...그리고 주제파악해"





녀석은 내 양 팔을 잡고 몸으로 날 움직이지 못하게 누른채
술 냄새가 진동하는 입을 내 목으로 가져왔다.





"비켜!! 죽여버릴꺼야!!!"

"어디 죽여보시지"





단추가 떨어져나가는 소리가 들리고 내 옷이 서서히 벗겨지기 시작했다.





"안돼~!!!!!!!!!!!!!"





이리저리 발버둥치며 기도했다.



제발 살려달라고...................



그때 뭔가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익숙한 향기가 내 콧속으로 흘러들어왔다.





눈을 꼭 감고 부들부들 떨고 있는 날 안고 있는 이 사람.............











그래도 지구는 돈다 { 52편 }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상처받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나 사랑하고 아무에게나 상처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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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부르는 너의 목소리
찾아 헤매이다
나도 너를 따라서
세상 떠나는 날 그때 한걸음에 내게 달려와
내품에 안겨줘

내가 그리워 힘이 들어도
조금만 기다려
나의 미소와 나의 숨결과 지난 추억까지
고이 가슴 한편에 묻어 두었다가
그때 다시 만날 그날이 오면

지워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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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 산이야....... 이거 꿈인가.........?
꿈이라도 좋아..... 내가 잘못했으니까 나 버리지마..........



긴장이 풀리자 저절로 눈이 감겼다.
따뜻한 손이 내 얼굴을 쓰다듬고 있는게 느껴진다.



누구지.............?



조심스레 눈을 떴지만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시간이 지나자 흐릿하던 형상이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괜찮아....?"

"산이야....."





내 옆에 있는게 산이라는게 믿어지지 않는다.
정말 산이였구나....... 난 꿈인줄 알았는데......





"다행이야.... 내가 너 못봤으면......."

"고마워........."

"일어날수 있겠어?"





난 산이의 도움을 받아가며 일어섰다.





"근데 여긴 어디야?"

"아는형네집.... 늦어지만 지금이라도 바래다줄께"





밖으로 나오자 집 앞에 승용차 한대가 세워져 있었다.



난 운전만하며 아무말도 하지 않는 산이를 바라봤다.
며칠사이 많이 헬쓱해진것 같다.



마침내 우리집 앞에서 정지한 차.





"오늘 학교에 왜 안왔어.....?"

"사정이 있어서......"

"구해줘서 정말 고마워.... 근데 어떻게 알고온거야?"

"니가 들어가는거 봤어"





만약 산이가 보지못했으면.... 1초라도 늦었으면....
으........... 생각하기도 싫다!!



차안에 시계소리만이 적막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저기....내가 한 말...."

"산어래....내가 이런말하는거 우습지만....."





산이가 망설인다.
무슨말을 하려는걸까...........?



두려움에 가슴이 떨렸다.





"로하.....어떻게 생각해?"

"아로하? 로하가 왜.....?"

"로하한테 아무감정없어? 조금도 좋아하지 않아?"

"아니!! 내가 로하를 왜 좋아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도저히 말을 꺼내지 못하겠다.
또 다시 상처받을것 같아 두렵다.





"로하...로하가 좋아지도록 노력하면 안될까......?"

".........뭐........?"

"니가 필요한건 내가 아니라 로하야....그러니까 로하를 부탁해...."

"로하에게 내가 필요하다니.... 무슨소리야?"

"그 놈...... 위태로워....그래서 니가 필요해......"





나 지금 산이가 무슨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아니...... 알고 싶지 않아.......





"반 산!! 이런식으로.... 로하 핑계 대면서 나 거절하는거야?"

"내 말을 믿건 안믿건 그건 니 자유야....
하지만 로하곁엔 니가 꼭 있어야돼.... 부탁이야......"





십원도 내게 로하를 붙잡아달라고 했는데.....
하지만 내가 필요로 하는건.... 내가 원하는건 산인데.....





"너....아로마라고 알아?"

"로하 사촌동생?"

"그놈도 너랑 똑같은말 하더라.... 로하 좋아하라고..... 그래서 맘 잡게 도와달라고...."

"로마가? 언제?"

"며칠전에 우리집에 와서.... 왜 모두 나한테 이러는거야?
로하한테 무슨일 있어? 있음 말해줘!"

"밖에서 얘기하자"








산이가 차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며 말했다.
녀석은 집 앞 화단에 주저앉더니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자꾸 이런 멋있는 모습 보여주며 나 널 잊을수가 없잖아......
너의 사소한것까지 모두 내 기억속에 담아두고 싶은데
내가 어떻게 널 잊을수 있을까............?



벌써 10분째 말없이 담배만 피우고 있는 산이.......





"우선 약속해줘...."





드디어 입을 열었다.
내 눈을 똑바로 마주하며.........





"무슨......약속?"

"로하를 사랑하겠다고......."





어떻게......어떻게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저런말을 할수 있는거지?
난 정말 너에게 아무것도 아니야...............?!!!!





"시......싫어........."

"싫어도 그렇게 해줘.... 부탁이야....처음이자 마지막 부탁...."

"니가 좋아.... 난 산이 니가 좋단말이야...."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닦았다.




"니가 로하 옆에 있어야하는 이유....말할께....그러니까 약속해줘..."

"하......그럼 나도 부탁하나 할께..... 내 남자친구가 되어줘...."

"사랑하는 여자가 있어....난 그여자가 아니면...."

"거짓말!! 내가 싫으면 차라리 싫다고 말해...그래야 내가 깨끗히 포기하지... 안그래?"





반 산..... 내가 이런말까지 해야하니......?
이제보니 너 나쁜놈이다.....




"그래.... 영원히 너에겐 사랑이란 감정이 생기지 않을꺼야"




날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시원할줄 알았는데 마음이 더 아프다.
무언가가 자꾸 내 숨통을 조여온다.
목이 메여 잠시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약속....할께.... 됐지....?"

"고마워"




왜 산이의 목소리가 떨릴까?




"대신 너도 내가 로하를 정말... 진심으로 좋아할때까지 여자친구 만들지마.....
여자들이랑 키스 하지마....... 들어줄수 있지......?"




화단 흙더미에 '응'이라고 쓴 산이가 내 손을 꼭 잡는다.
난 쿵쾅대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애를 썼다.



흔들리면 안돼....... 난 산이에게 좋은 친구로 남아야해.....




"어래야.... 이 얘기 우리 둘만의 비밀이다.... 죽을때까지...."

"알아............"

"이제 내가 왜 이런부탁하는지 말할께....."




아직까지 내 손을 잡고 있는 산이의 손이 차가워졌다.




"로하가 그 일이 있고나서 관심가진 사람.... 더구나 여자한테 관심가진거 처음봤어....
너로인해 즐거워하는 표정도 봤고......"

"그 일이라니....."




말하기 쉽지 않은 얘기같다.
한참을 초조해하던 녀석이 내 손을 놓으며 말했다.



"들이가 우리곁을 떠났거든......"

"들이라면.....니 동생?"

"으응..... 하나뿐인 내 동생........"




동생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목소리를 통해 전해졌다.



난 멀리 떨어져있는줄만 알았는데 죽었다니!!!




"로하는 들이가 죽고나서부터 주위 사람들에게조차 마음을 열지 않았어....
들이가 살아있을때도 마음을 주지 않는 녀석이였지만
들이가 죽었을땐 줬던 마음마져 다시 빼앗으려고 했어"




아로하.... 들이라는 여자 많이 좋아했구나.... 지금도 좋아하고....
그럼 난?? 로하는 아직까지 그 여자 좋아하는데
내가 좋아해봤자 아무소용없는거 아니야?




"반 산.... 로하 아직도 니 동생 좋아해....잊지 못하고 있어..."

"아니........ 이젠 아니야...."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수 있어?"

"나와 이제조차 열지못한 문을 열게 된게 너야....로하는 아직 깨닫고 있지 못하지만...."




온통 믿을수 없는 산이의 말들.....




"우리가 처음 만난날 기억나? 옥상 난간 위를 걷던 로하 모습......"

"기억하지...."

"그때 니가 안 나타났으면 로하..... 뛰어내렸을꺼야......"

"뛰어내렸을꺼라고?"




또 다시 긴 침묵을 지키던 산이가 힘겹게 말을 이어나갔다.






"로하 그 자식........ 불치병 있거든............."









그래도 지구는 돈다 { 53편 }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상처받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나 사랑하고 아무에게나 상처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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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화석이란
너무 슬픈것 같다.
지나친 슬픔은
눈물로도 굳지 않는다.
그렇게 움직이고 있어도
그건 화석이다.
결코 시간의 벽을
넘지 못하는 화석

살아있는 추억은
때론 용서받지 못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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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얘기를 전부 듣고 집으로 들어와 잠을 청했지만
불안한 마음에 자꾸 로하가 떠올랐다.



처음 만났던 그때가 생생히 되살아났다.
아슬아슬하고, 불안해 보이던 로하........




산이가 들려준 로하 얘기는 이러했다.





"로하 그자식... 불치병 있거든.....
특히 높은곳에 올라가면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히 강하게 일어나"

"병....병명이 뭐야....?"

"자살중독증이라고.......들어봤어?"

"자.........살?"

"그게 로하의 불치병이야... 로하말로는 태어날때부터 가지고 태어났데....
근데 로하엄마와 형...그리고 들이가 죽자 그 병이 더 심해졌어"





지금 산이가 엄청난 사실들을 말하고 있는데 믿기지 않는다.





"말도안돼......"

"이 사실을 알고있는 사람은 로하가족과 나와 이데뿐.... 아무도 몰라...."

"그런데 왜.... 자살을 하려는거야?"

"모르겠어..... 몇번이고 목숨을 끊으려는걸 간신히 막았어....
그러니까 이젠 니가 로하를 지켜줘........"





나도 엄마가 죽었을때 정말 많이 슬펐는데
로하는 사랑하는 사람을 세명이나 잃었다.



바보같은 놈....... 정말 바보같은 놈........





당분간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로하....
그런 로하를 학교로 데리고 와달라는 산이 부탁으로 인해
난 지금 돼지네 집으로 가는중이다.



돼지네 경비아저씨가 요즘 왜 안 놀러오냐는 말에
이젠 자주 올꺼라고 답하고 7층으로 올라왔다.



초인종을 몇십번 누른후에야
갓 잠에서 깨어난듯한 돼지가 문을 열고 나왔다.





"아침부터 왠일이야?"

"학교 안가? 학교 가자!"

"가려면 너 혼자가.... 아음~ 졸려"





문을 닫으려는 돼지를 밀치고 얼른 집으로 들어갔다.





"야~!! 아로하!! 일어나!!!!"





방으로 뛰어들어가며 소리쳤다.
로하는 침대에서 인형을 끌어안고 태평하게 자고 있었다.
난 놈의 몸을 흔들며 속삭였다.





"자기야~ 나랑 놀자~앙~"





이때 방으로 들어오던 돼지가 코를 찡그렸다.





"너 아침에 뭐 먹었어?"

"시금치랑 김치찌개"

"그거 상했다"

"니가 먹어봤어?"

"그럼 왜 아침부터 속 울렁거리는 소리하냐? 로하 들으면 충격먹는다"





잠시 머뭇거리던 돼지.
날 안쓰러운 눈으로 쳐다보며 말한다.





"산어래.... 지금이라도 가라...."

"왜........?"

"로하....아직 너 볼 생각없는것 같으니까....."

"그래.....? 들었어?"

"지겹도록 들었다... 이 자식이 술에 취해서 계속 얘기했걸랑"





돼지가 로하를 발로 차며 말했다.
이런 와중에도 깨지않고 잘만 자는 아로하.





"난 니가 사천이 좋아하는줄 알았는데... 아니라서 다행이지만 산이라니...."

"장난이였어........"

"뭐......?"

"난 단지 산이의 얼굴이 좋았던거야....
또 그런 잘생긴 남자랑 키스해보는게 소원이였고...."





기가막힌다는 돼지의 얼굴이 보인다.



이렇게 할 수밖에 없잖아............
로하에게 미안하지만 이건 로하를 위한일이니까.....





"나 로하랑 더 친해지고 싶어...."

"무슨 꿍꿍인지 모르겠지만 로하에게 상처주면 각오해"

"앞으로 잘 부탁해"





돼지는 내 시선을 피하더니 방을 나갔다.
보기보다 눈치가 빠른놈이다.



난 다시 로하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어떻게 깨우면 효과적일까 생각하다 소리를 크게 지르기로 결심을 했다.





"불이야!!!!!!!"





입을 로하 귀에 바짝 가져다 대고 소리쳤다.
소리지른 사람 민망하게 아무반응이 없다.



다시 한번 소리지르려고 다가갔을때 로하가 날 잡아당겼다.
그 바람에 난 침대에 놈과 나란히 눕게 되었다.





"무단침입에 고성방가, 그리고 성추행"

"뭐...? 너 아직 잠 덜깼지? 어서 일어나!"





무안함에 녀석을 밀치며 일어섰다.
그러자 녀석도 나를 따라 일어섰다.





"학교가게 빨리 씼어! 아침은 내가 빵 사줄테니 걱정하지 말고"

"왜............"





막 방을 나오려는데 로하가 입을 열었다.





"왜 사천이가 아니고 산이야? 그럼 사천이는 뭐야? 장식용이야? 아님 장난감?"

"아로하!! 그게 무슨말이야?"

"그럼 아니야?"

"내가 너같은줄 알아?"





갑자기 놈이 옆에 있던 핸드폰을 집더니 내쪽으로 던졌다.





"캬악~!!!!!!"





내 비명소리와 핸드폰이 부셔지는 소리에 돼지가 방으로 들어왔다.





"무슨 일이야? 왜그래?"

"야... 아무래도 로하 잠이 덜 깬것 같다... 더 자라고 하고 우린 나가자..."

"짜증나니까 내 앞에 나타나지마.... 역겨우니까 다시는 나한테 얼굴 내밀지말라고!!!"





돼지의 팔을 잡고 방을 나왔다.
마지막 로하의 말에 내 자신이 무너져 내린다.
주먹을 움켜잡고 눈물을 참았다.



난 괜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돼지의 볼을 마구 잡아당겼다.





"정말 슬퍼서 우는거랑 정말 기뻐서 웃는 얼굴표정은 똑같데.....
그러니까 울고싶으면 울어.... 기뻐서 웃는거라 생각할테니까...."





돼지 바보..... 이럴때만 자상한 니가 미워......
이젠 누구보다 내 맘을 잘 알고, 내 편이 되어주는 돼지가 밉다.....



눈물 보이는건 죽어도 싫었기에 뒤돌아 소리삼키며 울었다.



날 경멸하는...... 증오하는 로하의 눈빛이 자꾸 눈앞에 아른거렸다.
로하는 진심으로 날 싫어하고 있었다.







다음날은 로하도 산이도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그리고 오랫만에 보는 강새아도.......



강새아는 오자마자 로하곁으로 달려갔다.





"로하, 너무해... 병문안도 안오구.... 며칠동안 학교에도 안나왔다면서?"

"............."

"왜그래? 어디아퍼?"

"너.... 내가 그렇게 좋아?"





조용한 분위기에, 또 들으라는 식으로 크게 말한 로하목소리 때문에
듣고 싶지 않아도 들을수밖에 없었다.





"당연한걸 왜 물어...."

"그럼 예전에 하기로 한 약혼하자"





단순한 기분탓인가..............?
아주 잠깐 로하랑 눈이 마주친것 같다.



주위의 시선따윈 상관하지 않은체 로하를 끌어안으며
기뻐하는 새아가 왜 이렇게 미운지 모르겠다.



점심시간 이후 로하와 새아는 조퇴를 하고 사라졌다.
난 종례를 마치고 교실을 나가려는 산이를 잡았다.





"잠깐 얘기 좀 해...."





우린 아이들이 교실을 다 나가기를 기다렸다.





"나 못하겠어......."

"뭘....."

"로하, 새아있잖아... 약혼한다잖아... 새아한테 부탁하면 되겠네...."

"맘이 바뀐이유가 뭐야? 약혼한다는 소리때문에?"





가슴이 따끔거린다.





"로하 약혼같은거 안해.... 설사 하더라도 강새아는 로하 못지켜....."

"안 죽을수도 있잖아.... 왜 죽을꺼라 생각하는거야?"





산이의 긴 한숨이 살짝... 내 이마를 스쳐갔다.





"어제 내가 너한테 그런얘기 한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어?
이렇게 부탁할테니까 제발 도와줘......"





산이가 내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





"왜....왜 니가....."

"로하가 없었으면 우리엄마는 물론이고 지금의 나도 없어.....
난 로하를 위해서라면 무슨짓이든 해"








그래도 지구는 돈다 { 54편 }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상처받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나 사랑하고 아무에게나 상처받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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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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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시간은
어쩌면 행복한 시간인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를 쉽게 못잊는다는 것은 그만큼
누군가를 사랑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그만큼
자신이 순수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겠지요

그러나 모든 것은 서서히 잊혀져가기 때문에
사람들은 아무리 괴로운 일이 있어도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잊혀져가는 것보다 슬픈 일은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잊혀져가는 것보다
허무한 것도 없습니다

그리하여 진정
그리워함은 행복한 일입니다
그 사람이 잊혀져감이 두렵습니다
그 사람을 그리워하면 가슴은 아파도
내가 살아 있는 의미를 느낄 수 있었기에
그 사람이 잊혀짐은 나의 죽음을 의미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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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내밀어 산이를 일으켜 세웠다.



니가 이런다고 로하가 니 맘 알아줄것 같아?
천만에..... 녀석은 평생 니 마음따윈 신경쓰지 않을꺼야.....
자기 자신도 돌볼줄 모르는 놈이니까.........





"미안해.... 다시는 그만둔다는 소리 안할테니까 이러지마....
나같은거한테 왜 무릎을 꿇어?"

"소중하니까....... 로하가 소중하니까....."





슬프면서도 따뜻한 산이의 눈빛이 가슴메인다.



아로하.... 가진것도 많은놈이 왜 죽으려는거냐?
너무 많아서 부담되냐.........? 아님 투정이냐.......?
부럽다....... 니가 너무 부러워.........



그리고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쉽게 세상 등질 생각하지마.....
니가 없으면 누가 돼지한테 아이스크림 사줘.......? 안그래.......?





토요일 아침, 집 앞에서 날 기다리고 있던 사천이와 함께 등교를 하던중
운동장으로 들어오는 고급승용차가 눈에 들어왔다.
차가 멈추고 안에서 나오는 로하와 새아를 볼 수 있었다.



내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서둘러 날 데리고 다른곳으로 가려는 사천이를 뿌리쳤다.
그리고 로하 앞으로 뛰어갔다.





"어머~ 안녕? 걸어왔나보네? 그래서 니 다리가 그렇게 튼튼! 하구나"

"강새아 너한텐 볼일없어... 아로하, 이리와봐"

"까불지마......."





로하가 내게서 뒤돌아간다.





"주제 파악해! 나랑 로하는 한달뒤에 약혼하니까
괜히 남의 남자한테 찝적거리지마... 방해하면 죽여버릴꺼야...."





한동안 멍해있는사이 그 둘은 사라지고 없었다.
내 손을 잡고 걸어가는 사천이가 느껴졌다.





"이상해....."

"뭐가......?"

"니가 내 마음을 아프게 할것 같아...."

"그게 무슨소리야.....?"

"궁금하면 다른남자 신경쓰지말고 날 봐....."





미안함에 녀석의 시선을 외면했다.



사천이 마음...... 내가 누구보다 잘 아는데........
어떻게 할수가 없다...... 산이도 그럴까..........?





강새아는 수업시간을 제외하고 내내 로하 옆에 붙어있었다.
그래서 로하에게 말 걸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집에 갈때 기회가 왔다.





"로하야.... 나 먼저 가봐야할것 같아...미안해...."

"됐어....가봐"





난 강새아가 사라지자마자 로하를 잡고 말했다.





"나 죽을때까지 너 따라다닐꺼야!"





날 차갑게 쳐다보던 로하가 내 팔을 잡고 옥상으로 끌고갔다.
로하는 나를 등지고 난간에 기대어 담배를 피웠다.
난 가만히 놈 옆으로 가 앞을 바라봤다.



건물들만 있는 도심속에 간간히 보이는 푸른 나무들을 보자
가슴이 탁하고 트이는 기분이다.





"산이가 그러더라고......"





억양없는 로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니가 자기에게 한말은 진심이 아니라고.... 그렇게 말하더라.....
그런데 왜 굳이 내게 변명을 하려하지.........?"

"산이 말이 맞아.... 나 산이 안좋아해..... 그냥 잘생겨서 관심갔던것뿐이야..."

"훗..... 잘생겨서 관심이 갔다......?"

"내가 널 좋아한다면....? 이것도 안 믿을꺼야......?"





한동안 말이 없던 로하가 입을 뗐다.





"니 말이 사실인걸 증명해봐...."

"어떻게......."

"산이 앞에서 날 좋아한다고 말해"





난..........난 못해.............





"썅..... 다신"

"할께!! 하면되잖아"

"그럼 월요일 아침에 보자"





로하는 그렇게 말하고 옥상을 내려갔다.
난 월요일 아침이 돌아오지 않기를 기도했다.








난 너무 빨리 지나간 주말을 원망하며 교실로 들어갔다.
오늘따라 꼬박꼬박 학교에 나오는 아이들이 원망스러웠다.



로하는 날 보자마자 눈빛을 보내왔다.
로하옆에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는 산이가 보였다.
속으로 마음을 다 잡고 로하 앞으로 걸어가 입을 열었다.





"좋아해....."





긴장한 탓인지 목소리가 들릴듯 말듯 했다.





"안 들리는데......"





로하의 말에 난 다시 목에 힘을주고 말했다.





"로하 널 좋아해....."





말하면서 슬며시 산이를 쳐다봤지만 놈은 내게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오직 문자를 보내는데 열을 올리고 있었다.



아이들의 웅성거림이 들린다.





"반 산.... 어래가 나 좋다는데 어떻게 해야하지?"

"니가 알아서해"

"내가 어래랑 사겨도 되나?"

"너만 좋다면"





정말 아무렇지 않게 대답한 산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을 나갔다.
이제야 산이의 진심을 알겠다.
이제야 나의 마음을 정리할수 있을것 같다.





"아직도 믿을수 없어"

"믿을수 없다니..?"

"지켜볼꺼야... 니가 나한테 하는 행동들을.... 실망하지 않게 잘해라"





그래.......니가 속아넘어갈때까지 포기하지 않을꺼야......



로하가 교실을 나가자 사천이가 내 손을 잡고 복도끝으로 갔다.


고개를 들수없다.
눈을 마주칠수 없다.





"어떻게 된거야...."

"............"

"어떻게 된건지 말해!! 산이한테 차였다고 이젠 로하야?"

"미안해........."

"무슨일있지? 그런거지?"





로하에게 완벽하게 다가가려면 사천이와의 관계도 정리해야겠지.......?





"사천아...부탁이 있어...."

"....말해...."

"우리 당분간.... 당분간만 모르는 사이로 지내자....그래줄수 있지....?"





내 손을 잡고 있던 녀석의 손이 천천히 떨어져 나간다.





"다시......올꺼지.....?"

"으응.........."

"그럼 됐어.... 약속 지켜..... 그리고....."





말을 잇지 못하고 돌아서는 사천이의 모습에 고개를 돌렸다.



차라리 이런 날 미워하고, 욕이라도 하면 내가 덜 미안할텐데.......
사천이, 이 바보녀석...................








그래도 지구는 돈다 { 55편 }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상처받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나 사랑하고 아무에게나 상처받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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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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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하겠습니다.
살아있는 한....

그래서 내가 당신을
기억해 낼 수 있는 한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행여 당신이
날 기억하지 못한 채
나의 생사마저 잊고 있다 하여도
당신의 무심함 그 반만이라도
가슴으로 떠안으며
말없이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설령 금시에는 당신이
돌아오지 못하여
내가 당신을 위해
보내온 날들이
회한으로 쏟아져서
하루 하루 내 가슴에
눈물로 차 넘친다 해도
반씩만 슬픔을 덜어내며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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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평소와 같은 하루가 끝날 무렵.... 핸드폰이 울렸다.
자려던 참에 울린거라 받지 않으려다 받았다.



난 이때 쉽게 새아의 말을 믿은걸 두고두고 후회했다.





"강새아... 니가 어쩐일이야?"

"난 너한테 전화하면 안되니? 할 얘기가 있어"





내가 로하에게 좋아한다고 말한지 이틀이나 지났으니 새아도 알것이다.
그 일 때문에 그런가.........?





"할 얘기가 뭐야?"

"산이가.... 지금 널 찾고 있어"





심장 박동수가 빠르게 변하는게 느껴진다.
흔들리지 않기로 다짐했건만.............





"산이가 날 찾고 있다고? 거짓말하지마"

"내가 너한테 잘해준적은 없지만 거짓말한적도 없는걸로 아는데.....
산이가 다른여자 품에 안기기전에 오는게 어때?"

"거기 어디야?"





나도 참..... 무슨생각으로 나왔는지 츄리링 차림에 슬리퍼다.
덕분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새아가 오라고 한 가게입구엔 잘 차려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날 보더니......





"니가 산어래?"

"네... 산이는 어디있죠?"

"따라와"





남자를 따라들어가면서 일주일 전의 악몽이 떠올랐다.
그곳과 같이 어둡고 끈적한 느낌이 감도는 술집.....



괜찮아...... 지금은 산이가 있으니까.....



구석진 룸으로 날 밀어넣는 남자.
산이는 없었다.





"산이는 어디있죠? 없으면 저 갈래요"

"어딜... 남의 남자를 넘보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겠어"

"캬악~!!!!!!!"





내가 발버둥을 치자 남자가 사정없이 나의 얼굴을 때렸다.





"가만히 있어.. 반항하면 더 심한 고통이 있을꺼야....히히히"





두려움에 숨쉬는것 조차 잊어버렸다.
난 옷이 벗겨져 나가는걸 그냥....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내 머리속엔 여자에 굶주려 헐떡대고 있는 이 남자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뿐......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남자의 입술이 내 입술을 덮치고, 손으로 내 가슴을 움켜잡았다.
다른 남자에 의해 더렵혀져 가는 나의 몸.......



허벅지로 이상한 감촉이 돌기 시작했다.



아..... 안돼..... 더러운 자식..... 죽여버릴꺼야......




"장시현!!!"




날카로운 여자의 비명소리에 하던 행동을 멈춘 남자가
다급하게 내게서 떨어져 나갔다.




"지원아....."




지.....지원이.........?


천천히 눈을 돌려 문쪽을 바라봤다.
따각따각 구두소리가 들리더니 나의 옆에 앉는 지원이가 보인다.




"자.... 옷 입어...."




축쳐져있는 내게 옷을 입혀준다.




"지원이 니가 여긴 어떻게... 둘이 아는사이야....?"

"장시현... 누가 시킨거야? 누구야?"

"그건 말 못해"

"시킨다고 이런짓을 해? 더러운 새끼!!"

"뭐라고?"



장시현이라는 남자가 지원이의 멱살을 잡았다.




"그래... 나 더러운 놈이야... 그럼 니 친구도 더러워지는 모습을 똑똑히 봐"




다시 내게로 발길을 돌리는 남자.
난 간신히 옷을 추수리며 뒷걸음질 쳤다.




"그만해!! 경찰에 신고하겠어"

"맘대로 해... 내가 괜히 이런짓 하는줄 알아? 빽이 있으니까 맘 놓고 하는거라고...."




강새아.... 이거 분명히 니 짓이지.....? 그렇지......?!!!!!!



서러움과 두려움과 수치심에 눈물이 흘렀다.
그 남자가 내 얼굴에 손을 가져다 댔을때 지원이가 겉옷을 벗으며 말했다.




"너...나 갖고싶어했지...? 가져...."

"진심이야?"

"대신 어래에겐 손 하나 대지마.... 약속해"

"우정이란거 대단하군.... 나야 이런애한테 애초부터 관심없었으니까..."




남자의 손길에 의해 나체가 되어가는 지원이를 보고도
아무것도 못하는 내가....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다.




"그...그만해! 지원이 건들지마!! 지원아.... 안돼....."




바지를 내리던 남자가 뒤돌아 발로 날 걷어찼다.




"윽! 윽......"




숨쉬지 못할 정도로 몇번이고.........




"장시현!!"

"이제야 겨우 조용해졌군.... 그럼 시작할까?"



차가운 바닥에 얼굴을 맞대고
나체의 남,녀가 뒤섞이고 있는걸 지켜보는 한 소녀가 보인다.


눈은 떴지만 초점이 없다.


여자의 비명소리와 남자의 숨에 찬 소리가 귀를 울리며
뇌 속으로 들어와 이렇게 속삭였다.


친구를 팔아먹은 년..... 넌 죽어야해.... 죽어야해..........





통증이 밀려와 눈을 떴다.


햇빛이라곤 찾아볼수 없는...
곰팡이 냄새가 코를 자극하는 눅눅한 지하방....


담배 연기에 기침이 났다.




"콜록~"

"아....깼어?"




챔대 밑에 있던 지원이가 얼굴을 돌렸다.


나 때문에 지원이가...... 나 때문에..........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이 따갑고, 뜨겁다.




"바보같이 울기는... 나 괜찮아.... 이미 익숙한일인걸....."

"미안해.....미안해.... 흑........"

"너 자꾸 이러면 나 영원히 떠날꺼다?"




놀란 내 눈을 외면한 지원이가 주머니를 뒤지더니 반지를 꺼내보였다.




"자.....가져"

"이게 뭐야....?"

"주인을 찾아가는거야...."

"나 이런 반지없는데...."




눈으로는 울면서 입으로는 웃는 지원이가
내 손을 잡고 반지를 끼워주었다.




"무슨일이 있어도 끼고있어...
그리고 누군가가 이 반지 어디에서 났냐고 물으면 천사가 줬다고....."




지원이가 결국엔 울음을 터뜨렸다.


움직일때마다 통증이 찾아왔지만,
바닥으로 내려가 지원이를 꼭하고 껴안았다.




"알았어.... 소중히 간직할게.."

"고마워... 내 마지막 부탁을 들어줘서....."

"불안하게 왜그래.... 마지막이라는 말 하지마!"

"나 잠깐 여행을 할까해....."

"..뭐....?"

"아주 잠시만.... 떠나는거야....."




나의 손을 있는 힘껏 잡는 지원이.
참으로 따뜻했다.




"나가자!!"

"어디....?"

"사진찍으로 가자... 우리 둘이 찍은적 없잖아....응?"




지원이의 성화에 못이기는척 나왔지만 사람들....
특히 남자들이 내 옆을 지나갈때면 몸이 움츠러들었다.



사진 찍기 전, 거울을 봤다.



피멍으로 얼룩지고 퉁퉁 부어오른 얼굴이 보인다.
그리고 내 뒤에서 눈을 반짝이며 웃고 있는 지원이도.....
나도 같이 따라 웃어보였다.




사진 찍을때 어색하게 있던 우리에게
다정한 포즈 좀 취해보라는 사진기자의 말에 지원이가 뒤에서 날 안았다.




"찰칵~"




사진속에......... 정반대의 표정을 지은 여자들이 있다.




웃고 있지만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여자.......
이런 여자를 안은체 아주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린 여자......





그래도 지구는 돈다 { 56편 / 공지원 외전 Ⅰ}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상처받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나 사랑하고 아무에게나 상처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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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잠깐
당신이 나를
기억해주는 그날,
문득 당신이
나를 그리워하게 되는 날까지
순간 순간 내 이마에
주름이 자리 잡힌다 해도
반씩만 설움을 덜어내며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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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다 무언가 깨지는 소리에 눈이 번쩍 떠졌다.



하루라도 맘 편히 자보는게 소원일 정도로 우리집은 시간을 가리지않고 시끄럽다.
그리고 이런 소리들이 익숙해졌기에 다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잠을 청했다.



하지만 오늘따라 시끄럽고, 느낌이 이상했다.



술취해 물건을 집어던지며 소리지르는 삼촌목소리에 뒤이어
가늘지만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무슨일이지.........?!!!





옷을 걸치고 맨발로 마당으로 뛰어나갔다.
추운 날씨탓에 발이 시려웠지만 마당에 펼쳐진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피가 흘러나오는 배를 움켜지며 바닥에 뒹굴고 있는 할머니......
바로 옆에 붉은 피로 물든 칼을 든체 숨을 헐떡이고 있는 삼촌......



나와 같이 아무말 못하고 이 끔찍한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아빠, 할아버지, 오빠....... 그리고 어린 조카.......



아빠가 삼촌이 들고 있던 칼을 빼앗아 소리쳤다.





"이...이 미친자식!!! 이게 무슨짓이야?"

"다 죽여버릴꺼야"

"빨리 경찰에 신고해"





잠시 후, 경찰차와 응급차의 싸이렌 소리가 고요한 새벽을 깨웠다.
점점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집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삼촌은 경찰차에 타면서도 아빠에게 심한 욕을 했다.
경찰에 신고한걸 후회하게 만들어주겠다며.....



이 사건으로 삼촌은 교도소로...... 할머니는 하늘로 떠났다.
그리고 난...... 5살때 나와 오빠를 버리고 간 엄마곁으로 가게 되었다.




하지만 새아빠는 내 존재를 탐탁치 않아했다.
엄마 역시 친 딸인 나를...... 매일같이 때렸다.



오늘도 엄마는 집으로 들어온 나를 보자마자 소리쳤다.





"왜 이렇게 늦게 들어오는거야? 새아빠가 너때문에 엄마 버려도 좋아?"

"엄마................."

"나가!! 이럴려고 왔으면 당장 나가!!!"





옷걸이로 맞는 이 비참한 기분을 엄마는 알까......?
엄마는 무슨 생각으로 친 딸인 날 이렇게 때리는걸까.......?
난 착한 딸이 되기위해 노력했는데......



엄마랑 같이 살면 행복할꺼라는 나의 꿈은 오늘로 끝이다.
아니.........
엄마가 날 버린 5살때 이미 깨져버린것이였다.









눈을 떴다.

아직까지 옆자리엔 늙은 대머리의 체취가 남아있었다.
그리고 탁자 위엔..... 돈봉투가 놓여져있었다.





"하하~ 푸하하하~"





웃음이 난다.
웃음이 난다.
분명히 난 웃는데 얼굴 위로 떨어지는 이건 뭐지....?



웃고싶어..... 행복해지고 싶어.....
가난했지만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어..



내 또래가 누르는 그런 시시한것들이 부러워....
하지만 늦어버렸어..... 너무 늦어버렸어........







"거기 안서? 야!!"

"귀찮아..."

"씨발... 너 죽고싶냐? 지금이라도.."

"싫어!! 우린 이제 끝난사이야!"





3개월동안 같이 동거한 동갑짜리 남자.
마음이 아닌 몸으로 맺어진 사이....





"불쌍해서 봐줬더니만...."

"윽"





놈이 내 머리칼을 잡아 끌었다.


이 녀석.... 며칠 전에 누군가를 죽기직전까지 만들었다.
그리고 나와의 관계에서도.... 항상 날 때리며 쾌락을 즐기는 놈이였다.





"신민우... 너 뭐하는거냐?"





낯선 남자의 음성.
민우만큼..... 아니 민우보다 더 잘난 남자가 서 있었다.





"그러는 넌 지금쯤이면 그 여자랑 재미봐야하지 않아?"

"니 취미가 여자 머리 잡아 당기는 것인줄은 몰랐다"

"이 자식을 그냥"

"내 얼굴에 흠집이라도 내려고?"





주먹을 쥐며 그 남자에게 달려가던 민우가 멈춰섰다.
둘이 아는사이는 맞는것 같은데 민우가 저 남자의 말에 꼼짝도 못하다니....





"그리고 한 여자한테 이렇게 집착하는걸 장이 알면...."

"그래, 이 잘난자식아!! 주둥이 그만놀려.... 그리고 공지원....
다시는 내 눈에 띄지마라"





민우가 순순히 물러선다.



난 날 구해준 남자를 쳐다봤다.
이렇게 잘생긴 남자는 처음이다.
잘생겼다는 말조차 부끄럽게 만드는 얼굴을 가졌다니...



가려는 그 남자를 잡았다.





"고....고마워요..."





하지만 그 남자는 무표정하게 다시 뒤돌았다.





"자...잠깐!! 이름이 뭐예요? 이름이라도 말해줘요"

"..제하....."





그가 사라진지 꽤 오래되었지만 난 쉽게 자리를 떠날수 없었다.
그 남자가 다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말도 안되는 미련때문에......
다시오지 않을꺼란걸 알면서도 난 바보같이 그곳을 떠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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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왜 이렇게 멍해?"





누군가 날 치는 바람에 그 남자의 얼굴이 사라졌다.





"어? 뭐라구?"

"이제 들어갈 준비해야하는데 어디다 정신을 파는거야..."





같이 일하는 2살 많은 언니였다.
이 언니라면 알지도 몰라.... 나보다 오래 있었으니까....





"언니... 혹시 제하라는 남자 알아....?"

"너 몰라? 일반인이건, 우리같은 년들이건 여자들이 아주 그놈한테 미쳐있더라"





아니길 바랬는데......
하지만 아니였다면....?
오히려 같은 위치니까 다행으로 여겨야하는거 아닌가....



언니는 내가 물어보지 않아도 제하라는 남자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와 동갑인 16살.... 확실하진 않지만 학교에 다닌다는 소문도 있다고...
만나는 여자의 수는 헤아릴수 없을 정도로 많은 바람둥이에,
강남은 물론 강북의 클럽중 최고의 미모를 가진 남자.....





"제하라는 남자... 어디에서 일해?"

"너 설마... 포기해.... 아무리 너라해도 하룻밤의 노리개만 될꺼야"

"그래도....그래도 만나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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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난 골목길을 뒤져가며 제하가 일하는곳을 찾았다.
경찰의 눈을 피해 장사를 해야하기에 그 클럽을 찾는데 오랜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이곳에서 생활하는 난 베일 속에 가려진 그곳을 쉽게 찾을수 있었다.



'강림 단란주점' 이라 써있는 간판.



여자들의 출입만이 가능한.... 남자접대부들이 있는 술집......




그를 만난다는 사실에 몸이 떨려왔다.
난 천천히 계단을 올랐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57편 / 공지원 외전 Ⅱ }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상처받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나 사랑하고 아무에게나 상처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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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워하면 언젠간 만나게 되는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 이루어져 가기를
힘겨워한 날에 너를 지킬 수 없었던
아름다운 시절속에 머문 그대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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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앞에 있던 두명의 사내가 나의 출입을 막았다.





"어떻게 오셨죠?"

"나는 말할 줄 모르는 벙어리"





이곳에 출입하려면 암호를 말해야한다는 소문에 어렵게 암호를 알아냈다.
남자들이 다시 질문을 했다.





"우리나라는?"

"없다"





문이 열리고.... 난 안으로 들어갔다.
밖에 있던 남자들보다 한참 어린 남자가 내 옆에 찰싹 붙었다.





"이쁜 언니네? 혼자왔어?"

"네....."

"촌스럽게 무슨 존대말이야? 반말해... 몇살이야?"

"스물 둘"





여기는 절대 나이 어린 여자는 들어오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나이들어보이게 하려고 머리도 올리고, 화장도 진하게 하고, 옷도 야하게 입었다.



평소 일할때의 모습이긴 하지만......





"여기 아는 남자있어? 없으면 나 어때? 서비스 잘해줄께~"

"제하..... 제하를 불러줘"





7번이라 써 있는 룸으로 안내한 남자가 날보며 웃었다.





"왜 다들 제하만 찾는거야? 뭐 남자인 우리가 봐도 반할 외모지만... 제하는 안돼"

"왜....? 돈이라면 걱정하지마"

"그게 아니야... 제하는 이제 단골손님만 상대해... 그러지말고 나랑 놀자"





남자가 막무가내로 날 끌고 들어가 의자에 앉혔다.





"내 이름은 초성이야... 올해 16살이구... 어때? 맘에 들어?"





초성이라 자신을 소개한 남자가 갑자기 옷을 벗었다.





"뭐하는짓이야? 난 제하를 만나러 왔어! 한번이라도 좋으니 제하를 만나게 해줘"

"씹........"





놈이 신경질을 내더니 내 앞에 앉아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말해도 안오겠지만 오늘은 진짜 안돼"

"이유는....?"

"안나왔으니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오면 당연히 만날줄 알았는데.....





"쉬는날이야?"

"아니... 뭐 이녀석 하루,이틀 빠져도 장이 용서하니까....제길...."

"내일오면 만날수 있어?"

"포기하는게 좋아"

"그럼 내일 보자~"





하지만 다음날에도 제하는 없었다.
그 다음날도..... 그 다다음날도......
하지만 난 하루도 빠짐없이 그곳에서 제하를 기다렸다.



그렇게 녀석을 기다린지 2주가 지난 어느날,
클럽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안에서 여자와 함께 나오는 제하를 보게되었다.



난 제하 옆에 달라붙어 있는 여자를 떠어내며 말했다.





"너 만나려고 2주나 기다렸어"

"이 년이...."





옆에 있던 여자가 내 뺨을 때렸다.





"진미... 무슨짓이야?"

"제하 너도 봤잖아!! 이게 너한테서 날..."

"그만해.... 근데 넌 누구야?"

"기억 안나? 민우랑 있을때....날 구해줬잖아"

"아..... 근데 어떻게 날 알지?"

"제하, 뭐하러 이런 술집같은 년이랑"

"쫘악~!!!!!!"





지나가는 사람들까지 쳐다본다.
제하가.... 그 여자의 뺨을 아주 세게 때렸다.





"다시는 찾아오지마... 꼴도보기 싫으니까..."





무서운 얼굴을 한 녀석이 뒤돌아 걸었다.





"잘못했어.... 잘못했어... 제하야........"





여자가 놈의 다리를 붙잡고 주저앉았다.
사람들이 이게 무슨일인가하며 구경꾼처럼 몰려들었다.



내가 저 여자라면..... 내가 제하를 많이 사랑하면.....
아마 나도 저렇게 했을것이다.
제하는..... 저 여자가 저런 행동을 하게 할만큼 잘났으니까...



하지만 놈은 울면서 매달리는 여자를 물리치고 걸어갔다.





난 몰래 제하의 뒤를 쫓아갔다.
제하가 간 곳은 한강.



한참을 강만 바라보던 녀석이 갑자기 털썩 주저앉으며 다리에 얼굴을 묻었다.



뭐하는거지.........?



조심스럽게 옆으로 다가가보니 녀석은 울고있었다.
남자가 이렇게 우는거 처음본다.



내 마음이 아파 올 정도로..... 눈물나게 할 정도로 울고있다.



무엇이 널 그렇게 아프게 하니......?
내가 다가갈수 없을 정도로 울고 있는 널... 난 이렇게 바라봐야만 해....


난 네게 어울리지 않는 여자니까.....
너의 아픔을 위로해줄수 있는 존재가 될수 없으니까....





잠시 후 회색 승용차가 제하 앞에 섰다.
화려한 옷을 입은 남자의 부축을 받으며.... 제하는 사라졌다.






제하를 만날수 있는 방법은 오직 그곳에 가는것!!
하지만 술에 취해 나에게 달라붙는 40대 남자로 인해 가지 못하고 있었다.
단골손님이니까 잘하라는 마담언니의 말은 잊어버린지 오래다.





"왜 자꾸 이래요? 싫어요!"

"돈 두둑히 준다니까~ 한번만 내 품에 안겨봐"





남자가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손을 내 가슴으로 가져다댔다.
난 싫다고 소리치며 남자를 떠밀었다.
그러나 술에 취해서 그런지 그는 쉽게 날 놔주지 않았다.



그때,





"싫다는데 왜 자꾸 그러십니까?"





제.하!!!!!



이런식의 만남은 싫다!
이런 내 모습 보여주기 싫어.....





"넌 뭐야? 뭔데 끼어들어?"

"보아하니 여자가 당신 딸 뻘 되보이는데"

"이.....이...."





남자는 아무말도 못하고 뒷걸음질 치며 달아났다.





"언제까지 이러면서 살꺼야?"





제하가 내 곁을 지나치며 나즈막히 말했다.





"내가.... 내가 평범한 애라면 좋아해줄수 있어...?"





천천히 내쪽으로 몸을 돌린 제하가 살짝 웃는다.





"그만둘테니까.... 그만둘테니까...."

"소용없어... 나 같은놈 잊어버려..."

"좋아하는 여자.....있는거야?"





또 웃는다.
그 여자는 나같은거랑은 차원이 틀리겠지.... 깨끗하겠지......?





"그럼 친구는 어때?"

"친구라... 좋아... 우동 좋아해?"





난 제하를 따라 포장마차로 가 우동을 먹었다.



내가 제하와 이렇게 단둘이 있을수 있다니......
믿기지 않아 볼을 꼬집어보았다.





"볼은 왜 꼬집어?"

"어? 아무것도 아니야... 그보다 좋아하는 여자는 어떤 여자야?"

"글쎄.... 잘 모르겠어"

"그런게 어딨어... 학생이야?"

"응... 하지만 그것외엔 아무것도 몰라"





아무것도 모른다니...... 무슨소리지......?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거든... 벌써 1년전 일이네..."





그리움으로 가득찬 제하의 목소리.....
바보같이.......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를 잊지못하고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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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2년의 시간이 흐르고
몇달째 연락이 없던 제하에게서 연락이 왔다.



무척이나 들뜬 목소리로 내게 처음으로 연락을 한 제하였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58편 / 공지원 외전 Ⅲ }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상처받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나 사랑하고 아무에게나 상처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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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시간을 아파하고 힘겨워하며 지냈지만
이제는 괜찮습니다.
비록 아픔, 슬픔, 그리고 그리움까지..
모든걸 절절하게한 그대이지만
이제는 괜찮습니다.
이만큼의 사랑 내게 느끼게 해줬다는 거,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한 시간이 있었다는 거,
어쩌면 다른 이들은 평생 한번도 겪지 못 할 수도 있는,
애절한 사랑, 그대와 함께했던 걸로...
진실한 사랑, 그대를 통해 알게 된걸로..
그만큼으로도 충분했던거라고 되뇌이며 스스로를 감싸안으니
한결 나아진 내 마음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이제는 그대를
잊겠다느니, 지우겠다느니, 간직하겠다느니..
머리로 생각한 것을 마음에 강요하지 아니 합니다.
떠오르면 떠오르는대로.. 그리우면 그리운대로...
굳이 잊어야 한다고 내자신을 재촉하지 아니 합니다.
그렇게 조금씩 편안한 마음을 가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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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언니에게 허락을 받고 제하에게 달려갔다.
평소 표정없던 얼굴은 찾아볼 수 없었다.





"좋은일이라도 있어..?"

"만났어....."

"만나다니... 누굴?"

"내 첫사랑....."





심장이 멎는듯한 느낌이다!
만나다니...... 만나다니!!!!!!





"예전모습 그대로더라... 근데 내 친구가..."

"저기.... 나 몰래 빠져나와서... 그만 가봐야겠다"

"아, 미안.... 그럼 들어가봐"





기뻐하는 녀석의 얼굴을 걷어차고 싶다.
저런 표정을 만들게 하는 그 여자가 밉다.
제하 입에서 미안하다는 말이 나오게 하는 그 여자가 너무 싫다....



그 이후로 제하는 내게 자주 연락을 해왔다.
다 그녀에 대한 얘기들이였다.
시소한것까지 내게 얘기하기 위해 전화를 했다.





옷 매무새를 최대한 단정히하고 밖으로 나왔다.
다시 연락이 된 어래를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올 시간이 됐는데......



이러저리 눈을 돌리다 한곳에 시선이 멈췄다.



저건..........!!!
제하...... 제하잖아.......
제하가 어떻게 어래와 같이 있는거지?



저런 제하의 얼굴 처음이야...... 처음.....
그럼 제하 니가 좋아한다는 여자가 어래였어.....?
나의 가장 친한 친구 산어래???




뒤돌아가는 제하를 슬프면서도 따뜻하게 바라보는 어래가 보인다.
보지마!!! 그런눈으로 보지마!!!
제하는.... 제하는 내꺼란 말이야!!!



나오려는 눈물을 삼키고 어래의 어깨를 쳤다.
못된짓을 하다 들킨 어린아이마냥 당황스런 얼굴이다.





"지금 같이 있던 남자 누구야? 애인?"





어래는 거짓말을 못한다.
지금도 이렇게 얼굴을 붉히고 있으니말이다.





"애인은 무슨.... 같은반 친구야"

"눈빛이 심상치 않던데....."

"눈치 한번 빠르네...."

"너, 나 눈치 빠른거 몰랐어?"





진짜 제하를 좋아하는 거야.........?





"사실.... 나 그 애 좋아하고 있어..."

"정말? 그 사실을 그 앤 알아?"

"모르지!! 산이 주위에는 예쁜 여자들이 많아서 나같은건....."

"잠깐!!!"





산이.....? 산이가 누구야?
제하...... 제하 아니였어...?





"왜 그래....?"

"니가 좋아한다는... 아까 같이 있던 그 남자 이름이 뭐라고?"

"난 또... 깜짝놀랐잖아!! 산이야... 반 산.... 이름 이쁘지? 얼굴을 더 이쁘지만...."

"산.... 반 산.... 진짜 이 이름 맞아?"





머리가 윙윙거린다.





"맞아... 같은반인데 그것도 모르겠어? 그리고 나 산이 엄마도 만났었는데..."

"아...미안... 이름이 특이해서....."





알아..... 예전에 제하가 기뻐하며 자랑했거든...
좋아하는 여자애를 엄마한테 소개시켰다고....
어래 너였구나..... 제하가 사랑하는 사람이.....



현기증이 밀려와 주저앉아버렸다.





"지원아!! 왜그래? 괜찮아?"

"으응.... 너무 많이 마셨나봐...."

"바보.... 주는대로 마시니까 그렇지..."





그래도 어래 너라서 다행이야.....





"어래야... 너 그 남자 많이 사랑하니...?"

"사랑은 모르겠고 그냥 보면 막 떨려... 산이랑 있으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그게 사랑이야... 나 이제 들어가야겠다...여기까지 오라고 했는데 이런 모습 보여서..."

"뭐가 어때서!! 근데 괜찮겠어?"





걱정스런 어래의 눈빛을 애써 외면하고 일어섰다.





"괜찮아..."

"근데 저번에 니가 좋아하는 남자 있다고 했잖아"

"어? 어....."

"언제 보여줄꺼야? 내가 어떤사람인지 봐줄께"

"떠났어......"

"떠났다고....?"

"사랑하는 여자곁에서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봤어....
그런모습 처음봤어.... 나 이제 그 남자 정리했으니까 쉿!!!!"





어래는 잘못이 없는데 자꾸 어래가 미워지려한다.
겨우 이런 나 따위가 제하에게 어울릴리 없지...
이런 나쁜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이렇게 친구를 질투하고 있는데....





"조심해서 가.... 그리고 고백해.."

"응?? 뭘....."

"그 남자에게 니 마음 솔직하게 말....."





잡았던 어래의 손을 놓고 뒤돌았다.





"말해... 그리고.... 행복해라.... 제하라면 안심이야.... 어래 너라면 안심이야..."





난 구석에 주저앉아 소리내어 울었다.



나도 평범했으면 제하와 어울릴텐데.......
엄마가 날 버리지만 않았으면 이렇게 살지 않았을텐데....
이렇게 몸 팔면서 살지 않았잖아!!!!!!!!!



계속 이렇게 살아야한다면... 죽고싶어.....
더러운 몸뚱아리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어!!!!



공지원이라는 삶은 버리고, 다른 깨끗한 삶을 살고 싶어....
나도 행복해지고 싶단말이야.....







내가 어래를 다시 보게 된건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후였다.



평소에 날 지겹게 따라다니는... 나보다는 내 몸을 더 좋아하는
장시현과 어느 술집으로 들어가는걸 보게되었다.



어래가 시현이를 알리 없는데.......



이상한 느낌에 둘을 따라 들어갔다.
하지만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았다.



입구에 있는 방부터 뒤지며 안쪽으로 들어갔다.
시끄러운 분위기 속에 어래의 비명소리가 희미하지만 들려왔다.



문을 열고 들어간 곳엔
초점을 잃은 반나체의 어래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장시현!!"

"지원아...."





당황해하는 시현이 자식을 지나 어래에게로 갔다.





"자, 옷 입어...."

"지원이 니가 여긴 어떻게... 둘이 아는사이야....?"

"장시현... 누가 시킨거야? 누구야?"

"그건 말 못해"

"시킨다고 이런짓을 해? 더러운 새끼!!"





시현이는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나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당당했다.
빽이 있어서 할수 있다고 했지만 그런거 없어도 일을 저지를 놈이였다.
내가 아는 놈은 그러하니까.....





"너...나 갖고싶어했지...? 가져...."

"진심이야?"

"대신 어래에겐 손 하나 대지마.... 약속해"

"우정이란거 대단하군.... 나야 이런애한테 애초부터 관심없었으니까..."





시현이의 손이 몸에 닿을때마다 참을수 없었지만 제하라 생각하고 참았다.



난 왜 이런 삶을 살아야 하지........?
왜 난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아야 하냐구!!!!!!!!!



하지만 더 참을수 없는건 어래의 눈이였다.



미안해 하지마...... 난 오히려 기쁜걸...?


제하가 사랑하는 널 지켜줄수가 있어서.....
널 위해서 나같은것도 도움이 될때가 있구나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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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몇달 전에
술에 취한 제하가 버린 반지를 어래에게 주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준다며 산 반지였는데 이젠 필요없다며 버렸던 반지였다.





18년........

내 삶 중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언제냐고 묻는다면
난 뭐라고 대답해야할까........?



죽는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생활속에서 내가 할수 있는 일이라곤
오늘보다 나을지도 모르는 내일을 기다리는 일이였다.



내일이면 이곳을 벗어나겠지....................
내일이면 이곳을 벗어날수 있겠지....................




내일이면................... 내일이면....................




하지만 나에겐 내일이란 단어는 그져 희망에 불과했다.
내일이면 난 또 다시 이 어둠속을 기어가야하니까.............




그래서 아주 잠시만 쉬려한다.......... 아주 잠시만............












그래도 지구는 돈다 { 59편 }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상처받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나 사랑하고 아무에게나 상처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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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가도 잊혀지지 않는 널 생각하면서
깨달은게 있어 좋은 사람 사랑했었다면
헤어져도 슬픈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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쩔뚝거리며 걷는 내 모습에 아이들의 시선이 따갑다.



무슨 생각들을 하는거야~!!!!
난 너희가 생각하는 그런-_-일을 해서 다리 저는게 아니라구!!
제길....... 관두자..........-_-;;;





교실 문을 열자 모두의 시선이 내게로 쏠렸다.
내게 오려다 다시 자리에 앉는 사천이가 보였다.



그래...... 조금만 참아줘..... 조금만 기다려줘.....
내 옆에 있어봤자 넌 이기적인 나에게 이용만 당할꺼야.......



아직 오지 않은 산이와 로하의 빈자리를 확인하고 내 자리로 와 앉았다.



가방에서 책.........
대신 만화책을 꺼내고 있는데 옆에 누군가가 서 있는게 느껴져 위로 시선을 돌렸다.



다정이와 눈이 마주쳤다.
머리속이 복잡해지면서 심장이 두근거렸다.





"미안해........"





같은 학교에 다녀도.....
가까운 곳에 살았어도 한번도 날 찾아오지 않던 놈이....
느닷없이 나타나서는 무슨말을 하는거야........



안그래도 혼란스러운데 녀석이 무릎까지 꿇었다.





"내가 이런다고 니 화가 풀리진 않겠지만....
그래도 날 봐서라도 용서해줘... 아직까지 날 친구로 생각하면 용서해줘....."

"왜그래? 일어나......"

"아니!! 니가 용서해줄때까지 이대로 있을꺼야"





난 조용해진 교실을 둘러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무슨일인데? 왜 이러는지 이유부터 말해"

"세윤이.... 세윤이를 용서해줘......"





가끔 악몽을 꾼다.
가면을 쓴 남자들에게 둘러 쌓여 옷이 하나씩 벗겨져 나가는 꿈.......


잊으려 하는데.... 잊으려 했는데 왜 다시 아픈상처를 건드리는거야......





"세윤이네... 요즘 빚때문에 가족들이 흩어졌어......
돈이 필요했던 세윤이가 그만....."

"됐어!! 됐으니까 그만해.......
세윤이랑은 아무일도 없었고 난 다 용서했어..... 다 잊었어....."

"고마워..... 다시는 이런일 없을꺼야"





내 시선을 외면하며 돌아서는 다정이의 뒷모습을 보자니 가슴이 아려왔다.



왜 왔어......... 왜 온거야!!!!!!
오지 않았으면 그냥 널 잊고 지냈을텐데......
끝까지 나에게 상처를 주는구나..... 나쁜 자식!!!!!!



친구일이라면 이렇게 끔찍하게 생각하는 너이면서 왜 난 아니였니......
그때 넌 왜...... 날 외면했니..........







난 점심시간까지 화장실 한번 가지않고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았다.



틱-



책상 위로 딸기우유가 떨어졌다.
직감적으로 로하란걸 감지하고 얼굴을 숨겼다.
멍들고 퉁퉁 부어버린 얼굴을 녀석에게 보이기 싫었다.





"지금 뭐하냐... 숨바꼭질이라도 하자고?"

"조....졸려서 그래!!"



최대한 팔로 얼굴을 가리고 책상에 이마를 박았다....-0-;;



아무래도 내 행동이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았는지
놈이 내 머리통-_-을 잡고 위로 들어올렸다.





"놔.... 아프잖아!"

"니 행동 지켜보겠다는 내 말을 잊은건 아닌가 해서"

"안 잊었으니까 걱정마셔!"





놈이 내 머리를 들어올렸지만
내 얼굴은 로하가 아닌 칠판이 있는 정면쪽을 향해있었다.





"얼굴 돌려"

"외....왜....?"

"한번만 더 말한다..얼굴 돌려"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내 몸에게 무슨죄가 있으랴......





"어제 학교 안나온 이유가 이거야?"





고개를 저었지만 믿지않는 눈치다.



줵일........
강새아가 그런일을 벌였다고 말하면, 로하 넌 내 말을 믿어줄꺼니....?



혹여 믿어준다해도 어제 일을 내 입으로 말하수는 없어....
결국 난 멀쩡하니까...... 내 대신 지원이가..... 지원이가.......



지원이를 떠올리자 울컥 눈물이 나왔다.



씹..........
이 자식 앞에서 도대체 이게 몇번째야?



애써 마음을 가다듬고 주위를 둘러봤다.
언제 사라졌는지 로하는 보이지 않았다.



금새 어디로 사라졌지..?
설마 나 때문에..........?




산이는 오늘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점심시간에 나간 로하도 그대로 교실에 돌아오지 않았다.









다음날, 뻔뻔하게 책상에 앉아있는 강새아를 보자 분노가 차 올랐다.
난 가방을 벗어던지고 강새아에게 달려가 소리쳤다.





"너, 참 대단해.... 어떻게 뻔뻔하게 내 앞에 나타나지?"

"갑자기 왜그래... 무슨소리야...?"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





"씨발!! 죽고싶어? 어디서 시치미야? 너 때문에... 내 친구가...."

"내가 무슨짓을 했다고..."





내가 이런반응 보일꺼란 계산까지 넣은 모양이다.
더러운 년 같으니.........



팔을 들어올려 강새아를 때리려는 찰나, 로하가 나타나 내 팔을 막았다.
그러자 강새아가 눈물을 보이며 로하에게 달라붙었다.





"로하야... 나 무서워 죽는줄 알았어"

"떨어져"

"응...?"

"내 몸에서 떨어지라고"





간신히 화를 억누르고 있는 듯한 목소리...



눈깜짝 할 사이 강새아가 비명을 지르며 나가 떨어졌다.
로하의 주먹에 의해서............



구경하던 몇 몇 아이들이 허겁지겁 교실을 빠져나갔다.





"다시한번 그런 더러운짓하면 이정도로 끝나지 않을꺼란거 명심해"



바닥에 쓰러져 있는 강새아가 조금 불쌍했지만
이틀 전 일을 생각하자 더 패고싶은-_- 생각이 들었다.



난 로하의 손에 이끌려 옥상으로 올라갔다.
어울리게=_= 폼을 잡고 있는 녀석의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강새아가....."

"입 닥쳐"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살벌하게 나오냐.....-_-^





"띵띵띵띵- 띵띵띵띵-"





1교시를 알리는 종이 울렸다.



하지만 내려갈 생각이 없어보이는 녀석을 뒤로하고 돌아서는데,
갑자기 뒤에서 놈이 날 안았다.



달콤한 향이 온 몸을 감싸는듯한 이 느낌...... 기분좋다......





"나 좋아하면 내 말만 믿어.....
다른사람 말같은거 듣지도 말고 믿지도 마... 내 말만 믿어"





아로하...... 날 걱정했니......? 나 걱정해주는거야.........?



괜스리 콧잔등이 시큰거렸다.





"고마워... 하지만 여자 함부로 때리지마"

"명령이냐?"





살벌한 녀석의 눈과 마주쳤다.
난..... 오래살고 싶어.........-0-;;





"명령은 무슨... 절~대 아니지!!"

"쿡~"

"왜... 왜 웃어..?"

"-_-^"

"아니... 많이 웃으세요^^;;"

"으....크크.... 푸히히~ 하하하~"





우리의 아로하님..... 드디어 맛이 가셨습니다.....=_=;;;;
하지만 녀석의 모습을 보자니 마음이 놓였다.



아로하.... 가끔이라도 좋으니까 그렇게 솔직한 널 보여줘.....
그래야 내가 마음 편히 떠나지..........







하지만 며칠 후,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로하의 그런 모습 처음이였다.
그런 모습 보이는 로하가 아주 많이 원망스러웠다.





왜........... 왜 내 맘이 아팠을까...................?













그래도 지구는 돈다 { 60편 }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상처받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나 사랑하고 아무에게나 상처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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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지나치면 눈물이 됩니다.
그리움이 지나치면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하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그리움이 지나치면 자존심도,망설임도 없어집니다

이렇게 그대가 그리운데..
정말이지 미치게 그리운데...

그래서 난 한없이눈물이나고
또 다른사랑을 시작할수가 없고

그대를 향한 지나친 그리움에....
그리움은 후회입니다

난 아직도 그대를 사랑하는데..
그대를 떠나보낸 후회로
또 다시 그리워지는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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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찾은 돼지의 집.



돼지가 나의 방문을 오버하며 반가워하더니만 이유가 있었다.





"내가 왜 청소를 해야하는거야~!!!!!!!!!"

"떡볶이 사줄께"

"..정말...?"

"덤으로 김말이도"





두 팔을 걷어 올리고 3시간동안 청소기를 돌렸다.
그리고 밖으로 나와 배가 터지도록 떡볶이를 먹었다.



놈이 아이스크림도 먹자고 해서 아이스크림도 먹었다..-0-
버스 정류장에서 돼지가 걸려온 전화를 받더니 날 어디론가로 끌고가기 시작했다.





"어디가는데?"

"로하... 중학교 동창 만났데"

"근데?"

"근데 거기 맛있는 안주 많데"





으흐흐흐..... 공짜라면 환영이지^0^



상당히 좋아보이는 술집으로 들어가 오른쪽 끝 테이블로 걸어가는 돼지.
돼지 뒤를 열심히 쫓아가는 나.........-_-;;



투명한 유리 테이블 위엔 많은 술병들이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 로하와 로하 친구로 보이는 남자가 마주 앉아있었다.



친구란 놈......... 깔쌈한게 잘생겼다^-^





"야... 저 띨띨이는 왜 달구왔어?"

"뒷처리용"





돼지가 로하 옆에 털썩 주저앉으며 대답했다.



우..... 난 그것도 모르고 좋다고 따라오다니....
바보...바보... 하지만 그냥 가려니 비싼 안주가 땡긴다....





"뭐해? 앉아"





로하 친구 옆에 앉아라는 돼지말에 못이기는척 앉으려는데
로하가 말했다.





"이데, 일어나"

"응? 왜?"

"빨리 일어나"





로하는 돼지를 밀쳐내고 날 자신의 옆에 앉혔다.
그동한 조용히 있던 로하 친구가 입을 열었다.





"니 애인이야?"

"미친...."

"로하!! 너무해.."





돼지가 내 앞에 앉으며 눈물을 글썽였지만
로하는 놈을 무시하고 내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눈이 풀린것이 무슨짓을-_- 할것만 같았다.





"저기... 니 친구 소개해줘"

"자은도... 지금까지 여자한번 사귄적 없는 깨끗한 놈"

"하하^^ 반가워... 난 산어래야..."





대답 없는 친구놈......
그래... 내가 어디 한두번 무시 당하냐!!!




난 철저히 안주귀신이 되어 남자들의 수다를 경청했다.
3시간째 마신결과 새벽 2시였다.



하지만 이것들...... 취해서 그런지 일어날 생각을 안한다.





"강새아... 아직도 너 쫓아다니냐?"

"술맛 떨어지게 그 년은 왜?"

"너에 대한 사랑이 지나쳤지.... 그래서 들이 많이 미워했고..."





로하가 들고있던 잔을 내려놓았다.





"자은도... 너 많이 컸다?"

"나? 그럼... 2년이나 지났는데"

"내 앞에서 감히 들이얘기를 꺼내고 말이야"





로하녀석........ 눈빛이 피빛이다!
돼지도 그걸 느꼈는지 허둥지둥 상황수습에 나섰다.





"오늘은 그만마시자... 시간도 너무 많이 지났고... 어래 집에 데려다 줘야지"

"맞아... 나 빨리 집에 가야돼"

"그럼 둘이 꺼져! 나 이 자식이랑 할일 남았다"

"아로하... 아직도 들이 못 잊은거냐..?"

"씹새-"





기어코 일이 터졌다.
로하 주먹에 자은도가 의자와 함께 뒤로 넘어졌다.
나와 돼지는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 로하를 잡고 밖으로 끌고 나왔다.





"너희 둘... 죽고싶지? 방해하지마"

"정신차려... 그만 잊을때도 됐잖아"

"이데... 니가 뭘 알아? 니가 나에 대해 뭘 안다고 지껄여!!"





돼지... 로하 말에 상처 받은걸까......?
아무말없이 뒤돌아 걷기 시작했다.





"야!! 나 혼자 어떡하라고!!! 이 돼지놈아, 거기 안서?"





하지만 끝내 놈은 돌아보지 않고 사라졌다.
잠시 얌전히 있던 로하가 자은도를 보자 놈에게 달려들었다.





"아로하... 너랑 싸우기 싫으니까 이 손놔"

"못 놔..."

"내가 오늘 널 찾은 이유를 말해주지..."











녀석이 로하손을 뿌리치고 담배를 꺼내 물었다.





"들이 죽은거... 몇달 전에 알았다"

"그래서 속 시원하냐?"

"사망원인은 교통사고"

"그만해!!!"

"그때 들이가 왜 교통사고 당했는지..알아....?"





지금 그 말은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라는 말.......?!!!





"그게 무슨 말이야?"

"강새아... 아주 대단하더라"

"들이 죽은거 우연이 아니였단 소리야...?"

"조사해보니까 들이 죽기 전에 강새아가 들이한테 몇번 협박을 했더군....
그리고 교통사고로 죽은날... 그때 강새아가 들이 불러냈어"





난 그 자리에 맥없이 주저앉는 로하를 잡았다.





"내가 유일하게 좋아했던 놈이 너다... 떠나기 전에 선물주려고 왔어....
그리고 죄인이 양심의 가책도 없이 살아가고 있다면....
죄의 댓가를 받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면 안되겠지....?"

"나 거짓말 싫어한다... 알지...? 빨리 거짓말이라고 말해"

"산어래라고 했지? 로하 충격 받았을테니까 빨리 가서 재워"





돌아서는 놈의 등 뒤에 대고 로하가 소리쳤다.





"이 새끼야!! 거짓말이라고 말해.... 빨리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란말이야..."





로하 얼굴 위로 떨어지는 액체를 떨리는 손으로 닦았다.



나.... 이런 너의 낯선 모습 싫어..... 감당하기 힘들어........
다른 여자 때문에 아파하는 니 모습..... 보기 싫어.....



난 금방이라도 부서질것 같은 로하 몸을 있는 힘껏 끌어안았다.



자꾸.... 자꾸만 처음 만났던 날의 장면이 떠올라.......
산이가 말해준 너의 불치병이 생각나..... 불안해 미치겠어.......





날 두고........... 날 두고 니가 떠날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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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비어있는 로하의 책상.

책상은 일주일째 주인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끝날무렵 복도가 소란스러워졌다.
무슨 큰일이라도 난 마냥 아이들은 어디론가고 뛰어가고 있었다.



난 한 아이를 잡고 물었다.





"다들 어디 가는거야?"

"지금 운동장에서 로하랑 강새아라는 여자애가 붙었데"

"뭐? 그게 무슨소리야..?"

"나도 몰라! 그래서 지금 구경하러 가는거잖아"





로하..... 로하가 지금 학교에 왔다고........?!!!!



난 앞서가는 아이들을 제치며 운동장으로 뛰어나갔다.
많은 아이들이 나와 있었지만
정작 로하와 강새아 주위에는 돼지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난 조심스럽게 돼지 옆으로 가 로하를 살폈다.





"지금까지... 내가 말한게 사실이냐고 물었다"

"오해야... 분명히 누군가가 나한테 죄를 덮어 씌우려고 그런거야!!
난 아니야....... 정말이야....."





로하가 발로 강새아 복부를 걷어찼다.





"커억...."





강새아가 피를 토하며 앞으로 쓰러졌다.
구경하던 아이들 틈에서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죽여버리겠어"












그래도 지구는 돈다 { 61편 }



나를 버린 나.. 나를 외면하고 외롭게 만드는 나.
나는 나를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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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뒷 모습이 너무나 위태롭습니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당신모습을 보자니
내 가슴이 너무나 시립니다

내가 당신의 지친 어깨를 감싸주고 싶어요
나에게 기대어 쉬면 안되나요
난 언제나 당신 옆에 있어요
당신이 필요로 하는 곳엔 언제나 내가 있어요...

슬퍼하지 말아요
당신이 슬퍼하면 난 그 모습이 너무 슬퍼
가슴이 찢어집니다

괴로워 하지 마세요
당신이 괴로워 하면 난 그 모습이 너무 괴로워
술로 밤을 보내니깐요

이제 그녀를 잊고 나에게로 돌아오세요
난 당신을 버리지 않아요
당신을 아프게도 하지도 않아요
이제 내 어깨에 기대어 편히 쉬세요
내가 그대의 편안한 안식처가 될께요
그대 나에게로 오세요

영원히 당신을 사랑하는
나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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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먼지를 뒤집어 쓰며 이리저리 나뒹구는 강새아.
운동장은 강새아가 흘린 피로 물들어져 있었다.





"로하 좀 말려... 저러다 강새아 죽이면 어떡해?"

"............"

"야!! 이 돼지새끼야!! 빨리 로하 말려!!!"

"강새아가 잘못했어.."

"그래도... 그래도 저건 너무하잖아!"





하지만 이 상황을 외면하는 돼지녀석.....



그래.... 니 도움따윈 필요없어!
난 말릴꺼야... 로하를 살인자로 만들순 없어.......





로하에게 달려가 놈의 팔을 잡으려다 녀석의 주먹에 맞았다.
입술이 터졌는지 피맛이 느껴졌다.



난 로하의 행동을 살피며
완전히 정신을 잃은 강새아의 몸을 끌어안고 소리쳤다.





"그만해!!! 그만하라고!!!!!!!"





몇 번의 발길질이 나의 등과 배를 강타했다.





"윽-"

"산어래!!"





이제서야 내 이름을 부르며 달려오는 돼지녀석.





"괜찮아? 위험하게 왜 뛰어들어? 너까지 다치고 싶어?"

"강새아 정신 잃었어... 빨리 119에 전화해..."





나의 말에 강새아의 상태를 살피던 돼지의 표정이 굳어졌다.
난 멍하니 있는 돼지의 엉덩이를 걷어차며 소리쳤다.





"119!!!!!!!!"





핸드폰을 꺼내 전화하는 돼지에게서 로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아무런....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주먹을 꽉 쥔체로 구급차가 올때까지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을 뿐이였다.



들것에 옮겨져 구급차에 실리는 강새아.
뒤 따라 타는 돼지....
나 또한 석고상마냥 서 있는 로하의 손을 잡고 구급차에 올라탔다.



잡고 있는 로하의 손에서 작은 떨림이 느껴졌다.



느끼고 있니......? 느끼고 있는거야.........?
니가 한짓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아는거야?



생각보다 강새아의 상태가 심각한것 같다.
원래도 몸이 안 좋아서 학교에 잘 나오지 않는 아인데......





병원에 도착하고 새아는 응급실로 들어갔다.
돼지가 새아 부모님께 전화를 하고 내 옆에 앉았다.
초조한지 연신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했다.



그에 반해 내 왼쪽에 앉아있던 로하는 그대로였다.


어디를 바라보는지 알수없는 눈빛.........
굳게 다문 입...........
내 손을 꽉 잡고 있는 손까지도..............



걱정되지......? 새아가 걱정되지..........?
바보... 너도 이렇게 상처받을꺼......
너도 이렇게 괴로울 일을 왜 저지른거야......




새아의 부모님이 도착하고, 로하를 붙잡고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로하야... 우리 새아 무슨일이니? 사고라도 당한거야?"





이렇게 말하는걸 보니 로하가 한 일을 모르는 모양이다.





"지금 로하도 충격받았습니다"





돼지가 로하 팔을 잡고 있는 새아엄마의 손을 떼며 말했다.





"어떻게 된거니? 우리 새아 많이 다친거야?"

"그건 저희도 잘....."





너무 간절한 새아 엄마의 시선을 외면하는 돼지였다.



그때 마침 응급실에서 의사가 나왔다.
자기딸이 지금 어떤 상태냐고 묻는 새아 부모님의 질문에 의사는,





"..혼수상태입니다....
누구한테 맞았는지 심한 타박상에 뇌출혈의 흔적도..."

"여보!!!!!!"





끝내 기절하는 새아 엄마.
새아 아빠는 간호사를 부르며 빨리 응급실로 옮겨달라고 했다.



긴 한숨을 토해 낸 돼지가 밖으로 나갔다.


이제 어떻게 되는거지......?
혼수상태면 영원히 깨어나지 않을수도 있다는 소리잖아......
안돼...... 그럼 로하.... 로하보고 평생 죄책감 느끼면서 살라고..?
안 그래도 죽고싶어 안달난 놈인데......



아로하!!!!! 너 안죽을꺼지? 내 옆에 있을꺼지?
내가 진심으로 너 좋아할때까지 내 곁에 있어..... 꼭 있어야돼...........





천천히 열리는 응급실 문으로
얼굴까지 시트로 덮여진 배드 하나가 나왔다.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함께 나온 의사에게 달려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됐죠....? 아니죠....?"





머리를 좌우로 흔드는 의사의 멱살을 잡는 20대 초반의 남자.





"뭐라는거야? 그럼 내 동생이 죽었다는거야?"

"죄송합니다.... 저희도 최선을 다했지만...."

"이 새끼야!!!! 의시가 괜히 의사야? 빨리 살려내!! 내 동생 살려내....."





남자의 울부짖음이 복도에 길게..... 울려퍼졌다.
로하의 떨림이 심해졌다.





"아로하... 괜찮아? 추워?"





정신나간듯한 로하의 얼굴과 행동들......
난 놈이 정신차릴때까지 녀석의 뺨을 때렸다.





"정신차려!! 너 이렇게 쉽게 무너지는 놈이였어? 강새아, 괜찮아!!! 괜찮데..."

"으.... 흐흐흑........."





고개를 떨군 로하가 그제서야 울음을 터뜨렸다.



아로하...... 너 왜 이렇게 약한거야........
내가 너 우는모습 안 어울린다고 했잖아......
울지마....... 울지마.........

니가 그렇게 죽을듯이 울면 나 숨이 막히는것 같단말이야.......



일어서 있떤 난 앞에 앉아있는 로하의 머리를 품으로 끌어당겨 안았다.
숨을 고른 로하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들이..... 고통스러운 상황속에서도... 웃으면서 갔어...."





울먹이는 목소리로 인해 무슨말인지 잘 들리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조금이라도 오래 살다 가서 고맙다고 했어......
그 바보가..... 고맙다고 했어..... 고맙다고......."

"...................."

"강새아만 아니면.... 좀 더 행복을 느낄수 있었는데.... 고통만 받고 갔어.....
난 아무것도 해줄수가 없었어...... 아무것도 해줄수가 없었다구....."





이런 상황속에서도 들이를 질투하는 내가 보인다.
아직까지 들이를 잊지못하는 로하가 아주 많이 미웠다......








그 이후로 난 하루도 빠짐없이 강새아를 찾았다.
눈 뜰 생각을 안하는 새아를 보면서 매일같이 이렇게 얘기했다.





"그만 자.... 넌 그렇게 오래자지 않아도 이쁘니까...... 알지?
니가 좋아하는 로하, 평생 죄책감 느끼게 할꺼야? 아니지?
일어날꺼지? 일어날꺼면.... 로하 쓰러지기 전에 일어나... 부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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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라는 시간이 지나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수업을 마치고 병원을 찾았는데......
새아가..... 새아가 깨어나 있었다.




영원히 깨어날것 같지 않은 얼굴로 누워있던 강새아가 눈을 떴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62편 }



나를 버린 나.. 나를 외면하고 외롭게 만드는 나.
나는 나를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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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한 사람을 사랑했다면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그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 법입니다.

다만......
그 기억의 아픔으로 부터 벗어나
살며시 미소지을 수 있는
여유로 남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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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병실에는 새아뿐이였다.



문 열리는 소리에 들어오는 날 쳐다봤지만
강새아는 무관심한 얼굴로 다시 바라보고 있던 창문으로 눈을 돌렸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강새아가 깨어난게 직접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나였다.
난 튤립을 선반 위에 놓고 잠시 망설였다.



무슨말을 해야하지.....?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돼...?





"로하........"





이것저것 생각하다 새아의 말을 놓쳤다.





"어?"

"로하.... 지금 뭐해..?"





로하는 그 날 이후로 한번도 강새아를 찾아오지 않았다.
학교에도 딱 1번 나왔을뿐....



내가 집으로 찾아가도 방안에서 문을 걸어 잠근채 나오려 하지 않았다.
로하도 새아만큼이나 고통받고 있었다.
아니..... 자기 자신에게 벌을 주고 있었다.





"잘있는건 아니야...."

"..그래....? 천하의 아로하가 나때문에 괴로워한다? 웃기는군..."





아무리 로하가 때려서 다친 강새아라 하지만 지금의 태도...
맘에 안든다.





"로하가 뭐라고 안해?"

"무슨....."

"나 살인자라고 안그래?"

"강새아!!"

"인정해.... 인정한다구!! 들이가 부러웠어... 2년동안 좋아한 나보다
몇 번 보지 않은 들이를 좋아하는 로하가 너무.... 미웠어...."





자세한건 아니지,만 돼지에게 들었다.
강새아와 들이의 얘기................





"아직도 들이가 미워... 아직까지 들이 잊지못하는 로하가 미워....
5년동안 바라보기만 한 내 심정 알아....? 이런 비참한 기분 알기나 해?"





이해해...... 나 또한 들이라는 아이가 부러우니까.....
아직까지 들이 잊지 못하는 로하가 미우니까.............





"들이가 미워서 내가 아닌척하며 협박도 했어.....
하지만 내가 죽이지 않았어... 그건.... 사고였어"

"사고...?"

"그래,사고... 평소에 날 잘 따르던 애였기에 불러내는건 쉬웠지...
하지만 빨간불인데도 뭐가 급한지 날 보더니 막 뛰어왔어... 내 이름을 부르며....
말릴틈도 없이 승용차에 치였어... 들이를 친 승용차는 그대로 달아났고..."





지금 새아가 하는 얘기들.... 거짓말 같지는 않다.
그리고 강새아.... 들이 미워한다고 말했지만 나에겐 반대의 의미로 들렸다.





"밤이였어... 목격자라곤 나와 내 친구... 단 두명이였지...
그때 우리 나이 겨우 16살이야!!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도 모르게 친구를 따라 뛰어가고 있었어"

"강새아......"

"굳이 로하에게 말할 필요없어... 하지만 단 한사람이라도 진실을 알아주길 바라니까.....
그동안 너한테도 미안했어... 정말 미안해... 용서해줘... 그리고 로하... 잘 부탁해"

"무슨 의미야...?"





살짝 미소짓는 강새아가 예뻐보였다.





"나 이민가...."

"왜? 로하때문에?"

"아니.. 원래 작년에 가기로 했는데 부모님께 졸라서 늦춘거야...
여기에 있을 이유가 없으니까 가야지...."

"찰칵-"





새아 엄마가 들어오더니 내 손을 꽉 잡고 눈물을 글썽였다.





"고마워... 깡패놈들한테 맞고 있던 새아를 로하랑 같이 구해줬다면서..."

"...네?"





난 새아를 쳐다봤지만 고개를 돌린체 누워있었다.





"학생이 안도와줬으면 우리 새아 어떻게 됐을까...."

"엄마... 나 그만 쉬고싶어.."

"아, 그래... 학생 퇴원하기 전에 또 와"

"올 필요없어"

"새아야...."

"괜찮아요... 그럼 가보겠습니다"





미안해하는 새아 엄마를 뒤로하고 병실에서 나왔다.
바람이 불고, 먹구름이 낀 어두운 하늘이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것 같았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머리를 흔들었다.



집에 거의 다 와서 비가 왔기에 망정이지....-_-;;
근데 다래는 아직 안왔나....? 이 녀석도 우산 없을텐데......



난 다래에게 전화를 했다.





"따라라라라라~ 라랄라라"





어라? 집안 어디에선가 울리고 있는 핸드폰.
벌써 들어와서 자고 있는건가?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 다래 방문을 열었다.
스위치를 찾아 더듬거리다 딱딱한 무언가에 무릎을 박았다.





"윽!! 아퍼라....."





어렵게 찾은 스위치를 누르자 방 안이 환해졌다.





"산다래......"





다래는 바닥에 웅크린체 앉아있었다.





"불도 안켜고 뭐하는거야? 밥은 먹었어?"





녀석이 고개를 들었다.


싸늘한 눈빛..........
밖에서 무슨 안 좋은일이라도 있었나......-0-;;





"밥먹자.. 내가 니 좋..."

"놔"





손 잡은 내 손이 너무 무안할 정도로 차갑게 말한 놈이 일어나 방을 나갔다.





"왜그래... 나한테 화난거 있어? 있음 말해"

".........."

"말하라구!! 비도 오고, 날도 저물었는데 어디가? 야!! 산다래!!!!!!"

"쾅-!!"





현관문이 세게 닫히고 놈이 나갔다.
우산 안 가지고 가는것 같던데......



난 우산을 들고 밖으로 나와 다래를 찾았다.
발걸음 무지 빠르다.
나간지 10초도 안됐는데 벌써 저만치 가고 있었다.



흙탕물과 빗물이 튀었지만 뛰어서 다래 옆까지 갔다.





"우산 쓰고 가"





놈 위로 우산을 받쳐줬는데 받을 생각을 안한다.





"우산 받어!"

".............."





난 다래가 비 안맞게 우산 드랴, 빠른 걸음 맞추랴 정신이 없었다.



보아하니 죽어도 우산을 들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비 맞게 할수도 없고.............



어쩌다보니 다래와 함께 우산을 쓰며 어느 카페앞까지 와버렸다.
다시 집까지 가려면 40분이나 걸어야한다.



산다래........ 이렇게 먼곳까지 올꺼면 택시타지.....-_-^





2층으로 올라가는 놈을 한번 더 쳐다보고
다시 비가 쏟아지는 거리로 나왔다.



그때 내 앞으로 택시가 섰고,
안에서 내린 남자가 후다닥 내 우산속으로 뛰어 들어왔다.





"넌....."

"방가~ 방가~"

"너 혹시... 저 2층으로 다래 만나러 가?"

"응^.^"

"다래 오늘 무슨일 있어? 장난아니더라.... 근데 남자들도 카페에서 수다떠냐?"

"설마........누나 모르는거야?"





불안하다..... 이 놈의 건망증이 또 문제 일으켰나.......-_-^





"내가 뭘 몰라.....-_-"

"그럼 오늘이 무슨날이야?"

"오늘? 가만 있어봐... 6월 27일 수요일....맞지?"





낙담하는 십원의 얼굴이 보인다.





"아니야? 그럼 목요일인가...?"

"오늘...... 다래 생일이잖아....."





다래.. 생일.......?
아...... 맞다!!! 오늘 다래 생일이다.




어쩌지..... 어쩌지..... 다래 화 단단히 났는데 나 이제 어떡해.......ㅠ0ㅠ











그래도 지구는 돈다 { 63편 }



나를 버린 나.. 나를 외면하고 외롭게 만드는 나.
나는 나를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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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아름다운 이유는
모든 형체를 삼켜버리는 어둠속에서 홀로 빛나기 때문이고
추억이 아름다운 이유는 부끄러운 기억일지라도
우리를 웃음짓게 하기 때문이며

꿈이 아름다운 이유는
가까운 미래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리라.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둘이서 나란히 밤 하늘의 별을 바라보게하고
지난 날을 생각하며 같이 웃고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가며
둘 만의 아름다운 꿈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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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원의 뒤를 따라 들어간 카페 안에는
커플로 보이는 남,여를 제외하곤 아무도 없었다.



다래는 창가 구석진 테이블에서 홀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나이가 어려서 그렇지.... 잘생긴 덕에 뭘해도 멋있었다.



잘난 놈 같으니............-_-;;;



난 날 노려보는 다래를 향해 어색하게 웃었다.





"이 녀석이 같이 올라오자고 해서....^^;;"

"내가 언... 윽!"





십원의 허벅지를 꼬집어 입을 막았다.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비벼끄던 다래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디가려고?"

"집에 간다"

"야... 조금 있으면 애들오는데 어딜가?"





난 조용히 지금의 상황을 정리했다.



친구들끼리 모이는데 내가 끼어서 기분 잡쳤다는 소리....?
나도 생일 축하해주려고 했는데..... 나쁜 자식!!!!!!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찰나 문이 열리면서 남자 다섯명과 여자 두명이 들어왔다.
차려입은 꼴이 다들 쌩양아치 같았다...-_-;;



그 중 치마정장을 입은 쌔끈한 여자애가 다래이름을 부르며 달려왔다.
그러자 다래놈이 날 잡아 당겨 자신의 옆자리에 앉혔다.



달려오던 여자의 얼굴이 굳어지고,
같이 들어온 남자들이 내 앞에 앉더니 날 뚫어져라 쳐다봤다.





"산다래... 너 누나..."





저번에 우리집에 왔던 놈이 얼굴을 찡그렸다.
난 다래가 그 놈의 정강이 치는걸 보았다....-0-



아직까지 나와 다래를 노려보며 서 있는 여자.





"...누구야..?"

"보면 몰라? 더이상 귀찮게 달라붙지마"

"너... 여자친구 없는거 다 알아... 그리고 니가 이런다고 내가 포기할줄 알아?"

"그래? 그럼 포기하게 만들어주지.. 잘 보라구"





실실거리며 웃던 다래의 입술이 살포시 내 입술에 겹쳐졌다.



산다래.... 너 지금.... 장난이지........?
난 여자를 떼어놓기 위한 연기일꺼라 생각하고 가만히 있었다.



하지만 키스는 더욱 깊어지고, 내 입은 점점 벌어졌다.
평소에 담배 연기조차 싫어한 나였는데,
다래에게서 전해지는 씁쓸한 담배 맛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능숙한 다래의 키스....... 숨이 막히는것 같은 이 느낌.......
그리고 지금 내게 키스하는게 내 동생이라는 사실.......



내가 놈을 밀치기 전에 놈이 먼저 입술을 뗐다.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께"

"미림아...."





남자들과 같이 들어왔던 여자 두명이 사라지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





"정말 니 여자친구야? 교복이 한일고등학교 교복인데...." - 날 모르는 녀석

"너 어떻게....." - 우리 집에 왔던 녀석

"산다래... 나 좀 보자" - 십원 녀석

"지금부터 입 연 새끼, 각오해" - 다래 녀석





난 아직까지 내 허리를 감싸고 있는 다래의 팔을 풀으려 했지만,
놈이 힘을 주는 바람에 난 더욱 다래의 옆에 붙어버렸다.



장난이라 해도 이건 지나치다!





"빨리 놔..."

"........."

"장난은 여기까지야! 그만해.."

"병신"





가슴이 따끔거린다.
산다래... 난 잘못한게 없는데 왜 그런말로 사람 상처주는거야?





"뺨 맞게 전에 얼른 꺼져"

"...뭐...?"

"맞고싶으면 계속 있든지"

"그게 무슨말이야?"

"재수없는 년.... 아주 기어오르네"





어느새 나타난 미림이라는 아이와 그 친구.
난 벌떡 일어섰다.



2살이나 어린것한테 욕을 먹고도 아무말 못하는 나.......-_-;;





"다래가 키스 한번 해줬다고 아주 기고만장하고 있는 꼴이.."

"좋은말로 할때 존칭 넣어라"

"하긴.... 얼굴보니 폭삭 늙어셨네~"

"이...이게...."

"너야말로 재수없으니까 꺼져... 그리고 다래 입술 더럽힌 죄는 받아야겠어"





황당해 멍해 있는 사이 주먹이 날아왔다.
피하려고 했을땐 이미 늦었다.



헌데 아품이 느껴지지 않는다.
살짝 눈을 뜨며 바라본 곳에 산이가 있었다.





"산이야...."





언제나처럼 내가 위험할때마다 내 앞에 나타나는 반 산.....



이런게 운명이라면........
이런게 인연이라면........



산이에게 팔목을 잡혀 있는 미림이라는 아이...
산이를 바라보는 눈이 심상치 않다.





"폭력은 안 좋아요"





살짝 미소짓는 산이에게 이젠 완전히 뿅 가 있는 모습이다.





"넌 왜 멍하니 있어? 하마터면 얼굴에 손자국 생길뻔 했잖아"

"근데 여긴 어떻게 왔어?"





이곳은 산이의 집과는 정 반대였다.





"약속이 있어서... 넌 아직도 교복차림이네?"

"아... 새아한테 갔다오냐구...."





산이의 얼굴색이 변하는걸 느낄수 있었다.





"산어래.. 앉아"





단단히 화가 난 다래의 목소리.





"산어래...?? 뭐야... 다래랑 성이 똑같잖아... 설마...."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을 흐리는 미림....


산다래.... 속일려면 끝까지 완벽하게 속일것이지......





"빨리 앉어!!!!!"

"왜 소리는 지르고 그래? 나 갈꺼야!! 넌 친구들이랑 재미있게 놀다와!! 산이야, 가자..."





난 산이의 팔을 붙잡고 그곳에서 나왔다.
언제 비가 그쳤는지 하늘은 제 색을 찾아가고 있었다.





"저기......"

"누구냐고? 내 동생이야^^"

"동생? 근데...."

"좀 건방지지? 그래도 착해... 내 하나뿐인 동생인걸..."

"그래... 하나뿐인 동생....."

"아... 미안....."

"됐어...."





비 덕분에 상쾌해진 공기를 흠뻑 들이마시며 걸었다.
그러다 산이의 말이 생각났다.





"참!! 너 누구 만나러 왔다고 했는데 내가 끌고 내려와 버렸으니... 어쩌지?"

"상관없어... 저기 오고 있거든"





내 눈이 산이의 손가락을 따라갔다.



20대 초반의 젊은 여자.
돈도 많아 보인다.
게다가 얼굴까지 완벽하다.



또 다시 가슴이 쓰려온다.
하지만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머리속에 있는 생각들을 지워버렸다.





"저 여자가 오해하기 전에 가야지^^ 내일 봐~"

"어래야......"





웃으면서 뒤돌았다.



그래.... 잘했어.... 산어래.......
그렇게 하는거야.... 이젠 산이를 놓아주는거야......



그래도....그래도 마지막으로 보고싶어........
산이의 미소를...... 산이가 행복해 하는 얼굴을.......





가던 걸음을 멈추고 돌아섰다.



여자와 다정히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보인다.
여자의 머릴 쓸어 올려주며
자연스레 허리에 팔을 두르는 산이의 뒷모습이 보인다.




사랑이 무언지 잘 몰랐어... 그냥 가슴 두근거리고.....
한없이 웃음이 지어지는건 줄만 알았어....
근데 그게 아닌가봐... 그에 대한 책임이 따르는거.... 무거운 책임....
그게 있다는거 난 몰랐어......


이젠..... 널 내 맘에 묻을 수 있을것 같아.....
내가 사랑할 수 있게 내 맘을 예쁘게 만들어 준 널 잘 간직할게....
잊혀지는거..... 잊는거..... 그런거 말구........
널 그렇게 기억할께....... 고마운 기억을 다 잊지 않을께.....







집에 돌아와 잠을 청했지만 답답한 마음에 잠이 오질 않았다.



이상했던 다래의 행동들과 갑작스런 키스.....



왜 그랬을까...... 왜 키스를 한거야!!!!!!!
우리가 피 한방울 섞이지 않는 남남이라 하지만 이젠 가족인데.....



산다래.... 넌 아무렇지 않은거야....? 아직도 내가 싫은거니.....?
아무리 내가 싫다해고 그런식으로 날 괴롭히는건 옳지않아.....




더 생각하다간 머리가 부셔질것 같아 억지로라도 잠을 청했다.



이러저리 뒤척이다가 이제 잠이 들었다 싶었는데
내 방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덕분에 잠이 확 달아났다.



그림자를 보니 얼핏 다래와 비슷했다.





"다래니....?"

"아직 안 자네.."





놈은 비틀거리면서도 내 침대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술...마셨어?"

"그 놈 누구야?"

"그놈....??"

"아까 같이 나간 새끼말이야!!!!!!"





다래의 주먹이 가까스로 내 얼굴을 스치며 베게로 날아갔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64편 }



나를 버린 나.. 나를 외면하고 외롭게 만드는 나.
나는 나를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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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눈에 나의 눈을 묻고
너의 입술에 나의 입술을 묻고
너의 얼굴에 나의 얼굴을 묻고

말하렴, 오랫동안 망설여왔던 말을
말하렴, 네 숨 속에 숨은 진실을
말하렴, 침묵의 언어로 말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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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있는 내 위에서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녀석을 밀쳐내려 했다.
하지만 누운 상태에서 힘을 쓰기란... 힘든일이였다.





"내가 니 생일 안 챙겨줘서 이러는거야? 그런거라면 미안해... 몰랐어..."

"........."

"하지만 다음부터 그런 이상한 행동 하지마..."

"예를 들어 어떤거?"

"그걸 말로 해야만 알아?"

"난 이해능력이 딸려서 직접적으로 말해야만 알아들어"





난 녀석과 마주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키스......"

"키스가 뭐 어때서?"

"넌 아무렇지 않아도 난 아니야!!!
넌 내 동생이야....... 난 니가 내 동생이라서 좋단말이야...."





괜스리 눈물이 났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내 맘을 몰라주는 다래가 야속했다......



차갑고 거친 다래의 손이 얼굴 위로 떨어지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알았어... 미안해...누나..."





녀석이 천천히 몸을 일으켜 방을 나갔다.
난 베게에 얼굴을 묻고 큰소리로 엉엉 울었다.



다래가....... 처음으로 날 누나라고 불렀다.............





다음날, 다래는 나보다 훨씬 일찍 일어나 집을 나가고 없었다.
내가 매일 웃는건 아니지만 오늘처럼 우울하게 있지도 않는다.



순미가 초콜릿을 손에 쥐어주며 미소지었다.





"요즘 니 얼굴 말이 아니야... 이거 먹구 힘내^-^"

"고마워....."

"친구사이에~ 고맙다는 말은~ 쓰는게 아니야~"

"푸힛-"





신성일 버젼으로 말하는 순미덕분에 웃음이 나오며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또 다시 내리기 시작하는 비를 바라보며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지원아.........



비를 계속 보자니 눈물이 나올것 같아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깜짝이야"

"놀랬어?"

"어...언제왔어?"

"몇 초 전에"





난 순미자리에 앉아있는 산이를 쳐다봤다.
하지만 산이는 내 얼굴이 아닌 내 손을 바라보고 있었다.





"반지 예쁘다... 산거야...?"

"아니...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가 준거야..."

"친구.....?"

"응... 아주 예쁜 친구가 있어... 이제보니 너랑 잘 어울리겠다"





내 말에 산이가 웃었다.





"제일 좋아하는 친구가 줬으니까 잘 간직해야겠네..."

"평생 끼고 있을꺼야...."

"그래......."

"다들 자리에 앉아!!"





담탱이가 교실로 들어오며 소리쳤다.
무슨 심각한 얘기를 하려는지 교탁에서 교실을 한번 쭉 훑어본다.





"안타까운 소식이 있다... 강새아가 이민을 간다...."





웅성거리는 아이들로 인해 교실이 시끄러워졌다.





"조용!! 몸이 안 좋아서 직접 와서 인사는 못한다고 하더라...
섭섭하면 병문안 한번씩 가고!!! 오늘의 공지사항은...."





강새아.... 나 너 마중 안 나간다.... 니가 바라는 일이겠지만......
가서......... 가서는 행복해라......로하는 걱정말고.........



내 말에 강새아가 대답이라도 하듯 갑자기 천둥이 쳤다.







난 오늘도 학교에 나오지 않은 로하를 찾아가기 위해 보충수업을 빼먹었다...-_-;;


하지만 아직 학교 건물 안이다.
하나밖에 없는 우산을 어제 그 카페에 놓고 와버려서 지금 빈손이다.



폭우처럼 쏟아지는 이 비를 맞고 어떻게 가냐......
쉽게 그칠것 같지도 않은데..........ㅠ0ㅠ



발을 동동구르며 야속한 하늘을 째려보고 있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젠장.... 선생한테 들킨건가........?
하지만 내 옆으로 다가온건 선생님이 아니라 사천이였다.





"무슨 급한일 있어...? 보충까지 빼먹고..."

"으응......"

"자, 이거 써"





내게 우산을 내미는 사천....





"이거 니 우산이잖아"

"난 괜찮아... 좀 있으면 비 그칠꺼야.."





이러면... 니가 이러면 나 정말 너 볼 낯이 없어.... 알잖아......





"넌 어서 수업에나 들어가!! 그리고 우리 아직은 아니다~"

"산어래!!!!!!"





앞이 보이지 않을정도로 쏟아지는 비 속으로 뛰어들었다.
뒤에서 사천이가 뭐라고 하는것 같았는데 빗소리 때문에 들리지 않았다.



난 교문까지 죽어라 뛰어 택시를 탔다.
택시기사 아저씨가 생쥐꼴인 날 보고 내리라고 했지만 끝까지 버텼다.
그 깡-_-;; 덕분에 난 돼지네 집에 잘 도착했다....



초인종을 아무리 눌렀지만 대답이 없었다.
잠겨져 있을거라 생각하고 돌린 문은 너무나 쉽게 열렸다.
난 안으로 들어가 소리쳤다.





"아로하!! 있어?"





오늘은 왠일인지 집이 깨끗했다.
방에도, 욕실에도, 심지어 창고에도 로하는 없었다.



이렇게 비가 오는데 어디갔지.......?



난 바닥에 계속해서 떨어지는 물을 닦다 걸레를 집어 던졌다...=_=^
올때까지 좀 씻어야겠다........



욕실로 들어가 문을 잠그려했는데 망가졌는지 잠기지 않았다.



뭐 금방 씻을껀데 그 사이에 오겠어....?



완벽하게 젖은 교복을 벗고 위에서 떨어지는 샤워기물로 몸을 씻었다.
뜨거운 물로 인해 추위가 한결 가시는것 같았다.
이젠 됐다싶어 물을 잠그려는데 어딘가에서 찬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왔다.



문이 열렸나..........?



물을 잠그고 문쪽으로 눈을 돌렸다.





"캬악~!!!!!!!!! 뭐야!!!! 뭐야~>ㅁ<"





몸을 감싸안으며 얼른 앉았다.





"아로하!!!! 문 안 닫어?"

"쾅-!!!!!"





언제부터 보고 있었지.......?
설마 다 본건...... 으악!!! 나 죽어버릴꺼야.......ㅠ0ㅠ



이 변태새끼...... 예전에 버스에서 내 엉덩이 분명히 만졌을꺼야......
그러면서 시치미 떼고 이번에도.........-0-;;;



난 욕실에 들어오기 전,
갈아입을 옷으로 옷장에서 꺼내온 옷을 입고 거실로 나왔다.
로하 놈은 쇼파에 누워 tv를 감상하고 있었다.





"말해봐.... 다 봤지?"

"눈 버렸다"

"이....이 나쁜놈!!! 변태시끼!!!!!!"





난 쇼파 위에 있던 쿠션으로 무작정 로하를 때렸다.





"경찰에 신고할꺼야!!! 나쁜놈... 나쁜놈!!!!!!"

"윽...."

"으악~>0<"





놈이 갑자기 내가 들고 있는 쿠션을 잡아당기는 바람에,
난 중심을 잃고 로하 위로 쓰러졌다.



로하의 얼굴과 내 얼굴사이엔 1cm의 공간만 존재했다.



이 놈의 심장이 미쳤나........



로하의 얼굴을 보자마자 쿵쾅대는 심장때문에 눈을 감았다.
로하의 숨결이 얼굴을 간지럽혀왔다.


저절로 침이...... 넘어갔다.....=0=





"눈은 왜 감았냐? 키스해 달라고?"

"무...무슨!! 저리 비켜!!!!!"

"날 깔고있는 사람이 누군데? 여자가 왜 이렇게 무거워?"





난 정말 눈 깜짝할 사이 로하 위에서 내려왔다.



내가 왜 눈을 감았지...?
으...... 이 바보....... 바보........ 그건 그렇고 내 몸!!!!!





"아로하.. 정말 다 봤어...? 아니지..?"

"무슨 대답을 기대해?"

"사실대로 말하기나 해"

"안 봤다고 하면 그건 하늘에게 거짓말 하는거겠지?"

"으흐흑..... 으앙............ㅠ0ㅠ"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했다.
로하는 내가 울음을 멈출때까지 조용히 있다 한마디 하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멍청하긴-"












그래도 지구는 돈다 { 65편 }



나를 버린 나.. 나를 외면하고 외롭게 만드는 나.
나는 나를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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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본질적으로 불공정한 거래...

더 사랑한 사람이 항상 손해를 보고,
더 사랑한 사람이 더 많은 노력을 하고,
덜 사랑한 사람이 떠나려 하면,
더 많은 눈물을 흘리고,
더 많이 아파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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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를 한번 들여마시고-0-;; 로하 뒤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무슨뜻이야....-_-;;"

"못 알아듣는 척하기는"

"야!!!!"

"드럼통같은 니 몸 안봤으니까 입 닥치고 있어!"

"정말이야...?"

"=_=^"





난 조용히 화장대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았다.





"안 나가?"

"학교엔 언제 나올꺼야? 강새아... 깨어났어... 건강해.. 그리고 이민간데..."





뒤돌아 누워있었기에 놈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수없었다.
난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이젠 죄책감 가질 필요없어... 그리고... 들이일은..."

"그만해"

"알아들었으면 내일부터 학교에 나와..."

"왜... 왜 그렇게 내 일에 신경을 쓰는거야? 너와 상관없는 일인데..."





나도 모르겠어... 난 그냥 내 마음 가는대로 행동할뿐이야....
나도 자꾸 로하 너에게 신경쓰는 내가 궁금해...........



난 아무말도 않고 방을 나왔다.



교복을 챙겨 나가려는 찰나에
돼지가 신경질을 내며 집으로 들어오는게 보였다.





"어라? 어쩐일이야? 그리고 왜 로하옷을 입고 있지..?"





이 옷이 그 놈꺼였냐.............-_-^





"교복이 젖어서 잠시 빌리는거다... 간다... 내일 꼭 로하랑 같이 등교해"

"아이스크림 사왔는데....."





현관문으로 가던 나의 두다리가
어느새 돼지를 따라 쇼파쪽으로 향해 있었다.



이 망할놈의 다리..... 아니, 이 거지근성........-_-;;;;;




돼지와 같이 열심히 아이스크림을 퍼먹고 있는데 로하가 방에서 나왔다.


나와 돼지는 로하를 한번 쳐다봐 주고-_-
다시 아이스크림 쟁탈전을 벌였다.



아이스크림이 얼마 남아있지 않았다.





"아이스크림 내가 사왔짜나!!!"

"같이 먹자며... 치사하게 왜이러셔"

"너 거기서 배 더 나오면 어쩌려고?"

"배 나와도 상관없어!"

"어쨌든 이건 내꼬야~"

"이 돼지놈아!!!"





그때 아이스크림통이 하늘로 솟았다.
정확히 말하면 로하가 아이스크림 통을 집어들었다.



우리가 뻥- 져 있는 사이 놈이 남은 아이스크림을 다 해치웠다.
순간 이성을 잃은 돼지와 난, 로하를 밖으로 쫓아냈다.





"빨리 아슈크림 사와~>ㅁ<"

"맞어... 니가 돼지 아이스크림 먹었으니까 책임져!"

"씹- 문 안여냐?"

"사올때까지 안 열어줄꺼야"





잘한다~ 우리 돼지~♪ 힘내라~ 우리 돼지~♬



아이스크림을 사러갔는지 밖이 조용해졌다.
우린 하이파이브를 외치며 신나게 집안을 뛰어다녔다.(비오는날 이게 무슨짓인지...-_-;;)





"사왔으니까 문열어"

"디게 빠르다~ 알았쪄~^^"





돼지가 문을 열자 빈손인 로하가 들어왔다.





"뭐야... 안 사온거야? 로하 거짓말쟁이"

"기다려봐"





로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떤 아저씨들이 집을 습격해왔다.
라면박스만한 상자 10개를 내려놓더니 무슨 명세서 같은걸 내밀며 말했다.





"이데씨가 누구시죠?"

"전데요...."





돼지가 그 아저씨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싸인해주세요... 총 379500원입니다"

"=0=;;;;;;;;;;;"





돼지가 노하를 노려봤지만
로하는 실실 웃으며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카드.... 되나요.......ㅠ0ㅠ"





아저씨들이 돌아가고, 돼지의 화 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로하.... 무서븐 놈이구나.... 우리 돼지 불쌍해서 우짜나....





"아로하... 잠깐만 방으로 들어와"

"왜? 여기에서 얘기해... 뭐하러 귀찮게 방으로 들어가?"

"그래? 어래가 봐도 상관없다 이거지?"





날 한번 쓱~ 쳐다보던 로하가 돼지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둘이 무슨짓을 하려고 내 눈을 피해 방으로 들어가는거지...?
수상해.....+_+ 설마 남자들끼리........


도리~ 도리~ 아닐꺼야!!! 내가 상상하는 그런건 절대 아닐꺼야!!!!





5분 후, 내 앞에 나타난 녀석들의 상태는 심히 의심스러웠다.



붉어진 로하의 얼굴.... 숨까지 헐떡된다.
그리고 블라우스 단추가 풀어진 돼지의 옷차림......





"너네 들어가서 뭐했어?"

"아이스크림이나 먹자"

"돼지야~ 뭐야? 응? 갈켜주라~"

"안먹으면 나혼자먹구"





결국 난 집에 올때까지 둘의 방 안에서의 행각을 알아내지 못했다.....-_-;;;;;








빗소리에 잠에서 깼다.
밖이 어두워 새벽인줄 알았는데 시계는 어느새 8시를 향해가고 있었다.



으악~!!!! 지각이다.
오늘도 다래 녀석은 날 버려두고, 자기혼자 사는 방식을 택했다.



산다래..... 오늘 저녁 없다....
흠..... 너무 가옥한가? 그럼 오늘 밤참없다....=_=;;



우산이 없었기에 정류장까지 열라 뛰었다.
그리고 버스에서 편한히 앉아서 올수 있었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내게 다가오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으니까....-_-;



버스에서 내리고 다시 교실까지 비 맞고 뛰어야했으니
나의 몰골은 말 안해도 알리라 믿는다.



역시 그냥 넘어갈 나의 베.스.트. 프렌드 최순미가 아니였다.





"키키키... 너 너무 완벽하게 샤워한거 아니니? 1년은 샤워 안해도 되겠다"

"죽을래? 안그래도 속옷까지 다 젖어서 찝찝한데...."

"우산은 장식용이냐?"

"없으니까 이 모양 아니겠어!!!"

"하나 사라... 돈 없냐? 빌려줄까?"





난 날 놀리는 순미를 밀치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사실...... 우산 살 돈이 없다..........ㅠ0ㅠ



이제부터 돈 관리는 자기가 한다면서 통장을 빼앗아간 다래.
하루에 차비빼고, 달랑 1000원이 내 용돈이다.



우산 살 돈 없으니까 제발.... 제발 비야 내리지 말아라.......



다행히 집에 갈땐 비가 그쳤다.
하지만 하늘은 내가 그렇게도 싫은지 다음날도 비를 뿌렸다.



난 조금이라도 비를 덜 맞기위해 검은 비닐봉지를 집어 들었다+0+
이것도 구석에서 가까스로 찾아낸 것이다.....ㅡㅡ;



봉지를 머리 위에 덮고 밖으로 나왔다.
머리는 무사했지만 온 몸으로 날아오는 비는 피할 도리가 없었다.



그래........ 오늘도 뛰자.........



뛰려고 자세를 잡고 있는데 누군가 나타나서 우산을 씌워줬다.
이거..... 드라마에서 많이 나오는 장면???
난 얼른 봉지를 치우고 그 주인공을 바라봤다.





"니가 여긴...."

"오늘은 비 맞지말라고..."





쪼.....쪽팔리게 봉지 쓴 모습을 보이다니....-_-;;;;





"싫어도 받아"





난 사천이가 내민 우산을 두고 고민했다.
그래... 오늘만 쓰고 돌려주자.... 난 대머리 되기 싫다구~>ㅁ<





"오늘만 쓰고 돌려줄께..."

"선물이야"

"그렇..."

"처음이자 마지막이야... 안 받을꺼야..?"





할 말 없게 만드네....... 쩝.........





"근데 선물에도 의미가 있는거 알아?"

"의미? 그런것도 있어?"

"우산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것 같아?"

"글쎄... 생각을 안 해봐서...."

"어떤 경우라도 당신을 보호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사천이가 가만히 내 눈을 응시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66편 }



나를 버린 나.. 나를 외면하고 외롭게 만드는 나.
나는 나를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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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왜?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까?

나에게 달려오는 발걸음 조차
사랑인데
왜, 말을 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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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방금 전에 사천이에게서 받은 우산을 펴 따로 걸었다.
그렇다..... 지금까지 우린 한 우산 속에 있었다.





"다시 한번 약속해줘.... 날 찾지 않기로......
내가 널 먼저 찾지 않는 이상 날 찾아오지마...."





사천이는 입을 꾹 다문체 내 뒤를 따라왔다.



뭐야....... 뭐라고 말 좀 해봐!!!
나 너한테 상처주는거 원치않아....





"먼저가라..."

"응...??"





뒤를 돌아보니 사천이는 학교와 정반대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야!! 어디가? 학교 안가?"

".........."

"사천!!!!!!"





하지만 녀석은 골목사이로 사라졌다.



나 때문에 그러는거 아니지.........?
내가 그런말 해서 학교 안가는거 아니지....?
어서 그렇다고 대답해..... 나 때문이 아니라고 대답해줘......



3교시 밖에 없는 토요일이였지만 결석은 결석이다.
사천이 자식, 끝내 오지 않았다.
문자 보내도 답이 없고, 전화기도 꺼져있었다.



청소 하는 도중 돼지에게서 문자가 왔다.





'끝나자마자 울 집에 와~'

'왜.....-_-;;'

'30만원어치 아슈크림 다 녹게 생겼어~>ㅁ<'





그래.... 우울한데 돼지랑 같이 놀자......





'알았어... 먼저 먹으면 죽어-_-^'

'너 다 먹어도 돼... 오기나 해'





로하때문에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으로 고생 좀 하네.



청소를 마치고 종례까지해서 오후 1시였다.
곧바로 돼지네 가려했는데
순미 이것이 옷 좀 봐달라는 바람에 2시간을 그대로 날렸다.



덕분에 돼지에게 수차례 연락이 왔지만.... 쌩깠다.....=_=;;



순미와 헤어지고 돼지 집으로 가던 도중........
중학교때 날 괴롭히던 일명 일진이라는 것들을 만났다.



오늘 재수 드럽게 없네.......





"어머나~ 이게 누구야? 산어래 아니야?"

"고등학교 가더니 아주 달라졌는걸~"





중학교때보다 더 발라당 까진모습으로 나타난 일진년들.
총 4명..... 원래 6명인데 두명은 어디로 갔지......





"왜 말이 없어? 우리 안 반가워?"





미쳤냐..... 라고 마랗고 싶었지만 4:1이였다.-_-





"반갑다... 1년 6개월만인가?"

"그렇지... 우리 잠시 조용한 곳으로 갈까?"

"하하^^:; 나 급한일이 있는데 다음에 만나자"

"이런... 오랜만인데 섭섭하게 이럴꺼야? 안그러니, 얘들아?"





개뿔이 섭섭하냐.......-_-^ 또 내 돈 빼앗으려고?
오늘만큼은 다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전 재산이 2000원 뿐이니까........-0-



속으로 좋아하는것도 잠시, 난 그것들에게 으슥한 구석으로 끌려갔다.


중학교땐 항상 별왕이가 도와줘서
이것들한테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지금은 혼자다!!

고로 난 죽었다.........ㅠ0ㅠ





"우릴 보니까 너무 좋아? 그래서 떠는거야?"

"저기.... 우리 대화로 하자"





난 쇠파이프를 드는 아이들을 보며 얘기했다.





"우리가 언제부터 대화 했다고? 씨발... 니년 찾아 헤맨지 1년이다"

"너 때문에 우리가 별왕이새끼한테 얼마나 깨졌는줄 알아?"





점 점 흥분하고 있다......





"우리가 2년동안 당한만큼만 맞아"





앞에 있던 년이 내 허벅지를 걷어찼다.





"윽....."





주저앉은 내 등 뒤로 쇠파이프가 날아오는게 보였고,
난 얼른 옆으로 피했다.





"어쭈~ 이것봐라? 피해? x같은x"





이번엔 2명이 같이 달려들었다.





"누가 우리 엄마를 괴롭히는거지...?"





약간 고운 목소리를 가진 남자였다.





"너...넌....."

"야!! 튀어"





무얼 봤는지 가방까지 버려두고 도망가는 일진.....



난 피하다가 까진 손바닥을 문지르며 일어났다.
그때 쿵-하고 무언가가 내 가슴을 쳤다.
아니.... 방금 전에 나타난 남자가 날 껴안았다.





"오랜만이야.... 너무 보고싶어서 죽는줄 알았어, 어래야♡"





어래면..... 내 이름인데....
잠깐.... 이 닭살스런 느낌......



설마..... 아니기를.....
아니기를 기도하면서 나에게 달라붙어 있는 놈을 뗐다.



누가...... 누가 제발 꿈이라 말해줘........ㅠ.ㅠ



놈이 다시 날 껴안으며 말했다.





"어제말야... 나 어래 꿈 꿨다^0^ 어래가 말야, 엄청 귀여운...."

"너, 몇번이나 말해야 알아들을래? 나한테 달라붙지 말라 그랬지?!!!!"









간신히 별왕이 놈을 달래고, 이제서야 돼지네로 가는 나.



2년만인가........?
중학교때 우연히 알게되서 친해진 이상한 녀석.....



별왕이는 그 녀석의 별명이다.
우리학교 여학생들이 별나라에서 온 왕자님 같다면서 지어준것.



중3 여름방학 전에 갑자기 이민간다는 말만 남기고 떠났었다.


솔직히 다시 만날꺼라 생각하지 못했다.
가끔 녀석이 생각났지만............




옛 추억을 떠올리다보니 어느새 돼지네 현관 앞이였다.





"띵동-띵동-"

"누구세요?"

"돼지야, 나다"

"암호를 대라"





이게 지금 뭐라고 지껄이는거야........-_-^





"무슨놈의 암호야? 빨리 문 안 열어?"

"당신은 도둑이다! 그래서...악!! 왜 때려?"





때리고, 맞고, 우는 소리가 들리더니 문이 열렸다.
돼지 꼴을 보아하니 로하한테 몇 대 맞은듯 했다.



히히..... 쌤통이다^.^





"너 말이야... 왜 늦었어? 내가 끝나자마자 오라고 그랬잖아"

"어쨌든 왔잖아! 아이스크림이나 내놔"

"싫어! 거짓말하는 사람에겐 줄수없어"

"그럼 그 30만원 어치 그냥 녹게 냅두던지.... 마음대로 해~"





울것 같은 돼지의 얼굴.......>0<



결국 나의 승리로, 내 손엔 아이스크림이 가득 쥐어졌다.
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tv에 나오는 만화를 보며 쉬지않고
아이스크림을 퍼먹었다.



조용히 뒤 쇼파에 앉아있던 놈들이 왔다 갔다하며
나의 tv시청을 방해했다.





"야!!!!!"





라고 소리치며 돌아본 곳에, 예쁘게 생긴 술병이 놓여져 있었다.
색깔 또한 신비스런 자주빛이였다.



난 아이스크림을 옆으로 밀어놓고 유리탁자로 기어갔다.





"치사하게 요렇게 이쁜걸 니들끼리 먹으려고?"

"쪼그만것들은 먹으면 안돼"

"나...나도 먹을줄 알아!! 한잔 딸아봐"





하지만 놈들은 날 보며 웃기만 할뿐이였다.





"이거 보기엔 예쁘지만 아주 독한 술이야...."

"+0+"

"꼬장부리면... 갖다버릴꺼다"





마지막 로하의 말이 신경 쓰였지만,
첫잔이 입으로 들어간 순간 그런말 따위 언제 했었나....?



몇차례 술잔이 오가고, 주량을 넘어섰다.





"헤~ 기분 좋다... 우리 진실 게임 하장*^^*"

"구래~ 구래~ 로하야, 어때?"

"맘대루"

"그럼 나부터... 돼지!!! 너.... 왜 나한테 키스해썽...?"





눈 앞이 빙글빙글 돌아서 돼지와 로하의 얼굴이 왔다 갔다했다.



웅~ 왜 대답이 없지? 내가 너무 작게 말했나..?



난 손으로 바닥을 짚고
어렵게 돼지 앞으로 기어가 놈의 얼굴을 꽉- 붙잡고 말했다.





"우리 다래한테 피 줬을때..... 왜 나한테 키스했냐구......"












그래도 지구는 돈다 { 67편 }



나를 버린 나.. 나를 외면하고 외롭게 만드는 나.
나는 나를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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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엔 가시들이 자라고 있나봐
가끔씩 몸이 따가울 때가 있어

널 비워줘
내가 들어갈수 있게
그 가시들을 잘라줘
아무것도 채우려 하지 마
네가 비워둔 자리를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을거야
네 속에 가시가 있어도 좋아
그 뾰족한 가시 위에 누워 나는
아무도 못 들어 오게 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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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팔을 밀치며 일어서는 돼지.....
머리가 그대로 바닥에 헤딩했다.





"쿵-"





윽........ 아푸당......ㅠ.ㅠ





"어래야, 괜찮아?"





어? 돼지 목소리다.....
근데 날 밀치고 괜찮냐구? 이.....이 나쁜놈!!





"니가 한번 박아볼래? 너 땜에 혹 생겼잖어~"

"정신차려!!!!!"

"나 멀쩡해~ 돼지야... 기분 조타^-^"





한참 기분이 좋았는데, 갑자기 엄마 얼굴이 떠올랐다.





"엄마...... 엄마........"





술 기운 때문에 잘 느껴지지 않았지만, 눈물이 흐르는것 같았다.





"산어래... 왜 울어? 야!! 정신차려봐"

"엄마가 너무 보고싶어.... 어쩌면 좋지...? 울 엄마 지금 하늘에 있는데...."





난 돼지의 품 속으로 들어가 놈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커다란 손이 내 등을 토닥 토닥거렸다.





"우리 엄마..... 내가 15살때 돌아가셨어.....
그러고 보니 벌써....... 3년이나 지났네....?"





내가 지금 돼지에게 무슨말을 하는거지.....?



하지만 그냥 아무 얘기나 하고 싶어.......
이젠 엄마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돼지야.... 너 니 앞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적 있어...? 없지...?
그거 정말 사람 미치게 만든다....... 내 말 듣고 있어?"





대답 대신 내 몸을 꼭 끌어안는게 느껴진다.





"따뜻하다.... 우리 엄마 품도 이랬는데.... 가끔.....
아주 힘들때면 엄마를 따라가고 싶은 생각도 들어....."

"........마..."

"근데 나보다 더 불쌍한 인간을 봤어.... 그래서 못 가겠어.....
다행인가..... 불행인가..... 아.... 졸리다.... 나 조금만 잘께.....
넌 나 두고..... 먼저 가면 안돼...... 절대....."





돼지의 품이 포근해서인지 잠이 쏟아졌다.







다음날 눈을 떴을때 낯선 천장이 보였다.
그리고 뒷 따라 오는 두통........



으....... 머리가 깨질것 같아.....
그리고 목이 몹시나 마르다.......



이불을 제치고 일어나 방안을 둘러봤다.



아...... 나 어제 돼지네서 술 마셨지....-_-;;
돼지랑 로하는 거실에서 자나.......?



역시 예상대로 거실에서 자고 있는 두 놈.


상의를 벗어 반나체의 모습으로 서로를 껴안고 자고 있었다-0-
분명...... 둘 사이에 무언가가 있어....-_-^





냉장고로 가 물 대신 아이스크림을 꺼내 먹기 시작했다.



목구멍을 타고 서서히 내려가는 아이스크림.
갈증이 한번에 가시는 이 느낌........


끝내준당...........+o+



그런데 어디선가 수저가 날아와 내 아이스크림을 축내기 시작했다.





"언제 일어났냐... 이 아이스크림 돼지귀신아"

"방금"

"나 어제 실수한거 없지?"





돼지의 행동이 멈춰졌다.





"나... 실수했어? 돼지 니 얼굴잡고 끌어안은건 기억나는데 다른건..."

"........니야...."

"뭐?"

"나 아니라구"





새로운 아이스크림을 가져와 내 옆에 앉는 돼지였다.





"니가 아니라니... 뭐가?"

"니가 울면서 껴안은건 내가 아니라 로하야!! 됐어?"

"뭐? 내가 울었어?"





아씨...... 병신같이 또 울다니......그것도 로하 앞에서.....





"너... 니가 먼저 로하 껴안았어... 괜찮아?"

"뭐가? 나 왜 운거야? 많이 울었어? 로하놈이 무슨소리 안해?"

"됐다......"





난 의자에서 일어서는 놈의 옷을 붙잡았다.





"말해줘..... 나 흉했지...?"

"엄청 흉했다......"





윽!!! 난 몰라......
적당히 먹었어야 하는건데 너무 맛있다보니......ㅜ0ㅜ








내가 갈때까지 일어날 생각을 않는 로하의 얼굴을
이리저리 잡아당기고, 나왔다.



일요일에 교복입고 돌아다니는 날보고 사람들이 뭐라 생각할까?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외박한 티가 팍 났다!



얼굴을 가리고 최대한 빨리 집으로 달려왔다.


벌써 1시가 넘었으니 다래도 일어났겠지.....?
외박했으니 난 놈한테 죽었다.



현관문을 조심스레 열고 신발을 벗었다.
그리곤 살금살금 내 방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이때 들려오는 낯선 남자의 음성.





"일요일에도 나오라는 학교가 있어?"





거실 쇼파로 눈을 돌렸다.
깨끗하게 차려입은 별왕이가 앉아있었다.





"야!! 너 어떻게 들어온거야?"

"정확히 3시간 10분 24초 기다렸다"





이 자식 이런식으로... 이런 낮게 깔린 목소리로 나온다는건.....
난 애교섞인 웃음을 날리며 별왕이 옆으로 갔다.





"누가 기다리래? 연락이라도..."

"어제 저녁부터 폰 꺼져있던데?"

"아...밧데리 없었다.... 근데 어떻게 우리 집안에 있는거야?"

"내가 열어줬다"





부엌에서 오렌지쥬스를 마시며 나오는 다래.





"그래...? 근데 아침부터 무슨일로 날 찾아온거야?"

"어제 몇마디 못하구 헤어졌잖아......ㅠ0ㅠ"





이제야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는 별왕이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미안... 어젠 약속이 있어서"

"그 약속이 외박이였어?"

"어....어쩌다 그렇게 됐어!! 밥은 먹었어?"

"(-- )( --)(-- )( --)"

"쫌만 기다려"





교복을 벗어던지고 앞치마를 둘러맸다.
별왕이가 옆에 와 이것저것 참견하는 바람에 요리가 늦어졌지만,
맛은 좋았다.



식탁엔 나,다래,별왕이 이렇게 어색한 세 사람이 앉았다.





"별왕아.... 내 동생 산다래"

"안녕*^^* 난 앞으로 니 매형될 사람이야"

"-0-;;; 다래야 신경쓰지말고... 밥이나 먹어"





내가 다래쪽에 있는 반찬을 집으려는데 녀석이 날 째려봤다.



먹지말란 소린가..... 내가 만들었는데.....-_-;;



난 젖가락을 쪽쪽빨며 다른 반찬을 집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다래가 날 노려봤다.



이것두... 먹지마......?
그래 니가 좋아하는 반찬이니까 너 먹어....



마지막으로 수북히 쌓여있는 김치로 손을 뻗었는데
또 다시 날 노려보는 산다래.





"왜!! 이것두 먹지마? 너 김치 안 먹잖아!!!"





열심히 밥을 먹던 별왕이가
내가 소리지르는 바람에 국을 엎질렀다.





"누가뭐래?"

"근데 왜 내가 먹으려고 할때마다 째려본건데?"





녀석이 눈짓으로 엎은 국을 닦고있는 별왕이를 가리켰다.





"쟤 누구냐고....?"

"(__)(--)"





그럼 진작에 말로하지........=_=;





"중학교때 친구... 제일 친했어..."





저런 놈이랑.....? 이라는 다래의 눈빛.


별왕이 저래보여두 착하고, 순수하고, 엄청 부자야.
그리고 잘생겼잖아.........-_-;;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다래는 왠만해선 누가와도 나가보질 않는다.


별왕이가 이른 시간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집에 들어올수 있었던건 아마.... 별왕이라서 가능했을 것이다.
다래가 직접 문 열게 만들었을 정도면........



한번 울리고 울리지 않는 초인종.



누가 장난친거라 생각하고 마지막 남은 한 숟가락을 뜨려는데,
현관 문이 무언가에 긁히는 듣기 싫은 소리와
웅얼거리는 사람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리에서 일어난 난 천천히 현관쪽으로 걸어갔다.





"..............어.........어래야........"





가까스로 내 이름을 듣게된 난 재빨리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온 몸을 피로 덮어 쓴 사천이가 쓰러져 있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68편 }



나를 버린 나.. 나를 외면하고 외롭게 만드는 나.
나는 나를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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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걸을때 난 너의 발을 부드럽게 받쳐주는 흙이 될거야..
네가 슬플때 난 너의 작은 어깨가 기댈 고목나무가 될꺼야..
네가 울때 난 별을 줍듯 너의 눈물을 담아 기쁨의 생수를 만들거야..
마음속에 기억이 남아있는 동안까지는 우리 이별하지 않은거라 생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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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아!!!!!!!!!"





놈의 이름을 부르며 쓰러진 녀석에게 매달렸다.
내 힘으론 안될것 같아 다래와 별왕이를 부르려는데
별왕이가 어느새 나타나 내 반대쪽에서 사천이를 부축했다.



사천이를 내 방 침대에 눕히고, 얼른 젖은수건과 붕대를 가져왔다.
별왕이는 능숙하게 상처를 빗겨가며 사천이의 옷을 벗기고 있었다.



사천이 녀석.... 의식을 잃었는지 자는얼굴을 하고 있었다.





"별왕아.... 사천이 많이 다친거야?"

"................."





대답없는 놈의 얼굴을 살폈다.
이런 얼굴..... 이런 별왕이의 모습 처음이다.
안간힘을 쓰며 어떻게든 살려내려는 모습.



이젠 괜찮은지
한숨을 내쉰 별왕이가 말없이 사천이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안 본 사이...... 많이 야위었네....
그리고 니가 이렇게 심하게 다치다니.... 무슨일이야?"





꼭 아는사람에게 말하는것 같다.





"별왕아... 너..... 사천이 알아......?"





피식하고 웃던 녀석이 입을 열었다.





"내가 너 다음으로 좋아하는 친구^-^"

"어떻게 아는거야...?"

"중학교때 우연히-"





물어도 더이상 대답해줄것 같지 않은 별왕이 얼굴.
나중에 사천이한테 물어봐야지......-_-;



그때 별왕이의 핸드폰을 울렸다.





"네... 곧 갈께요.."





통화를 끝낸 녀석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려구....?"

"응... 사천이 잘 부탁해"

"걱정마... 연락해"

"기다리고 있어^_^"





녀석은 윙크를 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별왕이를 보내고 현관문을 닫는데 방에서 나오는 다래가 보였다.





"어디가?"

"외박 좀 하려고"

"=_=^"

"10시 전에 들어올테니 저거나 치워놔"





열려진 내 방으로 보이는 사천이를 가리키는 다래.





"내 친구야... 그리고 다쳤잖아"

"그럼 계속 같이 살던지"

"누...누가 같이 산데!! 괜찮아지면.."

"알았다"





귀찮다는 표정으로 내 말을 끊는다.





"일찍 들어와!"





밖으로 나가는 놈을 향해 소릴 질렀다.



다래야..... 우리 1년 전으로 다시 돌아가는건 아니지........?





사천이는 저녁 6시쯤에 깨어났다.
날 보자마자 미안하다는말부터 하는 녀석.





"왜 이렇게 다친거야?"

".........."

"말해봐"

"난 괜찮아..."





정말 이렇게 한심스러운 녀석이 또 있을까ㅡ





"근데 이 붕대는 니가 감은거야?"

"너 문민요라고.. 알지?"





별왕이 이름에 사천이의 얼굴색이 변했다.





"민요......?"

"나도 민요랑 친구야... 중학교때"





말을 하면서 사천의 얼굴을 살폈지만 이젠 아무 변화 없었다.





"인연이란거 참 웃기다.. 니가 민요친구고... 민요가 내 친구고...내가 니 친구고..."

"민요..... 어느 학교야...?"

"이민갔다가 요번에 왔나봐... 나도 우연히 만났어"





사천이가 배를 움켜쥐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누워있어"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

"누.....구....?"





내가 지금 무슨말을 하는거지?





"아니야... 조심해서 가... 그리고 무슨일인지 모..."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다시는 이런일 없을꺼야...."

"많이 다친것 같은......"

"가볼께... 그리고 이 옷은 금방 돌려줄께"





너, 내가 무슨말을 할줄 알고 내 말을 가로채는거야?



난 절뚝거리며 쓸쓸한 뒷모습을 보이는 사천이에게 말했다.



많이 다친것 같은데........ 이젠 다치지마..........








아침 등교길에 만난 로하와 돼지.
로하는 평소와 같은 무표정인데 반해 돼지는 울것 같은 얼굴이였다.





"왜그래... 누가 니 아이스크림 훔쳐갔어?"

"(-- )( --)"

"그럼?"

"나..... 사기 당했어"





내가 이럴줄 알았어....
그렇게 멍한 얼굴로 다니니까 사기나 당하지.....-_-;;





"누가 우리 착한 돼지를 속였어?"

"있잖아... 내가 tv를 보구 콘푸라이트를 먹었는데..."

"그런데......"

"호랑이 기운이 안 솟아나..."





난 아무말없이 로하를 쳐다봤다.
로하는 나와 돼지를 번갈아보더니 한마디 했다.





"너네 둘, 너무 잘 어울리는거 알고 있냐?"





오늘 또 놀러오라는 돼지와 헤어지고 로하와 함께 교실로 왔다.
미리 와 앉아있는 사천이가 보였다.





"자신도 모르게 시선이 가는건가...?"





내 어깨를 툭 치며 자기 자리로 가는 로하.



사람 쳐다보는 것도 죄냐!!!
비뚫어진 녀석..........=_=;



수업 끝나고 로하와 같이 돼지네 가려는 나의 계획은 무산됐다.
로하가 교문 앞에서 어떤 좋은차를 타고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돼지의 집엔 오락을 하는 돼지뿐이였다.





"로하는 안왔어? 아까 차타고 가던데...."

"오늘 안 들어와"

"왜.....?"

".........."





대답하기 곤란한것인지 아님
오락에 정신이 팔려서 그런지 대답이 없었다.


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오락에 정신이 팔려있는 돼지옆에 앉았다.





"예전부터 궁금한게 있었는데 물어봐도 돼?"

"물어봐"

"니 이름 이데잖어....
일본이름 같은데 넌 일본인 같기도 하고, 우리나라 사람 같기도 하고...."

"혼혈아"





...정말 혼혈아였구나.....





"부모님은? 원래 한국에서 살았어?"

"일본.. 그리고 일본에서 살다가 온거야"

"그럼 한국엔 언제 온거야? 혼자왔어?"

"응... 근데 언제부터 나한테 관심이 많았어?"





오락에서 눈을 떼지 않았는데 정면으로 눈을 마주하는 느낌이 들었다.





"몰랐어? 나 너한테 아주 관심이 많아^.^
어떻게 혼자 한국에 올 생각을 다 했어? 무슨 이유라도 있는거야?"





이제서야 오락기를 내려놓고 날 바라보는 돼지.





"찾을 사람이 있어서....."

"누군데?"

"거기까진 알 필요없잖아"





돼지시끼...... 섭섭하게시리......-_-;;;;





"그럼 이건 대답해줘! 처음 만난날 내 목을 그은 이유가 뭐야...."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서던 놈이 멈칫했다.
하지만 그건 아주 잠시였고 녀석은 부엌으로 걸어갔다.



오늘은 기필코 그 이유를 듣겠어!!!!





"말해... 안그러면 경찰에 신고할꺼야"

"신고해"

"너 자꾸 이럴래? 난 들을 권리가 있다구!"





계속해서 돼지의 뒤를 쫓아다니며 물었다.





"로하때문에 그랬어...."

"로하? 로하가 왜?"

"로하한테..... 해서는 안될 말을 니가 했어.....
그때 당시 로하 많이 위태로웠단말이야...."





산이한테 로하에 대한 얘기를 듣지 않았다면, 난 또 너에게 물었을꺼야....
하지만 이제 아니까 돼지 널 용서해줄께....
로하에 대한 너의 우정이 다른사람보다 좀 크다고 생각하면되지....?





"이젠 더 안 물어봐?"





내가 순응하며 아무말도 안하자 돼지가 불안한 모양이다.





"더 물어봤음 좋겠어?"

"아니"

"궁금한게 몇가지 더 있지만 차근차근 물어보지 뭐^^ 그래도 돼~지?"

"너 지금 나 놀리는 거~지?"





헉..........-0-




돼지녀석...... 제법이다.........-_-;;;;













그래도 지구는 돈다 { 69편 }



나를 버린 나.. 나를 외면하고 외롭게 만드는 나.
나는 나를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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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쉽게 마음 보여 주지 않으렵니다.
그대가 보여주는 만큼만
내 사랑 보여 드리렵니다.
나만이 더 많이 보여 드려
미어지는 가슴
바보 같게만 쥐어짜지 않고
잠시 앉았다 일어서듯
훌쩍 떠날수 있게
이젠 쉽게 마음 보여 주지 않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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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이란 계절답게 푹푹찌는 날씨가 계속되었다.



기말고사를 무사히 치르고,
여름방학이 일주일 남은 오늘 우리반에 전학생이 온단다.



시험도 끝났고, 이제 방학인데 웬 전학생.......?



담임이 들어왔다.





"방학이 얼마 안남은 상태에 전학생이 왔지만 친절히 맞아주도록....알겠나?"





그나마 선생님들이 좋아하는 범생들이 작은목소리로 대답했다.
나도 평소같았으면 우렁차게 대답을 했을텐데 오늘은 아침부터 푹푹찐다.



그져 어디 시원한 곳에 풍덩 빠지고 픈 심정뿐이였다.



담임이 문을 열고 밖에 있는 전학생을 들어오게 했다.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펴던 난, 입을 벌린체로 전학생을 바라봤다.





"안녕... 내 이름은 문민요야... 일찍 전학오려고 했는데
사정이 있어서 지금 온거니까 앞으로 잘 부탁해*^^*"

"그럼 민요는 저기 빈 자리에 앉아라"





아침에 애들이 창고에서 가져온 책상.
산이의 바로 옆이였다.



내 옆을 지나가던 녀석이 책상위로 쪽지하나를 던졌다.





'우리의 재회를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어...
수업끝나고 교문 앞에서 기다려~ 너의 사랑스런 아들^_^'





난 재빨리 종이를 구겨 바닥에 버렸다.
속이 울렁거리는걸 잠으로 잠재웠다.





순미에게 먼저 가라고하고 교문에서 별왕이를 기다렸다.
중학교때 익히 봐와 온 별왕이네 전용 자가용이 내 앞에 섰다.



창문이 열리고 별왕이가 얼굴을 내밀었다.





"어서타"





별왕이 옆에 앉아 문을 닫았다.
그런데 내 앞에 사천이가 앉아 있었다.
우린 마주친 시선을 피하기 바빴다.





"다 같은반이고, 다 친구라니.... 신기하다^0^"





별왕이 혼자 신이 난 듯했다.





"어래야~ 사천이가 우리집에 안가겠다는걸 내가 간신히 꼬셔왔어... 잘했지?"

"그......그래"

"사천아... 말 좀해봐... 아...넌 원래 말이 없지..."





별왕이 혼자 떠드는 사이, 놈의 집에 도착했다.
예전에 많이 와 봤지만 역시나 그 위용에 몸이 움츠라든다.



집엔 일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곤 별왕이 가족은 한명도 없었다.





"별왕아... 형은 어딨어? 보고싶은데"

"아직 독일에 있어"

"그래? 언제 오는데? 나 안보고 싶어해?"

"우리 형, 너 잊은지 오래야....^^"





내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날 잊었단말이지....-_-^



사천이는 별왕이의 집에 처음인지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었다.



친구라면서 한번도 안 왔었나.......?





별왕이네 전용 요리사가 주는 음식을 간단히 먹고
별왕이의 방이 있는 3층으로 올라왔다.



많이 변한건 없었지만,
더 좋아졌다는 사실은 보기만 해도 알수 있었다.



부자라서....... 정말 좋겠다........=_=;;;




셋이 모여 앉았지만 어색한 침묵이 흐른지 10분이나 지났다.





"야... 초대했으면 손님을 재미있게 해줘야지...이게 모야?"

"너랑 사천이.... 아는 사이 아니였어? 모르는 사이야?"

"무슨!! 나랑 사천이 얼마나 친한데~ 그지, 사천아?"





난 일부로 오버를하며 사천이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하지만 사람 무안하게 아무 반응도, 아무말도 없는 녀석.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이게 사천이 입에서 나온 첫마디였다.
놈이 화장실로 들어가자마자 별왕이가 내게 말했다.





"뭔가 있는것 같은데... 뭐야?"

"그런거 없어... 사천이 원래 무뚝뚝하고 조용하잖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들이 이러는거 싫어..."





별왕이에게 얘기하려면 로하얘기도 꺼내야하고....
그럼 너무 복잡해지잖아.....



내가 고민하는 사이 사천이가 나왔다.





"문민요....내가 어래 좋아해... 그래서 어래가 날 불편해하는거고....됐지?"

"어래를 좋아한다고...?"

"..........그래......"





기분이 정말 이상했다.
사천이에게 직접 고백 들었을때랑은 다른 느낌이다.





"하지만 맘 정리했다... 산어래... 아직도 내가 불편해?"

"아....아니...."

"너희 둘... 연기하려면 똑바로 해!! 그렇게해서 어디 누가 속아주기나 하겠어?"





갑자기 억양을 높여 소리치는 별왕이.
사천이가 일어나 방을 나가는데 아무말도 안한다.



또 왜 이렇게 꼬이는거야........ㅜ0ㅜ





"나도 가볼께... 내일 학교에서 봐..."





역시 내가 가는데도 잘가라는 인사 한마디 안 건냈다.
난 집사의-_- 배웅을 받으며 그 거대한 집에서 나왔다.









집에 가도 아무도 없는데 돼지네 집에 갈까..... 말까......?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던 중,
내 말을 들었는지 돼지에게서 전화가 왔다.





"돼지야.... 우리 텔레파시 통했어"

"...지금 어디야?"

"나? 버스타고 집에 가고 있는데..."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오는 돼지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았다.





"큰일났어....."

"무슨일이야...."

"로하가.... 로하가..."

"로하가 왜?"





울먹이는 돼지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버럭 소릴 질렀다.
버스에 있던 많은 사람들과 운전기사 아저씨의 따가운 눈초리가 느껴졌다.





"로하가 갑자기 쓰러졌어.... 그런데 숨을 안셔.... 나 무서워,어래야...."

"지금 어디야? 병원이야?"

"아니... 우리집... 빨리와줘..... 빨리...."

"알았어! 금방갈테니까 넌 119에 전화해...알았지?"





전화를 끊고 버스를 세워 도로 중간에서 내렸다.
그리고 택시를 잡아 최대한 빨리 돼지네 집으로 가달라고 말했다.



엘리베이터 앞에 섰는데 방금 전에 올라간듯 했다.



제길..........!!!!



난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해 7층까지 뛰어올라갔다.





"이데!!!! 어딨어?"





난 방문을 열어제끼며 소리쳤다.
방에는 산이와 돼지, 로하 이렇게 세명이 있었다.


산이는 책을 보며 있었고,
돼지는 화장대에 앉아 거울로 자신을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쓰러져 숨을 안 쉰다던 로하는.....
벽에 등을 기댄체 침대에 앉아있었다.





"장서동에서 여기까지 9분이라니...."

"정말 빠르다^0^ 땀 흘린걸 보니 뛰어왔나?"





돼지와 로하가 서로 마주보며 웃었다.



뭐야...... 지금 이거 무슨소리야........





"로하.... 쓰러진거 아니였어?"

"인간의 한계를 실험하고 있는중이야... 근데 어래 진짜 대단하다...
로하 쓰러졌다는 말이 그렇게......"

"쫘악-!!!!!!"





내 앞에서 실실대는 돼지의 뺨을 때렸다.



난 정말 로하가 쓰러진줄 알고......
로하가 죽는건 아닌가하고 미친듯이 달려왔는데......


그랬는데 그게 날 가지고 한 실험이였다고......?




한방울, 한방울 떨어지던 눈물이
주르륵.......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정말... 너희 정말 나빠.... 사람 가지고 노는게 그렇게 재미있어?
내가 여기까지 오면서 어떤 심정이였는지 알기나해?"

"어래야....."

"그러는거 아니야... 사람 목숨가지고 장난치는거 아니란말이야!!!
나 로하가 죽는줄 알고..... 죽는줄 알고....."





내 앞으로 걸어 온 로하가 내 머리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미.... 미안해...."





그 소리에 난 아예 바닥에 주저앉아 몇시간 동안 대성통곡을 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70편 }



나를 버린 나.. 나를 외면하고 외롭게 만드는 나.
나는 나를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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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내가 싫어진거니........?
아무리 찾아봐도.......
예전의 따뜻했던 너의 모습은.........
정말 어디에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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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무릎꿇고 잘못했다고 100번 말한 다음에야, 난 녀석을 용서했다.
로하는 미안하단 그 한마디로 용서가 됐다.



자존심 강한 녀석이 미안하다는 말을 했으니.....
돼지가 로하가 그런말 했다는것에 대해 많이 놀란 눈치였다.



산이는 아무잘못 없었지만
녀석들의 행동을 그냥 방치했다는 죄목에 따라 저녁을 준비하게 했다.





항상 로하와 돼지만 친하게 지내는것 같고,
산이는 외톨이 같아 마음에 걸렸는데, 오늘 내게 장난을 쳤지만.....
같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놓였다.



집으로 갈때 난 한번 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로하가.... 날 바래다 주겠다며 내 손을 잡고 밖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비록 아무대화도 없이 집까지 왔지만 이게 어디야....-_-;;





"아로하... 너 다시 봤어"

"내가 예전에도 말한 것 같은데... 나한테 반하면 곤란하다고....
그리고 난 머리 빈 여자는 싫....."

"나...나...저번에 반에서 8등 했어!!!"





내가 왜 흥분하며, 애써 변명을 하는거지?
미쳤나봐......... 미쳤나봐.........>ㅁ<



작음 웃음소리가 들리고, 어느새 로하 품에 안겨있는 날 발견했다.





"이제 한곳에 정착해라.."

"어? 뭐라구?"

"오늘 흘린 눈물... 날 위한거지?"

"널 위해서는 무슨...-_-;;"

"간다... 그리고 이젠 늦었다...."





무슨 말을 하는지....
내 머리론 도저히 해석이 불가능했기에 멀어져가는 놈의 뒷모습만 뚫어져라 바라봤다.



아로하.... 나 어쩌면 처음 만난 순간부터 너에게 마음이 있었던건 아닌가 싶어.....
그냥 요즘들어 이런 생각들이 자꾸 들어.....



널 놓치고 싶지 않은 생각.......... 널 잃을까 두렵다구.........
나의 이런 감정들.......... 어떻게 정의해야될까.........?






다음날 학교에 도착 한 난, 내 책상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





"산어래... 비결이 뭐야?"

"순미야... 내 책상 왜이래?"

"민요 선물이랜다"

"뭐?"

"까만 양복입은 아저씨들이 와서는 니 자리가 어디냐고 묻고,
이거 민요도련님이 드리는 선물이라면서 놓구 갔어"





문민요, 이 자식을 그냥......
내가 다시는 이런짓 하지 말라고 분명히 귀에 못이 박히게 얘기했는데....



중학교 때도 오늘과 같은 일이 몇 번 있었다.
부자 티내는게 아니라는거 아는데도 괜히 돈자랑 하는것 같아 기분이 별로였다.



그리고 선물이라해도 이건 도가 지나쳤다....-_-^





"따라라라~ 띠리리리~"





통통튀는 나의 단음 벨소리.





"여보세요?"

"내가 주는 선물 맘에 들어?"

"당장 가져가"

"나 오늘 학교 안가... 그럼 내 사랑을 받아줘-♥"

"야!!! 띠띠띠-"





발신자 제한 표시라서 놈에게 전화도 못하고....



난 별왕이에게서 받은 선물을 쓰레기통에 버리려다
안에 들어있는 물건들이 비싼것임을 알고, 간직했다가 돌려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절대~ 내가 갖고 싶어서 버리지 않는게 아니다......=_=;;;



별왕이의 선물..... 꽤 많았다.
순미에게 몇 개 줬는데도 내 손엔 선물 보따리들이 가득했다.



그것들을 들고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걸어가고 있는데, 돼지를 만났다.



짧은 핫 팬츠에 끈 나시티를 입고 있는 돼지녀석.....-0-
잘 빠진 다리 각선미에 절로 눈이 돌아갔다.



어떻게 여자보다 더 잘빠진 몸매를 가지고 태어났니, 돼지야.....ㅠ0ㅠ





"그게 다 뭐야? 지금 끝났으니 쇼핑했을리는 없구"

"내가 한 인기하잖아..."





전혀 믿지 않는 얼굴.





"정말이야! 선물로 받은거야"

"누구 한테? 보니까 비싼 백화점 물건인데....
그런거 살수 있는 학생이 어딨어? 나라면 모를까..."





돼지야.... 니가 얼마나 잘 사는지 모르겠지만 별왕이네....
한국에서.... 아니 세계에서 10위 안에 드는 집안이란다.





"내 중학교 친구가 어제 우리반으로 전학왔어.. 걔 너보다 훨씬 부자야"

"애써 거짓말 할 필요없어... 누구 심부름이야?"

"정 못 믿겠으면 로하한테 물어봐"





로하 이름이 나오니까 내 말이 거짓말이 아님을 믿기 시작한다.
로하가 3이 8이라고 해도 그렇다고 믿을 녀석이 바로 이 녀석이다.



아로하...... 충실한 부하 있어서 좋겠다.....ㅡㅡ;





"그런 선물 받으니까 좋아?"

"선물 싫어하는 인간도 있냐? 공짠데....."





돼지는 뭔가를 결심했는지 주먹을 움켜쥐고 뛰어가기 시작했다.





"야!! 이거 들어줘~!!!!!"

"미안- 갑자기 해야 할 일이 생겼어"





난 짐 들어주기 싫어 도망가는게 아니라
진짜 급한일이 있어서 간거라 믿기로 했다.....-_-;;;









월요일 아침, 많은 여자들이 우리반에 몰려있었다.



별왕이 얼굴이 소문이 난 모양이군.



하지만 교실에 들어섰을때 여자애들이 모여있는 이유가
별왕이 때문이 아님을 알수 있었다.





"어래야^0^"

"돼지... 니가 우리반엔 어쩐일이야?"

"자- 선물이야"





허거걱......
난 내 책상을 보고 뒷걸음질 쳤다.





"이...이게 뭐야...."

"내가 너에게 주는 선물"

"갑자기 왜 이래?"

"선물받는거 좋다며..."

"그래도 이건....."

"내 선물이 더 근사할꺼야^^ 그럼 나 갈게~"





돼지가 밖으로 나가자 기지배들의 비명소리와
돼지의 뒤를 따라가는 발소리가 들렸다.



순미가 내게로 와 내 등짝을 세게 후려쳤다....-_-^





"돼지꿈이라도 꿨냐?"





나 어제 돼지놈 꿈을 꾸긴 꿨는데.....=_=;;
근데 돼지가 왜 이런짓을 한거지?



선물이 너무 많은지라 치울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데 별왕이가 왔다.
내 책상을 보자마자 구겨지는 얼굴.





"누가 준거야...?"

"아... 돈 쓰고싶어서 안달 난 놈...-_-;"

"겨우 이런걸 선물이라고 줬어? 어래야... 잠깐만 기다려봐"





소근거리며 어디론가로 전화를 한 놈이 다시 웃으며 말했다.





"기대해도 좋아^-^"





참으로.........불안한 미소였다.



별왕이의 말은 집에 도착하고 알아차리게 되었다.
거실 가득히 쌓여있는 선물상자들........



날 노려보는 다래의 시선을 외면하며 애꿎은 상자들을 발로 찼다.





"그 얼굴로 능력 좋다? 몇 살 짜리냐?
50대 대머리 할아버지? 아니면 이제 금방 죽을 노친네?"

"말 함부로 하지마"

"2시간동안 tv를 못 봤거든?"





다래의 입술이 씰룩거렸다.





"하하^^; 그랬어? 당장 치울께... 치운다구....ㅜ0ㅜ"





문민요........ 너 내일 죽었어~!!!!!!







등교길에 만난 돼지와 로하에게 별왕이 얘기를 하려는데
귀신같이 우리 앞에 나타난 녀석.





"내 사랑의 선물 잘 받았어?"

"그럴 돈 있으면 어려운 사람들이나 도와!"

"도와주고 있어... 그럼 오늘도 기대해*^^*"

"야~!!!!!!!"





창문이 닫히고 별왕이를 태운 차는 우리를 뒤로하고 사라졌다.





"저 자식이 또 뇌물공세했어?"

"(__)(--)(__)(--)"

"너 어제 내가 준 선물준것만 들고갔잖아"

"집으로 보냈어"





돼지...... 충격받은 얼굴로 앞서 걸어갔다.
로하가 내 옆으로 바짝....은 아니고-_-; 가까이 다가왔다.





"새로 전학 온 녀석이랑 아는사이야?"

"중학교때 친구..."

"그 자식이 너 무지 좋아하는가보다"

"아...아니야!! 걘 여자는 거들떠도 안봐"

"그럼 넌 좋아해?"

"그런 놈을? -_-^"





갑자기 로하가 내 머리를 마구~ 헝클었다.





"깜빡했다... 넌 나한테 빠졌지?"

"학교가기 전에 잠시 병원에 가자!!"





난 붉어진 얼굴을 감추기 위해 얼굴을 돌렸고,
미친듯이 뛰는 심장소리를 감추기 위해 크게 말했다.





나도..... 너도..... 누구도 느끼지 못한 사이......

내 마음 어느새 너에게로 기울어져 가는건 아닐까........













그래도 지구는 돈다 { 71편 }



내 남은 삶,
너라는 존재와 너에 대한 사랑으로 나.... 숨을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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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잊고 살께...
세상에 많은 사람들...
난 다알지 못하잖아..
그렇게 알지 못하는 사람중에 하나로 생각하고.
잠시 너의 기억은
꿈을 꾸었다고 생각할께..
널 생각나게 하는것들 버릴께..
태우고 잊을께..

앞으론 두번다시..
이렇게 아픈 사랑..하지 않을거야..
두번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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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래야.... 제발 문 열어주라.... 응?"





난 굳게 잠겨진 문을 두드리며 애원했다.
학교에서 돌아온 난 집에 발 한번 들여놓지 못한체 다래에게 쫓겨났다.



이게 다 돼지와 별왕이의 소행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다.
어제 별왕이에 이어 오늘은 돼지의 선물 공세ㅡ



돈에 관해선 서러운 두 녀석.
그 희생양이 된 나..........



유치원생들도 아니고 더이상은 못 봐주겠다!
어제 알게 된 별왕이 핸드폰을 전활했다.





"엄마~^ㅁ^"





전화 끊고 싶은 욕막을 애써 잠재웠다.





"나 정말 화났어... 장난칠 생각하지마"

"누가 또 때렸어? 많이 맞았어?"

"내가 맨날 찾고 다니는줄 알아!!
다시한번 우리집에 선물같은거 보내면 친구사이 끝이야"

"잠...뚝"





그냥 전화를 끊고 돼지네 집으로 향했다.





"너 요즘 자주 온다? 내가 그렇게 보고 싶은거야?"

"돼지는 어디갔어?"

"나도 몰라"





돼지가.... 며칠 동안...
아니 몇 년동안 집에 안 들어와도 전혀 관심조차 없을것 같은 로하의 태도.





"왜 왔어?"

"난 오면 안돼?"

"=_=^"

"쫓겨났어...."





계속 말해보라는 놈의 눈빛.
우린 이제 말 안해도 통하는 사이가 되었다.-0-;;;



난 사건의 전말을 풀어놓았다.
내 얘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인 놈이 하는말.





"불쌍하군"

"그지? 나 정말 불쌍하지?"

"너말고 이데랑 그 민요라는 놈"

"그것들이 뭐가 불쌍해? 난 집에서 쫓겨났다구!!!!"

"그렇다고 바로 남자들만 사는집으로 달려오냐..?"





아로하...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알겠다!!! 가면 될꺼아니야~>0<





"그래 어디 잘먹구 잘 살아라... 이 쫌생이 같은 놈아"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고 일어서 가려다
로하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쿵- 윽....아야..."





내 모습을 보며 실실쪼개는 놈의 모습이 보인다.





"너 일부로 발 걸었지?"

"웃기지마... 다리가 긴것도 죄냐?"

"니 다리가 뭐가 길.... 구나...-_-"





로하랑 싸워서 지는건 항상 내 몫이였다.
더 당하기전에 그냥 가자.............ㅜ0ㅜ



하지만 다리가 움직이질 않았다.





"너 지금 뭐하냐.....=_=;;"





그렇다!
놈이 내 발목을 단단히 잡고 있었던것이다.





"생각보다 얇구나... 한손에 다 잡히네"

"내...내 발목 원래 얇어"

"부러질것 같아..."





로하의 목소리톤이 점점 부드러워졌다.





"놔... 나 집에 갈...으악!!!"





놈이 갑자기 무릎 뒤쪽을 치는 바람에
난 로하의 다리사이에 앉게 되었다.=_=;;;;





"쿡-"

"드디어 미쳤구나"

"잼있어"

"난 하나도 안 잼있으니까 간다"





바로 앞에서 미소짓는 로하 얼굴을 도저히 마주할수 없었다.
자꾸만 뛰는 심장이 터질것만 같았다.



그러나 난 정말 놈에게서 빠져나올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놈이 양손으로 내 허리를 부둥켜 안았기 때문이다.





"아...아로하... 너 왜그래..."

"아직도....산이 좋아하냐....?"

"조....조좋아한적 없어"

"그런데 왜 말을 더듬어?"

"모...몰라!"





요즘 산이를 보면 예전같은 감정들이 들지 않는다.



나 산이 정말 좋아했는데......
산이 때문에 맘 아팠던적도 많았는데.....
산이에 대한 내 감정은 거짓이였나.......?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이렇게 쉽게 잊혀질수 있는지.....



사람의 마음이란게 1초의 시간앞에서도 바뀐다 하지만....
산이에 대한 내 감정이 절대 거짓이 아니였음을 믿고 싶다.





"TiAmo"





로하가 내 머리를 마구 흔들며 말했다.





"정전기 일어나!! 그리고 뭔 암호??"

"티아모"

"그게 무슨뜻이야....-_-^"

"........"





녀석이 일어서 주방으로 걸어갔다.
그게 무슨말인지 궁금하다!





"말해줘~ 그게 무슨뜻이야?"

"알아서 생각해"

"내가 어떻게 알겠어~>ㅁ<"

"너한테 내가 좋은말을 했을것 같아?"





그건 그렇지만..........-_-;;





"나 샤워할껀데 훔쳐보지마라"

"글쎄^0^"

"보면 덮칠지도 몰라"

"이....이 변태!!!!!"





욕실로 들어가는 놈의 뒤로 쿠션을 던졌다.
잠시 후, 샤워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소리가 세차게 들렸다.



자꾸 욕실로 가려는 다리르 붙잡고 쇼파에 앉아 tv를 보고있는데
돼지가 들어왔다.





"야!! 너 누가 우리집에 선물..."





소리를 지르던 난 돼지의 얼굴에 입을 다물었다.



화가 난 것 같기도 하고, 슬퍼 보이기도 하고.....
암튼 장난이 아니였다.





"무슨일 있어...? 표정이 왜 그래?"





하지만 돼지는 내 팔을 뿌리치며 성큼성큼 방으로 걸어갔다.
무서웠지만 얼떨결에 놈의 팔을 잡았다.





"놔...그리고 돌아가... 당분간은 우리집에 오지말고... 나 찾지마...."





너무나 차가웠다.
너무 무섭고 두려웠다.



난 떨리는 몸을 부여잡고 재빨리 돼지네 집에서 나왔다.








난 밤새 돼지에게 버림 받는 꿈을 꿨다.



산이에게 양해를 구하고 산이 자리에 앉아 엎드려있는 로하를 흔들었다.
눈을 떠 날 바라보더니 다시 눈을 감았다.





"일어나봐... 할 얘기가 있어"

"그냥해"

"혹시 돼지한테 무슨일 있어...?"

"왜?"

"어제보니까 무슨일 있는것 같아서... 나보고 놀러오지도, 자길 찾지도 말래"





로하....... 창문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나도 잘 몰라... 그냥 그 녀석이 하라는대로 해..."

"정말 몰라?"





놈이 천천히 몸을 일으켜 날 노려봤다.





"더 자라구....^^;;"





서둘러 내 자리로 돌아와 영어책을 폈다.



로하의 태도로 돼지에게 무슨일이 있는게 확실해졌다.
제발.......... 제발 이 불안한 느낌이 빗나가기를.........





이틀 후,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났다.



집에서 빈둥거리며 놀던 난 돼지의 전화를 받았다.
딱 열 흘만이였다.





"집에 있는거 답답하지? 오늘 한강근처에서 불꽃축제한데... 같이 가자"

"정말? 몇시에 만날까?"

"우리가 너네집에 7시까지 갈께"

"응...."





전화가 끊어지고, 나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날 보게 되었다.



내 불안한 느낌이 빗나갔어..... 다행이야......





돼지와 나,로하,산이..... 4명은 한강으로 출발했다.
도착한 곳은 개미가 떼를 지어 이동 하는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5분 후에 불꽃축제가 시작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난 돼지가 사준 솜사탕을 먹으며 사람들을 구경했다.
가족단위도 많았고, 연인들도 많았다.



축제를 알리는 불꽃이 하늘에 피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의 이동이 많아졌고, 그 결과 난 녀석들과 떨어져버렸다.





"아로하~!!! 산이야~!!! 돼지야~!!!"





오늘 하필 핸드폰도 놓구왔다.
사람들에게 이리밀치고 저리 밀치는 사이 누가 내 몸을 잡아당겼다.





"어? 사천아...."

"휴- 사람 정말 많다... 우선 자리부터 옮기자"





내 손을 꽉 잡고 많은 인파를 헤치며 걸어가는 녀석을 따라갔다.



어두운 하늘엔 계속해서 불꽃이 터졌다.
사람들의 환호성 또한 계속됐다.



그나마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지 않은곳에 도착했다.





"혼자 온거야?"

"아니... 친구녀석들이랑... 어래,넌?"

"나도...."





차마 로하와 산이,돼지와 같이 나왔다는 말을 못하겠다.



그때 하늘에 빨간색 하트모양의 불꽃이 터졌다.
녀석이 잡은 내 손을 더욱 세게 잡았다.




세상에 태어나서 이렇게 아름다운 불꽃은 처음이였다.
우린 그렇게 하트불꽃이 끝날때까지 조용히 하늘을 쳐다봤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72편 }



내 남은 삶,
너라는 존재와 너에 대한 사랑으로 나.... 숨을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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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테니
언제라도 내가 그립거든 오셔도 좋습니다
당신의 그리움으로 다시 피어날수 있다면
나 행복할테니
그대 나에게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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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축제가 끝났지만 많은 사람들....
특히 연인들은 자리를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난 사천이 옆에서 이젠 완전한 밤하늘이 된 하늘을 멀뚱멀뚱 쳐다봤다.





"미안해...."





이젠 사천이의 저 미한하다는말에 짜증이 났다.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고 매일 나만보면 미안하다고 하는거야!





"미안하는 말 하지마... 넌 잘못한것도 없잖아"

"니가 날 찾기전엔 너 찾지말라고 했는데..."

"우연이잖아... 오늘은 우연히 만난거잖아"

"어래야....."

"...왜...."

"아니야....."





무슨 할 말이 있는듯한 표정인데.....





"말해봐..."

"왜.... 날 멀리하는지 알고싶어"

"그건......"

"로하 때문이지...?"





사천이......... 알고 있었다.
모든걸 알면서 날 이해해준것이다.





"내 얘기 좀 들어줄래?
나 죽으면 아무도 나란 인간이 이 세상에 살았다는걸 모를것 같아서..."

"죽는다는소리...하지마"

"미안... 내가 저번에 어디까지 얘기했지? 음.. 생각 좀 해보구..."





하기 힘든 얘기일텐데..........
정말 니가 죽으면 널 기억해 줄 사람이 없을까봐......?



기억을 안하는게 아니라 가슴에 묻는다는걸 사천이 넌 모르니....
내가 엄마를 가슴에 묻은것처럼.........





"내가 고아원에서 나와 나쁜짓을 많이할때 민요랑 로하 엄마를 만났어"





로하.... 엄마를............?





"그래서 어떻게하다가 로하네 집으로 들어가 살게됐지....
처음에 날 싫어하던 로하도 차츰 문을 열면서 날 받아줬어.
우린 다른 형제들보다 더 친하게 지냈어.... 그런데....."





괴로운듯 머리를 감싸쥐며 숨을 토해내는 사천.





"그런데 로하 엄마가 죽었어.... 아니 죽은걸로 하기로 했어"

"그게... 무슨 소리야?"

"로하엄마가 나한테 부탁했어... 그 집에 산다는 자체가 너무 괴롭고
미칠것 같다고.... 그래서 자기가 사고로 죽은것처럼 꾸며달라고.....
내가 그 집에서 나와도 날 후원해주겠다고........"





사천이에게서 난 지금 엄청난 비밀을 듣고 있다.





"난 결국 은혜를 갚기로 했어...
그리고 로하는 날 쫓아나오다 차에 치이는 엄마를 보고 날... 날....."





왜 그냥 있는거야......
사실대로 말하면 예전으로 돌아갈지도 모르잖아....



사천.... 넌 정말 바보야....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바보........





"로하한테는 아직 말하지마... 나중에... 말 할 시기가 올테니까...."

"사천아........."

"동정같은거 바래서 이런얘기 하는거 아니야...
이제 보내줘야 할것 같아서... 그래서....."





눈물 자국이 선명하게 그려진 얼굴로 미소를 짓는다.





"로하 불쌍한 놈이니까 버리지말고.... 고마워...
내 얘기 들어주고.... 내가 사랑할수 있게 만들어줘서....
사랑해... 사랑한다....사랑했다....."

"........."





말을 할수가 없었다.
아니, 나오질 않는다.
하고 싶은말들은 목구멍에 걸려있는데 도저히 나오질 않는다.





"어래야... 산어래...산어래..... 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였는데.... 하... 내가 지금 무슨말을 하는거야?"

"산어래"





갑자기 등 뒤에서 들려온 로하의 목소리.
나와 사천이는 동시에 뒤를 돌아봤다.



로하가 성큼성큼 걸어와 내 손을 잡고 날 일으켜세웠다.





"우리랑 떨어진 이유가 이 자식 만나기 위해서였냐?"

"사람들한테 밀려서 어쩔수가 없었잖아...그리고 우연히 만난거야..."

"사천... 내 눈에 띄지마... 내 물건에 손대지마!!"

"어래야... 나 먼저 갈께... 부탁한다"

"으응....."

"내 말 알아들었어? 제발 내 앞에서 꺼져버려... 꺼지라구!!!"

"..그만해..."





사천이.... 사천이가 너희 엄마 죽인거 아니야...
너 이제 사천이한테 어떻게 용서빌래......?



사천이는 너 미워하지도 원망한적도 없는데 넌 도대체 왜 그래....
나중에 후회하면 어쩌려구.......... 후회하면.......









바닥에 가만히 누워 있었다.
선풍기의 바람이 온풍을 틀어놓은마냥 후끈거렸다.
내 옆에 누운 다래는 와삭와삭 소리를 내며 얼음을 씹어먹었다.



시원하겠다...........





"나도 얼음..."

"얼려먹어"





더워서 화 낼 기력도 없다.





"하나만 줘.... 죽을것 같아..."

"그럼 다래님, 얼음 1개만 주세요라고 해봐"





내가 더워 죽는한이 있어도.... 말한다......-_-;





"다래님... 얼음 1개만 주세요..."

"안해도 불쌍해서 주려고 했는데.."





더위로 인해 뇌기능이 상실했는지 얼음을 먹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시원한 얼음 조각을 입에 물고 바다를 수영하는 기분으로 있는데
내 핸드폰이 울렸다.



방까지 걸어갈 기력이 없어 전화받는걸 포기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울려대는 핸드폰.





"이씨... 누구야!!!"





엉금엉금 기어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빨리 우리집으로 와!"

"돼지냐?"

"빨리 오라고!!!!!!!!!!"





정말 귀가 먹는줄 알았다.
난 이유도 물어보지 못한체 서둘러 돼지네 집으로 갔다.



저녁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였지만 세상은 아직 환했다.
돼지의 집엔 돼지와 산이가 초조하게 서성이고 있었다.





"돼지... 무슨일이야? 니 전화 받다가 나 귀 떨..."

"로하가 없어졌어....."

"없어져? 금방 돌아오겠지... 설마 그것땜에 날 부른건 아니겠지?"

"빨리 로하 찾아와... 어서.."





돼지의 얼굴이 검은빛으로 변했지만 놈의 말이 이해되질 않았다.





"너희... 또 장난치는거지? 이번엔 안 속아"

"씨발!! 죽고싶어? 로하 못찾아내면 너 죽여버릴꺼야!!!
로하 죽으면 너부터 죽여버릴꺼야!!!!"

"이데... 진정하고 앉아있어...."





산이가 아니였으면 난 지금쯤 돼지손에 죽었을지도 모른다.
돼지에게 졸렸던 목이 풀어지면서 기침이 나왔다.





"콜록~"

"어래야, 괜찮아? 이데가 지금 흥분을 해서..."

"괜찮아... 근데 로하한테 무슨일 있는거야?"

"오늘... 로하형이 죽은날이야... 그리고 로하가 죽으려는 날이고...
작년엔 손목 그어서 응급실까지 실려갔었어....."





오늘이 로하형이 죽은날이라고.........?
로하가 죽는다고...........?



제대로 숨을 쉴수가 없었다.
산이가 자꾸 말을 하는데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무작정 밖으로 나와 로하를 찾아나섰다.




아로하..... 너 지금 어디있는거야..... 대답해봐.... 제발 대답해줘....
너 정말 가려는거 아니지....?
나랑 돼지, 산이...그리고 사천이 두고 먼저 가는거 아니지....?



나 이제..... 이제 막 니가 좋아지려고 하는데.....
너란 놈 좋아지고 있는데 이러면 반칙이야..... 제발 가지마.......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니가 어디있는지 물으니까 이상하게 쳐다본다.



왜 그러지.......?
왜 모두가 니가 있는곳을 모르는거야!!!!!!!!



옥상이라는 옥상은 다 올라가 뒤졌다.
하지만 어느곳에서도 로하는 없었다.



그러다 문득 처음만났던 옥상이 떠올랐다.
차들이 오가는 도로를 가로질러 달리고 또 달렸다.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줘.............





하늘이 도운것일까?
로하는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날처럼 그곳에 있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73편 }



내 남은 삶,
너라는 존재와 너에 대한 사랑으로 나.... 숨을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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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숙히 파고 들어야 한다.
흔들리지 않도록
심장속을 꿰뚫어야 한다.

견디기 위하여
살아남기 위하여
고정되어야 한다.

말이 필요없다.
두들겨 박히면 박힐수록
나는 너를 걸어둘 수 있는
하나의 의미로 살아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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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 주위에 널브러져 있는 술병들.....
고개를 푹 숙인체 벽에 기대어 있는 모습... 너무 불안해보였다.



천천히 발을 옮겨 로하 앞에 섰다.





"왜 여기에 있는거야... 왜 옥상 위에 올라와 있는거야......"





울먹거리는 내 목소리를 알아차린 것일까?
로하가 고개를 들어 날 응시했다.





"어째서 넌 내가 결심할때마다 나타나서 날 혼란스럽게 하는거야...."

"그게 무슨 소리야?"

"신은 날 용서한건가...? 나... 살아도 되는건가.....?"





녀석의 얼굴위로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로하...... 가까이서 본 넌..... 더 아슬아슬해.....
널 보면 공중에서 줄타기하는 사람 보듯 위태위태해 보여....





"심장이 터질것 같아.... 안아줘........"





난 무릎을 꿇고 녀석의 목을 살며시 끌어안았다.





"아파하지마... 나 위로 같은거 못한단말이야.... 그리고...
그리고 죽을 생각같은거 하지마... 또 한번만 더 이러면 내 손으로 널 죽을꺼야...."





로하의 딱딱하고 차가운 손이 내 얼굴을 감싸왔다.
천천히 내게 다가오는 로하의 얼굴이 보인다.



감은 내 얼굴 위로
부르르 떨리는 놈의 입술이 내 입술에 맞닿는게 느껴졌다.
짠맛이 로하의 입술을 타고 내게로 넘어왔다.



내 입술을 가볍게 쓰다듬던 녀석의 혀가
자연스럽게 벌어진 내 입속으로 들어왔다.



로하의 눈물이 나의 얼굴을 적시어왔다.



무엇이 널 이렇게 무너뜨리는거니.............
왜 혼자서 마음 아파하는거야..... 왜..........



슬픔이 번질땐 눈을 감아.
눈 감으면 슬픈 세상이 안 보이니까........
눈 감고 생각으로 하늘을 날아봐....
슬픔은 날개가 없으니까......





우린 서로의 손을 잡고 오래도록 그곳에 있었다.
별을 보고 싶었지만, 어둡고 답답한 서울 하늘에서는 희망에 불과했다.





"오늘.... 오늘이 우리 형 죽은지... 2년 되는 날이야...."





알아......... 산이한테 들었어......





"나 같은놈이 죽었어야 했는데 착한 형이 날 대신해 죽었어..."

"자책하지마...."

"씨발... 나같은 새끼가 뒈졌어야 하는건데... 나같은 새끼가........"

"형이 너 대신 죽은거라면 열심히 살아야하는거 아니야? 그런데 지금 넌 뭐야?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기보단 어떻게 하면 죽을수 있을까 생각하는 넌 뭐냐구?!!!"

"훗- 살아야한다....? 열심히....? 형을 대신해서.....?"

"그래... 죽을 생각 따윈 집어치워! 날 위해서라도 살아주면 안돼.....?
돼지를 위해서......... 산이를 위해서........... 응?"





무슨 생각을 하는지 로하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10분 정도가 흘렀을까..........?
로하가 벌떡 일어서며 내게 손을 내밀었다.





"집에 가자"





아주 작지만..... 아주 미세하지만.........
로하의 마음이 움직이는걸 느낄수 있었다.



우리가 돼지 집에 도착했을땐 밤 12시가 넘은 시간이였다.
혼자 술을 마시고 있던 돼지는 로하를 보자마자 놈을 껴안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숨막혀, 이 자식아..."

"평생 안 놓을꺼야... 다시는 내곁에서 떠나지 못하게 꼭 잡고 있을꺼야..."

"....미안하다..."

"너한테 그런소리 듣기 싫어.... 약속만 해.....
다시는 내눈 앞에서 사라지지 않겠다고.... 죽을때까지........"

"약속해.... 나 머리가 아파서 그러는데 먼저 들어가서 잔다"





로하는 자기 몸에서 떨어져 나가는 돼지의 머리를 헝클었다.
그리고 내게 몸을 돌려 내 머리도 새지붕으로 만들었다.



난 방문이 닫히기 전 로하가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너흰, 내게...... 너무 과분해............."









로하가 방으로 들어가자 돼지는 다시 바닥에 앉아 병나발을 불었다.
이 시간에 집에 가려면 택시를 타야하는데 돈이 한푼도 없다.



로하도 걱정되고 하니까 오늘만 돼지네서 신세를 져야겠다 생각하고 돼지 앞에 앉았다.
돼지를 멀뚱히 쳐다보던 난, 놈이 내민 잔을 받았다.





"고맙다..."

"뭐가....?"

"로하.... 잡아줘서...."

"에이, 난 또 뭐라구- 별거 아냐^.^"





어색한 분위기를 바꿔보려
농담을 하며 웃었지만 아무 반응없는 돼지녀석.





"산어래..... 내 이름이 뭐야?"

"응? 너 니 이름 잊어먹었어? 아림돼지잖어"

"나... 지금 진지하게 말하고 있어..."

"미안... 이데.... 이게 니 이름 아니야?"





돼지가 우는것 같았는데 내가 잘못본건가......?
눈을 감았다 떴을땐 다시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데... 그렇지.... 내 일본이름이지... 나 혼혈아라는건 말했지?
그럼 반은 한국 피가 흐른다는 소린데...."





돼지......... 무슨말을 하고 싶은거지.........?





"화수라고 불러봐"





난 앞에 놓인 오징어를 집으려던 행동을 멈추고 돼지를 쳐다봤다.





"못 들었어? 화수라고 불러보라니까... 어서"

"그게 누군데....-_-^"

"내 한국이름이야... 빨리 불러봐... 친근하고 부드럽게..."

"화수"

"=_=^"

"불렀잖아... 입 집어넣어"

"친근하고 부드럽게가 빠졌잖아"





이렇게 하라고 시키면 왠지 더 하기 싫어지는게 사람 심리.





"몰라, 돼지야....."

"후회 안 할 자신있어?"

"내가 후회 할 일이 뭐가 있겠냐"





왜일까...... 돼지의 미소가 슬퍼보인 이유가.......
오늘 여러번 마음이 쓰려온다.





"아까... 내가 너한테 했던..."

"나같아도 그랬을꺼야..."

"나 미워하는거 아니지?"

"사랑해~^♡^"

"그럼 우리 사귈까?"

"-0-;;;;;;"

"농담이다... 난 임자 있는 몸이야...."





평소의 장난끼 많은 얼굴은 어디에서도 찾아볼수 없었다.
그리고 돼지 입에서 좋아하는 여자 얘기가 나오다니.......



슬금슬금 돼지 옆으로 기어갔다.





"누구야? 좋아하는 여자 있었어?"

"응... 화수라는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던 여자"





그래서 나보고 이름 불러달라고 했던거였군.....-_-;;
날 그 여자 대리용으로 이용하려 하다니......





"눈빛을 보니까 애절한데.... 일본에 있어? 일본여자? 아님 한국여자?"

"한국여자.... 이제 그만하자... 넌 쇼파 펼치고 자...그리고 침 흘리면....."

"내가 입 벌리고 자냐? 침을 흘리게..."

"몰랐어? 보기 흉하더라"





그랬나.......?
어쩐지.... 아침에 일어나서 거울보면 하얀자국이 입주변에 있더라...=.=;;;



난 술병을 치우고 방으로 들어가려는 돼지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너 한국에 계속 있을예정이야? 그 여자 안 보고싶어...?"





문고리를 잡고 잠시 가만히 서 있던 놈이 문을 열고 들어가며 말했다.





"보고싶어.... 보고싶은데..... 볼 낯이 없어.... 볼수가 없어......."






다음날 아침, 녀석들보다 일찍 일어나 아침을 준비했다.
문이 열리고 로하가 하품을 하며 나왔다.





"너 앞치마 두르고 있으니까 꼭........."

"+0+"

"파출부 같다"

"-0-;;;;;"





로하가 욕실로 들어가자 이번엔 돼지가 눈을 비비며 나왔다.





"너 그러고 있으니까..."

"파출부 같다고?"

"=0=;;;;;"





생각해보면 로하와 돼지..... 닮은점이 많다.
같이 살아서 그런가.... 아니면 정신연령이 같아서.......ㅡㅡ;



마지막으로 식탁 위에 된장국을 올려놓는데 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아예 짐 싸서 나가라"

"미안^-^ 급한일이 있어서 전화를 못..."

"5분 안으로 집으로 컴백하는게 좋을꺼다.... 엄마, 아빠 오신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74편 }



내 남은 삶,
너라는 존재와 너에 대한 사랑으로 나.... 숨을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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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슬퍼질때가 있어요.
가끔은 비가 그리울때가 있어요.
가끔은 그대가 떠오를 때가 있어요.
가끔은 기적이 일어나길 바래요.
당신과 영원을 나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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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난 엄마, 아빠가 도착하기 10분 전에 집으로 올수 있었다.
아빠가 날 끌어안고 얼굴을 비벼댔다.





"악!! 징그러... 따가워"

"아빠가 사랑하는 딸에게..."

"됐어! 왜 왔어?"





울것 같은 아빠 대신에 엄마가 대답했다.





"잠시 귀국한거란다... 내일 다시 가야해"

"이번에 가면 언제 와요?"

"글쎄... 아빠랑 호주에서 살지 의논중이야"

"어래야... 니 생각은 어떠니?"





난 아빠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싫어요!"





그리고 내 방으로 들어왔다.
이민이라니.... 생각하기도 싫다.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다래가 들어왔다.
무서운 눈으로 쳐다보는걸 보니 어제 외박한 이유를 묻는듯하다.





"친구가 아팠어... 엄마,아빠한테는 비밀이다"

"맨 입으로?"

"치사하게... 됐어! 말해도 돼"

"니 저번에........"





5분 경과,
무슨 말을 하려고 저렇게 뜸을 들이지?





"저번에 뭐?"

"우리집에 피 흘리며 왔던 놈 말이야..."

"사천이.....?"

"걔랑 무슨 사이야?"

"같은 반 친구... 그건 왜?"





평소같지 않게 우물쭈물 거리는 녀석.


우......... 답답해~>ㅁ<





"더이상 그 놈이랑 어울리지마.... 여기에서 정 끊어"

"니가 왜 그런말을 해? 니 허락 받아야 하는거야?"

"..........."

"말해봐"

"널 위해서야... 지금이라도 잊어버려"





다래녀석.... 내 시선을 피하더니 급하게 방을 나갔다.



다래가 뭐 때문에 저런말을 하는거지....?
쟤가 사천이를 알리 없는데........



내가...... 다시 미워지는거니, 다래야.....?





그날 저녁, 처음으로 우리 가족이 외식을 했다.


아빠가 꼭 밖으로 나가서 먹고 싶다고 성화를 해서...-_-
그래서 지금 내 옆에 있는 다래 얼굴이 뚱하다.



나 또한 아빠의 경험담을 한 쪽 귀로 흘러보내며
딴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밖으로 눈을 돌려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던 중,
산이를 보게 되었다.



약속 있다며 밖으로 나와 점점 멀어져가는 산이를 쫓아갔다.





"산이야~ 반 산!!"





하지만 뒤돌아 보지 않았다.
사람들이 많고, 시끄러운 탓에 내가 부르는 소리를 못 들었나보다.



옆에 있는 여자와 웃냐고 정신이 없어서 그런건 아닌지 의심도 됐다.



거의 산이와 가까워질 무렵, 어느 이상한 곳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
그 앞에는 인상 안 좋은 아저씨 2명이 서 있었다.



계단을 올라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아저씨들이 날 막았다.





"무슨일로 왔니, 꼬마야"

"꼬마아니니까 들어가도 되죠?"





날 가만히 보더니 아저씨들이 귓속말로 쑥덕거렸다.





"돌아가"

"방금 전에 친구 들어갔어요"

"장사 방해하지 말고 꺼져! 안 그러면 따끔한 맛을 보게 될꺼다"

"금방 잘생긴 남자랑 여자 들어갔잖아요!!
그 잘생긴 남자가 제 친구예요... 걔는 되고 나는 왜 안되요?"





다시 귓속말을 하는 아저씨들........-_-;





"너... 제하를 말하는건 아니지?"





산이 곁에 있던 여자들에게서 들었던 산이의 또 다른 이름.
이 아저씨들은 또 어떻게 아는걸까......?





"제하맞아요... 들어가도 되죠?"

"제하 쫓아 다니는 것들 중에 한 명인가본데
여기에서 5초내로 안 꺼지면 칼이 배에 쑤셔박히게 될꺼다"





말이 끝나자마자 식칼보다 더 크고 무식한 칼을 꺼내보이는 아저씨.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쳐 계단을 내려왔다.
그리곤 안 보이는 곳으로 가서 숨었다.



잠시 후, 2명의 여자들이 안으로 들어가는게 보였다.



뭐야.....

나한테는 칼을 들이밀더니,
저 여자들한테는 인사까지하며 들여보내주다니....
내가 돈이 없어 보이기는 하지만......



근데 아저씨들의 행동이 이상했다.
아까 보다 더 이쁘고 잘 빼입은 여자가 왔는데 들여보내주지 않는다.



돈도 많아 보이는데........



난 힘없이 걸어오는 그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요... 잠깐만요"

"네?"

"방금 저기에 왜 못 들어갔어요?"

"누구세요?"





날 경계하는 듯한 여자의 목소리와 눈빛.





"저 이상한 사람 아니예요... 사실 저도 못 들어갔거든요..."

"그래요? 사실 암호를 알지 못해서요..."





암호를 대야만 들어갈수 있는 곳.
허나 그 암호라는걸 알아내는건 하늘의 별따기라는 여자의 말.





"뭐하는 곳인데 그래요? 그냥 술집 아니예요?"

"저기가 뭐하는 곳인지도 모르고 들어가려고 했어요?"

"우연히 친구를 봤는데 저기로 들어가길래
가서 인사라도 하려고 그런건데... 저기... 뭐하는 곳인데요...?"

"여자 접대부가 아닌 남자 접대부가 있는 여성만을 위한 술집....
......뭔지..... 아시겠어요...?"










생각을 안하려 애를 썼다.
아닐꺼라고 믿으면서도 내 발길은 돼지네로 향해 있었다.



그래!!! 돼지랑 로하는 친구니까 알꺼야!
진실이 아니라고 나한테 말해줄꺼야.....



돼지네 도착한 시간은 밤 10시였다.
로하는 자고, 돼지는 이상한-_- 비디오를 보고 있었다.





"변태........."

"이거 구하기 힘든거야... 볼수 있을때 봐둬"

"저질........."

"일본에서만 구입가능하지"





사실....
돼지에게 내가 아는 욕 다해가면서도 내 눈은 그 비디오로 향해있었다.
손으로 머리를 잡고 돼지쪽으로 돌리기위해 노력했다.





"돼지....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

"뭐......"

"심각한거야!! 비디오 꺼"





중얼거리면서도 내 말을 아주 잘 듣는 돼지.





"니 입에서 아니라는 대답이 나왔으면 좋겠어.... 아니라고 대답해야돼..."

"무슨 얘긴데?"

"산이... 산이 말이야...."





망설여진다.
돼지는 인내심을 가지며 내가 말할때까지 기다렸다.





"산이... 어떤 클럽 같은데 다녀?"

"클럽....이라니...."

"왜 있잖아... 남자 접대부들 있는 술집... 아니지? 산이 그런데 안 다니지?"

"........."





천천히 바닥으로 눈을 내리까는 돼지.



그동안 보아왔던 산이 옆에 있던 여자들과 제하라는 이름......
남자 접대부가 짝 마주듯 맞추어져 간다.





"돼지!! 내가 아니라고 대답하라고 그랬잖아!! 빨리 아니라고 대답해!!!!"

"조용히 말해... 로하가 알면 산이 죽어...."

"내가 알면 어쩐다구?"





정말 화가 났을때 로하는,
눈이 피빛으로 변하기도 하지만 지금처럼 미소를 짓는다.





돼지는 나를..... 나는 로하를..... 로하는 돼지를 쳐다봤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75편 }



내 남은 삶,
너라는 존재와 너에 대한 사랑으로 나.... 숨을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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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댈 떠나
힘들겠지만.
울지 마세요.
내가 떠난다고 해서
혼자 울면 안돼요.
난 언제나 그대 곁에 있어요.
그댄 혼자가 아니니까요.
슬퍼할 이유가....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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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어래.. 산이 얘기 나한테도 말해봐"





로하가 실실거리며 내 옆으로 왔다.
난 돼지에게 구조의 눈길을 보냈지만 놈은 서둘러 얼굴을 돌렸다.





"말해보라니까.... 어서^-^"

"그러니까 저기... 산이 말이야...."

"그래... 계속해"





아로하.... 차라리 화를 내고 소릴 질러... 이러는게 더 무서워....





"산이가... 산이가 그러니까....."





갑자기 폰을 꺼내 전화를 하는 로하.





"지금 당장 이데집으로 와"





물어보지 않아도 알겠다.


난 그냥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에 물어본건데.....
설마 돼지말대로 산이 죽는건 아니겠지.....?





"거봐... 너 때문에... 산이 죽으면 니 탓인줄 알어"

"돼지야... 니가 아니라는 말만 했어도 이런일은 없잖아"

"사실을 어떻게 아니라고 해...."

"지금부터 입 벌리거나 참견하면 같이 죽여버리겠어"





돼지와 난 로하의 한마디에 구석에 쭈그리고 앉았다.
30분 후, 2시간 전에 내가 본 그대로의 산이가 들어왔다.



산이는 구석에 숨어있는 우리를 한번 쳐다보고
쇼파에 앉아있는 로하에게 걸어갔다.





"로하... 무슨일 때문에..."

"증인있으니까 내가 묻는말에 거짓말 하면 각오해...
반 산...... 아직도 거기 다니냐?"





멀리 있었지만 산이의 몸이 떨리는게 느껴졌다.





"너 벙어리야? 대답해"

"...미안......"

"내가 다시 그곳에 가면 반 죽여 놓는다고 했지? 정신 바짝차려"





말이 끝남과 동시에 로하의 발과 주먹이 산이에게 날아갔다.
아무 반항없이 순순히 로하의 주먹을 맞는다.



입에서 한줌의 피가 나오자 돼지가 달려나가 로하를 잡았다.





"그만해... 산이가 다시 나간데는 이유가 있을꺼야...."

"이유... 이유라.... 반 산 말해봐... 니 입으로 말해"

"미안해... 정말 미안해...."

"이 병신같은 새끼야!!!!! 누가 그딴소리 지껄이래?"





다시 한번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 산이.





"다시는 니 얼굴 보기 싫으니까 꺼져"





아로하....
산이가 아무리 약속 안지켰어도 그렇지... 이건 너무하잖아....



산이가 돼지의 부축을 뿌리치며 집을 나갔다.



난 불편한 분위기 속에서
떨어지지 않는 발을 억지로 움직여 밖으로 나왔다.
몸을 움츠려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걸어가고 있는 산이녀석이 보인다.



로하가 뭔데......
로하가 너한테 뭔데 매번 이렇게 당하고만 있는거야!!!



얼마 가지않아 바닥에 주저앉는 산이 옆으로 갔다.





"풋.. 이정도로 끝난게 다행이다..."

"산이야... 미안해... 나때문에..."

"너 때문이 아니야... 내가 약속을 어겼어..."

"그게 아니야!! 난 니가 그런곳에 다니는거 오늘에서야 알았어...
그래서 믿기지 않아 돼지한테 확실한 답을 듣기 위해 말을 꺼낸건데..."





산이가 내 등을 툭 치며 말했다.





"오히려 마음이 편해서 좋아... 내가 잘못한거야......"





물어보고 싶다.
물어보고 싶었다.
왜 그런일을 하는지......



하지만 나는 끝내 물어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돌아올때까지 자고 있지 않던 아빠와 엄마에게
이것저것 변명하냐고 새벽에서야 잠이 들었지만 더 큰 이유는 따로 있었다.




산이를 때리면서도 슬픈눈을 하던 로하와
그런 로하를 미워하고 원망하기는 커녕 모두 자신의 잘못이라고
말하는 산이로 인해 쉽게 잠이 오질 않았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75편 }



내 남은 삶,
너라는 존재와 너에 대한 사랑으로 나.... 숨을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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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댈 떠나
힘들겠지만.
울지 마세요.
내가 떠난다고 해서
혼자 울면 안돼요.
난 언제나 그대 곁에 있어요.
그댄 혼자가 아니니까요.
슬퍼할 이유가....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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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어래.. 산이 얘기 나한테도 말해봐"





로하가 실실거리며 내 옆으로 왔다.
난 돼지에게 구조의 눈길을 보냈지만 놈은 서둘러 얼굴을 돌렸다.





"말해보라니까.... 어서^-^"

"그러니까 저기... 산이 말이야...."

"그래... 계속해"





아로하.... 차라리 화를 내고 소릴 질러... 이러는게 더 무서워....





"산이가... 산이가 그러니까....."





갑자기 폰을 꺼내 전화를 하는 로하.





"지금 당장 이데집으로 와"





물어보지 않아도 알겠다.


난 그냥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에 물어본건데.....
설마 돼지말대로 산이 죽는건 아니겠지.....?





"거봐... 너 때문에... 산이 죽으면 니 탓인줄 알어"

"돼지야... 니가 아니라는 말만 했어도 이런일은 없잖아"

"사실을 어떻게 아니라고 해...."

"지금부터 입 벌리거나 참견하면 같이 죽여버리겠어"





돼지와 난 로하의 한마디에 구석에 쭈그리고 앉았다.
30분 후, 2시간 전에 내가 본 그대로의 산이가 들어왔다.



산이는 구석에 숨어있는 우리를 한번 쳐다보고
쇼파에 앉아있는 로하에게 걸어갔다.





"로하... 무슨일 때문에..."

"증인있으니까 내가 묻는말에 거짓말 하면 각오해...
반 산...... 아직도 거기 다니냐?"





멀리 있었지만 산이의 몸이 떨리는게 느껴졌다.





"너 벙어리야? 대답해"

"...미안......"

"내가 다시 그곳에 가면 반 죽여 놓는다고 했지? 정신 바짝차려"





말이 끝남과 동시에 로하의 발과 주먹이 산이에게 날아갔다.
아무 반항없이 순순히 로하의 주먹을 맞는다.



입에서 한줌의 피가 나오자 돼지가 달려나가 로하를 잡았다.





"그만해... 산이가 다시 나간데는 이유가 있을꺼야...."

"이유... 이유라.... 반 산 말해봐... 니 입으로 말해"

"미안해... 정말 미안해...."

"이 병신같은 새끼야!!!!! 누가 그딴소리 지껄이래?"





다시 한번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 산이.





"다시는 니 얼굴 보기 싫으니까 꺼져"





아로하....
산이가 아무리 약속 안지켰어도 그렇지... 이건 너무하잖아....



산이가 돼지의 부축을 뿌리치며 집을 나갔다.



난 불편한 분위기 속에서
떨어지지 않는 발을 억지로 움직여 밖으로 나왔다.
몸을 움츠려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걸어가고 있는 산이녀석이 보인다.



로하가 뭔데......
로하가 너한테 뭔데 매번 이렇게 당하고만 있는거야!!!



얼마 가지않아 바닥에 주저앉는 산이 옆으로 갔다.





"풋.. 이정도로 끝난게 다행이다..."

"산이야... 미안해... 나때문에..."

"너 때문이 아니야... 내가 약속을 어겼어..."

"그게 아니야!! 난 니가 그런곳에 다니는거 오늘에서야 알았어...
그래서 믿기지 않아 돼지한테 확실한 답을 듣기 위해 말을 꺼낸건데..."





산이가 내 등을 툭 치며 말했다.





"오히려 마음이 편해서 좋아... 내가 잘못한거야......"





물어보고 싶다.
물어보고 싶었다.
왜 그런일을 하는지......



하지만 나는 끝내 물어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돌아올때까지 자고 있지 않던 아빠와 엄마에게
이것저것 변명하냐고 새벽에서야 잠이 들었지만 더 큰 이유는 따로 있었다.




산이를 때리면서도 슬픈눈을 하던 로하와
그런 로하를 미워하고 원망하기는 커녕 모두 자신의 잘못이라고
말하는 산이로 인해 쉽게 잠이 오질 않았다.








다음날 부모님을 배웅하고 돼지와 만났다.
돼지집엔 로하가 있었기때문에 밖에서 만나야만 했다.



일명 '산이와 로하 합체 시키기'작전.





"로하상태는 어때...?"

"단 둘이 있는게 무서워.....ㅠ0ㅠ"





우리 불쌍한 돼지..... 집 주인이 누군지 모르겠다.





"보아하니 로하가 산이를 찾아갈것 같진 않은데...."

"산이 얼굴보면 또 주먹이 날아갈꺼야... 어제 밤새도록 술만 마셨어"

"돼지... 빨리 방법을 강구해봐"

"난 이런거 잘 못 한단 말이야..."

"주문하신 아이스크림 나왔습니다"





멋있는 오빠가 우리 앞에
군침이 넘어갈만큼 예쁘고 맛있어 보이는 아이스크림을 놓고 갔다.



순간 눈이 마주친 돼지와 나.
동시에 입을 열었다.





"우선 먹고 생각하자"





난 내껄 다먹고 돼지 아이스크림에 눈독을 들였다.
하지만 아림돼지라는 이름이 괜히 붙은게 아니였다.





"그만 쳐먹고 생각이나 해!!!"

"하나 더 시켜줄까?"

"+0+"





나와 돼지는 하나씩 더 시켜
만남의 이유도 잊은체 오로지 먹는것에만 몰두했다.



그리고 신나게 쇼핑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산이와 로하 합체시키기 작전이 생각났다.



인사를 하고 가려는 돼지의 목덜미를 잡았다.





"켁... 사람살려~"

"우리 오늘 왜 만났지?"

"아... 맞다!!"





정말 우리가...... 잘 해낼수 있을까......?


우리집 앞 공원에서 다시 2차 회의에 들어갔다.





"윽!!! 악!! 간지러워~>ㅇ<"

"얌전히 안 있을래? 너 때문에 정신 사나워서 났던 생각들도 다 들어가잖아!!"





난 모기에 물렸다고
야단 법석을 떠는 돼지의 허벅지를 쫙 소리나게 때렸다.





"돼지야... 제발 아이디어 좀 내봐... 내가 아이스크림 사줄께...."

"그거야!! 어래야...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뭔데?"

"여름하면 뭐가 생각나?"

"땀... 끈적거림.... 에어컨.... 그리고 바다... 어? 그럼 너"

"그래.... 어때?"

"귀여운 자식^-^"





돼지의 얼굴을 잡고 침을 묻혀가며 뽀뽀를 했다.
그러다 입에 해달라는 소리에 몇 대 맞았다.-_-^





"피서는 뭐니 뭐니해도 동해바다가 좋지~ 강릉 어때?"

"거기가 어디야? 서울이랑 가까워?"





참......... 돼지 우리나라 지리 모르지.......





"그럼 강릉으로 결정!! 언제 갈까?"

"3일 후"

"난 산이를 책임질테니까 넌 로하 책임지고 5일에 서울역으로 나와.
표는 내가 끊어놓을게..... 오후 5시까지"

"ok!!! 그럼 화이팅 한번 하자~ 산이와 로하 합체시키기 성공을 위해~"

"화이팅!!!!!!!!"





돼지와 나의 마주친 손뼉소리가
조용한 밤공기를 타고 멀리 퍼져나갔다.





일이 있다며 곤란하다는 산이를 3일동안 쫓아다니며
간신히 ok 대답을 받아냈다.
돼지도 역경 속에서 맡은 일을 잘 성사시켰다.



만나기로 한 시간을 10분 초과해서 도착했더니
로하가 소릴 지르며 가려는게 보였다.





"아로하... 바다 구경 좋잖아~"

"이따위 짓... 니가 꾸몄냐?"





참았다.......... 참아야만했다....=_=;





"타기나 해, 이 자식아!! 돼지... 빨리 이 놈 팔 붙잡아"





난 씁쓸하게 웃는 산이에게 짐을 맡기며
조그맣게 말하고 로하를 끌고 기차에 올라탔다.





"도망가면.... 주~거!!!"





로하를 억지로 옆에 앉혔지만 그 놈의 주둥이는 멈출줄을 몰랐다.
앞에 산이가 앉자 별 소릴 다하다가
산이가 웃으니까 입을 다물고 창 밖으로 눈을 돌리는 아로하.



우선은 1단계 성공이다....
돼지야... 우리 꼭 성공하자....



돼지가 주먹을 불끈쥐며 답을 해왔다.





처음으로 하는 기차여행..........
처음으로 가는 바다여행..........
처음으로 같이 가는 여름여행...........





하지만 이 여행이 처음이자 마지막 추억이 될줄은..........몰랐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76편 }



내 남은 삶,
너라는 존재와 너에 대한 사랑으로 나.... 숨을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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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절대, 사랑 때문에
두번 아프지는 않는다.
큐피트는 같은 심장에다 대고
두번째 화살을
사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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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바다 바로 옆에 있는 방을 잡고 앉았다.



분위기를 바꾸는것엔 역시 알콜이 최고^-^
난 종이컵을 치켜들며 말했다.





"우리의 첫 바다여행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건배~"

"건배~^0^"





하지만 돼지만이 나에게 호응을 해줬다.
이러면 2단계 작전이 곤란한데........





"로하... 니 입장만 생각하지마...
니가 산이였다면 지금 심정이 어떨것 같냐?"





돼지야..........





"누구보다 산이에 대해 잘 아는건 너잖아... 나갔다 올때까지
그대로라면 로하 널 보면서 웃는일 따윈 없을꺼다... 나가자, 산어래"

"어? 어....."





돼지가 날 끌고 바다쪽으로 걸어갔다.



난 발을 집어 삼키는 모래를 걷어차며 돼지 옆에 서 바다를 바라봤다.
시꺼먼 공간속에서 파도의 하얀물살이 보였다 사라졌다를 반복했다.



귀를 온통 차지하는 파도 소리를 듣고 있자니
바다에 들어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잘...되겠지...?"

"일...으...까..."

"응....?"

"나 일본으로 돌아갈까....?"

"안돼! 가지마"





내 눈빛이 애절했는지 놈이 손가락으로 내 이마를 툭 튕겼다.





"가고 싶어도 못가... 나 없으면 누가 너랑 놀아줘.... 안그래?"

"그래.... 그러니까 갈 생각따위 하지마..."

"알았어^-^ 여기 앉아봐... 내가 좋아하는 노래 들려줄께"





우린 낮에 내리쬐인 태양의 열기가 아직 남아있는 모래 위에 편하게 앉았다.



돼지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는데 무슨 노래인지 감이 안왔다.
하지만 듣다보니 그게 일본음악이라는걸 알았다.





はしゃいだよるもいまはザワメキをわすれ
떠들썩한 밤도 지금은 소란스러움을 잊고
おさないひびのおもかげ そっとよみがえる
어린날들의 모습을 가만히 되살린다
いつでもそばにいて えがおをくれないか
언제라도 곁에 있어 웃는얼굴을 보여주지 않겠는가
しずかなあいのなか こころからそうおもうよ
조용한 사랑 속에 마음으로부터 그렇게 생각했다

ねぇ あのよるのなきがおのわけ
음 그 밤의 우는 얼굴의 이유를
きけるはずなんてない
물을리따윈없어
こみあげるなみだにすがおのゆめをうつしてた
솟아오르는 눈물에 그대로의 꿈을 비추고있었다
うまれたまちをでて よりそうふたりのこと
태어났던 거리를 떠나서 멀어지는 두사람
ことばはときとして きずつけてしまうけれど
말은 시간으로서 상처받아버리겠지만

* ふたりだきしめたこいを
두사람이 안고있던 사랑을
はなせずにとわのいのりを
놓치지 않은채로 영원의 기도를
あのひあなたにであわなければ
그날 당신을 만나지못챘더라면
いとしさもしらないままに
사랑함도 알지못찬채로

Oh You're My Everything
ただいちどだけあなたにはなしたゆめに
그저한번 당신에게 말했던 꿈엔
なにひとつ そうなにひとつうそなどないから
무엇하나 그렇게 무엇하나 거짓따윈없기 때문에
にどとはもどれない はげしいこいをしたね
두번다시 되돌릴 수 없는 격렬한 사랑을 했군요
かなしいえがおのひには
슬픈 웃는 얼굴의 날에는
ほそいてをにぎりしめた
작은 손을 움켜쥐었다
"ふたりにどうぞおだやかなあいを..."
"두사람에게 부디 행복한(편안한)사랑을..."



(Glay - ずっと二人で...)





노래가 끝났지만 눈을 뜨기가 싫다.
지금 이대로의 느낌이 너무 좋았다.



잠시 후 한국말로 된 발라드가 옆에서 들려왔다.
로하 목소리에 번쩍 눈이 떠졌다.



언제 왔는지 내 옆에 앉아 듣기 좋은 저음으로 노래하고 있는 로하.
난 로하의 옆 모습을 보며 노래를 감상했다.





그대는 울고 있나요.
날 원망하고 있나요.
실망했겠죠.
사소한 욕심 때문에 화내서 정말 미안해
후회가 되요.
나도 어쩔 수가 없나 봐요.
사랑 앞에서는
다 가지고도 항상 부족한 가슴...
난 그대라면 작은 일조차 다 알고 싶어져요.
늘 어린아이 같은 맘이죠.
사랑하니까 너무 미안하니까 모두 잊어버려요
그대...
그리고 편안하게 잘자요.
나를 흔드는 벅찬 사랑은 만난 적이 없기에
난 이렇게 힘드나봐요
그대...



(김현성 - 잘자요)





노래가 끝났고, 난 박수로 노래에 대한 답을 했다.





"노래 잘하네... 여자들이 아주 뻑 가겠어"

"그래서 너도 그런눈으로 쳐다보는거냐?"

"응^.^"





밤이라 잘 보이진 않았지만
고개를 돌리는것으로 미루어보아 부끄러워하는게 틀림없다.





"산이랑... 화해했어? 난 너희 사이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니가 심했다고 생각해"

"훗- 나 나쁜놈인거 이제 알았어....?"

"그게 자랑이냐!! 돼지랑 나랑 너희 화해시키려고 얼마나 고민했는줄 알아?"

"헛수고 했어.."

"화해...안할꺼야? 자존심 때문에 그래? 그깟 자존심이 그렇게 대단해?"





로하는 모래 한 움큼을 움켜쥐고 조금씩 밑으로 흘려보내고 있었다.





"산이 자식이랑 난 아무렇지 않은데 너희 왜 오버냐..."

"아무렇지 않다니... 싸웠잖아..."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라는거... 몰라....?"





그럼 그 싸움은 우정 싸움........?
아, 어찌되었건 결과는 좋은거란 소리네^^
그럼 됐어..... 머리 아프게 더이상 고민하지말자.





"줄 곧... 참 예쁘구나.. 안아주고 싶다... 그렇게 생각했었어...."

"누구......?"

"널 안게 된 후..... 난 다시 행복해지고 싶어.....졌다"





로하가 지금 나한테 고백하는건가.....?
좋아한다고.....? 날 좋아한다고 말하는거야......?





"말해두겠는데, 이렇게 오래 참은건 처음이다.... 눈 감아봐"





로하와의 두번째 입맞춤.
바람결에 날리는 로하의 머리카락이 기분좋게 내 얼굴을 간지럽혔다.



파도 소리만 요란한 분위기가 괜히 마음을 설레이게 만들었다.





"사람은 살아선 누군가를 기억하다가 죽어선
누군가의 기억에 남는 존재라는데... 나도 그런 사람이 될수 있을까...?"

"당연하지..... 그런걸 왜 걱정해?"

"슬프면 눈에서 눈물이 나오잖아...
그러면 눈물이 반짝거리는데 너는 그게 뭐라고 생각해?"





오늘따라 알수 없는 말들만 하는 로하를 가만히 쳐다봤다.
내 대답을 바라고 한 질문이 아니였는지 로하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난 내 눈에서 별들이 반짝거린다고 생각해....
그러면 하나도 안 슬퍼지거든......"





로하는 가끔 알수 없는 얼굴을 한다.
마치 여기에 없는 듯한.........



산이와 돼지가 있는 방으로 돌아가는 길에
로하가 내 앞에 쭈그려 앉았다.





"업혀"

"싫어... 나 무거워..."

"다시는 업어줄 일 없으니까 해준다고 할때 업혀라"

"무거워도 난 몰라"





날 업고 들어 올린 것까지는 좋았는데,
거칠어지는 이 숨소리는 뭐냐......-_-^



그래도 로하의 등에 업힌 이 느낌......
평생 기억하고 싶을만큼 편하고 좋았다.








다음날 우린 바닷가로 나가서 수영과 해수욕을 즐겼다.
물을 많이 먹어서 배가 탱탱하고 태양에 얼굴이 탔지만
즐거운 여름 여행이였다.


로하와 발전된 계기가 되기도 하였고........^^;



일상으로 돌아온 하루 하루는 그야말로 지옥이였다.
보충수업까지 했으면 아마 난 탈수로 인해 벌써 쓰러졌을 것이다.



개학을 일주일정도 앞두고 돼지와 함께 데이트를 즐겼다.
공짜루 영화 보여주고, 먹을거 사준다는데 거부 할수 있어야지~



데이트를 마치고 돼지네 집으로 가던 길에
검은색 차 두대가 우리 앞에 섰다.



차 안에서 4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나오자 돼지가 소리쳤다.





"산어래, 도망가!!!!"





하지만 나는 물론이고
돼지는 그 남자들에게 붙잡혀 각 각 다른 차에 탔다.



소릴 질렀지만
입이 막혀서 속으로 웅얼거리는 것밖에 되질 않았다.
남자들의 행동으로 난 지금 이 상황이 심각하다는걸 깨달았다.



얼마 후 외진 곳에 정지한 차.
창고로 보이는 곳으로 날 끌고가더니 바닥에 던졌다.



내 앞에는 이미 돼지가 묶여서 어떤 남자 손에 붙잡혀 있었다.





"이데야... 여기가 어디야? 이 사람들 누구야...? 우릴 왜 끌고 온거야...?"

"쟤는 상관없으니까 풀어줘!!!"





돼지가 소리치는 곳을 바라봤다.
높은 사람으로 보이는 남자가 의자에 앉아있었고,
그 주위에는 많은 남자들이 서 있었다.





"산어래.....맞나?"





앉아있는 남자가 나에게 말했다.





"누구세요..? 왜 우릴 이곳으로 끌고왔죠?"

"숙녀를 거칠게 다뤄서 미안... 아로하라고 알지?"





어떻게 저 남자가 로하를.............





"저 놈 살리고 싶으면 로하를 이곳으로 데리고 와"

"너도, 로하도 여기오면 나한테 먼저 죽는다!! 오면 죽여버릴꺼야!!!!!!!"





돼지가 소리치자 옆에 있던 남자가 각목으로 돼지의 어깨를 내리쳤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앞으로 쓰러지는 돼지모습에 몸이 떨려왔다.



이건.... 우리들 사이에서 흔히 일어나는 그런 싸움이 아니야....
위험해....... 돼지가 위험해...... 죽을지도 몰라!!!!!!





"로하란 놈을 데리고 오는 시간이 늦어질수록..
이 놈의 목숨은 위험하다는걸 명심해라"





난 다시 한번 바닥에 쓰러져 고통스러워하는 돼지를 보고 창고를 뛰어나왔다.
그리고 로하를 찾아나섰다.





로하가 이곳에 와도 위험하지만..........
.........오지 않으면 돼지는 죽을것이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77편 }



내 남은 삶,
너라는 존재와 너에 대한 사랑으로 나.... 숨을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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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정답되로 되어지지 않는..
가끔은 상식으로도 이해않되는
많은 일들이 당신에게 다가왔습니다.
그건, 바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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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리려 애를 쓰고 로하에게 전화를 했다.





"고객전화기가 꺼져있어 음성사서함으로...."





제길!!!!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이번엔 산이에게 연락했다.





"산이야.. 지금 어디야? 응? 나 무서워.... 무서워 미치겠어....."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로하... 로하를 찾아야해.... 로하 어딨어?"

"진정해.... 목소리가 많이 떨리는데.."

"돼지... 이데가 잡혀있어!!! 그래서 로하 찾아야 돼!!! 빨리!!!!"





산이는 거기 꼼짝말고 있으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전화를 끊었다.
얼마되지 않아 내 앞에 나타난 산이.





"이데가 잡혀있다니... 자세히 말해봐"

"그러니까 오늘... 돼지랑 놀다 집에 가고 있었는데 우리 앞에 검은차가 서더니
우릴 이상한 창고로 끌고갔어... 그런데 그 사람들이 로하를 데리고 오지 않으면 돼지를...."

"로하 핸드폰 안돼?"

"응... 아.. 잠깐...."





번뜩 십원이 떠올라 다래에게 십원의 연락처를 알아냈다.





"여보세요?"

"나 다래누나야... 알지?"

"어? 누나가 내 번호..."

"있잖아... 로하 어디있는지 알아..?"

"아마, 로하형........"





나와 산이는 십원이 말해 준 곳으로 출발했다.
사람의 발길이 뜸한 곳이였기에 로하를 찾는건 쉬웠다.



앉아서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녀석의 모습에 울컥하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한 걸음에 녀석에게 달려가 소리쳤다.





"너 한가하게 이럴때야? 돼지.... 죽게 생겼단말이야!!!!!"

"뭐...? 이데가 왜?"

"이상한 남자들한테 잡혀있어....
그 남자가 너 데리고 오지 않으면 돼지 죽인다고 그랬어.... 돼지 죽는다고....."

"거기 어디야?"





지금처럼 로하의 몸과 눈동자가 흔들리는건 처음이다.
하지만 로하가 가지 않으면 돼지가 죽는다.



돼지야........ 무서워도 조금만 참아....
내가 로하 데리고 가니까 걱정마.........





돼지가 잡혀있는 창고에는
아까의 2배는 더 되보이는 남자들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돼지.....
많이 맞았는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오랜만이야... 안 그런가, 로하군?"

"닥쳐!!!!! 우리 형을 죽인..... 형을....."

"덕분에 넌 살았잖아.... 나한테 감사 인사라도 해야지"

"이......이 개 자식!!! 죽여버리겠어!!!!!!!!"





그 남자에게 달려나가려는 로하를 산이가 간신히 붙잡았다.



로하 형을 죽인게...... 저 남자...........?



로하가 저 남자를 어떤 눈으로 보고 있는지 보고싶다.
하지만 또 다시 흔들리는 눈동자를 하고 있을까봐 겁이난다.....



그때 돼지가 감은 눈을 뜨더니 일어로 말했다.
그리고 로하형을 죽였다는 남자가 일어로 대답했다.





"제기랄!!!! 너희 빨리 도망가!!!!! 이 미친자식이 우리 다 죽을셈이야!!!!!"

"너.... 내 싸움 실력 모르냐...?"

"아로하.... 그냥 가... 이건 명령이 아니라 부탁이야.... 제발....."

"니 눈 앞에서 꺼지지 말라며.... 약속 지킨다고 했다...."





낮게 한숨을 토해내는 돼지가 보일락말락 미소지었다.



난 계속해서 돼지가 날 봐주기를 바라며 쳐다봤다.
하지만 돼지는 내 쪽으로는 단 한번도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로하가 우리 앞으로 걸어오기 시작한 남자들을 견제하면서 작게 말했다.





"너흰 아무 도움도 안되니까 나가 있어.... 경찰에는 연락하지마"

"무....무슨 소리야..... 나도 여기에 있을꺼야....."

"산어래... 고집 피우지마... 나가서... 위험하다 싶으면 그때 경찰에 신고해...."

"싫어! 안 갈꺼야!!! 돼지 저렇게 쓰러져 있는데 너 혼자 어떡해....."





이를 악물며 눈물을 참으려 했지만
엉망이 된 돼지 얼굴을 보자 기다렸다는듯이 흘러내렸다.





"반 산... 내가 셋까지 세면 어래 데리고 나가... 어떻게 해서든 끌고 나가"

".........."

"나도 부탁이란거.... 해보자..."

"..알았어...."

"이데랑 같이.... 조금 있다 나간다..... 기다려..... 밖에서 기다리라구.....
그럼 센다........ 하나........ 둘......... 셋..........."





로하가 그 남자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스무명이 넘는 남자들고 로하의 싸움.



난 산이에게 끌려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며 버텼지만 내 몸은 너무 쉽게 끌려갔다.





안돼..... 돼지 피 흘리고 있어......
빨리 병원에 가지 않으면.... 안가면 죽을지도 몰라.....
그리고 로하..... 혼자 싸우잖아...... 안돼..............





"안돼~!!!!!!!!!!!!!!!!!"













밖에선, 안에서 나는 소리가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지금 로하.... 죽을 힘을 다해 싸울텐데......
돼지.... 아파서 끙끙대고 있을텐데......



이상하게 내 귀엔 아무 소리도 안 들려.....
이 상황이 거짓말 같이 나에겐 아무소리도 들리지가 않아......





"산이야..... 제발 보내줘....."

"로하랑 이데... 괜찮아.... 난 믿어...."

"넌 왜 싸움을 못하는거야!!! 이럴때 왜 싸움을 못해서
로하랑 돼지 위험속에서 구하지 못하는거야!!!!!! 왜.... 으흐흑... 왜....."





난 죄 없는 산이를 탓하며 오열을 터뜨렸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한심한 내 자신에 대한 화를
지금 산이에게 하고 있다.



미안해........ 미안해, 산이야...........



산이 품에서 울다 지친 나머지 깜빡 기절을 했었나보다.
누군가가 날 깨우는 소리가 들렸다.





"어래야.... 일어나...."

"..으응.....?"

"로하가... 나오고 있어......"





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비틀거리며 창고에서 나오는 로하에게 달려갔다.



얼굴이 엉망진창이다.
온통 피 투성이다.





"괘...괜찮아? 많이... 다쳤어....? 아프지는 않아.....?"





로하는 대답 대신 피로 얼룩진 손으로 내 머리를 쓸어내렸다.
난 눈물을 감추기 위해 로하를 안았다.



그런데 돼지는......... 돼지는 왜 안보이지?





"로하야... 돼지는? 돼지도 괜찮지....?"





로하가 오른쪽팔로 내 머리를 감싸쥐었다.





"말해봐 어서.... 돼지 기절해서 니 힘으론 도저히 끌고 나올수 없어서
혼자 나온거야? 그럼 내가 갔다올께..... 나 힘 세잖아...."

"산어래......"

"싫어.... 갈꺼야!!!! 돼지가 나 부르고 있어......
빨리 자기 구해달라고 소리치고 있단 말이야..... 흑.... 으흑...."

"....미안해..... 미안하다......"

"으흐흑.......... 허억......... 크으윽........으앙~~~~~~~~~!!!!!!!"





나 돼지한테 못해준거 많아......
돼지한테 할 말도 많고, 듣고 싶은 말도 많단말이야.......



돼지...... 너 언제까지나 나랑 로하 옆에 있을거라고 했잖아......
로하보고 죽지 말라고 했으면서...... 그랬으면서.........




용서하지 않을꺼야...... 너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꺼야!!!!!






3일 후, 형식적인 돼지의 장례식이 치뤄졌다.
돼지의 시신은 그 놈들이 가지고 도망갔다는 로하의 말에
우린 밀가루를 사서 한강에 뿌렸다.




돼지야..... 보고싶은 돼지야..... 불러도 대답없는 이 나쁜놈아.....
거기 어때? 여긴 여름이라서 이렇게 더운데 거긴 추울것 같아.....



참... 우리 엄마는 만났어? 나완 달라서 아주 예뻐.......
그리고 우리 엄마 애교많은 사람 좋아하니까 분명히 널 아주 많이 좋아할꺼야.....
우리 엄마 외롭지 않게 니가 많이....... 많이.........





3일내내 울어서 더이상 나올 눈물이 없을줄 알았는데
또 다시 눈물이 뚝 하고 떨어졌다.


옆에 있던 로하가 내 손을 잡았다.





"니가 너무 맘 아파하면....... 이데 미안할꺼야....."





그렇니.......? 돼지야..... 로하 말이 맞아.........?
나 마음아픈거 싫어......? 그래도...... 그래도 아픈건 아픈거야.....
돼지, 너 정말 나빠........ 우리 엄마보다 더 나빠..........





나에겐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방학이 끝났다.
순미가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는 내게 물었다.





"어래야... 방학동안 무슨일 있었어..?"

"..아니....."





이번엔 별왕이가 내 옆으로 왔다.





"아픈 사람같아.... 어디 아파...?"

"괜찮아...."





자꾸만 내게 괜찮냐고 묻는 사람들.
.......귀찮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서 쉬려는데
로하가 내 손을 잡고 어디론가로 가기 시작했다.





"나 쉬고싶어...."





로하가 말 없이 날 끌고 간 곳은 동물원이였다.
돼지가 항상 입에 달고 다니던 말.............






'동물원에 가면.... 동물들 디따 많겠다~ 구지?
우리 언제 한번 동물원에 꼭 같이가자, 어래야^0^'















그래도 지구는 돈다 { 78편 }



내 남은 삶,
너라는 존재와 너에 대한 사랑으로 나.... 숨을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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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아홉을 얻기 위해
하나를 주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사랑은 하나를 주고
다른 하나를 얻길 바라는
것도 아닙니다
사랑은 아홉을 주고도
남은 하나를 주지 못한
미련에 못내 아파하고
미안해 하는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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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 가면.... 동물들 디따 많겠다~ 구지?
우리 언제 한번 동물원에 꼭 같이가자, 어래야^0^'





웃으면서 얘기하던 돼지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렇게 오고 싶어했는데.....
내가 귀찮으니까 다음에 가자고 해서 좋아하던 동물원에 와보지도 못하고......



내 눈에 눈물 맺히는걸 봤는지 로하가 오버하며 소리쳤다.





"저기 봐바... 호랑이가 쉬하고 있어... 어? 침팬치는 털 골라주고 있다"





로하야...... 넌 아무렇지 않은거야......?
돼지가 없어도 괜찮은거야..........?
난 가슴이 찢어질듯 아파서 숨쉬는것조차 힘든데.....



나도 웃고싶어..... 돼지랑 같이 웃고 싶어........
하지만 이젠...... 이젠 돼지 없잖아.........



그때 어떤 여자와 7살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내 옆을 지나갔다.





"엄마~ 나 아이스크림 사줘~"

"안된다니까 왜 자꾸 그래!!!"

"시러~ 시러~ 나 초코 아이스크림 먹고 싶단말야"





꼬마는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서 떼를 쓰며 울기 시작했다.
난 그곳으로 걸어가 아이스크림을 사서 꼬마에게 내밀었다.





"자, 선물-"

"와~ 내가 좋아하는 초코 아이스크림이다^^"

"저.... 죄송합니다....."

"아니예요.... 제 친구가 생각나서요....
그 녀석도 아이스크림을 아주 많이 좋아했거든요...."





어느새 로하가 내 옆에 서 있었다.





"..가자....."





우린 말 한마디 나누지 않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 고마워.... 내일보자"

"언제까지 그렇게 죽을듯한 얼굴만 할꺼야? 제발... 정신차려..."

"나 제정신이야..."

"제정신? 지금 니 모습이 제정신이라고?"

"하지만 안되는걸..... 마음이 따라주지 않는걸 나보고 어쩌란말이야!!!"

"제길..... 그래, 어디한번 이데 그 자식만 그리워하면서 살아봐!"





집으로 들어와 내 방에 누웠다.



손을 옆으로 뻗자
돼지가 사준 불쌍한 표정을 짓고있는 돼지 인형이 손에 잡혔다.
난 그 인형을 안고 두 눈을 감았다.





'와..... 돼지야, 저기 봐봐...... 저 돼지인형!!!
너랑 너무~ 너무~ 똑같다!! 혹시-_-^ 니 동생 아니야?'

'어? 내 동생이 왜 저기 있지? 또 가출한 모양이네^.^
잠깐만 기다려봐..... 가서 잡아 와야겠다'





잠시 후
환하게 웃으며 내게 돼지 인형을 내미는 녀석.





'니가 좀 데리고 있어... 나랑 있으면 자꾸 도망가니까^-^'







또 다시 울다 지쳐 잠이 들었다가 새벽에 깨어났다.
엄마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어래야.... 엄마 목이 아파.... 많이 아파.......'




아니야.... 우리 엄마는 3년 전에 죽었어...
저리가!!! 저리 가란말이야!!!




'왜 그러니, 어래야... 엄마야......'




양 손으로 귀를 막고 다래방으로 뛰어들어가 불을 켰다.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뜨려는 다래가 보였다.





"무슨일이야?"

"다래야.... 무서워...."

"왜 그래? 나쁜 꿈이라도 꿨어?"

"엄마가 자꾸 날 불러.... 목이 아프다면서 날 불러..."

"진정하고 여기에 앉아봐"





다래가 떨고 있는 내 어깨를 감싸며 침대에 앉혔다.





"요즘 무슨일 있지....?"

"아니... 없어.... 아무일도 없어"





돼지..... 안 죽었어....
우리 마음속에 존재하니까 죽은게 아니야....



돼지야..... 나 마지막으로 울께.....
오늘만 울고 내일부터는 울지 않을게.... 너 처럼 웃고만 다닐께.....
그러니까 내가 운다고 나 미워하지마..........




다래가 걱정하는것 같아 자는척 하다,
다래가 잠이 든걸 확인하고 일어났다.



4시간 후 아침을 차리고 집을 나왔다.
먹구름이 가득한게 오늘은 비가 올것만 같다.



교실엔 아무도 없었다.
당연한가.....? 하긴 새벽 6신데.......



책상에 앉아 턱을 괴고 조금씩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봤다.



신기하다...... 돼지야... 너도 지금 보고있니?
내가 오늘부터 울지 않는다고 하니까 이렇게 비가 오네....


있잖아......
내가 흘릴 눈물..... 대신 흘려줘서 하늘한테 고맙다고 했어...



나 착하지.......?
하늘은 착한사람을 좋아해서 먼저 데리고 간다는데....
그럼 이제 나도 데려가겠다..... 그랬으면 좋겠다......
나도 얼른...... 데리고 갔음 좋겠다..........





조용한 탓에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평소보다 크게 났다.
앞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천이가 보였다.



난 다시 밖으로 눈을 돌렸다.
많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내 옆에 앉는 사천이가 느껴졌지만 얼굴을 돌리지는 않았다.





"비 많이 온다.... 하늘도 무슨 슬픈일 있나......?"

"............."

"만약.... 내가 죽어도.... 이렇게 울어줄꺼야....?"





내 눈에 금새 눈물이 맺혔다.





"그딴소리 하지마!! 지금 내가 어떤지 몰라서 그러는거야?"

"그래서..... 내가 그랬잖아.... 만약이라고....."

"만약 이라도 죽지마.... 죽지마......."

"그럼 울지마.... 그런 표정 짓지마... 미칠것 같아....
나도 마음이 아파서 미칠것 같아......."









돼지가 죽은 후론 돼지집 근처조차 가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학교에 나오지 않은 로하를 찾아가기 위해 돼지집을 찾았다.



빌라 앞에서 숨을 크게 한번 들이켰다.
돼지 목소리가 귓가에 쟁쟁하게 들려왔다.
난 그 소리를 날려버리기 위해 머리를 흔들었다.



반쯤 열린 문을 제끼고 집으로 들어갔다.



돼지야.... 나 왔어.... 나 안 반겨줄꺼야....? 치~ 치사하다....
너 또 아이스크림 혼자 먹냐고 나 온거 모르고 있는거지?



방을 제외하고 숨은 돼지를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뒤졌다.
그러다 방에서 들려오는 로하 목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꼭 그렇게 가야만 했냐.... 안녕이란 인사쯤은 하고 갔어야지.....
너 이제........ 용서받기 글렀어......"





약간씩 떨려오는 목소리.





"어래가 너 많이 보고 싶어한다.... 질투 날 정도로 많이....."





그만........ 그만해, 로하야........



난 다리에 힘이 풀려 그만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넌 이제 내 곁에 없는데말이야.... 어래녀석이 자꾸 너 잘있냐구 물어...
난 대답 못하니까 니가 대답해.... 더이상 울지 않게 니가 어떻게든 대답해줘....."





돼지야..... 로하 또 흔들리는거 아니지.....?
그러면 안되잖아..... 이젠 너도 없는데 나혼자 어떡해.......
나 혼자 어떻게 하라는거야!!!!!!!!!



니가 아무리 외로워도 로하.... 로하는 안돼....
로하는 데리고 가지마.........




돼지가 없는 집은 이젠 깔끔하단 말보다는
허전하다는 말이 더 잘 어울렸다.



로하.... 밥, 제대로 먹기나 했을까.....





냉장고를 열었다.
텅 빈 냉장고엔 카레와 라면, 달걀만이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우리 애인은 카레랑 라면밖에 못하는데.....'




이번엔 냉동실 문을 열었다.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30만원짜리 아이스크림......


울며 카드를 긁던 돼지 얼굴이 자꾸만 떠올랐다.




너 이거 다 못 먹고 가버렸네...... 억울해서 어떡하니.....
거기엔 니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같은거 없을텐데 너 이제 어떡해.....
그러게 여기에 있지, 왜 거기 가서 고생이냐...... 바보돼지........





숨을 쉬기 힘들정도로 숨이 가빠왔다.
서둘러 집을 빠져나왔다.





얼마나 멀리 갔을까........? 하얗게 두 눈을 감네.......
모든게 잊혀졌을까......... 모든걸 견뎌낼수 있을까..........


............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그래도 지구는 돈다 { 79편 }



내 남은 삶,
너라는 존재와 너에 대한 사랑으로 나.... 숨을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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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언제 죽는다구 생각 하냐..?
심장이 총알을 뚫었을때..?
아니..
불치의 병에 걸렸을때..?
아니..
맹독의 스프를 마셨을때..?
아니야..


사람들에게 잊혀졌을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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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어느덧 돼지가 우리곁을 떠난지 두 달이 넘었다.



가끔 돼지 생각도 나고,
돼지와의 추억에서 헤어나오지 못할때가 많지만 조금씩 웃음을 되찾아갔다.
비록 로하에게만 보여주는 웃음이지만......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아침,
난 일주일 이상 비어있는 사천이 책상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연락도 안 되고........ 무슨 일이 있는건가.....



돼지 일이 있은 후론 조그만 일에도 신경이 많이 예민해졌다.





또 다시 일주일이 흐르고,
11월 7일, 첫눈이 왔다.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아침이 되어서도 멈추지 않고 계속 내렸다.



학교 가기 전, 펑펑 눈이 내리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돼지야..... 선물 고마워.......^.^
나 안 그래도 오늘 이상한 꿈 꿔서 맘이 싱숭생숭 했거든....



고양이 4마리가 자동차에 치여 죽는 꿈.
그런데 고양이가 죽은 자리에는 신기하게도 피 한방울 없었다.
너무나 강렬하고 소름 끼치는 꿈이였다.



걸을때마다 뽀드득 뽀드득 나는 소리에 기분이 좋아졌다.



돼지가 있었으면 온 동네 뛰어다니면서 강아지처럼 좋아했을텐데.....
눈싸움 하자고 했겠지? 음.... 눈사람도 만들자고 떼 썼을꺼야.....
아빠 눈사람.... 엄마 눈사람.... 아기 눈사람.....



돼지가 있었으면 이렇게 즐거운 첫눈을 맞이했을텐데..........




학교 운동장에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소리지르는 아이들이 많았다.
교실로 들어가니 반 아이들도 들뜬 표정이였다.
순미가 언 손을 녹이며 내 앞에 나타났다.





"이제 와? 너도 눈 싸움 할래?"

"아니....."

"작년엔 자기가 제일 먼저 난리쳤으면서....그럼 눈사람이라도 만들자"

"추워서 싫어..."

"내가 순순히 물러설것 같아? 얘들아!! 들어!!!"

"으악~!!"





난 순미와 반 아이들에게 들려 운동장으로 나오게 됐다.





"자... 우리 세상에서 제일 큰 눈사람 만들자"

"좋았어~"





아이들은 노래까지 불러가며 눈덩이를 뭉치기 시작했다.





"어래야, 뭐해? 너도 빨리 만들어"

"그래....."





오늘만큼은 모든걸 잊고 놀아보자....



1시간 내내 5명이서 만든 눈사람은 정말 거대했다.
3m는 넘어보였다.



대신 눈사람의 머리는 몸통의 1/10도 되지 않았다.
그 무거운걸 들어올릴 힘이 없었기 때문에........


그래서 우린 눈사람의 이름을 이렇게 써놓고 교실로 들어왔다.



'머리에 혹 난 감자^-^'



그리고 난 이 옆에
조그맣게 만든 눈 돼지를 놓고 이렇게 썼다.



'감자 꼬시러 가는 돼지'





1교시......... 담임의 수업이였다.





"2주동안 사천이가 결석이다... 누구 아는 사람 없어?"

"............"

"그럼 친한 사람은?"





오늘은 별왕이까지 결석이였다.





"아무도 사천이가 안나오는 이유를 모른다고? 산어래!"

"..네...?"

"예전에 니가 사천이랑 친했던것 같은데... 사천이 왜 결석이야?"

"저도 잘....."

"사천이네, 어딘지 알지? 오늘 한번 갔다와봐"

"네....."





학교에서 나오자마자 사천이네 집으로 향해 걸어가고 있는데,
뒤에서 로하가 뛰어와 내 옆에서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아로하........"

"너 혼자 보내면 안심이 안되서.."

"사천이 만나면... 이상한 소리하지마"

"장담은 못한다"

"그럼 가지마..."

"그냥..... 가고 싶어"





로하가 먼저 사천이를 찾다니....... 그럼 이젠.....



사천이 집 앞에서 녀석을 기다린지 2시간째.
손도 발도 모두 꽁꽁 얼었다.



우유랑 신문이 쌓여있는걸 보니 오랫동안 집을 비운것 같은데....





"안 올것 같은데 그만 가자"

"으응....."





난 다시한번 사천이네 현관문을 쳐다보고 발길을 돌렸다.









집으로 돌아와 가방을 내려놓고 교복을 벗으려 하는데
쿵쾅거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그리고 다급하게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산어래!!! 어딨어!!!!!"





방문을 열고 나와보니
다래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현관에 서 있었다.





"왜 그래... 뛰어 왔어?"

"그 자식.... 그 자식 어디에 있어?"

"그 자식.... 누구?"

"그 사천이란놈!!!! 어디 있어!!! 어디 있냐구!!!!!"





버럭 소리를 지르는 다래로 인해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왔다.





"나 머리 울리니까 소리지르지마... 사천이는 왜?"

"빨리... 그 자식보고 피하라고 그래... 도망가라고 말해!!!"





난 멍하니 다래의 눈을 응시했다.
초조해보이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눈동자.





"그게 무슨소리야...? 피하라니.... 도망가라니....."

"설명 할 시간이 없어... 그냥 그렇게만 말해... 난 다시 가봐야 하니까 빨리 가봐"

"다래야!!!!!!!!"





문을 닫고 나가는 다래를 불렀지만
차가운 바깥 공기만이 내 얼굴로 불어왔다.



잠바를 집으려는데 놓쳤다.
몇 번을 시도해도 떨리는 손으로 인해 잠바가 잡히질 않았다.
난 잠바 입는걸 포기하고 밖으로 나왔다.



점심시간에 그친 눈이 다시 내리고 있었다.
저녁 6시가 조금 넘은시간이였는데 많이 어두워져 있었다.



어디부터 가야하지...? 어두워서 모르겠어......
나 어디로 가야하는거야!!!!!!!!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미끄러운 눈길에 넘어져 발목을 삐긋했다.




안돼...... 나 사천이한테 가야 돼.... 다래가 도망가라고 전하랬단말이야.....
이 말 전하지 못하면 사천이한테 무슨일이 생길지 모른단 말이야....




자꾸만 돼지와 사천이의 얼굴이 겹쳐왔다.
절뚝거리는 다리를 잡고 다시 뛰어갔다.



앞에 횡단보도가 보였다.
건너기 위해 몇 발자국 움직였는데
빵하는 경적소리와 함께 내 몸이 뒤로 넘어갔다.



그리고 누군가의 심장소리가 내 귀로 전해져왔다.





"죽고싶어 환장했어?"

"별왕아..."

"지금 빨간불이야... 빨간불에 건너면 어쩌겠다고..."





난 별왕이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도로로 눈을 돌렸다.
많은 차들이 찬바람을 일으키며 지나가고 있었다.



잠깐...... 사천이!!!!!!!!





"너 사천이 어디 있는지 알지?
나 꼭 사천이 만나야돼.... 전해 줄 말이 있어...."





추위로 언 얼굴 위로 뜨거운 액체가 흘러내렸다.
별왕이가 내 손을 잡고 날 일으켰다.





"너 사천이 어디있는지 알잖아..... 빨리 말해줘.....
이 말 전하지 못하면 사천이... 무슨 큰일 날지도 몰라...."

"...그래...... 가자......"

"사천이한테... 가는거야.........?"





반짝이는 눈으로
내 눈을 마주하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별왕이.





"....싫어... 안 갈꺼야.... 너 혼자 가...."

"..가자......"

"싫어!!!! 안 가!!!! 니가 가서 전해.... 빨리 도망가라고......
가서 니가 말해..... 그럼 나 안가도 되는거지...?"





또 다시 한 줄기의 눈물이 차가운 내 얼굴을 녹여왔다.





"같이... 같이 가자... 같이......."

"사천이한테 가는데 그 눈물은 뭐야!!!! 왜 울어!!!! 왜 우는거야!!!!!!"





난 미소지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별왕이에게 소리쳤다.





"대답해, 이 바보야!!! 사천이가 너보고 울면서 나 데리고 오라고 했어?
내 앞에서 눈물 흘리라고 그랬어? 사천이가? 말해봐, 이 자식아!!!!!"





더 많은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눈이 머리 위에
수북히 쌓일 때까지 난 별왕이에게 묻고 또 물었다.



하지만 놈은 글썽거리는 눈으로
날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80편 }



내 남은 삶,
너라는 존재와 너에 대한 사랑으로 나.... 숨을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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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내가 아니듯이 나 또한 네가 될수 없기에
네 모든것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전부를 알지 못한다고 노여워 하지 않기를.....

단지 침묵 속에서 어색하지 않고
마주 잡은 손짓만으로도 대화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행복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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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왕이 덕분에
버려진 사천이의 시신을 찾을 수 있었다는 경찰의 말.



별왕이가 가지말라고 말렸지만 난 시체보관실로 뛰어들어갔다.
많은 시신들중에서 사천이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얼굴을 보지 않아도 난 그게 사천이라는걸 알수 있었다.



사천이에게 걸어가는데
자꾸 눈물이 앞을 가려 사천이에게 가는걸 방해했다.
손등으로 눈을 비벼가며 녀석의 옆에 섰다.



눈을 감고,
녀석의 얼굴 위로 덮여져 있는 천을 들어올렸다.



사천아..... 너 웃고 있니......?
아님...... 울고 있니..............?



많이 슬퍼하는 얼굴을 하고 있겠지......?
내가 도망가라는 말을 전해주지 않아서 화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천천히 눈을 떴다.
아무 표정없이 눈 감고 있는 녀석의 모습이 보인다.



죽기 직전에 맞고,
피를 많이 흘렸다는 경찰의 말이 거짓말인냥
사천이의 얼굴은 평온하고, 깨끗했다.



조심스럽게 사천이 얼굴에 손을 가져다댔다.





"사천아..... 나야..... 니가 좋아하는 산어래....
내가 왔는데 계속 잘꺼야? 이 잠보야..... 어서 일어나봐"





사천이의 얼굴은 차갑고 딱딱했다.





"얼굴이 차가워...... 어디 아퍼....? 어디가 아픈거야...?
그럼 우리 병원에 가보자.... 눈 좀 떠봐...."





사천이의 얼굴위로 뚝하고 눈물이 떨어져 내렸다.





"나 지금.... 여기가 너무 아프다? 심장이 쓰리도록 아픈데...
이건 어떻게 하면 고칠수 있는지 말해줘....."





난 사천이의 목소리를 잘 듣기 위해,
귀를 사천이 입에 바짝 갖다댔다.





"말하기 싫은 모양이네...... 그럼 이건 어때...?
잠자는 왕자는 공주의 키스를 받아야 깨어난다는 동화 알지?
내가 키스해줄테니까 눈 떠야해.... 알았지?"





터져버릴것 같은 심장을 쥐어잡고,
보라색으로 변해버린 녀석의 입술에 살짝 내 입술을 가져다댔다.



차가운 얼굴과는 다르게 입술은 따뜻했다.
나에게 항상 보여줬던 그 미소처럼 따뜻했다.......





"자... 이젠 눈을 떠야지... 동화속에서는 이렇게 키스해주면
왕자가 깨어나서 공주랑 행복하게 산단말이야.... 넌 이런 동화 싫어? 알았어....
그럼 눈 뜨고 싶을때 떠..... 대신 내가 하는말 하나라도 놓치지말고 들어야해"





난 사천이 옆에 앉아 무슨얘기를 할까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너... 우리 처음 만났던 날 기억해? 내가 말 안해서 넌 몰랐겠지만
나 그때 너 보면서 이상한 애라고 생각했다...? 몰랐지..?
그렇다고 기분 상한거 아니지? 근데 그때........."





넌 아마 이것도 모를꺼야.
그때 로하 눈이 반짝거렸어.
밤하늘의 별보다도 더 빛났어....





"사천... 이 바보같은 자식아... 나한테 인사도없이 그냥 가?
이러는 법이 어딨어!!!! 나한테만은...... 인사라도.....
잘지내라는 말 정도는 하고 가야하는거 아니야? 너 이럴려고
나한테 우산줬어? 영원히 나 지켜준다면서 우산줬잖아!!!!!
이럴꺼면서 왜 나한테 우산준거야..... 내 맘..... 아프라고....?"





한쪽 가슴이 너무 아파왔다.
..................너무 쓰려왔다.





"나 너한테 용서 받을 일 많단말이야... 이렇게 그냥 가버리면...
가버리면 어떡해..... 돼지도, 너도 모두 가버리면 나보고 어떻게 살라고!!!!!!"





내 비명소리에 남자 2명이 들어왔다.





"어떻게 들어오셨죠? 그만 나가주세요"

"아직 할 얘기 많단말이예요.... 방해하지 마세요..."

"안되겠군..."





내 양 옆으로 달라붙은 남자들이
내 팔을 잡고 날 끌고 나가기 시작했다.





"사천!!!!! 너 누구맘대로 죽으랬어? 내 허락 받고 죽었어야지...
누구 맘대로 죽은거야!!!!! 이 나쁜자식아..... 차라리 나도 데려가....
혼자 쓸쓸해 하지말고 나도 데려가란 말이야......"





의자에 앉아있는 별왕이가 보인다.
별왕이가 내게로 달려오자 날 끌고 나온 남자들이 사라졌다.





"괜찮아...?"

"별왕아.... 사천이가 눈을 안 떠.....
나 좋아한다면서 내 얼굴 보려고 하지도 않아....."

"산어래.... 어래야....."

"내 잘못이야.... 다 내 잘못이야.....
내가 도망가라는 말을 전하지 못해서 사천이가 죽은거야...."

"니가 말했어도 이미 늦은 상황이였어.... 니 잘못이 아니야..."





그래........ 내 잘못이 아니야....
내 잘못이 아니야..... 내 잘못이 아니야!!!!!!!!








11월 10일 토요일,
사천이를 하늘에 보내주는 날이 밝았다.



담임 선생님과 내가 아는 우리반 친구들뿐인.....
너무나 초라하고 쓸쓸한 장례식.



모두가 돌아가고 나와 별왕이만이 남았다.


시계가 오후 4시를 가리키자
기다렸다는듯이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는거야......? 사천아, 너 우는거야........?
많은 사람들이 오지 않아서 슬픈거야..........?
울지마...... 나랑... 별왕이가 있잖아...........




그때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나타는 로하와 산이.
난 자리에서 일어나 로하를 노려보며 녀석 앞에 섰다.





"왜 왔어? 사천이 죽은게 너무 기뻐서 빈정거리려고 온거야?
가!!!!! 넌 사천이 얼굴 볼 자격없어!!!!!"

"어래야...."





로하 뒤에 있던 산이가 로하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사천이가.....
사천이가 누구때문에 마음 아파하며 살았는데.....
누구 때문에......





"아로하... 빨리 사과해.... 사천이한테 빨리 사과해......"





눈물 때문에 로하의 얼굴이 뿌옇게 보이기 시작했다.





"사천이 때리고 사천이한테 상처주는 말 한거 당장 사과해!!!
사천이... 너 미워한적 없단말이야... 니가 못되게 굴어도 너 미워하지 않았어...
그런데..... 넌 뭐야...... 넌 뭐냐구..... 이 나쁜놈아...."





사천이의 아픈 마음이
자꾸 내 가슴을 찌르며 들어왔다.



말없이 날 품에 안는 로하가 느껴졌다.





"으으.....윽.... 어억.... 으앙...... 엉엉....... 으흐흑......."





사천이를 대신해 울고, 또 울었다.
정신이 아득해질때까지 울다 결국 쓰러졌다.



그러다 웅얼거리는 소리에 눈이 떠졌다.
많이 운 탓에 눈이 부어서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난 아직 사천이 장례식장에 있었다.



사천이 사진과 국화꽃이 놓여져 있는 앞에
로하가............ 무릎꿇고 있었다.





"너.... 날 용서하지 않겠지만,
나 또한 너 용서하지 않을꺼다......"





아로하.........





"너한테.. 용서 빌 기회조차 주지 않고 가다니...
...너..... 너무한다는 생각 안들어..?"





사실은... 너도 많이 힘들구나...... 많이 슬픈거구나.....
이런 니 모습.... 사천이가 살아있을때 봤어야 하는데....





"나... 니가 그러지 않았다는거 알고 있었어....
니가 엄마 죽인거....사실이 아니라는거 알고 있었어......
그런데....그런데도 난 왜 널 원망하고 미워하려고 했을까....? 왜!!!!!!!!"





로하의 어깨가 조금씩 흔들리는게 보였다.





"미안해.... 용서받고 싶어... 그러니까 내 앞에 나타나...
씨발!!! 가지말라고!!!!! 가지마!!!! 가지마, 이 새끼야!!!!
나만 두고 가지마..... 나 혼자 두고 가지마.... 제발........"






돼지가 죽었을때조차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던 로하가......

지금...... 사천이의 이름을 부르며 사천이 앞에서 울고 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81편 / 사천 외전 Ⅰ}



버림받은 네게서 슬픈 미소가 보인다.
네게서 버림 받은 내겐 눈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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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을 함께 나누어도 아깝지 않고
슬픔을 함께 하여도 미안하지 않으며,
멀리 있다 해도, 한동안 보지 못한다 해도
네가 나를 잊을까 걱정되지 않으며
나 또한 세월이 흐를수록
너는 더욱 더 또렷해져 내 마음속에
항상 머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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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화장실 가고싶다는 생각에 잠이 깼다.
난 옆에서 자고 있는 지일이 형을 깨웠다.





"형... 일어나봐..."

"음냐... 맛있겠다"

"화장실 같이 가자...."





하지만 아무리 흔들어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 사내 대장부가 화장실 혼자 가는게 뭐가 무섭다구.....
난 귀신같은거 한 개도 안 무섭다.....



안 무섭다고 마음속으로 외치며 복도를 나섰지만
발을 옮길때마다 나는 삐그덕 거리는 소리에 식은땀이 흘렀다.



후다닥 볼일을 마치고 나오는데 원장님방에 불이 켜져있었다.



이 새벽에 잠도 안자고 뭐하는거지.....?



살금살금 발소리를 죽여가며
반 쯤 열린 원장님방을 들여다보았다.



잠옷 차림이였지만
원장님과 원장님 부인이 무언가를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 애들이면 충분하겠지?"

"그렇긴 하지만 전 사천이가 걸리네요..."





지금...... 왜 내 이름이 나오는거지.......?



난 원장님과는 다르게 불안해하는 원장님부인을 쳐다봤다.





"사천이... 다른애들보다 총명하고 똑똑한데..."

"쓸떼 없는 소리 집어치워!
그놈 때문에 원래 받을값에 2배는 껑충 뛰었는데..."





심장이 마구 마구 방망이질 해댔다.
대충 들어도 무슨 얘기인지 알겠다.



제길......
난 며칠전부터 내게 친절하게 굴던 원장의 가식적인 미소가 떠올랐다.





"애들 팔아 넘겼다는거 새나가지않게 처리 잘해! 나머지 애들한테는
다른집으로 갔다고 그러고, 아침에 이 애들 데리고 먼저 가 있어"

"...알았어요......"





머리보다 몸이 먼저 움직여 고아원을 나왔다.
정신을 차리고 달리는것을 멈췄다.
아무 생각 없이 달리다보니 전혀 모르는곳에 도착해 있었다.



여기가 도대체 어디야.....



난 음침하고 쾌쾌한 냄새가 진동하는
골목길을 빠져나오기 위해 발을 움직였다.



허나 그때, 3개의 그림자가 날 덮쳐왔다.





"너 누구 허락받고 이 구역에 들어온거야?"

"이거 못 보던 놈인데? 너 어디에서 온 놈이냐?"





지금 말하는 2명은 나보다 4~5살은 많아 보이는 형들이였고,
나머지 1명은 내 또래로 보이는 남자아이였다.



고아원에서 가장 친했던
지일이형이 해준 얘기가 머리속을 빠르게 지나갔다.




'우리같은 놈들이 여기 나가면 살아남기위해 자기네들끼리 뭉치지...
또 어쩔수 없이 범죄를 저지르고... 우리같은 인생, 달라질건 없지만
그래도 재워주고 밥 주는 고아원에라도 있는게 낫겠지....? 안 그러냐, 사천?'




셋 중에서 가장 키가 큰 남자가 내 어깨를 덥썩 잡았다.





"이 자식 봐라? 너 혹시 가출했냐?"





지금의 내 모습이 그렇게 보이나?
하긴.... 나이 어린놈이 이시간에 이런곳에 있다는건 뻔하지....



난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상철아? 얘 어때? 얼굴은 쓸만하지 않냐?"

"괜찮네...."

"형들, 설마...."





내 또래로 보이는 녀석이 놀란듯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난 지금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날 헤칠 사람들은 아니다....
그렇다면................?





"니 놈 얼굴이 널 살렸다... 자세한건 가서 얘기하고... 천우성!!"

"네, 형...."

"이 자식 데리고 먼저 가 있어... 형들은 일 좀 보고 들어갈꺼니까...."

"네......."





나이 많은 형들이 골목사이로 사라지고 나와 우성이라는 아이만 남았다.





"운도 좋다... 난 천우성이야.... 올해 12살이고.. 넌?"

"나이는 너랑 같아... 이름은 사천...."

"사천....? 성은? 이름이 천이야?"

"성은 없어... 그냥 사천이라고 불러"





미안한 얼굴을 하던 녀석이 이내 밝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우리 이름에 천이라는 글자 들어가니까 앞으로 잘 지내보자^.^"

"그래....."





마주잡은 우성이의 손은 작지만 단단했다.








우성이를 따라 도착한 곳은 매우 좋아보이는 일반가정집.



우성이가 벨을 누르고 알아듣지 못할 말을 하자
굳게 닫혀있던 철문이 열렸다.
들어선 곳에는 넓은 마당도 있었다.



쇼파에 앉아 tv를 보고있던 남자가
우릴 한번 쳐다보고 다시 tv로 눈을 돌렸다.





"뭐야...."

"필구형이...."

"들어가봐"





벌벌떨며 꼼짝못하는 우성.

우성이가 내 팔을 잡고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자마자 긴 숨을 토해냈다.





"무서워 죽는줄 알았네..."

"누군데....?"

"대빵형들보다 난 저 형이 더 무서워... 여기 앉아봐...."





난 동그란 의자에 앉아 커다란 우성이의 눈을 주시했다.
동글동글하고 초롱초롱한 눈이.... 너무 귀여웠다.





"아까 제일 먼저 만났던 형들이 이 집에서 대빵이야...
물론 일하는곳에선 아니지만.... 이건 나중에 알게될거야...."





궁금했지만 우선 우성이의 얘기를 듣기로 했다.





"널 데리고 가라고 했던 형이 양필구, 그 옆에 있던 형이 김상철,
그리고 방금 전에 만났던 형이 소리만.... 필구형이랑 상철이 형은
17살이구 리만이 형은 16살이야... 마지막으로 우리보다 1살어린 태경주라는 놈이 있어"





총 5명이 이 큰 집에서 지낸다는 우성이의 말.
이젠 나까지 6명이다.





"내일 총회가 있어서 일찍 자야되니까 자자..."

"어...? 어...."





내가 침대에 눕자 녀석이 불을 끄고 내 옆에 누웠다.





"나 그 동안 외로웠는데 친구가 생겨서 너무 기뻐...
그런데..... 니가 우리가 하는일 알면....."





들뜬 목소리에 이어 울먹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떤일인데...?"

"아주 아주 나쁜일이지만 살기위해선 어쩔수 없어.... 거리에서 추위에 떨며
밥 못먹는것보단 훨씬 낫지.... 아마 내일 필구형이 얘기해줄꺼야..."

"그렇게 나쁜짓이야?"

"응... 아주 많이 나빠... 그래도 나... 싫어하면 안돼...알았지?"

"그래... 그만 자자...."





긴장이 풀린탓인지,
옆에 있는 우성이가 편했던 탓인지 금방 잠이 들었다.
누군가가 날 흔드는 바람에 잠에서 깨어났다.





"우성아... 왜?"

"나 갔다올테니까 어디 가지말고 여기 꼭 있어... 알았지?"

"훗- 걱정말고 다녀와...."

"미리 씻고 준비하는게 좋을꺼야...
2시간 후에 형들이랑 오니까...너 필구형도 만나봐야하구..."





내가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야 녀석이 웃으며 방을 나갔다.



저런 순수한 놈이 도대체 어떤 나쁜일을 한다는건지.......



우성이 말대로 정확히 2시간 후에 필구형이 날 찾아왔다.
어제는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던 얼굴이 자세하고 선명하게 보여졌다.



날카로운 인상.
위로 올라간 눈으로 인해 더 사나워보이는 얼굴이였다.





"어두운 곳에서도 쓸만했는데,
밝은 곳에서 보니 니 얼굴 아주 빛이난다... 잠은 잘 잤냐?"

"네......"

"멀쩡한 집 놔두고 왜 가출했어? 귀하게 자란것 같은데...."

"그냥....."





갑자기 주머니에서 손바닥만한 칼을 꺼내는 필구형.



내 옆쪽으로 탁하는 소리가 나, 눈을 돌렸다.
다트판 중앙에 정확히 꽂혀있는 칼.





"..고아원에서 나왔어요..... 절 판다는 소리를 듣게되서...."

"....너............사람 죽여본적 있어....?"





즐거워하는 필구형의 눈과 놀란 나의 눈이 마주쳤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82편 / 사천 외전 Ⅱ}



버림받은 네게서 슬픈 미소가 보인다.
네게서 버림 받은 내겐 눈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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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너무 험하고 우린 너무 어리기에
수많은 고통과 상처속에
몇 날밤을 지세울지 모르겠으나
너로 인해 무사히 넘길수 있도록,
너로 인해 내가 존재하고
나를 통해 너를 확인할수 있도록...

먼 훗날 우리가 죽음앞에서라도
너와의 만남을 가장 행복해하며
너를 위해 기도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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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구형이 다트에 꽂힌 칼을 뽑아 다시 던졌다.
이번에도 정확했다.





"경험이 없는게 당연하지... 너 여기에서 나가면 갈곳은 있어?"

"(-- )( --)"

"여기에 있으려면 훈련을 받아야해... 넌 처음이라서 많이 힘들지도 몰라...
대신 일한만큼의 댓가는 두둑하지... 이거 내 집이거든"





난 놀라움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말도 안돼.....
겨우 17살인데 어떻게 이렇게 크고 좋은집을 가질수 있지.....?





"앞으로 지내다 보면 알꺼다... 난 이 세계에 10살때부터 뛰어들었거든...
7년이다..... 7년 동안 내가 이룬 성과가 이것이지......"





난 지금 선택을 해야한다.
이곳에 남을것인지, 나갈것인지.......





"어떤 일을 하는거죠....?"

"아까 내가 말했을텐데? 매번 사람을 죽이는건 아니지만 손에 피를 묻히는 일이지...
겁먹진마... 초짜인 너한테 사람 죽이라고 할리없으니까...."





어제 우성이가 한 나쁜짓이란게 그럼.......?
우성이도....... 사람을 죽여봤을까.......?





"어떻게 할래? 너 정도면 얼굴도 되고 싸움은 연습하면 되니까"

"..있을께요....."





그때부터 난 훈련에 들어갔다.
우선은 체력훈련.
지하실에 마련된 체력실은 그야말로 지옥이였다.



할때마다 수십번도 더 되뇌였던 말.



죽고싶어............
죽여버리겠어..........



하지만 나에겐 선택이란건 없었다.
이곳에 남겠다고 한 이상 명령에 따라야했다.





이곳에 온지 1년이 넘었다.
오늘도 힘든 훈련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왔는데
우성이가 어두운 방에서 꼼짝도 않고 앉아있었다.



불을 키려고 스위치에 손을 대는 순간,





"불 키지마..."





평소완 다른 우성이의 행동에 조용히 녀석의 옆에 앉았다.



오늘 아주 중요한 일이 있다며 나갔는데, 잘못되기라도 했나....?





"사천아... 나 있지......"

"무슨일이야....."

"내가말이야.... 이 손으로... 이 손으로 사람을 죽였어......."





심하게 떨고 있는 우성이의 왼손이 내 무릎에 놓여졌다.





"괜찮아... 니가 그러지 않았으면 그 사람이 널 죽였을꺼야....
넌 니 자신을 보호했을뿐이야...."

"아직도 몸을 관통해 들어가던 칼의 느낌이 생생해...
자꾸... 그 아이의 죽어가던 눈동자가 생각나......"





나도 언젠가는 거쳐야 할 일.....



어떤 위로의 말도 해줄수가 없어 녀석을 안았다.
뜨거운게 내 어깨를 적셔왔다.





우린...... 이럴수밖에 없잖아.......
부모에게..... 사회에게..... 버림받은 우리잖아.....
그들에게 보여주자.... 아무리 우릴 짓밟아도 다시 일어설수 있다는걸......





그로부터 며칠 후, 새로운 아이가 왔다.


나이는 우성과 나와 같은 13살.
신 진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진이는 자기 집이 따로 있어 같이 생활하지는 않았고,
가끔 자고 가는 식이였다.




1년동안의 체력훈련을 테스트 받는 날.
만점으로 통과하고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다음 단계는 실전 싸움연습이였다.
상대는 진이.



하지만 난 진이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나보다 키도 크고 몸도 좋았지만 제일 큰 이유는 역시 실력이였다.
연습이 끝나자마자 난 그대로 바닥에 누웠다.





"신 진... 너 언제부터 싸움했어?"

"글쎄.... 너와 같은 이유지"

"나와 같은 이유? 너, 내가 왜 이런짓 하는지 안다는거야?"

"우리 같은놈들은 짓밟히지 않으려면 스스로 알아서 일어나야 하잖아"





그래.....
누가 말 안해줘도 우리 스스로가 잘 아는 사실이지....



그때 진이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래... 알았어... 일찍 갈테니까 걱정하지말구...."

"또 죽고 못사는 동생이야?"

"내가 정금이한테 니 얘기 하니까 너 보고싶어하더라... 언제 한번 우리집에 와"

"동생을 나한테 뺏길수도 있을텐데?"





진이가 살벌한 눈으로 날 노려봤다.





"농담 두번했다간 살인나겠다... 눈에 힘 빼!!!!"








쉬는날, 우성이와 함께 진이네 집을 찾았다.
진이 동생 정금이는 아직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은상태였다.



여자 만난다고 엄청 멋을 낸 우성이.
긴장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이 안쓰러웠다.





"오빠~ 나왔어"





드디어 고운목소리가 들리고
문을 열며 들어오는 진이 동생이 보였다.
낯선 남자 2명에 잔뜩 겁을 먹은 모습이였다.





"정금아... 오빠가 말했던 오빠들이야....
이쪽은 우성이..... 그리고 이쪽은 사천이"

"안녕하세요...."

"반가워... 진이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

"아...안녕...."





우성이자식, 정말 긴장한 모양이다.



넷이서 함께한 저녁 식사.
처음으로 가족이 무엇인지 느꼈다.



따뜻하고..... 편안하고....... 즐겁고...... 의지가되는것.....
그것이 내가 평생 갖지 못할 가족이란 것이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정금이에 대해서만 떠들어대는 우성.





"그렇게 좋냐?"

"응... 얼굴도 이쁘고, 마음씨도 착하고...
다 마음에 들어... 나 사랑에 빠졌나봐^0^"

"얼씨구~"

"내가 먼저 찜했으니까 넘보기 없기"

"난 여자한테 관심없어...."

"진짜지? 나 도와줘야돼? 약속-"





난 우성이가 내민 새끼손가락에 손가락을 걸었다.



항상 지금처럼만 행복할수 있다면.....
웃으며 편안할수만 있다면.........





실전 엽습 2개월째로 접어들었을때
필구형의 부름을 받았다.





"연습은 어때? 할 만 하지?"

"네...."

"자, 받아"





난 필구형이 던진 잭나이프를 받아들었다.





"이걸 왜....."

"그거 가지고 나한테 덤벼봐"

"...네....?"

"뭐해? 어서 덤벼? 날 너희 엄마 죽인 살인범이라고 생각하고...."





필구형은 내 앞에서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면서도 마주한 내 시선을 거두지는 않았다.



한번도 칼이란거 휘둘러 본 경험이 없어서
필구형에게 칼을 들이댔지만 바로 제압을 당했다.





"처음이라 하더라도 상대의 허점을 찾아서 찌르면 한방이야...
명치를 찾아 한방을 노리는거지, 이렇게"





필구형의 주먹이 눈 깜짝할 사이 내 배로 들어와 꽂혀있었다.
주먹이 만약 칼이였다면 난...........




그 날밤 난 밤새도록 상대의 허점을 찾아 찌르는 연습을 했다.
그리고 필구형이 나에게 그렇게 가르친 이유는 3일 후에 알게되었다.



처음으로 연습이 아닌 실전에 나가게 된것이다.



많이 긴장한 나를 우성이가 옆에서 풀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몸이 자꾸 떨려오는게 그 자리에 서 있는것조차 힘겨웠다.



서로 분주하게 몸을 오가며 싸우는 사이, 난 멍하니 구경만 했다.



빌어먹을!!!!!
우리쪽이 밀리는데 가만히 보고만 있는 내 모습에 화가났다.



그때 우성이가 내 옆으로 쓰러졌다.
피가 조금 새어나오는 배를 움켜지고 괴로워하는 우성.





"우성아!! 괜찮아?"

"윽... 아파 뒤질것 같아... 넌? 넌 괜찮아?"





대답하려는 사이 발이 날아와 내 머리를 걷어찼다.





"컥....."

"사천아...."





이마로 뜨거운 액체가 흘러내리는게 느껴졌다.
몸을 일으키며 아직도 쓰러져 있는 우성이를 쳐다봤다.



그런데 우성이를 향해 칼을 가지고 달려드는 남자가 보였다.
나 또한 우성이쪽으로 달려가며 소리쳤다.





"천우성!!! 위험해!!!!!!!!!!"





막을수 있었는데.........
우성이가 칼에 찔리는걸 막을수 있었는데.....
난 바로 옆에서 날아온 주먹에 맞아 그 자리에 쓰러졌다.



안돼........ 우성아..........



고통스러워하는 우성의 몸에 또 한번 칼이 들어갔다.
하지만 난........ 아무것도 할수 없었다.




우성이가 몸을 돌려 날 바라봤다.
뿌연 흙먼지 속에 우성이의 얼굴이 보였다, 사라졌다를 반복했다.





그리고 난 마지막으로.........
우성이가 미소짓고 눈 감는걸 볼수 있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83편 / 사천 외전 Ⅲ}



버림받은 네게서 슬픈 미소가 보인다.
네게서 버림 받은 내겐 눈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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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너의 아픔을 외면하는 그때에도 어디에선가
널 위해 기도 하는 내가 있음을 기억해
눈물이 나고 외로운 날에 아무도 너를 몰라 주어도
내 마음이 항상 너와 함께 하고 있음을 기억해

찾아 주는 사람도, 찾아갈 곳도 없는 어느날에
너를 위해 난 언제나 마음을 비워둔채
너를 기다리고 있을꺼야
내가 필요한 그런날에 내 이름을 불러주면
널 위하여 향해 달려갈 그런 내가 있음을 기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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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성아..... 천우성!!!!!"





소리를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또 그 꿈인가......?



우성이가 떠나고 한달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난 여전히 우성이가 죽은 그 날에 머물러 있었다.



내가 그때 좀 더 빨리 달려갔더라면.....
멍하니 있지않고 싸움만 했더라면......



난 허전해진 침대 옆자리를 손으로 쓸어봤다.



우성아.... 천우성...... 미안해.........


손에 피 묻히는걸 누구보다 싫어한 너였는데....
그래서 넌 그 날도 칼 대신 몸으로 싸웠잖아.....
바보같은 놈..... 이 머저리..... 병신........



우성이가 떠난 후론 이곳도 내겐 아무런 의미가 되지 않았다.
난 그날 밤 몰래 그 곳을 나왔다.



그리고 우성이의 기억을
떨쳐버리기 위해 처음으로 술이라는걸 마셨다.


내 인생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후미진 골목에서........





"여기에서 뭐해?"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느끼게 해주는 목소리.
난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예쁘게 생긴 아이가 내 앞에 쪼그리고 앉아있었다.





"괴로운 일이 있어서 술 마시는거야? 많이 힘들어?"





이 녀석.... 도대체 뭐지......
뭐길래 나타나서 날 위로해주는거지.........?





"응... 많이 힘들어... 죽고싶을만큼...."

"어떻게 하지? 난 우는사람 싫은데..."

"훗- 그래서 내가 싫어...?"





내가 지금 무슨 소릴 지껄이는거지.........





"아니^.^ 넌 울어도 예쁘니까 좋아"

"넌 누구야? 날 모르잖아..."

"문민요^0^ 이젠 알잖아^ㅡ^"





정말 정말 희안한 놈이야....
정말 이상한 녀석이야......





"우리집에 갈래? 오늘 형이 떠나서 외로운데..."

"떠나....? 어디로....?"





난 우성이가 생각나 혹시나 하고 물었다.





"치료받으러^.^ 우리 형 많이 아프거든...."





다행이다....
너희 형은 하늘로 떠난게 아니라서....



계속해서 자기 집으로 가자는 민요를 뿌리치고 도망쳤다.
민요의 해맑은 얼굴이 자꾸만 날 괴롭혔기때문이다.



웃고 있지만 날 질책하는 눈빛.



언제까지 과거에 얽매여 살꺼야?
현실을 외면하는 넌 겁쟁이야..... 겁쟁이......



정신없이 달리다가 나도 모르게 차도로 뛰어들었다.



끼익ㅡ



갑자기 급브레이크 소리가 들려오고
내 몸이 붕뜨더니 눈 깜짝할 사이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으로 떨어졌다.
난 차에서 내리는 젊은 여자를 마지막으로 보고 눈을 감았다.



어디론가 통화를 하는 여자 목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어? 깨어났구나... 다행이다..."





내가 치인, 그 차에서 내리던 여자였다.





"너한테 아무것도 없어서
부모님께 연락을 못드렸는데 너희 집 전화번호 좀 말해줄래?"





검정색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여자.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자란듯한 말투와 태도.
그리고 아름다운 얼굴.........



무엇하나 모자란게 없어보였다.





"말을 못하니...?"

"아니요...."

"다행히 큰 상처는 없지만
늦은 시간까지 니가 집에 안 들어와서 부모님이..."

"저 고아예요... 돌아 갈 집 같은거 없어요..."





내 말이 다소 충격이였는지 여자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때 그 여자의 핸드폰이 울렸다.





"로하니? 응... 엄마 이제 집에 들어갈꺼야... 그래..."





엄마.......?
그럼 자식까지 있는 결혼한 여자....?

20대 후반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



핸드폰을 만지작 만지작 거리던
여자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갈곳이 없니....?"

"...네......"

"그럼... 이 아줌마가 조건 하나 제시해도 될까....?"












아줌마와 둘만의 비밀 계약을 맺고,
그 아줌마를 따라 앞으로 내가 살 집으로 갔다.



태어나서 이렇게 좋은 집은 처음이였다.
흰색과 녹색이 잘 어우러져 편안해 보이는 2층집.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내 또래의 남자아이가 달려나왔다.





"엄마, 왜 이렇게 늦었어?"

"미안해, 로하야..."

"그런데 쟨 누구야?"





아까 아줌마랑 통화한,
아줌마의 아들이 날 무섭게 노려봤다.





"앞으로 같이 살게 될꺼야..."

"뭐..?"

"오셨어요..."





그때 2층에서 아주 잘생긴 형이 내려왔다.





"형... 저런 거지같은 애가 우리랑 같이 산데..."

"로하야, 그런말 하는거 아니야... 어머니... 그 애 누구예요?"

"너희 아버지 핏줄이다...
아버지한테는 내가 말할테니까 너흰 사천이랑 사이좋게 지내거라"

"..그 말을... 어떻게 믿어요?"

"이 애 엄마라는 사람이 날 찾아왔어.... 나도 지금 혼란스러우니까
묻지 말아줘.... 엄마는 그만 들어가서 쉬어야겠다"





만약 나도 모르는 상황이였다면,
깜빡 속았을정도로 아줌마의 연기는 완벽했다.



아줌마가 방으로 들어가자
잘생긴 형이 은테안경을 벗고 웃으며 인사했다.





"반가워... 난 이 집 큰아들 아로성이야...
그리고 이 녀석은 아로하... 너랑 비슷한 나이인데... 너 몇살이야?"

"13살이요...."

"동갑이네^^ 로하, 친구 생겨서 좋겠다"

"누가!!! 난 저딴 버려진 놈같은거 싫어!!!"

"로하야....."





소리를 지르고 2층으로 올라가는 녀석을 부르는 로성이 형.
로성이 형의 얼굴이 빨개졌다.





"제 이름은 사천이예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그래... 로하, 원래 저러지 않는데 갑작스러워서 그런가봐... 이해해줘..."

"전 괜찮아요.... 저기 제 방은..."

"로하 옆 방에 손님용으로 만들어진 방이 있는데
깨끗하니까 바로 사용해도 될꺼야"





말 할수록 느껴지는건 이 사람은 정말 마음이 따뜻하다는것.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는게 느껴졌다.



반면에 로하라는 놈은.....

그래도 그 녀석은 죽일 속셈인데
웃으면서 다가오는 사람보단 솔직한 모습이니까......





앞으로 내가 지낼 방......
고아원에서 8명씩 자던 방보다 훨씬 컸다.



로성이 형이 나가고 난 침대에 누웠다.



아줌마와 거래를 하고 오늘부터 이 좋은집에서 지내게 되었다.
그리고 학교도 다닐수 있다.



아직 아줌마가 내게 원하는게 뭔지 모르지만......
나도 행복이란걸 가져보고 싶다.




침대의 고운 감촉을 느끼며 이리저리 뒹굴고 있을때,
로하라는 놈이 들어왔다.





"내 이름 알지?"

"난 사천이야^-^ 잘 부탁해"

"좋아할 필요없어!! 형이 부탁해서 온거니까"





그래..... 니 눈을 보면 알수 있어.... 투명해서 잘 보이거든....


자존심이 쎄 보이고, 상처받기 쉬운 타입이야.....
한번 상처 받으면 그곳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어 보이는 녀석.....


훗-





"혼자서 뭘 그렇게 실실거려? 그리고 왠만하면 나한테 말 걸지마"

"난 너랑 친해지고 싶은데?"

"집어치워!! 누가 너같은 놈이랑 친해지고 싶데? 난 너란놈이 정말 싫어!!!"





쾅하는 소리와 함께 로하가 방을 나갔다.



아줌마의 조건을 괜히 받아들인건 아닌지......
또 다시.... 상처 받는건 아닐까................?






가슴 한쪽이 쑤시는게
왼쪽 뺨으로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84편 / 사천 외전 Ⅳ}



버림받은 네게서 슬픈 미소가 보인다.
네게서 버림 받은 내겐 눈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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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아름답다고 하는 이유는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작은 소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고,

별이 아름답다고 하는 이유는
영롱한 별을 바라보며
아련한 그리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랑이 아름답다고 하는 이유는
참된 사랑을 하게되면
누군가를 위해 눈물을 흘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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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난 로하의 아버지를 만났다.
아줌마에게 얘기를 들었는지 말 한 마디만 하고, 날 외면했다.



로하의 아버지는 일주일 1~2번 집에 들어왔기에
마주칠 기회가 없어서 그 집에서의 생활은 편했다.



로하는 오늘도 내게 심술을 부렸다.





"너 누가 tv보래? 1층에 내려오지마!!"

"니가 돌아다니면 바닥이 더러워지는거 몰라? 방에서 꼼짝하지마!!!"





난 정말 화장실 가는걸 제외하고 방에서 틀어박혀 공부를 했다.



중학교에 가려면 초등학교 졸업장이 있어야 하는데
난 12살때부터 학교를 안 다녔으니까 검정고시를 준비하라는
아줌마와 로성이형의 말에 따라 며칠 전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하느라 느끼지 못했는데 어느새 날이 저물었다.
몇 시간동안 움직이지 않고 앉아있었더니 몸이 뻐근했다.



기지개를 키려고 팔을 올리는순간,
노크소리가 들리고 교복차림의 로성이형이 들어왔다.





"저녁도 안 먹고 공부하는거야?"

"시간 가는줄 몰랐어요..."

"내려가서 밥 먹자"





식탁에는 나와 로성이형뿐이였다.





"로하는 어디 있어요?"

"몸이 안 좋은지 자고 있어..."





아까 나한테 그렇게 심술을 부리더니....



밥을 다 먹고 로하방을 지나 내 방으로 가려는데
로하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괴로운듯한 신음소리.......



문을 열고 들어가 빠르게 침대로 걸어갔다.
손으로 옷을 쥐어짜며 식은땀을 흘리는 로하가 보였다.





"야... 너 왜그래..."

"아윽....."

"아로하!! 정신차려!!"





놈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로성이형을 부르려고 일어섰다.
그런데 로하가 내 옷을 꽉 잡고 놓지 않았다.





"안아줘... 안아줘......."





잠시 멍하니 있던 난 로하 옆에 누워 녀석을 안았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로하는 점 점 안정을 되찾아갔다.



난 고아원에서
잠을 못자는 동생들에게 불러주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어두운 밤이 무서워도 아침이 오니까
더이상 무서워말고 눈물 흘리지말고
편히 자거라, 내가 지켜줄테니...
아름다운 천사가 너의 곁에서, 너의 귓가에
사랑을 노래하리, 천천히 눈을 감아라'





로하를 안정시키기 위해 부른 노래였는데 내가 깜빡 잠이 들어버렸다.
그리고 다음 날, 난 큰 비명소리에 잠이 깼다.





"이 자식이, 왜 내 옆에서 자고 있는거야!!!!!"





눈을 떠 내 앞에서 씩씩거리는 로하를 쳐다봤다.





"너 누가 내 방에 들어오래?"

"아... 난 내 방인줄 알았다...미안^-^"

"당장 나가!!!!"





어제 일을 기억 못하는 모양이네.....
왠지 모를 섭섭한 감정이 밀려왔다.



학교에 간 로성이형과 로하를 기다리며 집 주변을 구경했다.
내가 이곳에 온지도 한달이 넘었다.



필구형이랑 상철이 형....
그리고 진이가 날 찾고 있는건 아닐까.......



쌀쌀한 날씨에 밖에 오래 있다간 감기 걸릴것 같아
집으로 발길을 돌리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날 미행하다니... 내가 누군지 모르냐?"

"왜 모르겠어... 나 잘났다 아로하를....."





집과 불과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골목사이에 로하와 로하를 둘러싸고 있는 5명의 덩치 큰 중학생들.....





"니가 어제 내 동생을 아주 개 패듯 팼다며?"

"아... 그 모자란 새끼?"

"이 건방진 놈"





중학생 놈이 팔을 뻗었지만 간단히 막아내는 로하.
제법 자세가 나온다.





"야.. 안되겠다.... 정신 좀 차리게 우리가 도와주자.."

"오랫만에 몸 풀게 생겼네..."

"살살 해줄테니까 너무 엄살부리지 마라, 꼬마야~"

"닥쳐!!!! 나이만 쳐먹은것들이..."





역시 아로하다.
하지만 한꺼번에 달려드는 중학생을 로하 혼자서 상대하기엔 벅찼다.



맞고 있는 꼴을 그냥 보고만 있을수도 없고....



기습을 싫어하는 나였지만 상황이 상황인만큼,
뒤에서 그 놈들을 공격했다.





"이 자식은 뭐야?"

"자기보다 어린사람은 괴롭히는게 아니지~"

"너, 이자식이랑 친구냐?"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내 말에 열이 바짝 오른 놈들이 이젠 내게 달려들었다.
칼을 가지고 목숨까지 내 놓는 싸움을 한 나였기에 이런 싸움은 시시하게 끝이 났다.



난 저쪽에 나가 떨어져있는 로하 가방을 집어들고 녀석을 일으켰다.





"살아있냐?"

"누가 도와달랬어?"

"내 맘이야... 가자... 가서 점심이나 먹자"

"자...잠깐!!!!!!"





뒤돌아보니, 주머니를 뒤적이고 있는 로하가 보였다.
주머니에서 나온건 다름아닌 막대사탕.





"받아..."

"..어....?"

"받으라구!!!"

"고마워..."

"엄마가 그런 단거 먹으면 이 상한다고 해서 너 주는거야.."





말을 하면서도 얼굴이 빨개지는 얼굴.
난 로하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달리기 시작했다.





"뭐야...이거 안놔? 어... 나, 넘어질것 같단말이야...."





아로하........ 너 그거 아니.........?
지금 내 심장이 미치게 뛰고 있다는걸.........



언제나 곁에 있어도 손에 닿지 않는걸 가진 기분......


너...........알아.............?










로성이형이 서험기간이라 집에 귀가하는 시간이 늦어졌다.
그만큼 난 로하와 많은 시간을 같이 할 수 있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그리고 나와 로하는 같은 중학교에 입학을 했다.



수업을 마치고 돌아와 tv를 보고 있는데
무척 화가 난듯한 로하가 들어왔다.
내 옆에 앉았어도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무슨 열 받는일 있어?"

"아주 짜증나는 기지배가 있어"

"왜...?"

"좋다고 달라붙는데... 생각만해도 재수없어"

"푸힛-"

"왜 웃어?"





이녀석.... 안 어울리게 귀여울때가 있다.
지금처럼........





"우리 학교야? 몇 학년, 몇 반?"

"낸들알아... 그 년 때문에 기분 잡쳤어... 이따 너 혼자 나가"

"정말 안 나갈꺼야? 은도가 또 집까지 찾아올텐데..."

"몰라!! 그럼 나 어디 나갔다고 그래"





도대체 그 여자애가 어떻게 했길래
로하가 저렇게까지 화를 내는거지...?
로하도 안간다는데 나도 가지말까.....?




하지만 이내 그 생각을 접고
로하 부모님 몰래 나와 로하가 산 오토바이를 끌고 밖으로 나왔다.



빠르게 스쳐가는 풍경 속에서
어떻게 그 아이만 선명하게 보일수 있는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질 않았지만
오토바이에서 내려 그 아이에게로 걸어갔다.



녀석은 애완견 가게 앞에서
안에 있는 강아지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안녕^-^ 거기 있는거 답답하지? 조금만 참어...
우리 형 알레르기 다 나으면 내가 너희 모두 우리집으로 데꾸갈께..."

"혼자서 뭘 그렇게 중얼거려?"

"어....?"





녀석이 구부렸던 다리를 펴고 뒤돌았다.



처음봤을때완 다른 상처투성인 얼굴.
어울리지 않는다.





"이젠 안 우네.... 다행이다^0^"

"너...얼굴이 왜 그래?"

"이거? 아무것도 아니야.... 띨리리~ 띠라라~"





녀석의 핸드폰이 울렸다.





"응... 알았어... 지금 간다"





역시나 처음 듣는 감정 없는 목소리.
하지만 내게 말할땐 원래대로 돌아왔다.





"나 가봐야해... 이제 안 우니까 편히 잘 수 있겠다"

"무슨 소리야...."

"난 누가 우는 모습보면 잠이 안오거든^ㅁ^ 그럼 안녕~"

"잠깐만!!!!!!!!"





가려는 녀석을 잡고 녀석 핸드폰에 내 전화번호를 저장시켰다.





"연락해라....."

"생각나면^ㅡ^"





사람들 사이에 섞여도 놈의 노란가방은 계속 내 눈에 머물었다.



그리고...... 나의 행복도 어느새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85편 /사천 외전Ⅴ}



버림받은 네게서 슬픈 미소가 보인다.
네게서 버림 받은 내겐 눈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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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슬픈일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세상을 살았고..
그사람을 위해 죽음을 결심했어도
그사람을 두고 먼저 죽는일 입니다.
미처 다하지 못한..
미처 이루지 못한..
사랑을 아쉬워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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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엄마와 아무도 모르게 밖에서 만났다.
가슴이 두근거리는게 올것이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얼마나 오늘을 기다렸는지 아무도 모를꺼야....."





난 아줌마의 시선을 피해
유리를 통해 보여지는 바깥 풍경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가 무슨말을 할지 몰랐기에...





"니가 지금 15살이니까 우리집에 온지 2년이 다 되어가는구나...
그동안 생활하는데 불편한 점 없었니?"

"없었어요...."

"다행이구나... 이 아줌마가 왜 불러냈는지 알지....?"





내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넌 그냥 나한테 반항하면서 밖으로 뛰어나가면 돼..."

"무슨소린지....."

"내가 먼저 집에 들어가 있을테니 넌 30분 후에 들어와....
그리고 내가 잔소리 조금하면 소리치면서 그냥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돼"

"그거면....됐나요?"

"그리고 내가 차에 치이면 이 병원으로 전화해줘"





난 아줌마가 내민 종이를 받아들었다.





"그게 끝이야... 내 부탁..... 간단하지?
니가 그곳에 나와도 널 후원해줄테니 그건 걱정하지 말고....."

"이렇게까지 꼭 하셔야 해요? 로하랑 로성이형은요?"





아줌마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아직 양심은 남아있다는 뜻인가........





"넌 아직 어려서 어른들의 세상을 몰라... 난 더이상 그런 답답한 집에서
살고 싶지 않아... 그리고 이미 다른여자가 생긴 남자완..."





말도 안돼............





"넌 그냥 내가 하라는대로 하기만 하면 돼...
물론 이 일을 누구에게도 말해선 안되고... 그럼 먼저 가 있으마"





머리속에서 2명의 내가 싸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2년 전 약속이다.
아줌마는 오늘을 위해 2년전부터 준비하고 2년을 기다렸다.



시간을 지켜 집으로 들어갔다.
아줌마는 눈빛을 보내고 날 보자마자 입을 열었다.





"학교 끝나면 바로 집으로 와야지....
요즘 나쁜친구들이랑 어울리는거 아니니?"

"상관하지 마세요..."

"니가 어떻게...."

"아 씹, 짜증나!!!!"





내 연기가 쓸만했는지 아줌마는 물론이고 로하의 얼굴이 변했다.
이젠 밖으로 뛰어나가 아줌마가 차에 치이면 전화만 하면 끝이다.



날 부르며 따라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뒤어어 쾅하는 소리와 함께 아줌마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아줌마의 계획인걸 알면서도 몸이 떨려왔다.



엄마를 부르며 울기 시작하는
로하를 애써 외면하며 병원으로 전활했다.



잠시후, 집 앞으로 온 병원차를 타고 로하와 함께 병원으로 출발했다.
로하의 울부짖음이 자꾸 내 가슴속으로 파고 들었다.




아로하.... 미안하다..... 나 이제.... 너한테 용서받기 글렀지.....?
지금이라도 사실대로 말하고 용서빌면..... 나 용서해줄꺼니.......?




응급실로 들어간 로하 엄마.
안절부절 못하는 로하가 로성이형에게 연락을 했다.



이대로 도망쳐버리고싶다.
지금 로하 얼굴도 보기 힘든데 로성이 형까지 오면....



로성이 형의 도착과 동시에
응급실에서 나오는 의사와 하얀천이 덮혀져 있는 침대-



우린 그곳으로 뛰어갔다.





"선생님... 저희 어머니... 괜찮으시죠...?"

"........."

"이거 우리 엄마야? 엄마!!!"





로하가 하얀 천을 들어올리자
자는 듯한 아줌마의 얼굴이 나타났다.





"엄마!! 눈 떠봐!!! 나야... 로하....."

"로하야...."





맥박이 뛰는 이곳 저곳을 만져보던 로하가
엄마를 끌어안으며 소리쳤다.





"왜.... 왜 아무 느낌도 안나는거야... 왜 숨을 안쉬는거야!!!!"





로성이 형이 로하를 붙잡고 있는 사이,
난 아줌마의 팔목을 한참동안이나 잡고 있었다.



로하 말대로..............아줌마의 심장은 멈춰있었다.








*_*_*_*_*_*_*_*





며칠 후, 아줌마의 시신은 재가 되어 작은섬에 있는 바다에 뿌려졌다.
평소에 자기가 죽으면 화장시켜달라는 아줌마의 유언에 따라....



로하의 아버지는 아줌마가 죽은 그 날만 얼굴을 내밀었을뿐,
오늘도 바쁘다는 핑계로 나타나지 않았다.



아줌마의 말이 사실이네.........
아내가 죽었는데...... 남편이란 자의 태도가 저럴순 없는거다.....





바다에서 돌아 온 그 날 저녁,
로하가 내 방에 있는 물건들을 집어던지며 소리쳤다.





"이 자식 때문에 엄마가 죽었어!!!!!
이 자식만 우리집에 안왔어도 우리 엄마 안 죽었잖아!!! 우리 엄마 살려내!!!!!"





난 멍하니 구경만 하고 로성이 형이 로하를 말렸다.





"그만해... 사고였잖아... 사천이 잘못이 아니잖아...."

"제기랄!!! 꺼져!!!! 너 같은 새끼 꼴도 보기 싫으니까 꺼져!!!!"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날 향해 외친다.





"죽여버리기 전에 당장 내 앞에서 꺼지라구!!!!
다시는....다시는 보고싶지 않아......"





끝내 쓰러지는 로하.....



아줌마... 진짜로 죽었어....... 나 때문에........
난 당연히 살 줄 알았는데 나 때문에 죽었어........



아로하..... 나 영원히 용서하지마......
나도 내 자신 용서하지 않을테니까..........





날 부르는 로성이 형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집에서 나왔다.
발이 가는대로 걷다보니 어느새 진이가 내 앞에 서 있었다.





"사천아..... 너 사천이 맞지?"





아직은 날 반겨줄 사람이 있구나....
진이는 내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진이 집에서 잠시 안정을 찾은 난 그 길로
필구형과 상철이 형에게 잘못을 빌었다.
형들 또한 아무말없이 날 받아주었다.



로하와 같은 반이였던 난,
일주일 후에 다시 학교로 돌아온 로하에게 죽지않을만큼 맞았다.





"그 면상..... 꼴도 보기 싫다고 했지?
내일부터 내 눈에 띄면 정말로 죽여버릴꺼야...."





나..... 어떻게 해야 너에게 용서받을수 있을까......?
날 죽여서 속이 편하다면 죽여도 좋아........
대신..... 나 용서하는거......잊지마...........





다음날부터 난 까맣고 커다란 뿔테 안경을 쓰고 구석에 앉았다.
그리고 얼굴을 최대한 숙인체 지내기 시작했다.




겨울방학을 며칠 앞 둔 어느날
교문 앞에서 한 남자에게 쪽지를 받았다.



안에는 로하 엄마가 나와 만나고 싶다는 내용이 쓰여져있었다.



로하엄마.........
분명히 죽었는데...... 내가 확인까지 했는데....



약속 시간보다 이른 시간이였지만 약속 장소로 달려갔다.
예전보다 더 밝아진 아줌마가 정말로 살아있었다.





"놀랐지? 너 찾느라 이렇게 늦었다... 당연히 우리집에 있을줄 알았는데..."

"어...어떻게 된거예요...."

"로하랑 로성이 영리하거든... 완벽한 죽음을 위해 수를 좀 썼지...
넌 우리집을 나갔으면 어디에서 지내는거니?"

"예전에 같이 살던 형이 있어요..."

"그러지말고 이곳으로 가... 열쇠는 여기"





테이블 위에 약도가 그려진 종이와 열쇠가 놓여졌다.





"괜찮아요.... 전 아줌마가 살아있다는..."

"입막음용이야.... 안 받으면 곤란한 일이 생길꺼야..."





정말 달라진 아줌마의 표정.
로하에게 미안함과 죄책감을 느끼지 않게 해주는 행복한 표정.....





"어린 너에게 감당하기 힘든 부탁을 해서 나 또한 마음이 편칠않아...
그런데 니가 내 성의를 무시하면 나... 또 다시 힘든 생활을 할꺼야"

"평생... 로하 앞에 나타나지 않으실건가요....?"

"난 이미 어머니로써 실격이야....
두번씩이나 그애들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













그래도 지구는 돈다 { 86편 /사천 외전Ⅵ}



버림받은 네게서 슬픈 미소가 보인다.
네게서 버림 받은 내겐 눈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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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지,

사막이 가진거라곤
한낱 모래뿐이죠....
더 가진게 있다면 ,
선인장 몇 그루...

하지만,
사막은 아름답습니다.

사막엔.....
희귀한 오아시스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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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 입학을 하고, 1년을 무사히 넘겼다.



하지만 2학년이 되고 같은 반에
로하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때 예전의 죄책감이 밀려왔다.



고등학생이 되고 더 난폭해진 로하를
이해할 수 있었던건 1학년 2학기때였다.



우연히 알게 된 로성이 형의 죽음......



로성이 형의 죽음에 대해 내가 아는것이라곤......
형의 죽음이 로하와 관계가 있어 로하가 자기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



등교길에 만난 로하......
날 끌고가 짓밟기 시작했다.





"내 눈에 띄지마!!!
같은 반 된것도 재수없어 죽겠는데 아침부터 내 앞에 나타나?"





형 때문에 많이 괴로워하는게 느껴진다.


위로해주고 싶은데..... 아직은 그럴수 없겠지.......?





"너 못봐주겠다"





갑자기 들려온 여자음성.

로하가 날 때리는걸 멈추고 우리 앞에 나타난 여자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여자에게 뭐라고 하고 사라지는 로하.





"너 바보야? 왜 저딴놈에게 맞고 반항도 안해? 자!!!"





내게 손을 내민 아이는 같은반 산어래였다.
왠지 자꾸 시선이 가던 아이........


난 어래를 외면하고 교실로 향했다.



그 날 점심시간
3년 동안 꼭꼭 감추고 있던 날 끄집어 내는 사건이 벌어졌다.



내게 시비 거는 로하를 패해 교실을 나왔는데
어래가 날 잡고 다시 교실로 들어가 날 앉혔다.





"도망부터 가는게 어딨어? 너 진짜 바보야? 저딴놈 뭐가 무섭다고 그래?
내가 같이 싸워줄테니까 다시는 이런 바보같은짓 하지마"





어쩌면 나...... 이런말 해주는 사람을 기다렸는지 몰라......
나 혼자 힘으론 다시 로하 앞에 설 자신이 없으니까....



나도 모르게 어래를 때리려는 로하를 막았다.





"하.... 이제서야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이거냐?"





난 놀란 로하의 눈을 피해 서둘러 교실을 나왔다.



아로하...... 너와 어래 보면서
나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 많이 하게 됐다...



위태로운 네 녀석 잡아주고 싶고,
어래가 날 보면서 미소짓는걸 보고 싶다.....



나... 다시 돌아가도 되니..........?





아직까지 로하의 시선을 마주할때마다 힘이들었지만,
내 모습으로 돌아온것에 만족을 느꼈다.



하지만 이젠 나 대신, 어래에게 심술을 부리는 로하.
나랑 친하게 지내는 이유만으로 로하에게 당하는 어래를 그냥 두고 볼수 없었다.





"아직도 그때 그대로군... 언제까지 그렇게 원망만하며 살 생각이냐?"

"너 이 새끼!! 죽여버린다"





감히 너희 엄마를 죽인 내가 이런 말을 하니까 참을수없지, 아로하?
아무리 그래도.... 날 믿어줄 생각따윈.... 날 용서할 생각따윈 단 한번도 안해본거냐?





"따라나와... 말해줄게 있다"





로하의 팔을 뿌리치고 5동 뒤에 있는 나무로 향했다.





"아직까지 니가 날 용서하지 않은거 알아....
하지만.... 예전에 내가 너에게 보여줬던거..... 다 내 진심이야...."

"겨우 그딴소리 지껄이려고 나 불러냈냐?"

"너희 엄마........."





죽지 않았다는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엄마가 내가 공부 잘한다고 좋아하고, 나한테 정말 잘해주던거 알지....
그런 내가 아직도... 너희 엄마 죽였다고 생각해....? 그리고 로성이 형..."

"그만해....."

"날 짓밟고 싶으면....... 너 절대 쓰러지지마....
나약한 모습 보이지마.... 아직도 날 원망할 생각이면 마음대로 해...
하지만 엄마는 항상 날 보면서도 널 찾았다"





그리고..... 아직까지 못난 널..... 좋아하신다.....



언젠가 니 앞에 나타나실지 모르니
그런 얼굴로 있으면 안되잖아.......



널 위해서라면 나 망가질수 있으니까
나처럼 예전의 아로하로 돌아와라.......




.....늦기전에............







**********





시간이 지날수록.....
어래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욕심이 났다.


갖고 싶은거 하나 없던 나였는데......




어느날 유학중이던 정금이가 귀국하고
어래의 태도가 갑작스레 변하기 시작했다.


교실로 가던 중 어래와 마주쳤다.





"학교에 오자마자 널 보다니... 오늘 좋은일이 있으려나^^"

"..............."





기쁜마음에 달려았는데 어래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그리고 들려온 가슴아픈 한마디.





"나...... 니가 곁에 있는거 부담스러워....."

"뭐......라고........?"

"니가 싫어!! 싫다구!!! 그러니까 이제 우리......"

"진심이야?"





내 시선을 피하며 말하는 어래의 얼굴을 돌려 말했다.



믿을수 없어....... 갑자기 이렇게 변해버리면 나........





"그래...진심이야.... 나 정말 니가 싫어.... 귀찮다구......"





어래의 얼굴 위로 굵은 눈물방울이 떨어졌다.
난 그 눈물을 닦아주고 뒤돌았다.





"나 싫다는 사람이 왠 눈물이냐.......
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우는거 끝까지 못본다....먼저 갈께........"





기다릴께...... 니가 다시 내 곁으로 올때까지 기다릴께......
그때는...... 다시는 나 버리지마..............





학교에 가고 싶지도 않고,
어래 얼굴 볼 자신이 없어 자주 가는 술집에서 며칠동안을 셌다.



이곳에 있으면 모든걸 잊을수 있으니까......
아픈 마음도 어느새 사라져 버리니까........





어래를 잊지 위해
여러 여자들 사이에 있었지만 더욱더 생각이 날뿐이였다.


그때 쥐고 있던 내 술병을 빼앗는사람.........어래였다.





"가자!!!"

"놔....상관하지마!"

"너 일부로 이러는거지? 왜그래, 정말!!"

"내가 왜.........?"

"이러지마...학교에 다시 나오고...집에 들어가란 말이야...."





어래의 눈물을 보자 가슴 한구석이 메어지는 느낌이다.



그래.... 니 말이 맞아.....
나같은 놈 누구하나 신경쓰지 않는것 같아서......


어래 니가 동정심에서라도 나한테 관심가져 주고,
날 바라봐 주길 바래서 나..... 어리광 부렸나봐......



너한테 상처 줄 생각 없었는데.......


나 정말 못난놈이다.
많이 삐뚫어졌어.......





그 날 이후로
어래와는 다시 예전처럼 지낼수 있게 되었다.



어제 우리쪽 구역을 넘보는 녀석들을 정리했더니 몸이 많이 피곤했다.
사람의 발길이 거의 없는 체육관 뒤쪽으로 가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누웠다.



깊은 잠에 들려는데 흥분한 어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나도 너 좋아하니까 키스 받을수 있겠다? 맞지?"





이거 분명히 어래 목소리 맞는데......
어래가 지금 누굴 좋아한다는거야!!!!!!



서둘러 어래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갔다.



흥분된 얼굴의 어래가 보였다.
그리고 어래 앞에 서 있는 산이라는 녀석과
그 둘 쪽으로 걸어가는 로하까지......





"내게도 키스해줘"





로하가 들고 있던 우유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87편 /사천 외전 Ⅶ}



버림받은 네게서 슬픈 미소가 보인다.
네게서 버림 받은 내겐 눈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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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신때문에 얼마나
더 눈물을 흘려야
내게 돌아올껀가요...
내가 당신때문에 얼마나 더
아파해야 다시 내 곁으로
올껀가요...
나 당신때문에 아무것도 할수 없는데
제발 내게 돌아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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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의 그러한 태도를
지금 벌어진 이 일만 아니면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자꾸 내가 부정하고 싶은 사실들이 맞추어져간다.



교실은 로하에게 고백하는 어래로 인해 술렁거렸다.
며칠 전만해도 산이를 좋아한다고 고백까지 한 녀석이
지금은 로하를 좋아한다 말하고 있다.



로하가 나가자마자 어래를 끌고 복도 끝으로 왔다.





"어떻게 된거야...."

"............"

"어떻게 된건지 말해!! 산이한테 차였다고 이젠 로하야?"

"미안해........."

"무슨일있지? 그런거지?"





제발.... 거짓말이라고해..... 니가 정말 로하를 좋아한다면.......
그렇다면 나......니 곁에 있을수 없다는거 알잖아.....





"사천아...부탁이 있어...."

"....말해...."

"우리 당분간.... 당분간만 모르는 사이로 지내자....그래줄수 있지....?"





산어래...... 왜 항상 내가 원하는 말은 해주지 않는거니.....?
니 눈을 보니까........ 차마 거절 할 수가 없어......



사정이 있구나........
하지만 다시..... 내게 와야해..... 용서할테니......



두번씩이나 날 힘들게 했지만 용서할테니 꼭 다시 돌아와...........





여름이 온다는걸 알리기라도 하듯 많은 비가 내렸다.
어래는 우산이 없는지 이틀 연속 비를 맞고 등교를 했다.



아직 아니라는 어래의 말을 접어두고
아침 일찍 어래 집으로 가 어래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10분 후,
까만봉지를 쓰고 나오는 어래가 보였다.



오길 정말 잘했어.........



뛰어가려는 어래 앞으로 가 우산을 씌워줬다.





"니가 여긴....."

"오늘은 비 맞지 말라고...."





무슨 일로 얼굴을 붉히는지 모르겠지만
그 모습이 귀여워 나도 모르게 안을뻔했다.



난 어제 집에 갈때 산 우산을 내밀었다.





"싫어도 받아"

"오늘만 쓰고 돌려줄께..."

"선물이야"

"그렇..."

"처음이자 마지막이야... 안 받을꺼야..?"





이렇게 말하면 어래 성격으론 거절을 못한다.





"근데 선물에도 의미가 있는거 알아?"

"의미? 그런것도 있어?"

"우산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것 같아?"

"글쎄... 생각을 안 해봐서...."

"어떤 경우라도 당신을 보호하겠습니다"





어래에게......
내 마음이 전해지길 빌며 어래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하지만 어래는 내가 준 우산을 펴더니 앞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약속해줘.... 날 찾지 않기로......
내가 널 먼저 찾지 않는 이상 날 찾아오지마...."





바닥으로 떨어지는 빗방울들이 내는 소리와
어래의 목소리가 뒤섞여 들려왔다.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로하를 붙잡아야 하니.....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로하 곁에 있어야 하니......




그럼 난........? 나는...............?
난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




바라는게 없으면
옆에 있어도 괜찮을줄 알았는데..... 아닌가봐......





"먼저가라..."

"응...??"





학교와 반대되는 곳으로 방향을 틀었다.





"야!! 어디가? 학교 안가?"

".........."

"사천!!!!!!"





빗소리에 어래의 목소리가 잠길 때까지 걷고 또 걸었다.



비가 와서 다행이야......
우산으로 우는 얼굴을 가릴 수 있잖아.....
바보 같은 모습 감출 수 있어서 참 다행이야........



수업 끝나고 바로 오라는 택수형을 찾아갔다.





"너 학교 안 갔어?"

"네.... 근데 전 왜 보자고 하셨어요...?"

"언젠가는 상대 할 녀석이다.... 조심해야 할 놈이니까 알아둬"





난 형이 내민 사진을 받아들었다.





이.....이건....................!!!!








************





오늘도 내 발길이 멈춘 곳은 어래의 집 앞이였다.



다시는 오지 않기로 다짐을 했건만.......
어래의 방엔 아직까지 불이 켜져있지 않았다.



얼마를 기다렸는지 모르겠다.
얼굴 보는건 포기하고 돌아서려 할때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어래와 로하가 다정한 모습으로 걸어오는게 보였다.
둘의 마주잡은 손에 자꾸만 시선이 갔다.



그리고 로하 품에 안기는 어래를 마지막으로 돌아섰다.




갑자기 가슴 한구석이 아려온다.
눈물이 날 것만 같다.





한참을 이렇게 니가 오기만을 기다리다 돌어서려는데,
로하 품에 안기는 너를 보게 되었어.......



못다한 내 사랑..........
로하와 이루기를 두 손 모아 빌어.........






같은 곳에 있는 동생들의 성화에 못이겨 불꽃축제 구경을 갔다.
처음부터 이곳에 오기 싫었던 난 혼자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구경했다.
나만 빼고 모두 행복한 표정을 짓고있다.



그러던 중 많은 사람들에게 끼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래가 보였다.



난 어래가 넘어지기 전에 달려가 어래의 팔을 잡아당겼다.





"어? 사천아...."

"휴- 사람 정말 많다... 우선 자리부터 옮기자"





어래의 손을 잡고 사람들이 얼마 모여있지 않은 곳으로 갔다.





"혼자 온거야?"

"아니... 친구녀석들이랑... 어래,넌?"

"나도...."





거짓말이라는거 뻔히 아는데.....
나한테 속일필요 없는데.......



어래, 넌 왜 자꾸만 내게서 뒷걸음질만 치려하는거야.......?




그때 빨간색 하트모양의 불꽃이 터졌다.
난 아직까지 잡고 있던 어래의 손을 더욱 세게 잡았다.



산어래..... 너랑 있으면 그냥 행복해......
바보처럼 히죽거리게 되고.... 자꾸만 만져보고 싶고.....
잘해주고 싶고...... 어래 니가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



하지만 안되겠지.........?



널 놓아줘야 한다는거 너무도 잘 알고 있지만......
언제나 그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꾸만 널 잡게돼.....




난 또 다시 어래에게 내 얘기를 했다.
뭔지 모를 불안감이 자꾸만 날 초조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무슨 얘기든 하고 싶었다.



그때 뒤에서 어래의 이름을 부르는 로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천... 내 눈에 띄지마... 내 물건에 손대지마!!"

"어래야... 나 먼저 갈께... 부탁한다"

"으응....."

"내 말 알아들었어? 제발 내 앞에서 꺼져버려... 꺼지라구!!!"





아로하...... 언제쯤 내 진심을 알아줄래......?


5년 후.................?
10년 후...............?



아니면 나 죽고 난 후..............?



너도 어래 많이 좋아하는구나......
내가 좋아하는 두 사람이니까 양보하는거다.....
하지만 다음에는..... 다음에는 양보같은거 하지 않을꺼야.......






여름방학이 끝나고 처음으로 마주한 어래는
소중한 무언가를 잃은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난 그 이유가 항상 로하 옆에 있던
이데의 죽음으로 인한것임을 뒤늦게 알았다.



그 녀석때문에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있자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밤을 세고 일찍 간 교실에는.....
슬픈눈으로 창 밖을 응시하고 있는 어래가 있었다.



들어올때만 잠시 내게 눈을 돌린 어래는
다시 비가 쏟아지는 밖을 응시했다.



내가 옆에 앉아도 나 따윈 관심밖이다.





"비 많이 온다.... 하늘도 무슨 슬픈일 있나......?"

"............."

"만약.... 내가 죽어도.... 이렇게 울어줄꺼야....?"





순식간에 어래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딴소리 하지마!! 지금 내가 어떤지 몰라서 그러는거야?"

"그래서..... 내가 그랬잖아.... 만약이라고....."

"만약 이라도 죽지마.... 죽지마......."

"그럼 울지마.... 그런 표정 짓지마.... 미칠것 같아....
나도 마음이 아파서 미칠것 같아......."





하지만 정말 궁금해...... 내가 죽어도 니가 이렇게 슬퍼할지........
날 그리워하며 날 위해 눈물 흘려줄지..........






이것이..........
단순히 나의 생각으로만 그쳤더라면................














그래도 지구는 돈다 { 88편 /사천 외전 Ⅷ}



버림받은 네게서 슬픈 미소가 보인다.
네게서 버림 받은 내겐 눈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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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만 보면 생각나는게 있단다...
나때문에 하늘나라로 가버린 바로너야...
지금쯤 별이되어서 날 지켜봐 주고 있겠지?
나도 빨리 너와 같은 별이 되고 싶은데....

근데 왜.....
근데 왜 별이 되기가 힘들지?
되고 싶어도 못되는 내 마음...
하늘나라에 별이된 넌 알고 있니..?
오늘 밤에도 하늘에 있는 너의 별을 보며...
널 생각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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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갈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일주일을 넘게 제대로 쉬지 못하고 싸움만 해댔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밖은 온통 하얗게 변해있었다.



첫눈이네...... 어래도 지금 보고 있겠지....?
그러고보니 2주동안 학교에 가질 않았구나.....



다들......... 잘 있겠지.............?




그때 현관문이 열리며 경주가 들어왔다.
눈에서 뒹굴렀는지 온 몸이 눈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사천이형... 진이 형이 빨리 나오래"

"어린애들도 아니고...."

"형은 너무 고지식해서 탈이야... 그러지말구 같이 놀자~"





난 겉옷하나 걸치지 못하고
경주 손에 이끌려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하늘은 발목까지 올라오는 눈으론 양이 안차는지
계속해서 많은 눈을 뿌리고 있었다.



잠시 멍해있는 사이 눈뭉치가 날아와 내 얼굴을 강타했다.





"으악!!!"

"내 파워가 어떠신가, 천장군"

"진이, 너 이자식......"

"장군의 실력을 보여주시지요"





진이 녀석..... 기분이 좋은모양이다.
그래.... 니가 그렇게 좋아하니까 나까지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만큼은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전쟁터 따윈
이 하얀 눈처럼 깨끗하게 지워버리자......



추운것도 모르고 6살짜리 어린아이들마냥 눈 위에서 뒹굴었다.



즐겁게 놀고 난 후,
나와 진이는 추위를 달래기 위해 사우나를 찾았다.





"진.... 넌 언제까지 여기에 있을꺼야....?"

"갑자기 그건 왜?"

"너한테만 말하는건데 나 이번일만 끝나면 나갈꺼다"

"..진심이야...? 너 어떻게 될지 뻔히 알면서 그런소리해?"





내가 철이 없을때 나간건 용서가 됐지만 지금 나간다면......
그래도...... 그 아이를 그런곳에서 마주치고 싶지 않다.....



설사 마주친다해도
둘 중에 한 명은 죽어야 한다는 사실을 서로 모를리 없고.....





"비록 우리일이 용서받지 못할일이라는거 아는데... 지금 나가면...."

"미안하다.... 하지만 꼭 나가야 할 이유가 있어....."





진이가 내 머리를 툭 치더니 일어섰다.





"떠난다고 내 곁에서까지 떠나지마...."





2주넘게 비어있던 집을 찾았다.
돌아오면 반겨주는 사람 하나없어 항상 오기 싫었었는데...



제일 먼저 tv위에 놓인 어래의 사진에 눈이 갔다.
표현하기 힘든 표정을 하고 있었는데 볼때마다 웃음이 나는 사진이였다.



침대로 가 베게 밑에 숨겨놓은 일기장을 꺼냈다.


어래를 만난순간부터 쓰기 시작한 일기......
날짜를 보니 안 쓴지 한 달이 넘었다.



난 빈 페이지를 펼치고 펜을 잡았다.





나는 당신때문에 울었습니다.
나는 당신때문에 울었습니다.
나는 우리 둘을 위해 울었습니다.
나는 당신을 위해 거짓말을 했습니다.

나는 당신때문에 죽겠습니다.
나는 당신때문에 죽겠습니다.
나는 당신때문에 살겠습니다.
그리고 내 인생을 당신께 드리겠습니다





다 쓰고, 맨 마지막 장으로 넘어갔다.
맨 밑에 아주 조그맣게 쓰여진 글씨가 발견됐다.



내가 썼는데도 무슨글씨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눈에 힘을 주고 시선을 고정시켰다.





'널 갖고싶다'





유치하다는 생각에 웃음이 났다.
일기장을 내려놓고 침대에 누웠다.



혼자라는 생각에 자꾸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이곳에 더 있다간 미쳐버릴것 같아 진이에게로 가려는데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형... 큰일났어..."

"누구야... 경주니?"

"조투 새끼들이랑 벌써 붙었어... 빨리 좀 와....
여기 xxx인데 우리가...........윽"





전화가 끊어졌다.



우리가 친다는걸 눈치채고 기습한건가?
제길.............




난 오토바이를 타고 미끄러운 도로를 미친듯이 달렸다.
경주가 말한곳은 사람의 발길이 거의 없는 버려진 폐차장이였다.



오토바이에서 내려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하지만 개미 한 마리 조차 안 보이고 조용했다.



왜 아무도 없지......? 내가 잘못들었나......?



경주에게 전화를 하려 핸드폰을 찾았지만 두고왔는지 없었다.



그때 눈 밟힐때 나는 뽀드득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도 하나가 아닌 수십명의 발자국 소리가............






************






내 앞에 총 15명이 서 있다.
며칠 뒤에 치기로 한 조투녀석들이였다.
난 어래의 동생 다래가 있는지를 먼저 살폈다.



어래야........ 다행이야.........
니 동생........ 다행히 여기에 없어.....





"이렇게 쉽게 속을줄은 몰랐는걸?"





익숙한 얼굴을 한 녀석이 입을 열었다.
우리쪽 놈, 고재영이였다.





"고재영... 배신이 뭘 의미하는지 알고 있겠지?"

"여기에서 살아나가지 못할 놈이 입은 살았네"

"나..........반드시 돌아간다"

"미친자식... 니가 아무리 싸움에 타고 났다고 하지만
이게 어린애 장난이 아니라는것쯤은 알고 있었을텐데...."





그래......
어쩌면 저 자식말대로 난 아무도 모르게 죽어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꼭 가야해......
꼭 살아서 돌아가야만해........



녀석들이 점 점 포위망을 좁혀오기 시작했다.
숨이 차오르면서 온 몸에 힘이 들어갔다.



먼저 공격이 들어왔다.





"죽어도 살아서 돌아갈꺼야.... 난 가야해......."





5명까지는 거뜬하게 헤치울수 있었다.
하지만 며칠동안 싸움에 지쳐 쉬지 못한 몸과
움직임을 둔화시키는 눈으로 인해 난 금방 지쳐버렸다.



이런 사실을 눈치 챈 놈들이 양쪽에서 들어왔다.
난 공격보단 방어에 신경을 썼다.



안돼...... 이대로 죽을순 없어.......
어래가 슬퍼할지도 몰라...........



그때 푹하고 무언가가 내 배를 뚫고 들어왔다.





"크헉..........."





이번엔 옆구리에서 짜릿한 느낌이 전해졌다.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차가운 눈덩이와 얼굴이 맞닿았다.



그런데 놈들은 내 몸이 칼집인줄 아나보다.
그리고 짝이 안 맞는지 계속 넣었다,뺐다를 반복했다.



거친 바람이 불더니
눈이 내 얼굴 위로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하얀 눈이 빨간색으로 물들어간다.
몸이 나른한게 자꾸만 눈이 감기려한다.





안되는데....... 나....... 로하랑 아직 친해지지 못했는데.....
내가 아직도 엄마를 죽인줄 안단말이야..... 용서빌어야 한다구......



어래야....... 미안해.......
널 지켜준다고 했는데 그 약속 지키지 못하겠다.......
나 이렇게 약속 안 지키는 놈 아닌데.......



나 용서하지마...... 나 없다고 울지말고.........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다행이야........
이 자리에 니 동생이 없다는게........너무 다행이야.......





나 니 얼굴 보면서.....
널 느끼며 말하고 싶은데 그게 안되니까 이렇게라도 말할께.......



근데 어쩌지........ 웃는 니 얼굴 봐야하는데.........
로하랑 행복해하는 얼굴 봐야하는데 자꾸 졸려..........



안되겠다....... 우선 조금만 자고 있을께...... 나중에 깨워줘......
그리고 나 같은 놈 잊어...... 아니야...... 잊지마........
잊으면 나 정말 많이 슬플꺼야..........





너......
로하랑 행복하지 않으면 용서하지 않을꺼다......


너랑 로하......
웃지 않으면 나 다시 일어나서 너희 죽을때까지 패고 다시 잠잘꺼야......





니가 무얼 하며 지내는지 나 이젠 보고싶어도 볼순 없지만......
늘 잘 지내고 있길 바래.......


매일매일 잘 지내라고 내 입으로 그렇게 말해주고 싶은데......
매일매일 힘들지말고 즐겁게 생활하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매일매일 밥 잘 챙겨먹고 잘 잘자고 아프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매일매일 내가 널 많이 사랑한다고...
많이 사랑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은데...



늘 기도할께....


너와 로하 늘 행복하게만 해주세요......라고....
너와 로하 늘 사랑하게만 해주세요......라고....






마지막으로 물을께...... 화내지마..........




나.........죽으면........나 죽으면말이야.........



날 위해서 울어줄꺼지....................?
날 위해 눈물 흘려줄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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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아...."





날 부르는 따뜻한 목소리가 들린다.





"엄마......"

"사천아..... 미안해...."

"..엄마......"





사라져간다.
잡으려 손을 뻗었지만 이미 멀어져 버린후다.





"엄마!!!!!!!!!!!!!!!!"

"사천아.... 갖고 싶은거 있으면 말해봐.... 엄마가 사줄께.....
우리 사천이........뭐가 갖고 싶으니......?"



".............행복........................."






내 삶..........
가도 가도 상처뿐인 삶이었다............




언제까지 소중한 당신인데....
당신은 나에게서 너무도 멀리 있습니다.
지금 난 너무 힘이든데.....
그래서 당신의 따뜻함이 너무도 필요한데...
나 이제..... 당신께 다가설수가 없는데.....














그래도 지구는 돈다 { 89편 }



버림받은 네게서 슬픈 미소가 보인다.
네게서 버림 받은 내겐 눈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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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바다,
널 닮은 곳이지
멀리 저 수평선은 너의 수려했던 눈썹같고
저기 우뚝 솟은 환한 등대는 너의 오똑한 콧날같고
방울방울 부서지는 눈꽃 같은 물보라는
날 보낼 때 네가 흘린 눈물 같다.
그 눈물은 돌 고랑을 따라 다시 흘러
날 위해 속삭이던 너의 파도 같은 입술이 되어 버린다.

파도처럼 왔다가 다시 파도처럼 가버린 너
넌 지금도 내 귀에 댄 소라이ㅡ
작은 파도 소리로 남아 나의 귓가를 맴돌고

난 널 닮은 바다가 있을 때까지만
널 그리워하기로 했다.


그때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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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이의 장례식이 있고,
이틀 후 집으로 뜻밖의 손님이 날 찾아왔다.



정금이도 많이 울었는지 눈과 얼굴이 부어있었다.
따뜻한 차를 내어주고 정금이의 맞은편에 앉았다.



우린 서로 말이 없었다.
서로 어떤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을것이다.



한참을 바닥만 보던 정금이가 고개를 들어 내 눈을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오빠..... 웃는 얼굴로 갔죠....? 언니가 오빠 얼굴 마지막으로
봤다면서요.... 우리 사천이오빠..... 행복한 얼굴이였죠......?"





난 목이메여 고개를 끄덕여 대답했다.





"다행이다.... 만약 슬픈 얼굴이였으면......"





소리 죽여가며 우는 정금이.
사천이를 많이 좋아했으니, 나만큼 아니 나보다 더 슬프겠지.......?





"우리오빠.... 지금 쫓기는 몸이예요... 그래서 제가 대신왔어요"

"..그래........"

"오빠가......
사천이 오빠 마지막으로 보내는 날 참석하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데요....."





신 진이라는 정금이의 친오빠.
사천이랑 많이 친했었지.........





"그리고 이거 오빠가 전해주래요....."





정금이가 파란색으로 된 일기장같은걸 탁자 위에 올려놨다.





"이게...뭐야.....?"

"저도 잘 몰라요.... 오빠가 꼭 전해주라는 말만하고 갔어요"





난 천천히 손을 뻗어 그것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펼쳐보았다.



안에는 삐뚤삐뚤하지만 크게



'사천이의 비밀 일기장... 훔쳐보면... 어래에게 내 마음 전해주기^-^'



라고 쓰여져 있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언니......"

"어? 아니야.... 아무것도... 넌 언제 들어가?"

"오늘 저녁 비행기예요....."





난 괜찮다는 정금이의 말을 무시하고, 정류장까지 마중을 나왔다.





"조심해서 가.... 공부 열심히 하고... 몸도 건강하고...."

"언니야 말로 밥 굶지 마세요.....
지금 모습..... 며칠 굶은 사람처럼 보여요...."

"고마워......."

"저야말로 사천이오빠 좋은곳으로 보내줘서 고마워요... 그럼 저 가볼게요"





버스에 탄 정금이가 힘차게 손을 흔들었다.
너도 많이 힘들텐데 나에게 용기를 주고 가는구나......



집으로 돌아와 정금이가 주고 간.....
사천이의 일기장을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내려갔다.





xx년 x월 x일
자꾸 시선이 가는 아이가 있다....
슬픔 따윈 한번도 겪어보지 않았는지 항상 웃는 얼굴이다.
나도 그 아이처럼 웃어봤으면.............

xx년 x월 x일
그 아이의 이름을 알게 됐다.
산어래.... 참 특이하고 예쁜 이름이다.
그런데 알수 없는 불안감이 밀려온다.

xx년 x월 x일
나에게 괴로움을 호소하는 로하에게서 어래가 날 구해줬다.
내게 손을 내밀었지만 거절했다.... 아니 무시했다.
나랑 연관되면 로하에게 미움받을지도 모르니까......

xx년 x월 x일
예전의 내 모습으로 돌아왔지만 하나도 기쁘지 않다.
하지만 이해하려한다.
로하니까...... 그게 로하니까........

xx년 x월 x일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는데 어래는 내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부담이 되긴 싫었다.
어래 스스로가 날 찾을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하지만 어래의 눈은 항상 로하를 향해있었다.
처음으로........... 로하가 미웠다.
로하집에서 당할때보다 더 미웠다.
나 이럴 자격없는데...........

xx년 x월 x일
바라보기만 하는 사랑도 지쳐만간다.
그래도 둘의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이게 과연 내 진심일까..........?

xx년 x월 x일
사랑해........ 산어래...... 어래야..........
나 너 무지 사랑하나봐........ 지금 미치도록 보고싶어..........




************





몇십페이지가 사랑한다는 말로 가득차 있었다.
난 떨어진 눈물로 인해 번져가는 글씨를 손으로 문질렀다.



사천아....... 니 맘..... 몰라주고 신경도 쓰지 않던 날.....
이렇게 좋아해준거야.......? 나 이런 사랑 받을자격 없잖아......


한번도 네게 잘해준적 없는데 벌써가면 어떡해........
넌 억울하지도 않아.....? 정말 억울하지도 않은거냐구...........




자꾸만 눈 앞을 가리는 눈물을 닦고 다음 장으로 넘어갔다.





xx년 x월 x일
요즘 자꾸 이상한 꿈을 꾼다.
잠 드는게 불안하고 두렵다.
빨리 로하에게 사실을 말하고 용서를 빌어야하는데....
다가갈수가 없다.
이제는 내게서 너무 멀어져갔다.
어떻게하면 좋을까.........?

xx년 x월 x일
항상 로하 옆에 있던 이데라는 녀석이 죽었다.
그 놈때문에 슬퍼하는 어래를 봤다.
과연........ 내가 죽어도 울어줄까.........?
나같은놈........ 죽든말든 신경도 안쓰겠지?
그래도 어래야........나 너 많이 사랑하거든....?
이 더러운 세상...... 너 때문에 살아간다.....
너 그거 모르지.......... 넌 모르잖아...........

xx년 x월 x일
오늘 어래의 꿈을 꿨다.
나와 결혼해서 나 닮은 아들과 소풍가는 꿈.
차라리 현실을 등지고 꿈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xx년 x월 x일
우리가 죽여야 할......
어쩌면 내가 죽여야할 놈들 중에 어래 동생이 있었다.
만약 그 아이와 마주친다면........
난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둘 중 한명은 죽어야할텐데..........

난...... 아마도... 어래 동생을 향해 팔을 벌리겠지.......?
뜻대로 안되도.......그래야겠지..........?
동생이 죽으면 어래가 많이.....아주 많이 슬퍼할테니까......
하지만 내가 죽으면........
어래는 웃을수 있으니까...... 행복할 수 있으니까.........





난 일기장을 집어 던지고
베게에 얼굴을 묻고 소리내어 울었다.





"바보같으니..... 이게 뭐야!!! 내가 행복해? 내가 웃어?
너 지금 나 보면서 이 말......다시 할수 있어?"





사천이의 웃는 얼굴이 자꾸만 떠올랐다.
웃는 얼굴만.........날 보며 환하게 웃는 얼굴만........



나 지금... 가슴이 미치도록 시려와.... 심장이 뻥 뚫린것 같아!!
허전해서 죽을것 같아.... 왜 죽었어.... 나 이렇게 아파할 줄 몰랐던거야?



용서해줄께.... 며칠동안 너때문에 마음 아팠던거 용서해줄테니까 다시와.....
돼지 손 잡고, 다시 내 옆으로 와.....나 슬퍼서 죽어버리기전에 빨리.....





깜빡 잠이 들었나보다.
일어나보니 새벽 4시였다.
그때 현관문소리가 들렸다.



누구지...........?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고
책상 옆에 놓아둔 야구방망이를 집어 들었다.
천천히 문을 열고 거실로 나왔다.



거실에 벌렁 누워있는 사람 형상이 달빛으로 인해 뚜렷하게 보였다.





"다래니....?"

"으응......"





긴장감이 한순간에 풀리면서 현기증이 밀려왔다.





"지금 들어온거야? 방에 들어가서 자... 감기 걸려"

"누나........."





다래가 두번째로 부르는 누나라는 소리.
평소같았으면 기뻤겠지만 지금은 긴장이 된다.





"왜......?"

"나 3시간 후에 떠나......"

"뭐........."

"한국에 있을수 없어... 그래서 엄마,아빠한테 가려고"





방망이를 내려놓고 다래에게 걸어가 녀석을 일으켜세웠다.





"무슨소리야? 알아듣게 설명해"

"누나친구 사건으로.... 그쪽이랑 우리쪽 상황 심각해.... 내가 죽길 바라진 않지?"

"안돼!!!! 절대로 안돼!!!!!"

"내가 여기있으면 누나도 위험해....
엄마,아빠한테는 잘 말해둘테니까 우선 원룸 하나 얻어서 이사해"





다래야..... 그렇게 해야 할 정도로 큰일이니......?





"괜찮아.... 설마 사천이 친구인 날 죽이겠어....?"

"이상하다 싶으면 신고하고 이사가.... 난 나중에 돌아올테니 걱정말고...."





엄마,아빠에게 가는거라 하지만......불안하다.
내 곁을 떠나는건 사실이니까..............



정확히 6시에 다래는 내게 조심하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집을 나갔다.



다래야...... 누나라는말 안해도 좋으니까 나 떠나지마.....
다시 돌아온다는 니 말......... 믿을꺼야.... 나 믿을꺼야........





다래가 조심하라는 말과 함께 한
마지막 말이 자꾸만 내 귀를 울리고 지나갔다.





'나..... 하마터면 누나친구........ 죽일뻔했어.........
하지만 그러지 않았으니까....... 나 미워하지 않을꺼지.......?'














그래도 지구는 돈다 { 90편 }



버림받은 네게서 슬픈 미소가 보인다.
네게서 버림 받은 내겐 눈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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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직도 너 많이 사랑하나봐..
잊으려고 애써도 잊혀지지가 않아..
니 모습 내눈에 자꾸 밟힐 때 마다 내 마음이 너무아파..
내가 너를 그렇게 차갑게 만들어 버린 것 같아서..
자꾸 죄책감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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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래마져 떠나고 나니 내 곁엔 아무도 없는 느낌이 들었다.
위험할지 모른다는 다래의 말은 다행히 현실로 다가오지 않았다.



무심히 흘러가는 시간 앞에..... 세월 앞에.....
난 돼지와 사천이를 마음속에서 보내는 연습을 했다.



하지만 로하 옆에 산이만 있고,
비어 있는 사천이의 책상을 볼때면.....


애써 꼭 꼭 감춰둔 감정들이 고개를 내밀었다.




예전엔 눈 오는 날이 정말 좋았는데 이제는 싫다.
사천이를 내게서 빼앗아간 눈 오는 날 따윈 정말이지 싫다.



수업을 마치고 눈에 미끄러지지 않으려
조심조심 내려오는데 누군가 내 팔을 잡았다.





"산이야....."

"넘어질까봐 불안하다"

"괜찮아... 그런데 로하는 오늘 왜 학교에 안 나온거야?"

"그거 때문에 너랑 얘기 좀 하고 싶었어"





교문을 빠져 나오자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그랬던것 같다.
원하는 바램보다 원치 않는 바램이 더 잘 이루워지는 법이라고....





"어래야.... 많이 힘든거 알지만 로하가 불안해...
로하 역시 사천이 떠나고 많이 힘들어해...."

"괜찮지.....? 로하 괜찮은거지.......?"

"모르겠어.... 그러니까 너도 신경써서 봐줘... 그리고....."





땅만 보고 걷던 난, 고개를 들어 산이를 쳐다봤다.





"내일,모레..... 26일.... 로하 생일이야"

"생일....? 큰일 날 뻔했다.... 니가 안 가르쳐 줬으면
로하 녀석 생일 안 챙겨 줬다고 난리칠뻔했네^.^"

"그 날만큼은 웃자..... 웃으면서 축하해주자..."

"당연하지!! 선물은 뭐가 좋을까?"





그러고보니 나........ 로하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잖아......
딸기사탕을 좋아한다는것말고는 아무것도 모르잖아.......





산이와 먼저 만나기로 한 로하 생일날,
난 약속장소 앞에서 산이를 기다렸다.





"어래야"





내 이름을 부르며 어떤 여자와 함께 걸어오는 산이.
그 여자와 인사를 나누고 우린 호프집으로 들어갔다.



여자가 화장실에 갔다온다하고 자리를 비운 사이
산이가 내게 말을 해왔다.





"우리 셋만 있으면 썰렁할것 같아서 같이 왔어... 저 누나 잼있거든"

"여자친구 아니야...?"

"아니야^-^ 그나저나 로하 온다고 한거 맞지?"

"응.... 분명히 온다고 했어"

"근데 벌써 30분이나 지났다...."





아로하...... 설마 안오는건 아니겠지............



산이와 같이 온 언니가 자리에 앉고
15분이 지나서야 로하가 도착했다.





"귀찮게 왜 불러냈어?"

"젊은게 이런걸 귀찮아하다니... 안녕? 난 김소연이야..."





로하는 간단히 인사를 하고 내 옆에 앉았다.



난 케익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초를 꽂았다.
그리고 산이가 초에 불을 붙이고 생일 축하노래를 시작했다.





"생일축하합니다~ 생일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아로하~ 생일축하합니다~"





가만히 촛불을 응시하고 있는 로하.
난 놈의 옆구리를 찌르며 말했다.





"뭐해? 초 안꺼? 빨리 호~ 불고 소원빌어야지"





아로하...... 우리 오늘 만큼은 웃자......
나도 이렇게 웃고 있잖아........응......?



로하가 불을 끄고 우린 박수를 쳤다.
산이가 작게 포장된 상자를 로하에게 내밀었다.





"생일축하한다... 풀어봐"





산이의 선물은 용도를 알수없는 열쇠뿐이였다.





"이게 뭐냐..."

"너 오토바이 갖고싶어했잖아...."

"필요없어"

"안 받으면 나 계속 그 곳에 다닐수 밖에 없어"

"너 이자식...."





반 산......... 너 로하 다룰줄 아는구나.....



그런데 오토바이라니...... 무지 비쌀텐데.....
그에 비해 내 선물은 너무 초라하다.





"불뚝~ 넌 선물없어?"

"하하^^ 미안.... 다음에 사줄께"

"니 뒤에 있는 그 보따리는 뭐냐?"





난 얼른 그것을 숨기며 말했다.





"친구한테 옷 빌렸어.... 오늘 돌려주려고...."





로하는 더이상 묻지 않고 술을 들이켰다.



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 우린 밖으로 나왔다.
산이는 언니를 데려다 준다며 먼저 갔다.



나 또한 로하에게 내일 보자는 인사를 하고 뒤돌았다.





"잠깐...."





로하는 내게 오더니 내가 들고 있던 종이가방을 빼앗았다.





"선물 고맙다"

"그거 니 선물 아..."

"너 거짓말에 약한거 몰랐냐? 선물에 대한 보답줄테니 눈이나 감아"





사람들이 많은 거리.
난 크게 숨을 들여마시고 눈을 감았다.



알싸한 위스키의향과 따뜻한 로하의 숨결이 입술에 와 닿았다.





"마지막이다... 이제 더이상 내게 접근하지마.."





감겨있던 눈이 번쩍 떠졌다.





"..갑자기....."

"잊을꺼다"





무표정하게 뒤돌아 서는 로하를 붙잡고 싶은데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소리치고 싶은데 목소리지 나오질 않는다.



난 결국 그렇게 바보같이 로하의 뒷모습만 멍하니 바라봐야했다.







*********





다음날 로하의 자리는 비어있었다.
추웠지만 점심시간에 산이를 옥상으로 불렀다.





"어젠 잘 들어갔어?"

"산이야......"

"왜.... 무슨일 있어?"





눈물이 한방울, 두방울 떨어져내렸다.





"왜 그래, 어래야...."

"로하가 나보고..... 더이상 접근하지말래... 마지막이래...
그런데 난 아무말도 못했어.... 어떡해.... 산이야, 나 이제 어떡해...."





산이의 품은 참으로 따뜻했다.





"울지마.... 오늘 수업마치고 나랑 로하한테 가보자"





하지만 아무리 초인종을 눌러도 대답이 없다.
경비아저씨에게 부탁해 어렵게 문을 열고 들어간 집은 텅 비어있었다.



난 우선 청소를 하고 슈퍼에서 간단히 재료를 사와 음식을 만들었다.



밤 9시가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 로하........
산이는 급한 약속이 있다며 8시쯤에 가고 없었다.





문 열어놓고 그냥 갈수도 없고.....



허전함을 달래려 tv를 켜놓고
이곳저곳을 뒤적이던 난 몇장의 사진을 발견했다.



로하와 돼지의 사진.



사진찍을때조차 가만히 있질 않았는지
돼지놈의 시선은 모두 다른곳을 향해있었다.
로하의 목을 조르거나 로하의 머리에 뿔을 달고....



그런 천진난만한 모습에 웃음이 났다.
하지만 나는 이내 울음을 터뜨렸다.



7장의 모든 사진에는
녀석의 분신이라고 할수 있는 아이스크림이 녀석 손에 고이 들려있었다.



이 돼지야...... 아이스크림이 그렇게 좋냐.....
내가 니 아이스크림 뺏어먹지 않을테니까 다시 올래.........?



나 혼자 로하 지킬 힘 없으니까 돌아와.......




시계가 10시 5분을 가리키는 순간, 현관문이 열리며 로하가 들어왔다.
난 방으로 들어가려는 로하를 잡았다.





"어제 내가 한 말 잊었어?"

"난 싫어.... 니가 뭐라해도 니 옆에 있을꺼야...."

"훗- 너 이데자식 다시 내 옆에 데려다 놓을수 있어? 사천이는?"

"아로하......"

"할 수 없지? 가.... 그리고 다시는 나 찾아오지마"





로하는 내 팔을 거칠게 뿌리치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낡은 앨범 흑백사진처럼 눈 감으면 내 앞에 떠오르는 추억.......





이젠 다시 돌아갈 수 없겠지..........?





돼지야...... 사천아...... 다시 돌아갈 수 없잖아.......
그렇게 되어버렸잖아............다시는...........














그래도 지구는 돈다 { 91편 }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가슴까지 눈물에 젖는 이런 슬픔을 없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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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울고있을때도
나는 바라만봅니다.

그대가 웃고있을때도
나는 바라만봅니다.

그대가 힘들어할때도
나는 바라만봅니다.

그대에게 나는 많은 시련을
줬기때문에
바라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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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가 로하에게 가자고 했지만 거절했다.



나와 멀어지려는 로하를 보는게 겁이 났다.
이번엔 어떤 말로 날 상처줄지 두려웠다.



그렇게 또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오늘은 산이녀석까지 결석이다.



점 점 빨라지는 심장박동을 진정시키느랴 수업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순미와 엽쌍걸이 기분전환하러 노래방에 가자는걸 몸이 피곤하다며 빠져나왔다.



난 교문 앞에 서 있는 산이를 보자마자 녀석에게 뛰어갔다.





"어떻게 된거야? 왜 안 나온거야?"

"같이 갈데가 있어...."

"어디.....?"

"로하한테"





산이가 날 데리고 간 곳은 병원이였다.
3층으로 올라가 307호로 들어가는 산이를 말 없이 따라들어갔다.



창백한 얼굴의 로하가 침대에 누워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눈물이 나려는걸 참았다.
이를 악물고 참았다.





"그럼 난 가볼께... 어래야....부탁해..."





말을 하면 눈물이 쏟아질것 같아 고개를 끄덕였다.
난 내게 눈길 한번 주지 않는 로하에게로 걸어갔다.



제발 꿈이라면 지금이라도 깨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무슨말을 할까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오늘 무지 춥다... 여기도 약간 추운것 같은데 넌 어때?"

"..........."

"밖에 무슨 구경거리 있어? 계속 창밖만 쳐다보네"

"..........."





로하야.... 아무 말이라도 좋으니까 제발 니 목소리를 들려줘....
나한테 마음 아픈소리 해도 좋으니까 뭐라고 말 좀 해봐.....





"니가 대신 혼 좀내줘"

"으응.....?"

"이데랑 사천이... 니가 좀 혼내줘.... 나 아픈만큼 때려줘..."

"로하야......"





로하의 시선은 여전히 삭막한 겨울 풍경에 머물러 있었다.





"꿈에서조차 내게 나타나지 않는 놈들이니까... 아주 많이 야단쳐야해...."

"응.....내가 혼내줄께.... 로하 마음 풀릴때까지 내가 때려줄께..."

"사천이..... 나 용서하지 않겠지? 그럴꺼야.... 그래야지...."

"아니야.... 사천이 너 아주 많이 좋아해......."

"어디까지 갔을까......? 지금이라도 가면.... 붙잡을수 있을까.....?"

"그게 무슨소리야...?"

"붙잡아도.... 다시 그냥 갈지도 몰라.... 또 다시 나만 놔두고 가버릴지 몰라...."

"그만해.........."





로하의 눈물을...... 자존심 강한 녀석의 눈물을....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아 녀석을 안았다.



아로하..... 너 마져 떠나면...... 나도 갈꺼야.......
나도 너 따라.... 돼지 따라.... 사천이 따라.... 갈꺼야.....



차라리.......... 우리도 갈까..........?
그냥 가버릴까.....? 그게 더 편할것 같아.....





약 먹고 잠이 든 로하를 보고나서야 안심하고 집으로 올수 있었다.



집으로 오기 전
간호사언니에게 들은 로하얘기에 내 가슴이 다시한번 내려앉았다.





'수면제 먹고 자실기도 했어요... 조금만 늦었으면 목숨을 잃었을거예요...
저렇게 잘생기고 잘사는 학생이 왜 그랬을까.......'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아로하......
나한테서 떠날 생각하지마... 정말.... 정말 용서하지 않을꺼야......



돼지보다..... 사천이보다...... 널 제일많이 원망하고 미워할꺼야.......



그리고 가려면...... 정말 날 떠날 생각이면 혼자가지마.....
혼자가면 외로울테니까 우리 손 잡고 같이 가자..............





로하는 2주이상을 입원해야 했기에 난 매일같이 병실을 찾았다.


월요일 아침,
이상한 꿈 덕분에 밥맛도 없었고 한 쪽 가슴이 이상하게 춥게 느껴졌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수업을 마치고 곧바로 로하에게 달려갔다.
내가 들어가자 로하는 적고 있던걸 급하게 숨겼다.





"뭐길래 그렇게 숨겨?"

"아무것도 아니야..."

"나한테 편지 썼을리는 없고....일기?"





말 안해줄꺼란거 알면서도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픈걸까......





"방금 전에 의사선생님 만나고 왔는데
요번주에 퇴원해도 된데..... 다행이다.... 그지?"

"............"





또 말이 없다.
왜 이렇게 변해버렸을까.........?


너 거만하고, 할 말 다 하는 그런 놈이였잖아.......





"로하야.... 어디 가고 싶은곳 없어? 퇴원하면 놀러가자"

"놀이동산"





나 놀이기구 못타는거 어떻게 알았을까.....





"그래... 뭐타고 싶은데? 난 회전목마가 제일 좋더라"

"산어래......"

"응...?"

"산이..... 좋아했지....?"





사실대로 말해도 되겠지......?
이젠 다 지난 일이니까........





"조금....아주 조금"

"그런데 왜 거짓말했어?"

"아...일부로 그런건 아니고... 그리고 정말 조금 좋아했는걸....."





로하...... 마치 내가 왜 거짓말을 했는지 아는것처럼.....
내가 산이를 좋아했다는걸 알고도 모르는척 했다는것처럼 말하는것 같다.





"난.....난 좋아했어....?"

"갑자기 무슨소리야... 너, 심심하구나?"

"됐어.... 나 쉬고싶으니까 그만가"





왜 로하 앞에선 솔직하지 못한걸까........



좋아하는데......
좋아한다는 이 한마디가 왜 로하에겐 어려운지 모르겠다.





*********





오늘따라 로하 옆에 있고 싶었다.
하지만 같이 있고 싶다는 말은 입안에서만 맴돌았다.





"저기 내일....."





가기 전에 내일이 내 생일이라고 말하려다 접었다.



생일이 뭐 별건가....
또 말하면 선물을 바라는것 같기도하고....



난 마주친 로하 시선을 이리저리 피하며 말했다.





"내일은 맛있는 도시락 싸올게^^ 좋은꿈꾸고 내일 보자"

"잠깐... 이리와봐"





문고리를 잡고 나가려던 난 몸을 돌려 로하에게 걸어갔다.
녀석이 내 손을 잡더니 손바닥 위에 반지 하나를 올려놨다.





"이건......"

"니 단짝친구꺼다"





항상 돼지 오른쪽 중지손가락에 끼워져 있던 반지였다.





"이데는 나보다는 니가 가지고 있는걸 원할꺼야"

"하지만......"

"그리고 만약........
이데 자식을 꿈속에서라도 만나면 전해줘.... 미안하다고........"





로하는 마치 떠날 사람처럼 말을 하고 있었다.





"싫어!! 그 말 안 들은걸로 할래... 나 간다"

"너한테도 미안해.... 예전에 끝내버렸어야 하는건데"

"그만!!! 듣고 싶지않아.... 재미있는 얘기 10개 준비해놔... 이건 벌이야"





뒤돌아서려 할때 로하가 내 팔을 잡고 날 품에 안았다.
거칠어진 로하의 입술이 내 입술에 살며시 닿았다 떨어졌다.





"이건 잊어달라는 부탁에서 하는거야..."





난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문지르고
다시 로하에게 천천히 키스를 했다.



나 잊을수 없어...... 내가 어떻게 잊을수 있겠니.......
너의 이 따뜻한 온기와 부드러운 입맞춤을........





"이건 잊지말라는 뜻에서 한거야.... 그럼 내일 봐"





난 서둘러 병실을 나왔다.



억지로 묶어놓은 줄이 다시 끊어질것 같은 이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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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난 어제와 같은 꿈으로 인해 잠을 한숨도 이루지 못했다.



아무도 없는 로하 병실 침대위에 놓여진 검은색 장미 한송이.
오늘은 그 옆에 빨간장미도 놓여져 있었다.




교실로 들어섰을때
산이의 빈자리가 신경쓰였지만 일부로 외면했다.
점심시간 밥을 먹고 있을때 앞 문이 큰소리를 내며 열렸다.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땀을 비오듯 흘리는 산이가 보였다.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걸 보니 뛰어온 모양이다.



성큼성큼 내게로 걸어온 산이가 내 손을 잡고 교실을 나갔다.





"산이야..... 무슨일이야...."

".........."

"어디가는거야?"





잡은 산이의 손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손 아프니까 놓구 얘기해"





산이는 건물 밖으로 나와서야 잡은 손을 놓았다.





"반 산......뭐야......"

"미안.....미안하다......"

"...뭐가........"





또 다시 심장이
소용돌이 치기 시작한다.





"로하......로하 그자식.........끝내 우릴 버렸어......."







그래도 지구는 돈다 { 92편 }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가슴까지 눈물에 젖는 이런 슬픔을 없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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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해서..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너를 눈앞에 두고도
웃을수도 행복해 할 수도 없음이
너를 사랑하지 않는 척 하는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
넌 모를꺼야...
차라리....
너를 향해 웃고... 행복해하고...
죽도록 사랑할 수 있었으면...
그랬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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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오늘 내 생일인거 알고 있는건가?
이제보니 산이 연기 정말 잘하네........^-^



난 웃으면서 산이의 등을 한대 쳤다.





"저번처럼 장난하는거지? 그렇지? 생일 깜짝이벤트가 뭐 이렇게 시시해?
로하랑 산이 니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겨우 이거야?"

"어래야........"

"내가 안 속아서 속상하지? 그래서 너 지금 우는거지? 사내자식이 울면 쓰나....
이제 5교시 시작하겠다.....너도 그만 땡땡이치고 올라가자"





뒤돌아서 가려는 날 녀석이 끌어당겨 안았다.
은은한 장미향이 퍼져나왔다.





"다 내 잘못이야.... 내가 오토바이만 사주지 않았어도....
.....로하........ 그렇게 가지 않았을텐데......."

"니가 아무리 그래도 나 안 속아^0^ 벌써 들통났는데 왜 자꾸 그래...
오늘은 내 생일이니까 내가 한 턱 쏠게..... 로하 외박될까?"

"미안해..... 어래야....."





그때 수업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난 산이 품에서 빠져나와 손을 흔들며 뛰어갔다.





"로하한테 가서 전해.... 나 속일려면 머리 더 굴리라고....
수업 끝나자마자 갈테니 기다려"





날 부르는 산이 목소리가 온 복도를 울리며 지나갔다.



이따가서 로하녀석.... 실컷 비웃어줘야지.....
뭐 그래도 약간은 가슴 한구석이 아련한게.... 재미있는 이벤트였어.....




난 순미에게 몇 대 맞고 병원에 올 수 있었다.
로하 때문에 맞았으니까 녀석한테 화풀이 해야겠다.





"로하야~ 나 왔어^-^"





크게 소리치면서 307호실로 들어갔다.
산이가 침대에 앉아있었다.





"어? 로하는? 화장실갔어?"

"산어래.....어래야....."

"화장실에 안갔어? 그럼 로하 어디갔어? 응?"





그때 로하를 담당하던 간호사 언니가 들어왔다.





"이제 다른환자 들어오니까 비워주세요"

"그럼 우리 로하는요? 병실 옮겼어요?"

"네...?"

"여기 다른사람 들어온다는건
로하가 다른곳으로 가야한다는 소리잖아요^^"





간호사 언니가 날 보던 시선을 산이에게로 돌렸다.





"죄송합니다... 아직 받아들이지 못해서..."

"어차피 환자 물건도 없으니 되도록 빨리 비워주세요"





난 간호사 언니가 나가자마자 산이를 올려다봤다.





"저 간호사 이상해.... 병실을 자기 마음대로 옮기다니..."

"가자....."

"로하한테 가는거야?"

"...응....."

"그래, 가자^0^ 빨리 가자....나 로하한테 할 말 많거든"





산이를 따라 병원 지하로 내려갔다.
여기저기에서 울다지친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산이야.... 나 이런곳 싫어.... 빨리 로하한테 가자"

"지금......가고있어......."





어느 방으로 들어가기 전,
난 그 앞에 아로하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는걸 봤다.





"산이야, 이거 봐봐... 여기 로하이름이 있어.... 근데 너 왜 아까부터
그런 얼굴을 하고 있는거야? 얼굴 펴!!! 오늘 내 생일이란 말이야...."

"알았어... 웃을께...자.....^-^ 됐지.....?"

"웃으니까 흉하다..... 그냥 안 웃는게 낫겠다"





안으로 들어가자
얼마 안되는 사람들 속에서 십원이 걸어나왔다.





"어? 십원 너 여긴 왜 있는거야? 너도 내 생일 축하해주러 왔구나?
그런데 여기에서 내 생일파티하려고? 난 싫은데... 우리 다른곳으로 가자..."

"누나........"

"너 안 본사이 멋있어졌다? 그나저나 로하 봤어?
산이가 자꾸 로하한테 간다면서 거짓말만 하고 있어"

"누나.... 왜그래.....응.....?"





내 몸을 흔드는 십원의 뒷편으로 로하 얼굴이 보였다.
난 십원을 뿌리치고 달려가 로하의 얼굴을 꼭하고 안았다.





"찾았다.... 드디어 찾았다.... 나 숨바꼭질 같은거 싫단말이야...
........다시는 이러지마........ 알았지?"





산이가 내 옆으로 와 로하와 내 사이를 갈라놓았다.





"산이 너 질투하는거야? 그러게 내가 고백할때 잡았어야지....
이젠 늦었어..... 난 너보다 로하가 더 좋거든^ㅁ^"

"제발.... 제발 이러지마..... 너까지 이러면........"





산이의 고운 얼굴 위로 눈물이 쉬지 않고 떨어져내렸다.
난 손을 뻗어 그 눈물을 닦아주었다.





"나 아직 고백도 못했는데 어쩌지?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가
아직도 내 목에 걸려있는데..... 이렇게 쉬운 말 한마디 못했어....
이대로는 안돼...... 이대로 보낼수는 없어..........."







*********




화장되기 위해
로하가 잠들어 있는 관이 우리가 있는곳으로 나왔다.



난 그곳으로 달려가 관을 열려고 애를썼지만 꿈쩍도 하질 않았다.
그래서 관을 주먹으로 치며 말했다.





"아로하.... 어서 일어나!!! 지금 깨어나지 않으면 너는 나도 못보고,
산이도 못봐...... 그냥 무정하게 이렇게 떠나면 안돼.....
우리... 우리에게도 너에게 인사 할 시간을 줘야하잖아.... 안그래....?
로하야......... 로하야.......... 내 말 들리니.........?"





난 로하와 떨어지지 않기 위해 관을 끌어안았지만
산이에게 붙들려 더이상 로하에게 가지 못했다.



로하가 뜨거운 불길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사랑한거 같아........ 사랑해...... 로하야..... 사랑해.........



이렇게 쉬운데..... 이렇게나 쉬운말인데 왜 네겐 못해준걸까......
한번만..... 한번만이라도 네게 말했다면 이렇게 마음 아플일 없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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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를 사천이 옆에 반...... 돼지 옆에 반.......
사이좋게 보내주고 돼지와 로하의 집으로 갔다.





"돼지야~ 아이스크림 사왔어~"

"..........."

"아로하~ 딸기사탕 먹어"

"..........."

"안 나올꺼야? 나 혼자 다 먹는다? 그래도 되지?"





난 거실에 앉아 사온 아이스크림을 먹기 시작했다.
혼자 먹으니까 많이 먹을수 있어서 좋다.





"음... 아이스크림 정말 끝내준다.... 쿠키가 아삭아삭 씹히네"





돼지시끼......
정말 안 먹을 모양인가보네.......





"로하야..... 돼지 따시키고 우리끼리 먹자"





로하도 안 나오는걸 보니 돼지랑 짰군.....
치사한 놈들..... 그래, 내가 이거 혼자서 다 먹을꺼다!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없어........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집에 가기위해 일어섰다.





"나 갈께.... 내일 학교에서 보자... 참, 돼지 너 동물원가고 싶다고 했지?
로하는 놀이동산..... 요번주에 가자!! 어때? 좋지? 그럼 나 진짜 간다"





밖으로 나오자
어두운 밤 하늘에서 비가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누가 우는거지...........?


돼지야..... 니가 우는거니.....? 아니면 사천이........?
사천이도 아니면 로하..........?



아.... 돼지 너구나..... 나 혼자 아이스크림 먹었다고 우는거구나.....
미안..... 내가 내일 아이스크림 사가지고 갈께........
......그러니까 그만 울어..........





빗방울이 얼굴로 와 세차게 부딪혔다.
난 하늘을 올려다보며 있는 힘껏 소리쳤다.





"야!!!!!!!! 너희끼리 거기 있으니까 잼있냐? 행복해? 나도 끼면 안될까?
너희만 재미있는거 억울해..... 너희는 이제 내가 있는곳으로 올수 없으니까
내가 갈께..... 내가 갈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우리 만나면...... 넷이서 행복하게 살자..........
싸우지 말고, 미워하지 말고 웃으면서 지내자..........



로하랑 사천이..... 화해했지? 내가 갈때까지 화해 안하고 있으면
내가 너희 둘...... 죽도록 팰꺼야..... 명심해......





정신이 아득해지면서 점 점 힘이 빠졌다.





나...... 지금 너희에게 가려나봐.... 기쁘지......?
근데 산이가 걱정이다.... 산이 혼자만 남게 되잖아..... 많이 쓸쓸할텐데......



그럼 우리가 가끔씩 놀러오자........ 그러면 되겠다^-^





눈이 감기며,
로하의 얼굴이, 돼지의 얼굴이, 사천이의 얼굴이 보였다.





참..... 아로하........ 너 맞을준비해.........
약속어겼어..... 혼자가면 쓸쓸하니까 같이 가기로 했잖아.....


사천이도 마찬가지야...........
나 지켜준다고 했으면서 가버렸으니까.......


그리고 돼지도 혼내줄래.......
나 아주 많이 외롭고 힘들게 했으니까...........




너희 모두........
화 풀릴때까지 때릴꺼야......... 아주 많이 때릴꺼야.......














그래도 지구는 돈다 { 93편 }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가슴까지 눈물에 젖는 이런 슬픔을 없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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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창가 사이로 촉촉한 얼굴을 내비치는 햇살같이
흘러내린 머리를 쓸어올려주며 이마에 입맞춤하는
이른 아침같은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드러운 모카 향기 가득한 커피잔에
살포시 녹아가는 살탕같이 부드러운 미소로
하루시작을 풍요하게 해주는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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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눈을 떴다.
앞이 뿌옇다.





"어래야.... 정신이 들어?"





내가 정말 돼지랑 사천이랑 로하에게 온건가.....?





"어래야....."





그런데 왜 산이 목소리가 들리지?



사물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하면서
날 내려다보는 산이가 들어왔다.





"다행이야...."

"여기가.....어디야....?"

"병원이야.... 너 이틀동안 깨어나지 않아서 내가 얼마나..."

"로하는....? 사천이랑 돼지는...?"





나는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





"어래야....."

"나 가기로 했단말이야... 로하랑 돼지랑 사천이한테 가기로 했다구!!
빨리 보내줘....... 응.....? 나 보내줘......"





흔들리는 산이의 눈빛이 보인다.





"너 지금 나 미쳤다고 생각하지? 나 안 미쳤어!! 제 정신이야!!!!!"

"그러면 니 자신을 좀 돌봐... 지금 니 꼴이 어떤지 좀 보라구!!!!!!"





눈물 맺힌 눈으로 날 바라보던 산이가 병실을 나갔다.




도대체...... 그동안 무슨일이 있었던거지...........?


왜 내곁에 로하도..... 사천이도.... 돼지도 없는거야........
다 들............ 어디로 사라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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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 산이가 있다.



녀석은 학교는 물론이고 어디에도 가지않고 내 옆에 있어주었다.
잠 잘때조차 내 곁에 있었다.



잠이 들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곳에 나 혼자 서 있다.
그러면 알수 없는 소리들이 내 귀를 괴롭힌다.



그래서 난 오늘도 잠 들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눈을 떴다.





"어래야....잠이 안 와....?"





나 때문에 산이도 못자고 있는건가.....





"이제 자려고.... 너도 어서 자"

"난 너의 곤히 잠든 숨소리를 들어야 잠이 와..."





아주 오랜만에
웃음이란게 어떤건지.... 어떻게 미소짓는지를 느꼈다.



바보같은 녀석...... 나 가면 어쩌려구......
너 나 떠나면 어떡할려구........



그랬니.......... 로하야..........
너도 그래서 일부로 정 떼려고 나한테 마음에도 없는 소리했니......?



내가 너처럼 똑같이 산이에게 하면......
산이 마음.... 무지 아프겠다.....나처럼 많이 아프겠다.......





"....우리.....로하 놓아주자...."





로하가 떠나고나서
한번도 로하이름조차 꺼내지 않았던 산이였다.





"나도 아직 용서가 안되지만...
로하가 우리 이러고 있는거알면 화낼꺼야..."





하지만 산이야..... 난 싫다......
잊을수도 없고 놓아주고싶지도 않아......



로하를 잊을수가 없어......
사람들은 모두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거라고.....
그렇게 있으며 살아가는거라고 위로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로하가 더욱 그리워져......
내가 눈 감지 않는한 난 영원히 이 자리에 머물러 있을꺼야......





산이의 잔잔한 노래 덕분이였는지
꿈하나 꾸지 않고 편히 잠들수 있었다.




이틀 후, 퇴원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안에 도는 적막함이 싫어
락음악을 크게 틀어놓구 쇼파에 몸을 맡겼다.



그리고 핸드폰을 꺼내 0번을 길게 눌렀다.




신호가 간다.
신호만 간다.




아로하......... 너 정말 가버린거야......?



산이가 그러는데 3주라는 시간이 흘렀대......
난 여기 그대로 있는데 넌 어디있는거야......



처음만났을때의 그 아슬아슬하던 널 끝내 놓치고 말았어......
잡고 싶었는데............. 잡을 수 있었는데................




갑자기 음악이 꺼지고 조용해졌다.
고개를 돌리자 별왕이가 내게 걸어오는게 보였다.





"잘.....있었어....?"





사천이가 떠나자마자
나만 두고 다시 독일로 돌아갔던 녀석.



난 마주한 시선을 돌렸다.





"미안해... 형 때문에 어쩔수없이 가야했어..."

"..괜찮아..."

"너 산어래 맞아? 항상 기운 넘치며 씩씩하던 그 산어래 어디갔어?"

"............."

"바보야... 그러게 나 기다리라고 했잖아... 눈 돌리지 말라고 했잖아...."





별왕이의 품에 안기자마자
눈물이 쏟아지려는걸 참았다.





"여기에 있기 힘들면 나랑 같이 독일로 가자... 갈래.....?"

"아니... 나 가면 산이 혼자란말이야.... 산이 쓸쓸해서 안돼....."

"나 다시 독일로 가야해.... 같이 가자.... 가서 잊고싶은거 다 잊자"

"마음만으로도 고마워....조심해서 들어가.... 형한테 안부 전해주고..."





별왕이가 운다.
천하의 문민요가 눈물이란걸 흘린다.





"너... 울었다.... 빨리 이마 까... 울면 꿀밤 100 대인거 잊지 않았지?
근데 100 대는 너무 많으니까 1 대만 맞아"

"산어래........"

"에이, 그래 봐줬다.... 다음에 울면 1000 대 때릴꺼야"





갑자기 내게 얼굴을 들이밀며 입을 맞추는 민요.





"1년만 기다려.... 우리 20살되면 결혼하자....."

"나 밥 많이 먹어서 안돼...."

"우리 집 부자잖아^-^"

"나 매일 울어서 너 잠 못잘꺼야..."

"같이 울면돼"

"내 마음속은 이미 다른사람으로 꽉 차 있어... 이젠 누구도 들어올수 없어....
맞지 않는 피를 받으면 죽는것처럼 나도 그래...로하가 아니면 아무소용없어...난 죽어버려..."





민요가 내 머리 위에 올려놓았던 손을 거두며 일어섰다.





"만약... 지금 로하 그 자식 있었으면....나.... 그 자식 죽였다"

"그럼 난 날 죽일꺼야......."

"..씹..."





덜컹하는 소리와 함께 민요가 나갔다.



차라리 누가 날 죽여줬으면...........
니가 날 로하곁으로 데려다줄래...........?



난 주머니에서 면도칼을 꺼냈다.





내가 본 너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린다....


너무도 차가운 눈빛 너무도 냉정한 말투...
그래.... 싸늘한 눈빛조차 너무 아름다운 너를....



나 아무 이유없이 웃음 지며 너를 떠올린다....
그리곤 추억이란 단어에 어울릴 만한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현실에 다시 눈물짓게 된다......



그러나 나 어차피 내 마지막에 가야할 곳이
너의 곁인걸 알기에......



내가 사랑한 단 한사람 너이기에......
그리움이라는 단어로 너를 떠올려본다........



나 이 외로움이 너무커져 나 혼자 감당할 수 없을때쯤
너에게 가려한다...



나 이 고독을 즐길수 없을만큼 지칠때쯤
너에게 가려한다...



내 남은 삶
너라는 존재와 너에대한 사랑으로 나.........
숨을쉰다..............






그리고 그 면도칼을 손목으로 가져갔다.




********






누군가가 훌쩍거리는 소리가 고막을 울리며 들려왔다.
뒤이어 왼쪽 손목에서 통증이 전해져왔다.





"산어래.... 가지마.... 너마져 날 버리지마....."





울지마......산이야........


나 여기 있잖아..........
나 여기 있는데 왜 울어...........





"이데랑 로하가 너 끝까지 지켜주라고 했단말이야...
내가 있잖아..... 너만 바라보는 내가 있잖아........."





다시는 뜨고 싶지 않은 눈을 떴다.





"어래야!!!"

"내가 남자가 질질 짜는거 아니랬잖아.... 너 이제보니 울보구나?"





갈라져 나오는 내 목소리가 듣기싫다.





"다시는 이런짓 하지마.... 너 가족은 생각 안해? 친구들은?"





아..... 다래가 돌아온다고 했지........
난 기다린다고 약속했고...........



그냥 갔으면 큰일 날 뻔했네........
나 영원히 다래에게 미움 살 뻔했어.....





"오늘.... 몇 일이야?"

"1월 7일"

"날씨는....?"

"눈 내리고 있어"





제길........

겨울이여서 눈 내리는게 당연한데.....
왜 이렇게 하늘이 미운걸까..............





더 입원해야 한다는 의사와 산이를 뿌리치고 병원을 나왔다.
그리고 순미에게 전화를 했다.





"누구세요?"

"벌써 내 목소리를 잊어먹었냐? 산어래다... 너의 베스트 프렌드"

"전 그런친구 없는데요.... 전화 잘못거신것 같네요"

"그럼 제가 지금 옥상에서 뛰어내린다고 최순미라는 아이에게 전해주세요"

"야!!!!!!!!!!"





난 울며불며 징징대는 순미를 한시간동안 달래야했다.





"..그만 울어....."

"왜 전화했어?"

"나.... 소개팅 시켜줘"

"뭐?!!!!!!!!"





난 또 다시 전화기를 귀에서 멀찌감치 떨어뜨려야했다.
그리고 내일 5시에 만날것을 약속하고 전화를 끊었다.





단 한 순간 만이라도 로하, 너를 잊고싶어...........



나........ 이해하지...........?
이해줄꺼지....................?



니가 나만 두고 갔으니까.........
나 혼자만 여기 놔두고 갔으니까 할 말 없는거야.........



그런거야........ 그런거야........ 알았지.........?














그래도 지구는 돈다 { 94편 }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가슴까지 눈물에 젖는 이런 슬픔을 없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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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정말로 울고 있는 건가요
내 볼에 느껴지는 따스함 그건 눈물인가요
아니길 빌지만.....

웃을때 항상 눈을 가리고도
손만 뻗으면 닫았던 그대의 느낌
지금 손을 뻗어 느껴보려 하지만
더이상의 감촉 없이
허공에 손짓하는 내 손이 슬퍼집니다.

지금 내 눈에서 흘러 내린 눈물이
당신을 가려서 일까요....
그대가 내 앞에 있는 것만 같네요
이젠 정말 눈물없이 볼수 없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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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낯설다.



로하에겐 이렇게 꾸민모습 보여준적 없는데......
아..... 강새아 생일파티 갈때 꾸몄었지....



하지만 그때 로하는 술에 취하고, 다른 여자를 그리워하고 있었으니
나 따윈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을꺼야.........



로하야...... 나 어때.......? 예뻐.......?


내가 다른 남자와 손잡고 걸어도 질투하지마.....
넌 그럴 자격없어.............. 알지.......?




난 순미와 내 앞에 앉아있는 남자에게 인사를 했다.





"반가워.... 산어래야.."

"이름이 특이하다.... 난 최정근"

"그럼 잘해봐... 어래야, 이따가 전화할게~"

"응...."





순미는 윙크를 하며 가게를 나갔다.



정근이는 십원녀석과
비슷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지만 조용한 성격이였다.





"남자친구.... 몇 번 사겨봤어?"

"...딱 한번....."

"에이... 거짓말.... 이렇게 이쁜데..."

"고마워.... 하지만 정말이야"

"얼마나 사겼어? 헤어진건 언제야?"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나보다.
정근이가 서둘러 화제를 다른곳으로 돌렸다.



다른 사람 만나면 조금이라도 잊혀질줄 알았는데........
나 자꾸 니 생각만 나.............



너 였으면 나에게 이랬겠지.......
너 였으면 이런말하지 않았을텐데.......라는 생각만 하게돼.......




그때 딸랑~하는 종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모르게 출입문으로 눈을 돌렸다.
다정한 커플이 들어오고 있었다.



내가 지금 무슨 기대를 하는거지....?
로하가 들어올리 없잖아...........



예전에 소개팅할때처럼 로하와 돼지가 와서 방해할리 없는데.....
왜 자꾸 난............... 기대를 하는거지..........?




로하야, 그거.........알어.....?
나........... 정말 나.........
너 없는 세상에서..... 외로워서 미치겠어.....



외딴섬에.... 아무것도 없는 그런 외딴섬에........
나 혼자 있는 것 같아....



너......... 내 생각은 하는거니?
하늘나라에서도....... 나 지켜봐주고 있는거지.......?



꼭 그래야돼............ 꼭..............






한 시간 뒤, 그곳에서 나온 우리는 술집으로 향했다.



날이 금방 어두워지는 겨울이다보니
가게 안에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술은 잘 마셔?"

"..아니...."

"보기와 많이 다르네? 말도 별로 없고..."





예전엔 말 많았다.....
누구때문에 이렇게 됐다....라고 속 시원히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잊기로 했으니까..........




서로 말이 없었기에 술잔을 부딪히는 일이 많았다.
소주 3병이 금새 비워지고 또 한병이 나왔다.



한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던 정근이의 어깨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으흐흐흑......"





....우는건가..........?





"민정아.....최민정....."

"정근아......."

"민정이가 보고싶어.... 민정아 사랑해....."





좋아하는 여자가 있는데 소개팅을 나온건가?
하긴..... 나도 할 말이 없지.........





"민정이를 돌려줘....응....? 민정이 없으면 나 못살아...."





녀석이 소리를 높여가며 민정이라는 여자를 찾았다.





"야.... 정신차려..."

"민정이 올때까지 안 나가!!! 빨리 데리고 와!!"





옆 테이블에 있던 남자들이 우릴 쳐다봤다.
보아하니 나이가 어려보였다.





"최민정!! 이 나쁜년아.... 나 버리고 갔다 이거지?
다른 남자한테 갔다 이거지? 그래, 어디 잘 살아봐!!!"

"최정근....."

"아, 씨팍.... 조용히 못해?"





눈빛이 심상치않다 했더니 드디어 터지고 말았다.





"뭐? 누구야?"





정근이가 벌떡 일어나 그 놈들을 향해 소리쳤다.
그때 테이블 위에 있던 내 전화가 울렸다.





"어때? 분위기 좋아?"

"큰일났어.... 싸움 붙을것 같아..."

"싸움이라니.....왜?"

"정근이가 술 취해서 목소리를 조금 높였는데 옆에 있던..."

"쾅....쨍그랑!"





무언가 넘어지고 깨지는 소리에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정근이가 보였다.



난 전화를 끊고 쓰러진 녀석에게로 갔다.
조용해진 분위기에 가게 주인이 달려왔다.





"소란 피우면 경찰에 신고하겠어"

"어디 해보시지? 미성년자한테 술을 판 당신은 어떻게 되지는 볼까?"

"이....어린놈이....."

"씨발.... 술맛 떨어졌으니 보상을 좀 해야겠다... 야, 저 새끼 끌고 나와"





6명 중 제일 무섭게 생긴.....
그러니까 주인에게 대든 남자애가 정근이를 가리키며 밖으로 나갔다.



나머지 녀석들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정근이를 끌고가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녀석들 중 한 명을 잡았다.
그 녀석이 천천히 뒤돌았다.



난 녀석의 얼굴을 보자마자 숨이 탁- 하고 막히는걸 느꼈다.






********




....................사천이였다.



녀석은 날 한번 쳐다보고는
내 손을 뿌리치고 친구들 뒤를 따라갔다.



사천이...... 사천이가 살아있어...........



난 사천이를 따라
지나가도 어두워서 보이지 않는 골목으로 들어갔다.





"넌 이새끼 깔이냐?"





무섭게 생긴 놈이
피우던 담배를 바닥에 던지며 내게 걸어왔다.



괜찮아..... 침착하자..... 여기엔 사천이가 있어.......





"친구야... 술에 많이 취해서 그런거니까 이럴 필요까진 없잖아"

"풋- 너 몇살이냐?"

"너보다 많아"

"난 열여섯.... 여기까지 쫓아온 이유는? 먹히고 싶어서?"





주위에서 작게 키득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어둠에 익숙해졌기에 사천이가 어디있는지 보였다.
난 그곳으로 걸어가 녀석을 안았다.



사천이 품이 이랬었나......... 이렇게 말랐었나...........





"얼씨구~ 저 년 뭐하는거냐?"

"신유녀석한테 반했나?"





.....신유...........?



몸을 떼고 녀석을 올려다봤다.





"사천아.... 나야....."

".................."

"내가 화낼까봐 대답 안하는거야? 화 안낼께.... 어서 대답해"

"저 년 미친거 아니야?"

"안 미쳤어!! 사천아....나야, 어래.... 벌써 내 이름이랑 얼굴 잊어버린거야?"





그때 뒤에서 어떤 녀석이 내 머리를 잡아당겼다.





"이거 진짜 미친년이네?"





내 머리를 잡고 흔들더니 날 바닥으로 밀었다.
중심을 잡지 못했던 난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무섭게 생긴 녀석이 내 멱살을 움켜 잡았다.





"컥....."

"뭐 미쳤어도 얼굴이랑 몸은 봐줄만하니.... 어디 이 동생을 좀 즐겁게 해줘봐"





놈이 날 깔고 앉더니 내 몸으로 손을 가져다댔다.





"비켜!! 악!!! 저리 안가?"

"그래... 반항을 해야 재미있지...큭"

"사천아...... 사천아 살려줘......."





난 사천이를 보며 소리쳤다.
그때 쫙하는 소리와 함께 왼쪽뺨이 돌아갔다.





"여기 사천이란 놈 없으니까 닥쳐"

"사천아.....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다시는..... 다시는 니 마음 아프게 하지 않을께........."





눈물이 자꾸 앞을 가려 사천이의 모습이 희미해져갔다.





"그만해...."

"뭐...?"

"예전에 사겼던 여자야....
사천이란 가명으로 잠깐 놀았는데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린모양이다"

"주신유..... 정말이냐?"

"내 말, 못 믿어...?"





날 깔고 있던 놈이 일어서자 사천이가 날 안아 들어올렸다.





"먼저갈께"

"제길..."





눈꺼풀이 자꾸 감기려한다.
하지만 사천이를 보기 위해 눈에 힘을 줬다.





"그만 쳐다봐"

"싫어... 나 두고 또 도망칠꺼잖아..."

"내가 사천이란 놈이랑 그렇게 닮았냐?"





마주친 녀석의 시선을 피했다.





"밥은 먹고 사는거냐? 왜 이렇게 가벼워?"

"...너 때문이잖아....."

"병신같기는.... 남자 하나에 목숨거는 바보가 여기있군.... 집은 어디야?"





역시 사천이는 착한 천사였다.
집 앞까지 날 데려다주었으니.....



하지만 오랫만에 봤는데 그냥 뒤돌아선다.





"사천아........"





녀석은 가던 걸음을 멈추고 다시 내 앞에 섰다.





"자, 따라해봐.... 주!"

"..주...."

"신!"

"..신...."

"유!"

"..유...."

"주신유.... 내 이름이다.... 사천이란 이름 버리고 기억해둬"





사천아..... 나 지금 니가 무슨말 하는지 모르겠어.......
왜 자꾸 사천이가 아니라는거야........



나 주신유라는 이름 몰라........... 정말 모른다구!!!



난 이미 사라진 녀석의 등 뒤에다 소리쳤다.





"사천!! 너 다음에 만나면 용서안해...... 오랫만인데.......
나 아프게 하고 간건 넌데...... 또 다시 내 마음을 아프게 하다니......"





오래도록 그곳에 서 있었다.
사천이가 다시 돌아올것만 같아 떠날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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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후, 로하가 떠난지 정확히 한달이 되는 1월 11일......
난 산이의 손에 이끌려 공항까지 오게 되었다.



여기엔 왜 왔냐는 내 물음에 산이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입국한 사람들이 나오는곳에 다른 사람들과 같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그 곳에 서 있었다.



며칠 전에 만난 사천이의 생각으로 가득 차 있던 내게,
자석처럼 이끌리듯 한 사람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얀색 털 벙거지 모자에 선글라스,

흰색 털 코트안에 입은 빨간색 블라우스,

타이트한 까만색 가죽바지에 빨간색 부츠,





그리고..........
그리고 왼손에 끌려오고 있는 보라색가방.............














그래도 지구는 돈다 { 95편 }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가슴까지 눈물에 젖는 이런 슬픔을 없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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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들에 사는 새와 같이 자유롭지.
그 누구도 길들일 수 없다네.
한 번 싫다면
아무리 불러도 다가오지 않는 법.

위협해도 달래봐도 소용이없네.
당신이 나를 싫어하시면
난 당신을 좋아하게 돼죠.

나의 사랑을 받게 되면
조심해야 될 거예요!

잡았다고 생각하면 도망치고
도망쳤다고 생각하면 손 안에 있다네
당신 곁을 재빠르게 날아다니는…

내가 당신을 사랑하게 되면
그때는 날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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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았다.
내가 잘못본게 틀림없다.



3일 전에 본 사천이가 사천이가 아니듯 지금도 그런것이다.



하지만 내 앞에 선 녀석에게선 초콜렛향이 강하게 났다.
이미 고여있던 눈물들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내 얼굴을......
내 눈물을 쓰다듬는 손길이 느껴진다.





"얼굴이 왜 이 모양이야.... 어디 피난갔다 왔어?"





설마 이게 꿈은 아니지.........?



꿈이길 바랬던 사실들이 현실이듯,
현실이길 바라는 지금이 꿈은 아니지.....?





"나 안 보고 싶었어? 눈 떠봐...."





내 앞에 있다.
분명히 내앞에 있어.



...꿈이 아니야.........



떨리는 눈꺼풀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바보같이 웃고 있는 얼굴이 보인다.





"왜..... 왜 이제 나타났어..... 한달 만 더 일찍 오지 왜 이렇게 늦게 왔어...."

"매일 꿈속에서 니가 나타나서 날 얼마나 때리던지.... 맞아죽을까봐 왔어"

"바보새끼..... 미워...... 미워할꺼야...... 용서하지 않을꺼야......"

"..미안............."





돼지가 왼팔로 내 머리를 감싸 자신의 품에 안았다.



로하야.......... 너 지금 보고 있니.......?
죽었다고 믿었던 이데가 이렇게 살아 돌아왔어....



그런데 넌........ 넌 어디있는거야.........?



너도 언젠가는 내곁으로 다시 올꺼지....?
기다릴께...... 돼지랑 산이랑 기다릴테니 어서 돌아와..........





돼지와 난 한 달 넘게 비어있던 돼지의 집으로 향했다.
난 문을 열자마자 소리쳤다.





"로하야!! 돼지 왔어!! 기쁘지?"





내 뒤를 따라 들어오던 돼지 녀석이 내 머리를 쥐어박았다.





"왜 때려?"

"고성방가죄"





녀석은 가방을 내려놓고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추웠지만 창문을 열고 청소를 하기위해 청소기를 들었다.
하지만 돼지는 쇼파에 가만히 앉아있을뿐이였다.





"돼지.... 청소 안해?"

"아웅~>ㅁ< 나 비행기를 슝~ 타고 와서 피곤한데"

"청소 안하면 아이스크림 안 사준다?"

"30만원어치 사줄꺼야?"





돈 많은것들이 꼭 저렇게 치사하고 쫌생이라니까.........





"배터져 죽을때까지 먹게 해줄께"

"^0^ 그럼 청소 시작~"





녀석은 먼지털이개를 집어 들고
구석구석에 쌓인 먼지를 털기 시작했다.



돼지야...... 너 정말 돼지맞지.........?
아이스크림이면 죽고 못사는 그 돼지맞지..........?



코가 시큰거리더니 눈물이 나왔다.
난 돼지와 마주친 시선을 돌리고 다시 청소를 시작했다.



4시간 넘게 이루어진 대청소 덕에 우린 침대에 대자로 뻗었다.





"돼지야.... 니 이름이 뭐지?"

"뭐? 내 이름 잊어먹었어?"

"응.... 니가 내 곁을 너무 오래 비웠잖아...."

"아이스크림 돼지 이데^-^"

"너.... 이데 맞지? 로하 친구 그 이데 맞는거지.....?"





옆에 누워있던 녀석이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





"나 아슈크림 디게 디게 먹고 싶어~ 두 달 넘게 못 먹었단말이야"

"그래... 가자.... 너만 가면 아이스크림 바가지로 퍼주는 곳으로 가자"

"응, 응^_^"





아이스크림 가게 직원이 바뀌었지만, 양은 더 많았다.
제일 큰 통에 담겨진 아이스크림을 가운데에 두고 우린 마주앉았다.





"니가 좋아하는 초코맛만 가득하구나"

"너도 초코맛 좋아하잖어"

"그래.... 어서 먹어"

"너 먼저 먹어*^^*"





돼지가 아이스크림을 양보하다니.............
일본에 갔다오더니 사람됐구나...........ㅠ0ㅠ



난 숟가락으로 아이스크림을 듬뿍 퍼 돼지 앞으로 내밀었다.





"입 벌려"

"이럴땐 애교있게 말해야지>0<"

"어떻게?"

"자, 아~해봐잉~"





내밀었던 손을 거두고 녀석을 노려봤다.





"..먹자..."

"안 귀여워? 애교있지 않아?"

"솔직하게 대답할까?"

"*^ㅡ^*"





녀석의 미소를 보자니.....
상처받을 말을 할 수......있을것 같다...-_-;;





"쏠려... 어서 먹기나 해"

"치~ >ㅁ<"





토라진 표정이 귀엽다.



나 얼마만에 웃어보는거지........?
얼마만에 이런 편한 마음을 가져보는지 모르겠다.




돼지가 왼손으로 어렵게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다.
이번엔 아이스크림이 입으로 가기 전에 테이블에 떨어졌다.





"아까우니까 주워먹어"

"응^0^"

"힘들게 왜 왼손으로 먹어? 또 흘리지말고 오른손으로 먹어"





돼지가 웃으면서 날 바라봤다.





"아냐~ 난 왼손이 편해"

"너 왼손잡이 아니잖아"

"이제부터 양손잡이하면 되지^ㅡ^"





그때 갑자기 돼지의 반지가 생각났다.
난 끼지않고 늘 가지고 다니던 반지를 꺼냈다.





"돼지야... 오른손 줘봐"

"왜? 왼손은 안되는거야?"

"이거.... 다시 주인에게 돌려주려고 하니까 빨리 오른손 내밀어"





반지를 보더니 돼지의 얼굴이 굳어졌다.





"...로하가.... 내가 가지고 있는게 더 나을꺼라고.....
로하....... 이런 날 올 줄 알고 있었나보다..... 그치^-^"





돼지가 돌아와서 기쁜데
난 왜 자꾸 눈물이 나는거지?





"난 이제 필요없으니까 너 가져^ㅁ^"

"싫어... 이게 있으면 꼭 니가 없는것 같단말야.... 빨리 손이나 내밀어"





한참을 망설이던 녀석이
테이블 밑에 내려놓았던 오른손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난 손을 뻗어 녀석의 손을 잡았다.





...이데야..........................





놀란 얼굴로 쳐다보는 날 향해,
녀석은 웃는얼굴 위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




다 먹지 못한 아이스크림은 포장을 해 밖으로 나왔다.
날이 저물어가고 거리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 있었다.



다음에 보자라고 인사를 하며
돌아선 돼지의 뒷꽁무니를 졸졸 따라갔다.





"야!! 너희 집은 저쪽이잖어~"

"헤헤^.^ 오늘 같이자자~ 응?"

"그 말.... 너무 야해~>0<"

"어차피 너도 나도 혼자 쓸쓸히 자는데 같이 자면 좋잖아....
그리고 내가 니 집에서 처음 자는것도 아니구"

"웅~ 그러자^0^ 나도 오늘은 잠이 안 올것 같아"

"앗싸~"





난 돼지의 왼손을 잡고 마구 흔들며 걸었다.



이렇게 내 옆에 있으면서도..........
이렇게 손을 잡고 돼지의 존재를 느끼면서도 난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릴것만 같아서.......
한 순간에 또 다시 내 곁을 떠날것만 같아서.........





돼지와 밤새 술을 마시고,
새벽쯤에 잠이 들어 다음날 오후 2시 넘어서 일어났다.



한참을 자고 있는 녀석의 얼굴을 바라보다 밥을 차려놓고 집을 나왔다.
따뜻한 햇살에 기분이 좋아졌다.



집이 가까워질수록
우리집 앞에 앉아있는 사람의 형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녀석이 날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로 걸어왔다.





"초인종을 아무리 눌러도 누구 하나 안 나오더라.... 혼자사냐?"

"여긴 어떻게....."

"내 이름 기억하는지 알아보러 왔어"

"풋-"





내가 웃자 녀석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며칠 전만해도 죽을것 같은 얼굴이더니...."

"그랬었지...."

"근데 며칠만에 이렇게 달라져?"

"돌아왔거든"

"뭐가?"

"돼지가...^^ 그리고 저번엔 고마웠어... 안녕"





인사를 하고 옆을 지나가려는데 녀석이 내 어깨를 잡았다.





"이젠 날 보고 사천이라고 안해?"

"분명 착각할 정도로 닮았어... 하지만 나에게 사천이는 하나뿐이야"

"오늘 시간 있냐?"

"근데.... 너 16살 아니니?"

"이제 17살이지.... 왜?"

"나 이제 19살이거든?"

"그런데?"





그렇게 대답하면 내가 할 말이 없잖아........-_-;





"나 오토바이 끝내주게 잘 타는데....
여자는 절대 태우지 않지만 넌 태워줄께.... 가자"

"자...잠깐...."





골목을 살짝 돌자 파란색 오토바이가 눈에 들어왔다.
녀석이 올라타더니 시동을 걸었다.





"안 타?"

"내가 왜?"

"이제는 내 마음 아프게하지 않는다며? 어서 타"

"내가 언제? 오토바이는 안돼!! 그럼 잘가"





하지만 난 녀석에게 들려 오토바이 뒤에 타게 됐다.





"야!! 나 내릴꺼야"

"출발한다.... 꽉 잡아"





정말 행동 하난 빠른 녀석이였다.
놈은 내릴 틈도 주지 않은체 달리기 시작했다.





"나 오토바이 타면 콧물 나온단말야~!!!!!!!!!!"





나 이래도 되는건가..........
신유라는 아이보면서 사천이를 봐도 되는건가.........?




그러지 않으려고 애를 써도
사천이와 너무 닮은 녀석에게 나도 모르게 시선이 간다.





이렇게 해서라도 난, 사천이에게 용서받고 싶은걸까..........?
이렇게 해서라도 사천이에게 용서 받을수 있다면................














그래도 지구는 돈다 { 96편 }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가슴까지 눈물에 젖는 이런 슬픔을 없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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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직도
돌아선 너의 그림자를 밟고있다.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도록..
내게서 떠나갈 수 없도록..
시간이 거꾸로 흐르기를...

하지만 넌 날 떠났다.
당신은 끝내 날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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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겨울 바람에 얼굴은 빨개진체로 얼었고,
나오던 콧물과 눈물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녀석이 날 데리고 온 곳은 아담한 정원이 있는 가정집이였다.





"들어가자"

"너희집이야..?"

"응"





거실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건 여러종류의 모형비행기였다.





"와~ 이게 다 뭐야?"

"신경 쓸 필요없어"

"산거야, 만든거야?"

"어떤 병신같은 자식이 매일 그거만 만지고 있어... 내방으로 갈래?"





놈의 방은 오토바이와 차에 관련된 포스터들이 즐비했다.
정말 좋아하기는 하나보네.....



그때 현관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신유야...."

"아, 씹"





무언가를 뒤적이던 녀석이 짜증을 내며 방을 나갔다.



누가 온거지......?



누가 왔는지 궁금해 살짝 문을 열어 보려고 손잡이를 잡았는데
벌컥 문이 열리며 신유녀석이 들어왔다.





"뭐하는거야?"

"누가왔는지 궁금해서....누구야?"

"신경꺼"

"형? 동생?"

"신경끄라니까!!!!!!"





말해주면 어디 덧나나........치~



녀석이 오토바이 사진 2장을 내밀며 물었다.





"어떤게 맘에 들어?"

"글쎄....."





하나는 예전에 사천이가 타고 다니던 오토바이와 비슷했고,
다른 하나는 그것보다 조금 더 깔끔하고 세련되 보이는 오토바이였다.



은색과 살구색이 잘 어우러진게 정말 멋진 오토바이였다.
그래서 난 그것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오토바이 멋있다"

"SUZUKI에서 나온 GSX1300 hayabusa"

"지금 뭐라고 한거야...?"

"이 오토바이 이름이야"





참....... 어려운 이름이군요.............





"벌써 6시네? 나 가봐야겠다"

"데려다 줄...."

"아니!!!! 괜찮아"

"그래도..."

"정말 괜찮아!!"





신발을 신고있는데
아까 그 정체모를 인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가? 어? 친구 왔었어?"





내가 뒤돌아 그 남자를 보려할때 신유녀석이 내 앞을 가렸다.





"빨리 나가"

"잠깐 좀 피해봐"

"안돼.... 빨리 나가"





난 놈에게 억지로 떠밀려 신발도 신지 못한체
밖으로 나올수 밖에 없었다.



내 눈을 피하며 인사를 하고 들어가려는 놈의 목덜미를 잡았다.





"왜...?"

"말해"

"뭐...뭘?"

"감추는 이유가 뭐야?"





한숨을 내쉬던 녀석이 머리를 글쩍이며 말했다.





"형이야....됐어?"

"내가 보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어? 내가 알면 안돼?"

"씨... 그럼 너도 형만 좋아할꺼잖아"





설마......
형을 질투하는건가........?





"아무튼 안돼!! 연락할께... 조심해서 가"





신유의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다 돼지네로 향했다.
하지만 나갔는지 문이 굳게 잠겨져 있었다.



폰이 없으니 연락도 불가능하고........
갈데도 없으면서 어딜갔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약속이나 한듯 산이를 만났다.





"어? 산이야...."

"너한테 가는중이였는데 잘됐다.... 추운데 어디 좀 들어가자"





우리는 칠리스라는 카페로 들어가 마주 앉았다.



가만히 내 얼굴을 응시하던 산이가 주머니에서
심하게 구겨진 종이를 꺼내어 내게 내밀었다.





"뭐야....?"

"펼쳐봐"





자칫잘못하면 찢어질것 같은 종이를 조심스레 집어 펼쳐보았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한 흔적이 역력한 그곳에 쓰여져 있는 한마디.






'..너도......날 떠날까봐 두려워........'





*******






입원했을때
급하게 숨기던게.......이거였니, 로하야.........?



이거 쓰고,
그 다음날 우리 곁을 떠날 생각을 했던거야........?



잔인한 놈.............. 매정한 녀석.................





다음날 난 아침일찍 돼지놈을 찾아갔다.
반쯤 감겨있는 눈으로 문을 열어주는 녀석에게 크게 소리쳤다.





"소풍가자!!!!!!"

"소풍....소풍....."





놈은 쓰러질듯 걸어가더니 쇼파에 몸을 던졌다.





"동물원 안갈꺼야?"





돼지의 눈이 번쩍하고 떠지는걸 볼수 있었다.



정말 가고 싶었던거구나.....
진작갈껄...... 로하랑 같이 진작에 가는거였는데.........





"금방 씻을께....혼자가면 안돼"

"천천히 씻어... 김밥 만들고 있을테니까"

"응*^^*"





로하와 단둘이 왔었던 동물원.



오늘은 돼지와 단둘이다.
이거 꼭 숨바꼭질 하는것 같네........



오늘 돼지랑 왔으니까 다음에는 로하랑 올수 있는걸까..........?




동물들을 보며
신기해하고 좋아하는 돼지의 모습이 자꾸 로하와 겹쳐졌다.



생각안하려 애쓰면 애쓸수록
로하는 더욱 깊게 날 파고 들어왔다.



난 그만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아로하....... 잘 있지........? 행복하지...........?
나랑 돼지 뒤로하고 가니까 속 시원하지.............?



넌 행복하고 편안한데 난 왜 이렇게 힘들지..........?
내 마음은 왜 이렇게 찢어질듯 아픈거야!!!!!!!!!





내 앞에 무릎을 굽히고 앉은 돼지가 내 얼굴을 감쌌다.





"잊으라는 소리 안할꺼야....
우리보다 먼저 간 새끼따윈 두고두고 기억하면서 용서하면 안돼"

"..으흐흐흑........"

"잊지마..... 보란듯이 사는거야...... 그 새끼 없어도
우리 잘 먹고 잘 사는거 보여주는거야...... 알았지....?"





그럴꺼야........ 그럴 생각이야..........
먼저 간거..... 우리 두고 가버린거 후회하게 만들꺼야........





꼭 후회하게 만들꺼야..................














그래도 지구는 돈다 { 97편 / 이데 외전 Ⅰ }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가슴까지 눈물에 젖는 이런 슬픔을 없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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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니가 나 없이도 잘 살수있겠지

언젠가는
니가 나 없어도 행복하게 살수있겠지

언젠가는
니거 나 없어도 눈물이 없이 살수있겠지

언젠가는
내가 이세상에 없어졌다는것을.
널 싫어해서가 아니라 널 너무 사랑하기때문에
널 너무 사랑했기때문에 그 죽음을
알리지 않고 떠나버렸다는 것을 너도
알수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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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간 로하의 꿈을 꿨다.



세달 전엔 꼭 돌아간다고 약속했는데.....
조금 늦어져도 괜찮겠지........?


어래랑 산이가 있으니까........



어래를 생각하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보기와는 다르게 마음도 여리고 쉽게 상처받는 녀석..........
그리고 나루를 생각나게 하는 그 바보같은 모습........



이런저런 생각들을 떨쳐기 위해 오랫만에 검도를 했다.



한국까지 날 쫓아와서 로성이형을 죽이고,
다시 나와 로하를 죽이려했던 놈들의 우두머리......

즉 나의 아버지와 쌍맥을 이루던 코지는 이미 죽고 없었다.



복수하려 칼을 들이밀었어도 아마 난 그냥 뒤돌아섰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는 그녀의 아버지니까.........





모든걸 정리하고 보니
로하와의 약속이 한달이나 늦었다.


하지만 로하녀석, 집이고 휴대폰이고 받지를 않았다.



그래서 난 내 상황을 아는 또 다른 인물.....
산이에게 연락을 취했다.





"잘 있었냐.... 나 내일 모레 한국 들어가"

"그래....."

"로하자식은 잘 있어? 어래는 내가 죽은줄로 알고있지...? 괜찮아?"

".........."





원래도 말이 없는 녀석이지만
지금의 침묵은 그것과는 다르다.





"무슨일이야? 숨길 생각하지말고 사실대로 말해"

"로하..... 여기에 없어...."

"없다니..... 무슨소리야!!!!!!"

"..한달 전에...."





난 그만 들고 있던 수화기를 놓쳤다.



로하가.......... 로하가...........





"아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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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엄마가 마지막으로 내 손을 잡았다.





"화수야... 다시 한번 생각해봐..... 이제 여기 있어도 안전하니..."

"가봐야해..... 안가면 그 애.... 죽을지도 몰라..."

"그래... 가서 그 아이......"





난 끝내 눈물을 흘리는 엄마를 안았다.





"걱정마..... 내가 잘 보살필께...."

"말할꺼니.....?"

"알면 견디지 못할꺼야..... 그냥 모르는척 하려고.... 그럼 갈께"

"몸 조심하거라......"





마지막으로 웃어보이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잠시후면 어래를 만난다.


죽은줄로만 알았던 내가 나타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맞아죽지는 않겠지...........?



어래를 생각하며 잠시 눈을 감았다.
저 멀리 한국이 보이고 비행기에서 내려 출구쪽으로 걸어갔다.



나라는걸 한번에 알수있게 튀는 옷을 입었는데,
역시나 날 보자마자 눈을 감는 어래가 보였다.



가까이에서 본 어래의 얼굴로 인해 하마터면 눈물을 쏟을뻔했다.





"얼굴이 왜 이 모양이야.... 어디 피난갔다 왔어?"





그동안 많이 힘들었구나.......
그래도 지금까지 나 기다려줘서 고마워......





어래와 함께 집으로 와
청소를 하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나왔다.



숨길수 있을때까지 숨기고 싶었는데 그만 들켜버렸다.



하지만 어래는
말 없이 내 눈물을 닦아주기만 할뿐 이유는 묻지 않았다.



혼자 자는게 싫다며 같이 자자는 어래를 못이기는척 받아줬다.
아마 어래가 아니였으면 내가 어래를 잡았을것이다.



어느정도 술이 들어가자
얼굴이 붉어진 어래가 입을 열었다.





"미안해..... 그리고 미안해......."

"뭐가....."

"첫번째는 내가 너한테 하는 말이고, 두번째는......"





잠시 입을 굳게 다문 어래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로하가...... 전해달래........."





정말 아로하 너란 자식........
용서하기 싫다.



난 울면서 로하와 사천이를 찾는 어래를 달래고,
어래의 잠든 모습을 보고 나 또한 잠이 들었다.





사천........ 너 역시도 끝까지 마음에 안 들어........



누구보다 로하에 대해 잘 아는 녀석이였으면서............






*********






다음날 어래가 차려놓은 밥을 먹고, 로하를 찾아갔다.

녀석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한 바닷가.





아로하......... 내 목소리 들리지.....?


이제서야 돌아온 날 용서해라.........
널 잡아주지 못한 날 용서해............



하지만 이 바보같은 자식아......
니가 옆에 있다면 널 맘껏 패고싶다.



내가 어래 눈물 흘리게 하지 말랬잖아......
그리고 너도 어래 지켜주고 싶다고 했잖아........



기억안나.......?



그런데.......... 그런데 왜 떠난거야.........
죽는한이 있어도 어래두고 먼저 떠나지 않기로 했잖아......
너 이렇게 약속 안지키는 놈이였냐......? 그랬어..........?




어래라면..........
그 애라면 니가 맘 잡을줄 알았는데..........





'이미 마음속에 다른사람이 있는데 또 다른 누군가를 집어넣어도 되나?'

'어래 얘기야?'

'묻는말에 대답이나 해'

'그렇게 하는게 맞는거야... 그래야 살수있거든'

'그럴까...? 자신을 잊는다고 원망하지는 않을까....?'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해...... 나도 그럴려고하니까......'





어래를 만나면서.....
아니 만난 순간부터 달라지기 시작한 로하의 모습들이 떠올랐다.


그와 함께 로성이형과 나루의 얼굴이 천천히 되살아났다.




로하..... 니가 떠나니까 나도 그곳으로 가고 싶은거 알아......?
나 때문에 로성이형이랑 나루....... 그렇게 됐는데.........
나도 정말 죽고싶을만큼 괴로웠는데...........



하지만 널 위해서 참았어......
널 잡기 위해 살기로 결심 했었다구!!!!!



그런데......... 너 내 마음 알면서도 간거야....?
한달을 못 참아서 간거야...........?





훗-
내가 독한건가?


나 대신 다른사람을 죽게 하고서도
이렇게 뻔뻔하게 사는거보면 나 지독히 나쁜놈이구나..........



하지만 또 다시 살아야해......
어래를 지켜줘야 하니까..........



이런식으로 죄에 대한 댓가를 받는지도 모르겠다.
영원히 죄책감으로 자신을 괴롭히는 벌..............






완전한 어둠이 찾아온후에야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텅 비어버린 옆자리에
로하녀석이 항상 끌어안고 자던 인형을 놓았다.



눈을 감자마자 꿈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로하를 만나기 전의 나로..........
한국으로 오기 전의 내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98편 / 이데 외전 Ⅱ }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가슴까지 눈물에 젖는 이런 슬픔을 없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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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에는 하늘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당신의 머리위에 하늘 말입니다.

당신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일생동안 당신을 지켜보며
지켜주며 함께 울고 웃고 싶습니다.
그렇게라도 당신만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가끔..아주 가끔이라도
당신을 하늘을 올려다보는 날이면
난 눈부시게 웃어줄겁니다.

그럼,내 눈물을 줄여야겠죠.
하늘이 울면 당신을 올려다 볼수 없을테니까요..
항상 당신을 위해 웃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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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자의 일인자로 불리우는 다스키씨가
오늘 검찰에 소환되었습니다..... 그는....."





제길!!!!!



난 들고 있던 리모콘으로 전원버튼을 눌러 TV를 껐다.
TV가 꺼지자 안 그래도 적막한 집이 더욱 싸늘하게 변했다.



주방에서 과일을 가지고 나오던 엄마가 입을 열었다.





"왜 TV를 끄고 그래?"





난 쇼파에 앉아 TV를 켜려는 엄마의 손을 잡았다.
분명히 엄마는 또 충격을 받을것이다.





"화수야.... 왜 그래? 요즘 뉴스를 못봐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는데"

"안돼!!!! 보지마!!! 보지말라구!!!!!!"





내 행동이 이상했는지 엄마가 서둘러 전원버튼을 눌렀다.
내 귀에 다시금 듣고 싶지 않았던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검찰은 다스키씨의 행적을 면밀히 살피고
처벌을 내릴꺼라 밝혔습니다... 이상 NBK의 마요기자였습니다"





두 달이상 집에 들어오지도 않고 연락도 없더니만.....
저런 모습 보여주려고 그런거야, 뭐야!!!!!



옆으로 눈을 돌리니 엄마는 이미 정신을 잃고 쓰러져있었다.





"엄마!!!! 정신차려!!!!!"





난 얼른 수화기를 들어 병원에 전활했다.



태어났을때부터 반복되어온 일이건만
나와 엄마는 전혀 면역이 되질 않았다.



병실에 누워있는 엄마 곁엔 오로지 나뿐이다.



형제들과 친척들은 아쿠자인 아빠가 두려워서
우릴 가까이 하지 않은지 10년도 넘었다.



빌어먹을!!!!!!!!
한 핏줄인 형제마저 등을 돌리다니..........




조용한 병실에서 내 핸드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이데.... 지금 어디야?"





다급한 목소리의 아키였다.



아빠 밑에 있는 히야시의 아들........
내게 영원한 충성을 맹세한 똘마니들 중에 하나.



아빠의 자리를 탐내는,
인간의 더러운 욕망이 만들어낸 거짓맹세.........





"나 지금 전화받을 기분 아니니까 끊어"

"우리가 지고 있어... 지네파 녀석들이 갑자기..."

"뭐? 거기 어디야? 알았어... 내가 갈때까지 그 자식들 잡아놔"





내가 없는 틈을 이용했다 이건가..........?





"화수야.... 어디가는거니..... 혹시 싸움하러 가는거야?
그런거라면 안된다!!! 절대로 안돼!!!"





언제 깨어났는지 엄마가 내 옷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알아, 엄마.........
내가 아빠처럼 될까봐 두려운거지?



걱정마...... 난 내 몸을 지키러 가는거니까.....





"아니야... 친구녀석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해서... 금방 갔다올께"

"화수야~!!!!!!!!!"





엄마의 외침을 뒤로하고,
놈들이 있다는 곳으로 달려갔다.



도착한 곳의 상황은 우리의 패배였다.




병신 같은 자식들.
겨우 지네파 따위한테 지면서 최고의 야쿠자가 되겠다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지네파 녀석들은
여유를 부리며 날 기다리고 있었다.





"날 기다린건가?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난 모양이군"

"이데.... 아까 너희 아빠 소식들었다...
우리 아빠말로는 이번에는 살아서 돌아오기 힘들꺼라고 하던데?"

"닥쳐.... 오늘로써 너희 지네파는 사멸이다"





난 5년 전에
아빠가 생일 선물로 준 팔뚝만한 칼을 꺼내들었다.



접을수 있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주머니에 충분히 들어갔다.





지네파 녀석들은 총 15명.
뒤쪽에 있던 몇 명이 내 칼을 보더니 뒷걸음질쳐 도망가기 시작했다.



아버지 빽만 믿고 설쳐대는 역겨운 놈들........





"지금이라도 도망가고 싶은 놈들은 가라!! 일단 목숨은 살려줄테니"





서로 눈치만 보던 놈들 중에 3명이 달아났다.
이것으로 이제 남은 인원은 총 7명.





"제길!! 또 도망가는 놈들은 나한테 죽는다!! 이데 저 자식 아무것도 아니야....
저 놈은 한 명이고 우린 일곱 명이야.... 충분히 이길수 있어"





죽기 직전의 발악이라고 해두지 뭐..........



난 내 뒤에서 피를 흘린체로 쓰러져 있는
놈들을 한번 쳐다보고 지네파를 향해 달려들었다.



녀석들이 힘 없이,
재미없게 나가떨어졌다.





그래..........
바로 이 기분이야...........




하하하~ 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





한참을 칼을 휘두른것 같다.



정신을 차리고 둘러본 광경에........
나조차 몸이 떨려왔다.



7명 모두....
내 칼에 몸이 찢겨져 나가, 피를 뿜어내고 있었다.





하........ 이게 어떻게 된거지......?
내가........ 이게 내가 한거라고?!!!!!!



아니야...... 그럴리없어.........
난 아빠가 아니야...... 난 아빠처럼 살지 않아........




아빠와 같은 짓은 하지않을꺼라구!!!!!!!!






내 나이 15살에....................
.....................사람을 죽였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99편 / 이데 외전 Ⅲ }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가슴까지 눈물에 젖는 이런 슬픔을 없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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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빛이 있었어...
너무 환하고 포근해서
모두에게 따뜻함을 주는 그런 빛이었어..
짙은 어둠이 내릴수록
자신을 까맣게 태워 그 고통에 아파하면서도
주위를 더 환하게 했지만...
사라져 가는 빛을 위해 울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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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낀게 마음에 들지 않아,
학교 건물로 들어가려는 녀석을 잡아다가 팼다.



내 밑에 있는 놈들의 겁에 질린 표정에도
아랑곳하지않고 마음풀릴때까지 주먹을 휘둘렀다.





"안경 벗고 다녀"





주먹에 묻은 피를 닦으며 그 녀석을 바닥에 던졌다.





"가자"

"소문대로 대단하군"





그곳을 벗어나려할때 한 여자애가 우리앞에 나타났다.





"미쳐서 날뛰는 모습이 정말 꼴불견이야"





학교에서....
아니 이 근방에서 날 모르는게 있었나.........?



친절하게도 내 뒤에 있던 후지녀석이
앞에 있는 여자애 대해 말했다.





"난나루라는 우리와 같은 3학년이야....
악의 무리를 몰아내겠다며 설치고 다니는 한국년이지"





난나루......?



그 아이를 보자마자 아무생각도 할수없었다.
모든걸 알고 있는듯한 눈빛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음에 안들어"





내 한국말에 한순간이지만
그 아이의 얼굴이 꿈틀거리는걸 볼수있었다.



그 아이 또한 한국말을 내뱉었다.





"니 마음에 안들면 모두 저렇게 되는거야?"

"무슨 상관이지?"

"너 같은 놈들은 정신 좀 차려야해"

"어떻게? 어디해봐"





난 주머니에서 꺼낸 칼을 이러저리 휘두르며 말했다.



하지만 그 아이는 눈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그런 태도가 내 이성의 끈을 끊어버렸다.



누군가 내 몸을 잡고 있는걸 느꼈을때 비롯서 제 정신으로 돌아왔다.



많은 피를 흘림에도 불구하고
모여든 아이들과 선생님의 부축을 뿌리치며 사라져갔다.



몇달 전에 이 칼로.....
내 손으로 죽인 녀석들이 눈 앞에 아른거렸다.



그리고 난 정신을 잃었다.






온갖 약품 냄새로 인해 눈을 안 뜰래야 안 뜰수가 없었다.



양호실이군........
내가 기절이란걸 하다니........





"그정도에 쓰러지냐?"





아무도 없는줄 알았던 양호실에 여자목소리가 들려왔다.



침대를 둘러싸고 있는 커튼이 사라지면서
마주하고 싶지 않은 눈빛을 가진 난나루가 나타났다.





"누워있어야 하는건 난데말이야...."





나도 모르게 나루의 시선을 피했다.



훗-
내게 양심이란게 있었던가........?





"니가 괜히 자책감 가질까봐..."

"내가? 나에 대해 아직 모르...."

"다스키의 아들 이데..... 환상의 칼솜씨를 자랑하는 널 모르면 간첩이지....
근데 니가 한국말 한다는건 좀 의외였어"

"엄마가 한국사람이니까"





내가 왜 이 아이에게 이런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저 눈빛 때문인가.........?





"니 괴로움을 남을 괴롭히면서 풀지마.... 추해보여"

"뭐..?"

"못 들었어? 괜한 화풀이 다른애들한테 하지말라고...."





뒤돌아 가려는 그 아이를 잡았다.



난 내 모든걸 아는듯한.....
그래서 저런말을 하는 나루가 두렵기도 하고, 우스워보이기도 했다.





"니가 나에 대해 뭘 알아? 웃기지도 않는군"

"니 눈을 보면 알수있거든.... 많이 초조해보여...두려워하..."

"씨발..."





더이상 아무말 못하도록
나루의 입을...... 입으로 막았다.



원래부터 나는 향인지..... 아님 초콜렛을 먹었는지
그 아이에게서 초코향이 가득 묻어 나왔다.




난 이번에 처음이 아닌것처럼
보이기 위해 얼굴표정에 신경을 썼다.





"함부로 지껄이지마"

"너야말로 이런 쓸때없는짓 안하는게 좋을꺼야"

"내 앞에서 너처럼 당당한 사람은 처음이야.... 내 여자친구 해라"





기가 막히다는 웃음을 보이는 나루.



나도 지금만큼은 내 자신이 이해가 되질 않는다.
하지만 입이 저절로 움직이는걸 어떻게 막을 방법이 없었다.





"꿈 깨..."

"싫으시다? 그럼 이건 어때? 다시는 그 누구도 건드리지 않는다고 약속한다"

"그게 무슨..."

"조용히 살겠다고.... 너만 옆에 있어준다면......"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다음날 나루와 함께 등교했다.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나가
누구하나 우리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을정도가 됐다.





"이데.... 정말이야? 다시는 싸움 안할꺼야?"





밑에 있는 놈들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요부치가
소문을 들었는지 날 보자마자 묻기 시작했다.





"그래... 두번 말하기 싫다... 그리고 이젠 나 찾아오지마"

"이데야....."





남자새끼가 눈물은.........



요부치의 우는 얼굴이 보기 싫어,
교실을 나와 조용한 곳을 찾아 가던중 나루를 만났다.





"이제 수업시작할텐데 어디가? 설마 땡땡이 치려는건 아니겠지?"

"너도 같이 수업 제끼자"

"안돼!! 얼른 교실로 돌아가!!"

"키스해주면~"

"이 변태!!!"





나루가 손바닥으로 내 등을 때렸는데 정말 아파서 눈물이 핑 돌았다.
미안한 표정으로 날 올려다보며 입을 여는 나루.





"오늘 약속 있어?"

"없는데...."

"그럼 아이스크림 먹으러 가자"





이런말은 남자가 먼저 하는거 아닌가.....





"나 아이스크림 안 좋아해"

"내가 좋아해!!! 가는거다? 수업 끝나면 정문에서 기다려~
그럼 수업 빼먹지말고...... 나 간다~"





손을 흔들며 자기 교실로 뛰어가는
나루모습에 가슴이 마구 마구 뛰는 이유는 뭐지......?






지나가면서
날 한번씩 쳐다보며 가는것들에게 소리쳤다.





"한번만 더 이쪽으로 눈 돌리면 족친다"





나루를 기다린지 10분 경과.....



슬슬 짜증도 나고 화가 치밀어 오르려는데
뒤에서 날 쿡쿡찌르며 베시시 웃고 있는 나루 얼굴이 보였다.





"나 기다리는거 짜증나니까 앞으로 약속 잘 지켜"

"우리가 언제 시간 약속 했어? 우리반은 지금 끝났다구"

"우...이걸...."

"대신 내가 아이스크림 쏜다~ 출발"





나루는 초코아이스크림만 잔뜩 퍼가지고 와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먹지 않고 가만히 있는 날 보더니 숟가락을 쥐어주며 말했다.





"아이스크림을 숭배하라!!! 어서 먹어봐~ 진짜 맛있어^-^"

"안 맛있으면?"

"웅~>0< 그럼 어쩔수 없지"





난 아이스크림을 크게 떠 입으로 가져왔다.
생각보다 맛이 좋았다.





"맛있지? 아이스크림 세계에 첫발을 내딛으신걸 환영합니다~"

"이리와봐"

"왜...?"

"글쎄 빨리 가까이 와봐"





나루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몸을 숙여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난 나루의 머리를 손으로 감싸며
나루의 입에 천천히 입을 맞추었다.



입안에 가득 물고 있던 아이스크림이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처음할때보다 더 부드럽고,
더 깊은 초코향이 내 후각을 마비시켜왔다.






'あなたの ためにいきてゆきたい'














그래도 지구는 돈다 { 100편 / 이데 외전 Ⅳ }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가슴까지 눈물에 젖는 이런 슬픔을 없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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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없는 하늘 아래서
오늘도 어김없이
내 외로움은 조금씩
자라나고 있어.

아픔을 키우는 것과도
같을꺼라고 충고해준
그대 였지만,
내게 남은건 이미
말라버린 가슴뿐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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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날 노리는 녀석들이 다시 생겨나기 시작했다.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풋내기는 아닌듯했다.



마지막 수업을 남기고 있을무렵, 나루가 날 찾아왔다.





"내가 그렇게 보고 싶었어?"

"할 얘기가 있어"





웃는 내 얼굴과는 다르게 나루의 얼굴은 많이 어두웠다.
우리는 아이들의 발길이 드문 옛날 관사쪽으로 장소를 옮겼다.





"무슨 얘긴데 여기까...."

"잘 들어"





다른곳에 시선을 둔 나루가 내 말을 가로챘다.
알수없는 긴장감으로 가슴이 뛰어왔다.





"미안해......"

"무슨... 소리야?"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알아?"





갑자기 아빠 얘기는 왜 꺼내는거지.....?



나루는 내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코지 후다까... 우리 아빠 이름이야"

"..뭐....?"

"아빠의 명령으로 네게 접근했던거야..... 하지만 차마 널 죽일수는...."





코지 후다까........
아빠와 라이벌과도 같은 야쿠자의 살아있는 전설.



아주 어렸을때도 코지 후다까의 모략으로
내가 죽을뻔했었다는 엄마의 말이 떠올랐다.



그런데 나루가 코지의 딸이라니......





"난 입양되어져 키워진 딸이야... 내 의지따윈 존재하지 않지..."

"..사랑해....?"

"..뭐.....?"

"날 사랑하냐구....."





아무것도 믿고 싶지 않다.
아니, 모두 필요없다.



나에겐 몇달 동안
내게 보여준 나루의 모습이 진실인지, 아닌지가 중요했다.



흔들리는 눈동자로 날 바라보던 나루가 고개를 돌렸다.





"말해!! 말하라구!!!!"





나루 앞으로 걸어가 거칠게 나루의 얼굴을 잡았다.





"니 마음과 같아...."

"그럼 내 이름 불러봐"

"화수야......"

"한번만 더......"

"화수야...... 화수야....."

"사랑해..... 난나루.....사랑해......."





나루의 얼굴 위로
흘러내리는 눈물에 천천히 입을 가져다댔다.



이렇게 바라볼수만 있어도 좋은데.....
그저 옆에서 영원히 바라볼수만 있어도.........




나루는 내 모든걸 기억하려는 사람처럼....
정성스럽게 입을 맞춰왔다.



잠시 후 입을 뗀 나루가 밝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 아빠한테 말할꺼야.... 널 사랑한다고....
하지만 아빠는 내 말 따위 신경쓰지 않을테고 다른 사람을 시켜 널 죽이려 할꺼야"

"괜찮아...."

"아마 날 믿지 못해서 벌써 예전에 사람을 붙였을지도 모르겠다^_^"

"넌...... 넌 괜찮은거야?"

"그럼~ 근데 우리아빠... 자기가 목표로 한건 절대로 놓치는 법이 없어...
화수야..... 여기는 위험하니까...."





난 다시한번 나루의 입을 막았다.



지금 내 앞에 있는데......
이렇게 입을 맞추고, 나루의 모든걸 듣고, 보고, 느끼는데.....
자꾸만 사라질것만 같다.



난나루........ 안돼...... 알지..........?
내 허락없이는 절대로 내 눈 앞에서 사라지지마.........



예전에 약속한거 잊지않았지.......?


약속............. 지켜...............





집으로 가기 전,
나루가 좋아하는 초코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먹지는 않고 자기 얼굴만 쳐다보는 내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나루는 아이스크림을 한 숟가락 떠 내 앞으로 내밀었다.





"화수 너, 나 돼지 만들려고 그러지? 나 혼자 돼지 될수는 없어!! 너도 먹어"

"푸힛~"

"어? 그 웃음은 뭐야? 비웃는거야?"

"넌 돼지 안되니까 걱정말고 많이 먹어"

"싫어~>ㅁ< 내 손 떨어지기 전에 어서 먹어~"





나루야...... 왜 오늘따라 니 얼굴만 보고싶은걸까........?
아무것도 필요없으니까 니 얼굴만..... 니 웃음만 보고싶어........



그냥 자꾸만 니 모습이 불안해..........



이런 불안한 느낌들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느낀건 나루를 집으로 데려다 줄때였다.



어두워진 골목사이로
10명이 넘는 남자들이 우리 앞을 가로막으며 나타났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내 뒤로 숨은 나루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아빠 밑에 있는 사람들이야.... 화수야.... 이제 어떡해...."

"걱정마.... 내가 놈들 상대하는 사이에 넌 도망쳐.... 알았지?"

"시...싫어..... 너랑 같이 있을꺼야......."





난 우리쪽으로 점점 다가오는
놈들을 경계하며 주머니에서 칼을 꺼냈다.





"내 말 들어.... 내가 누구 아들인지 잊었어? 니가 여기 있으면 방해만 될뿐이야"

"화수야......"

"우리가 자주가던 카페에서 기다려... 아니면 내 친구 요부치네 집으로 가던지"

"............."





대답이 없다.





"걱정하지마.....알았지....? 나 믿지?"

"으응.... 미안해...... 나 때문에........"

"너 자꾸 나 화나게 할래? 그딴소리 집어치워"

"알았어.....카페에서 기다릴께...... 꼭 와야해"

"사랑해.....나루야......."

"나도........나도 화수 많이 사랑해........"





씹..........
우린 다시 만날건데 자꾸만 눈물이 난다.



그 놈들중 몇명이 내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나루야... 지금이야.... 뛰어"





나루를 뒤로하고 나 또한 놈들에게로 뛰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놈들이 방향을 틀어
나루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설마..............





"나루야!!!!!!"





나루에게 달려가던 난 나머지 놈들에게 가로막혔다.
2명의 놈들이 나루를 잡아 소리치지 못하도록 입을 막았다.



나루야...... 조금만 기다려...........



난 얼른 눈물을 닦고
날 막고 서 있는 놈들에게 칼을 휘둘렀다.



나와는 차원이 틀린 놈들이였지만 죽을힘을 다해 싸웠다.
2명을 헤치우고 나루에게 눈을 돌렸다.




나루의 뒤에서 나루의 몸을 잡고, 입을 막고 있는 놈.
그리고 가로등 불빛에 번쩍이는 칼을 들고 그 앞에 서 있는 놈.





"안돼!!!!!!!!!!!!!"





발버둥치는 나루의 배에
큰 칼이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했다.



천천히 머리와 팔이 늘어지는 나루가 보인다.





아니야.... 저건 나루가 아니야........
아빠란 자가 자기 자식을 죽일수는 없어........





갑자기 골목에서 익숙한 얼굴들이 나와
날 막고 있는 놈들과 싸우기 시작했다.





어두우면 좋으련만......
어두웠으면 보고싶어도 보지 못했을텐데.........



가로등 아래......
붉은피를 바닥삼아 누워있는 한 소녀가 있다.
항상 밝은 얼굴로 웃던 소녀였는데 지금은 고통스러운 얼굴을 하고있다.



아이스크림이면
금방 표정이 바뀔만큼 순수하고 귀여운 아이였는데.........



작은 곤충들의 생명조차 소중히 여긴 아이였는데........



지켜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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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야~ 이거 어때? 너랑 너무 똑같이 생겼다... 하하'

'화수야~ 나 아이스크림 먹고 싶은데.....'

'화수야~ 내일도 웃는 얼굴^0^'

'화수야~ 나 살기로 결심하길 잘한것 같아.....
사실 너 만나기 전에는 몇번이나 죽으려고 결심했었거든^^'

'화수야~ 영원히 나만 사랑하기다~ 바람피면 죽~어'






화수야..........
화수야..............
화수야..................













그래도 지구는 돈다 { 101편 / 이데 외전 Ⅴ }



이제는..........
어디를 가야 널 만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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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당신의 마음은
비록
나를 바라보지 않고 있더라도...
언제나 변함없는 마음으로
항상 그대만을 바라보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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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가 떠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도 전에,
엄마가 내게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내밀었다.





"5시 비행이야... 지금 출발하면...."

"내가 왜.....?"

"엄마 말 들어.... 한국 가서 이 주소로 찾아가....
그리고 엄마가 연락할때까지 이곳에 돌아올 생각하지말고..."





난 엄마가 내 손에 쥐어준 종이를 펼쳤다.
주소와 낯설지 않은 이름 석자.





"이 사람..... 누구야?"

"돈은 통장으로 붙여줄께.... 가서 우선 지낼수있는 집부터 구하고...
그 주소로 찾아가서 엄마...... 잘 있다고...."

"누구냐니까!!!!"

"엄마.....언니야......"

"아~ 자기 대신 엄마를 이 지옥으로 보낸사람?"

"쫘악-"





내 뺨을 때린 엄마가 눈물을 글썽였다.





"지금 출발하도록 해"





엄마는 정말 아무렇지 않은거야.....?



쌍둥이 언니라는 사람을 대신해 이 낯선나라로 시집와서,
하루 하루를 불안 속에서 살아가는게 행복해?



제기랄!!!!!!





엄마는 내가 갈때까지 방에서 나오질 않았다.
나 또한 미련없이 집을 나와 공항으로 향했다.



어렸을때 딱 한번 가본...... 엄마의 나라 한국.




나루야..... 미안하다...... 하지만 나 영영 떠나는거 아니야....
다시 올꺼야..... 꼭 다시 와서 복수할꺼야.........
너 아프게 했던 새끼들 잡아다가 다 죽여버릴꺼야.....



그러니까 그때까지..... 날 좀 지켜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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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온지 2주일 정도가 흐른것 같다.



엄마가 적어준 주소의 위치를 알아보러 다녔지만
서울 길을 알리없던 난 제자리만 맴돌뿐이였다.



오늘도 헛걸음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난
갑자기 나타나 내 앞을 막아선 놈들을 쳐다봤다.



나루를 죽인.........
나와 나루를 덮쳤던 놈들이였다.



내가 한국에 왔다는건 어떻게 알고 따라왔지.....?




코지 후다까......
딸을 죽인것으론 모자란다, 이거냐?


절대 용서하지 않을꺼야.............





"쥐새끼 찾는데 아주 힘들었어"

"찾았으니 어디 죽여보시지"

"타국에서 맞는 죽음이 억울하지 않나?"

"그래..... 너희 아주 억울할꺼야"





긴장이 된 가슴을 간신히 진정시키며 말했다.



놈들과 한번 붙어본 경험이 있기에
놈들의 실력은 말 안해도 잘 알았다.



승산이 없다.



하지만 나루를 아프게 했던 네 놈은 반드시 죽여버린다.
난 왼쪽 맨 마지막에 있는 놈을 노려보며 달려나갔다.



몇번의 공격이 실패로 돌아가고, 다른놈을 치는것처럼
교묘하게 몸을 돌렸다 다시 그 놈에게 칼을 들이댔다.



최대한 힘을 주어 깊게 넣었다.
따끈한 액체가 내 손을 적셔왔다.



잠시 그 놈에게만 신경 쓰던 사이 뒤에서 공격이 들어왔다.



피했다고 생각했는데 왼쪽팔이 후끈거렸다.
놈들이 날 중심으로 원을 만들었다.




한국이 아니라 일본이였다면 이깟놈들 아무것도 아닌데!!!!!




순식간에 왼쪽에 다시한번 아픔이 느껴졌고,
오른쪽 허벅지에도 푹하고 날카로운 칼이 들어왔다.





"부모잘못 만나서 어린나이에 이런 꼴을 당하다니..."

"후후... 동정심이라도 발동하신건가?"

"날 원망하지는마라...."





내 심장을 겨누며 팔을 뒤로 뺀 녀석이
행동을 멈추고 내 뒤쪽을 쳐다봤다.



난 이때다 싶어 녀석이 눈을 돌린 사이 놈의 왼쪽 허벅지를 찔렀다.





"윽.... 너 이자식"





하지만 그 놈 또한
나머지 놈들과 같이 누군가에 의해 나가떨어졌다.



난 날 도와준 놈에게 부축되어져 일어섰다.
얼굴을 보아하니 내 또래인듯 싶었다.





"고...고마워...."

"집이 어디야?"

"그게.....모르겠어.."

"뭐...?"





기가막히다는 표정.
하지만 정말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나 한국에 온지 2주밖에 안됐어...."

"제길......"





내가 부축되어져 간 곳은 녀석의 집이였다.



집으로 들어가자 놈과는 비슷하게 생겼지만
느낌이 전혀 틀린 남자가 놀란눈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로하야... 무슨일이야?"

"이 자식, 치료나 해"





로하라는 놈은
안경 쓴 남자에게 날 내던지고 방으로 들어갔다.





"세상에... 이 피는 도대체...."





날 쇼파에 눕히고 사라졌던 남자가 가방 하나를 가지고 나왔다.



능숙한 솜씨로 간단한 봉합수술이 이루어졌다.
타는듯한 고통속에서 로하놈과 마주친 시선을 마지막으로 눈을 감았다.








*_*_*_*_*_*_*_*_*_*_*_*









눈을 떴을때 제일먼저 보이건 깨끗한 느낌의 벽지였다.



그때 문이 열리며 내 상처를 치료해준 남자가 들어왔다.
날 보더니 미소지으며 입을 열었다.





"로하한테 대충 들었어... 로하 친구라고? 난 로하형 로성이야... 아로성"

"네... 전 이데라고 합니다"

"이데.....?"

"혼혈아예요...."

"그렇구나..... 아무튼 다행이야"





뭐가 다행이라는거지...?



내가 궁금해할거란걸 알았는지 다시 말을 이어갔다.





"우선은 니 상처가 그리 크지 않다는거...
그리고 로하가 마음을 다시 잡아가는것 같아서.... 그럼 더 쉬어"





로성이형이 나가고 다시 난 혼자가 되었다.



마음을 다시 잡아간다........?



처음 마주했던 녀석의 눈빛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무런 감정도 없던 눈동자.





또 한참을 잔것 같다.
일어나보니 날이 밝아 있었다.



아직도 따끔거리는 몸을 간신히 지탱시켜 방을 나왔다.
맛있는 내새가 온 집안을 뒤덮고 있었다.



그리고 주방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투덜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힘겹게 걸어간 주방에는
로하녀석이 서툴게 칼을 잡고 야채를 썰고 있었다.



서툴면서도 진지한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내 웃음소리를 들었는지 로하가 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앉아"





난 의자에 앉아 녀석의 뒷모습을 지켜봤다.





"아, 뜨거!! 씹...."





데였는지 낮은 비명소리와 욕설이 나왔다.





"윽, 제기랄"





또 뭐가 잘못되었는지
입에서는 계속해서 알수없는 말등리 쏟아져나왔다.



그렇게 기다리기를
1시간....... 2시간.... 3시간..........




3시간만에 음식이라는것이 내 앞에 놓여졌다.
로하는 내 앞에 앉으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맛 없어도 다 먹어"

"잘 먹을께^-^"





형체를 알수없는 야채들이 가득 담겨져 있는 음식에 손을 뻗었다.



어떤맛이 날지 두려웠지만 3시간넘게 날 위해 만든 음시이고,
또 지금 내 앞에서 저렇게 눈 똑바로 뜨고 쳐다보니 안 먹을수가 없었다.



하지만 모양과는 다르게 맛은 좋았다.





"맛있다^ㅁ^"





나의 이 한마디에 굳어져있던 로하의 얼굴이 조금 바뀌었다.





"당연하지... 누가 만든건데"

"너도 먹어봐"

"그건 병신같이 싸움도 못하는 놈들이나 먹는거야"

"진짜 맛있는데~"





한참을 고민하던 녀석이
수저를 들어 한 숟가락을 떠 입으로 가져갔다.



그리고는 눈 깜짝할 사이 그 많은걸 자기가 다 먹어버렸다.





날 위해서 만든거 아니였나.....?
.................돼지같은 녀석-_-^















그래도 지구는 돈다 { 102편 / 이데 외전 Ⅵ}



이제는..........
어디를 가야 널 만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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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는 두 눈으로나마,
널 응시하던 내 두 눈이.....
너에게서 멀어진 만큼...
내 새하얗던 얼굴이...
네가 내려친 그 손과
같은 방향으로 돌려진 만큼...
아니....정확히....그 갑절이 되어....

너를..........
잊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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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금 몇시간째 로하녀석을 조르고 있는중이다.





"응? 보여줘~ 보여주라~"

"싫다니까!!!"

"난 그냥 그 들이라는 애가 니가 말한거랑 똑같은지 확인하고 싶을뿐이야"





가끔 녀석은 술에 취하면 반들이라는 여자에 대해 말하곤 했다.





"한번만~ 딱 한번만"

"그럼 약속 하나 하자"

"뭐든지!!!!"

"보고.... 이쁘다고 눈독 들이지마"





아~ 귀여운 자식^0^
이럴때보면 정말 어린애라니까.





"난 일본에 임자있는 몸이야"

"그럼 준비해"

"알았어~>0<"





난 초코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로하 뒤를 따라갔다.
어디가냐는 내 물음에 그냥 따라오라는 말만 하는 로하.



얼마 걷지 않아 제자리에 멈춰섰다.



로하는 무엇을 봤는지
가까스로 화를 억누르는 모습과 흔들리는 눈빛을 하고있었다.




로하와 같은곳으로 시선을 돌린 내 눈에 한쌍의 남,여가 들어왔다.
말하지 않아도 난 그 여자가 들이라는걸 한번에 알수 있었다.



외모가 흔치 않았던 이유도 있었지만,
항상 로하녀석이 말한 모습과 너무나도 똑같았기 때문이다.



밝은 표정이였지만 금방이라도 쓰러질것같은 몸,
허리까지 오는 긴 생머리에 핏기하나 없는 얼굴.




근데 그녀 옆에 있는
저 남자는 누구지......?



누구냐고 물으려던 내 입은 굳게 다물어졌다.



로하녀석의 얼굴 위로
한줄기의 눈물이 소리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날, 로하는 몸을 가눌수 없을정도의 술을 마셨다.
그리고 로하의 입을 통해 내가 궁금해하던 사실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 자식이... 내 껄 모두 빼앗아간다..."





난 놈의 옆에서 가만히 듣기만했다.





"우리 엄마도 모자라서 이젠 들이까지..... 나 사천이자식... 용서할수가 없어...."





한,두번정도 로하가 내게 했던 얘기가 떠올랐다.



예전에 엄마가 집으로 데리고 온 놈이 있었는데,
그 놈때문에 자신의 엄마가 죽었다는 얘기.......



그 놈이 아까 들이랑 같이 있던 남자?
사천........ 사천이라고..........?



울다 지쳐 잠든 로하를 쇼파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아로하..... 이제보니 너도 한심하다......
이대로 그딴놈한테 좋아하는 여자를 빼앗길셈이야?
보고만 있을꺼야?



내 옆에는 이제 내가 있다는걸 기억해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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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며칠 후, 들이의 사고 소식이 전해졌다.



로하와 함께 달려간 병원에는
들이의 오빠이자 로하의 친구인 산이와 사천이라는 놈이 있었다.





"들이....들이 어딨어!!!"





로하가 산이를 붙잡고 소리높여 말했다.
산이는 바로 앞에 있는 중환자실을 가리켰다.



로하는 자신을 막는 간호사를 뿌리치고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의사가 우리에게 오더니 안타까운 목소리로 말했다.





"들이 학생 보호자 되시죠..? 방금 전에 그만..."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사천이만 빼고 나와 산이는 중환자실로 들어갔다.
침대에 얌전히 누워있는 들이를 붙잡고 소리치는 로하가 보였다.



난 얼른 달려가 로하를 안았다.




니가 울면......나도 울고 싶어져......
나도 우리 나루 보고싶어서 울고 싶어진단말이야......




들이가 떠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한번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났다.



의사가 꿈이였던 로성이 형.....
의과대학에 전교수석으로 합격했다고 로하가 형보다도 더 좋아했는데....
로하가 누구보다 좋아하고 따르던 로성이 형이......



시체로 발견되어졌다.








*_*_*_*_*_*_*_*_







X자로 찔려 있다는 경찰의 말에
일본에서 한국까지 날 쫓아온 놈들이 떠올랐다.



그 놈들이 로하정체를 알아버린건가?
하지만 로성이 형은 왜.......?



하..... 맞아......
그 새끼들은 사람을 가리면서 찌르지 않았었지..........





일주일째 로하를 찾아갔지만
놈은 걸어 잠근 방에서 꼼짝도 하질 않았다.



기다리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하고
집을 나와 내 집으로 가던 중 핸드폰이 울렸다.





"그동안 잘 지내셨는가?"

"개자식들....너희 목적은 나 하나뿐이잖아!! 왜...왜 로성이형을 죽였어?"

"실수였어.... 아로하라는 자식인줄 알았는데 말이야..."

"뭐.....?"

"이사를 갔더군... 언제까지 숨어지낼수 있는지 두고보자구"





전화가 끊어졌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놈들의 숨통을 끊어놓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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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흘러 로하와 난 같은 고등학교에 입학하였다.
그리고 로성이형이 죽은지 1년이 되는날, 로하가 사라졌다.



몇달 전부터 집을 나와 내 집에서 함께 살기 시작한 로하가
돌아올 시간을 훨씬 넘겼는데도 돌아오지도 않고 연락도 되질 않았다.



초조하게 녀석을 기다리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나 산인데....지금 당장 xx병원으로 와"

"무슨일이야?"

"우선....와봐...."





불안한 느낌이 맞아떨어졌다.



손목을 그어 자살을 기도했다는 산이의 말.
아침부터 불안했지만 괜찮다고 웃는 로하녀석의 말을 듣는게 아니였는데......





다행히 로하는 일주일만에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난 움직이지 않고
로하 옆을 지키며 녀석의 정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석양이 병실에 놓은 장미를 더욱 불게 물들일때,
로하의 눈이 조금씩 떠졌다.





"로하야... 정신이 들어? 나 알아보겠어?"

"여긴........."

"이 나쁜자식아!! 너 정말 나한테 이럴꺼야?
너 죽으면.... 너까지 죽어버리면 나 어떻게 살라고 이러는거야!!!!"

"나 귀 안먹었으니까 조용히 말해... 귀가 울린다"

"지금 농담이 나와?"

"미안..... 미안하다...."





미안하다고 하면 내가 용서해줄것 같아....?



하지만 이번 한번만이다.
이번 한번만 용서할꺼야......






난 로하의 맘이 또 다시 변해버릴까,
항상 녀석의 옆에 붙어서 지내기 시작했다.



옥상에서 술을 먹고싶다는 로하를 말렸지만,
혼자서라도 간다기에 산이와 난 로하를 따라나섰다.



알코올의 흡수로 인해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몸이 따뜻해져왔다.
그때 옥상문이 큰소리를 내며 열리더니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뭐하는짓이야? 그렇게 죽고싶어?
죽고 싶으면 사람이 안 보이는 곳에 가서 죽든지!! 왜 사람 놀래키는거야?"





지금 저 애가 뭐라고 하는거지.....?
누가 죽는다고..........?





"푸하하하~ 하하하~ 쟤 뭐냐? 너희들 방금 한 말 들었지?
나보고 죽고 싶냐고 하는데 뭐라고 대답 해야 하냐?"





로하는 어느틈엔가 난간 위에 올라가 있었다.



언제 올라갔지?
저 애 말대로 로하가 죽으려고 올라갔던건가.....?





"미친놈아, 그만 내려와!"





우리의 첫만남은 이렇게 이루어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 여자가 우리에게.....
아니 로하에게 큰 존재로 자리잡게 될줄은 몰랐다.



그 여자 또한 로하에게 상처를 줄지몰라기에 난 경계를 늦추지않았다.
하지만 변하기 시작하는 로하가 보였다.





나와 산이를 제외하고 로하의 마음을 열게 한......
로하를 잡아줄 존재가 나타난 것이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103편 / 이데 외전 Ⅶ}



이제는..........
어디를 가야 널 만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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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말은
시간이 갈수록
무뎌져 갑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마음이 벽이 놓아질수록
사라져 갑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시간이 지나고 마음이
벽이 높아질수록
거짓말이 되어버립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시간이 지나기 전부터
마음의 벽이 높아지기 전부터
거짓말이었을지 모릅니다

헤어진 지금
모든게 거짓이 되어버렸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이.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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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일요일 아침,
난 tv에 시선을 둔 로하 옆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놈의 옆구리를 찔렀다.





"심심하면 불뚝이 불러서 놀아"

"어? 내가 어래 얘기할꺼라는거 어떻게 알았어?"

"무슨얘기?"





녀석이 다시 tv로 시선을 돌렸다.





"사실대로 말해~"

"뭘...."

"너 어래 좋아하지?"





때마침 우유를 먹고 있던 로하가
내 말에 입에 든 우유를 모두 다 쏟아냈다.





"그...그게 무슨소리야? 내가 그런 덜 떨어진애를 왜 좋아해?"

"비밀로 할테니까 나한테만 살짝..."

"쓸떼없는 소리 하지마!! 난 잠이나 더 자야겠다.... 깨우면 죽어"





로하는 이미 붉어진 얼굴을 돌리며 서둘러 방으로 들어갔다.



아로하......
방금 전에 니가 보인 반응으로 더 확실해졌다......
이제 어래마음만 알면........



둘이 잘되면 아이스크림이나 얻어먹어야지^-^






오늘은 로하가 두 달에 한번 집에 가는 날이다.



혼자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외로움을 달래려 오락을 하고 있는데 어래가 왔다.



로하는 어디 있냐고....
오늘 왜 안 들어 오냐는 질문에 침묵을 지켰다.



얘기해줘도 상관없는 일이였지만 그냥 말하고 싶지 않았다.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내 온 어래가 내 옆에 앉았다.





"예전부터 궁금한게 있었는데 물어봐도 돼?"

"물어봐"

"니 이름 이데잖어....
일본이름 같은데 넌 일본인 같기도 하고, 우리나라 사람 같기도 하고...."

"혼혈아"





이때까진 어래의 질문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부모님은? 원래 한국에서 살았어?"

"일본.. 그리고 일본에서 살다가 온거야"

"그럼 한국엔 언제 온거야? 혼자왔어?"

"응... 근데 언제부터 나한테 관심이 많았어?"

"몰랐어? 나 너한테 아주 관심이 많아^.^
어떻게 혼자 한국에 올 생각을 다 했어? 무슨 이유라도 있는거야?"





오락기를 내려놓고 어래에게 눈을 돌렸다.



한번도 이런 질문들을 하지않아 내겐 관심이 없는줄 알았는데....
갑자기 왜 이렇게 궁금해하는걸까........?





"찾을 사람이 있어서....."

"누군데?"

"거기까진 알 필요없잖아"





냉정한 내 대답에 섭섭해 하는 어래가 보였다.



미안하다, 산어래........
나중에 말할 때가 올꺼야.... 조금만 기다려줘.....





"그럼 이건 대답해줘! 처음 만난날 내 목을 그은 이유가 뭐야...."





그건......
니가 나루를 생각나게 했기 때문이야......
자신을 죽게 한, 날 원망하는 나루모습 같았어.....



그리고.........





"로하때문에 그랬어...."

"로하? 로하가 왜?"

"로하한테..... 해서는 안될 말을 니가 했어.....
그때 당시 로하 많이 위태로웠단말이야...."





어래........ 알고 있는건가.........?
더이상의 대답도, 질문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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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온지 2년이 넘었다.



한국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엄마의 언니라는 사람을 찾기위해 갖은 방법을 다 동원했다.



엄마가 내겐 적어준 주소는
엄마가 일본으로 가기전, 한국에 살았을 당시의 집주소였다.



국적이 대한민국도 아닌,
한국에 온지 2년 남짓한 나에게 이사를 한 사람을 찾기란 힘든일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돈을 주고 샀던 사람에게서 연락이 왔다.
하지만 엄마의 언니라는 사람은 이미 죽고 없었다.



난 그 남자에게서 건내받은 서류들을 뒤적이다 그만 그걸 놓쳤다.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어래가 내게 다가왔다.





"무슨일 있어...? 표정이 왜 그래?"





어래의 팔을 뿌리치고 방으로 들어가던 난,
다시 내 팔을 어래에게 차갑게 한마디 했다.





"놔...그리고 돌아가... 당분간은 우리집에 오지말고... 나 찾지마...."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몸을 던졌다.



야쿠자인 아버지에게 자기 대신 엄마를 보낸 언니라는 사람......
그 사람의 딸이 어래라니................








*_*_*_*_*_*_*_*_*_*






개학이 얼마 남지 않아 어래와 함게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2년 만에 놈들이 다시 내 앞에 나타났다.





"이데야... 여기가 어디야? 이 사람들 누구야...? 우릴 왜 끌고 온거야...?"

"쟤는 상관없으니까 풀어줘!!"





난 불안에 떨고있는 어래가 걱정되었다.





"산어래.....맞나?"





놈들이 어래의 존재까지 알고있다!!!





"누구세요..? 왜 우릴 이곳으로 끌고왔죠?"

"숙녀를 거칠게 다뤄서 미안... 아로하라고 알지?
저 놈 살리고 싶으면 로하를 이곳으로 데리고 와"

"너도, 로하도 여기오면 나한테 먼저 죽는다!! 오면 죽여버릴꺼야!!!!!!!"





내 옆에 있던 놈이 들고있던 각목으로 내 어깨를 내리쳤다.





"로하란 놈을 데리고 오는 시간이 늦어질수록..
이 놈의 목숨은 위험하다는걸 명심해라"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래가 보이질 않았다.



어떻게 된거지........?
설마 로하를 데리러 간건..........





"여기에서 끝내자.... 나만 죽이면 되잖아!!! 내 친구들..... 건드리지마"

"우정이란게 어떤건지 구경 좀 해보자구.... 어때? 재미있을것 같지 않아?"

"미친새끼"





몇번을 걷어차이고 로하목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난 일어로 일본에 있을때부터
놈들을 이끌던 우두머리녀석에게 말했다.





"날 어떻게 하든 좋아.... 저 애들은 보내줘......."

"난 친구란 생을 같이 한다고 들었는데?"

"제기랄!!!! 너희 빨리 도망가!!!!! 이 미친자식이 우리 다 죽을셈이야!!!!!"

"너.... 내 싸움 실력 모르냐...?"

"아로하.... 그냥 가... 이건 명령이 아니라 부탁이야.... 제발....."

"니 눈 앞에서 꺼지지 말라며.... 약속 지킨다고 했다...."





이럴땐 정말 미련한 놈이다.
그 놈의 고집..... 정말 당해낼 재간이 없다니까....



로하가 놈들을 향해 뛰어들었고,
울며 난리치는 어래를 끌고 밖으로 나가는 산이가 보였다.



어래야........
미안해............



로하자식........ 부탁한다.........





지금까지 로하와 어래가 다칠까봐 얌전히 맞고만 있던 난,
숨겨둔 칼로 손목을 묶은 끈을 끊고 옆에 있는 놈을 찔렀다.



죽어도 상관없다 생각하고 싸웠다.
그러다 우두머리 녀석과 1:1이 붙었다.



잠시 후 칼을 들고 있던 오른손에
허전한 느낌이 들면서 칼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2m 앞에 나의 분신과도 같은 칼과 함께 나의 오른손이 보였다.



날 향해 달려오는 놈을 끝까지 바라보려 했지만
빌어먹을 눈은 의지와는 다르게 감겼다.



크윽...하는 소리와 함께
내 앞에 무언가 쿵하고 넘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천천히 눈을 뜨고 바라본곳엔
등에 칼이 꽂힌체 쓰러져 있는 우두머리녀석이 있었다.



거친숨을 몰아쉬던 로하가 바닥에 주저앉았다.





"나.... 약속지켰다...."

"바보같은 자식......"

"그런데 너.... 오른손......"





로하가 피가 뚝뚝 떨어지는 내 오른쪽 손목을 안타깝게 바라봤다.
긴장때문인지 아직은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다.



난 내 몸에서 떨어져 나가 뒹굴고 있는
오른손을 집어 손가락에 끼워져있는 반지를 뺐다.





"3개월 전엔 돌아온다...... 내가 올때까지 이거 간직해줘...."

"꼭....... 가야하냐........?"

"어래에게 난 죽은거야..... 내가올때까지 그렇게해줘....."

"아직도 어래 보는게 어려워....?"





난 어래가 한미경의 딸이라는걸 알게 된 그날, 로하에게 모든걸 말했다.
그리고 며칠 전에 돌아와도 괜찮다는 엄마의 연락을 받았다.





"어래가 슬퍼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잘 부탁해......
너도....... 너도 내가 오기전까지 어래 옆에 있어야한다......꼭"

"3개월이라고 했지? 3개월이 지나면 난 없을꺼다.... 명심해"

"허튼소리하지마,짜샤...... 어래 울리면 나한테 죽을줄 알아!!"

"그럼 가지마........"





로하는 마주친 내 시선을 외면하며 다시 낮게 중얼거렸다.





"딱 3개월이야........ 약속지켜........."





로하와 3개월이라는 약속을 하고,
난 그렇게 죽은걸로 한국을 떠났다.





하지만
난 그날 그런 약속한걸 두고두고 후회할수 밖에 없었다.




그딴 약속, 하는게 아니였는데.........
차라리 1년 후에 온다고 할껄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 104편 / 반 산 외전 Ⅰ}



이제는..........
어디를 가야 널 만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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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그림자는
내가 꼭 밟아야 할 것입니다.
언제나 난 그대의 그림자만 밟으며
혼자 외롭게 쫓아다녔기에
이젠 그것이 습관이 되어
그대의 그림자는
내가 꼭 밟아야 할 게 되어버렸습니다.

이젠 그대의 그림자가 아니라
그대의 얼굴이 있는 밝은 모습을 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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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조퇴 좀 해주세요..."

"산이구나... 무슨일 있니?"

"몸이 안 좋아서요..."

"그래? 그럼 가서 푹 쉬어...."





난생 처음으로 거짓말을 했다.
어제밤부터 아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들이가 걱정되어
더이상 교실에 앉아 있을수 없었다.



자꾸 안 좋은 느낌이 강하게 들어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혹시나 자고 있는데
깨우는건 아닌가하고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죽기 싫으면 조용히 하는게 좋을꺼야.... 흐흐....
어디 그동안 얼마나 성숙했나 볼까?"

"저리가!!!! 싫어!!!!!"





이 목소린.............



난 가방을 벗어던지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방 안에는 이미 반쯤 나체가 되어버린 들이와
엄마의 전 애인이란 놈이 탐욕스런 눈빛으로 들이를 깔고 있었다.





"이 짐승같은 새끼!!!!!!!!!"





빚 때문에 2년 전에 도망가서 다시는 오지 않을줄 알았는데....



난 가장 가까이에 있던 벽돌을 집어들어 놈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리저리 잘도 피해다니던 놈이 신발을 버려두고 도망쳤다.





"한번만 더 오면 죽여버릴꺼야!!!! 다시 우리 들이 건드리면...."





더이상 목이 메여 목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오빠......"





들이의 목소리에 서둘러 눈물을 닦았다.





"미안해 오빠....."

"니가 뭐가 미안해.... 나야말로 널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한걸...."

"아니야..... 난 괜찮아...... 정말 괜찮아...."

"오빠가 지켜줄께.... 오빠가 돈 많이 벌어서 우리 들이 병도 고쳐주고,
좋은 옷도 사주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줄께....."

"으응....."





난 들이가 편안히 잠들수 있도록 노래를 불렀다.
자면서도 깜짝깜짝 놀래는 들이모습에 마음이 아파왔다.



들이야......
무슨일을 하든 오빠가 꼭 돈 많이 벌어서 행복하게 해줄께....



내가 돈 많이 벌때까지 내 옆에 있어야돼.... 알았지........?
우리.......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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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집에 한달에 한,두번 정도 들어올까말까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험악하게 생긴 남자들이 엄마의 행방을 물으며 집으로 찾아왔다.



가뜩이나 조그만 일에도 가슴을 졸이는 동생이
그 남자들의 등장으로 인해 건강이 더욱 악화됐다.



누구에게도 이런 얘기를 할수 없었던 난,
집에서 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예쁜 정원이 있는 교회를 찾았다.



들어가려는데 안에서 큰소리로 누군가가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 그냥갈까 했는데 슬픈 목소리가 내 발목을 잡았다.



난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가 맨 끝에 앉았다.




앞에서 두번째 자리에
앉아있는 검은색 단발머리 소녀.....



조용한 분위기 속에 소녀의 목소리가 잔잔하게 울려퍼졌다.





"엄마가 보고싶은데 어떻게 해야하죠......?
하지만 쉽게 날 버리고 가서 많이 미워요....."





나도 모르게 코 끝이 찡해졌다.





"난 그런 고통쯤은 참을수 있었는데.....
내가 괜찮다고 했는데도 엄마는 하늘로 갔어요.... 우리 엄마 나쁘죠......?"





가늘게 떨고 있는 소녀의 어깨를 감싸주고 싶었다.



세상에서 나만 힘들고
나만 슬픈줄 알았는데........



그때 갑자기 오토바이 소리가 나더니
이쪽으로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난 급하게 밑으로 몸을 숨겼다.




내 또래의 남자가 들어와서는 그 소녀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잠깐이였지만 가까이에서 본 소녀의 눈은 많이 슬퍼보였다.



그 날 이후, 난 하루도 빠짐없이 그 교회를 찾았다.
하지만 그 뒤로 소녀의 모습은 볼수 없었다.








*_*_*_*_*_*_*_







저녁밥을 차리고 있을때
오늘따라 유난히 크게 울리는 전화벨에 가슴이 뛰었다.





"여보세요?"

"김태연씨 댁 맞습니까?"

"그런데요..."

"지금 김태연씨가 위독한 상황이니까
보호자께서는 빨리 xxx병원으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들이가 날 부르는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왜 그래...? 무슨 전화야?"

"아... 친구가 병원에 입원했다고.... 오빠 금방 갔다올께.....
문단속 잘하고.... 늦을지도 모르니까 기다리지마..."

"조심해서 다녀와...."





엄마가 다친걸 알면,
들이가 충격 받을지 몰랐기에 비밀로 하고 병원으로 향했다.



내가 도착했을땐 이미 수술이 진행되고 있었다.



5시간이라는 악몽같은 시간이 흐르고
마스크를 벗으며 수술실에서 나오는 의사에게 뛰어갔다.





"저희엄마.... 무슨일이예요? 무슨일이길 수술까지 한거예요?"

"김태연씨 보호자 되십니까?"

"네....."

"누군가에게 많이 맞은것 같습니다....
온 몸에 심한 멍이 들기도 하고, 몇군데는 찢어지기까지....."





맞았다고........?
도대체 엄마한테 무슨일이 있었던거지........?





"하지만 이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뇌출혈입니다"

"그게 무슨소리예요?"

"머리를 심하게 다쳐서... 우선 간단한 1차 수술은 마친 상태인데....
몇 번의 수술을 한다 하더라도 회복의 가능성은......"





그 다음부터는 기억이 나질 않았다.
일어나보니 난 병원 침대에 누워있었다.
일어나자마자 들이가 가장먼저 생각났다.



연락을 안했으니 밤새도록 날 기다린건 아닌지......



서둘러 집으로 전화를 했다.
역시나 벨이 두번을 넘기지 않았다.





"들이야... 미안... 오빠 친구가 많이 다쳐서 연락 할 시간이 없었어"

"친구는 괜찮아?"

"응.... 밥 챙겨먹어... 오빠 되도록 빨리 들어갈께"

"알았어... 오빠 친구한테 내가 아프게 않게 기도할테니까 기운내라고 전해줘"





항상 자신보단 남을 걱정하는 녀석......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나가기도 힘든 집에서 태어나
치료 한번 받아보지 못한채 고통받고 있는 불쌍한 녀석......





일주일 넘게 들이를 속여가며 병원을 방문했다.



오늘은 병원에서 빨리 수술비와 병원비를 내라는 독촉을 받았다.
하지만 우리에겐 지금 당장 낼 월세조차 없었다.
유일한 재산인 엄마의 가게는 깡패놈들에게 빼앗긴지 오래였다.



그리고 놈들이 가게세를 안낸다고 엄마를 끌고가
폭력을 사용한 덕에 엄마는 예전으로 돌아올수 없게 되었다.



아무것도 없던 우리는
신고는 고사하고 치료비조차 받아낼수 없었다.



병원을 나와 집으로 가는 대신 사람들이 많은 거리로 나왔다.



잊고싶다........
자꾸만 내 숨통을 조여오는 이 세상을 벗어나고 싶다.



혼자 기분 좋을만큼만 술을 마시고 다시 거리로 나왔다.



집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데
내 앞에 고급스런 승용차 한 대가 섰다.



창문이 내려지고 운전석에 앉아있던 여자가 나에게 말을 해왔다.





"어디까지 가니? 태워줄테니까 타"

"누구시죠? 절 아세요?"

"나 이상한 사람 아니니까 타"





여자를 무시하고 택시쪽으로 걸어가는데
차에서 내린 여자가 내 팔을 잡았다.





"그럼 잠시 얘기 좀 할수 있을까?"





이 여자 누군데 나한테 이러는거지....?





"넌 정말 100점짜리야.... 혹시 나랑 일 해볼 생각없어?"

"100점은 뭐고, 그 일이란건 뭐죠?"

"내 명함이야..... 생각있음 연락해.....
아니, 꼭 해줬음 좋겠어..... 당장 큰 돈이 필요하다면 말이야"





여자는 알 수 없는 말을 하면서 다시 차에 올라 타더니 사라져갔다.



난 여자에게서 건내받은 명함을 그냥 버리려다
내 눈을 사로잡는 글귀에 다시한번 천천히 살폈다.





' 악마가 내민 손을 한번...... 잡아보실래요........? '













그래도 지구는 돈다 { 105편 / 반 산 외전 Ⅱ }



이제는..........
어디를 가야 널 만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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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단 한마디 말보다...
그리웠단 한마디 말보다...
그저 바라만 보고 싶습니다.

보이지 않는 공간속에서
당신을 바라만 봐야하는 내 자신이 참 싫습니다
그래도 난 지금 이 시간이 참 소중하고 감사 합니다
당신과 이야기 할수도 있고
당신이 건강 한지도 알수 있으니까요...
내 가슴에 새겨진 당신은 언제 까지나
이렇게 날 따스하게 할테니까요...

당신은 알까요...
내가 얼마나 당신을 그리워하고 보고파 하는지를...
한 마디의 말도 없이 그저 바라만 보는 이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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펼쳐놓은 교과서 위에 어제 받은 명함을 올려놓았다.
낭떠러지에 있는 내게 이것은 뿌리칠수 없는 유혹이였다.



당장 돈이 필요하다.
이번주까지 병원에 천만원을 내지 않으면
아직까지 의식불명인 엄마는 병원에서 쫓겨나게 된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큰 돈을 벌수만 있다면........



사람 죽이는 일만 아니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결심을 하고
수업이 끝나자마자 그 여자에게 전화를 했다.



만나기로 한 약속 장소에게는 이미 그 여자가 도착해 있었다.





"연락 안하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사실 어제 널 납치할까라는 생각도 했었어"

"네....?"

"그만큼 니가 맘에 들었다는 소리야... 이름이 뭐야? 나이는?"

"이름은 반 산이고, 나이는 15살....."

"이런.... 생각보다 어리네? 키가 커서 고등학생쯤은 된줄 알았는데...."





한참을 고민하던 여자가 다시 웃으며 말했다.





"에이, 상관없지!! 근데 어떤일이든 할 자신있어?"

"살인만 아니면요..."

"좋아... 말로 하는것보단 눈으로 보는게 이해하기 쉬울꺼야... 따라와"





난 여자의 차를 타고, 밤에만 활짝 꽃이 피는 곳으로 갔다.



미리 알고 있지 않으면
전혀 눈치 채지 못할것 같은 곳으로 가니 안으로 연결된 문이 보였다.



여자를 따라 들어간 곳은 신기하게 남자들만 있었다.
그 남자들은 잘 차려입은채로 이곳저곳을 분주하게 옮겨다녔다.




여자가 날 데리고 들어간 곳엔
30대 초반의 한 남자가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나 왔어....."

"오랫만이다? 근데 뒤에 있는 녀석은 누구야?"





그 남자가 날 가리키며 말했다.
여자가 자기 옆에 날 앉히더니 내 소개를 시작했다.





"반 산이고..... 15살이야"

"뭐? 15살?"

"나도 나이가 걸리지만 이만한 얼굴을 어디에서 구경해?
이 근처.... 아니 강남을 다 뒤져도 이런 인물.... 안 나올껄?"





여자의 말에
남자가 눈을 가늘게 뜨며 날 이리저리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옆에 놓인 가방에서 꺼낸 돈뭉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받아둬.... 넌 이제부터 제하다... 나이는 열여덟....
내일 학교 끝나자마자 데릴러 갈테니 정문 앞에서 기다려"





내가 받은 돈은 자그만치 500만원이나 되었다.
이제 500만원만 더 모으면..............




유전 탓인지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는 장점때문에 많은 돈을 벌수 있었다.



일 시작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장에게 또 다시 얼마의 돈을 받았다.



그리고 날 찾는 여자들이 많아짐에 따라
자연스레 다른사람들보다 들어오는 돈도 많았다.





수업이 끝나고 가서
새벽 2~3시까지 일을 했기에 학교에서는 자는일이 많아졌다.
오늘도 밀려오는 잠을 주체하지 못해 수업시간에도 잠을 잤다.



그런데 누군가가 내몸을 흔드는 느낌에
힘들게 눈을 떠 고개를 드니 말 한번 나누지 않은....



더구나 다른반이여서 마주칠 기회가 없었던
아로하라는 녀석이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집에 안가냐? 언제까지 퍼질러 잘 생각이야?"





로하의 말에 주위를 둘러보니 교실엔 나와 로하녀석뿐이였다.





"집에 안가냐고"

"아... 가야지..."





무섭게 변한 로하의 얼굴에
서둘러 가방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계를 보니 20분 초과였다.
정신없이 가다 로하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멈춰섰다.





"집에 꿀단지라도 숨겨놨냐?"

"나한테 무슨 볼 일 있어?"

"가자...."

"어딜...."

"너희 집"





로하는 내 팔을 잡아끌며 앞장 서 걷기 시작했다.








────────






갈색 대문 앞에 선 로하.
녀석은 정확히 우리집을 알고 있었다.





"우리집.... 어떻게 알아?"

"들어가자"





로하녀석은 대문을 열고 자기 마음대로 들어갔다.
그리고 내가 손을 뻗어 막으려 했지만 이미 방문은 열렸다.



책을 읽던 들이가 놀란 눈으로 나와 로하를 번갈아 바라봤다.





"오빠, 친구야? 안녕하세요... 저 오빠 동생 들이예요..."





하지만 로하녀석은 들이의 인사를 무시하고 다시 방문을 닫았다.





"잠깐 얘기 좀 하자"





난 대문 밖으로 나가는 녀석을 뒤 따라갔다.





"반 산... 너희 엄마 아프시냐?"





다행히 녀석과 마주보며 있지 않았기에
내 표정을 들키지 않을수 있었다.





"그게 무슨소리야...?"

"거짓말 할 생각이나 빠져나갈 생각따윈 버려....
너희 엄마 병원에 입원해서... 그래서 돈이 필요해서 그런곳에 나가는거야?"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들이도 모르는 일인데, 어째서 이 녀석은 아는거지!!!
한번도 이 녀석과 말 해본적도 없고 마주친적 없는데 어째서....





"그 일... 그만둬.... 그리고 너희 엄마 입원하고 계신 병원...
우리 아빠꺼니까 입원비 걱정이라면 안해도 돼"

"아로하.... 이러는 이유가 뭐야?"

"일.... 당장 때려치라고 했다.... 엄마나 잘 챙겨드려..."

"잠깐"





뒤도 안 돌아보고 가려는 녀석을 잡았다.





"나한테 베푸는 친절.... 고맙지만 사양한다...
오늘일은 없었던걸로하자... 그리고 다시는 마주치는일 없었...윽!!"





갑자기 날아온 주먹에 얼굴을 정통으로 맞고 쓰러졌다.
얼굴이 얼얼해지면서 씁쓸한 피맛이 느껴졌다.





"앞으로 넌 내 옆에 있을꺼야.... 내 옆에 있으면 내 말에 절대 복종이야..."

"훗..... 이제보니 너, 단단히 미쳤구나?"

"............."

"하긴 너처럼 잘나신 몸이 나같은 놈..."





더이상 말을 이어나갈수 없었다.



로하의 얼굴 위로 흘러내리는 눈물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아파왔기 때문이다.





울고 싶은건 난데 왜 니가 우는거지.........?
정말로 울고 싶은건 난데 왜......................













그래도 지구는 돈다 { 106편 / 반 산 외전 Ⅲ }



이제는..........
어디를 가야 널 만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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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이세상에서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소중한 사람이 있습니다......
항상 바라만 봐도 행복해지는 그녀가 있기에
오늘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내맘을 그녀도 알고 있을까요.......?

저 혼자만의 바램이여도 전 괜찮습니다...
항상 곁에서 바라볼 수 있게라도 해주신
그녀에게 감사하기에.......

내겐 너무나 소중한 당신......
당신에게 말하렵니다

내게 주어진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당신만.......
사랑하다 가겠다고......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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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는 벌써 10시를 향해있었다.
로하 만난다고 4시쯤에 나간 들이가 연락도 없고, 핸드폰도 되질 않았다.



그때 전화벨이 크다싶을 정도로 울렸다.





"여보세요?"

"오랫만이야, 제하"





몇 달전에 내게 유혹의 손길을 내밀었던 여자......





"잘지내?"

"네......"

"아직도 돌아올 마음이 없는거야?"

"그 얘기라면 끊을께요"

"매몰차긴.... 단골손님들이 널 애타게 찾고 있어..."





로하를 알게되고,
로하와 친해지게 된 그 날부터 난 녀석과 한가지 약속을 했다.



다시는 그곳에 나가지 않기로.........



엄마 병원비는 나중에 갚으라는 녀석의 협박아닌 협박으로
더이상 병원에 들어가는 돈은 필요하지 않았지만......



들이를 하루라도 빨리 치료받게 하고 싶은 마음은 갈수록 간절해졌다.
그래서 다잡은 마음이 흔들릴때가 많았다.



더구나 가끔 이렇게 이 여자가 전화를 할때면 유혹 뿌리치는게 힘들다.





"그럼 생각 바뀌면 전화해.... 넌 언제라도 환영이야"





전화를 끊고 생각에 잠겨있는 사이 들이가 왔다.





"너 왜 이렇게 늦었어?"

"미안.... 로하 오빠가 맛있는거 먹자고 해서..."

"다음부턴 늦게 다니지마... 아무리...."

"또 잔소리~ 알았어..... 이젠 늦지 않을께"







시간이 흘러, 나와 로하는 한 학년이 올라가면서 중3이 되었다.
집에 도착하니 들이가 보이질 않았다.



요즘 다시 몸이 안 좋아지는것 같은데 어딜 간거야....



교복을 벗으며
반쯤 열려있는 화장실문을 닫으려 하는데 팔 하나가 보였다.



문을 열자 바닥에 쓰러져 있는 들이가 보였다.





"들이야!!!!!"





들이를 업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응급실로 들어간지 1시간 정도가 흐르고,
날 찾는 간호사 목소리가 들려왔다.



난 간호사를 따라 어느 방으로 들어갔다.





"반 들양... 보호자 되십니까?"

"네.... 우리 들이 어떻게 된거예요?"

"음... 부모님은 안 계신가요?"

"..네......"





몇 달 전에 의식이 돌아온 엄마였지만, 정신이상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그래서 지금은 물론이고, 빨라야 10년후에나 우리곁에 올수 있다고 했다.





"들이양... 앞으로 길어야 두달이 될겁니다... 아마 환자 자신도 느끼고...."





뭔가 내 머리를 울리고 지나갔다.
난 정신을 잃지 않기위해 이를 악물었다.





"수술하면 살수있죠?"

"................"

"수술비요? 며칠 안으로 가져올수 있으니까 우리 들이 꼭 수술시켜주세요!!"





병원을 나와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결심한 곳으로 향했다.
가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날 찾는 손님이 있다는 룸으로 들어갔다.





"어머, 제하다!! 이게 얼마만이야?"

"니가 말한 애가 얘야? 끝내주는데?"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던 난, 룸을 4번째 돌다 필름이 끊겼다.



속이 쓰려 눈을 떠보니 낯선곳에 있었다.
그리고 내 옆에 옷을 벗고 있는 여자가 누워 있었다.




빌어먹을!!!!!!




난 서둘러 옷을 입고 들이가 있는 병원으로 갔다.
들이는 침대에 누워 벽에 걸린 달력을 보고 있었다.





"오빠... 어? 오늘 학교 안갔어?"

"몸은 괜찮아?"

"응... 근데 나 집에 가고 싶어... 병원에 있기 싫어"

"그럴까? 그래... 집에 가자....."





집으로 가던 중, 교복가게 앞에서 걸음을 멈춘 들이.
한쌍의 마네킹이 한일고 교복을 입고 있었다.





"오빠!! 나 소원 하나 들어주라~"

"겨우 하나? 더 없어?"

"오빠랑 로하오빠... 한일고등학교 간다고 그랬지?"

"응... 그건 왜?"

"나두 한일고 갈래!! 그러니까 교복 사줘...."

"넌 아직 1년 반이나 있어야 되는데..."

"지금사면 어때~ 입어보고 싶어서 그래.....응?"





한번도 뭐가 갖고 싶다고 말한적 없는 동생이였다.
뭐 갖고 싶냐는 질문에도 아무거나 다 좋다며 웃던 동생인데......



들이야........ 너마져 인정하고 준비하고 있는거야.........?
아니지........? 그냥 나와 같은 학교 가고 싶은거지.........?




집에 도착하자
들이가 소중한 물건 다루듯 교복을 벽에 걸었다.





"안 입어봐?"

"나중에^-^ 오빠랑 같이 등교할때 입을래"





그래........
나랑 꼭 한일고 교복입고 등교하기다.....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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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 몰래 다시 그곳에 다닌지도 2주가 넘었다.
오늘은 몸이 좋질 않아 10시 전에 나왔다.



대문 앞에 들이와
로하가 싫어하는 사천이라는 아이가 마주보며 서 있었다.



난 다른집 담벼락에 숨어 둘의 대화를 엿들었다.





"니 부탁..... 들어줄수 없어"

"왜.....?"

"나한테 왜 이런 부탁을 하는건데?"

"나 때문에 로하오빠가 아파하거나 힘들어하는거 원치않아"





들이가 저 녀석을 어떻게 아는거지.........?
그리고 무슨 부탁을 하는거지..........?





"너.... 로하 좋아하잖아....."

"그래서 그런거야...."

"후... 좋아.... 나야 어차피 로하가 싫어하니까
미운짓 하나 더 한다고 달라질거 없겠지....."

"고마워......."





사천이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질때까지 지켜보다 집으로 들어왔다.





"저기, 들이야...너 로하친구 중에 아는 녀석있어?"

"어? 아....아니....."





대답해주지 않을꺼라 예상했지만,
나에게 말하지 못할 얘기들이 뭐가 있다고.....




그러던 어느 날, 이데에게서 전화가 왔다.





"니 동생... 사천이 자식 만나고 다니는거 알고 있어?"

"들이가?"

"니가 로하 친구라면 동생을 그 자식이랑 어울리게해도 되는거야?"





갑자기 며칠 전,
들이와 사천이가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일부로.......
일부로 그러는건가..........?



난 외출했다 들어오는 들이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누구 만나고 오는거야?"

"친구...."

"사천이가 아니고?"





가방을 내려놓던 들이의 행동이 잠시 멈췄다.





"사천이가 로하랑 어떤사이인지 모르는거야? 너 로하..."

"사천이 오빠가 좋아졌어...."

"너 사천이랑 만날 기회 없었잖아.. 갑자기 왜...."

"좋아하면 안돼? 좋아하는데 이유가 필요해?"

"며칠 전에 너랑 사천이가 하는얘기 들었어... 니가 무슨 부탁같은걸..."

"아무상관없어!!"





처음으로 내게 소리를 지른 들이가
옷을 챙겨입고는 밖으로 뛰어나갔다.





"들이야!!!!!"





하지만 내 목소리는 메아리만 칠뿐, 그날 밤 들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집을 나간 들이의 소식은
다음날 사천이의 전화 한 통으로 전해졌다.





"들이..... 교통사고 났어.........."














그래도 지구는 돈다 { 107편 / 반 산 외전 Ⅳ }



이제는..........
어디를 가야 널 만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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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댈 만나기 위해 나 이렇게
살아왔습니다.

그대의 푸른초원을 사랑하기 위해
나 이렇게 여기까지 달려 왔습니다.
그대의 모든것을 내 일부처럼 느끼며
사랑하고 아껴주고 싶습니다.

그댈 영원히 사랑하기 위해
나 이렇게 여기에 있습니다.
그대의 눈과 귀가 되어
그대와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길 소망하며
나 이렇게 여기에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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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한 집에서 짐을 풀다
작년에 들이가 사달라고 조른 한일고 교복이 나왔다.



그렇게 입고 싶어했는데.......



차라리 이렇게 빨리 갈꺼였으면 샀을때 바로 입지 그랬어.....
억울하지 않아......? 바보같은 녀석.........





교복을 버릴까도 생각했지만 생각으로만 그쳤다.
그렇게 시간은 들이를 잊어버리라는 마냥 빠르게 흘러갔다.



로하와의 약속을 깨며
그곳에 다시 나가게 된지도 벌써 2년이 되어간다.



익숙함이란 정말 무섭다.
무덤덤이란 정말 무서운것이다.



들이가 떠나고 사는게 무의미해진 내 앞에.......
그토록 다시 만나고 싶던 아이가 나타났다.



그 아이 곁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하지만 어래를 만난순간부터 달라지기 시작하는 로하의 모습이 보이기 사작했다.



어래 역시 로하를 향하는 시선이 많아졌다.
설마,설마 하던 생각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맞추어져 갔다.



그때 어래를 잊었어야 하는건가.....?



로하가 아니였으면.....
로하만 아니면 내 마음 조금이라도......





또 괜히 심술이 나서
어래에게 강새아가 로하 여자친구라는 거짓말까지 했다.



하지만 로하의 마음을 안 순간부터
확실하게 어래에 대한 내 마음을 접기로 결심했다.



잊기 위해 단골손님인 여자들과 따로 만나기도 했다.



이렇게 하면 잊을것 같아서..........
잊혀질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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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한바탕 축제로 인해 술렁거렸다.
관심 없었지만 이데의 성화에 못이겨 구경을 시작했다.



그때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난 남자들이 날 끌고 무대위로 올라갔다.
사회자가 내게 마이크를 내밀면서 질문을 했다.





"반 산군.... 여자친구 있습니까?"

"없는데........"

"아니 이런 미남에게 여자친구가 없다니.... 그럼 유정양의 고백을 받으시겠습니까?"

"죄송합니다"

"혹시... 좋아하는 여자가 있습니까?"





산어래..............



그곳에 계속 있으면 말해버릴것 같아 급히 내려왔다.
대답한것도 아닌고, 들킨것도 아닌데 심장이 방망이질을 해댔다.



잊으려고하면 할수록 어래에 대한 감정은 더욱 커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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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 체육관 뒤로 나와달라는 쪽지를 받았다.
그곳에는 몇번 내 주위를 맴돌던 익숙한 얼굴의 여자가 있었다.



날 불러낸 이유,
나와의 키스를 원해서라고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아이.



난 사랑을 할 수 없으니
날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주기로 했다.



아무 의미도.........
아무 감정도 없는 입맞춤.........



하지만 그 아이는 얼굴까지 붉힌다.
그 아이가 사라져 간 곳을 한동안 바라봤다.



그때 언제 나타났는지 내 앞에는 어래가 서 있었다.





"아니라고.... 아닐꺼라고 생각했는데..."

"여긴 어떻게...."

"왜...... 왜 아무여자랑 키스하는거야?"

설마 어래가 본건.........





"봤......어?"

"왜 했어!!! 도대체 몇명이랑 한거야?"





밑바닥까지 끌어다 감춘 감정들이 하나둘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어래야...... 지금 너의 태도........
내 마음대로 해석해도 되는거니?



아니지.........?
내가 로하 친구니까 이러는거지......?





"나 원래 이런놈이야...."

"그럼 널 좋아하는 여자들이 키스해달라고 하면 다 해줄꺼야? 대답해봐"

"내가 좋다는데..... 거부할 이유가 없지...."

날 경멸한다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어래.



확실하게 내 마음을 정리하게 위해서라면
니가 싫어하는 말이라면 얼마든지 할수 있어....



이렇게 해야 너라도 내 곁을 떠나지........
이러면 날 미워하게 되겠지.........





"그럼 나도 너 좋아하니까 키스 받을수 있겠다? 맞지?"





.....

...........

..................

지금 내가 잘못듣거나 꿈을 꾸는건가.........?





"내게도 키스해줘"





어래의 말에 내 시선은 어래의 입술로 향했다.



다른 여자와 키스할때마다 이게 너라면........
만약 이게 너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기쁜것도 잠시,
로하가 떨어뜨린 우유를 걷어차며 뒤돌아가는게 보였다.



어래가 붙잡았지만 뿌리쳤다.





내 마음보단........ 로하의 마음이 중요해.........
내겐 그러하니까....... 이렇게 해야하니까..........







───────






당장 이데집으로 오라는 로하의 전화.



무슨 일로 이렇게 화가났지........?



장에게 급한일이 있다며 나왔다.
이데 집에 도착했을때 어래와 이데는 구석에 숨어있었다.



난 심각하게 쇼파에 앉아있는 로하에게 걸어갔다.





"로하... 무슨일 때문에..."

"증인있으니까 내가 묻는말에 거짓말 하면 각오해...
반 산...... 아직도 거기 다니냐?"





어떻게......... 어떻게 알았지......?





"너 벙어리야? 대답해"

"...미안......"

"내가 다시 그곳에 가면 반 죽여 놓는다고 했지? 정신 바짝차려"





눈깜짝 할 사이 몸이 붕 뜨며 바닥에 떨어졌다.



로하가 이러는 이유........



모르면 로하가 많이 원망스러웠겠지만........
아니까........ 내가 잘못했으니까 순순히 맞았다.



잠시 후, 이데가 로하를 말리고 나섰다.





"그만해... 산이가 다시 나간데는 이유가 있을꺼야...."

"이유... 이유라.... 반 산 말해봐... 니 입으로 말해"





아로하........
넌 마음편히..... 아무걱정없이 살아가도 되지만 난 아니다......



알잖아........ 살기 위한 선택이라는거..........
하지만 내가 너에게 할수 있는말은 이 말밖에 없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이 병신같은 새끼야!!!!!
누가 그딴소리 지껄이래? 다시는 니 얼굴 보기 싫으니까 꺼져"





안 봐도, 묻지 않아도 안다.
로하는 지금 나로인해 속상하고 마음이 아픈것이다.



녀석 역시 자신에게 진실하지 않으니까........
우리 이런면에선 닮았구나.........




이데집을 나와 얼마 걷지 않아 바닥에 주저 앉았다.
이쪽으로 뛰어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산이야... 미안해... 나때문에..."

"너 때문이 아니야... 내가 약속을 어겼어..."

"그게 아니야!! 난 니가 그런곳에 다니는거 오늘에서야 알았어...
그래서 믿기지 않아 돼지한테 확실한 답을 듣기 위해 말을 꺼낸건데..."





반 산.........
꼴 좋다........



이제 어래가 너한테 올꺼란 작은 기대마져 접어야겠다......



그래..... 차라리 알아버린게 속 편하지........
이걸로 확실히 내 마음을 접을수 있다면...........








그래도 지구는 돈다 { 108편 / 반 산 외전 Ⅴ }



이제는..........
어디를 가야 널 만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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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날 시린 가슴도 이제 아프지 않아요...
그리움도 만들지 않을래요...
당신을 사랑하기에 때문에 행복합니다...

가을 지나고 흰 눈 내리는 겨울 오는군요...
기다리렵니다 서두르지 않고...
당신과 함께 사랑 할 수 있을 때까지 말입니다...

이 겨울 행복합니다 당신을 사랑하기에 영원히...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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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이데 녀석이 죽은줄로만 알았다.



로하가 말해주지 않았으면
나 역시 어래와 같이 이데가 죽었다고 믿었을것이다.



하지만 사천이의 죽음은 나에게도 충격이였다.



안 그래도 이데가 죽었다고 믿는 어래는......
며칠동안 제 정신이 아니였다.



로하 역시........ 전보다 더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절대 입 밖으로 꺼내지 않던 들이얘기까지 하기시작했다.



아로하.......
너 다른 생각하고 있는거 아니지.....?
안되는거 알지........?



널 위해서 어래까지 포기했는데.........
널 위해서 살기로 했는데 무책임한 행동 하지마.......





로하가 결석한 어느날,
난 어래를 따라 옥상으로 올라갔다.





"산이야......"

"왜.... 무슨일 있어?"





어래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어제 로하 생일을 하고, 로하랑 어래 단둘이 있었을텐데......





"왜 그래, 어래야...."

"로하가 나보고..... 더이상 접근하지말래... 마지막이래...
그런데 난 아무말도 못했어.... 어떡해.... 산이야, 나 이제 어떡해...."

"울지마.... 오늘 수업마치고 나랑 로하한테 가보자"





하지만 집엔 있었던 흔적이 없었다.



어래와 같이 로하가 오기를 기다렸지만
약속이 있던 난, 어래 혼자 남겨두고 올수밖에 없었다.





다음날 어래에게 오늘도 나오지 않은
로하에게 가자고 했지만, 어래는 아무말없이 가기를 거부했다.



그리고 며칠 뒤,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버스가 끊긴 늦은시간이였기 때문에 택시를 타고 갔다.



병원이라면 이젠 정말 지긋지긋한데..........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녀석에게 주먹을 날리고 싶은걸 가까스로 참았다.



너 정말 왜 그래........
나랑 어래까지 죽게 만들셈이야?



너 이러지 않기로 했잖아.........
나보고 영원히 니 곁에 있을라고 했잖아!!!!!
그러면...... 너 이러면 안되잖아........



나로는 부족해? 어래로는 부족한거야?
제발....... 우리 두고 떠날 생각 지금이라도 버려........





나도 모르게 로하 옆에서 깜빡 잠이 들었다.
뭔가 들썩거리는 느낌에 잠이 깼다.



아무 표정없는 로하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할 말 없어...?"

".........."

"로하.... 너 나한테 할 말 많은덴데...."





로하는 마주한 내 시선을 피하고 창밖으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변했다........
변해도 너무 변했다.





"아로하... 무슨말이라도해..... 소리지르기 전에..."

"오랫만에 들이 꿈 꿨다...... 여전히 웃고 있더라...."





힘 없는 목소리.....



너, 정말 내가 아는 아로하 맞아?





"사천이는 아직도 날 용서안했나봐.... 꿈에도 나타나질 않는걸보니...."

"너...... 무슨 생각이야? 나랑 어래..... 이데 두고 무슨 생각하는거야?"

"내 잘못이야...... 다 나로 인해 시작됐어....."





어래를 데릴러 가기위해
자리에서 일어서 나가려는데 로하가 날 불러세웠다.





"나 원망 안하지....? 안할꺼지......?"

"예전의 아로하로 돌아온다면"

"너라면 안심이야........"





더이상 마주 할 자신이 없어 병실 밖으로 나왔다.



들이야....... 로하를 지켜줘.......


니가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데려가면 안돼......
넌 그런애 아니지......? 오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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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어제 밤 잠결에
로하의 전화를 받았던 일이 생각났다.





'자냐.....'

'음.....'

'나도 이제 자려고.........'

'..........'

'어래.... 잘 챙겨줘야해.... 워낙에 덤벙거리잖아......
그 애만 보고 있어도 행복했는데........ 듣고 있어?'

'으응.......'

'이제야 용서받을수 있겠다.... 내가 얼마나 미웠을까.....
너도 그렇지.........? 지금이라도 용서해라.............'

'...으응.......'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날 떠나지 않아서 고마워....
내가 먼저 떠날수 있어서 다행이야.... 너 날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수 있지...?
........어래녀석....... 부탁한다.......'





나의 이런 생각들은 전화벨소리에 중단되었다.





"아로하라는 학생.... 친구되십니까?"

"맞는데 무슨일로......"

"그 학생..... 오토바이 사고로 인해 오늘 새벽....."





아니야......
어제 잠결에 받았지만 분명히 로하랑 통화했어!!!!!!!



로하야........



너 나에게 전화했던 이유가..........
마지막인사 하려고 했던거니........?



........그런거야............?





시신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보여줄수 없다는 병원 관계자에게
믿을수 없다며 난리를 친 다음에야 짧은 시간이 허락되었다.




교통사고치곤 몸의 상태는 깨끗했다.



검은색 점퍼에 아이보리 스웨터.......
그와 한쌍인듯한 같은색의 목도리와 장갑......



무엇이..... 널 그렇게 힘들게 했니........?
나보다도 더 힘들었던거야........?



다른 사람 잡을 힘은 있고, 니 자신 잡을 힘따윈 없었던거야.....?



나 다시 거기에 나가도 상관없어.....?


나 너한테 갚아야할거 많은데 벌써가면 어쩌자는거야.........
너도 우리 엄마 건강한 모습 보고 싶다고 그랬잖아......





나..... 어래에게 어떻게 얘기해야돼?
너 내가 사준 오토바이 타고 자살했다고?



나 어떻게 말해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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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가 떠나고
3주 정도의 시간이 흐를때까지 큰일이 없어
이제는 괜찮구나라고 안심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뒤
어래가 손목을 그어 자살을 기도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산어래.... 가지마.... 너마져 날 버리지마....
이데랑 로하가 너 끝까지 지켜주라고 했단말이야...
내가 있잖아..... 너만 바라보는 내가 있잖아......."





하늘이 내 간절한 소원을 들은것일까.....?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며 감겨있던 어래의 눈이 떠졌다.





"내가 남자가 질질 짜는거 아니랬잖아.... 너 이제보니 울보구나?"

"다시는 이런짓 하지마.... 너 가족은 생각 안해? 친구들은?"





그리고 난..........
너 없으면 난 어쩌라구..........



왜 내 상각은 안하는건데.........
엄마도...... 들이도...... 로하도...... 너도........



왜 하나같이 내 생각은 안하는거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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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어래가 그렇게 그리워하던 이데가 왔다.
나와 있을때와는 다르게 정말 행복해하는 어래의 모습을 볼수 있었다.



난 영원히 어래에겐 다가갈수 없나보다......



좋아하는 이 마음 하나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나 하나만 바라봐도 행복이라 생각했는데......



억지로 내 마음을 접으려 하지 않을것이다.



아침이 오면 해가 솟는것처럼,
밤이 오면 온 세상이 어둠으로 뒤덮이는 것처럼 그렇게 잊어갈것이다.




그러면서도 난 다시 해바라기가 되어
다른곳을 비추기 위해 뜨는 해를 따라 가겠지........?



그리고...... 해가 만들어되는 그림자가 되어........
바람 불면 그 바람에 날아가는 나뭇잎이 되어........



파도가 와 부딪히면
묵묵히 그 출렁임을 견디는 단단한 돌이 되어.......





그렇게 살아가겠지..........



그렇게 살아야지..............



그렇게 살다가야지..............














그래도 지구는 돈다 { 109편 }



이제는..........
어디를 가야 널 만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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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한다는 건
자신의 반을 버리는 것입니다.

사랑을 한다는 건
그리운 이에게서
잃어버린 나머지 반을 얻는 것입니다

사랑을 한다는 건
반반이 된 둘이서
새로이 하나를 이루는 것입니다

사랑을 한다는 건
사랑을 위해 사랑으로
사랑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사랑을 한다는 건 모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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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겨울방이 끝나고 새학기가 시작되었다.
고3이다보니 교실 분위기가 작년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이데와는 원래부터 다른 건물이였기에
만날 기회가 없었지만, 산이와는 또 같은 반이 됐다.


그리고 내 짝궁이다^-^



오늘은 산이와 돼지의 소개팅이 있는 역사적인 날!



허나 당사자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만약 알면 안나갈게 분명했기에 모든건 비밀리에 이뤄졌다.



순미의 다른학교 친구의 친구들이였는데
신중한 서류심사까지 거쳐 2명을 뽑았다.



하지만 둘 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왜냐구?
이쁘니까........ㅡㅡ;




돼지랑 산이가 그 여자들한테 빠지기라도 하면
나중에 나 같은건 거들떠 보지도 않을텐데........



그러기만 해봐라!!!!!
오뉴월에 서리가 내릴꺼야!!!!!




우리보다 일찍 끝나는 돼지가 교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많이 기다렸지? 우리 담탱이 수다가 어찌나 심하던지..."

"많이 지루했겠네?"

"괜찮아... 그럼 출발해볼까?"

"어디가는데?"





궁금해하는 돼지와 산이의 얼굴이 보였다.





"아이스크림 먹으러"

"와~ 빨리 가자^ㅁ^"

"산이도 갈꺼지?"

"응......"





나중에 잘되면 크게 한 턱 쏴야한다.........
근데 왜 이렇게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지냐.............ㅠ0ㅠ



약속장소에 도착하고보니 순미쪽에선 아직 오질 않은상태였다.



돼지녀석은 자리에 앉기도 전에
종업원을 붙잡고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정말 못말려........



10분 정도가 흘렀을까?
순미에게서 문자가 왔다.





'지금 들어간다~'





잠시 후 순미와
소개팅 하기로 한 여자들이 우리쪽으로 걸어왔다.



돼지와 산이 앞에 앉아 있던 난
자리에서 일어나 녀석들 옆으로 갔다.

그리고 우리 앞에 그 3명이 앉았다.



어색한 가운데 돼지가 먼저 입을 열어 말했다.





"오른쪽에 있는애는 알구.... 나머지도 어래 친구야?"

"그럼 소개할께.... 여기 내 옆에 있는 이 녀석은 이데라구.... 혼혈아야...
그리고 이데 옆에 있는 애가 산이..... 반 산....."





여자들 표정을 보아하니......... 벌써 뻑갔다.



내 소개에 이어 순미가 그 여자들을 소개했다.
산이와 돼지녀석........ 아직 눈치를 못챈것 같다.



순미와 난 눈빛을 주고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돼지가 먹던 아이스크림에서 눈을 떼 날 쳐다봤다.





"어디가?"

"아... 화장실^^; 얘기들 나누고 있어~"





우린 밖으로 나오자마자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저 애들 산이랑 돼지보면서 침 흘리는거 봤어?"

"하지만 산이랑 이데는 전혀 관심없는 표정들이고.... 보니까 눈치 못챈것 같은데?"

"그 놈들 워낙에 둔해서..."

"누가 둔하나는거야?"





뒤에서 들려오는 이 공포스런 목소린.......
역시나 눈치 하난 빠른 순미는 줄행랑치고 없었다.



난 나의 최대 무기인
미인계를-_-;;; 앞세워 돼지에게 달라붙어 콧소리를 냈다.





"그게 말이야~ 날 쫓아다니는 놈들이 있는데~"

"그런데?"

"그 녀석들이 내가 임자있다는걸 눈치채지 못할만큼 둔하다고~"

"아~ 난 또 산이랑 나 물먹인 얘기 하는줄 알았지"

"호호호~ 내가 그럴리 있어? 배고프지? 니가 좋아하는 오징어덮밥 해줄께~ 가자!!"





돼지는 그렇다치고, 혼자 남은 산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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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산이는 내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난 수업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산이에게 말했다.





"어제..... 미안해... 난 너랑 돼지가 외로울까봐....."

"괜찮아.... 즐거웠어..."





아~ 어쩜 저리도 천사같을까?
산이 데리고 가는 여자는 땡 잡은겨!!!!!!





"돼지가 그냥 나오는 바람에 니 입장 곤란했지?"

"아니..... 이데는 바쁜일 있다고 하면서 나간거라...."

"둘 중에 맘에 드는 여자 있어?"

"글쎄....."





그런 미모를 가진 여자들이
마음에 안들면 도대체 얼마나 잘나야해......



산어래......... 포기하길 잘했다..........-_-;;





"그럼 내가 더 예쁜여자 소개시켜줄까?"

"아니.... 난 신경쓰지마"

"혹시..... 좋아하는 여자 있는거 아니야?"





산이가 얼굴을 붉혔다.





"정말 좋아하는 여자 있어? 누구야?"

"말하면? 도와줄꺼야?"

"당연하지!!! 나 의리 빼면 시체잖아~ 말만해....
어떻게 해서든 그 여자랑 너 잘되게 해줄께"

"됐어... 난 그냥 너 웃는얼굴만 보면 충분해"

"나한테 말하기 싫은거구나? 너무해... 난 정말...."

"산어래!!! 일어 ~ 서!!!!!!"





지리 선생님의 우렁찬 호령에 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자리에서 10분간 손 들고 있는다!! 실시!!!"

"선생님~"

"20분이다...."

"왜 저만....."

"30분"





억지로 웃음을 참는 내 짝, 산이가 보였다.



비록 내가 먼저 말 시켰지만 산이도 같이 떠들었는데.....
이건 분명 얼굴차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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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돼지네서 신나게 놀다 밤이 되서야 집으로 왔다.



집에 거의 다 도착했는데 집 앞 가로등 아래
시커먼 옷에 모자를 쓴 남자 한명이 고개를 숙이며 서 있었다.



무서워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는데.....





"stop"





그곳에는 그 남자와 나 뿐이였다.
내 입에서 나온소리가 아니라면 답은 하나.........



혹시 내가 혼자 사는걸 알고 우리집을 넘보는 도둑인가?
아니면 날 스토킹하는........ 이건 가망성이 없구나......



난 내게 다가오는 그 남자로 인해 뒷걸음질 칠 수 밖에 없었다.





"누...누구세요? 가까이 오면 소리지를꺼예요...."





밤이라는 조건때문에도 그렇고, 그 남자가 모자를 써서
얼굴을 볼수 없었지만 내 말에 피식하고 웃는걸 느낄수 있었다.





"저...저..정말 소리지를꺼예요....."

"어디 한번 해봐"

"사.....사람 살....."





소리 지르려던 나의 입은,
갑작스레 덮쳐온 그 남자의 입술로 인해 막혀버렸다.



그 남자에게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다 그만 남자의 모자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설마, 이게..... 꿈은 아니지..........?





"내 얼굴 잊어버렸어?"

"왜....연락 안했어....."

"쳇.... 고작 한다는 소리가 그거냐? 뭐 좀 근사한 말 없어?
이를테면 보고 싶었어..... 그리웠어..... 사랑해 등등"

"이 나쁜놈!!! 뭘 잘했다고 내가 그런말을 해?"





난 들고 있던 가방으로 다래의 등을 사정없이 때렸다.
5개월만에 다시 만난 다래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안그래도 잘생겼던 얼굴은 더 잘생겨졌고,
항상 무표정이였는데 표정이 많이 부드러웠다.





하지만 제일 큰 변화는 엄청 능청스러워졌다는것......















그래도 지구는 돈다 { 에필로그 }



니가 없는데도..........
이 빌어먹을 지구는......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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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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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자기가 있는 곳으로
오라는 다래의 전화로 인해 잠이 깼다.



일요일이라서 좀 자려고 했는데........



시계로 눈을 돌리니 오후 5시였다.



더 안자도 되겠군..........ㅡㅡ;





대충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섰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는 시기였기에
춥지도 덥지도 않은 아주 좋은 날씨였다.
때문에 기분이 좋아진 난 노래를 흥얼거리며 걸었다.



이곳저곳을 구경하며 걷던
내 눈에 낯설지 않은 단어 하나가 들어왔다.



어디에서 봤더라........
영어 같은데......... 뭐였지.........?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질 않아 그냥 포기하고 돌아서는데......



하나의 장면이 순식간에 눈 앞을 지나갔다.



그와 함께 그동안 억지로라도 묶어두었던 기억들이 하나,둘씩 떠올랐다.
하지만 웃으며 얼굴 위로 흐른 눈물을 닦고 그 가게안으로 들어갔다.





"저기.... 뭐 하나 여쭤봐도 될까요?"

"무슨...."

"이 가게 이름이요.... 뜻이 어떻게 되나요?"

"이탈리아어로 사랑해라는 뜻이예요....그런데 그건 왜 물으시죠?"

"감사합니다"





의아해하는 주인을 뒤로하고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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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Amo'

'정전기 일어나!! 그리고 뭔 암호??'

'티아모'

'그게 무슨뜻이야....-_-^'

'........'





난 대답을 회피하는 로하의 뒤를 졸졸 쫓아가며 물었다.





'말해줘~ 그게 무슨뜻이야?'

'알아서 생각해'

'내가 어떻게 알겠어~>ㅁ<'

'너한테 내가 좋은말을 했을것 같아? 나 샤워할껀데 훔쳐보지마라'

'글쎄^0^'

'보면 덮칠지도 몰라'

'이....이 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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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로하 너 다운 방법이였어..........



비록 내가 그 당시 무슨뜻인지 몰랐지만
지금이라도 니 마음 알게 되서 너무 행복하다....



아로하!!!!!!!
하늘나라에 예쁜 여자들 있다고 나 잊어버리는거 아니지?



지금 나 보고 있지...?
내 목소리 들리지....?



그럼 대답 할테니까
귀에 손 가져다대고 잘 들어야해!!!



나도 로하 너를 정말 정말 사랑해~ 내 맘 알지?



내가 갈때까지 한 눈 팔지말고........ 나 너에게 가면........
사랑한다는 말......... 꼭 다시 해줘......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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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 1학년으로 들어온 다래까지 합세해
내가 챙겨야 할 선물과 편지들은 주체할수 없을정도로 늘어났다.



특히 다래녀석을 좋아하는 것들은.... 나에게 끈질기게 달라붙었다.
내가 다래의 누나란걸 알고부터는 그 도가 지나치기 시작했다.





"어래언니~ 안녕하세요^0^"

"누구세요....-_-;;"

"저 모르세요? 항상 보라색 편지봉투로 다래에게 편지쓰는..."

"아.... 생각났어..."





사실......... 몰랐다......ㅡㅡ;
보라색 편지봉투가 한,둘이여야 말이지.......



이럴땐 그냥 이렇게 아는척 해주는게 편하다.



나의 반인 3학년 5반의 표지판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건만,
내 옆에 착 달라붙은 이 아이의 수다는 그칠줄을 몰랐다.





"나 들어가봐야 하거든? 잘가라"

"잠깐만요!!!"





날 잡아 세우고는
주머니에서 꺼낸 봉투를 조심스럽게 내 손에 쥐어줬다.





"언니.... 호성공고 주신록이라는 오빠 알죠?"





호성공고면......
이 일대에서 제일 무섭고, 싸가지 없는 놈들의 집합소라고 들었는데.....





"호성공고는 아는데, 주신록은 몰라"

"그 유명한 신록오빠를 모르다니.... 여기에 그 오빠 핸드폰번호 있어요... 제가 정말
저희 오빠한테 잔심부름 해가며 얻은거예요... 저희 오빠랑 신록이 오빠 친구거든요"

"그래......"





빨리 교실에 들어가서 교문에서 받은
맛있는 과자들이 먹고 싶었기에 그 아이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돼지랑 산이랑 다래에게 전해달라고
받은거지만 심부름 값은 받아야지......





"신록이 오빠 여자친구 없으니까 한번 연락해보세요....
그럼 우리 다래에게 제 안부 전해주세요~ 언니, 사랑해요~>0<"





속이 울렁거리는걸 참아야했다.



교실로 들어오니
이미 자기자리를 지키고 앉아있는 산이가 보였다.



들고있던 선물들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이런거 받지말라니까....."

"먹는것만 받았으니까 걱정마"





난 아까 다래의 열성팬이 준 봉투를 버리려다
호기심에 그냥 보기만 하기로 하고 봉투를 뜯었다.



그 안에 있던 편지지엔 다래에게 자기가 많이 사랑하니까
이 말을 전해달라는등..... 쓸때없는 말만 가득했다.



그리고 맨 밑에는
좀 생긴 녀석의 사진과 함께 간단한 프로필이 적혀있었다.



물론 핸드폰 번호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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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패밀리들과 놀다보니 시간가는줄 몰랐다.
핸드폰엔 부재중 전화가 20통 넘게 와 있었다.



몇 개는 모르는 번호였는데,
아마 '이산다'(이데,산이,다래 줄임말)의 추종자들일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15개는 다래였다.



집에 가면 또 잔소리 듣게 생겼네......
설마 이번에도 용돈을 내리는건........-_-;



순미와 문자를 주고받으며 어둠속을 걸어가고 있는데,
건물 위 옥상 난간에 올라가있는 사람 형상이 눈에 들어왔다.



로하와 처음 만났던 그곳..........



로하야........ 아로하.............





달렸다.
숨이 끊어져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죽어라 달렸다.



옥상으로 올라가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그 사람을 향해 소리쳤다.





"..안돼..........죽지마!!!!!"






─────────────────────────────────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어 터져버릴것만 같았다.



하지만 난간에 있는 사람은
내 말 따윈 무시하고 왼쪽으로 더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손을 뻗어 무엇인가를 집은 다음 내려왔다.



간신히 힘을 주며 서 있던 내게 그 사람이 천천히 걸어오기 시작했다.



어둠속이라 보이지는 않았지만, 느낄수는 있었다.
난 다시는 내 곁을 떠나지 못하도록 꽉하고 안았다.



내가 보고 싶어서 온거지......?
내게 못다한 말들 이제는 해줄꺼지......?



다시는...... 다시는 나 혼자두고 가지 않을꺼지........?





"저기....."

"너 정말 나빠... 내가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줄 알아...?"

"저기.... 이 팔 좀 풀고 얘기해요"





허리에 두른 팔을 풀었다.



아니잖아........
로하가 아니잖아........



분명 방금 전까지 있었는데........



이제는 괜찮을줄 알았는데.........
조금은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였어......



로하가...... 로하가 살아있을리 없잖아........





"왜... 우시는거예요?"





어라...?
언제 눈물이 나왔지....?





"죄송해요... 그러게 왜 난간 위에 올라갔어요?
다시는 그러지마세요.... 설마 죽으려고 올라간건 아니죠?"

"이거 찾으러 올라갔던건데 제가 죽으러 올라간줄 알았어요?"





남자의 손엔 빨간색 모형비행이가 들려져 있었다.





"비행실험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저쪽으로 추락하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밤에 무슨 비행실험을 한다고....
그것도 이런 옥상에서..........





"울다가 웃으면 엉덩이 커지는데"

"네...?"

"괜찮아요... 전 엉덩이 큰 여자가 좋거든요"





처음 만났고, 이런말을 했지만 전혀 불쾌하지 않았다.
그런데 자꾸 보니 낯이 익었다.





"우리 언제 만난적 있어요?"

"한일고 다니시네... 전 한일고에 아는사람 없는데"

"학생이세요?"

"호성공고 2학년에 재학중입니다.... 내가 그렇게 늙어보이나?"





나보다 한 살 어리잖아..........-_-^
지금까지 괜히 존대말 했어~>ㅁ<





"그쪽은 몇 학년?"

"3학년.... 내가 1살 많으니까 말 놓는다"

"저도 말 놓으면 안될까요?"

"맘대루"





다래녀석이 하도 너,너 그러니까
오히려 누나 소리 듣거나 경어 들으면 닭살돋는다.



그때 변하지 않은 나의 단음 벨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집 앞이야"

"용돈 감면에 통금시간 6시"

"뭐? 누구 맘대로?"

"엄마, 아빠가 이번엔 니가 호주로 오기를 원하고 있던데"

"치사한 놈.... 당장 들어갈테니 끊어!!"





호주 갔다오더니 이상하게 변해버린 다래.
재수없어도 좋으니까 예전의 내 동생으로 돌아와줘~





"누구 전화야? 동생?"

"응... 난 가야겠다... 그리고 비행 실험같은거 옥상에서 하지마"

"이거 가지고 가"

"뭐......?"

"내일 우리 학교 정문으로 3시까지 와"





녀석이 비행기를 내게 넘기며 말했다.





"미...미쳤냐? 남자 많은 학교 앞에 쪽팔리게 어떻게..."

"3시까지야.... 안 오면 내 비행기 훔쳐갔다고
너희학교에 소문내고 다닐꺼야..... 그럼 내일봐"

"야!! 난 3학년이라서 야.자까지 한단말이야.... 야!!!!!!!"





하지만 녀석은 눈깜짝 할 사이 내 앞에서 사라졌다.
저런 악마같은 녀석이랑 잠깐이나마 로하를 착각한 내가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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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안가려고 했다.


그냥 서 있는것도 아니고 눈에 띄는 이 시뻘건 비행기를
들고 있어야 하기에 교실에 얌전히 앉아서 공부를 하려고 했는데......



이 망할놈의 다리가 저절로 움직이며
어느새 내 몸은 호성공고 앞에 가 있었다.



교문을 빠져나오는 호성공고 녀석들.....
한 놈도 빠짐없이 날 쳐다보면서 지나갔다.



차라리 그냥 쳐다보고만 가면 다행이였다.
어떤 자식들은 휘파람을 불며 이상한 소릴 지껄이기도 했다.




이 비행기 자식.....
오면 죽었어!!!!!!!




그때 뒤에서 누군가가 내 눈을 가렸다.



난 양손으로 들고 있던 비행기를 왼손으로 들고
오른팔에 힘을 주어 녀석의 배를 있는 힘껏 찔렀다.





"너 감히...."





소리치며 뒤돌았는데 비행기 녀석이 아니였다.



만나자고 하는걸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거절하고 있었는데....





"전보다 더 기운차네? 여자가 무슨 힘이 이렇게 쎄? 여자맞아?"

"누가 장난치래?"

"우리 학교엔 무슨일이야? 어? 그건....."





신유녀석이 내가 들고 있는 비행기에 시선을 두었다.





"그거 어디서 났어?"

"어제 어떤 이상한 녀석을 만났는데
이걸 주면서 무작정 지학교로 오라고......"





말을 하면서 신유의 얼굴을 살폈는데 무섭게 변해있었다.





"주신록.... 니가 어제 비행기 줬다는 애....
쟤 아니야? 어라? 니 동생녀석이랑 같이 있는데?"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릴 틈도 없이, 난 신유 손에 잡혀 뛰어가고 있었다.





"주신유!!"

"이번엔 절대 빼앗기지 않아.... 얜 내가 먼저 발견했다구"





그러고 보니......



주신유...... 주신록.......... 이름이 비슷하다.
또 예전에 신유를 따라 녀석의 집에 갔던 일이 생각났다.





거실에 유난히 많았던 모형비행기들...........


형을 보지 못하게 내 앞을 끝까지 가로막던 신유의 행동.......







신록은 동생을 쫓아오는건지, 아님 날 쫓아오는건지......



그것도 아니면 내가 들고 있는
이 비행기를 되찾기 위해서인지 우리 뒤를 쫓아 뛰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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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d (2002년 12월 19일 목요일 새벽 4시 45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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